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엇을 먹는지 알려주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고 말했던 건 사바랭..
네가 무엇을 읽는지 알려주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고 말했던 건 그냥 지나가는 행인 1 하이드  

간혹 타인의 서재(블로그)를 방문하면, 서재 위의 책장에 눈이 간다. 이전에는 마이리스트였는데, 확실히 책장에 넣어 놓은 책들이 더 서재 분위기 나고,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책들을 보고, '음, 이 책들은 나랑 겹치는 군.' 내지는 '아, 이런 책들을 좋아하는 군.' 생각하며, 속으로 빠르게 어떤 종류의 판단이 이루어진다.  

잠깐 딴 얘기.
아침에 오상진의 굿모닝 FM을 듣는데, 매일 퀴즈를 한다. 두 사람이 대결해서 두문제를 먼저 맞추면 이기는 거.
며칠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등을 쓴 독일의 작가 .. 어쩌구 하는 문제가 나왔는데, 둘 다 전혀 몰라서 듣는 나는 좀 당황했다. 남자는 .. 카프카? 이랬고, 여자도 몰라서, 보기 내준거 다 듣고 때려 맞추더라. 한숨이 절로 ..  어떻게 괴테를 모르지? 어떻게 괴테를 모르지? 며칠째 계속 생각나고 있어.  

다시 책장으로 돌아가서, 읽는 책을 보고, 어떤 사람인가 내나름 짐작하게 된다는 거.   

그런 의미에서 내 책장을 보았다. 위의 책장, 아래 책장이 있고, 위 책장은 관심 신간, 아래 책장은 '으으.. 이 책 찐짜 쫗아' 하는 책들인데, 아래 책장은 누가 들어와도 보나 모르겠다만. 내가 내 서재에서 내 책장 눈여겨 안 보고, 책장에 책 쌓아 놓는 것에 만족한 채, 남의 서재 가면 그 책장 눈여겨 보니, 남들도 내 서재 오면, 내 책장 눈여겨 보나 모르겠다. (이건 뭐, 클릭하고, 광고하고, 이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98%의 진심으로 책장에 쌓아 놓는 책으로 보는 취향 이야기다. )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 배경음악 : 나~ 이런 사람이야~ )

 

 

 



 

 

 

 

그러고보니 요사 책이 3권이나 .. 시류에 따른 독서를 한다는 뜻이지
<로우보이>와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 같은 책들을 보니 최신간을 빨리 캐치하고
<리틀 슬립>?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나?
<감정 교육>과 <남아 있는 나날> 같은 고전도 있어. 아, 이런 책 읽는 사람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아.
<안녕, 드뷔시>와 <명탐정은 밀항중> 같은 일본 미스터리도 눈에 띄고
<도룡뇽과의 전쟁>? 뭘 좀 아는 군
<파리의 장소들>이란 책이 있는 걸 보니 여행 관련 책도 좋아하나봐.
<울프홀>이라.. 역사소설 좋아하나? 부커상 빠일수도..
<도덕, 정치를 말한다>? 조지 레이코프를 읽다니, 수준 있군.  

라고 위의 책들을 본다면, 나는 생각할꺼다.  

두번째 이야기는 추천마법사 이야기 ( 첫번째 이야기는 그러니깐 서재의 책장 이야기였구)  
난 딱히 추천마법사의 도움을 받고 있지는 않다. 신간 위주인데, 신간이야 내가 나오는 족족 죄다 체크하고, 내가 좋아하는 책을 고르는데, 그 중에서 시스템 따위가 고른 것에 비할바 아니니깐.

정말이지 별 도움 안 된다. 하지만, 나처럼 강박적이다 싶을 정도로 확인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도움 되겠지. 인정.  

근데, 오늘 추천마법사에 뜬 이 책을 보고 좀 웃었다.  

정란희의 <바다에 가고 싶어요>  

한창훈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가 있었고, 나는 한창훈이란 이름은 처음 들어보지만,
생계형 어부 작가라고 하고, 인천 앞바다에서 낚시 하고, 밥 먹고 (고기 잡아서 먹나요!? 흥분흥분), 이야기 나누고 돌아오는 그런 독특한 작가와의 만남이다.  

바람 쐬고 싶은 마음이 쌓일대로 쌓여서 이 이벤트 꼭 당첨되어 바다 가고 싶었다.
바다 낚시에 어부 작가님과의 대화에 배밥(배에서 먹는 밥)이라니!  

