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자마자 사뒀는데, (아마도) 이제야 읽었다. 역시 아는 캐릭터가 나온 단편이 훨씬 재미나긴 하지만, 그러니깐, 아는 캐릭터 나온 단편은 재미가 10이면, 처음보는 캐릭터는 3정도? 그렇더라도 앞에 한두페이지 정도로 간단하게 작가랑 캐릭터 설명 나온거만 봐도 상상되고 기대되어 재미있었다. 사실, 여기 소개된 스릴러들은 아마도 대부분 5-600페이지의 장편에 시리즈물로 긴 호흡인데, 이렇게 짧은 단편, 게다가 두 작가가 함께 소설 하나를 쓴 것이니 장르에 대한 애정과 캐릭터에 대해 미리 알고 있지 않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없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나는 .. 으으..  스릴러에 대한 애정이 마구마구 솟는다. 


내가 안 읽거나 소개되지 않았거나 한두편만 번역되었던 시리즈물 찾아서 정리해두고 두고두고 찾아봐야겠다. 

이런게 책 뒤에 소개되어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야간비행 

해리 보슈(마이클 코넬리) vs 패트릭 켄지(데니스 루헤인)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두 작가이므로 패스


인 더 닉 오브 타임

존 리버스(이언 랜킨) vs 로이 그레이스(피터 제임스) 


피터 제임스와 이언 랭킨은 자신의 주인공들끼리 만나게 하는 게 쉽지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우선 로이 그레이스와 존 레버스는 세대도 다르고 배경도 다르다 그리고 이 둘은 법집행에 대한 생각도 아주 다르다. 또 이들 사이에는 800킬로미터란 거리가 존재하고 있다. 그레이스는 잉글랜드남부 해안에 있는 휴양 도시인 브라이튼에서 활동하고 있고, 레버스는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에 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모두 영국에 속해 있지만 법적인 제도와 규칙과 규정이 다르다. 

사실 낮과 밤처럼 다르다. 










가스등 

슬래피 복화술사 인형(R.L. 스타인) vs 알로이시어스 팬더개스트(더글러스 프레스턴과 링컨 차일드)


더글러스 프레스턴과 링컨 차일드는 그들의 대표 캐릭터인 펜더개스트를 우연히 만들어냇다 링컨이 세인트마틴스 프레스의 편집자로 더글러스의 첫번째 논픽션인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역사 '다락방의 공룡들'편집을 막 끝내고 나서, 둘은 박물관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소설을 한 번 써보기로 결심했다. 더글러스가 두 개의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내용이 나오는 초반부 몇 장을서서 링컨의 의견을 구하며 보냈다. 그걸 읽은 링컨이 한 가지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사건 수사를 맡은 수사관 두 명이 근본적으로 똑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두 인물을 하나로 합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그렇게해서 빈센트 다고스타 부서장이 태어났다). 그러더니 링컨은 또 이렇게 말했다. "두 번째 수사관은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필요해 독특하면서도 뉴욕과는 정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 링컨의 계속된 지적에 짜증이 날대로 난 더글러스가 비꼬는 투로 대답했다. "아, 그래, 뉴올리언스 출신에다 색소 결핍증에 걸린 FBI 요원 같은 사람?" 몇 분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링컨이 대답했다. "그거 괜찮겠는데." 제우스의 이마에서 태어난 아테네처럼 그 후 15분만에 특수 요원 팬더개스트가 태어났다 






















팬더를 찾아 

폴 마드리아니(스티브 마티니) vs  알렉산드라 쿠퍼 (린다 페어스타인)


폴 마드리아니는스티브 마티니가 쓴 12권의 베스트셀러 소설 주인공으로, 전직 기자이자 캘리포니아 변호사다. 린다  페어스타인 역시 30년간 검사로 재직했으며, 맨해튼지검에서 성범죄 전담반을지휘하고 있다. 두뇌 회전이 빠른 여검사 알렉산드라 쿠퍼는그녀가 만들어낸 캐릭터다. 지금ㄲ지 쿠퍼가 주인공인소설이15권 나왔다. 



