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n Light : dancing with cranes and other ways to start the day 


원제가 훨씬 맘에 든다  '인문학' 붙이면 잘 팔릴 것 같았나. 사실 이제 인문학 붙은 제목 식상하고 질리는데. 

내 최고 애정 작가인 다이앤 애커먼 작가의 책에 이런 제목이라니,출판사 밉다. 


새벽빛 : 두루미와 춤추기, 그 외에 하루를 시작하는 다른 방법들 


crane의 뜻을 기중기밖에 몰랐는데, 두루미라는 뜻이 있었구나.

두루미에서 따온 크레인인 걸까? 


다이앤 애커먼의 반짝거리는 문장과 세상을 향한 보통 사람들의 열두배쯤은 족히 되고도 남을 것 같은 관심, 관찰, 감성은 훌륭한 조합이다. 읽는 즐거움. 작가의 그런 초능력에 기대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두루미 이야기가 나왔으니 두루미 이야기를 인용해보면 


야생 상태에서 미국흰두루미는 아침나절에 상승 온난 기류를 타고 길을 떠난다.그렇게 바람과 깃털이 결합한 상태로 완벽하게 균형을 맞추어 난다. 땅에 내려앉을 필요도 없고 날개도 거의 파닥거릴 일이 없다. 최대 1800미터까지 

올라가기도 하고 천천히 내려왔다가 또다시 올라간다. 바람이 빠를때는 높은 하늘에서 한 시간 정도 날면서 길 건너는참새만큼도 날개짓을 안 한다. 초경량 비행기가 어떻게 이런 새를 흉내낼 수 있을까? "두루미는 비행기를 따라가면서도 비행기가 지나간 항적을 피해서 나는 법을 배웁니다. 그렇지만 대기가 고요하고 비행기가 흔들림 없이 날 때만 그럴 수 있지요." 더프가 설명한다. 그래서 언제나 새벽 동이 트는 순간에 출발한다. 


상황인즉슨, 야생 상태에서 부모로부터 철 따라 이동하는 법을 배워야하는 두루미들이 알상태로 발견해서 사육한 고아 두루미들이 추운데도 떠날 생각을 안 하고 중서부에서 냉혹한  겨울을 나려고 하기 때문에 새들이 부화하는 순간 각인을 통해 두루미 빛깔의 초경량 비행기를 부모로 받아들이도록 속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두루미 빛깔 초경량 비행기를 부모로 아는 고아 두루미들이 새벽 동이 트는 순간 출발하는 여행이라니..


이런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지상의 고민들이 하찮게 여겨지고 대지와 하늘을 생각하게 된다. 고아두루미들을 이끄는 초경량 비행기( 접의자에 잔디깎이 엔진 달린 정도의 초경량) 를 운전하는 비행기 조종사라니.. 


처음 듣는 직업(?)이지만, 어떤 심정일까 상상해보게 된다.고독할까? 엄마두루미같은 마음일까? 


오늘 새벽 동이 틀때 새벽빛에 출발하는 흰두루미들과 그들을 이끄는 비행기 조종사를 생각해야지. 

 













애기두루미와 조종사. 엄마처럼 흰옷을 입어야 하나보다. 






애기 두루미들이 잘 자라면 이렇게 생긴 흰두루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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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03-17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상상한 것과 다른 내용이네요. 전 인문학, 이라는 제목 때문에 읽을 마음이 안 생겼거든요. 경비행기로 두루미 교육이 되다니, 놀라워요.

하이드 2015-03-17 14:27   좋아요 1 | URL
다이앤 애커먼 책들이 제목으로 손해를 많이 봐요. 하지만, 작가 이름만 보시고 사셔도 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5-03-17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원제가 훨씬 마음에 드네요. 세상엔 참 많은 직업이 있네요..

하이드 2015-03-17 14:28   좋아요 0 | URL
아름다워요. ^^

얼음동자 2015-03-17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안나 파퀸이 나왔던 아름다운 비행도 비슷한 스토리였던걸로 기억해요.

그나저나 이 책 읽고 싶어졌어요. ^^

하이드 2015-03-17 14:31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맞아요. 영화 있었던 것 같아요. 안나 파퀸 이름으로 찾아봐야 겠어요. 영화 실화였던 걸로 기억해요.
 

이번 산책은 산 책 


나카고메 시즈코는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일을 실행했다. 웨이터를 불러서 얼그레이가 있는지 물어본 다음 꿀과 함께 남자에게 가져다주라고 했던 것이다. 맥주를 마시고 취했는지도 모른다. 말을 걸 수는 없지만 모른 척하기에는 거리가 너무가까웠다.괴롭거나 슬퍼서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얼그레이에 꿀을 타서 마시면 늘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다.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때 먼저 마실 것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마음이 진정될 것이다. 그것은 의식 같은 것이며 그 누구에게도 의존할 필요가 없다. 텔레비전에서 자살 뉴스를  접할 때마다얼마나 힘든 일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저 사람은 뭔가 좋아하는 음료를 천천히 마시면 마음이 진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무라카미 류의 '55세부터 헬로라이프' 에 나오는 글이다. 모든 에피소드에 '마시는 것의 힘' 이 나온다. 이 책 기대 이상으로 좋았는데, 영 리뷰 컨디션이 메롱이라 백자평만 근근이 썼다. (100자평이 0이고 리뷰가 많으면 100자평 써서 0 없애고 싶은 기이한 충동이 있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읽고 찬찬히 리뷰 써보고 싶은 책이다. 제목이 뭔가 가볍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다만, 이 책이 무라카미 류의 책이라는 거에 좀 놀라고, 나도 내가 읽는 작가도 함께 나이들고 있구나, 동시대 작가란건 좋구나 싶기도 하고, 내가 이 책을 삼십대에 읽었어서 이만큼 와닿는데, 이십대에 읽었어도 와닿았을까? 사십대, 오십대에 읽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든다. 



