다니구치 지로 <에도 산책>

 

『아버지』『신들의 봉우리』의 작가 다니구치 지로의 신작.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산책을 즐기는 한 초로의 남자의 이야기로, 그의 발걸음을 따라 에도의 풍경을 그려낸 작품이다. 은퇴 후 에도의 구로에초(현 도쿄 고토 구 일대)에 거주하는 주인공은 매일 걸음 수를 세며 산책하는 것이 취미이다.

하나 둘 걸음을 세어가며 사람들이 가득한 번화가나 골목길, 유서 깊은 신사, 산과 바다 등 에도 곳곳을 누빈다. 그의 산책은 날씨와 계절도 가리지 않는다. 봄에는 꽃을 구경하고, 여름에는 소나기를 맞으며 걷고, 가을에는 잠자리를 따르고, 겨울에는 쌓인 눈을 밟는 감촉을 즐긴다. 그의 발걸음마다 춘하추동 에도의 정취가 물씬 피어오르고, 독자들은 당시의 거리를 실제로 거닐고 있는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주인공은 길 위에서 거리의 상인, 떠돌이 하이쿠 작가, 어부, 만담가 등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기도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생활상이 마치 지금의 일인 것마냥 생생하게 다가온다.

재미있게도 주인공은 때로 거북, 고양이, 잠자리, 개미, 나무 등 다양한 생물로 변신한다. 거북이 되어 물속과 강변의 경치를 감상하고, 고양이가 되어 뒷골목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어느날은 잠자리 등에 올라타 세상을 내려다보기도 했다가 자그마한 개미가 되어 올려다보기도 한다. 사람의 눈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에도의 속살들이 다른 생물의 시선을 빌려 흥미진진하게 묘사된다.

 

 

다른 것보다 '신들의 봉우리' 작가라니, 어떨까 궁금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어, 아닌 것 같은데, 하고 다시 보면, 유메바쿠라 바쿠 원작이다. 만화 각색이 다니구치 지로인가보다.

 

에도산책 하면 떠오르는 책이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산책인데, 읽을 때도 재미 없었지만, 다시 생각해봐도 재미 없다.

여튼, 다니구치 지로의 '에도 산책'은 좀 기대된다. 주인공이 거북, 고양이, 잠자리 등으로 변신한다고 하는데, 목차만 보더라도..

 

솔개 009
벚꽃 021
거북 031
고양이 045
별 055
고래 067
비 081
반디 093
코끼리 107
벼락 121
잠자리 137
달 151
말 163
개미 179
눈 193

 

고독한 미식가, 선생님의 가방. 같은 잔잔한 작품의 작가이기도 한데, 그렇다면, 에도시대 버전 고독한 미식가 같은 걸까?

 

 

 

 

 

 

 

 

 

 

 

 

 

 움베르트 에코 <적을 만들다>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움베르토 에코의 신작. 새 천년 이후 10년 동안 에코가 고전 모임, 문화 행사, 강연, 에세이, 학회, 정기 간행물, 신문 및 잡지 기고문 등을 통해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총 열네 편의 글들은 한 저자의 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각각 독립적인 주제와 내용, 접근 방식, 경험과 지식을 담고 있다.

에코는 분명히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숙제를 안기는 작가다. 또한 에코 스스로도 절대적인 지식은 존재하지 않으며, 지식은 그 중심으로 다가갈수록 더 혼란스러워진다고 고백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에코는 이 책을 통해 경쾌한 목소리로 아낌없는 불만과 날카로운 지적을 내놓고 있고, 동시에 전작들에서처럼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에코 특유의 화법 또한 여전하다. 그의 학식, 재치, 열정이 한데 버무려진 이 칼럼 모음집은 에코의 저작 활동에 커다란 방점을 찍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가격이 열린책들에서 17-8천원으로 책정되어 있길래 판형 보니 에코 전집 판형과는 틀린 판형인가보다. 오프에 소흘했다. 내일은 교보 놀러가서 실물도 보고 와야지.

 

난 책값은 한참 더 올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주의이고, 에코의 책이 18천원 한다고 해서 절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책값이 오르고 있는 것 같긴 하다. 열린책들은 가장 저렴한 쪽으로 합리적으로 책값을 책정하는 출판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시마 타케히토 <설마, 지금까지 잘못 살아온건 아니겠지?>

 

‘걷기’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요즘, 독특한 ‘길’이 있다. 일본 시코쿠 지방의 불교 순례길 ‘헨로’가 바로 그것이다. 과거에 비해 많이 관광화 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이 길은 전통적으로 ‘수행길’이며,
따라서 단순히 건강을 위해 걷기 보다는 무언가 마음속 짐을 안은 사람들이 해답을 찾기 위해 모여드는 길로 통한다.

