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 - 5인의 트렌드 세터가 들려주는 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 1
가도쿠라 타니야 외 지음, 송혜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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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기 제주에서 읽었을 때 120프로 와 닿았던 것 같다.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1940년대에서 60년대생까지의 다섯명의 여성들을 인터뷰하였다. 

각각의 주제는  Living, Gardening, Fashion, Beauty, Eating 이다.


이 다섯가지 외에 나의 지금 이후 생활을 눈에 보이게 직접적으로 풍족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잠깐 생각해봤는데,잘 떠오르지 않는다. 


Living 분야를 맡은 가토쿠라 타니아씨는 아버지는 일본인, 어머니는 독일인으로 독일에서의 생활방식이 몸에 배어 있다. 타니아의 작은 부엌 등의 책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소개되었다. 그녀가 쓴 책들과 그녀를 인터뷰한 것과는 또 좀 다른 느낌과 분위기이다. 


100세 세대라고 하는데, 지금의 3-40대에 이르러서는 134세 세대라고 한단다. 60세가 정년퇴직인 지금을 생각하면,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도 지금까지 산 것 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얘기가 아닌가,이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사실 끔찍하다고 생각했다. 



최근 Time지 커버는 무섭기까지 하다. 142세까지라니 정년퇴직을 두번하고도 열두살이 남지않는가. 


아름다운 책에 이표지는 좀 무섭지만,그러니깐, 우리가 지금 살기 힘들다고 하더라도 '잘 나이드는 법' 을 지금 당장 당신이 몇 살이라도 고민해야 하는거 아닌가 말이다. 


나는 '죽음'이라던가 '나이드는것'에대해 읽고 생각하는 것을 즐겨왔다. 하지만, '잘 죽는다' 거나 '잘 나이든다'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것을 생각해야할 때라는 거다. 


무거운 이야기는 아니고 기분 좋은 이야기들이다. 다섯명의 여자들의 생각에 동의하기도 하고, 그건 아니지 않나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녀들도 그만큼의 인생을 살아왔고, 나도 이만큼의 인생을 살아왔는데, 백프로 동의한다면 그게 차라리 놀랄일일 것이다. 다행인 것은 다섯명 모두의 이야기에 귀담아 들을만한 점들이 있었다는 거다. 그래서 이 책이 좋았다. 


앞에 프로필부터 재미있다. 그녀들의 나이를 보는 것도 ..평소에 '나이'는 신경 안 쓰고, 신경 안 쓰려고 하지만, 이 책의 경우 그녀들이 얼마나 살아왔고,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준비하는가.를 보는 것도 포인트 중에 하나이기에. 


사진과 글이 모두 인터뷰어들처럼 정갈하다.  


몇 년 전,남편의 고향인 가고시마에 집을 지었습니다.도쿄에서 살았던 아파트는 임대건물이었기에 방의 배치나 크기가 제한되어 있는상태에서 나름대로 살림을 궁리해왔지만, 아예 맨땅에서 시작해 집을 지으려니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더군요. 엄밀히 따지면 정리정돈도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정돈과 인테리어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고민하는 것.이라는 발상이 와닿는다. 

정리정돈 해야지, 해야지. 늘 생각만 하고 있고, 실천을 하더라도 그것이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이라는 목표를 이미지하고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그려보며 정리정돈을 한다는 것도 정리정돈을 하는 마음가짐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준다. 되게 독일식인 것같은 '루틴'을 지키는 것.몸이 정해진 루틴에 맞춰 움직이게 하는것의 중요성과 집에서의 휴식의 시간을 확실히 만들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정확히 지켜나가는 것에 대한 글을 보면, 독일인의 글을 볼때보다 독일식 사고방식을 가진 일본인의 글을 보는 것이 어쩐지 더 실감난다.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겠는데, 의외로 생활팁들에 생활의 냄새가 많이 묻어난다. 잡지에나 나올법한 인테리어. 라는 느낌이 아니라는점이 예쁜 그림을 기대하고 읽은 사람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각각의 챕터 뒤에는 '나의 행복의 원천' 부분이 있어서 물건들과 간단한 설명들을 캡션으로 달아놓았다. 이런건 볼거리. 