댓글도 여기저기 남기고 ^^; 고객센터에 발표가 늦어 문의하면서, 담당부서 전달할때 나 좀 꼭 뽑아 달라고 함께 전달해달라고도 하고, 답변 받으면서 당첨 사실을 확인하고 냅다 책도 주문하고  

 조금 아까 다른 책들과 함께 도착!
 제목도 참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지금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배의 노래는 ( 사골국물에 라면 끓여 먹은 것이 오늘 먹은 게 다)
 좋은 배경 음악이고

 요즘의 팍팍하고, 육체보다 더 허기진 정신에 진짜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주는 이벤트다.
 다음주 토요일인가로 시간은 아직 남았지만, 달력에 적어 놓는 것만으로도 양식이 된다.  

 여튼 요즘 그렇게 바다바다 생각하고 있는데,

 추천 도서에 <바다가 가고 싶어요> 라니 ㅋㅋㅋ 

 아니, 페이퍼도 모니터하나? 싶었지만, '이전에 구입한 신간 시리즈' 에 있는거 보니, 이전에 샀던 그림책과 같은 시리즈 중 하나인가보다. 

난 이메일 일부랑 이름 일부만 보고 모르겠던데, 같이 가시는 네분은 누쿠신가요?
문학동네에서 전화 받아서, 문학동네 분도 계실테고, 알라딘에서도 가시는 분들 계신가?  

이 기세로 문학동네 장바구니 이벤트도 올해는 한 번 돼봤으면 좋겠다! 
 
벌써 금요일 

주말에는 열심히 책을 읽고, 집을 치워야지. 라는 늘 같은 계획.  

++++++++++++++++++++++++ 

세번째 이야기 추가   

반딧불이님 서재에서 '역사로 경제 용어 이해하기' 리뷰를 읽다가 튤립 피버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고 ...
튤립 철도 다가오는데 보관함에 묵혀두었던 <튤립, 그 아름다운 투기의 역사>나 사볼까 싶어
'튤립' 으로 검색하니 으잌, 품절이네 

다른 튤립책들을 보다가 <튤립 피버>라는 책이 있길래 이건 머지? 들어갔다가
반가운 이름과 멋진 리뷰를 본다.  

snowdrop 의 '고통 없이는 열정도 없는 걸까?'  

내가 생각한 튤립 피버에 대한 책은 아닌듯 하지만 ( 이건 연애소설인듯, 나는 미시사를 원하고)
스노드롭이 리뷰 말미에 튤립 이야기를 적어 두었다. 

   
  그러나 아무리 열정이 고통을 수반한다고 해도 노인 코르넬리스가 '이 꽃들(튤립)이 아름다움의 무상함을 상기시켜주지 않소? 이렇게 아름다운 것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말이오' 라고 감히 가르치려 들 때, 우리 젊은 사람은 얀이 말했듯이 '그래서 그 아름다움을 손에 넣을 수 있을 때 즐겨야 하는 거겠지요.'라고 되받아 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말이다.
 
   

 보고 싶네. 너 어디서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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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10-16 1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서재를 들락거리다보면, 내가 참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펑펑 낭비하며 사는구나. -_- 생각하게 돼요.
도대체 언제 이 많은 책들을 읽으며 그 여러가지 일들을 하며 말로님 시중도 들고 하시는지...
제가 막 부끄럽습네다 ㅠ_ㅠ;

오늘 햇살이 참 밝네요. 많은 걸 느끼며 열심히 살고 싶어요!!!


라고 외치며 컬러타일 따그닥 -_-;;;;;;;;;;;;;;

참, 오른손 아프신 건 좀 괜찮아요? ^^;;;;;;;

하이드 2010-10-16 18:25   좋아요 1 | URL
말로님 시중들고 남는 시간에 책도 읽구요... 컬러 타일도 .. 응? 그래요 ^^
전 오늘 엄청 춥다고 껴 입고 나갔는데, 하루종일 날씨가 무척 좋아서, 가지고 나간 가죽쟈켓을 계속 들고 다녔다는;

쌀쌀한 가을 날씨가 좋아요 ^^
오른손은 ... 아파요 ㅡㅜ 컬러타일을 끊어야 해요 흑

Kitty 2010-10-16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소설 잘 안읽지만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는 좀 심하게 땡기네요.
어부 작가님과 대화하고 밥먹는 이벤트라니 저런 훈늉한! 게다가 인천??? 으아...완전 부러워요. 후기 부탁!!

