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의 길드로잉 예찬이 전염되는 책이다. 

작년인가 제작년 이다님의 길드로잉 그림을 트위터에서 보면서 새로운 눈이 떠진 기분이었다. 


사람들은 의외로 좋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데 약하다. 그래서 그냥 '좋다' 고 말하고 마는데, 

왜 좋은지, 애정을 가지고 '말'로 표현해주면, 좋음에 대한 눈의 떠지는거다.그 말을 듣기 전과는 다른 것이 보이는거다. 

아는만큼 보인다.도 거기서 나온 말이리라. 


이다님이 길드로잉으로 보여주는 국립현충원, 가을산, 집근처 국립중앙박물관, 현대미술관 등을 보며 

늘 보고 다니던 것들이 새로이 보였다. 아, 가을산의 색깔이 이렇게 예뻤지. 아, 현대미술관 예쁜지는 알았는데, 정말 이렇게 예쁘구나. 싶었다. 


그런 예쁜 경관들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빌려주신 이다님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발리책은 우연찮은 기회에 선물로 받게 되었지만, 

이번 '길드로잉' 은 나온 즉시 냉큼 샀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망이 가득한데, 미술에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쉽사리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때 나를 포함한 많은 여학생을 성추행 했던 미술선생새끼는 어느 미술시간 그 시간에 그린 그림을 야외 바닥에 내려놓고 있는데, 내 스케치북을 발로 툭툭차며, 이것도 그림이냐며 온 반 아이들 앞에서 상소리를 섞어 온갖 모욕적인 말을 쏟아냈었다. 그래서 '성추행+미술선생+ 개망신 + 스케치북 발로 차기'  뭐 이런게 한꺼번에 기억되어 버린거. 때문에 그림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이게 뭐 되게 아픈 기억, 그런건 아니고, 좋아하면서 쉽사리 그림을 시도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한 변명으로 써먹거나 여중,여고 다니다보면 성추행하는 선생쯤은 널렸지.의 예로 드는 정도이다. 


이다님의 길드로잉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움찔움찔 나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쁜 꽃그림이나 풀그림을 잘 그릴 수 있으면 좋을텐데 싶어서 말이다. 



* 꿈꾸는 타자기님 알라딘 서재 아이디가 어떻게 되는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블로그에 글 남겼는데, 안 보시는듯; 

서재도 안 볼 것 같긴 한데, 저..전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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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4 0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가 100명 싫어하는 사람한테 하나씩 보낸다고 해서,응? 왜 기껏 받은 엽서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보내지? 생각했는데, 

맘에 드는 엽서들 추려내다보니, 왜 그런지 알겠다. ㅎ 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내겠다. (나는 회피형애착경향이니깐) 


엄선한 세트는 다음과 같다. 나도 남들처럼 네장만 고르려고 했지만, 가장 맘에 드는 12장과 그 중에 가장 맘에 드는 한 장.



비어즐리는 좀 반칙인듯, 두 장 있어서 두 장 골랐지만, 이십장 있으면 이십장 골랐겠지. 


오른쪽 위는 '체스터턴의 초상'인데, 무슨 그림인가 한참 봤다. 물구나무 서고 있는 그림이다. 

바닷가, 엄청 커다란 달을 배경으로 물구나무 선 그림이라니, 심오하도다. 



집 지어줘서 범죄 예방하자는 포스터. 책 읽는 해골. 미스터리 라디오를 듣는 여자.




이번엔 컬러세트

색감, 그림의 내용 다 맘에 든다. '폴리스FOLLIES'란 잡지 커버가 두 개 들어가 있는데, 두 장 다 맘에 든다. 

어제는 여기 있는 폴리스 커버가 베스트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또 다른 폴리스 커버를 발견. 

위에 11개도 다 맘에 들지만 다음이 나의 베스트다. 





뭔가 1933년 겨울. 이라는 시간까지 맘에 들어.


follies 잡지 이미지로 몇 장 더 찾았더니, 역시 엄청나다. 





알라딘에선 아마 엽서 어젯밤 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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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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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분서 시리즈의 책들은 맨 처음 '경관혐오'를 접했던 10년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묘한 느낌이다. 

'경관혐오'를 제외하곤, 비교적 후반 작품들을 먼저 읽었던터라 (나오는대로 읽다보니) 카렐라가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그렇게까지 크게 들지는 않는데, '마약밀매인'에 이어 '사기꾼'까지 초기 작품을 읽으며 보니 초반에는 확실히 '카렐라'가 주인공격이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87분서 시리즈를 정말 좋아하지만, 추천하기는 좀 애매했는데, 많이 읽다보니 내 눈에 콩깎지가 씌인건지, 아님, 정말 재미있는건지, 재미있어서, 추천하고 싶어졌다.


