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부지런히 읽다가 후반에는 읽다 만 책들만 남았다. 현찬양 작가님 알게 되어 좋았다. 

마츠모토 타이요 <루브르의 고양이> 눈물 쏙 빼며 읽었고, 엄청나게 아름답고 환상적인 작품이다.

Forth Wing 끝냈고, Wild Robot 은 세번째쯤 읽은 것 같다. 읽어도 읽어도 아름다워 


<법정유희>, <걷는 망자>까지 지난 달의 <가연물>에 이어 리드비 일미 읽었다. 둘 다 재미있게 잘 읽었다. 


<무기가 되는 스토리>와 <운동의 뇌과학>은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들 


어제 읽은 조예은 <적산가옥의 유령> 도 정말 좋았다. 괴담 딱히 좋아하지 않는데 (읽기는 많이 읽음) 일제 시대 배경과 현대 오가며 일어나는 끔찍한 가운데, 유리조각처럼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는, 그리고 가끔 땅콩빵처럼 따뜻한 이야기였다. 다시 생각해도 좋네. 조예은 <적산가옥의 유령> 조예은 책은 줄거리 보면 일단 읽기 싫은 마음이 먼저 들어서 손이 선뜻 안 가는데, 읽으면 재미있고, 좋다. 


Judy Moody in a Mood 로 주디 무디 시리즈 시작했다. 오디오가 진짜 좋음. 너무 재미있고, 신들린 연기 


만화 편집장의 에세이인 <펀치> 재미있었다. 


이번 달 후 워즈/이즈는 테일러 스위프트, 무하마드 알리, 콜롬버스 읽었고, 셋 다 인상적이었는데, 그 중 무하마드 알리가 흥미로웠다. 콜롬버스의 이야기는 참, 이 짧은 책 안에서도 불굴의 찌질함과 포기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끈질김이 인상적이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가십들과 그가 대응하고, 성장하는 모습들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어릴때부터의 열정과 그 열정을 세계로 퍼트려나가는 모습, 게다가 현재진행형이라니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앤드류 클레멘츠 스쿨스토리 이제 거의 다 읽고, 두 권 남았다. 지난 7월에 한가해서 퍼뜩 원서 같이 읽을 사람~ 모집해서 다섯팀 시작했고, 그 중 세 팀을 남겼다. (다섯팀 다 1:1) 정말 신기하지, 어떻게 다섯명 중 세 명이나 남아서 나를 이렇게 책 읽게 하냐고. 진짜 대운이다. 


같이 읽는 사람이 부지런하니, 나도 어떻게든 읽게 된다. 그래서 어제는 이제 클레멘츠 다 읽고, 미들그레이드 필독서들 읽어봐요~ 해서 골라봤다. 그동안 읽은 클레멘츠 책들을 꺼내보니 .. 



7월부터 10월까지 넉달동안 추석 연휴 한 주 쉬고, 꾸준히 매 주 일요일 줌미팅 하면서 이만큼이나 읽었더라고! 

세상에나. 책들도 다 너무 좋았고, 처음에는 서너권이나 읽어볼까, 하다가 유명한것만 읽어볼까 하다가 너무 좋군! 다 읽어! 해서 여기까지 왔다. 


5월말경부터 시작한 미국초등보카 문제집은 여섯 권 끝냈다. 얼마전에 240 시리즈 G6 끝냈고, 

워드와이즈 북3와 맥그로힐 G5-8 두 권 같이 시작했다. 올해 안에 여덟권~ 아홉권 끝낼듯. 



일주일에 한 권씩 읽는다고 하지만, 읽을 책이 진짜 많아서 다 못 들어갔고, 일단 필독서라할 수 있는 책들중에 페이지 수 많지 않은 책들부터 골랐다. 



읽어야지와 읽다만 책들이 이렇게 꽉꽉 

8주동안 저 중에 여덟권을 읽겠지. 이렇게 내년까지 하면 진짜 많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두꺼운 볼륨은 이 주 걸쳐 읽는다고 하더라도. 


내년에는 미들그레이드북 원서 100권과 그 외 원서 50권이 목표다.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읽자고 목표 세우던 때가 엊그제인데, 이게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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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4-11-06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앤드류 클레멘츠, 저도 좋아해서 거의 다 찾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저 책 탑속에 제가 안 읽은 책도 몇 권 있어요.
독서모임은 오프라인 모임인가요? 하이드님이 주도하시는 모임인지. 늘 궁금해서 한번 여쭤보고 싶었어요.

하이드 2024-11-06 21:07   좋아요 0 | URL
온라인 모임입니다. 네, 제가 주도하는 모임이에요. 알라딘에서도 몇 번 모집했지만 빵프로고 ㅎㅎ 주로 트위터에서 모집해서 하고 있어요.