정원 파트의 요시야 케이코씨.내 앞날에 가장 가까운 분이기에 더 유심히 읽었고, 내 전문분야이기에 마냥 '대단해~'읽을 수없었지만, 역시 배우고 느낄점들이 있다. 


20대 때 저는 광고 의상이나 세트 디자인, 백화점의 진열장 디스플레이 같은 일을 하면서 버블경제 시대를 누구보다 바쁘고 활기차게 보냈습니다. 그러다 30대 중반에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된순간,같은자리에서 계속 같은 일을 해나갈 비전이 저에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남편과 영국으로 떠났다. 영국에서 정원에 대해 무한 애정을 느끼며 정원을 공부하고 7년뒤 귀국하여 정원일을 하게 된다. 지금의 일을 나이들어서도 계속할 수 있는 비전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게 된다. 


꽃의 경력은 아직까지 좌충우돌이고, 쉽지 않다. 처음 사회에 발을 디뎠던 '은행원'으로의 경력이 현재로서는 더 길다. 내가 꽃일을 계속하면 3년 더하면 나는 은행원으로 보낸 시간보다 꽃일을 하며 보낸 시간이 더 많아지게 된다.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의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원예의 목적은 다른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는 그녀의 생각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내가 꽃을 만들고 정원을 만들면 그건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분명 남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것. 이라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녀의 팁들에 백프로 공감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정원 사진이 표지 사진이라는 것에 괜히 뿌듯하다. 


꽃,식물,동물이 들어간 인테리어를 하게 되는 그녀의 모습이 귀엽다. 벌모양 벽지나 '커튼적금'을 들어서 큰맘 먹고 샀다는 시계초 문양의 골드커튼 이야기 같은거 말이다.  


리빙, 가든에 이어 나오는 건 패션이다. 가장 안 와닿았지만, 보기 좋았던 점은 있다.

니시무라 레이코씨가 책을 200권이나 썼다는데, 뜨악하고, 이이의 인터뷰를 읽다보면,어렸을때부터 스트릿 패션 보는걸 미치도록 좋아했던 사람이다.막막 가슴이 두근거리고, 그랬던 마음을 60이 넘어서도 계속 두근거리고 있으니, 그걸 보는 독자가 미소짓지 않을 수 없다. 


원래부터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격에다,그러한딸도 있고 하다 보니 멋진 것을 보면 심장이뛰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나이가 들수록멋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은누구라도 겪게 되는 고충일텐데, 저 자신도 예순 다섯을 넘긴 무렵부터는 계속 그 문제로 씨릏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에 드는 브랜드의 옷을 입었다는 것 자체로 그저 만족했던 젊은 시절보다, 저만의 개성이나 나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옷을 입게 되고 그위에서 멋을 생각하게 된 지금은 또 지금대로의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팁들과 본인 사진도 흐릿하게나마 나오는데, 이십대라고 해도 믿을 비주얼의 예순다섯 넘은 분이라는건가?!


그리고 뷰티의 요시카와 치아키씨. 유기농 화장품과 건강보조식품을 이야기한다. 외모도 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소녀소녀하시다. 나와는 가장 거리가 먼 파트가 바로 뷰티와 Eating 인데, (이번생에는 포기하겠습니다... 랄까;;) 가장 눈에 쏙 들어오는 부분은 물론 리빙과 가든이고. 그렇더라도 내가 뭐 화장품 하나 안 바르고, 목욕용품 하나 안 쓰는 정도는 아니니깐. 그녀의 '기본' 인 유기농 화장품과 샴푸 예찬에 공감한다. 화장품은 스킨,로션에 자외선차단 비비크림이 땡이지만, 샴푸는 좋은 샴푸 쓰려고 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이영림씨의 먹거리 이야기. 이 이야기가 가장 안 와닿았다. 위화감 들어. 앞의 네 명의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현실의 생활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분의 이야기는 '한국에서는 ...' 하면서 이야기하는 일본분이신데, 한국에서 안 그래요~~!라고 얘기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 제주 출신이고 일본으로 건너가 살았다고 하는데, 훌륭한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음식에는 공감. 


