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기 좋은 월요일이다 


지금 당장 사고 싶은 책은 


 사이토 미나코의 <문단 아이돌론> 인데, 지난 주에 출간 소식 들은 이후 계속 당일 배송이 아니다. 알라딘 왜죠? <취미는 독서>도 다시 읽고 싶은데, 팔았는지, 집에 있는지 당췌 알 수가 없어서 또 살 수가 없다. 


오늘 꽃배달 다녀오면서 교보 들러 바로드림이라도 할 지도 몰라. 



그렇다면.. 내가 지금 책을 살 이유가 없어지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장바구니 담아본다. 


누가 표지 넘 예쁘다며 올렸길래, 예쁘네, 했는데, 혹시나 찾아보니 제이디 스미스의 <온 뷰티> 다!! 2월 신간인데, 왜 이제 본거냐. 


각 500페이지 넘어 600페이지 근처라 지금 사면 언제 읽나 싶긴 한데, 살까 말까 










 카트리네 마르살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이 책도 관심 신간. 페미니스트가 쓴 경제학 뒤집어 보기.라는 부제가 있다. 제목은 원제 번역인데, 무슨 얘기인지 딱 알겠네. 소로우가 안빈낙도하며 월든하며 좋은 소리 다 하고 있을 때 소로우 엄마가 와서 밥해주고 갔다는 이야기도 생각나고 


요즘 보는 일드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는 일드에서 '가사 노동'에 대한 계약결혼 이야기가 나와서 이 분야에 대한 책들 읽고 싶다. 작년에 읽었던 <타임푸어>도 맞벌이 부부의 가사노동과 육아 이야기, 작년에 봤던 영화 <미씽>에서도 가사, 육아와 일을 하느라 힘들어 죽는 싱글맘의 이야기가 나왔었지. 




딩모 <달팽이가 사랑할 때> 


이건 왕카이 때문에 얘기 많이 되고 있지만, 미스터리 장르라는 것에 관심간다. 프로파일러, 명형사, 이거 형사가 사랑하는 얘기 그런거는 아니였으면 좋겠는데.. 










 <히든 피겨스>도 영화 보기 전에 딱 궁금한데, 

 책광고인지 영화광고인지를 이 무서운 메갈, 페미 세상에 아직도 IS 안 가고, 밥줄도 안 끊긴 #나는페미니스트다 를 끓어낸 페미요정 ㄱㅌㅎ이 선전한다는 걸 알고, 읽을 맛도, 영화 볼 맛도 딱 떨어져버렸으니 어떡하지 












 












이리가레이 개론서쯤 되려나, <작가와 술>에서는 호퍼의 아내 학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쓰린 마음으로 읽어보려고 한다. 스티븐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특별판의 빨간 머그가 예쁘다. 그 머그에 커피 마시면 글 잘 쓸 것 같다. 좋은 대만 저자들의 글이 많이 소개 되었으면 좋겠다. <마르케스의 서재에서> 도 궁금한 책. 


신간마실 하는 동안 책 살 의욕과 기운이 떨어져 버렸다. 

야금야금 샀던 '오늘 꼭 읽고 싶어!' 책들을 읽지 않고 있어서인 것 같다. 뭐,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지. 돌아와~~ 돌아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2-27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7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라쥬 2017-02-27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달팽이, 미스테리물로는 많이 부족하니 도서관 대출을 추천드려요. 이북으로도 나왔어요~

하이드 2017-02-27 18:12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합니다! 대만 추리하면 찬호께이 떠올라 버려서 살뻔 했네요. 도서관 신청해야겠어요.
 


왜 재미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냐면, 얼핏 가족 이야기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책 이야기 보는데, 가족 이야기, 자기 이야기 주절주절 하는거 세상 재미없다고 생각하는지라. 근데, 재미있다. 


지하철에서 읽다가 역을 놓칠 정도로 재미 있다. 


근데, 중간쯤 읽다보니 계속 브레이크가 걸린다. 책을 놓쳐 보게 된 책날개에 저자 소개로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라는 첫문장을 보게 된다. 


재미 있는 책인데, 독서만담2가 2017년 이후에 맞게 업그레이드 되길 바라며, 몇 자 적어본다.