라임과 프레이 

링컨 라임(제프리 디버) vs 루카스 데본포트(존 샌드포드)



지옥의 밤

마이클 퀸(헤더 그레이엄) vs 해결사 잭(F. 폴 윌슨) 


수리공 잭은 아주 독특한 주인공이다. F. 폴 윌슨이 1984년 <더 툼>에서 처음으로 잭을 만들어냈다.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은 제도권 내에서 해결될 수 없거나 해결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들을 용병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엄청난 성공작이었다. 하지만 폴은 그로부터 무려 14년이 흐룬후에야 잭이 나오는 두 번째 소설을 썼다. 왜? 폴은 잭 때문에 작가로서의 경력이 끝날까 두려웠다고 한다. 마침내 1998년 잭은 당시 폴이 말하기론 '딱 한 권'만 쓰겠다고 말한 소설로 돌아온다. 하지만 폴은 그 후에 한 권을 더 썼다. 그 다음에 또 한 권. 이렇게 22권의 소설이 나온 후에야 수리공  잭이 작가로서의 폴의 경력을 확실히 접수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게 됐다. 


정차

션 라일리(레이몬드 코우리) vs 글렌 가버(린우드 바클레이)











린우드 바클레이 책 중 '사고'에 나오는 글렌 가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이 단편만 봐도 글렉 가버랑 딸 켈리가 무지 궁금해진다. 


침묵의 사냥

와이어트 헌트(존 레스크로아트) vs 조 트로나(T 제퍼슨 파커) 


  조 트로나는 아닌데, 저자 이름으로 검색하다보니 반가운 책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걸' 

 와이어트 헌트나 조 트로나 재미있어 보이는데, 번역된 건 없음. 







악마의 뼈 

코튼 말론(스티브 베리> vs. 그레이 피어스(제임스 롤린스)


이쪽도 취향인데, 없음. 


마지막으로 


대단한 배려 

잭 리처(리 차일드) vs 닉 헬러(조셉 핀더 )



















해리 보슈로 시작해서 잭 리처로 마무리라니 훌륭하다. 짝짝짝 

콜라보를 보며 생각한건데, 해리 보슈는 워낙 마이클 코넬리 작품군 속에서 다른 작품 주인공들과 콜라보로 많이 나오기도 하고, 보슈라는 웰메이드 드라마도 있었어서 너무 위화감 없는게 단점이라면 단점. 


내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인 잭 리처 콜라보 보면서, 아아.. 잭 리처랑 모든 다른 주인공들이랑 각각 콜라보한거 책으로 나오면 내가 다 삽니다. 


이언 랜킨이랑 어쩌다보니 아직 시작 안 한 (아마, 저 무시무시한 표지 때문에) 팬더게스트 시리즈나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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랫맨
미치오 슈스케 지음, 오근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미치오 슈스케.는 묘사가 너무 역겨워 읽지 않기로 결정한 작가이지만, 피니스 아프리카에에서 냈다길래, 읽어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트릭도, 반전도 추리소설 읽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었다. 그렇다고 앞으로 이 작가의 책을 찾아 읽을 일은 없겠지만, 이 작품 정도는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고등학교때부터 함께 밴드를 해왔던 네 명은 사회인이 되어서도 아마추어 밴드 활동을 계속 하는데, 밴드 맴버 중 한 명이 죽게 되고, 형사의 아들인 다니오는 히메카와를 의심하게 된다. 밴드 맴버의 죽음과 히메카와의 과거 누나의 죽음이 번갈아 나오는데, 화자인 히메카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도착 시리즈의 오리하라 이치라던가 '살육에 이르는 병'과 같은 다크계 아비코 다케마루가 떠오른다. 미치오 슈스케는 싫어도 오리하라 이치나 다크계 아비코 다케마루는 좋아하므로, 이번 경우에는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도 좋았던 것. 


