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 히메네즈 'Just for the Summer' 


달리기 하면서 다 들었다. 지금은 The Sythe 들으며 달리는 중. 


컨템퍼러리 로맨스를 끝까지 읽은건 되게 오랜만인데, 재미있다. 애비 히메네즈 더 읽어봐야지. 


아동 학대 관련 트리거 워닝 있는 소설이다. 

엄마가 여주인공인 엠마를 어릴때부터 방치함.. 엠마는 트레블 널스로 베프인 매디와 함께 단기 계약하며 미국 곳곳을 다니는데, 다음 계약지는 하와이다. 


레딧인가에 올라온 글을 보고, 글쓴이, 저스틴, 남주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결국 남주가 있는 미네소타로 계약지를 옮겨서 데이트를 하게 된다. 



저스틴은 자기가 사귀는 여자마다 자기랑 헤어지고 나면 소울메이트를 찾는 저주에 걸렸다는 글을 올렸고, 엠마가 자기도 그렇다며 메세지를 보내고, 호감 쌓아가다 저주 풀기 위해 서로 데이트 해보자고 해서 시작하는 관계. 


저스틴의 엄마에게도 이슈 있다. 계약차 만나자고 했지만 (핑계였지. 처음부터 알 수 있었어) 사랑을 인정하게 된 이후에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 책은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사람을 믿게 되는 엠마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소재만 보면, 나에게 불호인 것들이 많다. 그동안 컨템퍼러리 로맨스를 읽다만게 이런 저런 불호 요소들 때문이었는데,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쭉 읽힌다. 처음부터 끝까지 꽉 짜인 플롯으로 잘 쓴 글. 매력적인 캐릭터들. 로맨스 소설 읽은지 오래되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상상을 벗어나는 부분들이 많았고, 들으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들도 생겼다.


원서 읽기 하시는 분들 있으면, 이 책 추천합니다~ 주인공이 간호사지만, 의료 용어는 거의 안 나옴. 

예상치 못한 의료 용어들로 어려웠던 책, '원더', 조안 디디온 '상실' 


내가 불호를 넘어설 수 있을만큼 책이 좋긴 했지만, 읽는 사람 따라 다른 감상이 나올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불호를 넘어선건 남주 '저스틴'이 판타지 같아서 그렇지. 흠이라고 생각했던 것마저. 


오늘도 즐거운 여름 달리기를 했고, 그동안 6키로 달리다가 7월이니깐 7키로 달려봤다. 

구름다리 계단도 오르락내리락 해보고, 재미있었다. 어제보다 빠릿하게 움직였고, 어제는 저녁잠 안 자고 책도 읽고, 리뷰도 쓰고 유익했네. 오늘도~ ㄱㄱ




날이 덥고 습하니깐 심박이 진짜 잘 안 떨어져. 더 천천히 달리고, 한번씩 걷기도 하면서 페이스 조절하고 있다. 

오늘은 계단도 오르고, 횡단보도에서는 일부러 전속력으로도 달려보느라 140 넘었네. 




달리다보면, 관성처럼 그냥 오디오만 들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달리고, 시계 보면서 심박이랑 시간 정도만 체크하게 되는데, 그렇게 달려서 길가에 흐드러진 짙은 치자꽃 향기 속으로 뛰어드는 느낌이다. 치자꽃 향이 진짜 달콤하고, 진하거든요. 


오늘 달리기하면서 꿩 한 마리, 초록뱀 한 마리, 지네 한 마리, 지렁이 오십 마리, 새(멧비둘기, 참새, 직박구리, 박새? 등) 이백마리, 날벌레 오백마리, 개미 수천수만마리, 사람 두 명 봤다. 개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종종 보는데, 더워서 그런지 안 보여. 

여름 달리기 하는 사람 한 명 봤고, 여름 러너들은 서로의 힘과 응원이 되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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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5-07-0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 보셨어요?ㅠㅠ 하긴 저도 처음으로 뱀을 본 곳이 제주도였어요. 제주도에서의 달리기😍넘 낭만있는데 뱀이 툭 끼여들면 으악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하이드님 제주도 사시는거 넘 부럽습니다

하이드 2025-07-04 09:52   좋아요 0 | URL
ㅎㅎ 숲에 가면 뱀 조심, 맷돼지 조심 이런 표지판 꼭 있지요. 저는 길에서 봤지만..
 
