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기록을 보유한 전 올림픽 스타들이 외딴 저택에 숨어든다. 절박한 심정으로 무엇인가를 찾는 그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저택의 주인 센도 고레노리에게 발각되고 우발적으로 그를 살해하게 된다. 그런데 그날 밤, 저택의 비밀 창고에서 감시카메라로 그들을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었다. 190미터가 넘는 장신에 초인적인 힘을 가진 육상 7종 경기 선수. 센도가 단련시킨 마지막 선수이자 가혹한 실험의 대상이었던 한 여자가 그의 복수를 다짐하며 범인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과거의 올가미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네 명의 스타와 괴물 타란툴라, 그들 모두를 뒤쫓는 경찰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펼쳐지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를 그닥 안 좋아하지만;; 표지를 보니 눈이 썩을 것 같지만;;
줄거리를 보니 재밌겠다. 원래 불량식품이 입에 단 법. 190미터가 넘는 장신의 초인적인 힘을 가진 육상7종경기 선수출신의 여주인공이라니.. 히가시노 게이고가 드디어 환타지의 세계로 입문하려는 것인가.

내일 도착하면 주문해볼까 했더니, 12일 도착, 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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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8-11-0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렇게 책을 안이쁘게 만들까요?=_=;이쁘지는 않더라도 무난하게는 만들어야할텐데, 책구매의사가 떨어지게 표지를 만들어버리니 원...
책 디자이너나 출판사들은 보는 눈이 보통 사람과 다른 걸까요?;;

하이드 2008-11-08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실물이 궁금한 책입니다. 담주초에나 서점 나들이할껀데, 꼭 나와있기를.

하루(春) 2008-11-08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탈리 포트먼 같기도 하고, 키이라 나이틀리 같기도 하고... 근데 무서워요.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에 이어 <추의 역사>가 나왔다. 서점에는 아직 미입고 신간이고, 이번주말정도에 풀리지 싶어 아직 실물은 보지 못하고, 미리보기만 봤을 뿐이다.

<미의 역사>는 정말, 그야말로 먹음직스러운 책이다. 그와 같은 포맷의 디자인으로 나오는 <추의 역사>역시 먹음직스러워보인다.
내 경우에는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미의 역사보다 추의 역사가 훨씬 더 끌린다.

가격은 55,000원 (할인해서 49,500원) 이다. 미의 역사가 39,500원에 나왔던것보다 거지 30%나 올랐다능 ㅡㅜ 이게 다 2MB 때문이냐능;
무튼, 눈먼 적립금도 떨어졌겠다, 덥썩 사고 싶은 나의 발목, 아니 결재버튼을 누르려는 팔모가지를 잡는 것은 혹시.. 이벤트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 굽신. 좀 더 기다려보련다.(이러다 꽤 오래 기다리는수가) 무튼, <추의 역사>가 어떤가 보기 위해 들른 강남 교보문고 예술코너에서 다른 눈에 띄는 예술책들을 보고 왔다.

< 보기, 배우기>라는 수상한 제목의 책이 세계의 교양 시리즈로 나왔다. 나는 무슨무슨 '교양' 하는 책에 알러지가 있는데,(이건 순전히 교양을 히트치고 개나소나 교양있어보이려는 책제목을 붙인 출판사 때문이다.) 이 시리즈만은 예외적으로 꽤 사랑한다. <그림으로 보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세계만화>, <일러스트레이션>, <일본의 무사도> 등을 가지고 있는데, 아, 물론 이 시리즈를 널리 알린 <명화의 비밀>도. 알찬 도판과 흥미로운, 그 주제에 비해 신선한 내용과 시각의 책이다. 아, 명화의 비밀은 다른 작가의 2탄도 나왔더라.

