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D. 제임스 - 코딜리어 시리즈

 P.D. 제임스는 달글리시 시리즈로 유명하고,
 이 책에도 역시 달글리시는 정신적 지주 플러스 마지막에 사건해결자 비스므리하게
 등장하기도 한다.

 코딜리어 '시리즈'라고 하기도 뭐한 것이
 딱 두 권 나왔을 뿐이긴 하다. 그나마 두 번째로 나온 [Skull Beneath The Skin]은 악평이었으니,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올일은 없을듯 하다.

 버뜨, [여탐정은 환영받지 못한다 _원제 : An unsutible job for woman 여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직업] 은 꽤나 흥미로운 시작이고, 그 자체로 재미있다. 

무늬만 동업자인 버니 프라이드가 자살을 하면서, 탐정사무소를 그녀에게 남기고, 코딜리어는 첫 사건으로 유명과학자의 아들이 자살한 이유를 조사하게 된다. 그녀는 어리고(스물둘), 경험도 일천하지만, 버니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버니의 가르침이라는 것이 버니의 우상과도 같았던 달글리시 경감의 수사 방법이기도 하다. 코딜리어는 이런 애송이스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하드보일드다. (난 하드보일드가 좋다!) 두번째 시리즈가 나온다고 해서 읽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작품만은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책의 원제이기도 한 '여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직업' 이란 은유도 맘에 든다.



2. 쟈넷 에바노비치 -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아- 휴-
한 때 소피 킨젤라의 '쇼퍼홀릭 시리즈' 가 대인기였다.
헬렌 필딩의 '브리짓 존스'도 대인기였다.(영화발도이 있긴 했지만)
두 여작가는 영국 출신 세계적인 칙릿 소설가이다. 

쟈넷 에바노비치의 대표작은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이지만, 그녀 역시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외에 많은 칙릿 소설들을 내놓았다.

왜 쟈넷 에바노비치는 뜨지 못했나!!! 재미로는 위의 두 작가 못지 않은데 말이다. 이 시리즈는 현재 원 포더 머니, 투 포 더 도우, 쓰리 투 겟 데들리... 숫자로 나가는(시리즈 순서 헷갈릴 일은 없겠다는;;) 피어리스 포틴fearless fourteen까지 나왔다.

 스테파니는 현상금 사냥꾼이다. 사실, 칙릿 추리소설은 많은데,
뭐, 조앤 플루크의 빵집 시리즈나 더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커피 미스테리, 찻집 미스테리도 여자가 탐정이긴 하다. 그나저나 조앤 플루크의 재미도 없는 빵집 시리즈가 계속 나오는데, 쟈넷 에바노비치의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가 안 나오는 것은 순전히 선전이 덜 된 탓이다!! 출판사는 반성하라! 스테파니 시리즈는 칙릿 소설이라고 하면 억울할지도 모르겠는게, 주인공이 꽤나 터프하다. 하드보일드 약간, 자학개그 약간, 로맨스 약간( 섹쉬한 플레이보이 경찰이 나온다.)이 범벅되어 유머러스한 대사들 듬뿍 뿌린 매력적인 여주인공, 남주인공이다. 시리즈는 잘 만든 미드같다.



3. 패트리샤 콘웰 - 스카페타 시리즈 

 

 

 

 


 

 

 

 

 

 

 

 

노블하우스에서 두권씩 분권으로 낸 것은 정말 뷁이였지만, (이제 랜덤으로 넘어와서 [데드맨 플라이]부터는 한권으로 나온다.) 스카페타 시리즈의 1-8 까지는 정말 재밌다. 그 이후로는 좀 욕 먹고 있고, [데드맨 플라이]부터는 지금까지의 형식을 버리고 확 바뀐 형식과 시점 덕분에 기존의 팬들에게는 죽도록 까이고, 처음 보는 독자들에겐 별 특이점을 못 느끼게 한다.
개인적으로 그 전까지의 스카페타 시리즈를 쭉 봐오면서, 주인공들의 성장을 봐 왔기에, 여전히 그녀와 마리노와 벤튼과 루시가 좋다.

