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3
김이설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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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꽃사진으로 리뷰를 시작해야할 것 같다. 

방금 꽃사진 올리면서 문득 깨달았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책 이야기를 먼저 하면, 


태어나면서부터 얼굴 한쪽에 화염상모반이라는 커다란 붉은 흉터가 있는 선화라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노벨라' 시리즈를 읽는건, 북스피어의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에 이어 두번째이다. 시리즈로 나오지 않았다뿐이지 그 동안 많이 읽었을지도 모르겠다만, 경장편.이라고 하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소설은 더 압축되고, 독자에게 더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 같다. 


흉터를 가지고 태어난 꼬였을 것 같은 여자가 멀쩡한 언니 얼굴에 상처를 내고, 키가 아주 작은 남자를 만난다거나, 흠이 있는 여성만 만난다는 남자를 만난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어두워 보이지만, 그리고, 작가의  전작이 아주 독했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었지만, 기대와는 달리(?) 다 읽고 나니 다른 리뷰들에서 말하듯 환한 느낌이, 밝은 느낌이 뭔지 알 것 같다. 


나는 작은 상처에 관대한 편이다. 아주 어릴적부터 아주 커다란 흉터로 괴물이라 놀림을 받아 온 선화의 상황이 되어본 적 없으니 그녀의 상황을 차마 이해한다 못하겠지만, 엄마에게 물려받은 켈로이드 체질로 어깨에 주사 자국도 있고, 어릴적 코끼리 저금통 따다가 뼈가 보일만큼 베었다가 아물지 못한 손가락의 상처도 있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나는 자잘한 상처를 보고, 사람들은 꽃 때문인지 알지만, '아니요, 고양이년들 때문에요' 라고 쿨하게 답하곤 했다.  


엄마는 가슴에 켈로이드 흉터가 있는데, 내 어깨의 흉터보다 작고, 그렇게 티가 나는 것도 아닌데, 엄청 신경 쓴다. 왜 그걸 신경 쓰는지 나는 평생을 같이 지내도 1%도 이해하지 못하는 쪽이다. 작은 상처들과 흉터들을 보면, 그 상처가 생겼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오래되온 흉터라면, 오래된 '내 것' 으로 애착까지는 아니라도 그 흉터와 상처가 가진 기억들을 애정한다. 


그러니깐, 그것들이 선화와 같은 경우는 아니겠지만. 


어른이 된 선화는 여전히 흉터를 부끄러워하고, 그러나 나이를 먹은만큼 체념하는 마음도 함께 하고 있는 것 같다. 

무뎌진다는 건 나이를 먹는 것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꽃집 주인인 선화의 꽃이야기들이 나오면, 나는 어쩐지 좀 부끄러워졌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까. 낯익고, 낯선 꽃이름들이 나열되는 것을 보면, 뭔가 예쁜 것을 상상하며 밝아지는 마음일까. 이건 내가 꽃을 시작하면서 유일하게 잃은 것이다. 지금 생각한게 아니라 오랫동안 생각해 왔는데, 보통 사람이 꽃을 받을 때의 마음. 을 상상하기 힘들어져 버린 것이다. 이건 아마 내가 하수라서 그럴꺼라고 생각한다. 나이 들고, 꽃과 함께 한 시간들이 더 길어져서 타샤 할머니같이 늙어 꽃을 선물 받을 때 소녀처럼 기뻐하는 마음이 되는 것이 고수의 마음일꺼라고 생각해 본다. 


소설이 개인적으로 읽히는 또 한가지 이유는 선화의 남자들이다. 꽃일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남자들이란, 역시 꽃시장이나 농장에서 만나는 이들. 병준처럼. 동병상련하는. 그리고, 꽃을 사러 오는 남자들이다. 영흠처럼. 꽃집의 처자가 좋아서 꽃을 사러 오는 남자 같은건 기차 옆자리에 에단 호크가 앉는 것만큼의 확률적 이야기이고, 꽃을 사러 오는 괜찮은 남자들은 다 괜찮은 여자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온다. 


고단한 삶. 아름다운 꽃을 팔지만, 그 아름다운 꽃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기 위한 밥벌이로의 삶은 고단하다. 밖에서 맛있는 걸 걸 먹으면, 그 맛있는 걸 만들어 내기까지의 삶이 고단하듯. 그러나 그 고단함 속에도 아름다움이 있다는 점이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가족도 마찬가지. 고단하다. 누군가에게 연을 끊고 싶은 가족이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지만,(드라마 미생 안영이 아빠!) 고단한 중에도 어느 순간 위안을 얻게 된다. 아름다움이 있고, 보람이 있고, 기억이 있어서, 흉터와 고단함과 체념이 있어도 계속할 수 있다. 


얼굴이 뜯어질만큼 추운 날이야. 라고 말하고 보니 또 선화가 생각났다. 

길고양이들 사료 주러 나가야지. 

춥지만, 먹기라도 잘 먹고, 버텨라. 이 겨울. 고단한 이 세상.  


아, 처음에 하려던 이야기. 