하이드 2010-10-16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하죠?! 훌륭하죠?! 바다에서 막 뭐 낚아서 먹나요? 꺄~ 꺄~

저도 런던탑 동물원 거북이 땡겼는데, 원제랑은 좀 다르네요. 책에 거북이가 나오나? 여튼, 엄청 끌리는 표지와 제목이에요.

Kitty 2010-10-17 0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ttp://www.amazon.co.uk/Balthazar-Jones-Tower-London-Zoo/dp/0007345232/ref=sr_1_1?ie=UTF8&qid=1287248155&sr=8-1
http://www.amazon.com/Tower-Zoo-Tortoise-Novel/dp/0385533284/ref=ntt_at_ep_dpt_1

심심해서 찾아봤더니 영국판이랑 미국판이랑 제목이 다르네용.
번역서 표지는 영국판을 쓰고 제목은 미국판을 썼나봐요(The Tower, The Zoo, and The Tortoise)
아오 나 이 책 넘 읽고싶어졌어요 어쩌죠!! ㅋㅋ

하이드 2010-10-17 0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네요. 오오 재미있겠다! ^^

마립간 2010-10-21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이 (마립간의 책을 통해) 평가하는 마립간은 뭐로 생각하실까?
 
우리 삼촌 앤디 워홀의 고양이들
제임스 워홀라 글. 그림. 한정신 옮김 / 바다어린이 / 2010년 2월
절판


표지에 막막 고양이들이 잔뜩! 근데 저 가운데 고양이 하얀 가발 쓴듯한 낯익은 고양이는?

내지조차 맘에 쏙 드는 이 책은 고.양.이.책

나는 앤디 워홀도 좋고, 고양이도 좋고, 앤디 워홀의 고양이도 좋은데
이 책 앤디 워홀의 작품들이 널려 있고, 완전 - 고양이판이다.

이 뒷모습은 앤디 워홀이겠지요?

이 책을 만든 제임스 워홀라는 앤디 워홀의 조카입니다. 오호 -
어릴적 삼촌 앤디 워홀네 놀러가서 고양이랑 놀던 기억을 떠올리며 만든 그림책이라고 해요.
우와 -

들어가는 페이지들이 하나같이 예사롭지가 않지요?

예술을 보여주는 그림책들은 찾아보면 꽤 많습니다. 현대 미술을 보여주는 책으로는
막스 뒤코스의 작품 정도만 생각나는데, 여기, 팝아트의 황제 앤디 워홀과 그가 키우던 고양이를 통해 팝아트를 보여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전설적인 영화배우 글로리아에게서 헤스터를 데려옵니다. 그림을 보니 저의 로망냥이 러블이네요! 러블리한 러시안 블루입니다.

앤디 삼촌네 집은 폭이 좁고 높고, 오래된 가구도 많고, 앤디 워홀의 작품들로 복작복작해서 놀기에 안성맞춤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고양이 헤스터도 좋아했어요.
헤스터가 가만히 있을 때는 부바 하머니의 구관조 에코를 바라볼 때 뿐이었다고 해요.

고양이는 한 번 숨으면 찾을 수가 없어요. 그건 내가 장담해요.

근데, 이 집... 견적을 보니 고양이가 납셔주시기 전에는 '위드아웃 트레이서' 팀이 와도 못 찾아요. 고양이의 천국이군요!

작은 헤스터가 자라고 자라고 자라고 자라서 커다란 고양이가 되었어요.

아 .. 나는 커다란 고양이를 좋아해요. 커다란 고양이를 안는 느낌은 너무 귀여운 새끼고양이가 결코 줄 수 없는 푸근함이지요.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새끼 고양이때는 이뻤는데, 크니깐 고양이야. 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진심으로 슬퍼져요.

무튼, 헤스터가 어른 고양이가 되고, 앤디 삼촌과 부바 할머니는 헤스터를 위해 샘을 데려오기로 합니다. 보아하니, 샘은 ... 샴고양이에요. 수다쟁이 샴!

앤디 삼촌이 작업할때면 샘과 헤스터가 곁에 있는 걸 좋아했지요.

고양이는 물감 냄새 질색하지 싶지만, 그래도 뭐하나 궁금한 호기심이 더 강했을꺼에요.
분명 붓을 따라 얼굴이 왔다갔다 했겠지요. 헤헤

잠자리에 때면 샘과 헤스터는 삼촌이 가발을 넣어 두는 서랍 속을 가장 좋아했어요.

