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10월 언제, 어떻게 다 갔지? 말해봐, 10월 언제, 어떻게 간거야?
이걸 매일, 매주, 매월 평생을 반복하는 중증의 병이 있다. 수십 년 동안 야심차게 장만한 다이어리를 1월이 채 다 가기 전부터 외면하기도 수십 년, 그 시간들을 보내고, 다이어리를 제법 부지런히 쓰게 된 지 몇 년이 되었다. 그러니, 다이어리를 보면 된다. 10월이 어떻게 갔는지. 매일 저녁 하루를 돌아보고 (회고 질문 필요하다. 회고 다이어리가 잡다구리 글이 되어 가고 있어.) 뭐 했는지 보고, 매 일요일, 지난 월 - 토의 회고 일기들을 보며 한 주를 돌아보고, 다음 주를 계획한다. 월도 마찬가지.
과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오늘과 내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기억하고 싶고, 잊고 싶지 않은 과거들이 생겼다.
그래서 더 열심히 기록하려고 한다. 아직도 뭔가를 매일 하는 것은 힘들지만. 주 단위로 나누면 할만하다.
10월은 1일부터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천 보 인간에서 삼천 보 인간이 되었고, 잠을 더 많이 자려고 노력하고, 기록하게 되었다. 근데, 잘 걷고, 잘 자는 것이 제일 기본이고, 제일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건만, 잘 걷고, 잘 자는 것은 딱히 성취감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너무 기본이라서 그런가봐.
10월 매일 미루고 미루었던 알라디너 TV 를 올렸다. 와.. 1분도 안 걸리는거, 그거를 30일을 미루다니.
리뷰도 오늘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10월의 이 은은한 둥실둥실이 뭐 때문일까 생각한다. 쉬는 날 없이 주7일 일하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근데, 이전처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주7일이 아니라, 주 40시간이 될까말까한 귀여운 주 7일이다. 그렇다고해도 영향 미칠 수는 있겠고. 주7일 전에는 주 25시간이었으니깐, 그레타 툰베리의 <기후책>을 읽고 있어서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알고 있었지만, 조목조목 더 잘 알게 되어서, 지금 지구가 다 망할거라니깐~~ 아니, 지구는 괜찮고, 인간이 망할거라니깐~~~
종말기의 현실로 들어섰는데, 나는 또 초긍정 인간이라서 내 최대한의 대처는 오늘을 잘 살자. 오늘하고, 내일을 잘 살자. 매일 행복하고, 안온하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주변을 할 수 있는 만큼만 돌보면서 이런 모드다. 이렇게 극과 극이 부딪히니, 둥실둥실한 기분? 해탈한 기분? 안 그래도 감정 업다운이 줄어든 터에 더욱더 그렇게 내가 흩어지고 있는 기분이다. 그래서 더 일기! 기록! 이러고 있는 것 같기도. 2024 다이어리 9개다. (그 중 두 개는 작년부터 쓴 5년 다이어리와 올해부터 쓴 3년 다이어리지만) 리딩 다이어리, 일 다이어리, 해빗 트래커, 데일리 회고 다이어리, 모닝 페이지,식단/건강 다이어리, 북마크/메모 다이어리. 이렇게 일곱 개야. 거기에 고양이 기록 3년 다이어리 (주로 말로 약 챙기고, 병원 가는 것 쓰고 있다) 밤 일기 5년 다이어리, 요즘은 영어로 쓰고 있다.
SOW - ancient 는 지난 주 목요일에 마무리했다. 챕터 요약을 다시 요약해서 한 줄 요약으로 투비에 올릴 생각이다.
Front Desk는 이번 원서 낭독 도서가 되었다. 어제 시작. 아니, 알라딘 서재에서도 Fronot Desk 읽고, 원서 낭독 도서도 Front Desk네? 아, 내가 부지런히 추천하고 다녔지. ㅎㅎ 좋아. Front Desk도 챕터 썸머리 하다 만거 있다. 이번에 마무리 해야지.
알라딘 다이어리 중 2단 탁상 달력이 끌린다. 3개월 놀티 달력 사고 싶었는데, 다르긴 하지만, 비슷하게 쓸 수 있을듯.
그리고, 고양이와 독서 명화 벽걸이 달력. 적립금 3천원, 4천원 모이면 그제야 한 권씩 사는지라 5만원이나 국내도서 산다고? 버겁지만, 이제 희망도서 신청도 거의 마감되어서 읽고 싶은 책은 사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김에 달력도 챙기고.
오늘 아침에는 오경철의 <편집 후기>를 읽으면서 내내 코끝이 찡하고, 울컥하고, 눈물이 찔끔 났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쓴 글들을 모았다고 하는데, 나는 왜 일 끝나면, 텐션만 올라가고, 뭔가를 할 의지가 빵이 되고, 일기도 겨우 쓰고, 하지말아야 할 야식 먹는거만 겨우 하는 걸까. 나도 지금 하는 일들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밤에 하면 좋겠는데, 밤 에너지, 어디 갔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에너지가 100이었다가 저녁 되면 0이 되고, 가끔 10-20이 남는 그런 거 하지 말아야지.
적응의 동물이라, 시간 많은 것을 너무 맘껏 쓰고 있느라 두세시간 외출 (차로 도어 투 도어라도) 도 아, 오늘 힘들어 되버림.
외출이라봤자 도서관 아니면, 동물병원밖에 없는데 말이지.
요즘 제주는 정말 너무나 아름답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몽실몽실, 야자 나무는 반짝반짝, 가로수의 단풍도 반짝반짝, 귤나무에 귤들이 주렁주렁, 먼나무, 마가목, 피라칸다의 주황빛 열매가 주렁주렁.어디를 봐도 바다, 큰 하늘, 오름, 검은 돌담과 풀과 나무와 꽃과 과일과 열매와 새들.
좀 둥실둥실 떠도 되나. 모르겠네. 안될 것도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