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영향, 그리고 우연?
도착의 론도 오리하라 이치 도착 시리즈 1
오리하라 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작가 자신의 공모전에서 떨어진 경험이 바탕이 되어 공모전과 밀접하게 관련된 멋들어진 소설이 나왔다.
제목도 기가막히다. 도착과 도작은 둘 다 일본어로 '도사쿠'로 같은 발음이라고 한다. '도작의 진행-도착의 진행- 도착의 도작' 으로 이루어지는 목차도 다시 봐도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소제목들인 것이다. 서술트릭이라고 하면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살육에 이르는 병> 등이 떠오른다.  기가막힌 반전이나 탐정의 입장에서 사건을 해결하면서 열독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반전의 한줄을 읽고 나면 '당했다' 라는 느낌과 '비겁해!' 라는 느낌이 동시에 드는 것이다. <벚꽃..> 과 같은 작품에는 우리나라에 번역되서는 안 되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 반전의 결말이 찜찜했고, <살육에 이르는 병>은 결말의 반전을 짐작했다고 하더라도, 흥미롭게 읽었고, 소장하고 싶은 작품이다. 그러면, 이 작품, <도착의 론도>는?

추리소설 공모전에 작품을 보내는 예비작가 야마모토 야스오의 필생의 역작 <환상의 여인>을 친구 기도가 공모전 마감일을 얼마 앞두지 않은 때에 잃어버리게 된다. 공모작 발표에서 신인상을 타고 웃고 있는 '시바타 료'라는 작가의 사진을 보고, 자신이 잃어버린 작품과 똑 같은 제목, 똑 같은 내용의 <환상의 여인>을 보게 된 야마모토 야스오는 복수에 불타게 된다. 이 다음부터는 도작한자와 도작당한자의 대결구도로 흘러간다.  
 
서로가 서로를 대하는 악의적인 방식이 못내 유치하기까지 하지만, (아마, 이 부분에서 너무 가볍다고 여겼을 수 있다.) 각각의 물리고 물리는 플롯은 대단하다.  독자들이 읽기 쉬운 글을 쓰고자 한다는 오리하라 이치여서인지, 표현은 단순하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살아서 꿈툴거린다. 약간 쪼다같은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그 인물들이 서로의 꼬리와 머리를 물고 돌아가는 이야기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내려놓기 힘든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서술트릭의 빅 팬이 아니고, 아이리쉬빠인 내가 <환상의 여인>보다 나은 어쩌구.를 언급하는 것에 빠심이 발동하여 이 책이 지닌 기발함과 재미에 심드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그 와중에도 나를 불태우는 것은 이 작품은 시리즈라는 것. 근간으로 <도착의 사각>과 <도착의 귀결> 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일명 '도착 시리즈' (arrival 이 아니라 perversion이다.) 몇가지 찜찜한 부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시리즈' 와 '도착' 이라는 소재(어쨌든 제목에 들어가니깐) 만으로도 다음 작품들을 즐겁게 기다릴 자신이 있다.  

그나저나 표지는 에셔의 'bond of union' 에서 영향, 모방...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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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8-12-12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갠적으로 우리 표지가 좀 더 나은데요? (노란색보다는 흑백이 더 좋아보이긴 하지만;;;)

암튼 그 악의적인 발상이 유치하다는데 동감. 글고 서술트릭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책읽다말고 '내가 잘못읽었던가?'라거나 '인쇄가 잘못됐나?'싶은 찜찜함으로 책을 읽다가 끝부분에 가서야, 그것이 바로 서술트릭,이라고 깨닫는 무지몽매함이란~ ㅡ,.ㅡ

하이드 2008-12-12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표지 후져요. -_-;
우리 표지는 에셔 작품에서 따왔는데(이걸 따왔다고 해야하는건지, 뭐라고 해야하는건지)유명한 작품 따 오는건 뭐라고 하나요, 패러디? 카피? 표절은 아니겠지요?

그나저나 치카님 오랜만! ^^

Apple 2008-12-12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헤헤헤 이 소설 재밌죠?^^ 작가 은근히 센스있는듯...도착, 도작이 번갈아나올때는 오타인지 아닌지 계속 확인해보고 있었어요.^^; 저도 빨리 다음시리즈 기다리고 있어요!!! 요즘은 기다리는 시리즈도 별로 없는데 요것만은 기대가 되네요.^^

하이드 2008-12-12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년전 소설이라니, 대단해요.
 