무튼 이 수상한 제목의 유명한 책은 그 이름값을 하는듯 보인다.
두첸의 명화의 비밀을 제외하곤 보급판 가격으로 이 시리즈를 샀던지라 보급판에 비해 3배도 넘는 가격에 속이 쓰리긴 하지만, 일단 침 발라 두기로 한다.  '보기'를 '배울'수 있을까? 라고 질문 던지는 책은 초반부터 무척이나 흥미롭다.

 

 

 

 

 

 

인테리어 책 이야기.
일본에 머물때 서점에 가면 정말 몇시간이고 나올 줄을 몰랐다. 예쁜 책이 어찌나 많던지!
그 중에서 빠리 인테리어, 런던 인테리어 뭐 이런 귀여운 책들이 있었는데, 얼마전에 보니 번역되어 나왔더라.

이미지는 큰데, 뭐 거의 어른 손바닥만한 작고 귀여운 책이...였어야 했다!! 워낙 이런류의 인테리어책이니 여행책이니 많다보니, 우리나라 책 낼때도 '흉내'를 많이 내는데, 그저 '흉내'에 그칠뿐이니 안타깝도다. 하고 있었는데, 이건 그대로 번역되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표지를 보고 반가운 맘에 책을 집었다가 '이건 아니잖아!' 머리를 쥐뜯어야 했다. ㅡㅜ

왜일까? 왜? 왜? 이 책은 안 예쁜거야. 일본책은 이쁜데, 똑같은데, 뭔가 글자도, 종이느낌도, 색깔도 뭔가 '이건 아니야' 라는 생각.

 

 

많은 '흉내' 내는 책들과 이렇게 번역되어(나왔으나 안 예쁜) 책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예쁜 책을 딱 하나 찾았다.


램램에서 만든 (만들었는지, 번역했는지, 무튼) 이 책은 일본의 예쁜책틱하면서
우리말이 예쁘게 써 있다. 미리보기도 안 되는 불친절한 당신.. 같으니라구.
그래도 서점에서 충분히 보았다.

같은 곳에서 나온 <마이 페이버릿>은 별로였던 것으로 기억
무튼 이 <도쿄 맑음>과 같은 책이라면 사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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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08-11-07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의 역사>는 3년 전 겨울에, 첫아이를 낳기 전에 기념(별 기념을 다 챙기네요 ㅎ )으로 샀는데, <추의 역사>는 둘째를 낳기 전에 그 기념으로 사야겠군요. 36개월 터울의 아이들과, 에코의 비싼 책들이라니 흐흐-
 


나의 탑텐리스트를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이 서재에 처음 들어와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10권의 책을 보았다.
혹은 누군가가 이 10권을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꼽았을때,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될까?

 

 

 

 

 

 

 

 

잘 알게 되어버린 사람이라면 모를까,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난 그 사람이 읽는 책을 보고, 그 사람을 마구 판단해버리는 습성이 있다.

내가 잘 모르는 누군가가 10권의 책으로 위의 책들을 꼽는다면,

흠, 독일페미니즘 여성작가, 혹은 신화,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좋아하나, 책에 관한 책도 한권 보이네.
빅토리안레즈비언미스테리? 일본사회파 추리소설도 들어있고, 아사다 지로의 단편이 있는걸 보니, 일본소설을 좋아하나?
어라, 존 버거가 있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라고.. 로저 젤라즈니다. 이건 뭐꼬, 잭히긴스??

연구대상 내지는 표본부족으로 연구제외, 나가리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은 영국소설(E.M.모리스, 닉혼비 등 ) , 미국소설( 카슨매컬러스, 너세네이얼 웨스트, 애니 프루 이런.. )
추리소설을 주로 읽고, SF도 제법 읽는다. 존 버거를 꾸준히 좋아하고, 알랭 드 보통은 좋아하다 그 열기가 식었고,
로저 젤라즈니를 사랑하고, 챈들러와 코넬 울리치를 우상시한다. 책에 관한 책을 모으고, 인물/평전을 좋아하며(특히 건축가, 미술가), 중남미 소설도 즐겨 읽고(마르께스 만세!), 독일소설도 러시아 소설도 관심 많다. 뒤라스도 좋아하고, 나보코브도 많이 좋아하고, 이 정도면 잡탕이라고 해도 되나?  아, 그리고 한국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읽는 책들을 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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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08-11-0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한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어요.

