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쓰고 싶지만, 컨디션이 메롱이라, 페이퍼로라도 정리. 지지난주엔가 이 닦다가 오른쪽 어금니 옆을 칫솔로 쑤셨는데, 한 일주일쯤 꾹 참다보니 가라앉...자마자 더 심하게 쑤셔서 며칠째 고생이다. 턱이 돌아갈 것 같..  문명인답지 않게 나는 아프면 나을때까지 꾹 참는 편인데, 너무 거슬리게 아파서 입안에 바르는 약도 사서 부지런히 바르고 있다. 칫솔 때문이다. 부드러운모와 중간모를 사용하는 편인데, 이번에 산 오랄비 칫솔모가 매우 딱딱했다. 나름 시원한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썼는데 참사. 배아프거나 머리 아픈것보다는 낫다고 자위하고 있는데, 엄청 거슬리고 오른쪽 잇몸이 아파서 입안이 긴장하고 있는지 턱도 아프고 혀도 아프고, 입도 바짝바짝 마른다. 


더위는 가셨지만, 얼른 아물기를 바라며 계속 책을 읽었다. 


 읽은 책들 중에는 이 책이 흥미진진. 호러물? 크리처물? 길지 않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이 전에 읽었던 책들에 대해 좀 생각해봤는데, '허즈번드 시크릿', '걸 온 더 트레인' 이런 책들. 500쪽 넘는 책들인데, 아마 이 장르를 '도메스틱 스릴러'? '칙누아르'? 뭐 이렇게도 부르는 그런 장르. 미드 '위기의 주부들' 같은 그런 교외의 위기의 주부들이 주인공이고 '남편이 범인이야'! 하는 그런 책들? 술술 넘어가기는 하는데, 읽고 나면 별로 개운하고 '아~ 잘 읽었다!' 이런 느낌이 전혀 없는.. '나를 찾아줘'도 이 부류에 넣곤 하던데, 그건 좀 다른 것 같다. 여자와 남자가 골고루 주인공이고, (허즈번드 시크릿이랑 걸 온 더 트레인은 남자소설에서 여자가 그렇듯,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들이 클리쉐라고 해야 하나, 스테레오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캐릭터가 지루하기 짝이 없다.) 뭔가 여기서 여기까지.라고 정해 놓은 바운더리를 왔다갔다 하는 그런 에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깐..내가 호러물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버드박스'의 이야기가 새삼 신선하거나 한건 아니지만, 그리 길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게 재미 있었다. 추천.한번씩 이렇게 종말물을 읽어주면 집에 막 통조림도 쟁여두고 싶고 좋다. 


독일작가인데 이름이 가물가물하지만, '벽'이라는 책이 있다. 종말(?)후 벽으로 둘러 쌓여 여자 로빈슨크루소처럼 살아가는 내용인데, 여자의 경우와 남자의 경우를 비교하며 에코페미니즘의 측면에서 읽히기도 하는 책이었다. 버드박스는 캐릭터에 대한것보다 '미지에 대한 공포' 를 강조하는 스토리 위주의 책이긴 하지만, 여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다른 종말물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다니구치 지로의 책은 지루하지만 나쁘지 않네.정도였는데, 메이지 시대를 조명한 이 책을 읽고, 세키카와 나쓰오의 글을 읽다보면, 아, 진정 천재구나. 

'그래픽 노블'이란 것이 단순히 만화. 그림책.이 아니라, 글로 보여줄 수 없는 것을이렇게 드러내주기도 하는구나. 하는걸 새삼 깨닫게 해준 책.



이 책 읽으니 메이지 시대에 대해서도 부쩍 더 관심 가고 찾아 읽어야지 싶다. '메이지 시대'에 대한 좋은 안내서. 

당대의 일본 문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 이 시대도 너무나 흥미롭고, 나쓰메 소세키 이야기가 나와서 무조건 좋기도 했고. '도련님'의 시대의 '도련님'은 당연히 나쓰메 소세키의 그 '도련님'이다. 


 

히라가와 가쓰미의 '소상공의 권유'는 작년 대히트쳤던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에 나온 책이기도 한데, 여기선 '쇼와시대'를 추구한다. '그때가 좋았지' 의 쇼와시대. 


