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 2 - 시크릿 스피치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차일드 44를 좋아하던 사람이 2편인 '시크릿 에이전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좋아한다고 해도 이해간다. 

이 작가의 책은 읽는게 너무 괴롭다. 근데, 막판되면, 모든 갈등을 어떻게든 다 풀어 버려서 찜찜한 부분을 남기지 않고,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엄청나게 높여 버리는 것이다. 


오랜만에 차일드 44를 다시 읽고, 이번에는 2편,3편까지 있다고 생각하고 읽으니 마지막에 예사롭지 않은 것이 한 둘이 아니다. 라리사와의 관계 및 레오의 각성, 새로운 살인전문 전담반 개설, 조야와 엘레나 입양 등


차일드 44 '시크릿 에이전트'에서는 1편의 이야기들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풀어나간다. 

시작부터 긴장감 넘치게 레오의 젊은 시절, 스파이로 교회에 침투해서 배신하는 장면이다. 1편에서 주인공인 레오에 감정이입하며 읽어나갔다면 2편은 시작부터 무참하게 박살내는 거다. 


그러고보니, 차일드 44 시리즈에는 착한놈이 없다. 레오가 주인공이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일에 회의하고, 반성하지만, 어쩔 수 없는 존재. 하긴, 그 시절에 착한놈은 다 죽고 없겠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레오 주변 인물들도 죄다 선악을 품고 있다. 더 나쁜 놈이 있고, 덜 나쁜 놈이 있지만, 대부분은 수용소장처럼 약한 사람일 수도 있겠고. 그래서 스탈린이 죽은 후에 후루쇼프라 스탈린의 범죄를 인정하는 비밀 아닌 비밀연설문을 작성하자 대혼란이 온 것이다.


그런 혼란이 스탈린 시절보다 더욱 격동적으로 잘 드러나 있는 소설이다. 

레오는 근래 읽은 그 어떤 소설 속의 주인공보다 더 개고생이다. (내가 읽는 소설이 주로 미스터리/스릴러임을 감안할때 정말..) 언제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죽을 고비들을 넘기며 '조야'를 찾기 위해 자신의 젊은날의 행위를 보상하고 그 당시 배신했던 사람을 구해내기 위해 죄수인척 수용소로 잠입하게 된다. 


역시.. 읽을 때는 정말 짜증나는데, 읽고 나면 다 꼭 필요했던 장면들이었나 싶다. 그래서 또 나는 3편을 읽으러 가겠지. 

주인공인 레오 외의 캐릭터들이 대단히 인상 깊다. 라리사는 물론이고, 조야와 엘레나. (조야는 이번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 티무르(1편부터 2편까지 나오는 인물 중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정의로운 캐릭터이지 않을까.) 프레이라, 말리샤, 그리고,파닌은 물론이고, 빵집주인, 통역사도 그 비중에 비해 진한 여운을 남긴다. 


무려 톰 하디랑 누미 라파스가 부부로 레오랑 라리사로 나오는데, 영화가 망작이란 것이 아쉬워 죽겠다. 잘 빠졌으면 2편,3편까지 쭉쭉 기대되었을텐데.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5-08-0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오와 라리사는 원작에서 절세의 미남미녀로 묘사되는데..캐스팅에 좀 놀란 일인 (속물-_-;)
 

집에 있으면 그럭저럭 괜찮다. 버틴다. 정도 아니고, 그냥 괜찮다. 

선풍기 틀어 놓고 아이스커피나 아이스바나나식초 타두고. 

작업실 가면 에어컨 빵빵하고. 

꽃시장 갈 때면 땀으로 목욕하지만, 뭐 여름 다음에는 가을 오고, 겨울 오겠지. 

아침형 인간이라 해가 점점 늦게 뜨는걸 보면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다가옴을 느낀다. 


