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대로 알라딘에서 예스나 교보로 옮겨가려고 하는데, 찾아본 적은 없지만, 요즘 쿠팡에서도 책 산다면서요? 여튼, 옮겨보려고 보니, 알라딘의 장점이 확실히 보인다.

십몇년을 과몰입해왔어서 다른 서점 플랫폼이 정말 불편한데, 쓰다보면 익숙해지겠지.

전자책은 알라딘에 사둔거랑 몰적립금 있으니 계속 이용할 것. 중고책도 여타 서점과 확실한 차별점 있다. 별 생각 없었는데, 우주점 책 살 수 있는게 천재만재 아이디어였던듯.

신간은 교보랑 예스에서 사기 시작했는데, 예스는 지난주부터 지금 주문이 몇 건인데, 하나도 안 도착하고, 예스 MD 가 책상 정리하면서 나한테 버린 책들만 도착해서 빡이 친 상태 ^^ 교보도 몇 건 주문했는데, 주문한지 며칠이 지났는데, 외서도 아니고, 이제 덜렁 품절 메세지 보내거나 책 안 보낸 상태.
책이 좀 도착하면 포장이나 이런거도 좀 비교해보려고 했는데, 알라딘 한 개 주문할 때 자네들 두 세개 주문했는데, 왜 도착한게 하나도 없냐고.

택배 문제가 아니라, 출고 자체가 늦다.

교보는 책 찾기가 너무 어렵다. 예스도 그렇긴한데 이건 내가 알라딘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가싶어 꾹 참고 보고 있다.

중고책이랑 같이 주문하려다보니, 알라딘에서 신간도 주문하게 되고..

굿즈는 이제 정말 필요 없는데, 예스랑 교보 굿즈 대못생겼다. 이번 스누피 북엔드 가지고 싶고. 소머그 예뻐 보여서 알라딘에서 또 주문.

여러군데서 주문하다보니, 이거 주문한건가 아닌가 싶어 또 앱 3개 다 열고 확인하고. 무슨 바보멍충이같은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걍 좀 불편해도 한군데 정해서 주문하면 되는데, 중고책이랑 전자책 때문에 알라딘에 계속 들어오니 문제.

아, 또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책을 아예 안 사는거지!

예스나 교보 같이 이용하시는 분들 장점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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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2-18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러군데서 사니까 도대체 이 책을 산건지 안산건지 여기저기 들어가서 검색해야 되고, 그러다 하기 싫어서 안하면 중복되고 그래서 바보같아져요 진짜 ㅠㅠ

하이드 2021-02-18 14:39   좋아요 1 | URL
이미 중복을 겪으신 분 ㅎㅎ 육지 있을 때는 오프 서점도 가고 했는데, 내려오니 알라딘 올인이라 인터넷 서점이라도 좀 다양하게 주문해보고 싶어요. ㅎㅎ

2021-02-18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21-02-18 14:41   좋아요 1 | URL
택배는 회사 문제보다 그 지역 택배사나 택배직원 차이가 큰 것 같아요. 알라딘이 그나마 출고율이 제일 빠르구요.

다락방지기 2021-02-18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년 전에 같은 고민을 해보고 많이 들여다 봤었는데,
웹 서비스 기획 같은 일도 해봤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중고샵 서비스를 제외하더라도 UX 측면에서 타사 서비스는 비교가 안된다고 결론 내렸어요.
오프라인 강점이 있는 교보는 그렇다치고
온라인 전문서점인 예스는 왜 UX가 그런 건지..
그리고 그런 UX에도 왜 알라딘보다 매출이 높은 건지..
아마도 제가 이용하지 않는 측면의 서비스가 더 낫거나,
UX 차별화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1년에 몇번 이용 안하는 non-hard 고객 모수가 더 큰게 아닌가 추정했었지요..

결국 저는 알라딘 몰빵이 더 심해졌고요.. ㅋ

하이드 2021-02-18 14:44   좋아요 1 | URL
그죠! 제가 알라딘에 익숙해서 그런게 아니죠? 예스랑 교보 너무 불편해요. 제가 검색해서 사지 않는 이상 둘러보고 사는게 거의 안되고, 블로그 화면도 완전 답답하고요.