근데, 제목에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는 책 내용과 좀 안 맞지 않나. 

아주아주 얇은 책이었을 것 같다. 막 50쪽짜리.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정말 재미나게 읽었는데, 이 책은 뭐.. 둘 중에 하나 읽는다면 당연히 빵집 추천. 









 

 오랜만에 읽는 오쿠다 히데오의 책. 

 영미권 '도메스틱 스릴러'는 읽고 나서 허무한데, 이런 것도 '도메스틱 스릴러'로 들어갈까? 

 이것도 딱히 읽고 개운한 기분은 아니지만, 재미있었다. 

 그러고보니 '허즈번드 스토리'에 '걸 온더 트레인'에 '나오미와 가나코'까지 순 쌍놈들 나오는 책들만 연짱으로 읽었네. 


 나쁘지 않았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여자' 책들 중에는 이거보다 괜찮은 책들이 많지. 

 결말은 맘에 들었다. 모아니면 도고 모거나 도거나 작가의 결정이었을꺼라 생각하는데, 나는 이 결말 찬성일세. 








 십이국기 시리즈가 '라노벨'이던가? 이렇게 감질나게 나오는걸 읽어야 한다는게 피곤하지만, 일단 사고, 일단 읽으면 재미있고 통쾌하다. 












 850페이지쯤 되는 책을 읽으니 읽어도 읽어도 계속 이 책이야.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다보니 당연히 지루할틈 없이 재미있다. 스기무라를 좋아하기도 하고.  분량은 엄청난데, '악'의 전염'이라는 주제가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범죄도, 동기도, 해결도 그냥 그랬음. 


근데,마지막에 나오는 스기무라의 상황은 다음편이 엄청 궁금해진다. 시리즈물의 힘. 

읽다보니 이 책에 나오는 편집장이라던가 비서들 '풍문'에 나왔던 비서님들 떠올리며 읽게 된다.캐릭터 좋고, 범죄자 직업이 특이했는데, 좀 더 잘 드러났으면 아쉽고, 여튼 사건외적으로 스기무라의 마지막이 상당히 쇼킹했으므로 좋은 독서였다. 





아.. 혀뿌리랑 입 안 옆이랑 혓바닥이랑 아프다. 


책 한 권만 더 있고, 꽃시장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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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동자 2015-08-25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은 이미 일드 <베드로의 장렬>로 나와있어요. 드라마로 보면 악의 전염이 실감나게 다가와요. 한 번 보세요. ^^

하이드 2015-08-25 10:57   좋아요 0 | URL
일드도 괜찮나봐요. 일본미스터리는 영화로 가면 늘 망하던데, 드라마는 잘 뽑기도 하더라구요. 사실 책은 그냥 그래서 드라마 기대치는 없으니 한번 봐볼까 싶네요. ^^

2015-08-25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5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5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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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남편들의 비밀 이야기. 술술은 읽히는데, 바로 다음장이 뻔히 예상되고, 주입식 결말은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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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만리 여명의 하늘 - 하 십이국기 4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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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왕이 되었지만, 왕이 되고난 후 역시 만만치 않은 경왕. 경왕을 보기 위해 경으로 온 또래의 두 명까지의 성장하는 모습이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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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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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읽은 책들 중 가장 술술 첫페이지부터 마지막페이지까지 읽은 책이 아닌가 싶다. 때론 웃기고, 때론 뭉클하고, 때론 슬프고. 그러니깐, 오베라는 남자가 완전 무뚝뚝하고, 화 잘 내는 남자라는 건 알았는데, 그 오베에 소냐와 고양이와 이웃들이 더해지니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남자가 되어버렸다. 소냐는 범상치 않지만, 그런 소냐라서 범상치 않은 오베를 알아본 거겠지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완급도 대단하다.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단 한순간도 없다. 