어젯밤에 푹 잘 잤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개운하다. 오늘까지 마쳐야할 일이 많은데, 어제 거의 손대지 못했고 (아니 지난 한달 내내 ㅡㅜ) 이렇게 마지막 날에야 맘잡고 (이건 밤에 맘 잡으면 데드라인 놓쳐버리는거라) 새벽부터 시작했다. 


읽고 - 쓰고 - 읽고를 반복하며 7월의 마지막날을 보내고, 8월은 재미있는 일들로 가득 채워야지. 

오늘의 식량으로는 어제 사 둔 과일샐러드와 포테이토 샐러드가 있다.

오후에 작업실에 나가게 된다면 고등어자반을 먹어야지. 


아침에 후다닥 일 시작하고, 곁눈질로 (...응?) 고른 신간 몇 권 


 앨러스테어 보네트 <장소의 재발견>


아마존 에디터 선정 올해의 책. 우리가 지금 이곳에 살면서 잃어버린 것들은 무엇일까? 각박한 삶을 뒤로하고 자유롭게 탈출하고 싶은 욕망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토포필리아, 즉 ‘장소에 대한 본질적인 사랑’을 일깨우고 향수를 자극하는 세계 곳곳의 이색적인 장소들로 여행을 떠난다. 길모퉁이 골목에서 뉴욕의 빌딩 숲 사이, 아무도 살지 않는 도시를 지나 어린 시절 비밀 장소까지. 탐험의 낭만과 머묾의 의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앨러스테어 보네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며, 아직 우리의 흥미를 끌 만한 장소들이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고 말한다. 그는 몇몇 지도에서만 발견되거나, 어떤 지도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장소, 즉 ‘지도 바깥에 있는(off the map)’ 곳을 찾아내어 천편일률적으로 변하고 있는 세계의 경관들 속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장소들을 소개한다. 



임동근, 김종배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인구통계가 확립된 1965년 이후 지난 50년간 서울(수도권)의 인구는 10배로 늘어났다. 1975년부터 1995년까지 20년간 매년 50만 명이 수도권으로 이주했다. 정부의 입장에서 이들은 경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인적자원인 동시에 물, 전기, 가스, 교통, 주거,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기도 했다. 늘어나는 인구를 관리하기 위해 행정, 교육, 치안, 경제, 병원, 도로 등의 다양한 시설들을 배치하는 통치의 전략들은 서울(수도권)이라는 독특한 메트로폴리스를 만들어냈고, 또 그만큼 독특한 ‘서울 사람’의 삶을 만들어냈다. 

이 책은 그런 독특한 통치술, 독특한 선택들을 하나 하나 역사적으로 되짚어보며 그 효과와 부작용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살펴본다. 가령 동사무소라는 독특한 한국적 행정기관은 왜 생겼으며 어떤 기능을 했는지, 그린벨트는 왜 만들었고 어떤 기능을 했고 어떤 부작용을 낳았는지, 아파트는 어떻게 전 국민의 로망의 되었으며 또 어떻게 지배적인 주거 양식이 되었는지,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왜 그렇게 많아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왜 이렇게 외면당하고 있는지, 왜 마포가 아니라 테헤란로가 대표적인 오피스 지구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등등 의문점들에 대한 흥미로운 답이 펼쳐진다. 



 모타니 고스케 외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2014년에 일본 신서대상(新書大賞) 1위, 일본에서 40만 부가 판매되고 있는 초대형 베스트셀러이다. ‘신서대상’은 매년 출간된 수천 권의 신서 가운데 서점 종사자·평론가·기자 등 출판 관련자들에게 추천 및 평점을 받아 순위를 매기고 이 중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신서가 1위가 된다. 보통 신서대상을 받은 책들은 독자의 신뢰를 받아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 책은 현재의 자본주의의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 예를 들어 지역경제 불균형, 취업난, 저출산, 에너지 자원 문제 등에 대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산촌자본주의’에 대해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열띤 환영을 받았다.

