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테리어 책 -non intentional design

며칠전 친구가 집 앞에 찾아왔을 때 들렸던 커피집과 술집에서
의도치 않은 일상의 디자인을 아주 짧은 시간에 연속으로 두 번이나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생각난 책이 바로 원 글의 'non intentional design' 이다.
내가 가장 애정하는 책을 열권, 아니 다섯권쯤 꼽으라고 해도 그 안에 들어갈 책이다. 진짜다!


어느 해던가, 크리스마스를 보내러 대만에 갔을 적, 성품서점에서 샀던 책이다.
(책에 얽힌 이런 기억들을 나는 좋아한다. 일곱 점에 책을 내게 된다면, 이런 책들일 것이다. 열라 비싸게. ㅡㅜ (손톱 물어 뜯으며, 내심 팔리지 않기를 바라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 지금은 살 수 없는 책. 이 책을 당신이 좋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으나, 책에 얽힌 나의 기억과 애정은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다.  

 

 

 

 

왼쪽은 커피집.
이 곳의 이름은 '커피 볶는 집 창해' 이다. 원두 커피를 전문으로 볶아서 카페들에 판매하는데 ( 물론 개인에게도)
작은 카페 한 가운데 커피 볶는 기계가 있다. 잘은 모르지만, 저렇게 연통이 위로 올라가 있어서 연기가 빠져야 하나보다.

저 연통을 건 방식이 아주 절묘하고 적절하다.

원두 담을 때 쓰는 커피가방 (왜 막 코팅된 밀짚같이 된 기분 좋은 가방 말이다.) 을 창 틀에 걸고 그 가방 손잡이에 연통을 걸쳐 놓았다. 굿굿굿!  

창문에 거꾸로 비치는 '판매중'이라는 손글씨까지. 아.. 이거 바로 non intentional design 같은 책에 실으면 딱!인데 말이다. ㅎㅎ  

커피집을 나와 바로 맞은편 곤조야 오뎅.이라는 이자까야에 들렀다.
한껏 추운 겨울에 창문 전체에 습기를 머금고, 아늑한 분위기를 주는
메뉴 맘에 들고, 음식 그런대로 괜찮고, 술은 대박잔 (은나무 잔에 철철 넘치게 따라 줘서 그 은나무 잔을 다시 잔에 따라주며 은나무의 향취를 함께 마시게 하는) 쥔장은 친절하고. 사케집에 많을법한 소품들로 가게를 꾸며 놓은 것까지 맘에 쏙 들었다.
왜 이제야 갔을까.  

친구가 발견한 계산서 놓는 통 .. 은 사케각을 반으로 잘라 계산대에 붙여 둔 것이었다.
사케각은 우유각처럼 그렇게 흐물한게 아니에요 - 튼튼해요. 일본의 장인이 한 ... 무튼, 딱딱하고, 튼튼하니 실용적이다. 혹시 우유곽처럼 약한 줄 알고 보기에 불안할까봐 첨언한다.  

여튼,그 우유각, 아니 사케각은 그 이자까야에 잘 어울렸고, 유용했으며, 디자인틱했다. 

이런 의도치 않은 꾸미지 않은 일상의 디자인을 나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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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빨가니 시작하는 1월 세 번째 신간 마실

예술과 생활 시리즈를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요, 오늘 보니 그 사이에 이벤트가 붙었네요. 한 권은 천원, 세 권 다 사면 오천원!
적립금 입니다. 책값이 보기보다 저렴한 것이 ( 이 책은 '보기'보다 '읽기'가 주가 되는 '예술과 생활' 책이 될듯 합니다.라는 건 좀 이상한 말장난이 되어 버렸지만 'ㅅ') 세 권 다 사 볼까 생각중입니다.  

 맙소사 얼마만에 나온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입니까? 2008년에 마지막으로 나왔으니 무려 .. 3년만이네요.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의 아프리카가 배경인 독특한 코지 미스터리.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의 <보츠와나 인생>이 새로 나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나왔는데도, 표지의 일관성을 유지해줘서 고마워요.  