"그렇다. 야구는 남자들의 운동이지, 여자들의 것이 아니다. 집안에서 남자 야구팬이 야구를 즐기는 경우는 두 가지 경우다. 리모컨의 독재자가 되는 것과 나처럼 순한 평민이 되어 골방에 틀어박혀 인터넷으로 관전하는 방법이다.. " 


야구가 왜 남자들의 운동입니까? 나를 포함해 주변에 여자 야구팬들 널렸고, 내주변 뿐 아니라 실제 야구장에 가도 여자팬들 많다고. 야구장 가서 여자친구 데려와서 앉혀 놓고 말도 안 되는 야구룰 개소리 하며 맨스플레인 하는 것도 내가 한 두번 본 것이 아니야. 야구장 남녀성비율을 찾아서 척 내밀고 싶었지만, 못 찾았고, 야구칼럼니스트 배지헌이 쓴 기사를 하나 찾았다. '야구장 가면 반이 여자' 라는데, 반 정도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들도 확실히 많다.

인터넷 서점에서 때 되면 뜨는 매년 도서 구매율 여자가 높다고 해서, 독서는 여자의 취미.라고 하지 않잖아요? 


"여자친구, 아내,그리고 딸을 야구팬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인 남자라면 이 책만큼 큰 도우미는 없다" 라고 하며 추천하는 책이 <허구연의 여성을 위한 야구 설명서> 그리고 또 추천하는 책으로 <머니볼> 왜냐하면 잘생긴 브래드 피트가 주연인 동명의 영화가 있으니깐. 


제가 추천하는 야구책은요. 이 분야 고전인 레너드 코페트의 <야구란 무엇인가> 입니다. 그리고 응원팀이 있어야 야구가 재미있는데, KBO 팀들을 잘 알 수 있는 책으로 매년 나오는 프로야구 스카우트 리포팅을 권합니다. 


 









"현관 등이 나간 지 3주쯤 지났다. 현관 등 문제는 명색이 남자인 내가 해결해야 할 텐데 솔직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일단 전구를 감싸고 있는 것이 날카로운 사각형 모양인데 만지다 보면 꼭 내 머리 위로 떨어질 것 같고, 전구를 빼거나 끼우는 도중에 220볼트의 전기가 내 온몸을 감싸올 것 같은 근거 없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숨.. 이래서 우리 아빠가 평생 전구를 안 갈고, 엄마랑 나랑 다 갈았던건가. 저자가 결국 전구를 갈고, 뿌듯뿌듯해 하는데, 한숨.. 무슨 전기 배선 빼서 조명을 가는 것도 아니고 (이것도 할려면 왜 못해) 전구 가는거 안 해본 사람이 들으면 어려운 건줄 알겠네.. 


"이른바 집수리나 기기 문맹인 이 세상의 모든 남자에게 복음과도 같은 책이 있으니 <철천지의 누구나 할 수 있는 30분 집수리> 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리집같이 여자가 전등 가는 집 아니라도, 1인 가구 비율이 30프로를 향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그 중 반이 여자다. 덧붙이면, 여자의 만족도가 훨씬 높다. 왤까요~? 전등도 못 갈고 소소한 집수리 문제들은 남자 집에만 일어나서 여자의 만족도가 높을까요?  


"여자들이 기름만 넣으면 차는 10년이고 20년이고 알아서 굴러간다고 믿는다며 비웃는 남자들이여! 정작 당신네는 수도꼭지를 손수 교환한 적이 있는지? 세면기를 통째로 교체해본 적이 있는지? 사랑스러운 딸내미가 쓰는 방의 손잡이를 직접 교체해준 적이 있느냔 말이다." 


여자들이 기름만 넣으면 ... 라고 누가 비웃는지는 모르겠는데 (혹시 저자 아닌지;;) 정말 비웃긴다. 


"심지어 싫증을 잘 내는 여성을 위해서 베란다를 마루로 변신시켜 좀더 쾌적한 집을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한국 남자들이 왜 그렇게 자동차에 열광하고, 튜닝에 열중하는지 아는가? 집안에서 서열이 애완동물에게 밀리는 불쌍한 이들에게 자기가 하자는 대로, 가자는 데로 순종하고 따르는 것이 자동차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자를 공부하는 것. 챕터에서 추천하는 책이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이다. 아.. 님.. 업데이트 좀.. 

김이경의 <셀프 & 커플 5분 마사지>를 추천하며 

"피곤한 아내에게 기껏 인심을 쓴답시고 "어디 가서 마사지나 좀 받아" 라고 하지 말고 직접 자기 손으로 마사지해주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고 하는데, 저자님, 제가 500원 거는데요,(1998년 산은 아니지만) 아내에게 마사지샵 쿠폰 끊어 주는 것을 아내분은 훨씬 더 좋아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사랑으로 극복 못하는 것들도 있는거에요. 그게 사랑이 아니라 인심 쓰면서 낼 생색이면 더욱 더. 