‘산촌자본주의’는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하는 신조어이고, 여기서 ‘里山’는 ‘마을 숲, 마을 산’ 등을 의미한다. 2012년 2월부터 일본 NHK에서 <里山資本主義>라는 이름의 TV프로그램으로 방송되었다. 그때 방송에 함께했던 모타니 고스케(일본 총합연구소 주석연구원, 지역 경제학자)와 NHK히로시마 취재팀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산촌자본주의’는 돈의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전제하에서 구축된 ‘머니자본주의’ 경제 시스템과 함께,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도 재구축해두고자 하는 사고방식이다. 돈이 부족해져도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계속해서 손에 넣을 수 있는 시스템, 이른바 안심과 안전의 네트워크를 미리 준비해두기 위한 실천이다.

즉, 산촌자본주의는 한마디로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 ‘잠자고 있던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시스템’인 셈이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버려진 땅을 활용하고 에너지와 자원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며, 한쪽으로만 치우친 현재의 ‘마초적’인 경제시스템을 보완할 서브시스템으로서 기능하는 산촌자본주의의 특징과 가능성에 대해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책들. 어쩌다보니 다 '장소'에 관한 책들이다. 3권 다 기대되는데, 마지막 책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는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떠올리게 한다. 어떤 책이려나. 


선물 받고 싶은 책도 하나 있습니다. 뭐, 가끔 그런거죠. 이 책은 선물로 받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는거죠.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얼른 꽃, 마주치다.를 마주쳐버려~ 라는 즐거운 7월 마지막 날의 스타트!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7-31 0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31 0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31 0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1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5-07-31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룰루~ 책 선물 받는 주말~~ 7월의 마지막 날~~
 

아.. 배고프다. 


먼저 말로 이야기.

걱정했던 부분은 의외로 건강해서 다행이었고, 아랫니 두 개 발치했고, 윗니 중에는 송곳니 녹아들어가기 시작했다고 해서 이 부분이 걱정 되는데, 가을에 다시 재검 받아보고 진행상황 봐서 결정하기로. 


고양이가 신장만 약한 줄 알았는데, 치아흡수성병변.이라는 이빨이 녹는 고양이과 많이 걸리는 병이 있다는건 처음 알았다. 

원인도 확실하지 않고 아직까지는 발치만이 답. 


말로는 아침에 약 잘 먹었고, 캔도 먹었고, 사료도 먹고, 물도 마신다. 방금 화장실에도 다녀온 것 같다. 냥냥거리기도 잘 하고. 

오늘 내일은 지켜볼 예정이지만, 한숨 놨다. 


이제 내가 배가 고픈데 ..엊저녁에는 치킨이 먹고 싶었지만 (난 항상 치킨이 먹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말 사 먹는건 삼사개월에 한 번이나 될까나.) 병원비 걱정하며 지난 주말에 3만원짜리 훈제삼겹살 처먹은걸 후회했기에 치킨 말고 그냥 컵라면 먹고 쿠앤크 아이스크림 먹었다.집에 바나나식초, 커피빈아이스아메리카노,돌얼음,냠냠과수원 복숭아.까지 있으니, 가난한 기분은 아닌데, 그래도 뭐 먹긴 먹어야지. 


엊저녁부터 읽기 시작한 책은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이다. 이거랑 차일드44 2편. 


차일드44 2편은 초반부터 레오가 너무 쌍놈으로 나와서 허걱하고, 1편만큼 역시 읽기 힘들다 싶고. 일단 아직까지는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책이고, 사노 요코는..초반부터 너무 치매, 노년, 할머니 그래서 몇 살인가 셈해보았더니 65 정도인 것이다. 

그래도 한 75세는 넘어야 노년 같은데.. 비슷한 나이의 엄마는 아직도 밖에 가면 젊은년이 노약자석 앉았다고 욕 먹고 다닌다구. 


여튼, 생각했던것 과는 매우다르게, 재미있고 유쾌한 것과는 거리가 멀고, 씨니컬하고, 노년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글들이 많다. 