아, 앤디 워홀 가발이었구나. 라고 그림책을 보며 새삼 깨닫게 되는 사실들도 있어요.
이 그림 속에 샘과 헤스터 자는 자세가 아주 고양이스러워요. 굿이에요.

고양이 식구들이 늘어났어요

아이들과 새끼 고양이들이 곤히 잠든 편안한 한 때에요.

헤스터가 또 한 번 새끼를 낳고, 주변에는 샘을 닮은 고양이들이 바글바글해졌어요.

작업도 망치고

밤마실로 이웃의 원성도 높아졌지요.

할머니와 구관조 에코는 고양이들이 한꺼번에 쳐다보는 것이 부담스워지기 시작했구요.

그 때, 앤디 삼촌이 좋은 생각을 해냈지요.

삼촌과 할머니는 샘과 헤스터를 그림으로 아주 멋지게 그리고 색칠합니다.
며칠동안의 작업 끝에 그림들을 출판사로 보내고, 책으로 나오게 됩니다.

(방방 뛰며) 나 이 책 있어요! 나 이 책 있어요! 앤디 워홀의 고양이 책!
사실, 앤디 워홀의 고양이 달력도 있고, 앤디 워홀의 고양이 엽서랑 자석도 있;;

앤디 워홀의 책은 <샘이라는 이름의 25마리 고양이와 푸른 고양이 한 마리>
할머니의 책은 <성스러운 고양이들> 이었습니다.

그러니깐, 이 집안은 다들 태어날 떄 손에 붓을 들고 태어나나보군요.
앤디도 할머니도 이 그림책을 그린 제임스도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사람들이 찾아와 고양이 샘을 분양받아 갑니다.

원래의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삼촌과 할머니는 아주아주 흡족해했습니다.

폭이 좁고 넓은 앤디 삼촌네 집은 샘과 헤스터 둘에게 딱 알맞은 크기였던거죠.
그리고 앤디 삼촌하고, 부바 할머니하고, 구관조 에코하고..


표지나 이미지를 보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생생한 그림이라 좋았던 책입니다.
(사실, 안에 그림에 비해 표지가 좀 ...)

앤디 워홀을 이보다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수 있을까요?
예술과 접목시킨 그림책들은 일단 좋아하고 보는데,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과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유명한 작품 그림들은 보너스로 보여주며, 참 할 이야기가 많은 그림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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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10-16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서재에 들어올 때마다 사고 싶은 책이 늘어서 큰 일이에요. (결국은 사게 된다는 ... ;;)
 
소녀
미나토 가나에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이 상당히 별로였어서 ( 그 소설이 받았던 호평을 생각하면 더 더 별로) 두번째로 소개된 <소녀> 또한 별로 기대하지 않다 뒤늦게 읽었다.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 류의 우정과 그 외 온다 리쿠식 미소녀( 이 책의 소녀들이 미소녀란 이야기는 없지만) 우정을 떠올리게 하더니, 오츠 이치의 단편 같은 엽기와 반전이 있다. 그 중간에도 어디서 본듯한 그런 느낌이 많이 든다. 그닥 길지도 않은데, 여튼 이런저런 짬뽕이라 하더라도, 재미나고 독특하다. 

유키와 아쓰코 두 친구는 어떤 일을 계기로 사이가 틀어지게 된다.
반사신경이 뛰어나 검도에서 최고였던 아쓰코가 발목을 접지르게 되며 시합을 못하고, 명문고 입학을 포기하고, 그 와중에 학교 게시판에 쓰인 악플을 보고, 소심해 하던 중, 유키가 쓴 단편 소설이 선생님의 이름으로 발표되었고, 그 단편 소설이 아쓰코를 소재로 쓰인 것이란 것을 알게 된 아쓰코가 소설은 구하지 못한채 둘의 사이가 어색해져 버린 것. 

책 카피에 나와 있는 '죽음'을 보고 싶어하는 두 소녀. 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음침함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색한 상태에서 여름방학이 되고,
둘은 각각 '죽음'을 궁금해하지만, 이 또한 어른이 되고, 세상을 알게 되는 것이라 둘은 각각 생각해서 궁금해 하는 것이지, 죽인다거나, 죽고 싶다거나 하는 어두운 감정과는 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한 명은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원에 가고, 다른 한명은 죽음을 앞둔 아동들을 상대로 한 자원봉사 단체에 들어간다.  