고양이라디오 2016-09-14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인 조르바>,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 를 보니 반갑습니다^^
 



코엑스 나들이.
머리가 잔뜩 복잡.

마크 트웨인의 책이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먹어주는지 모르겠다.
마크 트웨인의 단편집이 나왔고,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제목인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이 표제작이다.

신간코너에 있어도, 서점에서는 눈에 안 띄는 표지다.
하얀 표지가 거의 그렇듯이..

마크 트웨인은 장편도, 단편도, 반전 에세이들도 많이 쓰고, 그의 이름으로 많은 경구들도 남겼지만, 역시 단편을 읽는 맛이다.

 

 

아침에 <두고라마구라>가 신간으로 나온 것을 봤을때,
'크롭써클'이라는 처음 듣는 묘한 이름의 출판사가 미심쩍었더랬는데, 책은 정말 잘빠졌다.

인터넷 이미지로 보기에 어떨지 몰라도, 실물을 보면, 상당히 진중한 느낌으로 '본격탐정소설 3개기서' 라던가, '이 책을 읽고 머리가 이상해져버렸어' 라던가하는 문구가 좀 이해가 간다는...

아주 오래간만에 사고 싶은 미스터리소설이 나왔다는 것에 짝짝짝

 

 


원제인지 영제(?)인제 Silver Lining이 제목 옆에 써 있다.
그렇다면, 우리말로 옮기기는 좀 애매하지만, 뭐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희망이 있다' 는 정도의 말일텐데, '모든 구름은 은빛'이라는 제목으로는 실버라이닝의 의미가 안 와닿는다.

책을 읽어본 것이 아니라서 어떨지 모르지만, 제목..이란건 좀 중요한거잖아. 표지디자인도, 번역본의 제목도 좀 모자라 보인다.

 

 

그나저나 코엑스는 평일에도 항상 사람이 많구나.
시간이 맞는다면, 007 이나 보고 갈까 생각중이다. 기분이 꿀꿀해서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기도 하고..
생각중.. 생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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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8-11-05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새 007이 개봉했나 보군요. 이제 영화를 한 편 보러 가야 할 텐데 뭘 하고 있는지 원... ^^

eppie 2008-11-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코엑스몰은 정말 피곤한 곳이에요.
서점도 있고 마음에 드는 밥집도 간혹 있지만, 그 피곤함 때문에 조조영화를 노릴 때가 아니면 안 가게 돼요.
[도구라마구라]는 좀 전에 주문했어요. :3 저도 그 출판사 이름 때문에 한참 웃었답니다.

카스피 2008-11-05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구라 마구라 한번 읽어봐야될 책인데 흑사관 살인사건 읽고 아직도 머리가 띵해서 읽을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하이드 2008-11-05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구라 마구라>가 <흑사관 살인사건>과인가요? 전 <흑사관 살인사건>은 아마 사는 동안 읽을 일이 없을듯.. 읽은분들 후기만 봐도 머리가 띵-해요. ㅎㅎ

카스피 2008-11-05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아주 비슷한 책입니다.일본 추리 3대 괴작소설중의 하나라고 하니까요.나머지는 흑사관과 또 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Kitty 2008-11-06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고라 마구라를 '고구마 두고가'로 봤어요. ㅠㅠ 난독증입니다 ㅎㅎ

하이드 2008-11-06 08:18   좋아요 0 | URL
완벽한데요- ㅎㅎ

비로그인 2008-11-06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전 마크 트웨인 좋아해요. 한국에서 얼마나 잘 팔릴지는 조금 의문이기도 하지만, 하루에 담배 한 개피만 피겠다고 선언한 다음 팔뚝만한 궐련을 손으로 말아 피던 그 사람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이드 2008-11-06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서점의 책들 사이에 숨는 표지더군요. 그것이 좀 안습. ㅎㅎ 팔뚝만한 궐련이요. 하루에 와인 한잔- 을 결심하고, 한병을 세잔에 나누어 마시는 저와 비슷
 
[이벤트] 일상 토크쇼 <책 10문 10답>
10문 10답

찾아보기 귀찮아서, 머리에서 열심히 짜내어서 썼는데, 제가 그렇죠 뭐. 에피님의 글을 보고 반성하고,
열심히 찾아서 다시 올립니다.

