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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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The Story of More 를 연말에 읽었다면, 나는 쇼핑을 좀 덜할 수 있었을텐데, 냉장고와 냉동실에 있는 붉은고기들과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닭가슴살 등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다. 

아침에 냉장고를 열면서, 지구는 달라졌는데, 나는 풍요롭고 자빠졌네. 이런 기분. 

나는 풍요롭지만, 달라질 수 있다. 별거 아니지만, 1월의 정기를 받아, 3일째 무소비데이를 이어가고 있다. 

워낙에도 1월부터 돈 안 쓰려고, 12월에 이것저것 쟁여놓은거긴 하다. (이런 바보를 부르는 이름이 독일어로 있을텐데..) 


모든 뉴스가 코로나로 통하기 전까지만해도 기후위기로 30년안에 어쩌지 않으면 망한다는데, 어쩔꺼냐! 초긍정론자답지 않게 비관론에 몸과 마음을 실었는데, 정신 번쩍 차리게 된다. 


코로나 팬더믹과 기후위기는 상쇄하고, 가속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코로나로 '비행기'가 멈췄다. 도시가 멈췄다. 

코로나로 배달음식이 늘어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폭.발. 했다. 


나는 코로나를 위기로 인식하고, 식량을 쟁였고, 그만큼 더 먹겠다고, 지구의 기후위기 초시계를 몇초나마 앞당겼을지도 모른다. 


책으로 돌아가면 

식량파트에서는  곡식, 가축, 물고기, 설탕, 음식물 쓰레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엄청나게 효율이 높아진 곡식재배, 거기에 때려붓는 살충제와 영양제, '온실'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는 어마어마한 석탄연료, 다 소비되지 못하고, 버리느라 또 소비되는 석탄 연료, 그걸로 '바이오' 연료를 만들며, 전기와 석탄연료를 소비하는 아이러니.. 


가축파트는 늘 읽기 괴로워서 흐린눈으로 보는데, 


" 이 나라의 거대한 지역은 각기 다른 살육에 특화되어 있다. 네브래스카와 콜로라도, 캔자스의 대평원에서는 매년 3,000만 마리의 소가 도살된다. 아칸소에서 조지아까지 넓게 뻗은 '깃털 지대'에서는 매년 90억 마리에 이르는 엄청난 수의 닭이 도살된다. 아이오와를 둘러싼 미국 중서부 위쪽 지역에서는 매년 1억 2,000만 마리의 돼지가 도축되고 있다. " 


" 매년 오스틴을 방문하는 700만 마리의 돼지 대부분이 스팸 형태로 그 마을을 떠나며, 스팸은 0.078초당 한 캔 꼴로 80개국에서 소비된다. 저녁 파티장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이런 통계 수치를 내민 적은 없다. "자자, 이제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가혹한 제안에 굴복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회 있을 때마다 고기에 관해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믿을 수 없으리만치 많은 양의 고기를 먹고 있기에, 우리는 고기에 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 20세기 들어 모든 사람에게 어린 시절의 의미가 변했겠지만, 송아지만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진 경우도 없다. 1950년대에, 송아지는 생후 3개월이 지나야 45킬로그램을 넘어서는 것이 보통이었다. 오늘날은 태어난 지 50일만에 90킬로그램을 넘어선다. 오늘날 젖소는 매일 20리터의 우유를 생산하는데 이는 50년 전의 두 배가 되는 양으로, 다른 존재에게 젖을 먹이느라 시간을 보내온 누군가는 크게 감사할 통계 수치라 하겠다." 


곡물의 생산성이 놀라운 수치로 오른 것을 볼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동물의 생산성??이 놀라운 수치로 오른 것을 보니, 괴롭고. 육류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엄청난 자원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비건이 되어야할 것 같다. 음식물 쓰레기 만들면 안되니깐, 일단 냉장고 비우고, 그 다음에는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지. 붉은 고기, 몸에도 안 좋음. 