  

 로저 디킨 <나무가 숲으로 가는 길>  

그는 “내 속에는 나무의 수액이 흐르고 있다”(p. 11)라는 말로 자신과 나무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가 바라보는 나무는 자연, 우리의 영혼, 문화와 삶 등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으로, 인류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무책, 자연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될 수 있는 책이겠네요.  목차가 재미나 보여요.

숲과 물 / 피레네 산맥/ 야생마 / 비에스츠크자디 숲 / 호주에서:코카투 앵무새/ 유토피아/ 레더아스 걸리에서/ 필리가 숲/ 에덴에서 동쪽으로/ 호두나무 숲의 남쪽/ 샤이단과 아르슬란보브
 

   

 

알레한드로 삼브라 <나무들의 은밀한 생활>  

이런 나무책도 있어요. 표지가 멋져요. 로저 디킨의 책은 실제로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 폰트.. 90년대 초반의 한국소설 보는 분위기네요.  

나무들의 은밀한 생활』은 하룻밤의 이야기로, 젊은 문학 교수이며 작가인 훌리안은 미술 강좌를 수강하는 아내 베로니카가 늦은 밤 집에 귀가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어린 의붓딸 다니엘라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훌리안은 매일 밤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다니엘라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만들어가는데, 오늘 밤은 ‘나무들의 은밀한 생활’이란 제목으로 바오밥 나무와 포플러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 이건 좀 재미있겠어요.

P.18 : 바로 지금, 한적한 공원에 은신해 있던 그 나무들이 떡갈나무의 불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단다. 어떤 두 사람이 우정의 표시로 떡갈나무 껍질에 제 이름들을 새겼다는 거야.
“네 허락도 없이 네 몸에 문신을 새길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어.”
포플러 나무가 말했단다. 바오밥 나무는 훨씬 더 단호했어.
“떡갈나무야말로 개탄스러운 반달리즘 행위의 희생양이라고. 그런 사람들은 벌을 받아 마땅해. 그에 합당한 벌을 받을 때까지 내가 가만있을 줄 알아? 땅이든 하늘이든, 바다든 끝까지 따라갈 거야.”
  

칠레 작가에요!  


 

 히가시노 게이고 <플래티나 데이터>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나왔구요. 출판사 제공 책소개가 겁나게 식상하네요. 사실, 전 한 번만 더 어딘가에서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를 보면 토할 것 같은데 말이죠.  

2010년 일본 도쿄 시부야의 한 모텔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의 경중을 떠나 ‘쉽게 해결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담당 형사 ‘아사마 반장’의 기분은 무겁게 가라앉는다. 현장 수색 결과 범인의 모발과 음모가 발견되고, 이것은 경찰청 특수해석연구소의 ‘가구라 주임’이 취급하는 DNA 수사 시스템에 넘어간다. 가구라 주임은 DNA 해석 결과를 토대로 범인의 인척을 추려내고, 빠른 시간 안에 범인을 검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요건 줄거리. DNA 수사 시스템.. 소재도 식상하네.  읽을 기운이 안 나요. 음..
딴 얘기지만, 어제부로 밀린 <사인> 6화까지를 내리 봤는데, 재미나더군요. 비호감의 여주인공이 호감이 되는 과정은 즐겁습니다. 역시 박신양. 이라고 띄워주고 싶군요. 전광렬은 더 두고 볼 캐릭터. 안문숙은 참.. 코믹 감초 캐릭터로 최근 봤던 드라마에서 가장 걸출했던 인물은 <산부인과>의 박선영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기가 막히게 좋았다는.  드라마도 훌륭했지만요. <사인>은 아무래도 박신양빨이 좀 있는 듯 하고, 일단 더 두고 보겠지만, 6화까지는 재미나네요.  

 데이빗 레이 <욕망의 아내>  

서구 문화적인 관점과 심리학 이론으로 볼 때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섹스 하는 것을 참아줄 남자는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관행이 문화와 역사의 경계를 넘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남자는 단순히 참아줄 뿐만 아니라, 자기 아내의 호색적인 모험을 즐긴다. 이 책은 비일부일처 관계의 독특한 성생활 방식을 탐구한 놀라운 책이다.