그리고 밥.. 그놈의 밥 이야기.. 밥타령이 끝도 없이 나와서 이건 걍 포기했다. 


이 뒤로는 이런 이야기들이 좀 덜 나오길 바라긴 하는데, 저자가 왜 이렇게 올드한지 좀 알 것 같긴 한다. 


"나는 김훈, 이문열, 황석영, 김지하, 조정래의 독자일 뿐이다. (..) <젊은 날의 초상>, <변경>, <태백산맥>, 장길산> 정도만 곱씹어도 짧은 인생이다. 인터넷과 게임 그리고 '알바' 세대가 쓴 작품이 내가 곱씹어 읽을 정도로 공감과 추억을 줄 리가 없다" 


라는 이야기를 이미 한참 앞에서 이미 했거든. 

요즘 사람들 읽는 책을 써서 파시는데, 업데이트 좀 해주시면 어떨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라니.. 


맛깔스럽게 글을 쓰고, 과장된 부분도 있을거라 생각되지만, 책 읽는 내내 너무 궁금하다. 

주방에 가서 밥 하면 무슨 큰일이 나는걸까? 


 

그럼 마저 읽으러 갑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7-02-27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를 공부하는 것..에 나온 책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라뇨;;;;;;;;;;;;;;
 

3만원 이상 9천원 쿠폰 +10프로 쿠폰 챙기면 제일 이득
저는 2017 사조영웅전을 중자막으로 ㅠㅠ 보고 있는 관계로
벼르고 벼르던 사조영웅전 세트를 겟하였습니다 !

이번 사조영웅전 2017 끝내준다. 중화티비 수입되면 티비 자유이용권 끊어야지

배우들도 진짜 예쁜게 흠이라고 할정도로 (매초풍) 예쁘고 멋있고 (역대ㅠ가장 착하게 잘생긴 양강) 곽정,황용,목염자 다 신인이고 예쁨. 나오는 사람 다 예쁘고, 말은 못 알아들어도 연출 너무 좋고, 화면 정말 웅장세련, 곽정 황용 나와야 본격적으로 재미있는데, 몽고 장면 배경부터도 정말 시원시원하고 멋졌다.

무협장면으로 가장 평이 좋다. 자막 없는게 너무 괴롭지만, 책 워낙 여러번 읽었어서 이번에 새로 나온 번역본까지 읽고 복습하면 더 잘 알아듣?겠지 기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17-02-16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김용의 무협소설을 읽으시네요.개인적으로 사조 3부작중 3부작인 의천도룡기가 제일 재미있는것 같아요^^

하이드 2017-02-17 06:58   좋아요 1 | URL
저는 사조영웅전에 나오는 인물들을 제일 좋아해서 1부를 제일 좋아해요 ^^
 

아침에 만난 히라노 게이치로의 문장. 「던」정말 좋아하는 소설인데 리뷰도 안 썼네. 전자책으로 다시 읽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분인주의는 「나란 무엇인가」에서 더 깊이 나온다. 이 책에서 살면서 필요한 방어기술을 하나 얻을 수 있다.

신간인 「형태뿐인 사랑」도 기대중

모리 히로시의 「작가의 수지」를 읽으면서 돈 많이 벌 것 같은 작가로 히라노 게이치로 딱 떠올랐었다. 작품성,대중성,천재성, 화제성, 잘생긴 외모, 등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의 수지 박람강기 프로젝트 8
모리 히로시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여기 한 인간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린다. 문장을 엮어 나간다. 오로지 그 작업 하나로 작품이 태어난다. 어떤 직업이든 여러 사람이 협력하며 작업하게 마련이지만 소설만큼은 혼자서 작업한다. 그 작업으로 얼마나 벌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번역되는 미스터리 소설 열에 아홉은 읽는 편이라 모리 히로시의 책도 읽어봤을법 하긴한데, 표지며, 제목이며, 줄거리며 묘하게 취향 안 맞을 것 같아 밀어두고 있다가, 아마도 (모든 것이 F가 된다.는 읽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사긴 했던 것 같고) 처음 접하게 되는 책이 내가 책 써서 돈 이만큼 벌었어. 하는 책이라니. 1억엔(10억원) 벌이의 작가답다. 어떤 독자라도 끌어들인다. 