"담수의 30퍼센트는 고기를 얻기 위하 가축의 생산과 사육, 도살에 쓰인다. 감금 상태에서 도축을 기다리는 250억 마리의 소와 돼지, 닭에게는 엄청난 양의 약이 주어진다. " 이런 약들은 동물의 몸에 흡수되지 못하고, 배설물과 섞여 방출되어 지표수에 스며들어 지하수로 흘러든다. 육류 생산을 위해 매년 16억 톤이 넘는 곡류를 먹인다. 동물에게 3킬로그램의 곡물을 먹여 얻는 고기는 0.5킬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10억 톤의 곡물을 소비하는 동안 또 다른 10억톤의 곡물은 동물의 먹이로 소비되고,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게 되는 것은 1억 톤의 고기와 3억 톤의 분뇨다.


고기에 대한 이야기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해산물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보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1킬로그램의 연어를 얻으려면 3킬로그램의 연어 먹이가 필요하고 

1킬로그램의 연어 먹이를 얻으려면 5킬로그램에 이르는 물고기를 갈아야 한다. 

양식장의 연어 1킬로그램을 얻으려면, 바다에 사는 작은 물고기 15킬로그램이 필요하다.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 3분의 1가량이 분쇄되어 양식장 물고기의 먹이로 사용된다. 

바다생물 먹이 없어지고, 바다생태계 깨지고 지구멸망~ 


어떤 이야기를 해도 지구멸망 엔딩으로 가는 지독한 게임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게임이 아니고, 현실이고. 


다음은 설탕 이야기. 

1970년대에 전무했다가 2000년 전체 칼로리의 10퍼센트를 차지하게 된 그것, 액상과당의 가파른 사용 증가는 비슷한 시기 미국인들의 체중 중가와 겹쳐지며 비만의 만연과 액상과당의 책임에 관한 과학자들의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순수한 옛날 형태의 설탕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1969년 전 세계 인구는 6,000만 톤의 설탕을 소비했고, 그 후 전 세계 설탕 소비량은 세 배로 뛰었다. 


"우리 접시에 올라오는 이 모든 설탕과 고기, 채소, 곡류, 계란과 치즈 같은 유제품에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음식물들은 어디서 끝을 맞게 될까? 

그 중 40퍼센트의 음식은 바로 쓰레기가 되어 버린다."  


아, 난 음식물 쓰레기 얘기만 나올줄 알았는데, 현대의 인간은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싼다. 

1980년 이후 필라델피아 인구수는 그리 큰 변화가 없지만, 평균적으로 미국인은 그때에 비해 매일 15퍼센트의 음식을 더 먹고 있다고 한다. 15퍼센트의 음식을 더 먹고 있고, 따라서 15퍼센트 더 많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의 중간점검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라. 

우리 자신으로부터 스스로를 구하도록 해주는 마법은 없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21세기 궁극적인 실험이 될 것이다.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는 것이 가장 커다란 과제이다. 


연료 파트를 요약하면, 친환경 에너지라 불리는 수력, 화력, 태양력, 바이오 연료들은 지금 소비되는 전력을 감안하면, 지극히 미미하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 파괴와 또 다른 석탄연료를 소비함. 


왜 이렇게 빠르게 망해가고 있는데, 변화는 더딘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무언가를 '덜'해야 하는데, 자본주의는 기업은 '덜'해서는 돈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30년 후에도 이 지구에 살고 있고, 그 후에도 살아야 할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야 하고, 그런 리더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자원 절약이 '풍요의 이야기'를 쓰도록 부추겨온 산업계와 완전히 불화를 이루지 않는 척하는 것도 소용없고, 지난 50여년 넘게 이어져온 소비의 증가가 더 많은 이익, 더 많은 수입, 더 많은 부의 추구와 관계 없는 척하는 것도 소용 없는 일이다. 이런 결합이 문명을 건설하는 유일한 방법인지 주위를 둘러보고 스스로에게 질문할 때다. 그런 추측이 모두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각자는 언제 어디서 더 많이 소비할까 대신 어떻게 덜 소비할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비즈니스와 산업계가 우리를 대신해 이런 질문을 던질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호프 자런은 이 책에서 지금의 급박한 상황과 우리가 해야 할 일. 전지구적인 일에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끼는대신, 우리가 함으로써 바꾸어나갈 수 있는 '희망' 을 쓰고 있다. 