1) 당신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을 알려 주세요.

 

"우조, 마실래요?" 라고 물어보기에 나는 고맙게 우조를 한잔 받기로 한다. 이 우조 병이 또한 너무나 크다. 우조는 따뜻하게 식도를 통해 위 속으로 퍼져간다. "이거야 이거!" 라는 느낌이 든다. 어쩌고저쩌고 말은 많았지만 이제 우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체질로 변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여튼 토속주라는 것은 그 지역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맛이 깊어지는 법이다. 키안티 지역을 여행했을 때는 와인만 마셨다. 미국 남부에서는 매일 버본 소다를 마셨다. 독일에서는 시종일관 맥주에 절어 살았다. 그리고 여기 아토스에서는 그렇다. '우조'인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우천염천>中

 
     


<우천염천>은 하루키의 짧고 굵은 여행기이다. 이런 여행기..
 거칠지만, 엄살없다. 위의 '우조' 이야기가 나오는 여행지는 그리스의 '아토스'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남자만 들어갈 수 있는 그리스정교의 성지다.

 '우조'는 40도가 넘는 그리스의 전통주이다. 한국의 소주 같은 술이라고 보면 되겠다.
 저렴하고, 말처럼 병이 크고, 투명한 술이다. 한국의 그리스 음식점에서 마실때는 주로 글라스에 커다란 얼음을 넣고 언더락으로 마신다. 고되고 힘든 여행길에 마시는 따뜻한 '우조'라니
 우조는 그 도수에도 불구하고, 약초향과 민티한향이 강하여 도수가 높은지 잘 모르고 마신다.(나만 그랬나;;) 아마 한국에서 마시는 우조는 그곳에서 마시는 우조와는 많이 틀릴 것이다.

크레타섬, 어느 조그만 수퍼에서 우조 한병을 사서, 이탈리아까지 들고 갔다가, 거기서 또 런던까지 들고갔더랬다. 마지막 여행길에, 도저히 그 크고 무거운 병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서 코벤트가든의 어느 코지한 호텔방에서 우조를 땄다. 그리스의 여운이 남아 있긴했지만, 그리스를 떠난 우조는 이미 우조가 아니였다. 코리안 레스토랑에서 마시는 소주가 그 소주가 아니듯이...



2) 책 속에서 만난, 최고의 술친구가 되어줄 것 같은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싱어가 하숙집에 들어오자마자, 믹과 제이크, 닥터 코펠랜드가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싱어가 어디 다녀왔는지, 왜 미리 말해주지 않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싱어는 그들의 질문을 못 알아듣는 체했다. 수수께끼 같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들은 각각 싱어의 방에 찾아와서 저녁 시간을 같이 보냈다. 벙어리사내는 늘 사려 깊고 차분했다. 여러 색이 섞인 눈동자는 마법사의 눈처럼 침울했다. 믹 켈리와 제이크 블라운트, 닥터 코펠랜드는 조용한 방에 와서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무슨 말을 하든 싱어가 알아듣는다고 느꼈다.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고.