모리 히로시는 누구? 로 시작되는데, 평범한 이력은 아니다. 전혀 참고가 될 것 같지 않다. 데뷔 19년차에 280여권을 출판했고, 애니 저작권 수입도 크다고 들었고, 원래 공대 조교수 출신, 소설을 부업으로 시작하고 나서도 10년간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돈을 위해 소설을 쓰고,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다. 평범한 작가는 평범해서, 별난 작가는 별나서 팔리는 것이 책일테니, 작가로서는 평범할지도 모르겠다. 소설가라는 것의 바운더리가 그런거겠지. 


10억원을 버는 작가가 아무리 일본이라도 탑작가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어려운데, (대신, 탑작가가 많겠지) 

소설을 그야말로 돈 버는 일로 이공계 스타일로 환산해서 계산해 놓은걸 보니 어질어질하다. 

예를 들면, 문학잡지 같은 매체에서는 원고지 매당 4천~6천엔의 고료를 받으니 50매짜리 단편이나 연재소설을 쓰면 20만~30만엔, 작품을 쓰는 데 필요한 자재가 따로 필요 없으니 매출이 곧 소득(->이런 말을 하는건 뭔가 아마추어들의 로망. 같은거라고 생각했는데..) 매당 6천~ 15천엔을 받는 만화가에 비교하며, 만화쪽이 시간도 20배 이상은 더 걸리고, 어시들 월급도 줘야 하니, 글작가들의 효율이 얼마나 좋은가? 라는걸 글작가가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에서도 위화감 잔뜩 느껴진다. 

신문 연재 소설은 회당 분량이 5만엔 정도, 매일 게재 하므로 연수입이 1,800만엔 정도라고. 신문연재 많이 하셨던 미미여사가 떠오르며, 아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식의 돈계산, 작가의 시급.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쓰는데, 시간당 6,000자 정도 된다고 한다. 이 숫자를 내는데도 지극히 이과계스러운 계산방법이 나온다. 여튼, 그렇게 해서 계산한 집필노동의 시급 10만엔. 시급 백만원

여기에 문장손질, 교정쇄 점검 등을 넣어 절반쯤으로 보아 5만엔. 금액만 보면 매우 좋은 조건인데, 누구나 이런 조건으로 작업할 수 있는건 아니지. 라고. 네네.. 

책 한 권에 담는 장편소설은 대개 원고지 400~ 600매 정도, 장편 한 작품을 잡지 연재하면 대강 200만~ 300만엔의 고료 

얼마전 트위터에서 모작가님이 천권 팔아야 백만원인데, 책 좀 달라고 하지 말고, 사라, 사. 하는 글을 봤다. '작가의 수지' 를 읽으며 우리나라와 일본의, 물론 일본에서 돈 가장 잘 버는 작가 중의 하나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차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에 읽은 새로운 필자가 새로운 독자보다 많아진다는 기사도 생각나고.


저자의 데뷔작 <모든 것이 F가 된다> ... 인쇄 부수 보니, 할 말이 없다. 

작가의 '데뷔작' 초판 인쇄 부수 18,000부. 그로부터 9개월 사이에 6쇄까지 증쇄하여 첫 해에 61,000부를 찍고, 인세로 600만엔. 이 작품은 3개월마다 신작 발간되었고 ( 이미 다섯 작품을 써 둔 상태였음) 문고본의 초쇄는 6만부 였다. 노벨스판이 24쇄까지 나와 누계 139,600부, 문고판이 60쇄까지 나와 누계 639,000부. 합해봐야 78만부니 백만부에는 한참 못 미쳐서 밀리언 셀러 경험은 없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불리긴 하지만, 한 작품으로 크게 히트한 적은 없다. 고 말하고 있다. 작가 본인이.

이 책의 시급도 계산해 두었다. 시급 100만엔. 토탈 60시간 정도 걸렸는데(처음 출간이어서 시간 많이 걸렸다고)

다만 한번에 받은건 아니고, 20년을 두고 받은 것. 


작가에게는 증쇄가 곧 불로소득이라고 썼지만, 그보다 먼저 '출판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았구나' 하고 안도하게 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만큼 벌 수 있는 것은 다 출판사 덕분이다. 나는 특히 그런 생각이 강하다. 별생각 없이 원고를 보냈다가 운 좋게 편집자 눈에 들었다. 행운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궁합이 잘 맞는 편집자를 만난 것이다. 그러므로 어떻게든 그 사람들의 비즈니스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된다. 한편, 매정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독자에게는 그다지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내 책을 읽고 재미가 없어도 독자들에게는 얼마든지 다른 선택지가 있다. 재미없는 책을 만나더라도 책 한 권값을 쓴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헌책방이나 도서관에서 내 책을 만나는 독자도 많으므로 그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하자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나는 '내 책 좀 사주세요'라고 말하거나 쓴 적이 한 번도 없다. 독자에게 바라는 것은 '이 책이 당신에게 책 구입비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기를' 하는 것뿐이다. 이것은 대개 궁합의 문제이므로 내가 어떻게 해 주기가 힘든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 생각해본 적 없지만, 맞는 말.