과묵의 끝을 달리던 오베는 어느날 가만히 있지 않기로 결정하고,  화를 내기 시작한다. 그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그의 삶의 이유인 소냐가 있는 동안은 괜찮았지만, 소냐가 가고난 후, 그는 소냐에게 가기로 한다.  그의 자살 시도들을 막는건 허접한 현대의 제조품들과 그 이름처럼 나비같은 임신한 이웃과 흰셔츠를 입은 사나이와 고양이. 허접한 제조품은 어쩔 수 없지만, 그를 막는 살아 있는 존재들은 겉모습이야 어떻든 오베의 선의로 인해 오베 스스로 자신의 자살에 실패하게 만든다. 


특별한 큰 이야기 없이 오베의 회상과 오베의 이야기로만 이렇게 짧지 않은 분량이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다니 놀랍다. (줄거리를 적으려고 하니, 별 줄거리가 없다!) 그러니까 이건 '오베'라는 남자의 이야기. 


실제로 오베같은 남자를 만난다면 어떨까. 스쳐지난다면, 저..저.. 영감탱이. 하고 지날지 모르지만, 사실, 원칙을 지키고, 대단히 뛰어난 능력자인 오베는 아마, 주변인들에게 소설 속에서처럼 인기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라건데, '소냐라는 여자' 라는 제목으로 소냐의 눈으로 본 오베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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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인간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수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저의 책 <책이여,안녕!>의 제목은 러시아의 소설가 나보코프가 발표한 대표작 <선물>에서 인용한구절입니다. 책속 주인공은 영원히 살지만(작중에서는 죽는다고 해도), 책을 쓴 작가는죽습니다. 죽기 전 자기가 쓴책에 이별을 고하게 되지요. 


저도 그런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노작가입니다.게다가 저처럼 독서가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간은,제가 읽어온 책에게도 마음을 다해 "안녕"이라고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제 인생의 책'이라 할 만한 이런저런 책들과 이별하는, 그러면서 가능하면 여러분께 그책을 건네드리는그런 의식을 치러보고자 합니다.당연히 저보다 많은 날을 살아갈 여러분께서 그 책들을 기억해주시겠지요.이 점에 미리 감사드리며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은 쉬이 읽히는 책은 아니다. 전반부 내내 이게 읽는 인간인가,번역하는 인간인가. 고민하며 번역교과서 읽듯 (이 책이 강의 모아 놓은 거기도 하고) 읽어내야 했는데, 그것이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법' 이었던 것이다. 


최근에 다니구치 지로가 그리고 세키카와 나쓰오가 쓴 '<도련님>의 시대' 를 읽고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나쓰메 소세키와 그 시대의 이야기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신경증이 있었고, '살기 위해' 글을 썼다. 오에 겐자부로도 비슷하다. 독서를 통해 인생을 만들어가고( 클리쉐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실로 책 속의 캐릭터와 책 속의 글을 가이드로 살았다.책이 찾아왔다.고 이야기한다.) 그걸 글로 써낸다. 그의 책들에 나오는 주제는 그가 읽는 책들이고, 그의 삶을 녹여낸 것도 그의 책이었다. 그에게 읽기와 쓰기와 삶은 하나인양 연결되어 있다. 그가 읽는 책이 그이고, 그가 쓰는 책이고. 이게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온다.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렇게 읽을 수도 있고,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 하고 말이다. 


그런 그가 자신이 읽어온 책들에게 마음을 다해 '안녕' 이라고 말하고, 그 책들을 독자들에게 건네주겠다고 말한다. 


오에 겐자부로가 평생을 읽어온 몇몇 작가들과 작품들이 나오는데, 세 작가 정도를 메모해두었다. 

단테의 신곡, 그리고, 에드워드 사이드의  책들. 그리고, 오에 겐자부로의 책들이다. 그동안 읽었던 것과는 다르게 다가올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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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오소리 2015-08-17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살까말까고민중이었는데 이글보고사고싶어지네요!

하이드 2015-08-18 06:54   좋아요 1 | URL
책이 두껍지 않은데, 되게 오래 붙잡고 읽었어요. 오에 겐자부로 책은 그동안 몇 권인가 읽었는데, 작가가 다시 보이는 글쓰기였습니다.

푸른희망 2015-08-1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책은 이제 그만!했는데 이 책이 몹시 끌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