꽃사진 올리면서 생각났는데,나는 꽃의 다양한 모습이 좋다. 공장에서 찍어낸 것이 아니라  다 다른 꽃의 모양. 시든거 아니냐고 열에 일곱,여덟은 물어보는 장미의 떡잎.  정말 아름답다. 상처난 꽃잎, 꼬불꼬불한 줄기,구멍난 잎사귀. 이런 모습들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게 바로 내가 살아 있는 것의 상처, 흉터를 보는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다. 자연스럽고, 뭔가를 견뎌낸 것 같은 모습. 뭔가를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 뭔가가 나아지고 있는 모습. 그런 모습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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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4-12-16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넌큘러스닷!!

하이드 2014-12-17 14:53   좋아요 0 | URL
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들 중 하나에요!

무해한모리군 2014-12-17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결혼할때 입기싫은 웨딩드레스를 입는 대신 부케라도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자연스러운 모양에 푸른빛이 많이 도는 난이나 이런걸로 하고 싶었는데 결국 못찾고 선인장으로 했는데 생각해보면 하이드님께 부탁드렸으면 됐을텐데 그땐 생각을 못했네요 ^^;;

저도 어깨에 제법 큰 상처가 있어요. 다섯살때 전신 화상을 입었는데 정말 운좋게 어깨에만 남았어요. 이렇게 살아남았으니까 행운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요. 어렸을때부터 있는 상처라 저는 거의 의식을 못해서 파인 옷도 입고 하는데 얼굴에 남았다면 꽤 다른 사람이 되었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하이드 2014-12-17 14:53   좋아요 0 | URL
제가 부케에 파란색 많이 넣어요. 그러니깐, 파란 부케를 만드는게 아니라 파란색 넣어서 something blue 만들거든요.. 주로 `당신을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라는 행복한 꽃말의 델피늄 넣어서요. 그러게요, 선남선녀 신랑신부에 예쁜 부케랑 부토니어 준비해드렸을텐데 말입니다. ^^

2014-12-17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적립금이 들어왔으니, 책을 사고 싶어 근질근질하지만, 올해의 마지막 구매.라는 타이틀로 구매하기엔 아직 보름이나 남았다. 


그런거 다들 있나? 


여행을 가게 된다면, 아, 무슨 책 가지고 갈까. 눈을 반짝이며 고민하며 다 읽지도 못할만큼 가볍지도 않은 책짐을 잔뜩 싸는 기분. 나는 거기에 더 나아가, 연말에, 올해를 보내며 무슨 책을 읽을까는 물론이고, 비 오는 날에는 중남미 소설을 읽고 싶고, 오늘은 와인 한 잔 하며, 새로 나온 사형집행인의 딸 읽어볼까, 싶기도 하고. 겨울에는 왠지 러시아 소설을 읽어줘야 할 것 같고, 뭐 그런거. 


술꾼이 날이 좋아 술 마시고, 날이 궂어 술마시듯, 책꾼도 비슷한 것 같다. 


한 주를 시작하며 읽고 싶은 책들을 골라본다. 


 나가오카 겐메이 '디앤디파트먼트에서 배운다' 


제대로 된 물건을 찾는 사람이 모여드는 가게, 올바른 물건과 생산자의 이야기를 전하는 가게 디앤디파트먼트 설립자 나가오카 겐메이가 현재의 디앤디파트먼트를 만들기까지 실제로 체험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소개하는 책.

중국어 판에 이어 두 번째로 번역 출간되는 한국어판은 나가오카 겐메이가 현재의 '매장' 개념을 만들기까지의 이야기와 '전하는 가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논의 되었던 실제 Q&A 내용을 공개하고, 자기 자본을 투자해 참여한 지역점주의 상세한 이야기도 함께 소개한다.

생산자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사람이 모여드는 장소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커뮤니티 활동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 등 '전하는 가게' 전반을 꼼꼼히 다루고 있다. 특히 디앤디파트먼트의 활동은 지역 산업의 지원과 발전, 지역의 생산과 소비 생태계의 복원이라는, 어쩌면 전지구적일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 명확한 현장 중심의 통찰을 보여준다.



나 이 아저씨 되게 좋아한다. 오죽하면,  먼지는 쌓였을지언정, 이 아저씨 이름으로 카테고리도 만들어 놓았겠는가. 11월에 나온 책인데,이제 봐서 억울. 


 올드독의 제주일기 


올드독의 이야기다. 더구나 제주도에 관한 이야기다. 김중혁 작가는 말했다. 이 책은 "사람들이 뚜렷한 성공을 향해 앞으로 달려가는 그 순간, 멈칫거리며 뒤로 물러나다가 결국 제주도에서 개와 함께 스노클링 따위나 하며 조금씩 도태되어 스스로 멸종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라고. 또 이효리와 결혼해 제주도로 이주한 뮤지션 이상순은 이렇게 말했다. "제주에 사는 것처럼 제주를 만끽하고 싶은 분들에게 매우 재밌고 유익한 책입니다. 게다가 그림도 귀여워요."