빵이 다 떨어져서 커피숍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걸어서 2분만에 도착했다. 돈만 내면 아침을 먹을 수있다니 도시는 굉장하다. 셀프서비스용 쟁반을 들고 막다른 곳까지 슬슬 걸어갔다. 작은 테이블 딱 한 자리가 비었고, 벽을 따라 테이블이 6개 정도 늘어서 있었다. 담배에 불을 붙인 다음 벽을 등지고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전부 여자였다. 전부할머니였다. 그중 넷은 담배를 뻑뻑 피우고 있었다. 전부 늦은 아침을 먹는듯했다. 전부 홀몸으로 보였다. (..)


하나하나 살펴보면 말쑥한 얼굴에 옷차림도 단정하다. 예쁘게 흰머리를 말아 올린 일흔 후반의 어느 할머니는 롱스커트에 커다란 연보랏빛 스카프를 어깨에 걸치고 여류롭게 커피숍을 나갔다. 저 사람은 필시 부유층 샐러리맨 부인이었을테지. 그 옆의 할머니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밤색으로 물들였다.검은 바지에 짧은 재킷을 입고 문고본을 읽는 모습이 정년퇴직한 커리어우먼 같다 그 옆 사람은 옛날 영국의 가정교사처럼 보였다. 회색 타이트스커트에 털실로 짠 조끼, 흰색 블라우스의 작고 둥근 옷깃에는 섬세한 레이스가 달려 있고, 그이음매는 카메오 브로치로 장식했다. 요즘 시대에 카메오 브로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정말로 추억의 패션이다. 그러나 내 차림새도 남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청바지에 인도 자수가 놓인 윗도리, 발에는세이유에서 500엔에 산 샌들을 아무렇게나 꿰어 신었다. 예전에는 이런 할머니가 없었다. 보나 마나 독거노인 냄새가 풀풀 나겠지. 내일 이 시간에 오면 다시 같은 얼굴을 마주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무도 남들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다. 이유도 없이 기운이 솟아났다. 


역사상 최초의 장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는 생활의 롤모델이 없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거리며 어떻게 아침밥을 먹을지 스스로 모색해나가야 한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먹는 것'이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먹는 것'을 '요리하는 것' 말이다. 

아직 1/4 정도를 읽은 정도이지만, '먹는 것/요리하는 것', '책', '홍백전/티비보기', '친구'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가장 큰게 요리, 그 다음이 티비인 것 같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건강에도 좋지만, 요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먹거리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 좋은 취미? 생활방식? 인 것 같다. 


나는 .. 맛있는 걸 먹으면 좋지만, 그보다는 건강한 것을 먹는 것이 좋고, 자부심을 가지고 먹거리를 내는사람이 만드는 것을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요리는 하기 싫고, 치우는 것도 싫다. 요리의 과정에서 좋은건 '장보는거' 정도이다. 


그러니.. 자부심을 가지고 괜찮은 건강한 먹거리를 내는 카페/밥집/레스토랑 등을 많이 알아두는게 중요하다. -> 결론.

나이 들어서 계속 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요리는 계속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안하지만


식물을 키우는 것도 계속 할 수 있다. 타샤할머니처럼. 책을 읽는 것도 계속 할 수 있고, 글을 쓰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고 전시를 다니는 것도 계속 할 수 있으리라. 저자는 바른 자세를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살면서 한 번도 유연했던 적은 없지만, 요가는 꾸준히 다니고 싶다. 


장수사회의 롤모델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생각나는 할머니들은 길에서 폐지 줍는 할머니나 티비에 나와서 며느리 머리 끄댕이 잡는 할머니밖에 없고, 뭐 할아버지라고 나을것도 없다. 지하철에서 깽판치거나 퀵해주시는 할아버지들. 