일부일처제 관계에 익숙한 일반인에게는 매우 낯설지만, 비일부일처 관계의 성 문화는 놀라울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며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발견될 만큼 다양하다. 비일부일처 관계의 성생활 방식에서 가장 흔한 것은 ‘핫와이프’ 혹은 ‘쿠콜드’다. 이 생활 방식에서는 아내에게 다른 남자들과 제약 없는 성관계가 허용되지만, 남편은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섹스 할 때 참여하는 외에는 혼외 관계를 탐하는 일이 드물다는 면에서 스윙잉과 폴리아모리는 다르다.

김어준의 평 '불온하고, 불손하고, 불편하다' 가 눈길을 끄내요. 

진화심리학과 성문화, 미시사.. 인 걸까요? 저자 소개 중에 눈에 띄는 부분

포워드 매거진(Foreword Magazine)』이 주는 2009년 올해의 도서상 심리학 부분 은메달을 수상했다.
그는 현재 섹스 중독을 다룬 두 번째 책을 쓰고 있다.  


 그 외 관심 신간들 :  

 

 

  

 

 

 

 


장하준이 추천하는 장르 소설:
 

네이버 명사의 추천 책, 이번이 장하준 편이길래 보니,
지금까지 중 가장 모르는 책이 많더군요. 'ㅅ' 원서들;  당연하지만
무튼, 번역된 것들은 번역본들을 올려 두었는데 인상 깊었던 것이 의외로 판타지, SF 물들이 끼워져 있었던 것인데,
필립 리브의 책이 세 권 다 들어있더라구요. 닐 게이먼의 <네버웨어>, 해리포터 시리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크, 황금 나침반, 크립토노미콘도 눈에 띄고, 존 르 까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헤닝 만켈의 <하얀 암사자> 미스터리들도 반가웠습니다.   

덕분에 별로 읽을 생각 없었던 필립 리브의 책들을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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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1-01-24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월욜 오전부터 지름신 ㄷㄷ
여탐정 에이전시 그동안 별 생각없이 살았더니 11권까지 나왔네요? ㄷㄷㄷㄷ 게다가 12권 근간 예정 후덜덜 ㄷㄷㄷ
꼬박꼬박 1년에 한 권씩 냈나봐요. 일관성 d-_-b

하이드 2011-01-24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런던 가면 이 사람 책꽂이도 따로 있던데, 여탐정 에이전시 말고도 다른 시리즈며 다른 책들도 엄청 많더라구요.

2011-01-24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4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4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4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4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4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4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 영국 수상 애덤 랭의 고스트 라이터 인터뷰를 하기 위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라인하트 출판사의 회장을 만난 '나'는 자신의 장점이 뭐냐고 묻는 회장에게 대답한다.  

저의 장점은 무지입니다.  

라고. 독자들이 정책따위에 관심이나 있는 줄 아냐며,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들을 뽑아 책을 만들어낼 수 있기 위해, 자신의 무지가 장점이라고 대답하는 장면이다.  

로버트 해리스의 책 <고스트 라이터>에 나오는 장면이다.

  

 

 

 

비교적 초반에 나오는 이 부분에 '오호- ' 공감했더랬다.

바로 다음에 붙잡은 책에서 위의 말의 의미를 찾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도널드 톰슨의 <은밀한 갤러리>를 읽기 시작  

 

 

 

 

 

 

주제가 무려 '현대미술' 이고, 후루룩 봐도 그림은 하나 없고 (?!) 무려 500페이지 넘는 이 책을 덥썩 시작하지 못한 것은 당연할지도. 근데 이 빨간 표지가 자꾸 눈에 밟혀서, 한번 앞에만 슬쩍 읽어볼까. 하며 맨 앞에 나온 지은이의 글.부터 읽다보니 저자가 미술계 사람이 아니고, 그 쪽 분야의 학자거나 한 것도 아님? ' 하며, 뒤늦게 작가 이력을 보니  

캐나다 토론토 요크대학 슐릭스쿨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과 경제학을 가르치는 석좌교수이자 현대미술품 컬렉터.이다. 런던정치경제대학교, 하버드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마케팅과 경제학에 관한 책을 여러권 집필하였다. 라고도 한다. 엥? 