'느린 삶'의 대표명사가 된 제주도의 삶. 대안적인 삶의 공간으로 제주도가 떠오르는 요즘,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올드독 역시 약 이 년 전 제주도로 이주해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근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제주도에 사니까 좋아요?"라고.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까칠한 도시 남자의 제주 생활 적응기는 제주도 역시 서울과 다름없는 생활의 터전임을 말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잊지 않는다.



김중혁 작가의 추천사가 엄청나다.  '제주에서 개와 함께 스노클링 따위나 하며 조금씩 도태도어 스스로 멸종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라니. 내 인생도 이렇게 좀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나도 '멸종'까지는 아니라도, 지금 그 비슷한 심정이라. 

트위터도 팔로잉하고 있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제주일기 간간히 봐왔는데, 그림, 사진과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올드독님 하면, 올해 무지개 다리 건넌 소리 생각이 제일 먼저 난다. 남은 개와 사람 사진 볼때마다 보는 내가 다 빈자리 생각나서 코끝이 시큰해지는데 ...


여튼, 운세의 신에 의하면, 말년에 귀농하여 난이나 칠 팔자인 나는 역시, 제주집에 언젠가는 내려가게 될 것이다. 

제주도가 남의 동네 이야기 같지 않다. 


루시언 프로이드 


20세기 최고의 사실주의 구상화가, 루시언 프로이드. 이 책은 파격적인 작품과 사생활로 화제를 몰고 다니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소문과 견해에 늘 침묵으로 일관하던 루시언 프로이드의 생생한 육성을 담은 전기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오랜 시간 정성을 기울인 끝에 이 노화가의 아침 살롱에 초대받았고, 이후 십년 이상 매주 아침 식사를 함께했다. 저자는 프로이드와 나눈 진심 어린 대화에 그의 가족, 애인, 친구, 후원자, 화상의 인터뷰를 더해 마치 프로이드의 화법처럼 물감을 중첩시키듯 한 꺼풀 한 꺼풀 예술가의 초상을 그려나간다. 이렇게 쓰인 <루시언 프로이드>를 통해 우리는 혼란스런 삶의 중심에서 치열한 자기 싸움을 벌이며 꿋꿋이 자신을 지킨 예술가다운 예술가를 오랜만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원제도 좋은데, 'Breakfast with Lucian' 

이 책 되게 기대된다. 루시언 프로이드는 이름만 아는 화가이긴 했지만,이 책은 꽤 흥미로워 보여서 화가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화가나 작가가 늘어난다는 건 대단한 일이거든. 


 이동진, 김중혁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지난 2012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회당 다운로드 수 평균 15만 회를 기록하고 있는 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다양한 분야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쉽고도 깊이 있게 전달하여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진행자 이동진 작가와 김중혁 작가 두 사람의 유머와 지성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대화가 그 인기의 요인이기도 하다. 

이번에 예담에서 출간한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그동안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메인 테마 도서로 다루었던 80여 권의 책 중 청취자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외국 소설 7편을 엄선하여 방송 내용을 다시 글로 옮겨 정리하고 보충한 책이다. 

"이언 매큐언 소설 세계의 압축이자 정수" <속죄>, "사랑과 연애를 다룬 통찰력 있는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다 읽자마자 다시 돌아가서 첫 페이지를 펼치게 만드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문학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호밀밭의 파수꾼> 등에 대해 이동진, 김중혁 작가는 각 작품들과 소설가들에 대한 애정과 찬사를 아끼지 않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저 '좋은 작품', '명작'이라는 말을 기계적으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각 작품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혹은 숨기고 있는지 꼼꼼하고 진지하게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작품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과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도 재미있으며 새로운 시각과 해석이 돋보이기 때문에 이미 읽었던 작품을 다시 한 번 찾아 읽게도 만든다.


빨간책방을 아직 한 번도 안 들어봤다. 뫼띠도 잠정휴무 들어갔는데, 이거나 들어볼까나, 이동진의 영화평을 좋아하지만 ( 영화도 잘 안 보니깐, 부러 찾아보지는 않고, 보면 좋은 정도) 이동진이 낸 책에 관한 책은 되게 별로였다. 너무 짧은 파트에 책 이야기 쪼끔, 에피소드 쪼끔, 에 뭔가 FM으로 결말. 이라 지루. 표지는 예뻤던 걸로 기억. 근데,하도 빨책, 빨책 하니깐 한번들어볼까 싶고, 이 책도 또 한 번 읽어볼까 싶다. 