임페리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4 로마사 트릴로지 1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앞으로 내가 부르게 될 노래는 권력과 그 사내에 대한 얘기다. 권력이란 정부에 의해 개인에게 부여된 공적이고 정치적인 힘을 뜻하며, 우리는 이를 라틴어로 임페리움이라 칭한다. 공화국의 역사상, 권력을 획득할 자원이라고는 오직 자신의 재능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키케로는 독특한 인물일 수밖에 없다. 메텔루스나 호르텐시우스와 달리, 그는 명문 출신도 아니며 선거 중에 끌어들일 정치적 우군도 없었다. 폼페이우스나 카이사르처럼 입후보를 뒷받침해줄 강력한 군사력도, 크라수스처럼 앞길에 뿌릴 엄청난 부도 그에게는 없었다.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오직 목소리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웅변으로 바꾸었다.

이야기는 키케로의 정치생활의 시작을 함께 하고, 끝까지 함께 했고, 그 후로도 오랜동안 살아남았던 노예이자 키케로의 심복비서 티로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제국인 로마, 그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카이사르의 시기가 배경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잘 알려진 카이사르나 폼페이우스는 아니다. 역시 잘 알려지긴 했지만, 그 옆에서 '비열하거나' '교활하게' 묘사되곤 하는 정치가 명변론가, 철학자이자 로마의 최연소 집정관이었던 키케로가 로마 3부작의 주인공이다.  

1부는 키케로의 원로원 입성 이야기이고, 2부는 집정관이 되기 까지의 이야기이다. 보잘것 없었던 한 사내가 '목소리' 하나로 로마 시대 공직을 사는 만인의 이상이었던 '집정관' 이 되기 위해 겪어낸 투쟁의 일기이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에서 뻔하게도 영웅적인 키케로의 모습을 볼 것이라 예상한다면, 그렇지 않다.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에서 묘사했듯이 음흉한 정치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를 영웅시 하지 않는다. 그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카이사르나 폼페이우스가 주인공이었다면, 아마, 그들의 영웅적인 면이 부각되고, 제왕의 탄생을 보면서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을지도 모르지만, 키케로가 주인공인 이 책에서 카이사르는 똑똑하나 교활한 뉘앙스, 폼페이우스는 용맹하나 오만한 모습이다. 티로가 '임페리움'이란 말을 떠올릴때 항상 생각나는 인물이 폼페이우스이기도 하다. 그는 거인으로 묘사되며, 키케로는 자신의 뜻을 거스르며, 그의 편에 서게 된다.

로버트 해리스가 그리는 키케로는 멋지다. 아마 역사 속 실존 인물들중 '말'로만 순위를 매긴다면,키케로는 분명 순위에 들어갈 것이다. 작가는 하버드에서 출간한 29권의 키케로의 연설과 편지들을 참고로 하여, 이야기 속에 적절히 그의 명연설들을 끼워 넣었고, 그 장면장면들은 때로는 소름이 끼칠정도로 카타르시스를  가져다 준다. 클라이막스인 '인 토가 칸디드' 연설과 1부의 클라이막스인 베레스를 기소하는 연설 등이 그렇다. 그렇다고 그는 카이사르나 폼페이우스처럼 앞에 나서는 영웅이거나 혁명가가 되지는 못한다. 죽음과 폭력을 싫어하는 성정이었다.  군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앞서말한 두 장군들의 것이고, 키케로는 타고난 정치가로서의 면모. 그의 강력한 지지자인 평민들과의 친화력, 그가 갈고 닦은 목소리,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야망과 집념이 바로 그의 무기였다. "티로, 나는 내 재능을 한 치인들 남기고 죽을 생각은 없다. 내 다리에 힘이 남아 있는 한 끝 가는 데까지 가고 말겠다. 그리고 이 친구야, 나와 함께 그 길을 가는 것 또한 네 운명이야." 실패조차 야망의 연료로 만드는 키케로. 그는 권력자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씨니컬한 재치문답을 일삼으며, 자신의 입장을 바꾸기도 하고, 그렇게 하기 전에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설득하고자 하며, 최선이 안된다면, 차선을 선택하는 사나이였다. 타고난 연설가이자 연기자였고, 그것을 갈고 닦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였다. 현대적으로 말하자면, 줄도 백도 없는 한 남자가 능력만으로 최고의 위치에 오르는 이야기다.