모든것이좋아 2021-02-18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편견은 없었지만 예스가 불편한건 느낍니다.알라딘이 제게 딱 맞아요 늘~

하이드 2021-02-18 18:06   좋아요 1 | URL
익숙해져서 그런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어요. 근데, 뭐, 불편함보다는 익숙함이 먼저일 수 있고, 예스나 교보에도 좀 익숙해져보려 합니다.

붕붕툐툐 2021-02-18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그래도 알라딘 서재는 쭈욱 계시는 거죵??

하이드 2021-02-18 23:13   좋아요 0 | URL
네, 그럼요. ㅎㅎ 다른데는 답답해서 못 가요.

딸기홀릭 2021-02-19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으로 갈아탄지 몇년...
이젠 다시 못돌아갈것 같아요
알라딘은 북플이 있어 더 좋아요^^

하이드 2021-02-19 18:04   좋아요 1 | URL
그죠. 북플 너무 편해요.

유부만두 2021-02-19 0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예스에서 구입하다가 휴대폰 구입이 쉬워져서 알라딘으로 이사온 경우에요. 그게 패착이었어요.
책을 너무 많이 사게되는 거죠. 여기선. ㅜ ㅜ

하이드 2021-02-19 18:04   좋아요 0 | URL
책을 너무 많이 사게 되는 것이... 패착... ㅎㅎㅎ
 

과학책 읽기 시작하니, 여성 과학자들 책들도 관심 간다. 근데, 많이 없음. 

오늘 아침에 안 좋은 이야기 공유했으니, 꿈과 희망이 가득한 청소년용 여성 과학자 책 시리즈로 마무리 하겠다. 





책속물고기에서 나온 '인물다큐' 시리즈다. 

마리아 포포바의 '진리의 발견' 읽으면서 등장하는 여성과학자에 관한 책들 찾아보고 있는데, 거의 없다. 

러브레이스 에피소드 짧지만, 정말 재미있었고, 에이다 책은 더 읽어보고 싶다. 

청소년용 책들이라 아쉽다는 얘기는 안해야지. 근데, 여성과학자 관련 책들이 정말 없어. 

올해는 여성인물들 책들 좀 파봐야겠다. 마리아 포포바 덕분이야. 


인물들의 일생에서 어린 시절부터의 중요했던 장면들을 스케치하고 있는데, 읽으면서, 내 인생의 장면들은 어떤 장면들이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해양학자인 실비아 얼 책 '바다를 존중하세요' 뒤에 있는 QR코드로 TED 영상을 봤는데, 인상적이었다. 고기 중에서도 소고기를 지양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아니 그것도 문제지만, 바다에서 뭣 좀 그만 잡아먹어야 한다. 바다가 죽으면, 인간도 죽어. 인간이 지난 50여년간 빅피쉬의 90%를 죽였다니, 반성했다. 역시 채식이 답인가 싶고, 지난 날 고기 타령하고, 생선 타령했던 나를 반성한다. 


노벨상 탄 바버라 매클린톡의 옥수수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숫자로 상상하세요에서 에이미도, 에이미의 엄마도, 에이미의 가정교사로 온 서머빌도 정말 띄어난 수학자이고, 과학자인데, 

에이미가 여자이기에 그들에게 억압받는다는 식의 에피소드만 있어서 아쉬웠다. 

바다를 존중하세요에서는 남편이 밀어주고, 실비아는 아이들 때문에 연구 기회를 망설이는 장면들이 나와서 역시 아쉬웠다. 


이 시리즈가 모두 읽어볼만한 훌륭한 시리즈라는 거는 변함없다. 


차례도 그림으로 멋지고, 일러스트들도 다 멋지다. 에이다 러브레이스 일러스트를 가장 좋아하지만, 다른 일러스트들도 다 멋짐. 