숭고하고 윤리적인 속죄―《속죄》, 이언 매큐언
우연과 운명, 권태와 허무, 그 가볍지 않은 무게―《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마지막, 당신이 만나게 되는 진실은―《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소년의 어떤 꿈에 대하여―《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신기한 이야기에 숨겨진 카오스와 코스모스―《파이 이야기》, 얀 마텔
이렇게 강하고 자유로운 남자들―《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가 또다른 세계에서 만난 것은―《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이런 책들을 이야기하나본데, 지난번에 너무 많은 책을 우겨 넣었던게 별로였다면, 이번엔 재미있을 것 같기도. 사실 청취자 반응이 좋았던 일곱권의 책보다 이동진이 가장 좋아하는 일곱권의 책.이 더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숀 마틴브루 '누아르 만화 그리는 법'


‘누아르’는 곧 황량한 도시를 떠올리게 한다. 거칠고 수상쩍은 캐릭터들, 어둑어둑하고 음습한 조명. 저자 숀 마틴브로는 우리에게 갱스터와 슈퍼히어로, 그 밖에 지하 세계의 다양한 인물들로 이루어진 매력 넘치는 세계를 보여 준다. 

누아르 스타일의 만화를 그린다는 것은 검은색이라는 특별한 ‘색’을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저자는 검은색의 모든 가능성을 발휘하여 그림자, 실루엣, 질감 등을 창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마틴브로는 분위기를 설정하고, 캐릭터와 장소를 설계하고, 액션을 연출하고, 드라마를 강조하는 각각의 방법을 실례를 통해 설명한다.

또한 지면 레이아웃, 패널 디자인, 표지 디자인까지 누아르 스타일 만화의 모든 중요한 주제를 논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오리지널 그래픽 노블 <휴전>이 수록되어 있다. 책에서 살펴본 많은 내용이 한눈에 펼쳐진다.



만화 그리는 법에는 관심 없지만.. 이라기 보다, 개손이라 만화 못 그림.

하지만, 누아르 만화라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책 제목만으로도 즐거워서 말이다. 


 멜 엘리엇 '베네딕트 컴버배치 컬러링 북'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멋진 모습들을 색칠할 수 있도록 구성된 컬러링 북이다. [셜록],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스타트렉 다크니스] 등에 출연했던 베니의 모습은 물론, 베니가 당신에게 직접 말을 거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잘생김과 못생김을 가볍게 넘나들 듯이 이 책에서 당신의 색칠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베니와 함께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면서 안티 스트레스 하도록 돕는다. 더불어 이 책에는 한국 독자들만을 위한 특별한 선물인, 고급 크라프트지로 된 “베니의 잘생김/못생김 컵 받침”이 포함되었다.



컬러링북이 인기라지만 ... 더 이상의 코멘트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 



 앤드루 솔로몬 '부모와 다른 아이들' 


전미도서상 수상작이자 퓰리처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한낮의 우울』의 작가 앤드루 솔로몬이 기념비적인 새 책으로 돌아왔다. 집필에 10년이 걸린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고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혁명적’인 책으로 찬사를 받았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에릭 캔들은 이 책을 “다양한 정체성에 따른 삶 또한 인간의 권리”임을 선언한 “21세기의 심리학적 권리장전”으로 상찬한 바 있다. 이 책에서 앤드루 솔로몬은 예외적인 자녀를 키우면서 남다른 깨달음을 얻은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00가구가 넘는 가족들을 상대로 4만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솔로몬은 극단적인 도전에 직면한 보통 사람들에게서 감동적인 힘을 발견한다. 그는 예외적인 정체성을 가진 자녀―게이, 청각 장애인, 소인,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신동, 강간으로 잉태된 아이, 범죄자가 된 아이, 트랜스젠더 등―를 둔 가족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들 대다수는 이러한 특징들을 마주치는 순간 ‘장애’ 혹은 ‘비정상’이라는 단어를 바로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의문을 제기하며 흔히 ‘비정상’으로 치부되는 특징들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강력한 서사와 실증을 통해 이 책은 우리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관점을 뿌리로부터 송두리째 전복시킨다.


엄청난 책이 나왔다. 두 권 합하면 1600여 페이지이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데, 술렁술렁 입소문이 아니라도 충분히 주목 받을 것 같은 작가와 주제다. 


 제주체, 제주로 떠나는 건축 여행 


제주의 문화경관을 읽는 최초의 건축 가이드북이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지역 건축가 김석윤, 외부 평론가 박길룡, 건축 사진가 이재성이 지역의 토착 정보를 깔고, 조금 먼 외래의 시선으로 조감하며, 사진으로 시각적 이해를 전하는 3차원의 접근이다. 이 책에는 전문가의 시선으로 엄격하게 선정한 제주의 현대건축 40작품이 실렸다. 이들 건축은 효과적인 기술을 위해 전통, 사회, 자연, 문학 등 네 개의 주제와 그 하위의 아홉 개 탐침으로 분류, 소개되고 있다.

이는 건축을 이해하는 저자의 독특한 시각과 기준을 중심으로 한 분류지만, 건축이 지닌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냄으로써 건축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중들도 건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친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평이한 설명과 함께 책에 실린 풍부한 사진은 오랫동안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그 고유의 유전자를 간직하고 있는 제주의 독특한 성질과 어우러진 제주 현대건축을 쉽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을 들고 제주 곳곳을 누비는 나를 상상하며. 