이건 경제학자가 쓴 현대미술 이야기인가? 라며 확 찜찜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는데  

프롤로그를 읽다보니, 어느새 나는 이 책에 빠져 있다.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책 한 줄 읽지 않았고, 뉴욕에 갈 때마다 MOMA보다는 MOMA shop에 열중하고, 런던d에 갈 때면 테이트 모던에서의 감상보다 테이트 모던 꼭대기에 있는 카페에서 야경 보며 커피 마시는게 진정한 목적이 아닌가 싶은 내가 아니던가. ^^;  그렇지만, 어느 도시건 유명한 미술관들은 즐거이 순례하는 편이고, 천안의 아라리요 갤러리에 가서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들을 보며 '오- !' ' 오 -?' 하는 정도. 의 무지한 관심. 정도라 하자.    

이 책이 도대체가 이유를 알 수 없고, 이해를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현대미술 작품의 가격에 대한 이야기. 경매와 갤러리와 거물들이 펼치는 현대미술을 칩으로 한 머니게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거, 그 과정에서 현대미술에 대한 나도 알 정도의 이름들과 거물들의 판이 나오고, 그 중간중간 알 수 없는 현대미술 작품들과 확인 안 된 가십들과 확인된 소문들이 나와 있으니 이 책 묘하고 재미있다.  

그래서! 이렇게 현대미술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이렇게 재미난 책을 써 내는 것이 바로 '무지'의 힘이 아닌가 싶다. 물론 여기서 '무지'란 그 업계의 사람이 아니라는거지, 저자가 무식한 놈이란 이야기는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경제학, 마케팅 분야 교수에 그 자신 현대미술 컬렉터이기도 하다.  

대중이 봐서 이해 안 가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쏙쏙 뽑아 준다는 점에서 '무지'가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공감.  

여튼, 지은이의 이야기는

소더비 간판 경매사 피터 윌슨과의 에피소드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윌슨은 경매를 반연극, 반도박의 관점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978년 경매장이 연극무대로 변하면서 윌슨을 유명하게 만드는 일이 발생했다.'  

7점의 인상파 회화 (르누아르, 반 고흐, 마네, 세잔 ) 로 구성된 제이콥 골드슈미트 컬렉션의 위탁 판매권을 따내고, 소더비에서는 경매를 소더비 역사상 처음으로 초대받은 사람만 드레스코드를 맞추어 입장할 수 있게 하였다고 한다. 이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로는 서머싯 몸, 커크 더글러스, 무용인 마고트 폰테인 등의 예술계 인사, 폴 멜론, 헨리 포드 2세와 같은 백만장자, 프랭크 J. 굴드의 미망인이자 당시 최고의 미술품 컬렉터로 알려진 플로렌스 굴드 등 유명인사 1,400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여섯번째 경매 작품이었던 세잔의 '붉은 조끼를 입은 소년'
작품의 최저 수용가 12만 5000파운드였는데, 입찰은 이보다 훨씬 낮은 2만 파운드에서 시작되고, 입찰 싸움은 크뇌들러스의 롤런드 발레이와 폴 멜론을 위해 경매에 참가한 카스테어스의 조지 켈러의 대결로 압축되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입찰가는 22만 파운드까지 올라갔고, 이 금액은 근대미술품이 경매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 기록보다 2배나 높은 것이었다고 한다.  

켈러가 마지막으로 금액을 부르자 윌슨은 10초 정도 침묵을 지킨 후 의기양양하면서도 약간은 놀란 듯한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 더 부르실 분 안 계시지요?"
경매장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런 다음 박수가 크게 터졌는데 딜러들과 컬렉터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 경매 현장에 대해 <데일리 메일 The Daily Mail>은 "마치 코벤트가든에서 벌어진 대공연을 보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그 멋진 경매 파티를 계기로 이후 10년간 소더비에서는 인상파 미술품 위탁이 쏟아져 들어왔다.
  

는 이야기.  

 프롤로그는 더 재미나다.  