짤막한 가운데 잘 짜여진 플롯과 책을 읽는 내내 록밴드의 음악이 귓가에 울리며,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긴장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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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의 처음이자 마지막 인생 상담
아사다 지로 지음, 이소담 옮김 / 파란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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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거 필요없고, 아사다 지로의 '인생상담' 주간지 연재 단행본이라고 하니,뭔소리를 들어도 살 생각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아사다 지로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천재과의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초등학교때부터 '소설가'의 꿈을 꾸어왔고( 꿈만 꾼게 아니라 투고하는 등 일생의 목표로 노력해왔고) 40대가 되어서야 겨우겨우 데뷔했다고 한다. 대단하다. 아사다 지로의 책 중에 재미 없는게 없는데, 그리고, 유머부터 진지한 소설까지, 시대물에서 현대물까지 고루고루 다 재미있고,장편도 재미있고, 단편도 재미있는, 내가 생각하기로 동서양 통틀어 유일무이한 작가인데, 40대 전의 투고들은 별로였다는건 믿기지 않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 

40대에 데뷔하기까지 자위대, 야쿠자, 패션업계 등에서 일을 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경력또한 소설같은 사람이다. 


각설하고, 이 책은 재미있다. 

최근에 사노 요코의 '사는게 뭐라고'를 읽으면서 노년 롤모델! 시크한 할머니 짱! 그랬는데, 아사다 지로를 읽으며, 이게 상남자지! 라는 기분이 든다. 우리와는 다른 세대를 살아왔던 지금의 노년 세대에 지금의 피씨함을 들이대는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까지 보편적으로 시대성을 뛰어넘는 훌륭함을 지니고 있으면, 그들의 언피씨함 조차도 이해하게 되어 버리는거다.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되면서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어때야 함' 과 같은 이야기에 알레르기 반응 일으키게 되는데, 사노 요코의 경우도, 아사다 지로의 경우도, 전혀 기분 상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거다. 


어떤 페이지를 읽어도 재미있는데, 일단 아사다 지로가 이 글을 연재한 곳이 '주간 프라이데이' 라는 그라비아 잡지.라는 것을 먼저 말해둔다. 뒷편에 나오는 맺음말에 아사다 지로가 이 기획을 받아들이게 된 계기 또한 재미있다. 


주변에 상의하자, 지인인 승려는 "업을 등에 지게 될 테니 그만두게." 라고 했다. 담당 편집자는 눈을 쫙 찍으며 "소설가는 소설을 써야지요."라고 했다. 정신과 의사는 잠시 생각한 끝에 "약을 좀 바꿔 볼까요?"라고 했다. 납득이 가는 답변을 얻지 못해서 차라리 신문의 인생 상담 코너에 투고라도 해 볼까 했는데, 고민이 특수하니까 실어 주지 않을 것이 뻔했고, 만에 하나라도 내 신분이 밝혀지면 비웃음을 살 테니까 생각을 고쳤다.


이럴때 출판사에서 <플레이보이의 인생 상담>이라는 단행본을 아사다 지로에게 보내게 되고, 과거 시바타 렌자부로,곤 도코, 엔도 슈사쿠, 가이코 다케시등의 쟁쟁한 대작가가 답변자를 맡은 것을 보고, '위대한 선배님들이 흔쾌히 응하신 일을 나 따위가 거절해도 될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전부터 워낙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자 하는 성격이어서 승려도 편집자도 비서도 가족도,나중에는 변리사까지 "안 돼" 라고 하는 시점에 이미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수도 있다. 라고 덧붙인다. 


책은 사연과 61세 영감 지로와 27세 청년 다로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사연을 나누어 놓은 것도 꽤 짜임새 있다. 