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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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닐 셔스터먼의 책 세 권을 병렬독서 중이다. 지금 계절에 잘 어울리는 <드라이>, 닐 셔스터먼이라는 작가를 알게 해 준 <수확자> 그리고, 이름만 보고 사 두었다가 번역본 나와서 출판사 이벤트 신청해서 받게 된 <언와인드> 


내용도 모르고 있다가 서평단 도서를 받아보고 보게 된 책소개가 충격적이었다. <드라이>는 있을법한 이야기이라서 디스토피아 소설이지만, 리얼리스틱 픽션에 가깝다고 느껴졌고, <수확자>는 인간이 죽음을 정복한 후의 세계에 대한 물음이어서 SF로 읽힌다. <언와인드>는 지금도 일부 가능한 장기 이식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그러나, 책에 나오듯, 소설보다 더 잔인한 일들을 뉴스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셔스터먼의 이야기들은 굉장히 자극적이고,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캐릭터와 플롯이 전형적이지만, 그 틀을 자주 벗어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생명법과 황새법 중 생명법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를 낳고, 원하지 않을 때, 13살에서 18살이 되기 전까지 언와인드 할 수 있다. 언와인드하기로 서명하면 되돌릴 수 없고, 언와인드 되는 아이들은 '하비스트 캠프'로 보내진다. 셔스터먼의 <수확자> 가 죽지 않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수확한다 gleaning고 한다. 그리고, 여기 언와인드 아이들은 하비스트 캠프, 수확 캠프로 보내진다. 18살까지 살아 남는다면, 언와인드 되지 않는다. 언와인드 되는 아이들의 모든 장기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식된다. 그것을 세상에 도움되는 삶의 새로운 방식으로 포장한다. 생각할 수 다양한 사연의 언와인드 아이들이 있고, 그 중 분노 조절이 힘들고, 충동적인 문제아 코너는 도망가게 되고, 도망치는 와중에 보호소 출신의 언와인드 리사와 십일조로 바쳐지는 언와인드 레브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황새법에 따라 누군가의 현관에 버린 아이를 코너가 자신의 과거 트라우마와 얽힌 충동으로 데려오기도 한다. 여기 나오는 황새법은 아이를 황새가 물어다준다.에서 나오는 그 황새법이다. 황새법에 의하면, 집 문 앞에 데려다 놓은 아기는 무조건 키워야 한다. 아기를 문 앞에 놓다가 들키면 다시 데려가야 한다. 코너와 리사는 언와인드로부터 도망치고자 하지만, 레브는 코너가 도망치다가 처음에는 인질로, 나중에는 도주 과정에서 죽음을 야기한데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구해주기로 마음 먹어서 합류하게 되었고, 열명의 아이 중에 십일조를 위한 마지막 아이로 키워져서 사명감을 가지고 언와인드 되기로 한다. 초반에 가장 크게 변화를 겪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하비스트 캠프대신 이들이 도주하다 도달하게 되는 곳은 '묘지'이다. 

재미있는 사건들로 꽉꽉 차 있지만, 그 사이에 질문거리들이 엄청 많아서 등장인물들로 윤리적 사고 실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수확자>도 그렇고, 이 책도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만큼 비판적 읽기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500페이지 가까운 분량에 열린책들 특유의 빡빡편집인데, 정말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성장 소설 좋아하는데, 시리즈의 남은 세 권에서 코너와 리사, 레브의 성장을 따라가는 여정이 기대된다. 


"코너는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끝나는 싸움을 벌이고 싶은가? 코너에게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을지 모르지만 살인자는 아니다. 그래서 그는 성질을 다스리며 태연한 척 군다. 


이것은 코너에게 새로운 영역이다.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싸움꾼이 이건 반칙이라고 소리를 질러 대지만, 꾸준히 강해지고 있는 그의 또 다른 면은 이 조용한 힘의 행사를 즐긴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힘이라는 걸 알아 간다." (225)


여름휴가 추천 페이지 터너 소설! 




"좋아." 코너가 말한다. "머리 터질 때까지 생각해 봐. 근데 내가 하고 싶은 생각은 하나뿐이야. 

 열여덟 살까지 살아남는 것."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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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름 달리기는 치자꽃 냄새, 미선나무 꽃 냄새, 짙은 풀 냄새, 나무 냄새. 


지난 주에 덜컥 더워져서 달리면 안 되겠다 싶어, 일요일 숲달리기도 취소했더랬다. 아니, 근데, 덥다고 여름 내내 안 달릴 수도 없다. 10월에 20키로 트레일 러닝 대회 나가는데, 한 번도 뛰어본 적 없는 거리, 그것도 트레일 러닝. 