" 물론 희망은 있지.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나는 강하게 믿는데, 네가 그 희망을 스스로 지켜갈 수 있다면 좋겠구나.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로 내 삶이 채워져 있어서 나는 희망을 갖게 된다. 내가 아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줄 데이터를 모으느라 자신의 인생을 바치고 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살마이 아침 일찍 연구실에 나와 늦게까지 머물며 해수면 상승과 온도 상승과 극지방 해빙의 정확한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현장으로 걸어 들어가 무엇이 존재하고 무엇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지 확인한다. (..) 과학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과 마찬가지 상황에 놓여 있다.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연구비는 모자라지만, 이 모든 것을 알아내는 일을 중단하는 데에는 확고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 


나는 환경문제, 기후위기에 관해 좋은, 평범한, 망하지 않는 결말이 상상되지 않는데, 과정 또한 중요시 여기니, 내가 조금이라도 종말시계를 늦추고 있고, 그 시계를 늦추는데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치고, 매일을 그 길을 걷는다면, 의미 있고, 행복한 일이므로, 여섯번째 종말까지, 매일 사과나무를 심을거다. 



온 우주는 변화이고, 

인생은 의견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 (121~ 180년)


" 나는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도 한다. 게으른 허무주의에 유혹당해서는 안 된다고. 한 가지 해결책이 우리를 구해주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하다. 우리가 먹는 모든 끼니, 우리가 여행하는 모든 여정, 우리가 쓰는 한 푼에 지난번보다 에너지가 더 사용되는지 덜 사용되는지를 고민하며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힘을 갖고 있다.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 



우리는 이루어낸 모든 것의 40퍼센트를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는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우리 아이들은 자라나고 우리 몸은 시들어가고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찾아온 죽음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버리기 위한 목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느라 시간을 쓰고 있다. 음식물을 쓰레기 매립지에 던져 넣을 때 우리는 그냥 칼로리 덩어리를 던져 넣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던져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풍요에 대한 무자비한 추구에 이끌린 결과, 우리가 공허하고 소모적이고 명백한 빈곤의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제 잠시,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때다. 정말 이렇게 살고 싶은가? - P113

변화의 궤적을 바꾸는 개인의 잠재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1977년 미국의 계관시인인 W.S. 머윈은 마우이의 쓰레기 하치장에 나무 심는 일을 시작했다. 40여 년이 흘러 약 8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그 땅에 400종이 넘는 열대성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자나무도 그곳에 보존되어 있다. 앞으로 몇 세기 동안 여섯 번째 대멸종을 막고 싶다면 이러한 행동이 필요하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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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21-01-03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의견이다!‘ 의견을 내보지도 못하고 죽고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욕이 나네요. 하이드님 감사합니다.

하이드 2021-01-03 13:16   좋아요 0 | URL
좋은 말이지요? 가슴에 새기고 필요할 때 지지말고 꺼내야겠습니다.
 
안녕은 단정하게 - 볼티모어 부고 에세이
매리언 위닉 지음, 박성혜 옮김 / 구픽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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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Baltimore Book of the Dead 

번역본 제목은 '안녕은 단정하게' , 부제는 '볼티모어 부고 에세이' 


원제와 번역본 제목과 부제까지 다 좋은 책은 오랜만이다. 


아주 두꺼운 부고 모음집 책을 샀던 적이 있다. 아주 두꺼웠음. 대사전 같았고, 아주 지루해서 아주 심심할 때도 앍기 힘들었다. 


이 책은 부고에세이이다. 

부고에세이라는 장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지만, 이 책에 적절한 부제다. 