1장, 남자와 여자 / 2장 가족, 친구/ 3장 일Work / 4장 도박의 극의 /5장 일본에 태어나서 Our Homeland /6장 인생 으로 총 69개의 상담을 소화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머러스한 기조를 유지하여 만담같은 상담이고, 출판사 직원이자 독자 대표인 다로의 아사다 지로 책 선전이 중간중간 나와 웃음을 준다. 


인생 상담이라면 좀 더 절실하고, 좀 더 진지하며, 이른바 듣고 있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안타까운 고민이 올 줄 알았다. 내 어찌 알았을꼬? 오는 것이라고는 사치스럽기 짝이 없고 고민이 아니라 어리광인 상담뿐이었다. 세상이 풍요로워지고 여자가 강해지는 대신 남자가 약해지면서 평등하게 뒤섞인 이 사회에서 겪는 사소한 고민조차 자기 자신의 책임으로 절대 귀결 지으려 하지 않는, 어리광에 제멋대로인 사회가 됐구나, 이렇게 통감했다. 


오히려 그래서 제대로 답변해야 했다. 상담자가 반발하든 이해하든, 스스로 책임지고 인생을 살겠다는 각오에 일조했다면 기쁘겠다. 


약간 조마조마하면서 읽은 부분들은 남녀의 역할에 대한 멘트들이고, 한일관계에 대한 상담이었는데, 남자라면 처자를 책임지며 어른이 되어야 하고, 여자한테 잘해야 하고, 등등의 확고한 남성관은 그 시대의 남자에게 바랄 수 있는 최대한일지도 모르겠다. '여자가 어디?!' 라던가, '여자는 뭐뭐해야 해' 이런 어조는 없다. 남자가 '남자는 뭐뭐해야지' 라고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도 들고, 사실 보이는 여성차별 외에 그와같은 '남성관' 은 남성에 대한 차별이기도 해서 #heforshe 같은 켐페인이 나온거긴 하지만,  많이 기운 저울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다면,그 다음에는 '다름'을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노년의 아사다 지로 대담을 읽으면서 들었다.


'정치와 스포츠를 혼동하는 한국에 일갈을!' 이라는 상담에서는. 한국이 국제 대회에서 마운드에 자국 깃발을 세우고, 올림픽 무대에서 '독도는 우리땅' 플래카드를 거는 것과 같은 행동이 불쾌하니 그들에게 일갈을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상담자가 든 두가지 예는 우리나라에서도 무매너로 욕 먹었던 (적어도 내가 본 커뮤니티들에서는) 행동들이다. 그러니 일본이 불쾌해하는건 당연하지. 아사다 지로는 뭐라고 말할까, 살짝 조마조마했는데, 


당신은 한국이 정치와 스포츠를 혼동한다고 화를 내는데, 불쾌하다고 투고까지 한 당신도 사실은 똑같은 짓을 하는 거야. 좀 더 관용적이 되게. '아아, 저 사람들 저런 사람들이구나.' 하고 생각하면 돼. 그쪽의 행동을 이쪽이 비판하면 똑같은 논의에 휩쓸리는 셈이니까. 애초에 각 나라에는 국풍이 있으니까. 일본인인 당신은 용납할 수 없더라도 한국 국민성으로 보면 스포츠에는 당연히 정치가 개입되는 것일지도 몰라. 일본인의 잣대로 다른 나라를 재서는 안 돼.


이 뒤에 나온 한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이렇게 보면 막 좋은말, 교과서같은 말만 하나 싶기도 할테지만, 그런건 아니다. 아사다 지로의 상담 이야기가 좋은 것이 좋은말만 하는 꼰대같은 상담이 아니라 유머러스하면서도 그 시대의 어른이 해줄법한 이야기들을 자신의 파란만장한 과거의 경험으로 단단한 제대로 나이든 사람이 해주는 상담이기 때문이다.