스카페타는 아마 여자 형사/탐정이 나오는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능력있는 등장인물일 것이다.
그녀의 직업은 법의관이고 ( 법의관은 뭐랄까, NY CSI처럼 검시와 수사를 둘 다 커버한다) 나중에는 한 주의 법의국장까지 되고, 업계의 전설적인 존재가 된다. 

이 책이 처음 나올때는 CSI도 뭣도 없었지만, 요즘의 많은 수사물 미드들은 이와 비슷한 형식이다. 
사건의 해결이 매 에피소드 있고, 등장인물의 성장, 부침, 관계들이 자라난다.

스카페타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기는 힘든데, 능력있고, 완벽주의자고, 당연히 사랑도 하지만, 그 때문에 크게 상처도 받고,
대부분은 외롭고.. 높은 지위에 오른 여자들이 겪는 이런저런 어려움들, 정치적 인간이 아니기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괴로워하는, 그러나 겉으로는 강해보이려하는 포커페이스이다.

일단 [법의관]부터 읽어보면, 그 다음부터는 얼마 나 더 읽어나가냐.의 문제일뿐이다.
미국에선 마구 욕 먹으면서, 15까지 나와 있다. 이눔의 팬들은 계속 사 보면서, 계속 욕한다.

 

3. 수 그라프튼 - 킨제이 밀혼 시리즈 

 옛날에 나온 책이라 표지와 제목이 좀 거시기 한데,
 쟈넷 에바노비치가 넘버(숫자)로 제목이 나가면, 킨제이 밀혼은 알파벳으로 나간다. A is for Alibi, B is for Burglar, C is for Corpse.. 이런식으로 현재 T까지 나왔다. ㄷㄷ 역시 인기 있는 시리즈인데, 우리나라에서 다시 나올일은 요원해 보인다.

킨제이 밀혼은 여자 탐정이고, 내가 읽은 중에서는 가장 하드보일드이다.
여자라는 것이 하나의 성질일 뿐인;; 강한 여자다. 시리즈가 예쁘게 옷 입고 짜잔- 하고 나온다면, 열심히 읽어줄 용의 있는데,
지금까지 나온 3권이라도 후진 표지를 감수할 수 있다면 읽는 보람이 있다.



4. 알렉산드리아 마리니나 - 아나스타샤 시리즈

 

 

 


저자 알렉산드라 마리니나는 전직경찰중령, 사건 분석가, 심리학 박사, 러시아 초대형 베스트셀러 추리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그녀의 분신과도 같은 모스크바 경찰국( 흐. 왠지 스릴있는 어감이지 않은가!)  강력계 사건분석가 아나스타샤.

굉장한 액션과 괴로운 주인공인데, 이 작품이 메이드 인 러시아라서 왠지 이해가 가버린다.



5. 와카타케 나나미 -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하무라 아키라와 고바야시 경위가 나오는 단편집이다.
함께 나오는 것은 아니고, 각각이 나오는 단편들이 연작으로 되어 있다.
이 중에서 고바야시는 버리고,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가 볼만하다.
아니, 안 볼만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시 볼만하다. 무슨 소리냐고?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인 <의뢰인은 죽었다>와 <나쁜 토끼>가 근간으로 예정되어 있는데,
그 재미를 기대하기에 충분한 맛보기인 <네탓이야>인 것이다.
각종 직업을 전전하다고 해결사 같은 것에 안착하게 된 하무라 아키라.

와카타케 나나미는 일상계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에 비해
임팩트가 덜한 것은 순전히 고바야시 탓이야! 라고 말해본다.(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깔끔하게 잘 읽히는 단편집의 과감없는 하드보일드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


6. 노나미 아사 - [얼어붙은 송곳니]

다카코라는 여자 경찰이 나온다.
하드보일드 하드보일드 노래를 불렀지만, 이 책의 리뷰 제목은 '꼭 하드보일드일 필요는 없다'
이다. 그녀는 ..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지만, 겉으로는 포커페이스이다.
속으로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여자로 일하면서 겪는 일들에 대해 꿍얼꿍얼 거린다.
이런거 .. 쫌.. 재밌다!