일단 뛰어보고, 컨디션 봐서 들어와야지. 하고 뛰기 시작했다. 새벽이고, 밤이고, 체감 온도는 29도에 육박했고, 습도는 장마도 아닌데, 90프로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해 뜨고 나면, 기온 더 올라가고, 습도 80프로 정도까지 내려오는듯 하지만, 땡볕에 뛸 자신은 더더욱 없어서, 새벽에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 월요일부터, 하반기 시작, 새 마음으로 아침 달리기 시작했다. 방학이라 근처 학교 트렉도 열려서 해 뜨는 시간, 트렉 열리는 시간(6시) 맞춰서 한시간 달리기 시작. 10분 달리면 트렉 도착. 50분까지 트렉 달리기, 집으로 돌아오면 한시간 걸린다. 평소에는 심박 130대로 저강도 훈련, 슬로우 러닝 하려고 하는데, 더워지고 나서 심박 더 안 떨어진다. 130 초반 나오던 구간 130 후반에서 140 초반 나옴. 케이던스만 맞추고, 제자리 뛰다시피 하면서 좁은 보폭으로 최대한 130대 맞추어서 뛰고 있다. 그러니깐, 이건 무리하지 않기 위한 안전벨트 같은거다. 이렇게 며칠 뛰고 나니, 29도도 90% 습도도 안 무섭고, 힘들지 않고, 할만하다. 


트위터에서 어느 귀인분께서 "여름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가을이 왔을 때 팍 떨어진 심박수로 보답을 받음" 이라고 쓴 글을 봤고, 아, 정말 동기부여 최고. 안 그래도 아침에 달리기 하면서, 그래도 이렇게 더울 때 달리기 꾸준히 하면, 선선해지면, 더 잘 달릴 수 있게 되겠지. 이번 주는 욕심내지 말고, 여름 달리기 적응 주간으로 하기로 했는데, '가을이 왔을 때 팍 떨어진 심박수' 라니, 정말 설렌다. 


며칠 하다보니 루틴도 잡혔다. 4시쯤 일어나서 하루 계획 세우고, 책 좀 보고, 냥이들 밥 챙기고, 환기하고, 커피 반 잔 마시고 (한 잔 다 마시면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어서 안 됨) 5시반부터 달리기 나갈 준비하고, 쓰레기나 재활용 챙겨서 나가서 버리고, 달리기 시작하는 시간이 5시 45분. 달리기 하고 들어오면 7시. 바로 씻다가 쇼크로 죽을까봐 (괴담인지도 모르겠지만) 땀 말리고, 냉장고에 넣어둔 남은 커피 반 마시면서 달리기 기록을 기록한다. 


샤워하고, 화장실 청소하고,  빨래하고, 숲냥이들 밥 주고, 청소기 돌리고, 일 준비 좀 하다보면 11시 된다. 요즘 방학이라 11시부터 4시까지 리딩. 4시 끝나고 나서부터는 시간 잘 못 쓰고 있고, 저녁 먹고, 늘어져 있고, 책 좀 보다 일찍 자버렸다. 잠은 완전 푹잠 자고 있다. 11시 전에도 책 좀 더 읽고 싶고, 4시 이후에는 에너지 많이 소진된 상태니 무리하지는 않더라도 뭐라도 해야 하는데, 요 며칠은 저녁 먹고, 저녁잠 자고, 깨 있다가 또 자버려.. 


이제 루틴도 좀 잡힌 것 같아서 오늘부터는 좀 잘 보내봐야겠다. 먹고 그만 누워.. 달리기 선수가 아니라 스모 선수가 될거야? 


작년 이맘때의 나에게 너는 내년 여름에 29도 90퍼 습도에 새벽에 일어나서 한시간씩 달리게 된다고 한다면, 웃기지도 않았을 것 같다. 생활 걸음 하루 200걸음이던 나.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5월에 슬로우러닝 시작하고, 130대 심박 맞추면서 9분대였던 페이스가 12분 페이스가 되었는데, 한 달여만에 10분 페이스 들어왔고, 더워지면서도 아직 10분 페이스 유지하고 있다. 트렉 가는 길과 트렉 옆에도! 치자와 미선나무가 많아서 짙은 꽃향기 속으로 달려나가는 것 같고, 장마도 아닌데 도로로 나온 지렁이들 구조도 하고, 하늘이 너무 파랗고 (그만 파래..) 초록은 선명도 높인 것처럼 명료한 초록이다. 


책 읽는게 일이고, 취미이고, 공부인 사람이 달리기 하면 너무 좋은 것 같다. 머리에도 눈에도 

1월달부터 슬슬 달리기 시작해서 본격 달리기 시작한건 3월인데, 아직까지 (당연히도) 계속 새롭다. 체력도 좀 쌓이는 것 같고. 체중은 그대로다가 요즘 땀 많이 흘려서 좀 줄긴 하는 것 같아서 물 많이 마시려고. 


올 여름은 열심히 달리면서 '여름 달리기'의 아름다움을 만끽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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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7-02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가을이 왔을 때 팍 떨어진 심박수로 보답을 받음‘ 너무 좋네요.