독자는 분명 키케로보다는 카이사르나 폼페이우스에 대한 지식이 더 많을 것이다. 키케로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이 책에서 그들이 절대 양념이라거나 들러리라던가 한것은 아니다. 그들 외에도 폼페이우스의 라이벌이었던 억만장자 크라수스는 키케로의 천적이었고, 키케로를 물심양면 도와준 동생 퀸투스나 루키우스도 있고,키케로 전에 명변론의 일인자였던 유서깊은 귀족 가문의 호르텐시우스가 있다. 키케로가 사면초가일때 힘을 주는 아내 테렌티아( 그녀는 악처에 가까우나, 키케로와 그녀의 동맹은 깊어지고, 유익한 쪽으로 흐른다.), 키케로의 심복이자, 성공의 열쇠가 되기도 했던 이 작품의 화자 티로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로마 정치판의 암투는 현란하기까지 하다.

책의 두께가 만만치 않아 보였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아쉽다.  내년 상반기에 나오게 될 <컨스피러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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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2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레이철 커스크 지음, 김현우 옮김 / 민음사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하루하루가 쉽지가 않습니다.
결혼은 정녕 인생의 무덤?

알링턴파크에 사는 다섯 여자, 그들의 이름은 주부입니다. 의 하루동안의 이야기를 밀도 깊게 꾹꾹 눌러서 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알링턴파크는 '런던'의 배드타운bedtown입니다. 계급이 확실한 영국 사회에서 중산층의 이름을 가진 그들이 사는 곳이지요.
 
결혼한 여자들의 자아상실을 다룬다고 해서, 결혼한 여자들만 우울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과 결혼한 남자들에게도 분명 남자들만의 이야기가 있을테니깐요. 육아와 집안일에 시달리며 자신을 잃어가는 여자들만큼이나 회사에서 영혼을 팔아 여자와 자식을 먹여살려야 하는 남편들에게도 분명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겠지요. 이번에는 여자들만의 이야기들이지만, 다음번에는 남자들만의 이야기가 나올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알링턴파크에 사는 '여자들' 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기로 합니다.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의 줄리엣이란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는 여자는 알링턴파크의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특출났던 어린시절, 그리고 학교 다닐적에도 무언가 멋들어진 직업을 가지고 알링턴파크를 떠나 '난 사람' 이 될 것이라는 주위의 기대와 자신의 야망이 있었던 그녀지만, 나고 자란 그 도시의 선생님이 되는 것에 그쳤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흡사 비 맞은 잠자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멜라니 바스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입을 벌리고 자신 속에 있는 것들을 다 뱉어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녀의 몸은 납덩이로 꽉 차 있었다. 그녀는 돌진하는 시간 앞에서 한없이 가라앉고 있었다. ... 그녀가 자신을 미워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무거울 뿐이었다. 그녀 안에는 온통 지나간 날들의 찌꺼기만 가득했다.' 그녀의 삶은 그녀가 경멸했던 그녀 어머니의 삶이'조금 황폐해진 형태'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금요일의 문학반 수업만이 그녀의 황폐한 삶을 이어주는 가느다란 실핏줄과도 같습니다. 그날 하루가 그녀가 살아갈 수 있도록 연약하게 충전해주고 있지만, 실상은 그 수업마저도 그녀의 몸부림에 그칩니다. 요즘 아이들, 영국이나 여기나, 요즘 아이들이 어디 '폭풍의 언덕'과도 같은 작품을 진지하게 읽으려 하나요. 어릴적부터 허리까지 긴 그녀의 머리는 남들도 그녀 자신도 '특별'하다고 생각해 온 상징과도 같습니다. 그녀는 머리를 자릅니다. 새로운 시작을 갈망하면서. 줄리엣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까요? 답은 이미 나왔습니다. 
 
어멘다, 그녀는 완벽한 삶을 꿈꾸며 알링턴파크의 가장 좋은 위치에 가장 좋은 집을 공사해서 들어왔습니다. 그것이 그녀를, 그녀의 집을 안 팔리는 작품을 들여 놓은 큐레이터같은 심정으로 만들줄은 몰랐습니다.
 
알링턴파크라는 곳은 알 수 없는 곳입니다. '도심이 아니고 교외였고, 커다란 베드타운에 불과했지만' 삶의 위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곳. 나름대로의 단단한 현실, 억누를 수 없는 보편적인 현실, 소유욕, 자기 주장, 사물들간의 위계들이 소용돌이 치고 있는 곳이죠. 알링턴파크가 그녀들에게 의미하는 것은 각각 다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곳이 평범한 교외의 도시가 아니라는 것 정도만 알고 읽으면 될 것입니다.
 