서문에 저자가 하우스 파티에서 이런 책을 쓰고 있다고 소개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작업중인 원고 낭독회를 하게 되는데, "사람들의 반응을 들어볼 기회가 없던 차라 꼭 그렇게 해 보고" 싶다고. 

근데, 사람들이 너무 싫어함. "제발요, 전 지금 휴가를 보내러 왔어요. 이렇게 우울한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본인의 방으로 가 버리고 만 사람, "그냥, 계속 할까요?" 물어보니, 주최자는 이 역시 별로 동의하지 않고, 저자 부부를 초대한 일이 후회스러울 지경에 다다랐으며, 남은 사람들은 저자의 글이 얼마나 우울했는지, 죽음이라는 주제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적절했는지 토론을 이어간다. 


시작부터 이 책의 원고를 사람들이 싫어했어. 라는 에피소드를 이렇게나 재미있게 쓸 일인가 싶다. 

그리고, 길게 길게, 왜 우리가 죽음에 대하여 말해야 하는지, 죽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가족에서 셀럽까지, 금붕어, 개,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다양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좀 시적이기도 하고, 저자가 유머리스트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서문의 에피 빼고, 유머러스한 부분이 나오지는 않는다. 

산문시 같은 느낌을 받기는 했다. 


죽음에 대한 어떤 과잉 없는, 생활의 일부분으로서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죽음에 대한 책을 많이 읽는데, 이런 톤은 처음 읽어본다. 한 번 읽으면서, 얼른 다시 읽고 싶은, 곱씹어 보고 싶은 책이다. 연말에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연초에 읽었다면, 연초에 읽기 좋은 책이라고 말했을 것 같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부고 에세이 각각에 한 사람/ 동물의 죽음과 이야기와 남은 사람의 소회가 꽉꽉 차 있다. 

죽음의 소식을 들었을 때, 남은 사람이 느끼는 주마등 같은 에세이다. 


지난달에 다시 읽은 책 중, 프레드 울만의 '동급생'이 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한 주인공의 인생이 강한 임팩트를 주는 소설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몇몇 부고를 읽으며 생각했다. 나는 어떤 문장으로 남고 싶을까. 고양이 세 마리와 책을 읽고, 책을 쓰며, ㅇㅇ를 ㅇㅇ하고, 현재에 만족하며 살았다.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내가 지금 일을 좋아하는 구나, 깨달았다. 

역시, 연말에 읽기 좋은 책인 것 같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우울하지 않다. 만약 그런걸 기대한다면, 그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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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디자인 45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정지영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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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와서 이것도 습관 책인가? 싶은 책들도 보인다. 

이 책도 좀 그런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 은 내가 생각하는 습관인데, '여간한 일로 화내지 않는다', '한정된 기간에 압도적으로 노력한다', '행복을 인식하는 능력이 강하다' 등등도 보통 생각하는 습관의 영역에 들어가나 의문. 

상위 1% 사람만이 실행한다는 것도 좀 이상함. 부자의 특징, 착하다. 뭐 이런 느낌이었다고. 

약간 그런 기분으로 읽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뽑아내는 독서로. 


"나는 치과 치료를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고, 사회에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단순한 치과 치료만이 아니라 환자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의료를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저자는 치과의사다. 치과를 운영하다가 어느 날 마음치료에 눈 뜨고, 마음치료와 세미나를 하고, 책을 냈다. 


습관디자인 09 TIME MANAGEMENT

잘 풀리는 1%의 사람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강하게 의식한다.

안 풀리는 99%의 사람은 시간이 무한하다고 착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인생의 수준이 결정된다. 그래서 나는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시간이다. 가장 소중히 해야 할 것은 시간이다.' 라는 생각을 중요시하며 살고 있다. 


