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코스모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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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온다 리쿠는 초창기에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을때 열광했던 작가 중 하나였다. 가장 크게 뒤통수 맞은 작가이기도 하다. 조짐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 좋아하기로 맘 먹은 작가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확 좋아하거나, 확 싫어하는건 되도, 확 좋아하다가 확 싫어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는 더 힘들고, 그 과정에서 작가나 작품에 폐가 될 정도의 과도한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기 마련이다. 라는건 좀 오버지만, 그 작가가 받아야 할 온당한 평보다 심한 혹평과 악평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제 나는 자신있게 말한다. 나는 그 단계를 지나왔다고. 이제 온다 리쿠에 대해 그 작품이 받아야 할 것보다 더 심한 이야기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이제는 만에 하나 온다 리쿠의 작품을 더 읽게 된다면, 미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례로 이번에 나온 <코끼리와 귀울음을>은 내가 초창기에 좋아하던 온다 리쿠 스타일이라고 들었다. 그 작품에는 팬심의 작용도 반작용도 없을 것이다.

<초콜릿 코스모스>는 코스모스 종류란다. 갈색의 조그만 코스모스과라는데, 그닥 호감가는 인상의 꽃은 아니다.
이름만은 달콤하다. 그 이름과 컬러 때문에 초콜릿 케잌에 데코레이션 되거나(안 예쁘다) 부케의 브라운 베이스로 이용되는듯 하다.

무튼, 소녀틱한 이름에 소녀틱한 설정에 소녀틱한 주인공이다.
(이렇게 얘기하니 왠지 소녀에게 미안함)
그럼 이렇게 얘기해보자.

어릴적, 그러니깐 아주 어릴적얘기다. 순정만화를 볼때 가장 인기있던 주인공의 직업은 발레리나, 연극배우, 피겨스케이터, 뭐 이런 직업이었다. 그러니깐, 나는 그 옛날 김영숙의 <갈채> 이런 만화들을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본 만화의 카피였을까? 무튼, 그 그림체마저 생생한걸 보면,.. 맙소사 20년전쯤 봤나보다 ) 
 
연극배우가 주인공인 만화는 굳이 이십여년전의 만화를 끌어다붙이지 않아도 <유리가면>이라는 괴만화(만화의 내용과 상관없이 만화가가 괴만화가) 가 레전드다.

그와 같이 오감을 자극하는 소녀들이 주인공인 연극만화 중에서도 가장 클라이막스 부분,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그 부분을 글로 옮겨 놓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깐, 온다 리쿠의 <초콜릿 코스모스> 이야기다.

집안이 다 배우인 배우집안의 천재 여배우가 있는데, 연극을 처음 시작하는 초천재가 나타나서 대결구도로 간다.
여기에 재벌 극장주나 또 다른 천재 남자배우가 등장해주면 완벽한데, 이야기는 천재 여배우와 연극 처음 시작하는 천재 여배우 이야기만 나온다. 만화보고 쫄깃해진 심장을 이완시켜주는 감상문, 그저 한순간의 아드레날린 분출로 넘어갈 감상을 섬세하게 글로 풀어 감동점을 찍어주는 온다 리쿠. 

킬링타임과 소비의 미학을 잘 보여주는 작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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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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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브의 책을 마지막으로 읽었던 것이 어언...
우리나라에선 꽤나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고 있는데, 작가의 다른 저작도 이 책처럼 픽션과 논픽션이 왔다갔다하는지 모르겠다.
저자의 일본 경험, 첫사랑 경험에 대한 책.
이 이야기는 완벽하고, 착하고, 부자인 일본 대학생 남자친구를 사귀다가 도망간 벨기에 여인 이야기이다. 여기서 벨기에 여인은 아멜리 노통브 그녀 자신.  

서양인의 눈으로 본 동양의 이야기에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기 힘들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 경멸이라던가, 지나친 환상을 덧입힌다던가. 그 양쪽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작품은 장르를 불문하고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최근에 본 서양인의 눈으로 본 동양 이야기는 독일인의 눈으로 본 일본이야기였는데, 도리스 되리의 [사랑후에 남는 것들]이라는 멋진 영화였다. 그러고보면, 영화에서도 이 책에서도 '후지산'은 너무나 특별하다.