서른살이 조금 넘은 이혼녀에 허리도 안 좋고, 신장도 안 좋고, 외로움도 타며, 직장에서 마초놈들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대단한 사명으로 경찰이 된 것은 아니지만, 성실한 타입이다.

특이점으로는 '도마뱀'이다. 책 속에서 도마뱀이란 오토바이 경찰들 중에서도 특히 오토바이를 잘 타는 추격조를 은어로 일컷는 말이다. 오토바이 여경찰도 드문데, 남자중에서도 드문 도마뱀인 여경찰( 평소에는 주변 형사들도 누가 도마뱀인지 모른다.) 이다. 오토바이를 타며 스트레스를 푸는 다카코는 .. 음. 역시 멋지다. 다카코도 멋지고, 이야기도 재미있다. 인간의 몸에 불을 붙이는 방화범이 나오고, 사람을 죽이는 늑대개가 나온다. 결말은 내가 읽기에는 너무 슬펐지만, 뭐. 이런 책, 좋지 아니한가.

 

7. 기리노 나쓰오 - 무라노 미로 시리즈

기리노 나쓰오의 책에는 여자주인공이 대부분이다.
그 대부분은 끔찍한 범인이거나, 범인이자 동시에 이야기를 해결하는 탐정일때도 있다.
[다크]에서는 사립탐정으로 나온다.

기리노 나쓰오의 책은 그녀의 사악해 보이는 미모만큼이나 강력한데,
이 책 역시 그러하다.

워낙에 호오가 엇갈리는 작가이고, 나는 [다크]와 [아웃], [그로테스크] 정도를 좋아한다.
모라노 미로 시리즈가 더 나와준다면!
그녀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그냥 기리노 나쓰오가 만든 여자 탐정이라고만 이야기해 두겠다.
쉽게 권하기 힘든 책이지만, 내게는 너무 좋았던 책.

 

 

8. 알렉산더 매콜스미스 - 음마 라모츠웨, 넘버원 여탐정 시리즈

 

 

 

 

지금까지 9개가 나왔고, 열번째 작품이 예고된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그럭저럭 4편까지 나왔다.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할 것은 진짜 많다.
첫째, 배경이 아프리카이다. 독특하지? 둘째, 뭐 첫째랑 연관되지만, 아프리카의 후덕한 아줌마 탐정 음마 라모츠웨가 나온다.
셋째, 표지가 무지 이쁘다. 넷째, 역시 첫째랑 연결될지도 모르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다섯째, 저자가 남자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남자라는 사실에 경악했다. 한국에 사는 내가 아프리카에 사는 여자랑 얼마만큼의 공통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자라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많은 공감을 느끼고, 저자가 여자라는 것에 한치의 의심을 하지 않았는데, 저자가 남자라는 것을 알고 느꼈던 그 배신감이란..

제목부터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를 표방하지만, (음마 라모츠웨가 운영하는 탐정회사다.)
강력한 미스테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아니, 강력한데도, 아프리카라는 배경에서는 당연하고 있을법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가 마구 흥미진진하다거나, 페이지터너라거나, 손을 뗄 수가 없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이 시리즈를 읽지 않기에는 이 시리즈의 미덕이 너무나 많다.

아프리카가 모계사회인가? 무튼, 씩씩한 음마 라모츠웨와 다소곳하고(?0 일잘하는 정비공 마테코니씨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인 2008-10-0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 마플은 너무 당연해서 빼신 건가요? 너무 당연해도 빼면 서운해요. ㅎㅎ

하이드 2008-10-07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생각 못했어요. 미스 마플은 왠지 여탐정이란 느낌보다, 그냥 미스마플로 생각되었나봐요.
막상 하려니 작품이 너무 많아서;;

Kitty 2008-10-08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제겐 스테파니 플럼은 하드보일드라니깐요! ㅎㅎ
나의 미스테리어스한 일상 작가의 책이 땡기네요~ 잘 읽고 보관함에 이것저것 담아갑니다~ ^^

하이드 2008-10-08 18:26   좋아요 0 | URL
<네탓이야>는 조금 약하긴 하지만, 앞으로 나올 시리즈를 생각하면, 기대감에 점수를 많이 주고 있습니다. ^^

eppie 2008-10-0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물 한정이신가요?
아니라면 앞으로 더 나오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죽음을 연구하는 여인], [죽음의 미로]의 아델리아도 있지요.

eppie 2008-10-0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차, 처음인데 인사도 안 했네요! 처음 뵙겠습니다. 어제 [네 탓이야] 리뷰를 올리고, 오늘 그 책의 최근 토크토크를 보고 넘어왔어요. :]

하이드 2008-10-08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보관함에 담고 추가할께요 ^^ 제보 감사합니다.