소설 집필을 '노동'으로 보는 시각은 아마도 이 세계에서는 소수파일 것이다. 나의 감각이 마이너인지라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읽는 독자가 계속 당황스럽고 있습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책시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정확하게 수치를 알지는 못하지만, 많이 날거라고 짐작하고 있다. 

그런 일본에서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작가가 일본에도 일상적으로 독서를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고, 소설계에서는 수십만명 정도라고 할 정도로 적다고 하고 있다. (문득 생각나는 우리나라 SF 독자 3000명 설) 저자의 책 중 가장 잘 팔린 <모든 것이 F..> 도 20년을 두고 78만부 팔렸으니 일본인의 0.6%가 산 것. 1,270명 중 한 명 꼴. 이 수치가 TV 시청률이라면 그 프로그램은 당장 폐지되었을테니 소설이라는 것이 "얼마나 울트라 마이너한 분야" 인가! 라고.


"실제로 모리 히로시 정도밖에 안 되는 자도 꽤 좋은 조건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혼자서 만들어내고, 경비도 안 들고, 비교적 단시간에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랑 사정이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다. '인세만이 수입이 아니다' 라고 말하면서 잡지에 웬만한 단편이 하나 게재되면 50만엔 정도 받을 수 있고, 청량음료 제조사에서 소설 집필 의뢰 받았는데, 이 때 원고료는 작품 하나에 1,000만엔이었다고 한다. 단편 하나에 오백만원, 소설 원고료 1억? 


웹다빈치 라는 사이트에 블로그 글을 매일 연재한 적이 있다고 한다. 매일 1,000자 정도를 올렸는데, 원고료가 300자에 5,000엔. 하루 원고료 15,000엔, 이때 블로그 올린 글들이 3개월마다 문고본 출판되어 인쇄수입까지 합하면 블로그만으로 해마다 천만엔의 수입. 하루 15분 작업으로 이만큼 벌었다. 


지금, 내가, 리뷰 쓰면서 계속 돈돈 하고 있는것 같은데, 내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지만, 이 책이 이런 책입니다. 

제목, '작가의 수지' 


얼마전 일본의 전자서적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기사 하나 읽고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전자서적 시장이 작고, 돈도 안되고, 미래도 없다. 뭐 이런 기조의 기사였다. 모리 히로시는 전자서적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접치고 있는데, 미래에는 책이라고 하면 '전자서적'을 가리키게 될것이다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기사를 읽을 때도 궁금했는데, 전자서적의 인세는 15~ 30%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인쇄서적의 인세가 8%~12%로 일본과 같으니 전자서적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을 때도 느꼈는데, 모리 히로시도 문단? 에서 상당히 독특한, 마이웨이를 걷는 작가이지 싶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일본에서 터부시 된다는 작가의 '수지'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편집자의 말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렇게 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은 작가의 책을 본적이 없다는 말에 공감) 놀랍다. 


'수입' 뿐만 아니라 '지출'에 대해서도 쓰고 있고, 출판계의 미래에 대해서도 쓰고 있다. 

작가라는 직업 뿐 아니라, 내 직업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걸 보면, 작가가 직업이 아닌 사람들도 직업의 수지에 대해 생각하게 될만한 보편적인 '새로운' 인사이트를 보여주고 있다. 


'수입'에서 입이 떡 벌어졌지만, 뒤로 갈수록 작가의 수지에 빠져들게 된다. 

작가라는 '직업' 에 대해 일부분(아마 꽤/가장 중요한 부분)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러니깐, 이런 이야기는 아직 아무도 안 했던 이야기잖아.  


이 책을 사면서 인세 5%를 모리 히로시의 모형정원기차 만드는데 보태는건가. 라는 생각같은 걸 해볼 수 있다. 