탁까놓고 말해서 영 아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멜리 노통브 책의 미덕을 찾기 위해 꽤나 노력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고, 이브때 읽은 책이 막장이라는건 나 자신한테도 안 좋은 일이니깐. 뭐, 그런 익스큐즈.

일본어에 서툰 프랑스말을 하는 벨기에 여자와 프랑스말에 서툰 일본어를 하는 일본인(혹은 재일교포) 남자는 서로의 언어를 배우며,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서로간에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점진법. 언어에서 문화에서 소통으로. 언어는 가장 사소하다. 완전히 똑같은 말을 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리로 나와버린 말보다 그 안에 있는 소리되지 못한 말들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몹시 가벼운 터치로 '소통'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통통 튀는 4차원의 젊은 여자.
산에 중독되어 있고, 일본 문화를 사랑하는 벨기에 여자.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결혼을 증오하는 여자.

딱히 그녀가 보는 일본(인)의 불쌍한 모습에 대신 분노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한국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할지라도.

표지가 매우 아름답다. 이 표지가 백만년만에 나를 아멜리 노통브에게로 이끌었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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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바위 -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기록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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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피어에서 만들고 있는 미야베 월드는 이미 많은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고, 기존의 추리시리즈(밀리언셀러클럽, 블랙캣시리즈, 등)을 제외하고 후발로 나선 시리즈중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 이름을 걸고 가장 자리잡은 시리즈이고, 인상적인 시리즈이이다. 표지의 통일성과 차별성, 일본작가로는 유일하게 이름이 붙는 시리즈, 현대물과 시대물의 적절한 조합은 어쨌든 다 사서 보고 싶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미야베 월드 2막, 두번째 장편이자 시리즈의 서막인 <흔들리는 바위>.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기록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외딴집>이라는 어마무시한 작품으로 시작하여, 역시 미미여사! 두 손, 두 발 다 들게 했다면, 그 후에 나온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와 <괴이>로 호흡을 조절하고, 그 중간에도 미야베월드의 현대물은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따끈따끈한 <흔들리는 바위>는 제 3의 눈이라고 할까,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는 오하쓰라는 처자를 내세우고, 우쿄노스케라는 '햇볕에 내놓은 금붕어처럼 흐리멍덩'해 보이는 총각을 내세워  오손도손 알콩달콩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리즈물이고, 두 남녀탐정이 나오는만큼,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다. 오하쓰는 아기때 종이가게 주인이 다리에서 주어왔고, 큰 불이 났을때 가족은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아 분가해서 살던 종이가게 아들 로쿠조(도리초를 담당하는 오캇피키)의 동생으로 로쿠조 부부의 보살핌 아래 자라게 된다. 달거리 이후 제대로 드러난 그녀의 영험함은 오캇피키(마을의 범죄/사건을 해결하는 직책) 인 로쿠조를 돕는데 쓰이게 된다. 우쿄노스케는 흐믈흐믈해보이지만, 산학(수학)을 좋아하며, 무가집안으로 호랑이같은 아버지를 지닌, 알고 보면 명석하고 따뜻한 남자다. 앞으로 이 둘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야말로 흥미진진. 

이 작품이 미미여사를 접하는 첫작품인 사람은 극히 드물지 않을까 싶다. 기존에 미야베 미유키를 접해왔던 독자들이라면 열광하며 신간을 집어들었을텐데, 책소개에 의하면 '이전 세 작품 <외딴 집><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괴이>가 에도 시대의 축축한 밤을  그렸다면 <흔들리는 바위>는 활기에 넘치는 에도의 낮을 어느 때보다 경쾌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라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 '속았다!' 경쾌하고 활기 넘치는 에도의 낮, 췟, 에도 시대 이야기로 <샤바케> 정도는 되야 '경쾌'에 가까운 것 아닌가. 이 책은 차라리 헤이안의 <음양사>에 가깝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불안했던 것은
나는 미야베 미유키의 초능력 이야기를 싫어한다. vs. 나는 시대물을 좋아한다. 
어느 쪽일까. 였는데, 반반이다. 뭐랄까, <혼조 후카가와..>나 <괴이>에 나오는 요괴가 시대물에 어울렸다면, 이 작품은 역사적 배경을 깔고 있지만, 헐리우드 영화같은 장치들이 깔려 있고, 스토리 또한 낯익은 자극적인 이야기들이다.  