이 작품은 저자가 헨로길을 직접 걸으며 체험한 것을 토대로 그린 픽션이다. 주인공 ‘안 팔리는 중년 에로만화가’는 담당 편집자에게 “선생 작품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실의에 빠진다. 주변 동료들은 승승장구하는 반면 자신은 점점 나락으로 빠져드는 일상 속 어느날, 사람을 상해하고 시코쿠 헨로로 숨어들어간 한 화가가 그곳에서 신분을 드러내며 작품 활동을 하던 중 불심건문에 걸려 달아났다는 뉴스를 보며 주인공은 의아해 한다.

‘헨로라는 곳이 어떤 곳이기에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같은 창작자로서의 호기심과 주인공이 처한 비루한 현실은 결국 발길을 시코쿠로 향하게 한다. 그 화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비현실적인 희망과 함께. 하지만 실제로 경험해본 헨로길에는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나름의 고민을 안고 걷고 있었다. 그들이 무엇을 위해 걷는지, 또한 그는 어떠한지… 이 이야기는 그 기록에 대한 편린이다.

 

 

시코쿠 순례길 이야기다. 주인공 '안 팔리는 중년 에로만화가' 가 담당 편집자에게 '선생 작품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라는 점이 맘에 드는 포인트다.

 

 

 에릭 메이젤 <작가의 공간>

 

침체에 빠진 글쓰기를 독려하고 작가로서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새로운 글쓰기 책. ‘글쓰기 방법론’을 다룬 책은 너무 많다. 그래서 이책은 조금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작가들이 흔히 겪는 물리적 문제, 정신적 문제, 정서적 문제, 창의력의 문제, 실존의 문제 등 8가지 핵심 문제를 8가지 공간(space)이라는 메타포를 이용해 풀어낸다.

미국에서 인정받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전문 심리상담가로 활동해온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이 책은 글쓰는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을 들여다보고, 예민하게 핵심을 포착해 작가 고유의 해법을 제시한다. 누구보다 작가들의 고민을 잘 꿰고 있는 저자의 경험 덕분에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잃어버린 집필 욕망을 되찾고, 자신감을 회복하며, 현재의 고민을 딛고 일어나 당장 글을 쓰고 싶은 강력한 열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 책 표지 북플로 보면 끝내주게 멋진데, 여튼, 당장 일어나 글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라고 한다. 그 동안 읽어 온 작가의 공간에 대한 책들과는 다른 접근.. 이라고 해야 하나, '공간' 이라는 말 그대로의 접근.

 

 

 

 

 에릭 슈미트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비즈니스 리더 에릭 슈미트가 세상을 바꾸는 구글의 힘, 그 숨겨진 원리를 마침내 공개한다. 이 책에서 에릭 슈미트는 구글이 지금까지 어떻게 일해왔는지, 왜 기술혁신이 놀라운 변화를 주도하는 시대의 핵심가치인지, 전문성과 창의력을 갖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글의 혁신적인 활동 현장을 통해 역설한다. 구글의 성공과 실패의 측면뿐 아니라 다양한 이론과 통계, 폭넓은 증거자료로 주장을 뒷받침한다.

구글 책이 정말 많이 나왔다.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건 캔 올레타의 <구글드> . 구글드. 읽었을 때 비해 지금은 구글에 대한 호감은 거의 없지만, 에릭 슈미트의 구글 책이라면, 한 번 읽어봐야지 싶다.

 

 

이 외에 신간은 아니지만, 트윗등에서 강력추천 받아 읽어볼까 싶은 책들 :

 

 

 

 

 

 

 

 

 

 

 

 

 

 

 

 

 

오늘은 여기까지. 새식구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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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3-2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멀리 돌아가는 히나 고전부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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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돌아가는 히나'는 '멀리 돌아가는 히나'를 표제작으로 하는 단편집이자 '빙과' 부터 나온 고전

부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이제야 애니메이션 볼 마음이 들어서 히나를 다 읽어갈 즈음에 '빙과'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했더니,

애니메이션과 원작과 원작의 책 만듦새까지의 하모니가 끝내주게 몽글몽글 귀엽다.