카슨 매컬러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中

 
     

 카슨 매컬러스, 아메리카 서던고딕의 천재 여류작가, 그녀의 데뷔작이다.
 론리헌터는 아마 어떤 시에서 따왔던걸로 기억되고, 그렇더라도 스물셋에 쓴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은.. 휴-

 카슨 매컬러스의 책에는 기괴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남부가 배경이고, 쓸쓸한 마을이 배경이다. 그녀의 글에서 '외로움'은 공기와도 같이 항상 그 안에 떠돈다. 각각의 이야기를 지닌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은 벙어리 싱어의 방이다. 내게 싱어는 예수와도 같이 여겨졌다. (내가 독실한 신자하고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무튼, 그런 느낌) 벙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고도 생각했다. 

웬만하면, 고독이나 외로움으로 누군가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가끔 싱어의 방에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릴때 있다.

술친구라는 것은 쉽지가 않다. 현재 나의 가장 좋은 술친구는 안타깝게도 술을 마시지 못한다. 그것과 상관없이 가장 함께 하고 싶은 친구고. 술을 함께 마시고 싶은.. 이라는 질문을 봤을때, 물론, 당연히 말로가 떠올랐다. 그도, 나도 함께 술마시는걸 좋아할 일은 없을듯하다. 페이퍼를 보다가 매튜 스커더와 함께 술 마시고 싶다는 사람을 본 것 같다. 맙소사. 알콜중독으로 끊임없이 괴로워하는 그와 술 마시고 싶다는 그것을 악취미라고 불러야 하나 뭐라고 불러야 하나.

     
 

아베노 세이메이는 툇마루에 앉아, 등을 기둥에 기대고 있다. 구부린 왼쪽 무릎을 옆으로 기울이고, 오른쪽 무릎을 세워 그 오른쪽 무릎 위에 오른쪽 팔꿈치를 얹고, 오른손 위에 오른쪽 뺨을 괴고 있다. 약간 고개가 기울어져 있지만 그 기울어진 목이나 머리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색향이 떠도는 것 같았다. 가느다란 오른손 손가락에 옥으로 된 술잔을 들고, 안에 든 술을 가끔 입에 머금는다. 술을 머금기 전에도, 머금을 때도, 그리고 머금은 후에도 붉은 입술이 항상 희미한 웃음을 띠고 있다.

유메마쿠라 바쿠 <음양사>中

 
     

위의 인용 외에도 아베노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의 술자리는 <음양사>내내 계속된다.
뭐랄까, 귀신잡는 이야기이긴 한데, 나는 정말 이 분위기와 술과 달과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와
밤과 귀신과 세이메이 집, 술안주, 풀, 나무, 꽃, 바람, 등등등에 정말 홀랑 빠져서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정말이지,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이라고도 생각해보았고,
세이메이와 히로마사가 술 마시는 그 자리의 생선안주 뼈다귀라도 되어봤음 좋겠다. 고도 생각해보았다.

역시나 말이 필요 없는 술자리.. 와 술동무

 




3) 읽는 동안 당신을 가장 울화통 터지게 했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이 질문의 답이 참 힘들더라. 왜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울화통 터지는 주인공이 나오면, 책을 집어던져버리기 때문이다. ^^;

 표지는 엄청 이쁜데, 여기 등장하는 10살, 12살, 14살 애들이 아주 꼴배기 싫었다.
 여러가지 이유에서 꼴배기 싫었는데, 가만, 이건 울화통 터지는 것과는 다른가? ^^;  

그럼 나는 이전 페이퍼에서 썼던 <연민>으로 다시 가겠다.


호프밀러, 에디트, 케케스팔바 : 죄다 울화통
게다가 츠바이크는 그 울화통들을 너무나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딸의 사랑에 목을 매는 케케스팔바,
자신감이라고는 코딱지만큼도 없이, 호프밀러의 사랑에 목을 매는 에디트,
케케스팔바와 에디트 사이에서 우유부단의 왕과도 같은 호프밀러 

확실히 울화통. 읽기가 너무 힘들었던 책이다.
 

 




4) 표지를 보고 책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표지는 책의 얼굴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표지/최악의 표지는 어떤 책이었는지 알려 주세요.