재미는 있지만, 딱히 미야베 미유키의 특징인 따뜻한 '인간에 대한 관찰'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재미있는 이야기는 설령 거짓이라 해도 유포되기 쉬운 법입니다. 거짓은 때로 진실보다 알기 쉽고 아름다운 형태를 갖고 있는 법이지요. 잔혹하기는 하지만 세상의 진리 중 하나입니다." 와 같은 이야기들은 좋았다. 이야기는 일본에서 잘 알려진 '주신구라' 사건( 아사노라는 번주가 기라를 베려고 했다가 실패했는데, 왜 그랬는지는 모르고, 아사노는 할복을 명령받고, 기라는 벌을 받지 않자 아사노의 아코 무사들이 주군을 위해 복수를 위해 모여 결국 남은 마흔 일곱명이 기라 저택에 난입하여 압승을 거두어 복수에 성공하고, 순순히 막부에 붙잡혀 전원 할복을명받았다. 는 이야기) 을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와 연결되어 마르케스의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라는 작품도 떠올랐다. 아마 두 책을 모두 읽은 사람이라면, 분명 떠올렸을듯. 

잔재미와 그런저런 잔(?)주제들은 여전히 마음에 와 닿았지만, 강력하게 와닿는 '한가지' 가 없고,  제법 개성 강한 오하쓰와 우쿄노스케 캐릭터는 아마 이 작품이 시리즈의 첫작품이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닥 마음에 남지 않았다. 

기대반 우려반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그럭저럭 볼만은 했다.
미야베월드의 <외딴집>의 포스가 강하다보니, 그 이후에 나오는 시대물들은 좀 약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뱀발 : 표지에 남자 엉덩이 보인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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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심플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알파벳 팝업북을 만들었다.
아마존, 반스앤노블 크리스마스 기프트 추천으로 떴다.  

요걸 보니 생각나는 동영상 하나 더 추가  

 

 

* 캐롤을 불러야 할 때, abc 송을 부르고 있는 무적솔....로;; 철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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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8-12-2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아무날도 아니다 아무날도 아니다 최면거는 중 ㅠ.ㅠ

마노아 2008-12-24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이로운 팝업북이에요!

하이드 2008-12-24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냥 특이하고, 잘 만들었네. 했는데, 아마존과 반스에 추천기프트로 떠서 깜놀했답니다.
휘모리님, 네? 오늘 무슨 날이요? '유성의 인연' 열편과 밀린 미드를 다 보고 나면 26일이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중입니다.
 

12월 둘째주에 그닥 눈에 띄는 신간이 없어서 표지 이야기 패스.. 어느새 기억 저편에 묻혀... 질 수는 없잖아!
책읽기의 하드웨어에 대한 고찰 (..응?) 은 계속되었다. 고 변명해봄.  


이번 주에는 지난 주와 지지난주를 포함한 표지 되겠다.

'최고의 표지'와 '최악의 표지'라는 말을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지극히 개인적인' 을 붙이더라도 내가 '최고의 표지'를 운운하는 것이 좀 무자격으로 보이기도 하고 (뻘뻘;;) 고..공부는 하는 중이다.. '최악의 표지'보다는 '아쉬운 표지' 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이 카테고리는 좋은 표지를 칭찬, 아니 칭송하기 위한 것이지, 나쁜 표지를 죽어라고 까는 (사실은 이런 의도도 있었다. 뱃걸! 하이드, 뱃걸!) 카테고리면 안 될 것 같아서이다. '최악' 보다 '아쉬운'이 더 치명적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아쉬운 표지'는 내가 생각하기에 표지만 좀 예뻤으면, 훨씬 더 잘 팔릴 것 같은 책들이기 때문이다. 이번주에 꼽는 책들이 그렇다.  '최고'와 '멋진/좋은/훌륭한/' vs. '최악' 과 '아쉬운' 사이에서 한 주 더 고민해보아야겠다.

12월 둘째,셋째주 최고의 표지  

 

 

  

 


후나도 요이치 <무지개 골짜기의 5월>

미리보기의 이미지가 좀 암울하게 찐하고 뭉게졌지만;;
책의 상품보기와 실물을 본다면, 당신은 복잡한 도심의 서점에서 CF의 한장면처럼 필리핀 세부섬의 어느 골짜기로 휘잉- 같은 일은 일어날리 없겠지만..