기행을 떠나며 - 제주 현대건축을 읽는 아홉 개의 탐침 / 010

part 1. 오늘에서의 전통
전통의 시형식
민속자연사박물관_김홍식 / 022

국립제주박물관_김기웅 / 026

옴팡의 기억
제주돌박물관_오경환+삼안건설기술공사 / 034
한라도서관_김석윤 / 046
제주아트센터_양건 / 050
제주월드컵경기장_황일인 / 054

part 2. 사회적 가치
도시건축의 윤리
제주시 기적의 도서관_정기용 / 064
서귀포 기적의 도서관_정기용 / 068
천주교 제주교구 연동성당_권문성, 이경락 / 072
보오메 꾸뜨르 부티크 호텔_승효상 / 076
제주전문건설회관_이충기 / 080
강정마을 / 082

제주가 기억하려는 것
제주4·3평화기념관_이상림 / 092
올림픽 성화도착 기념조형물_정보원 / 100
제주국제평화센터_김희수+공순구 / 104
제주 추사관_승효상 / 108

IT가 제주를 만나면
다음 글로벌미디어센터_유석연 / 124
다음 스페이스 닷 원_조민석 / 128
넥슨컴퓨터박물관_양건 / 134

part 3. 자연을 만나는 법
자연이 건축을 만나는 법
오설록 티뮤지엄_김동주 / 146
티스톤_조민석 / 152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_조민석 / 160
본태박물관_안도 타다오 / 164
제주현대미술관_김석윤 / 174
제주도립미술관_간삼건축 / 180
왈종미술관_다비드 머큘로+한만원 / 186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_한대진 / 194
조랑말 체험공원_윤웅원, 김정주 / 200

아열대 건축
여미지식물원_고바야시 하루토 / 214
하얏트 리젠시 제주_존 모포드 / 222
제주국제컨벤션센터_니켄 세케이 + 이상림 / 226
부영호텔_리카르도 레고레타 / 232

part 4. 문학적 은유
풍광이 되려는 건축
지니어스 로사이_안도 타다오 / 248
글라스 하우스_안도 타다오 / 262
아고라_마리오 보타 / 270
힐리우스_삼우건축 / 280
벨라테라스_간삼건축 / 284

현상으로서 건축
포도호텔_이타미 준 / 294
핀크스 뮤지엄 바람-돌-물_이타미 준 / 302
두손미술관_이타미 준 / 324
방주교회_이타미 준 / 332

기행을 마치며 - 건축의 섬, 제주의 유전자 / 340

소론 - 제주의 건축, 탐라에서 근대까지 / 344



그동안 블로그 스크랩 해 두었던거 지우고, 이 책을 사겠다!



그 외 관심 신간들 : (안 신간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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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12-1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책들이네요 ~

하이드 2014-12-16 12:17   좋아요 0 | URL
앗, 화요일 ^^;; 제가 평소 월요일, 화요일 매 주 스케쥴이 삭제되고, 미뤄지다보니, 요일 가는줄 모르네요. ㅡㅜ 프리랜서가 이렇습니다. ... 아니, 저만 그런가요;;

비로그인 2014-12-1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요일이 헷갈릴때가 있죠.
전 매월 1일이 화요일에 시작하면 그 주는 내내 요일이 혼동되더라고요.

한주에 월요일을 두번 보낼뻔 하셨으니 불금도 두배가 되시길 바라면서~ ^-^

kingcayujin 2014-12-16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따뜻한 담요덮어쓰고 다 읽어보고 싶네요
책구입에 참고합니데이^^

무해한모리군 2014-12-1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네딕트를 색칠한다구욧!!!

moonnight 2014-12-1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빨간책방은 소문만 들었는데, 책은 읽고 싶어요!^^

icaru 2014-12-16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류 솔로몬 책,,, 궁금하네요.. 무려 10년 집필이면,, 종갓집 장맛이 느껴질 것만 같으네요,,, 오!

비밀을품어요 2014-12-16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신간마실만 올라오면 긴장부터 한다지요~
오늘도 장바구니가 빵빵해져서 갑니다 ㅎㅎㅎ

보물선 2014-12-1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적립금 너무 적어요.ㅋㅋㅋㅋㅋ
 
가면무도회 2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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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다이치는 늘 반갑지만, '가면무도회'는 긴다이치 시리즈 중에 중하이지 않은가 싶다. 근데, 분권으로 나와서 더 짜증나고. 

1권을 읽고도, 2권이 궁금하지 않고, 2권 반 이상 읽고 나서야 좀 재미있어지며 끝난다. 


요코미조 세이시 책에 많이 나오는 요물같은 여자, 팜므파탈 캐릭터가, 좀 약하다 싶더니,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로 인해 재미는 더 반감. 


배우 지요코는 음악가, 배우 등의 남편을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 어느새 화족인 다다히로와 네번째 결혼을 앞두고 있다. 전남편 중 하나는 사고로 죽고, 다른 하나는 의문사한다. 그리고 전남편이 죽었던 그 날이 가까워오면서 또 의문사가 일어나고, 지요코와 결혼하려고 하는 다다히로는 긴다이치를 불러 사건 의뢰를 하게 된다. 