런던에서 온 메이지가 있습니다. 그녀가 오고 싶은 곳이 알링턴파크는 아니였을 것입니다. 그녀는 '런던이 아닌 곳' 으로 가고 싶었고, '런던에서의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을 찾고 싶었지만, 사람은 장소를 떠날 수는 있지만, 그곳이 어디건 자신을 떠날 수는 없지요. 그녀는 그런 사실들을 깨닫고, 적응해 나가려합니다.
 
남는 방에 외국인 학생을 들이는 솔리는 그녀의 남은 방에 오는 대만의 베티, 일본학생 가츠미,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온 파올라까지를 보면서, 자신의 삶과 그네들의 삶을 비교하게 됩니다. 이미 충분히 지루하고, 너덜너덜한 일상에 젖은 그녀에게 그들의 삶은 반짝반짝 빛나보입니다. 자신보다 두살 어릴 뿐인 변호사 출신의 파올라를 보며 그녀는 모너집니다. 파올라가 집을 비운 동안 그녀의 방에서 그녀의 물건들을 봅니다. 천상의 향기를 풍기던 바스 오일 병, 레이스 달린 속옷, 단추나 리본이 달린 속옷, 가터벨트와 거미줄처럼 올이 듬성듬성한 스타킹, 작은 가죽 상자 안 흰색 새틴 천 위의 진주 귀걸이 한 쌍.
 
' 그런 물건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날카로운 것들에 찔린 듯 아팠다.' ... 그런 물건들에 비하면 자신이 입고 있는 해진 청바지나 염주 같은 목걸이는 뭐란 말인가? 그건 지워져 버린 흔적, 비참할 지경으로 초라해진 자신의 여성성이었다. 솔리는 자신에겐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음을 깨달았다.'
 
크리스틴, 그녀에게 알링턴파크에서 사는 것은 신분상승을 의미하고, 그것을 지키고, 거기에 어울리기 위해 독할정도로 안간힘을 씁니다. 독한 말을 하고, 독한 생각을 합니다.
 
 
책의 표지에는 아마도 알링턴파크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야기하는 여자들, 혼자인 여자들, 장보는 여자들, 아이보는 여자들. 제목은 음각으로 꾹꾹 눌려 써 있습니다.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라고요.
 
'완벽한 하루'라는 말은 굳이 '운수좋은 날'이라는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아도 불길해보입니다. 책을 읽고나니 차라리 안심이 됩니다. 평범한 일상은 이미 지옥과 비슷하고, 행복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그것의 반어가 '완벽'이라면, 그 정도는 견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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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2-12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 있어 별 넷은 거의 완벽의 경지인데 하이드님의 별 넷은 어느 정도의 선인지 궁금해요. 암울하고 칙칙한 이 책이 전 무척이나 발랄해 보이는 새벽 세 시 만큼이나 좋았거든요. 아, 이런 일상 때문에 뭔가 필요하다, 라고 말하면 저도 위기의 주부일까요? 결혼이 인생의 무덤은 아니에요. 그것으로 인해 나는 이전에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고 어떤 이들이 왜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지를 알게 되었지요. 하지만 결혼은 확실한 그 무엇이었어요.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위험하게 발견한 것은, 모성에 대한 것이었어요. 자기 아이가 만약 저 쇠꼬챙이에 걸려 푸줏간에 진열되어 있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는 그런 장면이요. 그건 마치, 모두가 얌전히 앉아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데 나 혼자 벌떡 일어나 유리창을 깨는 것과 같은 일이었으니까요.

좋은 리뷰에요, 잘 읽었습니다.

하이드 2008-12-1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셋은 보통보다 모자람. 별 넷은 보통보다 좋음. 별 다섯은 아주 좋음. 이 정도요? 별에 후한편이죠.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책이었죠. 쉬이 읽어내려가지지가 않았어요.
 

1권 256쪽, 2권 300쪽
SF 독자는 어떻게 만들건, 나와만 주신다면, 살 꺼라는 생각을 버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얄팍한 분권이다.