여성 과학자 책들 없어서 아쉬운건 아쉬운거고, 나와 있는 것들부터 부지런히 읽어야 겠다. 읽을거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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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고 죽나요?
이제 읽기 시작했는데, 출발이 불안.
개 죽으면 안 보려구요.
보신 분들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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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7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21-01-27 13:0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재미있는데, 빙고 해맑게 나오는 순간 불안해서요. 잘 읽을게요!
 

올해 하기로 한 이것저것 책 계획들 중에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완독해볼까요? 가 있었다. 

왜인지 이유를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계의 클리쉐 오브 클리쉐,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완독하기. 

책에 한해, 나는 귀도 아기코끼리 덤보 수준으로 팔랑거리고, 엉덩이도 참새엉덩이만큼이나 가볍고, 올해의 책계획 목표는 '책근육 기르기' 라서, 책근육 기르기에 좋은 목표들 중 하나이지 않은가 말이다. 예전에 읽는다고 했던 책동무 옆구리도 막 찔러서 

시작했다.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과거 어느 시간들에 분명 1,2권 정도는 읽었을텐데, 새로 읽는 것 같다. 

  카테고리도 만들었으니, 기록해본다. 















문장이 안 그래도 길고, 꿈이냐 생시냐 하는 글들인데, 챕터도 없다시피해서, 어디서 끊어야할지 괴롭다. 

초반부터 밉상스러운 캐릭터들만 눈에 뜨인다. 고모할머니라던가, 어머니 키스에 집착하는 남자 어린이 묘사가 화자랑 작가가 어린 변태, 큰 변태 같고, 징그러워서, 젠장, 이걸 계속 읽어야 하나. 분명 예전엔 이렇게 거슬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소설 읽던 가락이 있으니, 좋은 이야기들 건져 본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매년 읽는 사람의 기사를 읽은 적 있는데, 이제 1권 시작하면서, 완독하고, 다시 읽을 때는 어떤 심상일까 미리 생각해보면서 말이다. 좋은 이야기들을 건지다보면, 나쁜 이야기들과 합쳐져서 좋은 이야기들만 있는거보다 더 단단한 이야기가 맘에 남는다. 


바쁘게 작가와 머릿속 수다 떨며 앞부분 시작. 


"습관! 능숙하면서도 느린 이 조정자는, 잠시 머무르는 숙소에서 몇 주 동안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다가, 우리가 찾아내면 행복해지는 그런 것이다. 습관의 도움 없이 정신이 가진 수단만으로는 우리의 거처를 살만한 곳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24p-


"온통 나 자신으로 가득 채워 더 이상 방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방에서, 이런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의 개입은 뭔가 말로는 할 수 없는 어떤 거북함을 야기했다. 습간이라는 마취제의 영향이 사라지면서, 나는 서글픈 일들을 다시 생각하고 느끼기 시작했다. " -28p- 



겨울방, 여름방 묘사가 죽죽 늘어지는데, 게절방이라니, 해볼만 한데. 인테리어 책인가. (요즘 레모니 스니켓에서 고아들이 계속 보호자 옮겨가는거 보면서 미니멀리즘 책이군! 했다) 활용 못하고 있는 방들을 계절방으로 나누어 볼까. 잠깐 고심. 화장실은 나눌 수 있겠다. 여름 화장실, 겨울 화장실. 겨울 화장실은 따뜻한 비데 있는 화장실로다가. (아님)


고모할머니는 진짜 싫고, 할머니는 좋다. 


" 그 모든 사람들 중에서 '시골에서 방 안에 갇혀 지내는 것은 참 서글픈 일이다.'라고 말씀하시는 할머니만은 예외였다. 할머니께서는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밖에 나가지 말고 방에서 책이나 읽으라고 날 몰아내는 아버지와 노상 말다툼을 하셨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애가 튼튼하고 활발해지는 건 아니라네' 하고 할머니는 침통하게 말씀하셨다. '특히 이 아이에게는 힘과 의지가 필요하다네.' " -29p- 


세찬 폭우가 쏟아지는 텅 빈 정원에 나가 건강에 좋은 비와 바람을 이마에 조금이라도 더 적시려고 헝클어진 회색 머리를 쓸어올리던 할머니.  