사실, 나는 이 질문을 보고, 이 페이퍼를 포기하고 싶었다. 알다시피모르다시피 나는 표지에 엄청 집착하고, 표지 보고 책을 판단하지는 않지만, 표지는 표지대로 판단하고, '세상에 좋은 책은 많다. 세상에 표지도 예쁘고 좋은 책도 많다' 고 부르짖으면서, 괴상하고 시대에 뒤처지고 성의없는 표지들을 규탄하고, 잘 빠진 표지에 열광하는지라, 뭐라고 답하기 힘들단 말이다. ㅡㅜ

최악의 표지는 지난번에 말했듯이 보르헤스 단편집 1~5 이다. 이 책 정도나 되어야 눈물 머금고 가지고 있지, 다른 이상한 표지의 책은 사지도 않고, 혹시 사더라도 금새 추방한다.

최고의 표지는 ...



a) 구겐하임 북 : 뉴요커지의 구겐하임 카툰만 모아 놓은 딱 까놓고 말해서, 구겐하임미술관 선전책인데,
뉴요커 카툰, 구겐하임, 뉴욕.. 이다보니, 그 모든 특징을 잘 버무려서 이거봐라- 하는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나도모르게 손이...
b) 뉴욕의 노이에Neue 미술관에서 겟한 20세기 비엔나 디자인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앞의 비엔나도안과 이어지는 책등과
책뒤까지 아주 예쁘다. (내용도 알차다.)
c) 빈티지 인터네셔널에서 나온 까끌까끌한 표지를 사랑하는데, 물론 나보코브도 사랑하고, 롤리타도 사랑한다. 롤리타 50주년으로 나온 한정판 표지(이지만, 과연 한정판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d) 돌체 앤 가바나네들 창작의 원천은 애니멀 프린트이다. 런던의 예술서적 거리의 어느 작은 서점 지하에서 발견한 보물같은 책. 돌체 앤 가바나의 애니멀.. 저 표지에서 상상할 수 있는 그 이상이 들어 있다. 최고최고!
e) 헤르만헤세의 페어리테일(우리나라엔 아마 환상동화집?) 헤르만헤세와도 페어리테일과도 독일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표지(실물이 더 예쁘다. )
f) 펭귄 90주년이던가..책표지도 예술인데, 책등의 레인보우 그라데이션.. 너무 멋지다.  

예쁜 표지는 많지만, 일단 내가 두고두고 꺼내보는 표지들은 얘네들.

5) 책에 등장하는 것들 중 가장 가지고 싶었던 물건은? (제 친구는 도라에몽이라더군요.)
내가 물욕이 없나보다(설마;;) 책에 등장하는 것들 중 가지고 싶었던 ... 사람(구체적으로 남자)은 있었지만,
물건은 아무리 책장을 째려봐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니깐, 테메레르나 샤바케의 요괴들이나 뭐 그런것 말고는
돈 되는거? (; 내가 말하고도 급 부끄러움) 요정이 나타나서 세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1) 순간이동하는 재주 2)모든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 3) 돈이 끊임없이 나오는 지갑
뭐, 이런걸 바랬었다. 이 세가지가 등장하는 책이 있다면... 1)에 해당하는 무림비급이나 내공을 길러주는 천년묵은 버섯이라던가, 모든 독의 침해를 막아주는 이천년 먹은 구렁이라던가. 그런거? 영웅문에 분명 나왔던걸로 기억.

그러니깐, 답은
무림비급과 내공을 길러주는 영물

 

 



6) 헌책방이나 도서관의 책에서 발견한, 전에 읽은 사람이 남긴 메모나 흔적 중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건 정말 실화인데, 당시의 증거사진을 도저히 못찾겠다.

책방에서 김전일을 빌렸는데, 매 화 맨앞에 나오는 인물소개란에 빨간 싸인펜으로 동그라미가 그려져있고,'이놈이 범인'이라고 써 있었다. 이와 같은 얘기가 인터넷에 떠돌았고, 우리 동네 사는 개xx가 따라한 것으로 사료된다. 디게 오래전 얘기고, 지금은 김전일이나 코난같은 만화 자체가 많은 추리소설의 트릭따라하기라는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간 내가 본 것들은 레드썬!레드썬! 싫어하고, 볼 일 없다. 