시리즈물에 대한 애정도는 출간된 종수에 비례한다고 보니 (스카페타 같은 경우에는 미운정도 엄청 적립되지만, 계속 사 본다는게 팩트) 87분서 시리즈가 이만큼이나 나왔으니 (피니스 아프리카에 화이팅!) 콩깎지가 씌인거던, 애정이 쌓인거던간에 재미있다. 재미있다구. 


'사기꾼'에서는 겉모습이 아주 그럴듯한 나쁜놈과 '사기꾼'이 나온다. 뭐, 사기꾼도 좋은 놈은 아니지만.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두세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고, 87분서의 형사들이 각각의 사건을 맡아 사기꾼을, 살인범을, 마약밀매인을, 찾는 모습을 그리는 거다. 형사들 외에 또 다른 주인공인 '아이솔라' 를 배경으로 사건들은 흘러간다. 


죽다 살아난 카렐라에 이어 '테리' 를 내세우는데 중점을 뒀다는 에드 맥베인. 왜 하필, 뭐, 굳이 이유가 필요한건 아닙니다만, 맨날 이렇게 테리만, 카렐라 부인만 이렇게 사건에 연루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엄청 예쁘고, 듣지 못하고,말하지 못하는 테리는 카렐라 대신 범인을 쫓는다.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사기꾼들과의 한 판 붙게 되는 87분서 형사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이 아닌, 읽고 있어도 벌써 다음 시리즈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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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1호 - 창간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엮음 / 엘릭시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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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들어가기 전에 .. 현재 알라딘 잡지분야 1위는 패션지가 아니라 미스터리 잡지 '미스테리아' 창간호이다. 3위는 스켑틱이다. 알라딘답다고 해야하나. 어떨까 싶었는데, 시작이 무척 좋다. 


어제 도착해 아직 찬찬히 읽지는 못했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보이는 꾸진 이미지가 안타까워 포토리뷰로 먼저 올려본다. 



엄청나게 공들인 책이다. 눈에 보인다. 실사 사진들을 보다보면 저 제목 부분이 흔들려 보이는 경우가 많고, 책 끝이 닳아서 하얗게 드러난 곳이 많을텐데, 제목의 '미스테리아'의 폰트가 위 사진과 같고, 먹박이고, 그리고 색상은 보기에도 눈이 뜨끔하지만, 실물도 그런데다가 표지 재질이 뭐라고 해야하지,약간 뽀송한 질감 있는 코팅 안 된것 같지만 까진 곳 보니 -_- 반투명 화이트로 얇게 코팅되어 있는? 그런 질감이다. 긁으면 하얗게 긁힐 것 같은. 그런 종이. 조심해 읽어도 세월의 흔적을 지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잡지와 커피봉투(크라프트로 보이지만 안에 은박) 에 들어간 100장의 타블로이드 이미지 엽서

잡지 위의 이미지가 엽서고 옆에가 엽서 뒷면 (깔끔하고 좋다) 



엽서가 이렇게 많습니다. 여러분!



내지도 신경 쓴 티 팍팍나고, 폰트며 구성이며 맘에 든다. 





이런식으로 이미지 되어 있다. 

엽서 질은 보기 보다 좋다. !!! 이 부분 때문에 한 권 더 살까 고민! 검은 도화지 재질 아니라 책처럼 약간 뽀송한 느낌이다. 

이미지들도 맘에 쏙 든다!! 




아.. 너무 맘에 듭니다. 


근데, 사실 이 잡지에서 봐야하는건 당연히 컨텐츠지요. 창간호의 컨텐츠로 얼마나 지속적으로 흥미를 끌지는 모르겠지만 (격월 잡지다) 한국 미스터리 잘 안 보는 나도 알 정도의 배명훈, 송시우, 도진기 등의 단편과 마쓰다 신조, 데니스 루헤인 인터뷰. 와 - 핫!한, 정말 핫!!한 추리소설 신간 리뷰, 그 외의 꼭지들도 흥미진진해 보인다. 


SCREENSELLER
『갈증』『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MYSTERY SALON 축축한 집념, 한여름 밤의 악몽 『우부메의 여름』
스타들의 미스터리 
TOON 고생 끝에 낙이 올지, 개털이 될지/윤태호의 『파인』_선우훈
SPECIAL 2015 한국 미스터리의 현주소, 누가 ‘미스터리’ 치즈를 옮겼을까?