앤드류 클레멘츠 너무 재미있죠. 저도 다 찾은 줄 알고 한 번 더 찾아보면 또 나오고, 또 나와서 저게 최종인 것 같습니다.

hnine 2024-11-09 13:24   좋아요 0 | URL
제가 트위터 계정을 이용하지 않다보니 모르고 있었어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독서모임 주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텐데, 잘 해나가고 계시네요. 사람들을 모으는 것도 그렇지만 함께 하는 동안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누가 좀 안 해주나 기다리다가 뚝딱뚝딱 만들었다. 

연말 책읽기. 책빙고 


월별 책빙고 해보고 싶었지만, 미니버전으로라도. 우선 남은 두 달 마무리하는 책빙고로 올 연말 책 읽기를 마무리 하려고. 

올해가 가기 전에 읽을 책들도 골라 두었다. 



그러니깐, 쉼없이 책 읽고 있긴 하지만, 미루게 되는 책들 꺼내보고, 손에 닿는대로 읽고 있긴 하지만, 골라도 보려고 

만든 책빙고와 올해가 지나기 전에 읽을 책들 




올해 책목표중 하나가 나쓰메 소세키 전집 읽기 였는데, 한 권도 안 읽어서, 벼락치기라도 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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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책도 골라봤다. 

TBR 만 읽는건 아니지만, TBR은 읽으려고 생각했는데, 과연.. 

<팍스>와 <메리와 메리>는 앞 부분이라도 읽어보고, 원서 살지 말지 


10월 첫째주 갔고, 이제 둘째주. 

서미애의 <나의 여자친구> 읽고, 김해인 만화편집장의 <펀치> 읽기 시작했다. 앞에 추천사만 보고 책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른다. 


아, 정말 만화에 미쳐서 돌은 사람이구나 확 와닿는 추천사들이다.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면? 이라는 화두는 누구나 한번쯤 떠올려 보게 되는데, 최근에 본 넷플 사이렌 후기 

<하루의 반을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지> 와 주말 동안 본 넷플 '흑백 요리사' 떠올렸다. 


나는 좋아하는 일만 했다고 늘 얘기하곤 했는데, <하루의 반을 일하는데..> 읽고 독서모임 하면서 생각해보니, 

처음 하는 일은 다 좋아하고, 좋아하는 동안은 하고, 싫어지면 바로 그만 두는거라서 정말 좋아하는 것을 일로 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번 일 전까지는 그랬다. 이번 일은 뭐,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고 있지. 더 좋아지지, 싫어질리가. 


흑백요리사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와 클립들을 보다가 쇼를 보기로 한 것은 나폴리 맛피아의 코숏 사랑 스토리를 보고 나서였다. 인터뷰에서도 '나의 삶은 고양이와 요리가 다다.' 라고 했었다고 한다. 


요리에 미쳐 있고, 자신을 헌신한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열정이 전염되고, 배울 점이 많았다. 


나도 좀 더 미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40대가 되면 열정을 쏟을 인생 테마 하나는 있어야 멋있다는 글을 봤다. 여경래 셰프 이야기하면서, 그와 같은 대가가 '흑백 요리사' 에 나온 이유도 '후진 양성' 이고, 대회 내내 제자만 바라보고, 정지선 셰프 보고는 차기 1위 될 거라고 하고, 떨어졌을 때도 '젊은 사람들이 해야죠'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평소 늘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들일거라는 것. 


그러네, 나도 40대에 열정을 쏟을 인생 테마 하나 챙겨서 진심으로 미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책 읽는 사람들 많이 만드는 것이 내 인생 테마 아닐까, 그러고 보면, 몇 년째 독서 모임들 하면서, 많은 책들 읽고 있고, 소개하고 있고, 아이들을 책 읽는 아이들로 만들고 있는 것 보면 인생 테마 잡은대로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미치는게 좀 부족한 것 같다.


나폴리 맛피아로 돌아가서, 내 삶은 고양이와 요리가 다다. 라는 말을 보고, 

내가 한 십여년째 꿈꾸는 '반농반X'에 딸깍 하고 스위치 켜졌다. 


작은 베란다 텃밭 한 네 번쯤... 실패하고, '반고반책' 해야겠다! 


얼마전에 말로 돌보면서 이걸 세 번 더 하는거구나 생각 잠깐 들었다. 그냥 그렇구나. 깨달음 정도였는데, 

인생이 고양이와 책이 다라면, 그냥 숨쉬는 것처럼 고양이는 당연한거니깐 내가 잠깐이나마 떠올린 생각에 '그냥 생각한거야'

셀프 변명도, 어떤 죄책감도 느낄 필요 없게 느껴졌다. 