 

각각의 단편은 지금까지와 같이 일상 미스터리이고, 나는 이 시리즈는 장편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이 쯤되면 단편들도 시리즈의 연장으로 하나의 이야기같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단편이 마지막으로 갈수록 뭔가 이야기의 마무리라는 느낌이 드는 여운이 참 좋았다.

 

요네자와 호노부를 좋아한다. 이렇게 다양한 스타일로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내다니 매력적이다.

 

안 해도 되는 일은 안 한다.

해야 할 일은 간략하게.

 

라는 신조의 호타로 '해야 할 일은 간략하게' 와 '수제 초콜릿 사건'은 어찌 보면 연결 되는 이야기인데,

호타로의 '해야 할 일은 간략하게' 는 꼼수로, 사토시의 '수제 초콜릿 사건'은 풋풋한 로맨스 성장기로 다가온다는 점.

대신에 '수제 초콜릿 사건' 다음으로 나오는 '멀리 돌아가는 히나' 에서 지탄다와 호타로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청춘.

'새해 문 많이 열려라' 와 '멀리 돌아가는 히나'에서 특히 청춘 느낌이 몽글몽글

 

네 명의 등장인물이 다 쑥쑥 성장해 나갔지만, 아무래도 주인공인 호타로의 각성에 이입하게 된다.

 

역자인지 저자인지 '일상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좀 아쉽다고 했는데, 그 말도 맞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그 특유의 '고전' 에 대한 오마주라 할까 싶은 미스터리들을 많이 써 낸 작가이다. 이번 단편집에서 저자가 저자 후기에 언급한 '수제 초콜릿 사건' 은 도서미스터리, '기억이 있는 자는' 은 헤멀먼의 '9마일은 너무 멀다' 로 '새해 문 많이 열려라' 는 자크 퓌트렐의 '13호 독방의 문제' 로 연결되고,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대죄를 짓다' 도 안락의자 탐정으로 연결된다.

 

일상 미스터리, 고전 미스터리, 학원물, 시리즈물. 이렇게 좋아할 포인트가 많다. 고전부 시리즈가.

게다가 처음보다 읽으면 읽을 수록 더 재미있어진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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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9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29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29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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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히가시노 게이고다.

바로 전에 읽었던 <몽환화>는 꽤 재미있었다. 이야기도, 캐릭터도.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최초의 역사소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이기도 해서,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기대치를 볼 때 훨씬 넘어서는 풍부한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싶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많이 읽었지만 (하도 많이 나와서 다 읽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 기억에 남는건 역시 <백야행>, <악의>, <몽환화> 정도일 것 같다.

 

여튼, 재미라도 있으면 괜찮은거다.

 

<공허한 십자가>는 초반에 재미도 없고, 재미 없다고 트위터에 투덜거리자마자 좀 재미있어져서 휘몰아치는 한 방이 있긴 하다.

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차근차근 쌓아가는 플롯과 밝혀지는 사건의 반전.에 불구하고도 재미 없을까 생각해 봤는데,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달까, 작가가 캐릭터를 도구로만 사용한달까. 그런 것들이 독자에게 재미없게, 영혼없게 와닿는거 아닐까싶다.

 

중반 이후로 '사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사형 찬성론자와 사형 반대론자의 논거는 각각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거리를 남겨준다.

여덟살 아이를 강도살인한 범인, 남겨진 가족,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 속죄하는 사람들, 사형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거짓 속죄하는 사형수, 등등

 

미야베 미유키라면 이렇게 했을텐데, 다카노 가즈아키라면 이렇게 썼을텐데, 같은 가정은 의미없겠지만, 생각하게 된다.

 

이건 히가시노 게이고 느낌이 물씬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는 사형 찬성론자인가, 폐지론자인가. 라고 묻는다면, 어떤 흉악한 일이 벌어졌는데, 무기징역- 가석방 이렇게 된다면, 역시 사형에 찬성하고 싶다.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 사형이 목적이 아니라 사형이 '통과점'이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역시 사형이면 되는건가요. 살인이면 사형이라는 결론이 모두에게 맞는 건가요? 그게 끝인건가요? 라고 가해자의 변호사처럼 묻는다면, 생각의 여지를 빈칸으로 남겨두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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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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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가 들어간 의미를 모르겠다. 잘 쓴, 무감동 무재미의 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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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4-09-26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자평에 들어가야 하는데, 북플엔 백자평이 없엉

하이드 2014-09-26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력, 분위기, 스타일 .. 이 중요. 여기에 개인적인 호감.