Koni 2008-10-08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에 관심이 많은 제게 정말 기쁜 포스트네요. 전 2,3,8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여탐정의 세계도 꽤 버라이어티하군요.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어요. ^^

하이드 2008-10-08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녀 탐정듀엣(?) 시리즈도 준비중입니다. ^^

S.roth 2016-09-01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라 파레츠키 여사의 위쇼스키 시리즈가 빠졌어요.

S.roth 2016-09-01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패터슨의 우먼즈 머더클럽 시리즈도요.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 민음사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50여페이지 정도 되는 이 책을 중간즈음 읽을 때까지만해도 나는 책 분량의 짧음과 결론이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하게 반복되는 팩트들에 좀 짜증이 나고 있었다. 마지막장을 넘기면서 멈췄던 숨을 훅- 내쉬고, 등에 한줄기 식은땀이 쪼르르.

이 끔찍한 이야기는 실화에 기반한다. 『1951년 1월 22일, 콜롬비아 수끄레 시에서 장정 둘이 미남 의대생 까예따노 헨띨레를 칼로 찔러 죽인다. 범인은 여교사 마르가리따 치까 살라스의 오빠들이다. 결혼 첫날밤에 신부 마르가리따가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신랑 미겔 레이에스 빨렌시아에게 소박맞고 친정으로 쫓겨 온 것이 살인의 동기다. 』 마르께스가 살던 동네에서 일어난 절친한 친구 까예따노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건, 그 자체만으로는 처음 보는 이야기도 아니고, 해외토픽감 야만 기사 정도라고 생각된다.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어느 마을에 부자에 잘생기고 젊은 자신만만한 청년 산띠아고 나사르가 있었다.
앙헬르라는 가난한 집안의 무기력한 네째딸이 있었다. 아무도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하지 않을때,
외지에서 온 매력적이고, 이국적이고, 부자고, 똑똑하고, 능력있고, 알고보니 집안도 좋은(아버지가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 바야르도 산 로만이 그녀에게 청혼을 한다. 결혼 첫날밤, 그녀는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박 맞게 되고, 그녀의 엄마는 그녀를 죽도록 패면서 그녀에게 이름 하나를 받아낸다. 그 이름은 바로 산띠아고 나사르. 같은 마을의 잘생기고, 부자인 자신만만한 청년이며, 어릴적부터 약혼녀도 있는 몸이다.

돼지도살이 직업인 그녀의 쌍둥이 오빠둘은 돼지를 도살할 때 쓰는 칼을 들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를 죽이겠다며 집을 나선다. 죽음은 산띠아고 나사르를 제외한 온 마을에 예고되었다.  그들은 그를 잔인하게 죽였다.

시간이 흘러 화자는 사건 기록들을 찾아보고, 앙헬르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왜 예고된 죽음을 막을 수 없었는가에 대한 것을 조사한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의 제목이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이다.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형식이므로 르뽀형식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더 마르께스의 이 이야기가 왠지 안 어울린다 싶고, 지루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건 나의 큰 착각!

산띠아고를 죽인 것은 누구인가? 빼드로 비까리오와 빠블로 비까리오 형제다. 그들은 그를 칼로 죽였다.
산띠아고를 죽인 것은 누구인가? 마을 사람들이다. 그들은 쌍둥이 형제의 미약한 살인의지를 멈출 수 없게 했다.
그들은 쌍둥이 형제의 예고 살인을 모른척, 숨죽이고 지켜봄으로써 그를 죽였다.
다수의 침묵과 다수라는 벽 뒤에서 쥐새끼같이 숨어 있는 개인의 모습은 얼마나 끔찍한가.