둘 다 자신이 하지 않을법한 일들을 하면서, 성장해 나가고,  

서로에 대한 오해가 쌓여 연락이 끊긴 그녀들의 이야기가 요양원과 아동병원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점점 연결되어 만남으로 치닫는다.  

과하게 얽히고 얽혀 '말도 안돼' 싶은 결말이지만, 이 정도로 얽힌 장치는 그 나름으로 즐길 수 있지 않나 싶다.  

여튼, 나는 어설픈건 싫어도, 괴상한건 좋다. 두 소녀가 달리는 부분이나 서로의 진심을 깨닫게 되는 부분은 심지어 꽤 감동적이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나서 입에서 썩소가 가시지 않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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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10-1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썩소 ^^;
하이드님이 읽으셨단 게 '왠지' 신기하게 느껴진다능 ;;;;;;;

하이드 2010-10-15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그렇죠? 저두요. 북리펀드 도서길래 부담없이 사서 읽어 보았죠. 길지도 않아서 읽는데 한시간이나 걸렸으려나?
의외로 귀엽게 엽기적이라 재미있었어요. 봐바요. 별도 네개나 줬잖아요. ㅎㅎ

grish 2010-10-1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고백 읽고 입에서 썩소가 오래 안가셨어요.근데 "소녀"가 하이드별점 4개라니 읽어보고 싶긴 하지만 또 썩소를 맛봐야하나요 ㅋㅋ

하이드 2010-10-16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은 헛점이 많은 소설이죠. '소녀'는 그것조차 대놓고인지라 잘 만든 B급 영화 같은 느낌이에요. 온갖 것들의 짬뽕인데, 뭐랄까, 전 좋더라구요. ^^ 금새 읽으니, 별로라도 시간이 아깝지는 않을꺼에요. 북리펀드 도서니, 반값을 돌려 받을 수도 있어요.

기대치가 워낙 낮았어서 괜찮았던 것도 분명 있겠지요. '고백'은 사람들이 워낙 좋다고 해서 기대치가 높았었어 더 끕끕했던 면도 있겠구요. ㅎ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가토 구니오 그림, 히라타 겐야 글, 김인호 옮김 / 바다어린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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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애니메이션을 먼저 올렸더니, 슬프다는 사람이 많아요 ( 두 명이 슬프다고 이야기해줬어요. ) 저는 그림책을 먼저 보았고, 뭔가 아련아련하니 좋다. 후우- 하는 느낌이었는데,

슬프다고 해서, 아, 이 이야기 슬픈가? 싶어요.
그림책은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 어제 이야기했듯이, 일본은 한가지 작품을 어떻게 변환시키던 그것이 그대로 오리지널 같이 완벽하고 나름의 매력을 보여주지요.

그림책이 원작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 원작이에요.
아주 화려한 수상경력을 지니고 있고, 많은 사랑을 받은 그림이야기입니다.

그러고보니 책띠에 "2009년, 일본 열도를 눈물바다로 만든 최고의 그림책!" 이라고 쓰여져 있는걸 보니, 슬픈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고..

어떤가 한번 보세요. 자 그럼 포토리뷰 시작!

할아버지가 못생겨서 별로 안 땡겼던 책이에요. 죄송합니다. 이 망할 외모지상주의;;

책의 전체적인 톤은 희미한 노랑이에요. 세피아의 추억, 초록빛, 남빛, 노란햇빛이 비쳐든 바닷빛.. 추억을 회상하는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아련아련한 그림체와 그림의 톤이지요.

할아버지가 바다 위에 쌓아 올린 집에 홀로 살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점점 차오르는 마을이에요.

넘실넘실 바닷물 아래 잠겨버린 마을이 보여요.

살던 집이 물에 잠기면
잠긴 집 위에 새로 집을 짓구요,
그 집이 또 잠기면
그 위에 또 새집을 짓습니다.

그렇게 몇 번씩 새 집을 쌓아올립니다.

할머니가 삼 년 전에 돌아가신 후, 할아버지는 이 집에 홀로 살고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 물고기를 잡고,
지붕 위에는 달걀을 낳아 주는 닭을 기르고,
빵을 굽기 위해 밀을 길러요.