그치, 나는 사는 동안 늘 고양이를 돌보며 살거다. 그리고, 책 일을 하면서 살거다. 

사실, 이 일도 10년쯤 하면 또 새로운 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긴 하다. 그렇게 계획하고 있고.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었으니, 이전에 10년쯤 했던 일들에 비해 좀 더 해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지금 하는 일에 더 미치고 싶은 건 분명. 그리고, 마침 며칠 전에 스캇 영의 <울트라러닝> 읽었고, 남은 한 해 동안 내년 한 해 동안 몰입하고 공부할 것 전략 짜보고 울트라러닝 도전해보려 한다. 울트라러닝 찬찬히 읽어보니 울트라러닝은 전략이고, 하드스킬 배워서 업그레이드 하는 거더라고. 내년 큰 목표 중에 하나 잘 이뤄내기 위한 하드스킬을 습득하기 위해 어떤 전략 짜볼지 천천히 굴려보고 있다. 







Fourth Wing 끝나고 Hello Beautiful 오디오 듣기 시작했다. 나레이터 AI 인 줄 알았잖아.. 요즘 읽듣기 하는 와일드 로봇 주인공인 로즈 생각도 나고. Fourth Wing은 오디오 재미있었는데, 그래픽 오디오 있는 줄 알았으면 그거 샀을 것 같다. 다 읽고 나니 또 사긴 싫고. Marshmallow and Jordan 도 좋은 책이었다. 인도네시아 출신 작가가 인도네시아 배경으로 쓴 그래픽 노블이고, 인도네시아 말, 풍경, 먹거리 같은 것들이 계속 나와서 눈이 즐겁고 이국적이었다. 주인공 조던이 농구팀 캡틴이다가 사고로 다리가 마비되고, 수구팀에 들어가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하얀 코끼리가 마쉬멜로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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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월에 읽을 책들을 좀 챙겨봤다. 

다시 제자리에 쌓아둬서 뭔지 기억하려고 서재에 글 써두기. 


100일 챌린지로 매일 한시간씩 원서 읽기 넣어서 기록하고 있는데, 어느 날은 원서낭독한거 올리기도 하고 .. (왜, 뭐, 그것도 원서 한 시간 읽은거 맞긴 맞지) 사실, 올 초에 90분 읽었을 때 생각하고, 책들 읽어나가려고 했던건데, 그렇게는 안 되고 있는게, 한시간 반이 한시간으로 줄어서인지, 그 때는 일어나자마자 읽었고, 지금은 하루 중에 읽으려고 하니 그런건지 모르겠다. 둘 다 겠지. 


저녁때 원서 읽기 하다가,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는 아니라도 일 시작하기 전에 원서 읽기 끝내놓으려고 무슨 책 읽을까 고르는 중이다. 


어제는 Marshmallow & Jordan 읽었다. 인도네시아 작가가 쓴 그래픽 노블이고, 주인공인 조단이 농구팀 캡틴이다가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후, 수구팀에 들어가게 되서 계속 운동을 이어가는 이야기. 그 옆에는 유기코끼리? 마쉬멜로가 있고. 


인도네시아 말이 종종 나오고, 인도네시아 배경으로 말과 먹을거리, 등 식문화와 환경 위기로 인한 어려움 등이 자연스럽게 소개되고 있다. 마쉬멜로라는 애기코끼리가 나오는데, 인도네시아에는 코끼리신이 있더라고.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는 신이라고. 착한 이야기였다. 


Fourth Wing 은 지난달부터 오디오와 종이책 번갈아 듣고, 읽고 있고, Only Words 는 읽는 것만으로도 기 빨리고, 같이 읽기로 한 모임도 아무도 안 읽고 있..지만, 아무도 안 읽어도 나는 어쨌든 읽으려고, 하루 한페이지만이라도 읽어보자고 낑낑대고 있다. 책으로 보면 두껍지도 않고 읽을만한 분량인데, 내용이 진짜 최악의 이야기들이라 이야기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도 그렇지가 않은가. 아님, 그냥 내가 게으름 부리는 건가. 여튼, 10월에는 다 읽을거야. 


클레어 키건은 등장인물들은 죄다 마음에 안 드는데 (픽션에서 캐릭터 개성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거 나한테 좀 크다) 글은 또 좋은 것 같아서 읽어보고는 있다. 


Fourth Wing, Only Words, So late in the day 다 붉고, 어두운 얘기들이잖아. 키건 책은 안 읽어봤지만 그럴 것 같다. 