저는 그런데 여름 달리기는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데 겨울 달리기는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봄이 되어 달리기 다시 시작했을 때 많이 힘들었어요. 이제 겨울에는 런닝 머신 위라도 뛰어야겠다 생각하는데 런닝 머신 너무 재미없는데.. ㅠㅠ

아무튼 달리기 화이팅 입니다!!

하이드 2025-07-03 10:25   좋아요 0 | URL
그죠? 전 겨울 좋고, 여름 힘들었는데, 올 여름은 달리기 하면서 잘 보내겠어요. 겨울 달리기는 제가 좋아서 달리는거지만, 여름 달리기같은 메리트 없고, 부상 위험 높고 그러네요.

카스피 2025-07-03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날씨가 폭염이라 산길을 달리시더라도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하이드 2025-07-03 10:25   좋아요 0 | URL
그죠. 산길은 그래도 시원하긴한데, 벌레 천마리 만마리 있을까봐 좀 걱정되긴 해요 ㅎㅎ
 
그 개와 혁명 -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예소연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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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 에서 따온 제목 맞다. 


나는 굳이 한국 소설이 싫다는 말을 꽤 자주 하고 다녔다. 내 기준 안 읽는거고, 사람들 얘기하는 책들은 궁금해서 다 읽어보긴 했다. SNS에서 한녀 문학 플로우와 안다무 (안온 다정 무해) 플로우를 보면서 관심이 생겨서 본격 찾아 읽기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 꺼려지는 마음이 있지만, 좋아하는 작가들도 생기고, 내가 '싫다' 라는 말 속에 숨겨둔 마음이 뭔지 생각 중이다. '위픽' 시리즈 읽으면서 한국 문학에 대한 거리감을 많이 줄이기도 했다. 


그렇게, 이것 저것 사람들 얘기하는 책들 찾아 읽다가, 가장 최근 플로우로 한국 소설 이제 안다무는 지났고, 다양한 소재의 다양한 글들 나온다.는 글 보고, 그래? 그런 것 같긴 했지. 그렇다면, 요즘 나오는 소설들 읽어볼까? 하고 찾은 것이 수상작 모음집이다. 


젊작상(젊은 작가상) 은 종종 봤는데, 이상 문학상은 정말 오랜만에 읽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좋았다. 단편들도 좋았고, 단편에 대한 작가의 말과 인터뷰도 좋았고, 심사위원들 말과 수상작을 고르는 과정의 이야기들이 나온 것이 좋았다. 한 해동안 나온 300여편의 한국 단편소설들 중에 예심 결과 30여편을 뽑고, 그 중에서 여섯 편을 뽑았다. 예소연의 <그 개와 혁명>은 만장 일치 대상이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축제 같아서, 한국 소설에 대한 애정이 조금 더 생겼다. 


<그 개와 혁명>은 저자의 아버지 간병 경험이 녹아 있는 이야기이다. 책 속에서 운동권이었던 엄마와 태수씨. 그들의 친우들, 혹은 동지들. 그리고, 개. 김기태의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도 생각나고,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생각났다. 간병 돌봄과 장례식 이야기인데, 우울하기보다 위트 있다. 운동권인 태수씨와 페미니즘 이야기 나오는 것도 세대간 이야기도 좋았다. 짧은 단편에 재미와 의미와 다양한 이야기와 개가 꽉꽉 눌러져 있는데, 무겁지 않고, 가벼워서 좋았다. 


다 좋았지만, 인상적이었던 단편은 서장원의 <리틀 프라이드> 와 최민우의 <구아나> 두 작품 다 주인공들의 수치와 모욕감, 열등감, 등이 단순하지 않게 읽혔다. 


이 작품집에 나온 작품들 모두가, 우리나라의 지금을 반영하고 있다. 이래서 한국 소설 읽는구나 싶기도 했고, 왜 좋은지, 왜 싫은지도 좀 알 것 같았다. 안다무의 유행은 지나갔다는 이야기에는 반 정도만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베이스가 좀 안다무야. 언제부터 그랬지? 더 예전 소설, 안다무 이전의 소설들을 읽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안다무가 싫은건, 안온하고 다정한건 과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책에서 읽다보면, 수동적이고, 체념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을 때가 많아서이다. 무해한건 그게 당연한거여야 하는데, 굳이 무해를 찾게 만드는게 싫어서이다. 


여튼, 소설만큼이나 분량 많았던 대담, 작품해설, 심사평은 나 같은 새로운? 독자를 끌어오기에 좋은 시도였던 것 같고, 한국 단편 소설들을 더 부지런히 챙겨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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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즐거운 책 검색 시간이 거대 쓰레기더미에 뒤덮힌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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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5-06-23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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