그 외의 물건은 근처를 오가는 보따리장수의 배에서 삽니다.
과일 장수 배, 채소 장수 배, 꽃 장수의 배

이 이야기는 그동안 제가 봐왔던 많은 것을 담고 있어요.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나오는 나라인 것 같기도 하고, 보따리 장수들의 배를 보면 캄보디아의 똔레삽 호수가 생각나고, 혼자 남은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추억하는 장면은 미국의 픽사 애니메이션 UP이 생각납니다.

할머니가 쓰던 앞치마를 두르고 밥을 짓고 ..

이웃집 할아버지와 체스를 두기도 하고..

멀리 사는 자식들이 보낸 편지를 읽기도 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지냅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밖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잠이 듭니다.

외롭나요? 그럴지도..
불행한가요? 글쎄요..
마음이 아픈가요? 잘 모르겠어요.

어느 해 겨울, 바닷물이 차오르기 시작해요.

"이런이런... 또 새 집을 지어야겠구만......"

할머니 사진을 바라보며 중얼거려요.

집을 짓다가 실수로 망치와 톱을 빠트립니다.

삼층 아래의 집에 떨어져 있는 연장

할아버지는 그 집에 들어서며 생각에 잠깁니다.

할머니와 살던 시절의 바로 그 집이었거든요.

좀 더 아래쪽 집으로 헤엄쳐 갈 수록,
거기서 살던 옛날의 일들이 떠오릅니다.

마을 축제 때 자식들이 손자를 데리고 와서
할머니가 맛있는 파이를 구워 주었던 기억

집집마다 창문을 꾸미고
퍼레이드 배가 음악을 연주하며 다가왔었어요.

이 집에서 살 때는

맏딸이 새 신부가 되어 시집을 갔었구요

이 집에서 살 때는 키우던 새끼고양이를 잃어버려
모두 함께 찾았더랬어요.

아이들은 슬피 울었고,
다 함께 편지를 써서
병에 넣어 바다에 띄워 보냈습니다.

아래로 아래로 헤엄쳐 갈 때마다
어느 집에나, 어느 집에나
추억이 남아 있습니다.

맨 아래의 작은 집에 도착합니다.

물이 없고, 뭍이었던 시절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아이였고,
함께 자랐고,
어른이 되어 결혼했지요.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이 곳에 작은 집을 지어
살기 시작했지요.

처음의 그 집 위에 새로운 집, 그 집 위에 새로운 집을 지으며
집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습니다.


봄이 되어
새 집이 완성되었습니다.

벽 틈으로
민들레가 한 송이
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꽃을 보며
빙그레 웃었습니다.

어떤가요? 이 그림 이야기.

전 참 예뻐요.
행복하고 꿋꿋하게 잘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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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10-1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브리핑 맨 위에 올라와 있는 하이드님의 이 포토리뷰로 오전의 알라딘을 시작하게 되어서 참 좋아요. ^^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그림책이로군요. 하이드님의 그림책 포토리뷰를 읽을 때면 조카에게 읽어주는 광경을 상상하게 되는데, 어떨까요. 다섯살 아이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헤어짐이란, 어떤 느낌일지..

일단, 조카녀석은 " 왜 할아버지가 꽃을 보고 웃었어요? 왜요? 왜요? " 등등 수많은 질문폭포속에 저를 빠뜨릴 것 같아요. ^^;;;;;;

하이드 2010-10-15 01:55   좋아요 0 | URL
달밤님 조카가 다섯살이군요. 처음 알았어요. ^^
달밤님이 그림책 읽어주면, 어떤 그림책이라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질문에 대답하는 달밤님 상상해봅니다. ㅎㅎ

bookJourney 2010-10-14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에 이 책 받았어요. 애니메이션보다는 책 쪽이 더 밝은 느낌이네요.
일 하다가 머리 싸매고 있는 후배에게 애니메이션도 권하고, 책도 권했답니다. ㅎ ^^

하이드 2010-10-15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제 리뷰 보고 책 샀다고 할 때가 가장 뿌듯합니다. ^^

댓글 남겨 주셨던 것도 봤는데, 뭔가 막 신기했어요.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의 반응이요.


 

김선주의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를 읽었다.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다 좋은 글이고, 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글이고,
가끔은 눈물 짓게 하고, 가끔은 통쾌함에 무릎을 치게 하고, 가끔은 크게 웃게 하는 글이다.  

그 중 하나, 신나는 꼭지가 있어서 이야기해보려고.  