다섯명의 이야기를 다 하고, 말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현재 활동하고 있는 무대도 전혀 다른  다섯사람.  

사고방식도 자기주장도 제각각이어서

요시야 씨는어느 순간부터 밝은 색깔 옷을 입기로 결심하고, 

니시무라 씨는 어두운톤의 옷에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편이라 이야기합니다. 

이영림 씨는 바쁜중에 간단하게라도 직접 만들어 먹는 밥을 중요시하고, 

요시카와 씨는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건강보조식품의 도움을 받자고 분명히 말하고요. 


어느 하나가 정답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헤매고 고민한 끝에 그러한 스타일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시원시원하고 씩씩한 그들만의 모습이야말로 다섯 명의 공통되는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잘 나이들고 잘 죽자. 는 목표. 그것을 골로 지금을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 우리는 모두 하루하루 나이들어 가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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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 입문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살림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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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아들러 심리`학`을 느끼기는 매우 어렵다. 번역된 세 권 중에는 글이 제일 많을터인데도 불구하고. 책소개에서는 잘 알 수 없지만 `아동심리`에 대한 글이 태반이라 읽으려고 하는 목적에도 맞지 않았다. 메모를 몇군데 하기는했지만, 더는 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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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나쓰키 시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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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러리 퀸으로 추리소설을 시작했고, 고전 추리소설이나 일본의 신본격 들을 읽고 있기는 하지만, 내 취향은 하드보일드나 괴담, 스릴러에 가까워서 본격류의 추리소설에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는 제목부터 대놓고 애거서 크리스티 오마주라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하고, 결말 또한 신박하여 읽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애거서 크리스티의 또 다른 유명한 소설 하나를 오마주 했는데, ( 여기서 잠깐, 이 책을 이 리뷰로 알게 되었다면, 책소개나 다른 리뷰는 보지 말고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 설정도 기가막히게 잘 맞아떨어지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원작보다 더 속 시원한(?) 인과응보의 카타르시스도 있으며, 그러면서도 결말이 담담하고 현실적이라 끝까지 맘에 든다. 


섬이라는 고립된 장소에 초대 받아 마더 구스의 노래처럼 한 명씩 죽어나가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여기서는 재벌가에서 각각의 그럴듯한 이유로 호화 요트 크루징에 초대받은 다섯 명의 손님들. 그리고, 선장과 승무원이 한 명씩 있어 일곱의 멤버를 이룬다.'인디언 인형'은 각 인물의 십이지 인형으로 대치되는데, 이 부분도 귀여운 부분. 


한명씩 죽어 나간다.는 애거서 크리스티적 결말을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이 예상밖으로 결말로 갈수록 엄청 스릴있다. 특히 마지막의 대결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300여페이지 되는 길지 않은 이야기인데,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로 보나, 시작과 결말을 보나, 중간의 스릴과 바다 위 호화요트라는 배경,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 오마주라는 리본까지. 좋은 임팩트의 좋은 소설이다. 


앨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시리즈 나오자마자부터 계속 습관처럼 사서 읽기는 했지만, 눈여겨 보고 드디어 신뢰하게 되는 계기가 있다면, 그 동안 쌓여온 것에 더해 바로 이 책부터라고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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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가 있다면 돌런갱어 시리즈 3
V. C. 앤드루스 지음, 문은실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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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별이 점점 줄어드는... 건, 점점 복장이 터지기 때문. 


1권에서 캐시, 크리스, 캐리, 코리는 아빠가 갑자기 죽고, 엄마와 있는 줄도 몰랐던 외가, 폭스워스 저택으로 들어가게 된다. 할아버지를 피한다는 구실로 다락방에 갇히게 되고, 하루, 이틀이면 끝날 줄 알았던 다락방에서의 생활은 3년가까이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엄마는 그들을 버리고, 할머니에게 학대받으며, 코리를 잃고, 아픈 캐리를 데리고, 다락방을 탈출한다. 