 

 

 

 

 

<하드 SF 르네상스 2>가 나왔다.
전편부터 사고 싶기는 했는데, 번역자가 2권은 김상훈인데, 1권은 지리학과 대학원생 SF모임 동호회장이다.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판단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프로필도, 역자후기도 영 믿음직스럽지가 못해서, 구입이 내키지 않는다. 1,2권인데, 2권만 살 수 없으니,
구매에서 멀어진 책

누구 1권 보신분 있으면, 번역 어떤지 좀 알려주삼-

 

 

다음주 초에는 미미여사의 에도시리즈 중 장편 <흔들리는 바위>가 나온다. <괴이>부터 안 샀지만, 장편이라니 기대된다.
앗, 다시 보니 <괴이> 샀었다. 리뷰까지 써놓았네;; 정말 안인상적인 책이었나부다.. 그래도 이번에는 장편이니깐, 영능력자 소녀(?)와 도련님 콤비가 나오는 이야기인데, 장편에 시리즈이기까지! 기대된다. 몇페이지려나..  

이미지 출처 : 북스피어

겨울엔 책을 덜 샀던 것 같은데..
눈먼 적립금이 아무리 떨어져도 밑빠진 계정이구나. (뭐, 적립금으로 커피도 사고, 개밥도 사고, 수첩도 사고, 뭐 그르긴 했지만) 조지아 오키프의 책이 오랜만에 '딱 당장 사고 싶은' 책인데, 이건 꾹 참았다가 2008년 마지막 주문으로 넣어서 나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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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8-12-12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미미여사군요. 사야겠다~

하이드 2008-12-1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월요일에 나온다네요 ^^

보석 2008-12-12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미미여사...
 

나는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아침식사때는 티를 마신다. 하루의 첫번째 커피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난 반쯤 깬 상태에서 그것을 적절히 즐길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하다. 그래서 두시간 정도 지나서, 내가 잠이 완전히 깼을때, 나는 커피를 마시는 의식을 치룬다.

I must have been 5 when I first discovered the taste of coffee, when I was accidentally given a scoop of coffee ice cream. I was inconsolable: how could grown-ups ruin something as wonderful as ice cream with something as disgusting as coffee?

A few years later I was similarly devastated when my parents announced that for our big summer vacation we would go . . . hiking.

열일곱살이 되어도 나는 여전히 커피(정신)분열로 고생하고 있었다. 나는 커피의 컨셉은 사랑하지만, 그 맛은 거부했다. 그런 나 자신을 치료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당시 부모님은 나를 첫번째 파리 여행에 데려가셨다. 아침 일찍 기차로 도착했고, 바로 작은 카페를 찾았다. 나는 커다란 카페 오레를 주문했고, 남기지 않고 다 마셨다. 효과가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커피를 매일같이 즐기고 있다.

When I was 21 I worked as an intern at a magazine. The art director and I would brew a gigantic pot of coffee around 9 a.m. to help us get through the day. The pot would simmer in the coffeemaker, and through evaporation the coffee strengthened noticeably at lunchtime. In the evening hours, the remaining coffee had turned to a black concoction with a stinging smell and tar-like taste. We endured it without flinching.

When I came to New York in 1995, I was delighted to discover deli coffee. At the time, I was focused less on taste and more on quantity and price. Thus, I was in caffeinated paradise.
In January 1999 a friend seduced me into switching to latte. Within weeks a considerable portion of my budget ended up at the L Cafe in Williamsburg.



My inner accountant quickly convinced me to buy one of those little espresso machines (for the price of approximately 10 tall lattes). It had a steam nozzle to heat milk, which one should clean very thoroughly after each use. I didn’t have the patience to do so. Within a few uses, an unappetizing, dark brown, organic lump developed around the nozzle. A few days later it had become unremovable, and I reverted to getting my coffee outside.

나는 라지 커피를 주문한다. 하지만 그 커피가 차갑게 식으면 마시지 않는다. 항상 몇 온스가 남는다. 휴지통에 그냥 버릴 수는 없고, 화장실까지의 긴 길을 가서 적절하게 버리는 것도 싫다. 그런 이유로 당신은 나의 책상에서 거대한 종이컵 타워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니만의 커피 
이전에 포스팅했던 또 다른 커피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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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08-12-1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침 에디오피아 예가체프를 내려서 마시고 있었는데..^^

즐.감.하였습니다!

hnine 2008-12-11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affeinated paradise' 이말 어디엔가 인용하고 싶어지는걸요. 까페 이름으로는 어떨까요?
뉴욕 아니고 여기서라면 10년씩 안걸릴텐데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주는 거요. 제 경우엔 그게 커피가 아니라 녹차라떼였지만 기분 좋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