 원서표지도 번역서 표지도 맘에 안든다만, 둘 중에는 

 번역본 표지가 더 낫다.














아침에 일어나니 ttb 적립금이 들어와 있길래 


(여러분, 제가 매일 얘기하고 싶은데, 딱 한 달에 한 번만 얘기합니다. 위, 아래, 위,위,아래, 의 책장, 제가 매일 매일 애정으로 관리하는 책장의 책을 클릭하시는 거. 클릭하고 구매하시는 거가 저에게 적립금으로 들어옵니다. 윗책장에는 제가 사려고 하는 책이 있고, 아래에는 읽은 책들 중에 가장 좋았던 책들이 있답니다.)



책을 샀다. 



 

한병철의 신간 '심리정치' 

 

 '피로사회'와 '투명사회' 강추. 

  저자 이름만 보고 망설임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책이 얇고 작지만, 한 번 아니고 두 번, 세 번 읽어야 그제야 한 번 제대로 읽는 것 같다. 










 

지난달 chaeg 을 사두고 훑어보기만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4호 도착하면, 3호와 함께 읽어보고 계속 살지 어떨지 정해야지. 이 즈음에 나온 다른 책잡지들에 비해 이 잡지가 좋았고, 

 제목이 Chaeg 이라니 이상하지 않아 싶겠지만, 책으로는 절대 검색할 수 없을꺼야.











 

서정적 게으름, 

일하지 않습니다. 라니 끝내주는 제목들이네. 













이런 책들을 샀습니다.



55세부터 헬로 라이프.으로 시작과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겠죠?" 

어지간히 부자이거나 어지간히 재능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무리일 것이다. 나카고메 시즈코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어지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배우에 비유하면 알기 쉽다. 초일류 배우는출연할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배우는 들어오는 일을 거절할 수 없다. 

"그게 실은, 스스로 인생의 모든 것을 선택할 수있는사람은 없어요." 

상담원은 그렇게 대답했다. 

"나카고메씨가 비유로 든 배우역시 정말 하고 싶은 배역이 평생동안 그리 많지는 않을 거예요 아무리 재능있고 돈이 있어도 인생의 모든 일이라는게 뜻대로 풀리지 않는법이죠. 일이든 생활이든 타인이랄까, 상대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아무튼 타인은 로봇이 아니니 자기 마음대로 부릴 수는없을 테고요. 다만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지를 생각하는 사람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크게 다르지 않을까요?"


새벽에 일어나 책 읽고, 서재에 글쓰기는 눈 뜨자마자 물을 끓이면서 시작된다. 

따뜻한 커피를 음미하며 몸과 마음을 깨운다. 그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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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6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16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55세부터 헬로라이프 스토리콜렉터 29
무라카미 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나도 나이들고, 내가 읽는 작가도 나이드는구나. 동시대 작가의 책을 읽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고령화시대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일본의 시류에 딱 맞는 중편들로 현실적인 동시에 감성적이고, 무기력한 중에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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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해신 서의 창해 십이국기 3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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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국기에서 가장 듬직하고 걍력한 왕인 쇼류와 그의 기린 로쿠타의 시작을 알린다. 기린은 가장 강하고 동시에 한없이 약하고 자비로운 존재. 천기를 받아 왕을 선택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선택을 의심한다. 일련의 사건으로 로쿠타는 마침내 일말의 불안감마저 떨치고 마침내 완전히 왕을 믿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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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젤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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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는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악마소환술을 발동하여(?!) 악마를 소환한다. 

는 설정은 오컬트, 호러 뭐 이런 장르를 떠올리게 만들지만,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집 '아자젤'에 나오는 악마 아자젤은 귀엽고 유쾌하다. 일단 이 악마는 2cm 의 작은 크기다. 빨간색이고, 1cm 정도의 꼬리를 달고 있으며 머리에는 작은뿔이 두 개 나있다. 

조지가 아자젤을 불러내면, 매번 엄청 삑삑대면서 나오고, 불평하고, 조지를 포함한 인간을 열등동물로 무시하지만, 아침에 약하다. 그리고, '윤리적'이다. 비윤리적인 일은 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조지와 1인칭 화자, 아이작 아시모프 본인 캐릭터인 작가가 바나 레스토랑에서 만나서 조지가 자신이 아자젤을 통해 도와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식으로 진행된다. 


재미포인트는 아자젤이 조지의 소원을 들어주어 사람을 도와주는데, 그게 인간의 부탁을 악마의 눈으로 보고 듣고 이해해 들어주는거다보니 꼭 기대한것처럼만 흘러가는 건 아니라는 거. 그리고, 조지가 끊임없이 화자, 아이작 아시모프를 능력없는 작가로 까는거. 


콩트같기도 하고, 우화같기도 해서 의오성의 결말을 기대하면서 낄낄대다가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은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의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소설 속에서 아이작 아시모프가 조지에게 절대로 자신에게 아자젤을 위한 호의를 보여주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나 역시 아자젤이 들어주는 소원은 노땡큐지만 (절대 좋게 끝날 것 같지가 않아;;) 소원을 들어주는 윤리적인 악마가 있다면, 내가 원하는게 뭔지는 공상해볼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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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의다락방 2015-03-13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재밌겠네요. 언젠간 읽어봐야겠어요. 찜. ㅋ

darmdarm 2015-03-13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까맑까했는데 구입해야겠네요^^

하이드 2015-03-13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가 시니컬하면서도 귀엽고 재미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