화자의 엄마에 대한 집착 인용 모음 


" 잠을 자러 올라갈 때 내 유일한 위안은 내가 침대에 누우면 엄마가 와서 키스해 주리라는 것이었다. (..)

난 저녁 인사가 되도록 늦게 오기를, 엄마가 아직 오지 않은 이 유예 기간이 더 연장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때로는 키스를 하고 문을 열고 나가려는 엄마를 불러 세워서는 '다시 한 번만 키스해 줘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금방 엄마가 화난 표정을 짓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슬픔으로 상기된 내 모습을 보고 엄마가 양보해서 화해의 키스를 해 준다면, 이런 의식을 엉뚱하고 상식 밖이라고 생각하는 아버지 신경에 거슬릴 것이고, 엄마 역시 할 수만 있다면 키스에 대한 내 욕망이나 습관을 없애 주려고 애쓰셨기 때문에, 이미 방문까지 다 간 상태에서 한 번 더 키스해 달라는 내 요청을 받아 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조금 전에 엄마가 평화의 영성체에서 주는 밀떡처럼 내 침대 쪽으로 애정 어린 얼굴을 내밀고 기울인 순간, 내 입술이 엄마의 실제 존재와 잠들 수 있는 힘을 길어 올리려고 한 바로 그 순간" -32p- 


"나는 8시가 되면 올라가기로 정해져 있었다. 그 소중하고도 깨지기 쉬운 키스를, 보통때 같으면 내가 침대에 들어가서 잠을 자려고 할 때 엄마가 와서 해 주나, 그런 저녁에는 그 키스를 식당에서 받고 내 방으로 운반해 와서는 옷을 벗는 동안 줄곧 그 감미로움이 부서지지 않도록, 그 휘발성 짙은 효능이 퍼지면서 증발하지 않도록 더욱 더 조심스럽게 엄마의 키스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었건만, 이렇게 갑자기 공개적으로 훔치듯 받아야만 했으니, 그때 내겐 마치 병적인 불안감이 되살아나면서, 문을 닫았던 순간의 기억을 의기양양하게 떠올리기 위해 문을 닫는 동안은 일체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런 편짖ㅂ증 환자 같은 주의력을 내가 하는 일에 쏟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정신적인 자유가 없었다." -50p- 


"나는 어머니로부터 눈길을 떼지 않았다. 이제 모두들 식탁에 가 앉으면, 엄마는 내가 저녁 식사가 끄탈 때까지 남아 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또 아버지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여러 사람이 있는 데서는 내 방에서 하는 것처럼 여러 번 키스를 해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하기 시작하면 식당에서 그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면서, 그렇게도 짧고 덧없는 키스에 대비하여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해 두자고 다짐했다. 내 시선으로는 키스할 뺨의 위치를 선택하고, 내 생각으로는 상상의 키스를 시작해 봄으로써, 엄마가 내게 할애할 그 시간을 오로지 내 입술로 엄마의 뺨을 느끼는 데 바칠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말이다." -57p - 


"난 성체도 받지 못하고 떠나야만 했다. 어머니가 키스를 해 주면 내 마음도 나를 따라갈 수 있었을 텐데, 키스를 해 주지 않아 어머니 곁으로 되돌아가기만을 바라는 내 마음에 맞서, 또는 흔한 표현으로 말하면 '마지못해' 나는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올라가야 했다. " -58p


"계단참에서 엄마가 손에 들고 있는 촛불이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드디어 엄마가 보였다. 나는 달려들었다. 처음에 엄마는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면서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셨다. 그러다 엄마의 얼굴에 노여움이 나타났고, 엄마는 내게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으셨다. (..) '도망쳐, 도망치라니깐. 적어도 미치광이처럼 기다리는 모습을 아버지에게 들키지는 말아야지' 그러나 나는 엄마에게 되풀이했다. '저녁 키스를 하러 와주세요' 아버지가 든 촛불 그림자가 이미 벽을 따라 올라오는 것을 보고 공포에 질렸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가까이 오는 것을 협박 수단으로 삼아, 엄마가 계속해서 거절했다간 내가 거기 서 있는 것을 아버지에게 들킬 테고, 그러면 엄마가 그걸 피하기 위해 '어서 빨리 네 방으로 가거라. 곧 엄마가 갈 테니' 라고 말할 것을 기대했다." -70p - 