기회가 될 때마다 책을 읽으라고 하는 것도 좋았고, 파트너인(?)다로와 갈굼 당하고, 갈구고 뭐 그런것도 재미있었다. 업계의 대단한 선생님과 출판계 신입 출판사 직원과의 대단한 케미!


오랜만에 아사다 지로 책들 꺼내봐야지. 싶다. '창궁의 묘성' 뒷편 아직 안 읽은 것 같은데. 



다로 : 선생님께서는 조금전에 그런 표현은 싫다고 하셨는데요, 굳이 `요즘 절은 것들`이라고 한다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지로 : 글쎄..... 개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긴 해. 그건 현재 일본 사회에 격차가 작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네. 뉴스에서는 요즘 일본 세상이 격차 사회라는 소리를 종종 하는데, 배부른 헛소리야. 우리 시대 때만 해도 격차는 많이 줄어들었어.그런데도 경제적인 이유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이 파다했다고. 요즘은 그렇지는 않잖아. ..... 이것도 내 지론인데, `먹지 못하는 것`과 `생명이 위험에 노출되는 것`, 이 두 가지와 비교하면 다른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이 책의 독자라면 최소한 책을 살 돈은 있었을 테니 저 두 가지에 해당하지 않지. (...) 세상이 풍요로워진만큼 젊은이들이 다 비슷비슷해졌지. 비슷한 것을 먹고 비슷하게 생활하며 비슷한 미래를 꿈꾸지. 종국엔 가치관까지 똑같아져. 요즘 젊은 것들을 보면 항상 그런 지루함이 느껴지네.

다로 : 그나저나 선생님께서는 `안 마시는` 쪽인가요. `못 마시는` 쪽인가요?
지로 : 마셔 본 적이 없으니까 잘 모르는데 못 마시지는 않을걸? 부모님께서 술을 워낙 좋아하셨으니까.
다로 : 그렇다면 확고한 의지가 있으셔서?
지로 : 그렇게 숭고한 의지가 있었던 건 아니야. 그저 술이 들어가면 책을 읽을 수 없으니까. 술을 배울 나이쯤에 나는 이미 밤에 시간만 나면 반드시 책을 읽는 습관이 있었거든. 만약 술을 마시면, 이후 책을 읽는 즐거움을 빼앗기지. 그것뿐이었어. 그러니 사명감이니 대단한 뜻 같은 것은 없었네. 아까도 말했지만, `좋아하는` 감정. `이것이 무엇보다 좋다.`는 감정이 중요해. 내게는 그 무엇ㅂ다 좋아하는 독서가 있었으니까 독서를 위해서 `이 맛있어 보이는 술은 마시지 말아야지.` 였어

다로 : `좋은 문장`이란 어떤 것입니까?
지로 : 먼저 `알기 쉬운` 것. 말하고자 하는 취지가 제대로 전달 되는 것이 좋은 문장이야. 다음으로 `읽기 쉬운` 것. 읽을 때의 리듬이 좋은 것도 중요해. 마지막으로 `아름다움`이 있다면 최고지. 당신처럼 감각이 있는 사람이(상담자) 책을 안 읽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야. 책을 읽으면 예뻐진다오. 생각을 하게 되니까 얼굴이 여물어.그러니까 여성 편집자에는 미인이 많지.
다로 : 그 말씀은 남성 편집자도 미남이 많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선생님?
지로 : 알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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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런 책들을 샀다. 미스테리아2호. 1호도 엄청 알찼는데, 2호에도 목차만 봐도, 퀄러티가 유지되다니, 대단하다!

아가사 크리스티 원두도 준다. 왜 안 사죠? 


어제 트윗에서 본 샌드위치 책. 뉴오타니 호텔에서 만든거라고. 맛있는 기본 샌드위치를 만들어보겠다. 


아사다 지로 인생상담 사려고 계속 벼르다가 마침 중고샵 나왔길래 냉큼. '독서만능'은 사려고만 했고 안 샀겠지? 안 샀을꺼야. 가물가물.. '깃털'은 무지개다리 건넌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 책소개만 봐도 코끝이 찡해진다. 익숙해질 수 있을까. 