산띠아고를 죽인 것은 누구인가? 진실을 밝힌/ 거짓을 말한 앙헬르다. 평소 그녀에게 관심도 없던 그를 지목함으로써
그를 죽였다.  

마르께스의 이야기는 롤러코스터와 같은데, 그것을 자꾸 잊는다. 올라가는 것은 무섭기보다 편하고, 지루하기까지 한데,
바로 앞에 곤두박질이 있는 줄 안다면, 그렇게 느긋하지 못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오르막길 앞에 급경사 내리막길이 있다는 것을 잊고 마음의 준비 없이 있다가 훅 떨어진다. <백년 동안의 고독>이 그랬고,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가 그렇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Joule 2008-10-07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르께스의 이야기가 롤러코스터 같다고 하시니 굉장히 시각적으로 다가와요. 하이드 님이 리뷰를 잘 써서 책은 안 읽어도 되겠는데요. 잘 쓴 리뷰의 얼마 안 되는 폐해이기도 하죠. ㅡㅡ'

하이드 2008-10-07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줄님, 책이 굉장히 얇은데요, 내용도 다 알아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요, 마지막에는 정말 다리에 힘이 쪽 빠져요. <백년동안의 고독> 읽을때도 그랬거든요. 이건 뭐 리뷰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구요;; ㅎㅎ

Joule 2008-10-07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래요? 그럼 읽어봐야겠어요. (무슨 귀가 이리도 얇을까.)

Forgettable. 2008-10-1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남미 폴더가 있어서 관심있게 보고 갑니다^^ 마르케스의 책이 또 나왔군요- 하하 사야겠다-
그런데.. 중남미 폴더인데 거미여인의 키스가 없다뇨 ㅠㅠ ㅋㅋ
아무튼 읽어보고 싶은 책들 산더미 만큼 담아가요~

하이드 2008-10-14 16:33   좋아요 0 | URL
제가 읽으려고 했던 당시에, 잘 안 넘어갔던;; 것만 기억나네요. ^^
천천히 채워가야죠. 마르케스의 새 책 두 권 나왔는데,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는 정말 박력있고, 좋더라구요.
 
데드맨 플라이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2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몇년만에 다시 만난 스카페타와 마리노, 벤튼, 그리고 루시..
첫번째 이야기인 <법의관>에서 여덟번째 이야기 정도까지를 고려원에서 나온 구판으로 보았고, 그 후에는 원서로 보다말다 하다가 드디어 읽게 된 열두번째 이야기이다.

굳이 순서를 엉클여서 읽겠다는 사람에겐 내가 책값 보태줄 것도 아니니 뭐라 하지 못하겠지만, 이 책을 먼저 읽고, 스카페타를 읽었다고 말하지 말것을 당부한다.

PC의 팬들은 거의 이 시점부터 PC를 마구 욕하기 시작하는데, 이 후의 세작품이 더 나온 다음까지도 그 경향은 계속되고 있다. 계속 욕하면서 읽고 있는 팬들.. 첫번째 이야기부터 여덟번째 이야기까지가 가장 평이 좋고, 그 다음부터는 내리막. 형식이 많이 변한 이 작품부터는 별 한두개의 치욕이다.

나는 여전히 높이 평한다.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던 것은 분명히 스카페타라는 인물의 강력한 매력이었다. 능력있는 완벽주의자이지만, 이리저리 치이는 그녀. 그녀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들은 독자를 빨아들였다. 그렇게 그녀를 만나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시점이 그녀의 주변인물들로 분산되고, 그녀 시점의 이야기가 확연히 줄어든다. 사이코패쓰들의 심리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챕터가 100개도 넘어서 한챕터당 짧게는 한두장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화면전환이 빠른데, 정작 소설에 몰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은 2/3 정도의 이야기를 읽어내고 나서였다.

이 작품의 전작인 <마지막 경비구역>과 <흑색수배>까지 합하여 삼부작으로 일컬어지나본데, 끝나지 않는 삼부작에 독자들은 더 이상 늑대인간을 보고 싶지 않다! 제발 좀 새로운 케이스로 지쳐빠진 스카페타를 심기일전하여 다시 일어나게 만들어라. 고 아우성이다.