이 부분 읽으면서, 시간 거지에서 시간 벼락부자가 되어 시간을 흥청망청 쓰고 있는 나는 잠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나에게 정말 없었던 거고,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데, 없어서 힘들었던 '시간' , '시간'이 많아졌는데, 시간을 잘 쓰지를 못해. 시간도 써 본 사람이 쓴다고. 이제, 나는 잘 써본 사람이 될거지만. 남이 시키는 일, 사실은 내가 남에게 나에게 시키라고 한 일. 을 하며 시간을 쓰면 잘 간다. 하지만, 내가 나에게 시간을 쓰라고 시간을 주면, 그에 관련된 생각과 능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요즘 깨닫고 있다. 시간 소중한거야. 잘 쓰라고. 


"시간은 엄밀하게 자기만의 것인데, 다른 사람의 시간과 나의 시간 사이에는 확실한 경계가 없다. 더구나 간단히 서로의 시간을 침범할 수 있다. 이것도 시간의 특징이다. (..) 요즘은 확실히 마음을 먹지 않으면 혼자가 될 수 없는 시대다. 인터넷을 사이에 두고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뭔가 불안하고 쓸쓸하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이것은 극히 위험한 징조다. 이렇게 항상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으면 어떻게든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 점차 자기 자신과 마주하지 못하게 되어 정신적인 자립이 위태로워진다. 일부러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 자기 자신과 확실히 마주해야 사소한 일로는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을 지킬 수 있다." 


이 부분도 메모. 독서는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읽고, 쓰는 시간을 많이 만들자. 


분노에 대한 팁도 좋았다. 

저자가 발견한 분노를 마주하고 극복하는 방법은 

"바로 어느 쪽이 이득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즉 화를 내는 경우와 분노를 억제하는 경우 중 어느 쪽이 이득인지 자문해본다." 


사실, 이건 내가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일은 벌어졌고, 돌이킬 수 있다면, 돌이키는데, 돌이킬 수 없다면, 계속 화나 있으면 나만 손해. ㅇㅇ가 너를 놀려서 기분이 나빴어? 무시해. 그래도 계속 화나요. 그럼 너만 손해지. 놀림 당한거도 기분 나쁜데, 계속 화도 나 있으면, 너 손해잖아. 무시하거나, 복수하거나, 항의하거나, 일러. 어떻게할지 결정하고, 이제 화는 그만 내자.


그리고 또 이 책에서 건진거. 이 책 뭐여. 습관책이여 뭐여.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꽤 많이 나를 돌아볼 수 있었으니 좋은 독서였다. 


습관디자인 37 SELF INVESTMENT

잘 풀리는 1%의 사람은 한정된 기간에 압도적으로 노력한다. 

안 풀리는 99%의 사람은 어중간한 노력을 질질 끌면서 지속한다. 


인생에는 압도적으로 노력하는 시기도 필요하다. 압도적이란 질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아무도 트집을 잡을 수 없을 정도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단언할 정도로, 전부 불태웠다고 할 만큼 열심히 하는 것이다. 


단, 이런 노력은 길게 지속하지 못하고, 기간한정으로. 저자는 대학원 시절, 보통 6년 걸리는 걸 4년만에 하느라 열몇시간씩 공부했던 걸 예로 들고 있다. 나도 꽤, 압도적까지는 아니라도 꽤 노력했던 적이 있는데, 그래서 덧붙이고 싶다. 

'자신을 위한' 압도적 노력의 기간이 필요하다. 자신을 위한거여야 한다! 

압도적 노력으로 뭔가를 성취했을 때, 그 성취감도 압도적이고, 자신에 대한 절대적 신뢰감도 생기고, 그렇게 살면서 든든한 무기 하나 가지고 가는거지. 


압도적으로 노력해서 책을 읽는거..는 말 안되지? 압도적으로 노력해서 글을 쓰겠다. 압도적으로 영어공부를 해서 ... 

압도적으로 노력해서 달리기.. 압도적으로 노력할 것을 찾는 것부터가 시작이겠군. 


마지막으로 잘 풀리는 1%의 사람은 행복감이 높고, 행복을 인식하는 능력이 강하다고 한다. 

이건 나야 나. 