빠삐용 2015-01-2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네21 연재했던 칼럼 모은 책이라...일러스트도 그때 들어간 걸 그대로 가져왔더군요.
 

수요일은 아빠 오시는 날이라 아침부터 공항에 나갔고, 저녁까지 먹고 집에 오자마자 S의 호출을 받아 밖으로 나가 다음날 아침에 들어오는 엄청난 스케쥴을 소화했다. 이 나이에 오랜만이야. 근데, 그 날 술 마신 친구들이 다 동갑이라 아.. 죽지않았어. 같은 느낌이랄까.

 

화요와 토닉워터로 칵테일을 만들어 마셨는데, 엄청난 곳을 알아버렸다. 안주가 죽이게 맛있고, 쥔장도 좋고, 장소마저 가깝다! (마지막이 가장 치명적) 예전에 오래 살았던 사당동, 경문고 바로 맞은편. 이 근처에서 술 마시는 분들 계시면 알려드릴께요.

 

여튼, 숙취는 없었으나 어제 하루종일 책도 안 읽고, 글도 한 줄 못 쓰고,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몇 개, 리딕 1편, 헬로우 고스트 정도 보면서 무익하게 보냈..

 

슬슬 책을 읽으며 금요일을 스타트해볼까 싶어 신간마실

 

 퍼트리샤 콘웰 <스카페타>

 

마리노가 사라지고 로즈가 세상을 떠난 후 찰스턴을 떠난 스카페타는 남편 벤턴과 함께 한적한 매사추세츠 주의 벨몬트로 이사한다. 새해의 첫날 오전, 뉴욕 벨뷰 병원에서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오고, 병원에 도착한 스카페타 앞에 나타난 건 왜소발육증 환자, 즉 난쟁이인 오스카 베인이다. 그는 온몸이 근육질에, 머리는 금발로 염색했고, 다리에는 솜털 하나 없으며, 무엇보다 한쪽 눈동자는 파란색이고 다른 한쪽 눈동자는 초록색이어서 마치 두 사람이 응시하는 듯한 불안한 느낌을 준다.

통증 공포증과 탈의 공포증이 있으며, 경찰을 두려워하는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 난쟁이 테리 브리지스가 살해당했으며, 누군가가 자신을 뒤쫓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안아 달라고 말한다. 그 시각, 희생자의 집 맞은편에 사는 일흔두 살의 부인 '잔소리쟁이' 에바 피블즈 부인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올린 인터넷 가십 칼럼 '고담 갓차'를 통해 스카페타의 엑스파일이 재차 공개된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인터넷 기사가 그녀를 주검에 대한 존엄이라고는 전혀 없는 파렴치하고 속물적인 법의관으로 묘사함으로써 스카페타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충격과 마주하게 된다. 또한 잔소리쟁이가 애완동물 가게에서 벌어지는 잔혹 행위를 목격하면서 사건은 실타래처럼 점점 더 복잡해진다.

 

아.. 정말 오래 기다려서 오랜만에 읽는 스카페타인데, 스카페타도 읽는 나도 힘들 것 같다.

분권에서 한권으로 새로 나오기 시작해서 다시 처음부터 읽고 싶은 기분이다.

 

 

 

 

 

 

 

 

 

 

 조 홀드먼 <헤밍웨이 위조사건>

'에스프레소 노벨라' 8권. 조 홀드먼 소설. 1922년, 이제 막 작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젊은 헤밍웨이는 아내 해들리와 함께 파리에 머물고 있었다. 일 때문에 잠시 스위스로 갔던 그는 아내에게 전보를 보내, 스위스에서 함께 스키를 타자고 제안한다. 전보를 받은 해들리는 부랴부랴 짐을 싸서 리옹 역으로 향한다.

그녀의 짐은 개인 물품이 든 가방과 남편의 미발표 원고들이 담긴 가방이었다. 한데 그녀가 잠시 열차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원고 가방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헤밍웨이는 잠시 좌절하지만, 그 사건을 딛고 일어나 이듬해 첫 책을 출간, 우리가 익히 알듯 로스트제너레이션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성장한다.

하지만 그때 사라진 원고는 여전히 그 행방을 알 수 없다. 이 사건은 많은 영문학자들에게 최대의 미스터리가 되었고, MIT에서 문예창작 과목을 가르치던 조 홀드먼에게는 헤밍웨이 작품의 위조 과정을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는 놀이의 단서가 되었다.