내가 흑석동에 살아서 그런가. 반포를 지나칠 때면 종종 책에 나온 것 같은 멋쟁이 할머니들을 본다. 길에서 보는게 다이니 어떻게 노년생활을 꾸려 나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아침 뭐 먹지? 

코엑스 마마스의 아침 메뉴가 4800원에 샌드위치와 커피인걸 봤다.조만간 가서 먹고 커피들고 영화 봐야지. 

그래서, 오늘 아침,아니, 이제 점심,아점엔 뭐 먹냐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7-30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31 0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5-07-30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내염하고는 완전히 다른가보네요. 이빨이 녹는다니...
말로 많이 아팠겠어요 ㅜ..ㅜ

하이드 2015-07-31 06:34   좋아요 0 | URL
네, 보이기도 하는데, 안보이는 곳부터 녹아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더라구요. 고양이과에 가장 흔한 구강에 생길 수 있는 병이라고 합니다.

보통 통증 시작되고 병원 가는데, 말로는 다행히 통증은 없었어요.
 

어제, 영화 '암살'을 보러 가기 전, 고양이 이빨 뽑는 치료비에 보탤까 싶어 오래간만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판 책들 중에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퀘스천'이 있었다. 책 일곱권의 가격이 딱 5만원 나왔더라. 팔 때는 금액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만, 살 때 워낙 5만원 집착병이 돋다보니, 뭔가 팔 때의 금액도 5만원 맞으니깐 기분 좋았다. 


기회가 되면 다시 사 볼 책인데, 표지는 봐도봐도 맘에 들지 않는다. 혹시 아직까지 나의 책구매/정리 패턴을 모르는 분이 계신다면.. 책은 읽고 바로 파는 편이다.(알라딘 중고서점이여!) 그리고 다시 읽고 싶어졌을 때 다시 사는 편인데, 막 읽고 싶어 죽겠어서 산 책도 당일 도착해도 아침맘, 저녁마음 달라서 안 읽고 싸아두는 일이 부지기수인데, 두번째 산 책들도 마찬가지이다. '차일드44'야 오랜만에 읽는거라 다시 사서, 그래도 역시 사고 한참 있다 지난 주에야 읽었고, '제노사이드'는 다시 읽고 싶어서 다시 샀는데, 아직 안 읽고 있고, '경관의 피'도 마찬가지. 근데, '13.67' 읽고 다시 읽고 싶어졌으니 '경관의 피'는 조만간 다시 읽을 것 같다. 이렇게 시대성 드러나는 잘 쓴 경찰소설이 희귀함. '13.67'과 '경관의 피'밖에 안 떠오른다. 


그러니깐, 이건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퀘스천'과 '심농'의 이야기였지.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다. 이 책도 두 번 샀다. 그 이후로 늘 재미는 있었지만, 늘 맘에 안 찼다.더 좋고, 덜 좋고의 문제는 있지만, '빅 픽처'만 못했고, '빅 픽처'를 너무 좋아했어서 그 이후로 재미 없어도 계속 사보는 사이클에 들어 버렸는데, '빅 퀘스천' 이 '빅 픽처'만큼 좋다. 그간 읽고 실망했던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들이 모두 이 책을 읽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을 더 이상 사지 않겠어. 라고 결심하던 즈음에 나온 신간에 마음이 흔들릴때즈음 ( 책에 맘이 흔들리는건 무죄...응?) 지금의 자리로 옮기기 전 센트럴시티 반디앤루니스에서 이 책을 훑어보다 심농 이야기를 발견하고 바로 주문했다. 