" 나는 어머니가 내 곁에 있어주는 이 밤의 감미로움에 몸을 내맡겼다. 나는 이런 밤이 두 번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알았다. 그리고 내가 이 세상에 대해 품고 있는 가장 큰 욕망, 이처럼 슬픈 저녁 시간에 어머니를 언제까지나 내 방에 간직하고 싶어 하는 이 욕망은 생활의 필요나 다른 사람들의 소망과는 너무나 상반되어서, 오늘 밤처럼 그 욕망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뭔가 어색하고 예외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 -82p- 

 


1부 콩브레의 챕터 1은 스완씨와 스완씨가 대단하 사람들과 어울리지만, 가족들과는 평범하게 어울리며, 고모할머니라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까내리는데, 스완씨가 사실은 대단한 귀족들이나 정치가들과 어울리는 도시의 인기인이란 얘기를 들으면, 스완씨가 대단하구나 하지 않고,  스완씨 같은 평범하고 격 떨어지는 사람과 어울리다니, 그 귀족의 가치가 떨어졌구나 하는 사람이다. 이 이야기랑 엄마키스집착남의 이야기가 길고 길게 이어진다. 그리고 마들렌 이야기. 


할머니가 르 피가로에 스완씨가 소유한 작품 사진이 나왔다고 하자, 고모할머니는 할머니 의견이 통째로 틀렸다는 비난을 읶끌어 내서 나머지 사람들을 모두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하고,  


"고모할머니는 자기보다 우월하다고 생각되면, 그것이 장점이 아닌 단점이라고 확신하고는 부러워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려고 도리어 동정했다." -49p 


되게 여기저기 밉상인 사람이야. 


"우리의 사회적 인격은 타인의 생각이 만들어낸 창조물이다.'아는 사람을 보러 간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아주 단순한 행위라 할지라도, 부분적으로는 이미 지적인 행위다. 눈앞에 보이는 존재의 외양에다 그 사람에 대한 우리 모든 관념들을 채워 넣어 하나의 전체적인 모습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전체적인 모습은 대부분 그 살마에 대한 관념들로 이루어져 있다." 

-43p- 


"내게 새로운 책이란 그 책과 유사한 많은 것들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는 유일한 사람 같았다. " -81p- 


그리고, 여기, 그 유명한, 마들렌 이야기 나오지. 


"어머니는 사람을 시켜 생자크라는 조가비 모양의, 가느다란 홈이 팬 틀에 넣어 만든 '프티트 마들렌'이라는 짧고 통통한 과자를 사 오게 하셨다. 침울했던 하루와 서글픈 내일에 대한 전망으로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 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변전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 삶의 재난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도대체 이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나는 그 기쁨이 홍차와 과자 맛과 관련 있으면서도 그 맛을 훨씬 넘어섰으므로 맛과는 같은 성질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어디서 그것을 포착해야 할까? 두 번째 모금을 마셨다. 첫 번째 모금이 가져다준 것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멈춰야 할 때다. 차의 효력이 줄어든 것 같았다. 내가 찾는 진실은 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 -86p- 


 

1.23.토 ~ 91p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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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1-23 14: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외할머니 은근 맘에 들었는데 고모할머니 비호감이죠;;;

하이드 2021-01-23 14:31   좋아요 2 | URL
진짜 현실에 있을거 같은 비호감이에요.

2021-01-23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3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 기시미 이치로의 행복해지는 책 읽기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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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읽으면서, 어휴, 고리타분하기가 참.. 책 읽는 무슨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유일하게 있다면, 많이 읽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이 책 이렇게 읽어라, 저렇게 읽어라 하는건 참 듣기 싫고. 투덜투덜하며, 읽기 시작했지만, 코어, 책의 힘과 유용성과 기쁨을 믿는 코어가 같으니, 투덜거리다 어느새, 맞어맞어, 하다가, 아, 그리스 철학 전공. 그리스어를 공부하고, 이 책 쓸 때는 한국어 공부하고, 김연수의 놀라움을 얘기하고, 좋아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스어 전공이라는 점에서 한동일 교수도 생각나고, 공부하고 읽는 저자의 삶에서 지금 읽고 있는 스토너의 스토너도 생각났다. 이 책이 나쁘지 않았던 것 치고, 생각나는 두 사람이 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게 좀.. 하지만, 이런게 초베스트셀러 만든 이 작가의 힘인 것 같기도 하다. 


