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피델리티
닉 혼비 지음,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7월
구판절판


나의 비범함은(그렇게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양의 평균치를 한데 모아서 하나의 틀에 꽉꽉 채워 넣었다는 데 있다. 나같은 사람이 수두룩하다고는 하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36쪽

음악(또는 책, 아마 영화와 연극도, 그리고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무엇이든)을 삶의 중심에 놓으면 거기서 연애 생활을 분리해내기 힘들어지고, 연애조차 마치 음악 같은 것처럼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계속 집적대고, 시끄럽게 하고, 또 집적대다 아주 결딴을 내서 다 뒤엎고 다시 새로 시작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하루 종일 감정적인 것들을 흡수하는 사람들은 모두 인생을 너무 높은 음조로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 결과 적당히 만족할 수가 없다. 불행하거나 무아지경으로 곤두박질치듯 행복할 뿐이다. 그런데 그런 상태는 안정적이고 견실한 연애 관계에선 성취하기 힘들다.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알 그린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186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9-07-15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전 책임 물을 거장들 많습니다...만, 그들은 나를 결코 책임져주지 않는다는거. ㅜㅠ

마냐 2009-07-16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맛있는 글.
 
크로스파이어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미야베 미야키의 <크로스 파이어> 영문본에 이어 재독(?) 하였다.
이 책은 미미여사의 <용은 잠들다> 에 이은 초능력 소재의 책이다. 워낙에 다양한 소재를 잘 버무리는 저자인지라, 범작이라도 늘 건질것은 있다. 초능력 소재의 빅팬이 아니고, 미미여사의 책들 중에서도 사회파로 분류되는 책들을 편애하는 터에, 그닥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초능력과 사회파에 반반 다리를 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작부터 자신과 상관없는 이들을 불로 태워죽이면서 주인공 준코의 염력방화능력이 보여진다. 어릴적부터 불을 조절하는 능력을 가진 준코는 혹독한 훈련끝에, 자신의 능력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장전된 총'으로 여기며,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 잔혹한 범죄자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 부류 중에서도 스포츠킬링을 일삼는 사이코패쓰이자 미성년인자들에게 그 총구를 겨누게 되는데, 이 부분은 가노 료이치의 <제물의 야회>를 떠올리게 한다. 이 주제가 좀 더 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초능력이 주제가 아니라 소제인 것은 분명한데, 이와같이 특이한 소재의 경우, 주제보다 더 부곽되는 경우, 혹은 주제가 흐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좀 그런듯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을법한 준코를 추적하는 예리한 두 존재가 있다. 하나는 경찰의 방화범파트의 치카코, 다른 하나는 '가디언'이라 불리우는 정체불명의 단체. 이와 같은 설정들은 있을법하면서도 흥미롭다. 미미여사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솜씨, 그 중에서도 인간에 대한 관찰을 기반으로 한 개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준코는 쏘아져나간 화살같다. 총구를 떠난 총알같다. 옆도 뒤도 보지 않고, 거리낌 없이 잔인한 범인들을 처단해나간다. 그 와중에 많은 나쁜놈들과 나쁜놈 옆에 있던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잠시의 멈칫거림. 잔인한 살인자가 아닌 단순 사기꾼을 접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갈등하게 된다. 죽여야 한다. 죽일 필요는 없다. 어짜피 나쁜 일을 계속 저지를 것이다. 죽일 필요까지는 없다. 그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힘에 회의를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어릴적부터 죽을힘을 다해 노력해 지금의 컨트롤까지 오게 되었는데, 자신이 힘을 컨트롤하는지, 힘이 자신을 컨트롤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느끼게 된 것. 이 부분도 좀 뭉뚱그려져 지나간듯해서 아쉽다.  

결말은 예상밖이기도 하고, 예상한대로이기도 하다.

스토리로서도 훌륭하고, 주제도 분명하고, 이런저런 생각거리들도 남겨주긴 한데, 2%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읽었던 미야베 미유키의 책들 중에서도 새로운 부분이 여러군데 엿보이는 책이어서 만족스러웠다는 것.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7-14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4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프릴 2009-07-14 23:59   좋아요 0 | URL
히히 알겠어요. 우선 주문한책 읽고 언니가 추천해준책고 같이 읽을께요-
감사합니다!