타니아 가도쿠라의 책도 중고샵 나왔길래 겟. 이 분 글 좋다. 생활방식 동경해. 불편한건 바로바로 편하게 만든다. 는 집안 정리의 법칙을 늘 염두에 두고 정리하려고 한다. 하지만... 


여튼, 오랜만에 이런 책들을 사며 적립금을 비웠고, 인팍에서 산 외서들이 배달될 생각을 안 하고 '주문취소'도 가능하길래 취소해버려서 인팍 적립금 생겼다. 다이아몬드 회원이라는데, 무혜택. 사실, 알라딘 플래티넘도 뭔 혜택 있는지 모르겠다. 구매와 상관없이 나는 평생 알라딘 플래티넘일텐데, 뭔 혜택 있지?? 혜택은 교보가 제일좋다. 교보빌딩 주차 2시간 무료. 강남에 주차 2시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건 매우 훌륭하다. 동생꺼랑 내꺼까지 둘 다 여긴 뭐더라, 프라임이던가, 여튼, 프라임 만드느라 부지런히 샀던 적도 있었지. 


그러니깐, '점잇기' 이야기를 해야겠는데.. 

아.. 이거를 추천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부작용이 커서.. 눈알 빠질 것 같고, 노안 가속될 것 같고, 어깨결림이 우스울정도로 심하게 오긴 하는데... 
















동생군이 여친이랑 2주년이라고, 나한테 꽃이랑 같이 보내라고 "내 적립금"으로 사서 보낸 책이다. 

컬러링은 한두번 사봤는데, 첫페이지 하면서 알았지. 내가 이거 색칠하는 일 없을꺼라는거. 하지만, 이 책 이야기 들었을때부터 불안불안했는데, 엊저녁부터 3장이나 완성.( 한장에 한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1부터 1000까지 점 잇는건데,200까지 하고 쉬었다 해야지. 그런게 안 됨 ㅡㅜ 한 번 시작하면 다음 그림 궁금해서 끝까지 점 잇게 된다. 





100단위로 색깔이 달라서 구별하기 쉽고, 숫자가 1000까지 있는데, 전혀 헷갈리지 않고, 한 선으로 나무도 그리고, 창문도 그리고, 배도 그리고, 건물들도 그리고, 크레인도 그리고 그런게 너무 신기함. 점잇기로 만들어지는 그림들도 멋지다. 


1다음에 2를 찾아 선을 긋고, 그 다음에는 3을 찾아 선을 긋는다. 분명하고, 확실한 결과물이 뭔가 힐링되는 기분이다. 

흔해빠진 말이 되어버렸지만, 다른게 아니라 이런게 힐링이지 않나 싶다. 



부록으로 나와 있는 작은 책에는 과정샷과 점잇기로 그린 그림. 컬러링북 용도라고 하는데, 큰 책도 컬러링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건 한 번에 다 안 보고, 점잇기로 다 그리고 나서 맞춰보는 재미도 있다. 





사용하는 필기구에 따라 다른 느낌이 나오는 것도 재미있다. 0.3 펜이랑 0.7 펜으로 썼을때 완전 다른 느낌이다. 색연필로도 해봐야지. 캘리펜으로도 해봐야지. 하며 신이 나는 것. 


뭔가 어릴때라면 엄마가 등짝 때리면서 눈나빠져! 했을 것 같은 놀이이다. 안그래도 엊저녁에 강기사가 이런걸 왜 하냐는 눈빛레이저를 쏘았음. 



하루에 두개씩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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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5-08-25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성샷은 구매하실 분들의 즐거움을 위해 안 올리지만, 점잇기로 그린 도시 그림 맘에 쏙 든다.