그만큼 청량하고, 시력 좋아지는 표지다.
골짜기 사이에 걸려 있는 무지개해와 한글 제목이 멋스럽다. 미도리의 책장 시리즈라고 하는데, 오른쪽에 걸려 있는 시리즈 마크가 작지만 강력하다. 요즘 무슨무슨 시리즈가 무지 많이 나오는데, 독자의 마음에 남는 시리즈는 얼마나 될까.. 북스피어의 <221B> 시리즈는 워낙 시리즈 이름 만들때부터 홈피를 들락거려서 그렇지, 책으로는 어디가 221B 시리즈라는지 찾을 수가 없다. 알고 봐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 책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성장소설이고 모험소설이다. 저자 후나도 요이치는 아마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데,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최초의 1위수상작가임)  를 비롯한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일본 모험소설 협회 대상' 등의 수상작가이고, 이 작품은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필리핀 세부섬을 배경으로( 아.. 필리핀 세부섬의 로맨스가 떠오르누.. 가 아니고, 무튼 휴양지로 유명한 곳)
필리핀 현대사를 짊어진 혼혈아 소년의 모험소설이자 성장소설이라고 한다.

성장소설, 모험소설이라는 타이틀과 배경인 필리핀 어느 골짜기(무지개 골짜기)가 눈에 확 들어오는 표지이지 않은가? 일단 표지만 그럴듯하게 만들면, 의미는 독자가 찾겠다!라고 말했지만, 표지와 내용이 이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다면, 정말 훌륭하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화려한 타이틀, 방대한 스케일과 다큐작가 출신인 작가의 필리핀 현대사 이야기 라.. 만만찮은 분량이기도 해서, 재미있을까? 어떨까? 했는데, 읽어본 사람으로부터 강력추천 받았다. (오늘은 당일배송이 될 것인가,  그래스물넷, 두고보작!)  



국제아동돕기 연합 <힐더월드Heal The World> |문학동네

세상을 치유하기 위한 지구 행복 프로젝트 첫걸음. 국제아동기구 연합에서 만드는 월간 <Ue>의 콘텐츠를 묶은 책으로, 우리의 무관심을 따끔하게 찌르는 진실과,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한 따뜻한 지식과, 일상 속에서 쉽게 행할 수 있는 실천과, 작은 힘을 모아 거대한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뭉클한 감동을 담았다.


라고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인세는 국제아동돕기연합의 구호활동에 쓰일 것이다. 말라리아 치료약은 우리 돈으로 약 500원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500원이 없어 아프리카의 힘없는 아이들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아시는지. 이 책의 인세 1,300원이면 말라리아 치료약으로 3명의 어린이의 생명을 살릴 수 있고, 3명의 굶주린 아이들을 꽤 균형 잡힌 식사로 배불리 먹을 수도 있다

라고도 한다.

세계 저 멀리, 굶주리는 아이를 돕자!, 알자!고 소리높여 외치는 책들은 많다. 이 책이 특히나 눈에 띄였던 것은 책표지(저것은 책띠인데, 저렇게 생긴 것을 표지라고 부를지, 띠라고 부를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의 싱긋 웃는 꼬마녀석 덕분이다.
표지적(?)으로 본다면, 그 동안 비슷한 주제를 다뤄왔던 책들이 불쌍하고, 심금울리는 안타까운 아이들의 사진을 표지로 써서 나같은 인간으로 하여금 그 주위를 외면하게 만들었다면, 이 책의 아이는 밝게 웃고 있다. 어느 것이 더 현실에 가까웁냐.고 한다면, 둘 다 아닐껄, 혹은 둘 다 어느 정도. 라고 말할 수 있다. 기왕 그렇다면, 햇님이 빤짝빤짝 거리고, 웃는 녀석 있는 표지가 생각의 전환이고, 뭔가 책을 한 번이라도 더 펼쳐보게 만들지 않을까? 나는 그랬다.