카스피 2009-07-1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화염 능력을 가진 초능려자라... 재미있겠는데요^^
 

 

 

 

 

나오면, 묻지도, 고민하지도 말고, 당장 사야 하는 작가들이 있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도 그 중 하나인데, <바람의 그림자>라는 어느해인가 나의 최고 소설,
의 작가, 반가운 이름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책 <천사의 게임>이 나왔다.
아마, 이 동네에도 반가워할 사람 많을듯 ^^  

<바람의 그림자> 리뷰를 링크해둔다. ->당신이 소설에서 무엇을 구하든 이루어질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09-07-13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기다렸었는데..드디어 나왔군요^^ 좋은 정보 감솨~

무해한모리군 2009-07-13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음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자꾸만 귓듬을 ㅠ.ㅠ

Apple 2009-07-13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ㅠ_ㅠ나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

비로그인 2009-07-14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사야죠, 사야죠, 맞아요, 이렇게 기다렸는데 사야죠!
 
신세계에서 2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시작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공포/호러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순전히 겁이 많아서), 기시 유스케의 소설은 좋다.
영화화되기도 한 <검은집>이 가장 유명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천사의 속삭임> .. 이었다. 이 책을 읽기 까지는 .
기시 유스케는 철저한 리서치로 유명한 작가다. 전직 보험원이었던 그의 꼼꼼함은 공포작가라는 타이틀과 안 어울리는듯하나, 작품 속에서 늘 빛을 발하곤 한다.  

<신세계에서>는 지금까지 읽어왔던 기시 유스케의 소설들에 비해 독특한 배경에 독특한 소재를 담고 있다.
SF 물로 분류될 수 있겠고, 성장소설이자 모험소설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배경은 미래의 일본이지만, 지구가 한번 멸망에 가까운 참변을 겪은 후의, 소위 '신세계'는 고대 인간들의 생활모습에 가깝다. (그들에게는 지금 현재의 모습이 고대) 

이야기는 호기심 많은 다섯 아이의 모험에서 시작한다. 여름방학 숙제를 핑계삼아 어른들이 가지 말라는 곳에서, 하지 말라는 일을 해보고자 하는 그들은 이야기의 화자인 사키와 사토루, 마리아, 마모루, 슌이다. 그들은 자신만의 진언을 가지고 '주력'을 사용한다. '주력'은 우리가 말하는 초능력과 같다.

그들은 주로 수로를 이용해 배로 이동하는데, 이런저런 학교괴담 속에 존재하는 '유사미노시로'를 잡게 되면서 어른들이 알려주지 않는 과거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정보는 그들에게 '진실'이라는 이름의 '독'이 된다. 정보를 얻게 된 것을 목격한 스님 리진에 의해 주력이 모두 봉해지게 되나, 외부에서 온 인간에게 복종하지 않는 요괴쥐 무리에게 스님이 죽고, 그들의 죽을고비, 살고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시 유스케가 그리는 신세계는 아주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 주력을 가진 '인간'과 그들에게 복종하는 지능을 가진 '요괴쥐'. 으시시한 괴담 속에 존재하는 귀여운(?) 동화같은 거짓고양이( 혹은 부정고양이)의 존재, 현재의 사이코패스와 겹쳐지는 '악귀'의 모습이라던가, 업마의 존재는 하나씩 그 베일을 벗으며, 수 많은 물음표를 남기게 된다.   

낯선 동물들이 나오고, 주력(초능력)을 가진 인간들이 나오는 기시 유스케의 '신세계'는 처음에는 무척 낯설고, 새로운 곳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빠져들게 된다. 미래의 인간이 보는 현재의 탐욕스러운 인간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와 완벽해 보이는 '신'으로 불리우는 미래의 인간이 지닌 완벽한 모습 뒤에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선과 악이 모호한 행위들은 겹쳤다 떨어졌다 다시 겹치면서 이 소설에 빠져들게 만든다. 

기회가 될 때마다 기시 유스케에 대한 열광을 표시해 왔던 나이지만( 팬으로서 기시 유스케가 저평가 받는다고 생각되기때문에 더), 이 책만큼은 정말 대단하다! 싶다. 