데미안 허스트의 박제 뱀상어 조각 작품 (제목은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 이다. 뭔가 제목만 읽어도 머엉 - ) 에피소드로 프롤로그를 채우는데, 이게 완전 흥미진진이다.  

이건 뱀상어를 박제한거고, 무게는 2톤이 넘었으며, 1200만달러의 거액으로 팔아야했고, 이걸 과연 미술작품으로 보아야 하는지 미술계 사람들조차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1200만달러라니. 생존 작가중 재스퍼 존스를 제외하고 그렇게 비싼 가격으로 작품을 판매한 작가는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작품은 팔렸다.'  

저자가 약간 밀당을 안다. ㅎ 어떤 주제이건 일단 글이 재미있어야 읽히는 법.  

이 백상어가 팔린 것은 브랜드 탓이었다고 한다.  

'현대미술계에서는 논리적인 판단력보다 브랜드가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이 작품은 보기 드물게 최고의 브랜드를 여러 개나 달고 나온 희귀작이기 때문이다.'  

작품을 판매하겠다고 내놓은 컬렉터 브랜드는 찰스 사치
박제 상어의 재판매를 담당하게 된 에이전트는 세계 최고의 유명 미술품 딜러 브랜드인 래리 가고시안 뉴욕 갤러리
구매 가능성이 있는 컬렉터 쪽 브랜드로는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 관장인 니콜러스 세로타 경 ( 작품을 구입하고 싶어 적극적으로 박제 상어의 뒤를 쫓아다녔지만 안타깝게도 미술관 예산이 한정)
가고시안이 구매력 갖춘 컬렉터들에게 접근했는데, 구입 가능성이 컸던 컬렉터가 엄청난 부자 헤지펀드 회사 경영자 스티브 코헨. 이라는 브랜드.  

'허스트, 사치, 가고시안, 테이트, 세로타, 코헨. 이제까지 미술품 판매에서 이렇게 유명한 최고 브랜드가 함께한 적은 없었다.'  

여기까지도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인데, 이야기는 더욱 더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다.  

작품이 썩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작품 훼손에 식겁한 큐레이터들의 이야기. 허스트가 이것을 새 상어로 바꾸면 이것은 오리지널이냐 아니냐는 논란에 대한 이야기.  

여튼, 이 썩어가는 박제 상어를 위에 이야기한 엄청난 부자 코헨이 뚝딱 사 버렸는데 

1,200만달러짜리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돈이 얼마나 많아야 할까. 에 대한 고찰. 스티븐 코헨은 일주일에 1,600만달러씩 벌어들였다고 하니깐. 음...  

이 책이 언제 쓰였는지 안 찾아 봤고, 코헨이 헤지펀드 펀드 매니저라고 하니깐, 혹시 그 사이에 망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저급한 호기심에 찾아봤다. 2010년 포브스왈 미국에서 32번째로 부자인 분이셔 -  

여튼, 이야기는 현대미술의 위상에 관한 모마와 테이트 모던의 이야기까지 이어지고, 오오.. 이런거 재밌어! 이야기는 1200만달러짜리 쇼( 이 금액에 대해서는 아직도 소문이 분분) 를 기획한 찰스 사치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도판이 전혀 없다거나 한 건 아니다.
앞장에 몰려 있는 현대미술사에 획을 긋는 작품들!  

 

 

 

문제의 뱀상어!  

이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안 읽었으면 좀 후회했을 것 같다며, 성급하게 책에 달려들어 봅니다. 헤헤 -  

좋은 책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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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1-01-22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뽐뿌뽐뿌...ㅠㅠ

edit: 결국 지르고 옴...ㅠㅠ

하이드 2011-01-22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잘 지르셨어요. 함께 읽으면서 현대미술을 씹어 보아요 - ^^

moonnight 2011-01-22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이 책 재미있어요? +_+;;; 저는 하이드님의 리뷰를 보고 구입을 결정하려 했는데 페이퍼에서 바로 맘먹게 되네요. 호호 ^^;;;;; (키티님 따라 질러야겠어요. -_-;;)
 

 

 

 

 

하라 켄야.  