아무개 2015-08-2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깃털 사셨군요, 전 아무래도 겁나서 ㅡ..ㅡ:::::::::

색칠하기든 선긋기든
손으로 하는건 모두 젬병인데다
집중력따위는 애초에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듯한 인간이라
걍 보는걸로만 ...

포스트잇 2015-08-26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땜에 재미진 거 알게 됐네요. 이런 세계도 있군요 ㅎㅎㅎㅎ
하루에 두개씩만.. 가능하시겠어요?
옆에 치워두고 있음, 저걸 마저 해야하는데..점 생각만 날 것 같은데요? ㅋㅋ
점..점...점...점.........

2015-08-27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자 2015-09-14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컬러링 북을 처참하게 실패해서
ㅠ ㅠ 한동안 이런책은 ㅠ ㅠ
 

리뷰를 쓰고 싶지만, 컨디션이 메롱이라, 페이퍼로라도 정리. 지지난주엔가 이 닦다가 오른쪽 어금니 옆을 칫솔로 쑤셨는데, 한 일주일쯤 꾹 참다보니 가라앉...자마자 더 심하게 쑤셔서 며칠째 고생이다. 턱이 돌아갈 것 같..  문명인답지 않게 나는 아프면 나을때까지 꾹 참는 편인데, 너무 거슬리게 아파서 입안에 바르는 약도 사서 부지런히 바르고 있다. 칫솔 때문이다. 부드러운모와 중간모를 사용하는 편인데, 이번에 산 오랄비 칫솔모가 매우 딱딱했다. 나름 시원한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썼는데 참사. 배아프거나 머리 아픈것보다는 낫다고 자위하고 있는데, 엄청 거슬리고 오른쪽 잇몸이 아파서 입안이 긴장하고 있는지 턱도 아프고 혀도 아프고, 입도 바짝바짝 마른다. 


더위는 가셨지만, 얼른 아물기를 바라며 계속 책을 읽었다. 


 읽은 책들 중에는 이 책이 흥미진진. 호러물? 크리처물? 길지 않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이 전에 읽었던 책들에 대해 좀 생각해봤는데, '허즈번드 시크릿', '걸 온 더 트레인' 이런 책들. 500쪽 넘는 책들인데, 아마 이 장르를 '도메스틱 스릴러'? '칙누아르'? 뭐 이렇게도 부르는 그런 장르. 미드 '위기의 주부들' 같은 그런 교외의 위기의 주부들이 주인공이고 '남편이 범인이야'! 하는 그런 책들? 술술 넘어가기는 하는데, 읽고 나면 별로 개운하고 '아~ 잘 읽었다!' 이런 느낌이 전혀 없는.. '나를 찾아줘'도 이 부류에 넣곤 하던데, 그건 좀 다른 것 같다. 여자와 남자가 골고루 주인공이고, (허즈번드 시크릿이랑 걸 온 더 트레인은 남자소설에서 여자가 그렇듯,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들이 클리쉐라고 해야 하나, 스테레오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캐릭터가 지루하기 짝이 없다.) 뭔가 여기서 여기까지.라고 정해 놓은 바운더리를 왔다갔다 하는 그런 에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깐..내가 호러물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버드박스'의 이야기가 새삼 신선하거나 한건 아니지만, 그리 길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게 재미 있었다. 추천.한번씩 이렇게 종말물을 읽어주면 집에 막 통조림도 쟁여두고 싶고 좋다. 


독일작가인데 이름이 가물가물하지만, '벽'이라는 책이 있다. 종말(?)후 벽으로 둘러 쌓여 여자 로빈슨크루소처럼 살아가는 내용인데, 여자의 경우와 남자의 경우를 비교하며 에코페미니즘의 측면에서 읽히기도 하는 책이었다. 버드박스는 캐릭터에 대한것보다 '미지에 대한 공포' 를 강조하는 스토리 위주의 책이긴 하지만, 여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다른 종말물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다니구치 지로의 책은 지루하지만 나쁘지 않네.정도였는데, 메이지 시대를 조명한 이 책을 읽고, 세키카와 나쓰오의 글을 읽다보면, 아, 진정 천재구나. 