2권에서는 캐시의 방황. 그러니깐, 1권에서 코린(네남매의 엄마)과 할머니가 절대악이었다면, 2권에서는 캐시 때문에 복장이 터진다. 아빠뻘 되는 그들의 구세주 폴을 유혹하고, 크리스를 여전히 사랑하며 놓지 않고, 홧김에 줄리언과 결혼을 해 버리고, 학대 당하다가 줄리언이 사고를 당하자 사실은 그를 사랑했어. 그러고, 여전히 크리스를 놓지 않고, 그러다 엄마한테 복수한다고 엄마의 남편인 바트를 유혹하고, 애를 가지고, 크리스 계속 사랑하고, 사실 바트도 사랑하게 되었어. 그러고, 코린한테 복수하고, 코린이 바트를 죽음으로 몰아 넣고, 그제야 정신 차리고(?) 심장마비 와서 아픈 폴과 결혼하고(?), 여전히 크리스를 사랑하고 .. 아 놔... 

3권에서는 줄리언과의 사이에서 낳은 조리, 그리고, 바트와의 사이에서 낳은 바트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캐리를 생각하며 캐리를 똑 닮은 신디를 입양한다. 여기에서는 바트가 암덩어리다. 아, 이 책이 3권이지. 

사이코패스에 악마의 자식 같은 바트는 어른들에 의해 조종당한다. 크리스는 결국 캐시와 함께 아빠,엄마 놀이(?)하며 살게 되고, 조야는 망나니같은 줄리언과는 달리 크리스처럼 참하게 자란다. 근데, 바트는... 

옆집 저택에 이사 온 검은 옷을 입고 베일을 쓴 의문의 여자는 코린이었다. 코린과 캐시, 크리스의 비밀을 알고 있는 미친 영감 존도 집사로 함께 한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는 바트는 몰래 코린을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존에게 세뇌를 당하고, 이 모든 악의 근원인 '말콤' 캐시네 외할아버지, 의 다이어리를 보며, 말콤의 광신도적인 생각을 주입받게 된다. 

바트 꼬맹이 자식이 너무나 사악하게 굴고, 캐시가 미쳐가는 것을 보는 것은 멘탈을 잘 다듬으며 읽어야 할 것이다. 

이십년 전에 이 시리즈를 읽었을 때는 아빠 바트와 캐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지금 다시 읽으니, 조야와 크리스가 좋다. 
시리즈의 가장 극과 극인 성격들이니 이 부분이 내가 변한걸까 싶다. 

이야기는, 그러니깐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이 책을 읽고, 다른 책을 읽으면, 이 책에서 읽었던 '사건', 혹은 '에피소드'가 정상적인(?) 버전으로, 혹은 다른 결말로 나오는 경우가 계속 생기고 있다. 

사랑을 못 받은 모든 아이가 바트처럼 되는 건 아닐꺼다. 

감수성 예민하던 시기에 다락방에서 학대 받던 네 남매. 캐시는 확실히 여주인공의 캐릭터이다. 코린이 아무리 더 많은 남자를 홀리고, 예쁘고, 더 악한짓을 하더라도 그건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이 책은 여주인공 원탑 시리즈였구나! 

이건 로맨스 소설도 아니고, 공포 소설도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고. 어떤 장르로 넣어야 할까. 
길티'플레저'는 얼어죽을. 굳이 말하자면, 크라임crime . 크리미널 마인드와 핑거 스미스의 드라마가 떠오르는 장르. 

이십여년만의 복습으로 이제 이 책의 내용은 세세한 부분까지 절대 안 잊혀질 것 같다.
읽고 리뷰까지 쓴 책도 까먹고 사고 싶다. 고 생각할 때 있는데, 이 얼마나 존재감 충만한 책이란 말인가. 

