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눈 떠 침대에서 딩굴거리다가 말로 약도 늦게 먹이고,
어제 저녁에 슈퍼바이백도 신청한다는거 놓치고 (하루키 매입불가 실화냐)
어제 양이 항생제 먹이고 놀아주는 것도 안 하고, 낭독 모임 끝나자마자 잠깐 눈 붙이고 해야지 해야지 하고 거실 소파에 누워서 아, 발시렵다 발시렵다 하다가 12시에 잠 깨서 벌떡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자버렸어.
토요일, 일요일 신경 쓸 일, 몸 쓸 일 있었고, 월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고, 그러니, 하루 신경 쓰거나 몸 쓰면 다음 날 널부러져 줘야 하는데, 토,일,월 연속으로 그래서 그랬나봐. 라고 나 자신에게 관대한 나.
아니, 근데, 에너지 레벨을 좀 잘 챙겨야겠다 싶다.
에너지 레벨이 훅훅 떨어져서 그러니깐, 에너지도 안 써 버릇하면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낮아지는거다.
혹은 무리해서 땡겨 쓰거나. 그 균형을 살면서 맞추게 되는 날이 올까?
지금이 그냥 적당히 잘 쓰고 있는건지도 모르지. 근데, 마음은 무리하던 날들을 완전히 떨치지 못해서 나 자신을 게으름뱅이로 여기고 있는거고.
무튼, 중요한 건, 할 일을 미루지 않아야 한다. 미루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지. 아침 설거지하다가 갑자기 결심하고,
아침부터 컴퓨터 켰는데, 네이버 장보기로 4만원 맞춰서 열심히 담다가 아니, 지금 꼭 필요한건 그릭요거트 뿐인데, 어제 챌린지로 받은 편의점 쿠폰 써서 편의점에서 그릭요거트나 사오자. 하고, 이미 침대에서 한 시간 동안 트위터 봤건만, 컴퓨터 앞에 앉아서 또 트위터에 로다주가 어쩌고 엠마 스톤이 어쩌고 마이크로 어그레션이 어쩌고 하는거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네.
온전한 하루가 내 앞에 남아 있으니, 지금 부터 하면 된다.
플래너 쓰고, 할 거 하나씩 지워가야지.
오늘 하루 어떻게 썼는지 오늘 밤에 돌아봐야지.
토일월 에너지 많이 썼으니 오늘 늘어질, 아니 쉴 타이밍인가. 늘어진다는 말 나 자신한테 쓰지 말기.
어제 어정쩡하게 쉰 것 같다. 아닌가 많이 쉬었나? 일도 가장 많은 날이었고, 밤에 낭독 모임까지 했으니 쉰 건 아니지.
그럼 오늘 쉴 타이밍인가? 쉬는 것도, 할 일 하는 것도 착착 하고 싶다. 돈 자원은 없어도 시간 자원은 많잖아.
장 보고 싶어서 어제는 이마트몰, 오늘은 홈플몰을 들락거렸는데, 사고 싶은데, 참는 중이라고 메세지 보내자마자
엥, 그릭요거트 빼고 지금 안 사도 되는거네 싶었다. 메세지 보내고 나니깐 물욕이 흩어졌어. 굿 - 1+1 만두만 세 봉 담았더라고.
올 해 재정비의 해라고 얼마전에 생각했는데, 인터넷 돌아다니다 오행 보니깐 길고 긴 오행 위주 사주가 모두 '재정비'에 포커스라서 신기했다. 내가 화 많고, 금이 맥스고, 수,목이 빵인데, 화, 금이 많은 사람, 수, 목이 없는 사람 특징이 나랑 너무 맞아서 그것도 신기했다. 사주는 매년 신비로에서 봤지만, 오행 위주 설명은 처음 봤다. 아무리 내가 무의식적으로 끼워맞춘다고해도 아, 이건 나 아는 사람들이 보면 너무 나라고 생각했겠는걸 싶은 정도다. 나는 뭐 좋은 이야기만 챙기고, 사주 보면 언젠가부터 늘 좋은 이야기, 작년에도 좋았는데, 올해 더 좋네. 이런식이라서 유일하게 나쁜점은 아,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생각 드는 것뿐이다. 작년에 비해 나아졌나 싶으면 매일은 모르고, 이렇게 오늘, 지금처럼 맨날 미루다니, 한심아, 미루지 않는 어른이 되어라. 하고 있지만, 매년 나도 주변도 나아지고 있으니 올 한해도 새삼 기대된다.
이 정도면 아침 다짐 끝. 하루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