딱딱한 싱글베드에 누워 두 가지 신문을 샅샅이 읽고 나서 브랜디를 두 잔 마셨다. 그다음, 조르주 심농의 소설 <뉴욕의 매그레를 꺼냈다. 조르주 심농은 86세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2백여 편의 소설을쓴벨기에 출신 작가이다. 그는 보름 동안 한 권의 소설을 써낼 만큼 무시무시한 창의력을 자랑했고,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약 1만 명의 여자들과 잠자리를 가진 바람둥이로도 유명하다. 앙드레 지드는 조르주 심농을 20세기의 주요 작가로 꼽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그 당시 나는 막 조르주 심농을 발견했고, 그의 소설을 읽는 동안 같은 작가로서 동지애를 느꼈다. 인간 조건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읽기 쉬운 이야기와 문장으로 결합하는 능력, 마치 슬픈코미디처럼 인간관계가 변모해가는 모습,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불공평에 대해 차가운 일침을 가하는 절규 등이 나의  소설 세계와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1999년 말에 내가 조르주 심농을 발견하게 된 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외로움, 어긋날 수밖에 없는인간관계 등을 다루는 심농에게서 나는 작가로서의 동지애를 느꼈다. 


스위스의 비 오는 날 저녁, 조르주 심농이 1946년에 쓴 소설 <뉴욕으 매그레를 읽으며 내 상황을 소설에 대입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다음 구절은 특히 내 처지를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머리통 형태 그대로 눌려 있는 베개, 잠 못 들고 몸을 심하게 뒤척이다 구겨진 시트, 파자마, 슬리퍼, 의자에 널브러진 옷가지, 탁자 위에 펼쳐진 책 옆에는 먹고 남은 저녁음식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외로운 남자의 끔찍한 음식..... 불현듯 그는 자신이 도망쳐 온 모든 것들을 떠올렸다.그는 입구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기 두려워 얼어 붙어 있었다.'

  

사람은 왜 책을 읽을까? 혹시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이 혼돈의 세상에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이 나 하나만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조르주 심농의 소설에 등장하는 위의 구절은 당시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그대로 정리해놓은 듯했다. 다행히 내 방에 식은 음식이나 우스꽝스런 슬리퍼는 없었다. 


다만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추락하는 감정, 내가 처해 있는 불행과 산적한 문제들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았다. 



'빅 퀘스천'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자전적 에세이이고, 절망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이어 나가야 하는 '중요한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절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재진행형의 희망이고, 그 답도 하나마나한 말 같지만, 진리.라는 것이 좋다. 

책을 읽고 나니 더글라스 케네디가 작품 속에서 주인공을 존나게 괴롭혀 왔던게 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했다. 더글라스 케네디가 자신의 작품 이야기하는거, 위에 심농처럼 그가 읽는 작가랑 작품 이야기 하는거, 그런것들 다 와닿았다. 

이 책에 관해서는 페이퍼에서 몇가지 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일단 내가 애정하는 작가 심농의 이야기를 옮겨둔다. 나처럼 더글라스 케네디에 실망하고 의구심 가지고 있다가 당장 주문버튼을 누르는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아는 가장 멋진 표지 콘셉트. 였는데.. 다 못 나와서 아쉽고 또 아쉬운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5-07-29 1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쉬워요.ㅠㅠ 재미도 있지만 예뻐서 간직하고 싶은 시리즈인데ㅠㅠ

하이드 2015-07-31 06:38   좋아요 1 | URL
디자인은 최고인데, 내구성이 좀 떨어지더라구요. 양장도 아닌 것이 반양장도 아닌 것이. 표지 색도 잘 바래구요.
여튼, 나온 것만이라도 고이 간직!

지금행복하자 2015-07-29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심농~ 아직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는데.. 호기심이 생기네요~ 도서관을 가봐야겠어요 ㅎㅎ

하이드 2015-07-31 06:37   좋아요 0 | URL
심농.. 정말 좋아하는 작가라 몇 권 안 되는거 마르고 닳게 읽다가 시리즈 나와줘서 반가웠는데, 일단 나온것만이라도 읽어볼 수 있으니 좋지요.