네 개 주기 뭐해서 세 개 줬지만, 이 책 .. 좋다고는 말 못하겠는데, 좋다. 아,이런거 길티 플레저와는 다르지만, 같은 맥락이구나. 싫은데, 좋아. 라던가, 좋은데, 싫어. 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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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 마지막 입맞춤 - 슬픔의 색깔로 그린 그림 일기
대니 그레고리 지음, 황근하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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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슬픔의 색깔로 그린 그림일기' 이다. 책을 다 읽고, 지금에야 본 부제인데, 꼭 맞는 부제이다. 마음이 아프다.

대니얼 그레고리의 책은 다 읽어왔다.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감성으로 나는 참 좋아서 그 동안 신간이 나오면 꼭 샀었는데, 부인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 책이 부인이 죽고 그것을 애도하면서 그리고 쓴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부인, 패티가 사고를 당해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는 거, 그렇게 십오년간 생활하다 죽었다는 것을 보니, 작가의 전작들과 시기가 어떻게 겹치는 줄은 모르겠으나,  지난 독서들이 새삼 다시 의미를 가지고 다가온다. 





책표지 안쪽에는 이러헤 아내의 사진들이 들어있다. 




첫페이지부터 왠지 찡하다. 고 하는데, 수채화 그림이 정말 '슬픔'으로 그렸다는 느낌이 든다. 

간혹, '그분'이 왔다 가신듯한 책들을 작가들이 쓰곤 하는데, 이 책이 그렇지 않을까. 

글도,그림도,보고 있으면 한없이 슬픈 마음이 들어버린다 




가끔 이런 웃기는 우연이 생기는데, 이 책 읽기 직전에, 다락방의 꽃들 시리즈 마지막을 읽었다. 발레 파트너이자, 인생의 파트너인 조리가 사고를 당해 절망하자 조리의 아내이자 파트너, 조리의 아이를 가지고 있는 멜로디는 있는대로 히스테리를 부리면서 조리를 피하고 막장짓을 한다. 이 막장가족의 이야기를 멘탈 잘 보듬어 가며 읽고 나서 바로 다음에 펼쳐든책이 이 책


전차 사고로 다리를 못쓰게 된 패티. 함께 살아야 하는사랑하는 반려인의 장애라는 건 경험해보지 않은 이상 뭐라 말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장애의 정도에 따라서도 다 다를테고, 모든 가족은 다 그들만의 사정이라는 것도 있을테니깐. 


이 가족은 제법 잘 적응한다. 가족이 패티에게도 적응하겠지만, 패티가 세상을 여전히 '파티'로 여기고 살아나가기에 그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작가의 글과 그림이 너무 진짜라 무슨 말을 써도 다 거짓 같아 계속 쓰기 힘들지만.





핑크를 좋아하는 패티.

장례식의 드레스코드는 '핑크'이고, 그들은 그렇게 패티를 보내며 파티를 한다. 

패티가 살아있었을 때 모두에게 어떤 존재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패티라면 절대 좋아하지 않았을 기성품 유골함을 마다하고, 자신과 아들 잭을 '곰'이라고 불렀던 것을 떠올림 집에 있던 사탕 담아두는 사기 곰그릇의 사탕을 비우고 장례식장에 가져가 패티의 유골을 담는다.



패티가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남아 있는 자들의 애도를 통해 절실히 느낀다. 







작가가 이 책을 쓰며 패티를 애도한건 분명하다.



이 작가의 책이 늘 손글씨로 쓰여져있는데, 

아마 원서의 글에 자연스레 그의 마음이 나타나듯, 한글로 옮길때도 나타난건지 궁금하다. 내 눈에는 나타나 보였는데 말이다. 글씨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캘리하시는 분께서 썼던가, 아님, 이런 폰트가 있을까 싶기도 한데, 전자일 것 같다. 전자이길 바란다. 




이 책을 기억해두어야겠다고 생각한건,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하기 때문이다. 잃는 것이 두려운 무언가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별을 시뮬레이션해보곤 한다.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그건 천 번의 상상과도 다르겠지. 그래서.. 애도하는 글과 그림을 보며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다진다. 나중에 꺼내볼 수 있도록.





패티가 죽고나서 패티가 심었던 튤립 구근에서 튤립이 나왔다. 

패티는 튤립에 물을 주려다 추락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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