첫 장에 저자는 묻는다. '어떤' 책을 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책을 읽느냐로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을 알 수 있다고. '무엇을 읽느냐'는 그 사람의 삶과 거의 관계가 없는 것이, 정말로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책이든 닥치는 대로 읽을테고, 그 중에는 '좋은 책'도 있고, 그렇지 않은 책도 있을 수 있다고. 


맞는 말이네.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좀 고민해봐야겠다고 메모해둔다. 


하지만, 역시 어떤 책을 읽느냐도 중요한 것이 작가가 언급하는 레저넌스. 


"모리는 릴케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 바로 공명(레저넌스, 내 내부의 공명) 이라고 말했다. '릴케'라는 이름만 들어도 자기 안에 숨은 부분에 레저넌스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타인을 지배하려고도 타인으로부터 지배받으려고 하지도 않으며 자신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바로 이것이 '레저넌스'다.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책을 읽는지 관심을 갖는다면 그 사람이 읽는 책을 읽고 공명할 수 있을 것이다.

아들러는 '상대방의 관심사에 관심을 갖는다' 라고 표현했다. " 


내게 레저넌스를 일으키는 이름은.. 


'지금 여기에 있어 다행인 책' 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사는 속도가 읽는 속도를 앞지르는 사람들을 위한 챕터인가. 


" 읽는 사람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평가가 좋은 책이라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또 책을 샀는데 당장은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펼치지도 않고 그대로 책장에 꽂아두기도 한다. 그러다 몇십 년 후에 필요해서 다시 꺼내서 읽는다. 내게는 비교적 자주 있는 일이다. 그럴 때는 이 책이 '지금 여기'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늘 생각한다." 


아, 저 책 너무 읽고 싶은데! 배송 일주일! 물론, 이 간극을 전자책이 많이 메워주고 있긴 하지만. 내 책장에 이미 있는 책이면, 그보다 더 다행인 일이 없지. 


책이라는 것이, 읽는 사람의 준비가 필요한 것이 당연한데, 그 준비라는 것이 뭘까? 그 책을 읽어낼 소양과 교양이 쌓여야 한다는 것이겠지만 가끔은 저스트 타이밍이기도 하고. 경험치이기도 할 것이다. 당장 재미가 없다고 해서 그 책이 좋지 않은 책은 아니니, 좀 묵혀도도 괜찮아~ 라고 까지 하면, 어쩐지 좀 너무 나한테 유리하게 책을 읽어내는 것 같지만. 


이런 부분들에서, 그럼그럼.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 


"어쨌거나 마음에 든 작가의 작품을 전부 읽어보자고 마음먹고 읽기 시작하면 수작인지 아닌지, 유명한지 아닌지는 별로 상관하지 않게 된다." 


내 경우에는 작가는 물론이고, 한 장르에 꽂히면, 아무것도 상관 없어져 버리고, 읽은 것에 큰 의의를 두게 된다. 다 읽어버려야 좋은 것도 더 잘 알게 되는 법이라서. 


좀 크게 웃었던 부분 


"인터넷 서점에는 책을 읽은 사람의 리뷰가 실려 있는데, 정곡을 찌르는 리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해하지 못했으니 별 두 개" 라는 리뷰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서 책을 낮게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 부분, 되게 작가 성격 드러내주는 말 같아서 좋았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전자책과 종이책의 차이에도 깊이 공감. 