사건 위주인 이 작품에서 상대적으로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인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적었다. 시리즈를 계속 읽어 온 사람이라면, 작은 실마리로도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말도 안되게도 PC가 요즘 많이 나오는 그렇고 그런 스릴러 작가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픽션들을 통틀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스카페타는 가장 매력적인 여주인공이다. 지금까지도.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8-10-06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를 드라마로 만든다면.. 상상해보곤 한다.
마리노역에는 CSI 마이애미에 나오는 덩치 큰 형사 아저씨, 벤튼 역에는 <크리미널 마인즈>의 하치, 그리고 스카페타 역은 계속 혼자서 고민중이다. 콜드 케이스의 릴리는 어떨까?

통과루시 2008-10-06 12:39   좋아요 0 | URL
왠지 내게는 스카페타는 좀더 아줌마스러운 이미지라, 릴리 넘 어리지 않아요? 예전에 무언의 목격자에 나왔던 나이든 여자검시관-이름이 ??,,,아줌의 기억이라는 것이 한계가 넘 빤하여..- 어울리지 않나요?

하이드 2008-10-06 14:00   좋아요 0 | URL
저는 무언의 목격자가 가물가물 ^^ 오- 아줌마스런 이미지는 아닌데;법의국장까지 지내는 몸이신데; 커리어도 로맨스도 본좌죠. CSI의 캐서린 정도가 나이도 외모도 딱 맞기는 해요.
열두번째 시리즈에서 이제 주인공들이 쉰이 되니깐요. 첫번째 시리즈를 서른 초반에서 시작하는 거가 되니깐, 좀 젊어도 될듯요. 릴리는 젊기도 젊지만, 너무 예뻐서 무리일듯하긴 해요.

사실, PC의 외모가 워낙 출중하여, PC 자신이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종종해요. 근데, PC는 또 약간 맥 라이언 이미지인데, 맥 라이언이 좀 강한 이미지만 있다면 그녀도 괜찮은데..

메릴 스트립 같은 이미지도 좋아요. 근데, 벤튼역의 하치를 버릴 수가 없어서! ㅎㅎ

2008-10-06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eetles 2008-10-07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법의관을 읽고 열광하며 스카페타시리즈를 모으다 어느순간부터...놓아버렸네요....
 
나는 전설이다 밀리언셀러 클럽 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래, 또 다른 시작인거야. 죽음 속에서 태어나는 새로운 공포. 영원의 요새를 정복한 새로운 미신. 
이제 나는 전설이야.

'1급 미스테리는 1급 소설이다' 라고 P.D. 제임스가 말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은 너무나 옳은 명제이다. 호러나 미스테리가 B급 장르소설로 폄하되는 경향이 있지만, 호러와 미스테리로 가득한 인간세상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확한 장르인 호러와 미스테리에 우리는 조금 더 점수를 주어야할지도 모른다.

내 기억 속의 모든 좀비 영화는 B급, 혹은 C급으로 기억되어 있지만, <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이야기는 A급 명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50년대에 나온 이 책의 스토리는 영화와 소설로 충분히 많이 우려먹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전히 명작이다.

핵전쟁, 혹은 세균전으로 지구상에 혼자 남은듯한 남자 주인공 네빌은 밤마다 흡혈귀가 된 좀비들의 방문을 받는다.
낮에는 자신을 방어하고, 흡혈귀들을 죽일 준비를 하고, 흡혈귀들을 죽이는 일들을 한다.

뒷마당에 키우는 마늘을 일주일에 한 번씩 수확하여 한쪽씩 까서 줄을 끼워 목걸이를 만들어서 문과 창문들에 걸어 놓는다거나 흡혈귀를 죽일 말뚝을 만들어 놓는다. 전날 흡혈귀들의 습격에 부서진 집들을 수리하고, 낮에는 여기저기 숨어서 자고 있는 흡혈귀들에 말뚝을 박아 죽이는 일을 한다. 계속 죽이다보면, 언젠가는 이 악몽이 끝이 나겠지.. 하면서

공포가 일상이 되고, 그 과정은 독자들에게 상당히 리얼하게 다가온다. 