등장하는 인물이 많은건 놀랄일도 아니지만, 요물캐릭터도 약하고, 긴다이치의 활약도 거의 없다시피하고, 그렇다고 탐정역의 불쌍하고 또리방한 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마구 죽어나가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가 엄청나게 기괴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기괴하긴 하다는 점 하나와 긴다이치가 나온다는 점만이 이 소설을 읽을 이유 되겠다. 


이거보다 훨씬 더 재미없다고 해도, 찾아 읽을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 시리즈의 힘. 긴다이치 코스케의 힘. 


책슬럼프가 온게 이 책 때문인지, 책슬럼프가 와서 이 책이 별로 였는지 헷갈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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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4-12-16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서 아주 공감하네요. 저도 그런 적이 있어서. ^^;

하이드 2014-12-16 16:28   좋아요 0 | URL
근데, 그거 감안해도 이 책은 긴다이치 책들 중에 별로에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4-12-1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1권 읽고 다음이 안궁금했어요 동감
 
라이프 트렌드 2015 : 가면을 쓴 사람들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 트렌드가 쌓여서 메가트렌드가 되고, 이것이 쌓여 패러다임이 되고,이것이 쌓여 문화로 자리잡는다."


올해 유독 트렌드 책들이 많이 나온건지, 내 눈에 많이 띄는건지 모르겠지만, 여러권의 트렌드 책들 중 처음 샀던 '라이프 트렌드 2015 : 가면을 쓴 사람'은 추천할만 하다. 이 외에 아프니깐 청춘이고, 이 사회가 이렇게 된게 내 책임이냐는 교수님이 쓴 트렌드 책도 읽어봤는데, 그건 저자에 대한 비호감을 떠나 별 흥미를 끌지 못했다. 


서문을 읽으면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에 대해 더 관심이 간다. 이 시리즈가 2013년부터 시작된 거라는데 (그렇다면 2012년 부터 나왔겠지) 2013년의 트렌드 부제로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에서 35- 45 남자들의 소비에 대해 주목했고, 2014년 트렌드의 부제는 '그녀의 작은 사치' 로 경기불황과 소비 위축의 시대에서도 일상의 비싼 프리미엄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2015년의 트렌드 부제가 '가면을 쓴 사람' 으로 트위터, 페북, 등의 SNS 에서 내다 보이는 '가면' 에 지친 사람들의 그 다음.을 주목하고 있다. '가면을 벗는 사람들' 은 그러나 여전히 쌩얼을 보이지는 못하고, 이건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니 그 연장인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겠다. '새로운 가면을 찾는 사람들' '가면안에 또 다른 가면을 쓴 사람들' 등에서 새로운 '욕망'을 보겠다는 이야기. 


서문만으로도 흥미롭고 책에 믿음이 간다. 

'가면 쓴 사람들' 이란 주제만으로 책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트렌드 책들처럼 전체적인 트렌드를 다루어서 다 읽고 나서도 유익한 독서였다. 


맨 앞줄에 썼듯이 트렌드가 쌓여서 메가트렌드가 되고, 이것이 쌓여 패러다임이 되고, 이것이 쌓여 문화로 자리잡는다. 는 


연말에, 연초에 트렌드 책 한 두권 정도는 읽는 것이 좋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건 아마 올해 츠타야의 창시자인 마쓰다 무네아키의 '라이프스타일을 판다' 를 읽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단카이 세대를 프리미어 에이지로 네이밍하고, 그들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그런 의미에서 '트렌드'를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무언가를 대충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글로 쓰여진 것을 보고, 거기에 생각을 더하는 것은 틀리다. .'가면을 쓴 사람들' 이 트렌드.라는 것은 누구라도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책으로, 그것도 잘 만들어진 책으로 읽는 것은 다르다. 


유행과도 같은 '트렌드'라고 우습게 볼 것이 아니라 그것이 패러다임, 문화, 미래가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꽤 재미있는 읽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을 본 것이 12월인데, 아니, 찾아보니 11월에 샀다! 왜 느낌표냐면! 이 책에 10월달 이야기까지 나와 있기 때문이다. 체감상 되게 최근 이야기까지 나와 있기 때문이다. 아니, 책을 어떻게 이렇게 뚝딱 쓰고 만들었나?! 고 하기엔 꽤 알차단 말이다. 멍때리기 대회 이야기도 나오고, 슈퍼마리오 해피밀 이야기도 나오고, 킨포크 번역본 이야기도 나온다. 얼마전에 본 '젖은잡지' 이야기도 나온다.


'젖은 잡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 상당히 맘에 든다. 


"젖은 잡지'라는 무크지가 있다. 성에 대한 솔직한 담론을 담은 이 잡지는 흥미롭게도 여대생이 만들었다. 수간, 성기 노출, 성적 대상으로서의 교복, SM 등도발적인 주제를 다룬다. 금기를 깨는 것은 모든 예술의 숙제다. 그런 점에서 이런 시도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물론 상업적으로 성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이다.