"전자책의 결점이라면 일람성의 결여, 즉 훑어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전자책으로도 못할 건 없지만, 책을 휘리릭 넘기면서 읽고 싶은 부분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두꺼운 책을 읽을 때는 남은 쪽수가 점점 줄어드는 기쁨을 느낄 수가 있다. 다 읽어가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책을 받치고 있는 오른손과 왼손에 가해지는 무게감이 달라진다. 전자책에서는 그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 조금만 더 읽으면 된다는 쾌감을 느낄 수 없을뿐더러 쪽수 대신 몇 퍼센트 남았다는 표시가 되어 있긴 하나 단숨에 책을 읽어나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덧붙여 쪽 번호에 대해 말하자면, (..) 전자책의 경우는 쪽 번호가 나와 있는 책이 거의 없어서 인용할 때 난감하다. 그럴 때를 대비해 전자책을 사놓고 별도로 종이책을 사는 사람도 있다. 한 권이면 될 것을 두 권이나 사야 되니 경제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렇게 쪽 번호가 달리지 않은 전자책은 어디쯤 읽었는지 알기 힘든 것이 꼭 우리네 인생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바로 자서전을 쓰기 시작한다. 이 자서전은 죽었을 때 끝이 난다. 대개는 미완으로 끝이 난다. 원래 인생에는 정해진 스토리가 없으니 미완이라는 말 자체가 이상하지만, 이 자서전은 전자책처럼 쪽 번호가 달려 있지도 않고, 읽다 보면 새로운 페이지가 툭 튀어나오니 지금 얼마나 읽었는지도 알 수 없다. 전자책은 지금 보이는 부분만 읽게 되니 과거도 미래도 없이 지금 여기만 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전자책은 인생 같다는 이야기, 정말 좋지. 


여러 권을 읽는 핑계 이유도 좋았다. 


" 나는 끊임없이 동시에 여러 책을 읽는다. 많을 때는 열 권의 책을 읽는다. 동시에 많은 책을 읽는다고 해서 혼란스럽거나 하지는 않다. 오히려 한 권만 읽으면 진이 빠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읽던 책을 덮고 다른 책을 읽으면 기분이 전환되어 계속 읽을 수가 있다. " 


요즘 읽는 원서 읽기에 대한 생각들도 나눈다. 영어 원서 읽기 습관 들이느라 하루 한 두시간씩 매일 전자책, 오디오북, 종이책 듣고, 읽고 있고, 독어와 일어책도 읽었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 원서를 읽는 건 다채로운 세계를 엿보는 것과 같다. 그에 비해 번역서는 흑백 사진처럼 느껴진다. 사진의 경우 일부러 흑백으로 찍을 때도 있으니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우열을 가릴 수는 없겠지만, 찍은 사진이 컬러라면 흑백일 때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책의 경우도 원어로 읽었을 대 보이는 것이 분명 읽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서를 읽고 원어로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해당 언어를 배워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마지막으로 맘에 깊이 남은 글


"독서는 내게 역경을 헤쳐 나가는 힘이 되었다. 간혹 마음이 약해질 때면 앞으로 대체 얼마나 살 수 있을지, 죽는 날까지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읽을 수 있는 책의 권수에 한계가 있는 것도 내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기에 사실 그런 생각을 해봤자 다 부질없는 짓이다. 오래 산다고 한들 아버지처럼 책을 읽지 못하게 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고. 


이러한 삶의 유한함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읽을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고 해서 짧은 시간에 가급적 많은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내게는 독서 또한 삶의 일부라서 책을 어떻게 읽느냐는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와도 무관하지 않다."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을지. 정신이 번쩍 들고, 아, 나는 책에 진심이구나. 별로 그렇게 얘기하진 않았는데, 진심인거 알았으니깐, 진심을 다해 읽어야지. 더 많이, 더 오래, 더 깊이. 나만의 올림픽이다. 


핸드폰 덜 보고, 눈 아끼고, 책 읽는 속도와 양, 집중력의 그릇을 키우고, 오디오북 듣는 것에 익숙해지고, 좋은 책들 읽고 또 읽지만, 한 번 읽을 때, 가능한 많이 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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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오라 2021-02-0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신입생 때 술자리에서 선배들에게 여러 도움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꼈던 것을 저는 책을 읽으며 느낍니다. 아마 저에겐 그것이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