소리높여 기근을 외치는 책의 부담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나같은 노말한 인간은 '작은' 실천으로 지구에 도움이 된다고? '사소한' 행동으로 아이들이 덜 굶어? 라는 안 불편하고, 자기만족을 챙기는 방법이라면 쉽게 택할 것이다. 무언가를 의식있게 적극적으로 해야한다면? 미안하지만, 다음에, 라고 하기 마련.
그런 의미에서 상큼한 표지에 박수를! 표지의 승리!

 

페터 카이저, 코리나 오넨 이제만의 <심리학의 모든 것>
'인문학을 일상생활에 적용한 친절한 심리학 안내서' 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이 책은 책소개에 나와 있는 것처럼 경박하고, 그저그렇지 않다.
이런 것을 '실용적'이라고 한다면, 실용적인 것도 나쁘지 않군. 싶은 내용들이다.
'슈퍼마켓의 은은한 음악은 인간의 행동을 은근히 통제하고, 반면 집에서 듣는 CD는 그렇지 못하다. 무엇을 보다는 어떻게 지각을 받아들이느냐가 문제가 되는 시대' 뭐 이런 이야기를 지루할틈 없이 재미난 예를 들어가며 하고 있다.

표지 이야기.
호주의 유명한 미술가인 시드니 놀란의 네드켈리 시리즈이다.  










네드 켈리는 bushranger로 오스트레일리아의 황야의 '도망자' 쯤 되나보다.
이 시리즈에서 켈리는 놀란, 자신의 메타포였다. 부쉬레인저처럼 놀란 역시 법으로부터 도망친 경험이 있다.
이 시리즈를 만들었을때 놀란은 그를 오해받는 영웅/미술가로 보았다. 놀란이 켈리를 좋아하는 것은 그를 영웅, 희생자, 그 자신을 오스트레일리아에 맞서고, 대적하고, 정복하고, 실패하는, 다양한 의미를 지닌 개인으로 여겼다.

그와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그림이다. 광활한 오스트레일리아 자연의 이곳저곳에 숨은채로 권력과 법에 대항하는 게릴라 같은 존재는 말탄 네모머리로 표현되는데, 이것이 화가 자신이자 부쉬 레인저, 네드 켈리인 것.

책의 내용과 무슨 상관? 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책을 다 읽고 난 독자가 만들어라! 라고 할밖에.
무튼, 인상적인 표지이고, 시드니 놀란의 그림은 충분히 심리적이다. 

선전 글귀와 책소개는 요즘 널린 흔해빠진 심리학책들과 차이를 두지 못했지만, 표지만은 심리학책들 사이에서, 아니, 인문, 사회과학 섹션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개성있는 표지다.

12월 둘째, 셋째주 최악의 표지
 




 

 

 

 

 
최영주의 <노란 누드> 부제는 '색으로 만나는 현대화가 10명'이다.
딱히 최악의 표지라기 보다는 아쉬운 표지이다. (다시 말하지만, 출판사 입장에서는 '아쉬운 표지'가 '최악의 표지'보다 더 나쁠 수도) 컨셉은 흥미로우나 표지는 지루하다. 지난주, 지지난주의 아리따운 표지를 보면서 인상적인 노란 표지들을 많이 보았다. 제목에 '노란'이 들어간다고, 책표지가 '노랄' 필요는 없겠지만, 부제 역시 '색으로 만나는 현대화가' 라면, 표지에 그 특징이 나타나 있어도 좋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다. 제목도, 부제도, 닝닝한 표지 덕분에 다같이 손잡고 함께 죽는.. 판매량도 같이 (.. 응? ) 그런격이 아닌가 싶다. 워낙에 '색'에 관한 책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류의 책들을 모으는 편인데, 이런 표지라면, 안의 내용도 그닥 기대가지 않는다.

정동주의 <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세계>
이것 역시 진짜 아쉽다. 한국 다완 문양에 대한 책이 많지도 않을텐데, 저렇게 가벼운 표지로 나왔어야 했는가.
어짜피 '한국 다완' 에 대단한 흥미를 느껴 2만원도 넘는 책을 한번 사볼까. 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냔 말이다.
정말로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 취향에 맞게 고상하고 품격있고 세련되게, 어떻게 안되었겠니?!  저렇게 다완이 시시해보이게 만드는 표지는 정말 아쉽다. 공예품에 관심있는 독자로서 보관함에 들고도 남을 주제인데, 표지 때문에 구매욕구가 뚝 떨어진다.