"시인 황인숙 씨가 쓴 짧은 에세이집 <1일 1락>을 읽다가 갑자기 황홀해졌다. 작가 박완서 선생님이 요즈음 사람의 나이는 자기 나이에 0.7을 곱해야 생물학적, 정신적, 사회적 나이가 된다고 하셨다는 구절이 있어서였다. 눈앞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  

 

 

저자 나이 60이어서 0.7을 곱하니 55도 아니고 49도 아니고 42. 마흔 두살이 되어 버린다.
까만 핫팬츠에 소매 없는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조깅을 하는 것이 역시 예순살의 모습은 아니라며.  

서른이 넘어도 방 뺄 생각이 없는 자식들에 대해 한탄하지만, 0.7을 곱해보면 서른이래봤자 스물 하나, 마흔은 스물여덟
결혼도 안 하고 부모 밥 먹으며 사는 것이 용납되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50년 전에는 쉰 살이 채 못됐다. 그러나 지금은 여든에 가까바. 우리 부모나 조부모 세대보다 30년 정도를 더 산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스무 살 때 성가해 마흔 살에 사회 중진이 되고, 예순이면 은퇴해 노년을 보낸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인생 사이클과 관련된 기존의 사고방식과 사회적 틀은 바뀌어야 한다.

쉰 살에 명퇴가 수두룩한 사회 현실과는 상반되지만 생각을 바꾸면 된다. 에라 잘됐다. 0.7을 곱해서 서른다섯이라고 치면 뭐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 한 우물만 파고 살기에는 지루하고 긴긴 인생이 됐다. 새로운 우물을 깊게 팔 수 있는 나이라 마음먹으면 된다."  

내가 새로 시작하는 일을 하기에 나의 나이는 핸디캡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작했어야 하는데, 후회를 마음 한 켠 담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열이면 열 우리나라 나이를 들이대도, 나는 한 살이라도 (생일 전에는 두 살!이나 어린!) 만 나이를 들이대며, 나이를 깎으려고 (..라기 보다는 만 나이가 내 나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했는데,  

0.7을 곱하니 순식간에 열살이 어려진다. 올레 -  

스물셋은 무언가에 도전하고 새로 시작하고, 실패하기에도, 성공하기에도 아주 좋은 나이다.  

마음이 순식간에 밝아진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안 해 삶의 굴곡을 심하게 겪으며 서른을 넘겼더라도 0.7을 곱하면 '아직 스물밖에 안 됐잖아.' 라며 다시 공부해서 대학에 갈 수도 있고, '앞으로 인생은 60년도 더 남았어' 여기면 한 번의 실패가 전혀 두렵지 않게 된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 무언가를 시작하지 못해 초조한 사람, 이러다보면 시간이 가겠지늙겠지죽겠지 하는 사람,
나이에 0.7을 곱해본다면, 새로운 세계가 열릴지도 모른다.  

그것이 나처럼 절박한 사람에게 절실한 위안 한조각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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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0-14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요즘은 나이에 비해 젊게 살아요. 옷 입는 것도 그렇고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저 고등학교 다닐 때만해도 40 넘으면 거의 할머니수준이었는데. 50대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도 0.7은 너무 젊은 거 같은데요. 저는 한 0.8정도면 딱 일 것같아요.

moonnight 2010-10-1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레~~~~~ 이십대가 되었어요. ^^;;;;;;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나이만 젊어진다면 진짜 좋겠네요. 호홋.
(도둑놈 심보 -_-;;;;;;;)

하이드 2010-10-1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글이 기분도 좋지만 일리도 있다고 생각해요. ^^ 평균수명이 지난 몇십년 사이에 그렇게 늘었는지 몰랐어요.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간의 생각의 차이도 이 나이x 0.7 에서 온 다고 생각해요.
서른 넘어 시집 안 가는 딸.. 에 대한 느낌은 우리 또래가 보는 것과 부모 세대가 걱정하는 것의 정도가 꽤 틀릴테니깐요.

2010-10-14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0-10-15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7 보다는 0.8이 대세인가요? ^^ 새로운 곱하기 나이를 널리 널리 알려야겠어요.

제 지금 나이 창창하다고 해주셔서 감사 - 핸디캡이기도 하지만, 그 동안 헛 보낸게 아니라면, 분명 거기서 얻는 장점도 있을 꺼에요.

다만, 생물학적 나이는 좀 젊어지게 운동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