예전에 베프의 베프와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서 ㅇㅇ이는 행복점이 참 많아서 부럽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좋은 얘기였어서 평생 간직하는 그런 얘기 몇 가지 있잖아. 다들. 이 이야기도 그 중 하나였다. 


좋은 이야기는 동전의 한 면처럼, 그 뒷면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뒷면도 꾸준히 의식하는 한 뒤집힌거보다는 지금 보이는 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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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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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는 저자의 의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후반부는 암선고를 받고 나서의 이야기이다. 


책의 시작은 저자의 체중이 급격히 빠지면서 저자도, 의사인 부인도 짐작하는 아주 안 좋은 암을 선고 받기 전의 상황이 나오는데, 저자가 검사 받지 않아서? 뭔가 문제가 있는데 이야기하지 않아서? 별거하기로 한다. 좀 이해가 안 간다. 날고 기는 의사가 말기암의 증후가 분명한데, 검사를 받지 않고, 치료를 늦추는 이야기. 


저자의 어린 시절과 의사가 되어 승승장구하며 암선고를 받기 전까지의 이야기는 지루했다. 

문학을 좋아해서 문학 이야기 하는 것도, 뇌과학에 대한 책을 읽고, 신경외과에 들어가서 환자를 치료하며 의사로서의 소명을 이야기하는 것도 환자와 아픔, 죽음을 자신의 성장 이야기로 연결시켜서 이 부분들도 좀 참고 읽어야 했다. 


후반부는 빨리 읽히는데, 치료를 받고, 급격히 죽음으로 향해가는 저자의 행보가 적나라해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엿보는 기분이었다. 암선고, 많이 퍼진 중증의 암선고를 받았는데, 신경외과 의사를 계속하기 위해, 자신의 소명이니깐, 단 몇 개월, 단 1년이라도 신경외과 의사로 살기 위해 그렇게 열 몇시간씩 일해야 했는지. 그 선택이 숭고해보이기보다는 미련해 보인다. 불치병의 시한부에 몸을 혹사시키면서 체외수정으로 아이를 가지기로 결정하고, 아이를 낳기로 선택하고 말이다. 


아기를 가지는 것을 고민하면서 최종 결정은 루시가 내려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고 한다. "결국 그녀 혼자 아기를 키워야 할 텐데, 내 병이 악화되면 나까지 돌보느라 더 힘들 것이었다." 


루시는 "아기가 생기면 우리가 제대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을까?" "아기와 헤어져야 한다면 죽음이 더 고통스럽지 않을까?" 

거기에 대한 저자의 답은 "그렇다 해도 아기는 멋진 선물 이니겠어?"


책이 잘 되어 다행이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죽게 만드는 것의 정체와 앞으로의 진행상황까지 잘 아는 사람이 깨닫게 되는 죽음에 대한 통찰력은 날카롭다. 


"나는 나 자신의 죽음과 아주 가까이 대면하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동시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암 진단을 받기 전에 나는 내가 언젠가 죽으리라는 걸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알지 못했다." 


" 진단을 받은 후에도 내가 언젠가 죽으리라는 걸 알았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통렬하게 자각한다. 그 문제는 사실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죽음은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그러나 죽음 없는 삶이라는 건 없다." 


" 일에서 손을 놓았기 때문에 신경외과 의사이자 과학자이며 전도 유망한 청년이라는 정체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 


저자가 선고를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무리해서 일을 했던 것을 읽었기에, 일을 못하게 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장면을 읽기가 진짜 힘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바로 죽음을 향한 급격한 내리막길이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에 대한 응답이 떠올랐다. 그건 내가 오래전 학부 시절 배웠던 사뮈엘 베케트의 구절이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 나는 침대에서 나와 한 걸음 앞으로 내딛고는 그 구절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거야( I can't go on. I'll go on.)" 


강철같은 의지와 실행을 더 사는데 쓸 수는 없었을까. 더 살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하루 열 몇시간씩 고도의 집중력으로 일하는 것이 도움 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본인의 선택이지만, 사랑하는 부인, 딸, 가족들은 어땠을까. 