MISSING LINK 집 안의 괴물들 (1)_박해천
MAZE 『밀실 입문』 (1), 밀실은 ‘합법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_아리스가와 아리스, 야스이 도시오
NONFICTION 검은 집, 엄마의 비밀_유성호

한낮의 미스터리 
경찰을 가장 자주 만나는 민간인_박상익
카페 크리스티에서 모리어티 홍차를_김선영

MYSTERY PEOPLE 데니스 루헤인과 미쓰다 신조, 국내 최초 인터뷰 
나의 기획서 다카무라 가오루의 『내 손에 권총을』_추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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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7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7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5-06-17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잡지는 땡스투가 안 되는군요 ^^:

하이드 2015-06-17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늦었지만, 갑자기 생각났는데, 책장 위의 `미스테리아` 이미지 누르고 그 링크에서 사시면 TTB2는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여튼 누르기만 해도 광고가 들어오지만, 난 왜 요즘 이 방문자 수에 TTB2 적립금이 미미한지는 의문.

togawa 2015-06-17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글 보고 구매했어요. 기대기대 중입니다.

reena 2015-06-18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바로 주문을- 기대됩니다😋

클라라비 2015-06-18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문했어요~~ 내일 받을거라서 완전 기대중이에요~^^

2015-06-18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9 0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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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는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흠잡을데 없으며, 등장인물들도, "절절히" 공감가는 문장도 모두 되게 완벽하다. 심지어 표지도 엄청 예쁨. 


처음 이 책 속의 문장들이 인용되어 타임라인에 돌 때만해도, 소설이 아닌 줄 알았다. 사려고 보니 소설이라 당황했다. 


호주로 이민을 가려는 계나의 이야기가 한국, 호주, 과거, 현재를 오가며 펼쳐진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엇'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 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내가 여기서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 건.... 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돼야 할 동물 같아.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것도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워요. 직장은 통근 거리가 중요하다느니, 사는 곳 주변에 문화시설이 많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일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거면 좋겠다느니, 막 그런 걸 따져. 


직장 통근 거리는 당연히 중요하고, 문화시설 많으면 좋겠는거고, 하는 일이 자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거가 뭘 되게 따지는건가. 아.. 


한국에서 회사 다닐때는 매일 울면서 다녔어. 회사일보다는 출퇴근 때문에.

이 다음에 나오는 문장이 여기저기 많이 인용되고, 그 문장에 낚여서 이 책을 샀던 것 같다. 나 역시 회사생활에서 가장 싫은게 출퇴근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 부대끼는 거. 타인과의 거리에 민감한 편이다.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그게 무너지는게 바로 출퇴근시간 지하철이다. 


회사에서 일할 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 같아 내가 어떤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서 그 톱니바퀴가 도었다 해도, 이 톱니바퀴가 어디에 끼어 있고 이 원이 어떻게 굴러가고 이 큰 수레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그런걸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난 내가 무슨 일을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 호사는 뭐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고 온통 혼란스러웠달까. 아니 아예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 중고생과 다름없었던 거 같아. 그런까 일이 당연히 재미가 없고, 일이 재미있다는 말이 뭔지도 모르고, 하고 싶은 일? 그게 뭔 소리야. 

근데, 계나야, 회사에 다닐 때는 그냥 톱니바퀴 부속품이면 돼. 주어진 일만 딱 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돈 주는 만큼 일하고, 일 끝나고는 니가 좋아하는 문화생활 하고. 


여튼, 그렇게 한국을 떠나는 공항 장면과 회사 생활의 고단함을 말하며 첫번째 챕터가 끝난다. 


호주 워홀도 아니고, 어학연수도 아니고, 이민이라니, 쉽게 할 수 있는 결심은 아니다. 계나는 처음부터 '이민'을 염두에 두고 떠난다. 계나와 친한 친구 은혜와 미연이 있다. 은혜는 일찍 결혼했고, 미연은 알지도 못하는 IT 회사에 다니며 각각 끝나지 않는 시부모욕에 회사욕에 스트레스를 푼다. 


그렇게 이민 가기 전에도 호주에 정착을 하게 돈 후에도 은혜와 미연은 변하지 않는다. 

뭔가를 하고 싶을 때 나이 생각하면서 언제 그걸 해. 라고 하는데, 그걸 안하고 시간 보내면 또 뭐할껀가. 싶은거다. 

한국 땅을 떠났다 돌아온 계나에게 은혜와 미연의 변함없음은 확연하게 드러나지만, 그네들은 그네들 나름대로 적응하기 위해 사는 것이리라. 


이 책이 너무 잘 짜여졌다는 느낌이 드는게, 모든 등장인물들이 다 등장의 이유가 보여서인데, 은헤,미연 외에 가족 각각도, 그리고 잘 사는 남자친구 지명. 취업 잘 되는 공대를 나와서 기자의 꿈을 키우고 기자가 된다. 호주에 가기 전 한 번 헤어지지만, 호주에 가서 다시 만나게 되고, 나와 있는 동안 함께 살면서 기자가 된 지명의 모습이 나오는데, 읽기만 해도 피곤한 한국 남자의 일상인 것이다. 


호주에서 아르바이트하는이야기, 쉐어하우스에서 사는 이야기들도 실감나게 그려지고, 지명과의 관계도 잘 쓰여진 소설같다. 결말까지도 깔끔한 소설이다. 너무 현실적인데, 너무 깔끔하게 그려져서 소설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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