너무 멋있어서 막 화가 난다. 글을 읽다보면, 아, 이런 분위기, 아 이런 말투, 아 이런 상황과 기분 나중에 써먹어야지. 생각할 때가 있다. 하라 켄야의 글은 정말 버릴 문장이 없이 다 주옥같다. 문장들이 주옥 같은데, 짧은 에세이들 마다 기승전결은 어찌나 스무스하게 사람을 홀리는지. 마구 감탄하고, 황홀해하고, 깔깔대다가 문득 화가 나 버리는 것. 왜 이렇게 글을 잘 쓰는거야!  

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페이퍼는 아니고.  

지금 읽고 있는 <포스터를 훔쳐라 +3> 에 '사진가를 만나다' 라는 챕터  

저자가 매력을 느꼈던 위스키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때는 1980년대 말 경. 역 앞 벽에 붙어 있던 B배판짜리 위스키 광고 사진이었다. 거기 찍혀 있는 바카라 잔 두 개. 하얀 돌 테이블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특별히 기교를 부린 구석은 없는데 묘하게 눈길을 끄는 무엇이 있다. 따뜻하고 어딘지 인간미가 있으며 더구나 완벽하게 아름답다.'  

광고 사진은 인물 사진과 정물 사진으로 구별된다고 한다. 정물사진의 경우 렌즈발로 사물의 모습을 도려내어 그 모습이 유독 도드라지게 되며, 그건 그것대로 괜찮지만, 아름다움에 제압 당하는 피학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 작품은 사진가 후지이 타모쓰의 작품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하라 켄야가 사토 타쿠라는 디자이너와 함께 작품집을 내게 되었다. 사진을 찍어줄 사진가로 후지이 타모쓰를 섭외하게 되고, 하라 켄야는 이전에 감동받았던 유리잔 사진에 대해  사진가에게 이야기하게 된다. 

" 그건 잔을 통해서 그 옆에 있는 사람을 찍어 보자는 발상으로 찍었던 사진입니다."
느릿한 말투로 후지이 씨는 말했다.
" 예를 들어 처칠과 스탈린이 아주 흡족하게 술을 마시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실제로는 그런 일이 없겠지만 만약 있다고 가정한다면 아주 좋은 술을 마시고 있겠지요. 그런 자리에 놓인 술잔을 찍으면 어떤 느낌이 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촬영한 겁니다. 나도 그때까지는 사람을 찍는 것과 사물을 찍는 것은 전혀 별개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진 작업 이후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사물을 어떤 인격으로 바라보고 찍는 태도는 그때부터 시작된 겁니다."  

사물을 찍으면서 그 사물을 사용할 사람 생각하기.
꽃을 만들면서, 꽃을 찍으면서, 그 꽃을 받을 사람 생각하기. 
 

후지이 타모쓰의 위스키 사진이 궁금한데, 구글링 실패; 80년대 광고사진이라니깐 뭐;
대신 후지이 타모쓰가 무인양품 사진 등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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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1-01-2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하라 켄야가 누군지 찾아봤더니 무사비 교수네용~!
후배중에 무사비 나온 애가 있는데 아는 교수님인지 물어봐야겠어요 ㅋㅋㅋ
일단 책은 보관함에 넣고...;;;

잘잘라 2011-01-2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막 화나고 그러죠. 그래두 그나마 다행(?)인건 그의 얼굴하구 몸매..(마저 훌륭했으믄 어쩔뻔..ㅎㅎ)
 
고스트 라이터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로버트 해리스는 '임페리움'과 '폼페이' 와 같은 로마시대물로만 접했던지라, 현대물에는 별로 믿음이 가지 않았더랬다.
'임페리움'이라는 소설을 좋아하는 것은 워낙 좋아하는 로마 시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카이사르가 주인공인 이야기들만 보다 키케로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보며, 처음부터 영웅인 카이사르보다 영웅으로 성장해가는 인간다움을 볼 수 있어서였다.  