기시 유스케가 다루는 소재가 참 흔하기도 하고,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하게 계산된 책을 써낸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스토리는 무척 파워풀하고, 인간심리, 그 중에서도 '공포'에 대한 이해가 깊어서 좋아한다.

이 책은 그의 그런 모든 장점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의 완벽하고, 소재마저도 독특해서, 더욱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
간만에 별다섯개가 부족해 보이는 재미난 소설을 만났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ummit 2009-07-11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구매한 책인데 주말에 읽어 봐야 겠네요^^

Forgettable. 2009-07-1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번 휴가 때 읽을 책으로 낙점이에요!

Forgettable. 2009-07-19 23:08   좋아요 0 | URL
진짜 재밌네요, 저 이틀만에 다 읽었어요 ㅋㅋ 이번에도 재미난 소설 소개 감사 :) 역시 책 읽고 다시 보는 리뷰가 더 재미있네요-
근데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부정고양이도 왠지 귀여워보이나봐요 ㅎㅎ

정말 좋았지만 천년후.. 라기보다는 백년후 정도로 했으면 좀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생겼네요.

하이드 2009-07-20 00:11   좋아요 0 | URL
재밌죠. 전 기시 유스케가 어디서 많이 본듯한 소재를 쓰는건 아는데, <천사의 속삭임>같은거, 이치는 뭔가 +@가 항상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다 읽고 나면, 이런저런 생각할거리를 던져줘요. 그리고, 기시 유스케가 묘사하는 '호러'와 제가 진정 공포를 느끼는 '호러'의 주파수도 맞구요.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도 재밌어요. 처음에 잘 안 넘어가긴 하는데, 익숙해지면, 독특한 주인공 캐릭터와 세계관, 사회관이 흥미로워요. 차이나 미엘빌의 소설은 더 소개될꺼라고 하니, 미리 읽어두셔도 될듯.

BRINY 2009-07-1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무지무지 기대를 했다가, 웬지 어디선가 본거같은 설정...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좀 별로였네요.
 
멀베이니 가족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민승남 옮김 / 창비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We Were the Mulvaneys 

이 책의 원제이다. 번역제목인 <멀베이니 가족>보다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제목처럼, 이 책은 멀베이니가족에 관한 이야기. 책의 앞부분은 흡사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에 나오는 것과 같은 완벽한 가족인 멀베이니 가족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행복해지는 이야기들로 가득찬 전반부와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후반부를 가르는 사건은 완벽한 가족 구성원 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버튼, 매리엔이 강간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죽은 것도 아니고, 임신을 한 것도 아니고,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강간 한 번으로 아빠, 엄마, 아들 셋, 집 안의 온갖 동물 식구들, 하이포인트 농장의 풀까지도 완벽해 보이는 가족이 붕괴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이 전에 읽었던 '행복'이 유리같이 약한 기반에 쌓인 것이어서인가? '행복'이란건 이토록 깨지기 쉬운 허망한 것인가? 생각하게 만든다.

강간이 무서운 범죄임은 분명하고, 그 시대가 보수적인 시대임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가장 사랑하는 딸을 못 보아서, 시골로 쫓아보내고, 사업도 망하고, 가족들 사이에서도 무너지는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마이크와 그런 마이크를 자신의 가장 중요한 첫째 자식으로 생각하고,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조증기 있는 코린.

불안한 부모 밑에서 적당히 삐뚤어지며 자신의 삶을 찾아 나가는 자식들.

이전에 읽었던 JCO의 <사토장이의 딸> 역시 가족에 관한 이야기인데, 첫문장부터 마지막문장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꽉 짜인 계산된 플롯과 천페이지가 넘는 긴 분량에 재미나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들이 그득하고, 속도감 있게 읽혔던 것에 비해 800여 페이지의 이야기는 위에 얘기한 행복했던 가족이 강간이란 사건에 무너지는 이야기가 다라 지루하게 넘어갔다.

지루하고 밍밍했는데 평은(적어도 출판사의 책소개에 의하면) 꽤 좋다.
뭐, JCO의 작품이니 기본 이상은 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결말에 가족의 합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과정이나 결말이나 급하게 이루어진 느낌이 없지 않고, 서프라이즈나 감동보다는 의아함과 이 긴 책을 지루하게 읽어낸 것에 대한 후회가 남게 되는 결말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