'그래픽 노블'이란 것이 단순히 만화. 그림책.이 아니라, 글로 보여줄 수 없는 것을이렇게 드러내주기도 하는구나. 하는걸 새삼 깨닫게 해준 책.



이 책 읽으니 메이지 시대에 대해서도 부쩍 더 관심 가고 찾아 읽어야지 싶다. '메이지 시대'에 대한 좋은 안내서. 

당대의 일본 문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 이 시대도 너무나 흥미롭고, 나쓰메 소세키 이야기가 나와서 무조건 좋기도 했고. '도련님'의 시대의 '도련님'은 당연히 나쓰메 소세키의 그 '도련님'이다. 


 

히라가와 가쓰미의 '소상공의 권유'는 작년 대히트쳤던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에 나온 책이기도 한데, 여기선 '쇼와시대'를 추구한다. '그때가 좋았지' 의 쇼와시대. 


근데, 제목에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는 책 내용과 좀 안 맞지 않나. 

아주아주 얇은 책이었을 것 같다. 막 50쪽짜리.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정말 재미나게 읽었는데, 이 책은 뭐.. 둘 중에 하나 읽는다면 당연히 빵집 추천. 









 

 오랜만에 읽는 오쿠다 히데오의 책. 

 영미권 '도메스틱 스릴러'는 읽고 나서 허무한데, 이런 것도 '도메스틱 스릴러'로 들어갈까? 

 이것도 딱히 읽고 개운한 기분은 아니지만, 재미있었다. 

 그러고보니 '허즈번드 스토리'에 '걸 온더 트레인'에 '나오미와 가나코'까지 순 쌍놈들 나오는 책들만 연짱으로 읽었네. 


 나쁘지 않았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여자' 책들 중에는 이거보다 괜찮은 책들이 많지. 

 결말은 맘에 들었다. 모아니면 도고 모거나 도거나 작가의 결정이었을꺼라 생각하는데, 나는 이 결말 찬성일세. 








 십이국기 시리즈가 '라노벨'이던가? 이렇게 감질나게 나오는걸 읽어야 한다는게 피곤하지만, 일단 사고, 일단 읽으면 재미있고 통쾌하다. 












 850페이지쯤 되는 책을 읽으니 읽어도 읽어도 계속 이 책이야.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다보니 당연히 지루할틈 없이 재미있다. 스기무라를 좋아하기도 하고.  분량은 엄청난데, '악'의 전염'이라는 주제가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범죄도, 동기도, 해결도 그냥 그랬음. 


근데,마지막에 나오는 스기무라의 상황은 다음편이 엄청 궁금해진다. 시리즈물의 힘. 

읽다보니 이 책에 나오는 편집장이라던가 비서들 '풍문'에 나왔던 비서님들 떠올리며 읽게 된다.캐릭터 좋고, 범죄자 직업이 특이했는데, 좀 더 잘 드러났으면 아쉽고, 여튼 사건외적으로 스기무라의 마지막이 상당히 쇼킹했으므로 좋은 독서였다. 





아.. 혀뿌리랑 입 안 옆이랑 혓바닥이랑 아프다. 


책 한 권만 더 있고, 꽃시장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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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동자 2015-08-25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은 이미 일드 <베드로의 장렬>로 나와있어요. 드라마로 보면 악의 전염이 실감나게 다가와요. 한 번 보세요. ^^

하이드 2015-08-25 10:57   좋아요 0 | URL
일드도 괜찮나봐요. 일본미스터리는 영화로 가면 늘 망하던데, 드라마는 잘 뽑기도 하더라구요. 사실 책은 그냥 그래서 드라마 기대치는 없으니 한번 봐볼까 싶네요. ^^

2015-08-25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5 10: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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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5 16: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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