 

 



7) 좋아하는 책이 영화화되는 것은 기쁘면서도 섭섭할 때가 있습니다. 영화화하지 않고 나만의 세계로 남겨둘 수 있었으면 하는 책이 있나요?
책이 영화로 잘 만들어지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하지만, 그 드문 경우가 있으므로, 나는 영화화되는 것 환영이다.
최근에 본 체호프의 <이바노프>가 각색된 아이슬란드 영화 <백야의 결혼식>이나 클뢰브 공작부인이 각색된 <아름다운 연인들> 모두 재미있었다. 각색이 아니라도 '해리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책과는 별도로 무지 좋아한다.
잘만 만들어진다면, 나만의 세계에 남겨둘 필요 있나. 영화로도 만화로도 연극으로도 자꾸 되풀이되서 갈증을 채우고 싶을 뿐이다.


8) 10년이 지난 뒤 다시 보아도 반가운, 당신의 친구같은 책을 가르쳐 주세요.



내가 아마 거의 처음 본 원서이지 싶다. 닥터스의 우리나라 번역본은 두권으로 나왔는데,
한권은 진한 녹색, 다른 한권은 연한녹색이었다. 로라와 버니를 너무 좋아해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든다면
당시 최고의 배우인 줄리아 로버츠와 톰 행크스가 좋을텐데 생각하곤 했다.
번역본도 원서도 열번도 더 읽었을듯. 대사들도 기억난다. ㅎㅎ줄거리도 당연히  세세하게 기억나고.

그 외에 <영웅문>
중학교때부터 올해까지 정기적으로 읽어주는 책이다. 곽정과 황용이 나오는 1부를 제일 좋아한다.


9) 나는 이 캐릭터에게 인생을 배웠다! 인생의 스승으로 여기고 싶은 인물이 등장하는 책이 있었나요?
이 질문도 쉽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에게서 조금씩 배운다. 어릴적에는 책속의 주인공
캐릭터를 일주일씩 따라하곤 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성격이 급변했을텐데, 나의 어릴적 친구들이 나를 그저 새침한 아이로만 기억하고 있는걸 보면, 내 연기력이 그닥 훌륭하지 않았거나, 사실은 속으로 다 나를 다중인격자로 기억하고 있거나. 할 것이다.

10) 여러 모로 고단한 현실을 벗어나 가서 살고픈, 혹은 별장을 짓고픈 당신의 낙원을 발견하신 적이 있나요?
지난번 페이퍼의 Mondion에 하나 더 덧붙인다.

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아마, 이런 곳? 자연속에 자연인듯, 자연인척 자리잡고 있는 집을 짓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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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1-03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품 문답이에요! 저 별찜했어요(>_<)

하이드 2008-11-03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항- 감사합니다. ^^ 열심히 했어요. 다시 읽어보니, 5번... 제가 썼지만, 너무 웃깁니다. (얼굴 빨게짐;;)

바람돌이 2008-11-0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게을러서 이거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요. 하이드님 글 보니 더더욱 의욕상실입니다. ㅎㅎ
근데 그 도라에몽갖고 싶다는 친구분은 어떤 분일까요? 여기서 처음 저 질문 봤을 때 저한테 제일 먼저 떠오른 것도 도라에몽이었는데... ㅎㅎ
저 낡은 닥터스를 보니 예전에 정말 가슴떨면서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전 당연히 번역본이었지만... ^^

메르헨 2008-11-0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후~~~~~~~~~~~~~~~~~~~~~~정성 가득이네요...^^
이런 답변을 저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메르헨 2008-11-0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닥터스...요거 중딩땐가 고딩때 본거 같은데...^^그 닥터스가 맞는듯...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