고스트 라이터는 제목처럼 유령작가,대필작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유령작가인 '나'가 다루는 애덤 랭이라는 영국 전수상, 매력적이고 영웅적인 대테러 전쟁을 선포하고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영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꽤 괜찮은 이야기이고, 지루할 틈 없이 쫀득쫀득한 문장들이라 '재미있는 좋은 책' 이라는 정도로 기분 좋게 이야기할 수도 있고, 맘만 먹으면,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비애와 마지막 문장의 여운에 열광해서 '열라 좋은 책' 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후자에 가깝다.  

각 챕터마다 앞에 나와 있는 유령작가에 대한 글은 이 책이 '유령작가' 에 대한 글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확실하게 인지시켜주고 있다. 벌어지는 사건들과 전수상이라는 거물의 이야기로 자칫 캐릭터의 직업으로만 설정되고, 스토리에 안 달라붙을 수도 있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대필작가로서의 '나'의 정체성과 범상치 않은 이야기가 잘 엮어지고 있다.  

일류까지는 아니였으나 필요한 사람들에 의한 필요한 평가에 의해 영국의 전 수상 애덤 랭의 대필작가가 되기로 한 주인공은 미국으로 가서 전 대필작가이자 애덤 랭의 오른팔과도 같았던 맥아라가 죽은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보안을 유지하며, 한달동안 애덤 랭이 머물고 있는 라인하트 출판그룹의 사장의 별장이 있는 에드거 타운이다. (케네디가의 그 에드거 타운이 맞고, 이런 배경과 그것에 대한 이미지가 이 소설의 분위기와 응집력을 형성한다.) 처음으로 겪게 되는 거물 정치가와 그를 둘러싼 생활. 엄청난 카리스마의 애덤 랭을 마주하며 그의 삶을 돌아보던 유령은  

전임자인 맥아라가 쓰던 글을 다듬고 마무리하고, 죽은 맥아라의 방을 쓰게 된다.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맥아라의 죽음이 과연 사고였던가. 싶은 의심스러운 사실들이 발견된다. 애덤 랭의 과거에 대한 의문들도 함께.  

미스터리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미스터리물로 보기에는 이 소설은 좀 특별하다. 
마지막의 반전이라면 반전이 꼭 필요한가. 싶을만큼, 강렬한 클라이막스를 지니고 있는데, 덮고 나면, 그것도 이야기의 일부분으로 버릴 수 없는 이야기구나 싶다.  

마지막 문장의 여운은 근래 읽은 소설들 중에 최고다.  

덧붙이자면, 그 여운에 가슴이 울렁거리며, 바로 옆페이지부터 시작되는 (이렇게 했어야만 했나?? 빈페이지로 남겨둘 수는 정말 없었나?) 역자후기까지 읽게 되었다.  

그 신변잡기스러운 수다에 책을 집어 던지고 싶었다. 

좋은 영화 보고 크레딧라인 보며 감동하고 앉아 있는데, 옆에서 끝나자마자 나가면서 콜라 엎는 격이다.  

역자후기가 도움이 되는 경우는 책에 대한 뒷이야기.( 번역자가 번역하면서 겪은 뒷이야기 같은건 노땡큐고, 작가의 뒷이야기 말이다.) 나 배경지식에 관한 이야기. 가쉽도 좋다. 그런 이야기 정도 외에 신변잡기, 수다, 잡소리 섞는거 질색이다.  

거의 읽지 않고, 읽더라도 시간을 두고 읽는데, 여운 가득한 마지막 페이지 옆에 있어서 궁금함을 못 참고 읽어버렸다. 
읽으면서 실제 모델이 있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던지라.   

아주 오래간만에 느낀 여운에 꾸정물을 끼얹은 역자후기와 그걸 그렇게 바로 옆 페이지에 끼워 넣은 편집자 덕분에 
잔뜩 짜증이 나 버렸다.  

여운을 즐기고 싶으신 분이라면, 역자후기 따위는 없다 생각하고, 책을 덮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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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1-20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은 역자 후기는 일부러 안 읽어요. -_-;;;;; 괜찮은 후기들도 물론 있었겠지만 안 그런 게 태반인 듯 ;;
어쨌든 고스트 라이터는 보관함으로 ^^

하이드 2011-01-2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고스트 라이터는 재미있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