가진 자원이 많은 사람이었다. 본인의 능력과 가족, 인맥. 일찍 죽었는데, 무슨 소용이냐고 한다면, 저자의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같은 병에 걸렸을 때, 저자처럼 웰 다잉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겠지. 


"중병에 걸리면 삶의 윤곽이 아주 분명해진다. 나는 내가 죽으리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건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은 그대로였지만 인생 계획을 짜는 능력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됐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만 하면 앞으로 할 일은 명백해진다. 만약 석 달이 남았다면 갖고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다. 1년이라면 책을 쓸 것이다. 10년이라면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삶으로 복귀할 것이다. 우리는 한 번에 하루씩 살 수 있을 뿐이라는 진리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 하루를 가지고 난 대체 뭘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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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20-12-07 16:04   좋아요 1 | URL
그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마지막의 선택은 본인의 것이니깐요. 그렇게 생각하면, 다른거 생각 안 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 했다고 보면 그게 맞지 싶구요.

파이버 2020-12-06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쓰신 분이 죽기전에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모두 태우고 가신 것 같았어요 하이드님 말씀대로 책이 잘 되어 다행입니다...

하이드 2020-12-07 16:06   좋아요 1 | URL
네, 가족간의 연결이 돈독한 집인 것 같고, 책이 잘 되어 남은 가족들에게도 다행이고, 저자도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2020-12-07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용 너무 좋지만, 이건 책이 아니라 일력인데, 눕혀두고 쓰나요? 알겠어요. 근데, 뒤에 판이랑 양면스티커는 어떻게 쓰는거에요?

그리고 저 오늘 받았는데 스티커 안 옴. 보내주세요.
판때기는 벌써 떨어지려고 하고.. 눕혀 놓고 넘기면 책이지. 다이어리지. 세워두거나 걸어두고 날짜 보는게 일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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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20-11-30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려주세요. 누구든.

카스피 2020-11-30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께를보니 일력은 한장씩 뜯는 달력인가봐요

하이드 2020-11-30 22:27   좋아요 0 | URL
네, 근데 출판사 일력들은 죄다 무너지네요. 읔 제 맘도 같이 무너지고..

알라딘고객센터 2020-12-0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 오늘이 좋아지는 일력 - 임진아의 365가지 선물 ] 거치대 부분에 문제 확인되어, 본의 아니게 번거롭게 해드렸습니다. 출판사와 협의하여 일력을 구매하신 분들께 새 제품을 다시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별도 교환 절차 없이 기존에 주문 수령하셨던 주소로 추가발송해드릴 예정인 점 안내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whymano11 2020-12-23 0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일력을 만든 자기만의방입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ㅠㅠ 말씀주신 부분의 불량들이 있어 전량 재제작하였답니다. 삼각대 조립 안내서도 추가하여 보내드렸는데요. 혹시 새 일력을 받으셨을까요?! 1년간 튼튼하게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번에는 만족하실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whymano11 2020-12-23 0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티커는 혹시 구입하시는 과정에서 선택하셨고, 마일리지가 차감되었는데도 받지 못하셨다면 알라딘 발송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객센터에 말씀주시면 바로 처리해주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번거로우시겠지만 준비한 스티커 받으실 수 있으시기를요!ㅠㅠ

하이드 2020-12-23 17:30   좋아요 0 | URL
스티커는 고객센터에 얘기해서 추가로 받았습니다. ^^ 친구 선물할거였어서, 친구 주소로 변경해서 보냈고, 어제 잘 받았다고 확인 했어요. 여러번 제작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1월1일부터 시작인데, 뭐 어때요. 1년동안 멋진 일력과 함께 할 생각하니, 1월 1일이 기다려집니다.

2021-02-05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21-02-05 19:41   좋아요 0 | URL
친구 선물로 샀던거라 불량품?은 제가 쓰고 있습니다. 원래 사려고 했던건데, 매일 매일 좋아요. 구할 수 있으시면 좋겠네요. 출판사로 연락해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