홀드먼을 쏙 빼닮은 주인공 존 베어드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지만 생활고로 인해 헤밍웨이의 원고를 위작하여 세상에 발표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헤밍웨이의 타자 치는 버릇 하나 하나까지 되살려 완성되어 가는 원고. 하지만 이 원고가 발표되면, 세계의 운명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꾸준히 좋은 작품으로 나와주고 있어 다행이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좋은 작품들이니, 열심히 사자. 이번에 나온 작품은 <영원한 전쟁> 조 홀드먼의 책이다. 조 홀드먼의 <영원한 전쟁> 말고 다른 작품을 보게 되리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영원한 전쟁>은 이렇게 연결된다.

 

  요렇게 SF 반전 소설이랄까. 요렇게 순서대로 영향을 받았고, 세 권 다 재미있다.

 

 

 

 

 

 

 

 

 

 

 

 

 

 

 

 사쿠라기 시노 <호텔 로열>

 

온다 리쿠, 미나토 가나에, 하라다 마하, 이토 준, 미야우치 유스케라는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2013년 제149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사쿠라기 시노의 연작소설집.

사쿠라기 시노는 올요미모노신인상, 시마세연애문학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 마쓰모토세이초상, 오야부하루히코상, 나오키상 후보에도 오른, 평단과 독자로부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다. 등단한 지 이제 12년, 열세 권의 단행본을 선보이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호텔 로열>은 나오키상 수상 이후 한 달 동안에만 무려 40만 부가 팔리는 등 그녀의 작품들은 침체된 일본 문단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홋카이도 동부 구시로 시의 습원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러브호텔―'호텔 로열'을 무대로 한 일곱 편의 연작소설집이다. 변두리의 러브호텔을 무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쿠라기 시노는 "현실에서 무대 뒤를 볼 수 있는 세계였기 때문에" 라고 말하는데, 그녀 자신이 홋카이도 구시로 시에서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녀의 아버지가 구시로 시내에서 '호텔 로열'이란 러브호텔을 경영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주거를 해결했으므로 집에 항상 타인이 드나들어 다양한 인간을 마주할 수 있었던 한편으로, 열다섯 살 때부터 객실 청소 등의 일을 거들면서 '미스터리 소설을 결말부터 읽는 것처럼 느닷없이 남녀의 마지막 종착점을 목격해버렸'고, 그런 경험들이 오랜 세월 가슴속에 응어리져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호텔 로열>은 살아오면서 줄곧 마주하고 싶었던 것을 써 내려간, 그녀 자신의 표현대로 '스스로의 작가 인생의 일대 전환점'이 된 특별한 작품이다.

 

'홋카이도 동부 구시로 시의 습원이 내려다보이는 러브호텔' 이 무대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얘기했던 '호텔로열'

근래 나온 오리하리 이치 책도 생각난다.

 

  오리하리 이치 <그랜드 맨션>

 

'블랙&화이트' 시리즈 56권. '도착 시리즈'와 '교실 시리즈' 등으로 한국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오리하라 이치가 2013년 발표한 최신간 <그랜드맨션>으로 돌아왔다. 지은 지 30년이 훌쩍 넘은 공동주택이자 실직자, 독거노인,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들이 모여 사는 '그랜드맨션'을 배경으로, 각 입주민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작 단편집이다.

이름은 '그랜드맨션'이지만 전혀 '그랜드'하지 않은 곳, 온갖 범죄가 싹트고 꽃피는 잔혹한 면면…. 이웃에게 무관심하고 나만 아니면 상관없고 서로 믿지 못하는 현대사회의 그늘이 반영된 에피소드들을 읽다 보면 연일 쏟아져 나오는 뉴스가 더는 남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서술트릭의 대가'로 불리는 작가답게 밀실은 물론 다중시점과 시간차 서술 등의 기법으로 읽는 즐거움 또한 선사한다.

 

 

 

 

도착 시리즈의 작가 오리하리 이치, 오랜만이다. 도착 시리즈와 ㅇㅇ자 시리즈 읽다가 단편연작집 읽을 생각하니 기대반심드렁반. 도착 시리즈의 괴이함보다는 ㅇㅇ자 시리즈를 좋아하긴 하지만.

 

 

 

 

 

 

 

 

 

뭐 빠트린거 없나? 일단 이 정도.

 

아, 소세키 2차분 이벤트 시작했다. 엄청나게 맘에 쏙 드는 노트 주는 이벤트

 

  1차분은 두 권 이상 사면 주는거라 노트 두 개 받았는데,

  2차분은 세트 사야 한 권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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