 이 잡지를 만든 여대생도 요즘 시대의 잉여다. 기성세대에겐 돈도 안 되는 쓸데없는 짓처럼 보여도, 자신의 생각을 과감히 드러내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점에서 꽤나 생산적인 잉여다. 모든 창조는 '쓸데없는 짓'에서 시작된다. 호기심이나 재미로 시작한 것들이 나중에 위대한 창조가 되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창조 혹은 창의력은 지금도 요원한 키워드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선 자유로운 생각 자체가 나오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학교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에도 세계적인 기업이 있지만 혁신과 창조에선 늘 낙제저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놓으면 그걸 잘 따라가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시장을 만드는 데에는 탁월하지만, 결코 세상에 없던 걸 먼저 창조해 내진 못했다. 그런데 잉여들의 확산은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잉여들의 멍 때리기에선 과거의 모범생들에게서 보지 못했던 새로움과 창조력이 보인다. 지금의 잉여들이 모범생들의 부족한 창의력을 메워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가 정한 규칙대로만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규칙을 벗어나서 자기만의 규칙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건 사회 전체의 창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도 고무적이다. 쓸데없는 것이 이제는 쓸 데 있는 것이다."

 

 

잉여들에 대한 따뜻한(?) 긍정적인 시선이 좋다. 이건 오늘 본 일베테러를 보고 경악했지만, 거기에 대한 도대체님의 트윗이 인상적이어서 더 와닿았던 것 같다. 말인즉슨 




이제는 그냥 욕하고, 한심해하고 넘어가는게 아니라, 분명 그들을 만들어낸 사회를 돌아보고, 그들도 끌어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잘했다고 거드는 새누리당놈은 계속 욕먹어 싸고.


" 경제 성장은 우리에게 풍요를 가져다 주었을지 모르지만 행복을 증진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사이에 우리 사회에는 행복에 대한 관심이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여러 국제기구와 국가도 경제 지표외에 삶의 질이나 행복 관련 지표를 중시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효율만을 중시하던 기업에서조차 직장인의 행복에 대해 연구 조사하기 시작했다. 더 많이 벌기 위해 매진할 때는 행복을 묻지 않았지만, 부자에 대한 희망을 조금 내려놓고 나니 이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예전에 한국인들에게 행복은 미래의 일이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저당잡힌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행복은 미래가 아닌 현실의 화두가 되고 있다. 더 이상 행복을 미래의 일로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 오늘을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이 미래에 행복할 리 만무하다. 행복에 관한 한 이제 한국인들은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이런 글도 좋다. 

근데, 굳이 하나 둘 인용할꺼 없이 각기 관심 있는 분야가 분명 있을테고, 재미있을꺼다.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하다면, 목차 참조. 목차로 끝나는 책이 아니고, 읽을거리, 생각거리가 풍부하다. 


아직까지 안 읽었다면, (내가 그랬듯이) 트렌드 책들 나온 것 중에서 한 두권 골라 읽어보길 권한다. 

일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 뿐 아니라 내가 사는 지금, 여기에 가장 밀접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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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권 2014-12-12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감사합니다. 흥미있는 내용이 많네요 :)
 


















   


겨울에는 챈들러죠. ...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만. 



오늘 동생방을 개방했다. 누구에게? 고양님들에게.

이제 본격적으로 치운다(= 책자리를 만든다) 


가격으로 미묘하게 계속 장바구니에서 빠졌던 챈들러의 책이 드디어 들어갔다. 

정말 기대중인 마르게리트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그리고, 평이 엄청 좋고, 오랜만에 중남미 소설에 빠지게해줄 홀리오 코르타사르의 '드러누운 밤'  방금 생각났는데, 나 창비 세계문학 처음 사는 것 같다. ...설마... 정말?? 



세계문학전집 자체를 산지 오래되었고, 어디꺼든 말이다. 한참 창비 세계문학 나올 때, 나 막 창비에서 알라딘 도서정가제 때문에 투닥투닥하느라 출고정지해서 막 불매하고 그랬던 기억이 아른아른.. 그래서, 드디어 도정제는 시행되고.... 별로 변한건 없지만, 그냥 괜히 책 비싸게 사는건가 싶고. 업계분께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생각보다는 잘 팔리지만, 역시 전년보다 많이 빠졌고. 그건 사람들이 도정제 이전에 왕창 사뒀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지켜봐야 한다. 는 이야기. 


나 같이 도정제 이후에 더 열렬히 구매하는 사람들이 쪼끔이라도 매꿔주길. 뭐? 뭐라도. 

출판계도, 독자도, 서점도 다 따뜻한 크리스마스와 연말. 

모두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시리얼.은 분명 받으면 킨포크 번역본 받을때 못지 않게 실망할 준비 하고 주문했으니, 기대치가 나아 생각보다 괜찮을 수도.. 라는 꼼수는 통하지 않겠지?