자신의 감을 믿을 것.
늘 자유로울 것.
한때라도 좋으니 자기가 가진 논리를 믿고 ‘올바름‘과 ‘아름다움‘을 향해 전진할 것.
그리고, 좌우지간 자신에게 ‘근면함‘을 강제할 것.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 정도가 전부다.
최적의 건투를! (‘스카이 크롤러‘속 대사)

어쨌거나 꾸준히 활약한 작가였다.
올해(2015년) 4월로 데뷔 19년차가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출간한 책은 278권, 총 판매 부수는 약 1,400만부, 이 책들로 벌어들인 돈은 약 15억엔이다.

작가로 살다 보면 도무지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고 한다. 나는 그런 걱정을 해 본 적이 없고 슬럼프를 겪어 본 적도 없다. 왜냐하면 나는 소설 집필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밥벌이니까 마지못해 쓰고 있을 뿐이다.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이 일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남들한테 자랑할 만한 직업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좋아하니까 쓴다는 사람은 열정이 식었을 때 슬럼프에 빠진다. 자랑할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비판과 비난을 받으면 의욕을 잃는다. 그러니까 그런 감정적 동기만으로 버티면 언젠가 감정 때문에 글을 못 쓰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일이니까 쓴다는 사람은 슬럼프를 모른다. 글을 쓰면 쓴 만큼 돈을 벌 수 있다. 마음은 배반하지만 돈은 배반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수전노 같은 말본새로 들리겠지만, 정직하게 하는 말이다. 일이라고 생각하면 누구나 수전노가 되게 마련이다. 애초에 이 책의 주제는 정직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내용이다. 내가 번드르르한 말을 싫어하는 탓에 결과적으로 미움을 받는 캐릭터가 되고 말겠지만, 그것도 일이라는 것의 본질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가 이외의 직업, 아니 어떤 직업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업을 놓고 ‘보람‘이니 ‘꿈‘이니 하는 환상을 품는 젊은이가 많다. 그것은 그런 이미지를 심으려고 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인데, 현실 사회에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환상일 뿐이다.

오리지널 작품을 만든다(창작한다)는 것은 ‘노동‘만으로 평가받는 행위가 아니다. 이 점이 중요하다. 글자만 쓰면 되는 작업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를 옮기는 것도 아니고, 비슷한 글을 써도 비난받는다. 새로움이 없으면 안 된다. 게다가 많은 사람이 받아들일 만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 절찬해 주는 사람이 열 명쯤 있다고 해서 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쪽에서는 혹평을 하더라도 수천 명, 수만명의 대중이 지갑을 열 만한 매력이 개개의 작품마다 필요하다. 이는 구체적인 노하우로서 이 책에 소개할 수 없는 점이기도 하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재능‘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그러나 나는 재능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어느 쪽이냐 하면 ‘사고력‘이나 발상력‘에 가까운 것이다. 그것도 재능 아닌가, 하고 말할지 모르지만, 재능이 없으면 긴 시간을 두고 생각하며 착상이 떠오를 때까지 오로지 기다리면 된다. 스포츠나 음악이나 연극이라면 이렇게는 안 되겠지만 글쓰기라면 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글쓰기 자체는 본래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아니므로 시간적인 여유도 충분하다.

출판이라는 영역의 문턱은 예전보다 훨씬 낮아지고 있지만, 많이 팔기는 그만큼 힘들어지고 있다. 책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기뻐하고 잇을 수는 없는 시적이다. 판매 부수를 정확히 파악하고 늘려 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작가 스스로 궁리하여 전략을 세워야 한다. 출판사는 거기까지 생각해 주지 않는다.

소설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주 많은 것 같다. 나도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그것을 알았다. 도구도 동료도 필요 없다. 초기 투자도 없다. 게다가 소설가로 살아가는 선배들을 보면 매우 즐거워 보인다(가령 이 책의 내용처럼). 개중에는 아이디어가 말라서 힘들다느니 슬럼프에 빠졌다느니 마감에 쫓겨 밤을 새웠느니 하며 고생하는 척하는 작가도 있는 모양이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노동 조건은 결코 나쁘지 않다.

신인은 좌우지간 좋은 작품을 쉴 새 없이 발표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발표한 작품이 다음 작품에 대한 최고의 홍보가 된다. 이것 말고는 홍보할 길이 없다고 봐도 좋다. 따라서 첫 작업 때는 의뢰한 측이 기대한 것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건네줘야 한다. 가격에 걸맞지 않는 고품질의 작품을 만들어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더라도 그것을 홍보비라고 생각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작품을 생산할 것, 그리고 마감을 지킬 것, 1년에 한 작품을 쓰는 식으로 느긋하게 창작해서는 설사 그 한 작품이 히트하더라도 금세 잊히고 말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