그 과정에서 거대한 공포를 마주하는 고립된 인간의 모습 또한 생생하게 묘사된다.
술로 도피하고, 자학하고, 자살 충동을 느끼고, 여자에 욕정을 느끼고, 그러면서, 하루하루 해 나가야 할 일상적인 일들을 해 나가며 살아지는 무서운 일상의 수레바퀴.

결말은 꽤나 무겁다.
이것은 소설 속에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세대를 거치면서, 이런저런 정치전쟁, 문화전쟁, 말그대로 전쟁 등의 전쟁을 거치면서 매번 겪고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한 시대/세대를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전설이 되어 버리는 야만.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8-10-05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에 나오는 단편들은 뷁!이다. 안 읽는 것이 정신건강상 좋음.

2008-10-05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eetles 2008-10-07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동감..
 

50년대 작품이라고 믿을 수 없을만큼 현대적이다.
흡혈귀 이야기따위 읽을 수 없는 연약하고 섬세한(??) 신경의 소유자이지만,
좋다좋다좋다해서 어디 한번... 읽기 시작했는데,

명불허전이다.

지구상에 홀로 남은 인간.
밤이면 집 앞에 몰려드는 흡혈귀들
낮에는 잠자고 있는 흡혈귀들을 죽이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 속에 홀로 외로이 남아 흡혈귀들과
그리고 자신과 싸우는 남자

아.. 리얼하다.

 

핼무트 뉴튼은 물론 그의 내적으로 외적으로 모두 대담한 사진으로 알게 되었지만,
사진가 중에서도 비교적 사생활이라던가, 가십이라던가 하는 기사들이 종종 올라오는
셀러브리티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첫번째'가 중요한데, 그는 '첫번째'였고, 아직까지는 유일무이하다.
앞으로도 아마도..

을유문화사의 예술가 전기 시리즈를 격하게 아끼는데,
어느 해인가 제주도에서 받은 생일선물인 이 책을 드디어 꺼냈다.

 

 

드디어 산 패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
분권때문에 진짜 욕하고, 욕하고, 욕하다 지칠때쯤
두꺼운 한 권으로 나와주었다.
원서로 이미 읽은 내용이긴 하지만,
워낙 오래간만에 읽는(거의 3년만?) 스카페타라, 새삼 다시 반하고 있다. 
이 뒤로도 몇권은 재밌으니깐, 그 후로 몇권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지만;
한권으로 나와준다면, 계속 사야쥐.

 * 착각했다. 바로 요 포인트 blow fly (데드맨 플라이)부터 패트리샤 콘웰이 욕 디지게 얻어먹기 시작했다. 이 다음에 나온 Trace, Predator, Book of the dead(요건 아직 유보)까지 욕의 메들리다. 그만 읽어라! 고 절규하는 리뷰들의 향연, 축제, 그러면서 계속 읽고, 속고, 욕하는 웬수같은 스카페타 시리즈. 8번째 시리즈 정도까지가 가장 좋았다. 그러니깐, 이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지 않는 것은 여러모로 대단한 손해!

 

텔레만은 좋았고, 그 후에 읽은 빨간책은 별로였고, 이제는 <나의 레종 데트르>이다.
꼴같잖게, 책이야기 하는 책에 굉장히 까다로운척 하는 나이기에
어떨까 기대된다.

 

 

 

 

 

야구장에 가져갈 책으로는 <나의 레종데트르> 당첨!
2008 시즌 마지막 경기다. 

동생놈이 튕기고, 딱 하나 있는 여자친구가 날 버리고 자라섬 재즈 패스티발에 가고,
혼자갈까, 버릴까 하다가 생각난 딱 하나 있는 남자친구.를 불러냈다.
네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MFG에서 피짜 사오느라 늦는다 하여 천천히 오라 했다. 
첨에 피짜 사온다 했을때, 그냥 있는거 먹어!버럭거리다가 매드포갤릭이라는 말에 급변하여
친절하게 호호거림.
사람이 닉네임을 만드는가, 닉네임이 사람을 만드는가. 두둥-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8-10-04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05 0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10-05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나는 전설이다 무섭던데요. 정말 딱 무서워서 보다가 그만 뒀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