다음 주문은 올해 마지막 주문일꺼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다음에 살 책들 


 고바야시 사토미 < 사소한 행운 >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드라마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의 주인공. 일본 힐링 무비의 아이콘이자, 아름답고 밝은 중년의 대명사로 통하는 배우 고바야시 사토미의 대표적 에세이집. '나이 먹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 '자연스럽고 상대를 피곤하게 하지 않으며 지적이고 존재감을 지닌 여배우'라는 평을 듣는 저자는 삼사십대 여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다수의 책을 출간한 스테디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삼재(三災)를 맞은 해부터 연재를 시작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배우라는 화려한 직업을 가졌지만 일에 치이거나 걱정거리에 둘러싸이기도 하는 생활, 그런 와중에도 중심을 잡고 자기만의 호흡으로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았다. 

눈썹 다듬기, 브래지어 쇼핑, 정원 가꾸기, 부모님과 여행하기 같은 소소한 사건들에 깃든 위트와 성찰이 잔잔한 미소와 함께 잠시나마 진짜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준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실제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기에, 영화 속 그녀를 기억하거나 아끼는 이들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영화 [안경] 배경이 된 신비의 섬 비화, [카모메 식당] 현지 촬영장 스케치, 핀란드에서 모닥불 피우기, 개와 고양이가 함께하는 소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담았다. 조곤조곤 일상을 이야기하는 글이 타박타박 도마에 칼질을 하고 세심하게 요리를 하던 [카모메 식당]의 그녀를 떠올리게 한다.



가타기리 하이리의 <나의 핀란드 여행기>도 떠오른다. 

이 컨텐츠, 무레 요코에서 카모메 식당, 그리고 여배우들의 에세이까지 이어지는 이 카테고리의 컨텐츠 엄청 풍부하고 사랑스럽다. 


나는 고바야시를 좋아해! 이 책이 어떻든, 좋아할 준비 잔뜩 하고 맞이하겠습니다. 


 미야모토 테루 <환상의 빛>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 중 한 편으로 평가받는 [환상의 빛]의 원작 단편집. 수많은 국제 영화제 수상 경력을 포함하여 현재 일본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연출작인 [환상의 빛]은 베네치아, 밴쿠버, 시카고 국제 영화제 등에서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도 시네필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던 작품이다. 

원인 불명의 자살로 남편을 잃은 젊은 여자의 상실감을 독특한 서정적 영상으로 묘사한 [환상의 빛]은 삶과 죽음이라는 대극이 지척에 있을 수 있다는 삶의 불가해함을 절제된 스타일로 보여주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감동을 안겨 주었다. 

소설 '환상의 빛'은 영화 언어로는 부득이하게 생략될 수밖에 없었던 디테일들을 담고 있어서 오히려 영화보다도 단연 낫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와 달리 죽은 남편에게 말을 거는 여성 화자의 독백체로 된 소설의 어조는 때로는 담담하고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아이 같지만 그런 목소리 속에서도 불쑥불쑥 죽은 남편의 부재에 대해 대답 없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모습은 쓸쓸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갖게 한다. 

책에는 표제작인 '환상의 빛'을 포함해 총 네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상실과 이별에 얽힌 추억들을 다룬 작품들로 우리가 살면서 불가피하게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들에 관해 다룸으로써 삶의 의미를 묻고 인간 존재의 나약함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절판되었다 새로 나오는 중단편집으로 여기저기 이야기 들리는 걸 보니 엄청난 기대작인 것 같은데, 장바구니 들어갔다가 막판에 빠졌지만, 올해 안에. 


 

 박영택 <애도하는 미술> 


<예술가로 산다는 것>, <식물성의 사유>, <가족을 그리다>, <얼굴이 말하다> 등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그만의 농밀한 시선으로 조망해온 저자 박영택이 시신, 해골, 제사를 비롯한 14개의 주제를 통해 ‘죽음’이 지닌 실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펼쳐놓으며 죽음을 다루는 미술의 태도 그리고 삶을 인식하는 우리 시대의 시선을 조망하고 있다.

저자는 “죽음을 불러내고 그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하며 비극적인 죽음을 위무하고 치유하는 기능이 미술 안에는 숨 쉬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 역사의 단면, 그리고 지금 우리의 삶이 놓인 맥락을 미술을 통해 살펴본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과 식물성의 사유를 가지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들로 또 신간이 나왔군. 

이건 진심인데, 출판사 한 곳을 털 수 있다면, 그건 바로 '마음산책' 

꽃을 팔 때, 에휴, 꽃도둑이야 뭐.. 했지만, 마음산책에서도 나한테 에휴,책도둑이야 뭐, 해줄 것인가?

마음산책을 털어라. 같은 이벤트 있었으면 좋겠다. 저요! 제가 참가하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미셸 슈나이더의 책. 이 책이 괜찮으면 이 시리즈도 좀 사볼까 싶다. 

 이 책을 사면 뭐 예쁜 엽서세트를 준다는 이벤트를 시작했다고.. 


이벤트 이거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41205_art&start=pbanner

























마쓰다 신조 사상학탐정 표지 왜 때문에?  ㅜㅠ 

가슴에 손을 얹고, 이런 표지 들고 읽고 싶지 않다. 

붉은 눈을 읽어보고, 사상학 탐정을 읽을지 고민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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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2-11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