뭔가 밝고 기운 나는 책, 미들 그레이드 책! 같이 읽을까! 

Matilda 는 아동학대 이야기 나올테고, Louder than Hunger 는 습식장애 이야기 나오겠지. Ferris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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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10-03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렇게 정리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읽을 책이 너무 많아 자주 머리가 복잡해지잖아요. 그렇다고 일일이 리뷰 쓰긴 귀찮고...이렇게 정리 한번 하고 넘어가는 것도 좋은 거 같네요!

하이드 2024-10-03 12:35   좋아요 1 | URL
우리말 책은 사실 읽을 책 너무 많아서 엄두 안 났는데, 말씀 듣고 나니 우리말 책도 정리해봐야겠어요.
좀 정리해서 먼저 읽고 나면, 머리 덜 복잡할 것 같네요. 대신 올린 건 다 읽도록 노력해보고요. ^^
 
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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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에서 소설가, 작가, 비평가 등의 전문가들이 꼽는 21세기 최고의 책 100 권을 매 주 업데이트했고, 15위에 '파친코'가 있었다. 이전에 읽다 말았던 책을 다시 끝까지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4대에 걸쳐 역동적인 현대사를 살아남은 가족의 이야기이다. 등장인물들이 다 인상적이다. 이 시대의 이야기들을 읽는 것은 그 배경때문인지, 더 분명하고 뚜렷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요즘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시대 반영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희미한 캐릭터들인 것과 비교된다. 


페이스가 빠르면서도 강렬한 순간들이 인상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생활력이 강하고, 판단력이 있으며, 살아남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는 평은 이삭의 선자에 대한 평이지만, 같은 이유로 한수에게도 선자는 특별했다. 선자가 이삭과 함께 오사카에 가서 경희와 요셉을 만나게 되는 장면의 여운이 길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에서 각 등장인물들의 첫 만남들이 다 기억에 남는데, 한수와 선자의 첫 만남, 선자와 이삭의 첫 만남, 선자와 이삭과 경희와 요셉과의 첫 만남 등등 정말 힘든 상황에서 화합하고, 연대하는 것이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고, 그렇게 화합하고 연대할 수 있는 유전자가 오래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다. 전쟁은 이유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였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꽁꽁 뭉쳤다. 책에 나온 것과 같은 끈끈한 관계들은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이 그나마 버틸 수 있게해 주었을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갑갑했다. 특히 요셉. 강인하고 영민한 사람으로 묘사되지만, 요셉의 말을 거역할 수 없는 경희, 이삭의 말을 거역할 수 없는 선자. 선자와 가족들을 살린 한수에게만 자신이 받을 것과 받지 않을 것을 선택하며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다. 선자가 한수의 도움을 끝까지 받지 않은 것은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이삭과 요셉의 말을 거역하지 않는 사람인 것이 여자의 한계인 것 같아서 갑갑했다. 가부장제가 없었다면, 선자와 경희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이라 알지 못하지만, 상상해보고 싶다. 


"요셉은 희망에 차 있는 듯했다. 오사카에서 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다 나아지기 마련이었다. 가진 것이 돌멩이와 쓰디쓴 고난뿐이라도 얼마든지 맛있는 국을 끓여낼 수 있을 것이다." (171)


요셉이 좋아하는 동생 이삭을 만나고 희망차하는 이 장면의 이 말이 좋았는데, 역사를 알고, 소설을 알다보니, 맛있는 국을 끓여내지만, 시대가 밥상을 엎을텐데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역사소설을 읽는 묘미라고 생각한다. 


"선자는 경희를 언니라고 불렀고, 둘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좋았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두 사람 사이의 정이 두터워졌다. 행복을 크게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던 두 여자에게 이런 우정은 뜻밖의 선물이었다." (199) 


선자와 경희의 관계가 읽는 내내 좋았다. 처음 김치를 팔러 나간 선자에게 경희는 "우리는 좋은 한패야" 라고 말한다. 

그 부분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경희의 미모와 단아함은 책을 읽는 내내 언급되는데, 드라마 캐스팅 봤다가, 아니,책 속의 경희가 저기 있네 싶었다. 선자와 한수 캐스팅도 좋아보였고, 나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마침 시즌2도 나왔으니 드라마도 보려고. 



'파친코' 같은 책을 읽는 경험을 하고나면, 현실로 돌아와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좀 더 수월하게 느껴진다. 더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볼 수도 있을 것 같은 여지가 늘어난 기분이기도 하다. 지금 내 고민들이 사소해지고, 매 순간 감사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다음에 파친코를 읽을 때는 원서로 재독해보고 싶다. 또 다른 느낌이겠지. 원서 리뷰 쓰는 날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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