고양이라디오 2015-07-29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만원집착병 참 공감가네요ㅠㅋ
그리고 빅픽처와 빅퀘스천에 대한 글도 대공감이었습니다^^
저는 빅픽처로 더글라스케네디를 처음 만났는데 그 후로 작가의 다른 책을 봐도 빅픽처만한 작품은 없더라고요. 저도 이 빅퀘스천은 빅픽처만큼 좋았습니다ㅎ

하이드 2015-07-31 06:36   좋아요 2 | URL
다행히? 빅퀘스천 읽고 나니,그간 꾸역꾸역 욕하며(?) 읽었던 더글라스 케네디의 다른 책들도 잘 읽었다 싶더라구요. ^^

더글라스 케네디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하는 작품들도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차일드 44 - 1 -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가 망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것 같다. 톰 하디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억양들이 개판이고, 영화에서 라이사를 지워버렸고, 바슬리가 아름다웠다는 것도 들었다. 기대했던 영화였지만 보지 않기로 했다. 


차일드 44가 이번에 시리즈로 3권 나오기 전의 판본 전의 판본을 읽었으니 읽은지 꽤 오래 되었고, 그 이후로 읽었던, 비교적 최근의 '얼음속의 소녀들'이 떠오른다. 비슷한 주제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으니 다른 주제다. 


차일드44의 '44'는 처음 발견하게 되는 소련 전역에 걸쳐 '살해'당한 아이들의 숫자이다. 

이것이 실화라는 것은 알고 있는데 (실제도 책에서도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난다) 시간대가 다른 것은 이번에 처음 인지했다. 실제 사건이 일어난건 70-90년대이고, 소설은 30년대에서 시작해 5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대를 냉전시대 엄혹했던 스탈린 시대로 옮기면서. 그리고 스탈린이 죽으면서 또 다른 전개를 보인다는 점에서 정말 기발하다. (이렇게 꼬는 작가 엄청 좋아한다.) 


잊고 있었던건, 이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얼마나 불편했던가. 하는거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장까지 읽었을때, 꼭 인과응보여서가 아니라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소설로 남았다는 거. 나는 하나 싫은점이 있으면, 다 싫어하는 경향이 강한데, 예외적인 경우다. 그만큼 좋은(?) , 이야기가 풍부한 미스터리라는 것이겠지.


그리고, 라이사를 지워버렸다고 했을때, 책 속에서 라이사가 얼마나 큰 비중이었는지 잊고 있었는데, 라이사 같은 잘 만들어진 여성캐릭터를 지워버리다니, 영화가 나빴네. 


이전에 차일드44를 읽었을때에는 '아동살해'에 대한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은데, 아닌가? 이래서 리뷰를 꼭 써두어야 한다. 다시 읽으니 기근에서 시작되는 인간성 말살, 그리고, 냉전시대의 비인간적인 상황, 고문 등의 이야기가 너무나 답답하고 무서웠다. 


이야기의 반전이라고 해야 하나, 숨은 스토리라고 해야 하나 했던 부분은 반전(?)이라는 부분을 빼고는 전체적인 스토리 중 사소하지만(?)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반영되었다고 하는 '얼음속의 소녀들'을 읽고 나니,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애증이 느껴져서 좋았다. 


차일드44 2부작,3부작은 첫 시리즈인 이 책에 비해 별로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레오'에 대한 애착도가 올라갔으므로 나는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이미 읽은 톰 롭 스미스의 책 두 권이( 그 중에 한 권은 두 번 읽었는데도) 재미있었으니 당연히 기대치가 높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나 2015-07-28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영화하기 좋은 소설도 없는데 영화는... ㅠㅠ

하이드 2015-07-28 20:44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면.. 나는 영화를 많이 안 봐서 그렇기도 하지만, 시대상을 책처럼 잘 드러낼 수 있는 영화가 뭐가 있나 싶어. 나는 주로 시대상이 잘 드러나는 미스터리에 환장하니깐(->차일드 44도 그렇고, 얼마전 13.67도 그렇고) 책만큼 실감나고 깊이있게 담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