 

 

 

 

 

 

 

<한국의 다완의 문양..>의 표지를 보면서 <수집이야기>의 고상한 표지가 떠올랐다. 아쉽다.
<한국 다완..>과 같은 류의 책이 소장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표지의 책을 사 놓을 몇 분 안되는 소비자 지못미.  

로렌 슬레이터의 <나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거짓말을 사랑한 어느 심리학자의 고백

원제는 Lying
제목도 부제도 ... 표지도... 할 말이 없다. 이런 표지가 바로 내가 말하는 '최악의 표지' 인 것이다.
로렌 슬레이터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라는 대박 히트 작품을 냈던 작가였다는 것이 더욱 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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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12-23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다완의 표지는 별로지만 목차만은 제법 흥미로와 보관함에 넣습니다. 하지만 '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세계'라니,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를 흉내낸 거 같다는...

하이드 2008-12-23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그런 제목의 책이 있었나요? 다완책 저도 정말 궁금한데, 마침 요즘 읽은 책에 '다완' 이야기가 나와서 더욱더.말대로 목차도 흥미로와보이죠. 다만, 표지가 저래서 좀 많이 아쉬워요.

조선인 2008-12-24 09:18   좋아요 0 | URL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는 강추입니다. 덕분에 한동안 절집에 열광하고 다녔지요.

하이드 2008-12-24 09:57   좋아요 0 | URL
오- 멋져 보이는군요. 영문판도 함께 나와 있어서 선물하기도 좋을듯. 저도 보관함에 담습니다.
같은 저자의 책으로 <한국의 정원 선비가 거닐던 세계>도 재미나 보여서 함께 담았어요.

조선인 2008-12-24 17:59   좋아요 0 | URL
물론 한국의 정원도 강추입니다. 아주 쉽게 잘 쓰시는 분이에요.

마노아 2008-12-23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다완의 문양은 표지가 진짜 아쉽네요. 보다 고품격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예요.

Kitty 2008-12-24 0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로렌 슬레이터 팬인데!!!!!!! 전작 리뷰 쓰고 적립금도 몇 만원 타먹었는데!!!!!!!!
저 표지 OTL

보석 2008-12-24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 누드]는 정말 뭔가 엉성해 보이네요. 현대작가 10인이라 (아마도) 책속에 있는 표지를 활용한 것 같은데, 이왕이면 책의 컨셉을 설명할 수 있는 멋진 통그림 하나만 썼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바로 위에 있는 [심리학의 모든 것]이 딱 좋은 예군요. 게다가 왼쪽에 있는 텍스트...저거 어쩔껴;

[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세계] 이건 뭐 80년대 표지네요-_-; 하이드님이 예로 든 것처럼 이쪽 분야 책은 정말 세련되고 깔끔한 표지가 많던데 이건... 제목이 눈에 띄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느껴진달까요. 어차피 이런 책은 소수 독자층을 겨냥한 건데 굳이 저렇게 책의 반을 제목으로 채울 필요가 있었을까요. 저 표지에서 제목만 가운데 문양 사이에 새로로 예쁜 서체 써서 배치했어도 한결 세련되어 보일 듯.

[나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할 말 없음-_-; 원서 이미지 그냥 쓰지.

하이드 2008-12-2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 누드] 아쉽죠. 진짜 아쉬워요. 텍스트도, 삽입한 이미지들도 붕붕 뜬다는;; [심리학의 모든 것]은 멋진 디자인의 책이에요. [한국 다완...]은 좀 마이- 아쉽죠. 말대로 소수 독자층 겨냥한건데 말입니다. [나는 왜 거짓말..]은 하필 펭귄하고 붙어버렸지만, 그걸 떠나서도 표지가 참.. 왼쪽 위의 lying이 뭔가 한참 생각했다지요.

kitty님, 그니깐요 ㅜㅠ 전 이건 또 누구. 하고 찾아보다 [스키너..] 쓴 사람인줄 알고, 완전 지못미

마노아님, 우린 고품격을 원해요- ㅎㅎ 특히 책에서 다루는 것이 '한국 다완'이라서 더 아쉬워요. 고품격이던, 전통이던, 단순미건, 뭐 소재와 맞는 컨셉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