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보이지 않는 것과 싸워야 합니다. 싸운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엉키고 부딪쳐, 서로가 서로를 열렬히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일입니다. 충분히 먹은 뒤 대상과 나 사이에 알이 슬 때까지 기다리고, 그 알을 부화시키는 일입니다. 언어는 잠든 고양이처럼, 혹은 밤의 등고선처럼 당신 발아래 엎드려 있을 것입니다. 척추를 둥글게 하고 예민한 발톱을 숨긴 채 잠들어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얼마나 능숙하고 노련한가에 따라 언어는 자신을 보여줄 것입니다. 당신이 언어를 믿지 못한다면 언어 또한 당신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뛰어나가는 말들을 잡으려고 하지 말고, 잡아서 축 늘어진 언어를 종이에 데려오지 말고, 그냥 따라가세요. 마구 달려 함께 뒹굴고 춤추기 바랍니다. 언어를 의식하지 말고, 언어가 되세요. 활달하게 춤추세요. 그리고 다음날, 그리고 다음날, 그리고 다음날,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세요. 냉정한 시선으로 아름다운 장면만 골라 살려두고, 모두, 죽여버리세요. "  










박연준 책을 꽤 많이 읽었네. '소란'이 너무 좋았어서, 문장문장들을 다 꼭꼭 담아두고 싶었는데, 지금 읽으면 다를까. 

이제 더 이상 그의 말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장르소설을 좀 읽었잖아. 작년까지만해도 사회학 책 읽는 버릇이 안 들어서 잘 안 읽히고, 여러번 읽어야 알아먹겠다 했는데, 어떻게 이십여년간 미쳐서 읽던 장르에서 거의 전혀 읽지 않던 장르로 이렇게 휙 돌아설 수 있는걸까. 좀 못 믿겠지만, 그 예가 나라서 안 믿을 수가 없다. 


재미있는 책은 여전히 재미있지. 나는 소설을 참 잘 읽는 사람이었는데, 오랜만에 읽는 재미난 소설에서 느낀 기시감은 내가 작년에 '가부장제의 창조' 읽으면서 느꼈던 그것. 집중하고 몰입하게 되기까지 시간 걸리고, 읽는데, 좀 애써야 했다. 아예 못 읽게 되어버린건가?! 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었고! 


책 많이 읽는 사람이 빨리 읽고, 잘 흡수한다. 장르 소설만 그 규칙이 있어서 다른 책보다 서너배 빨리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어떤 분야이든 많이 읽어서 그럴 수 있었던 것. 


요즘 많이 읽은 분야는 심리학, 자기계발, 경제/경영, 사회학 책들인데, 이 분야의 책들과 문학을 동시에 심취해서 읽을 수 있나 궁금해졌다. 뇌의 각각 다른 부분들이 담당할 것 같고, 그게 동시에 되지는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둘 다 많이 읽으면 둘 다 잘 읽으려나 싶기도 하고. 


여튼,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다. 전혀 읽지 않던 분야의 책들로 독서지형이 변할 수 있다는 것. 

기존 읽었던 소설의 미소지니를 좀 못 참게 된 영향도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독서 분야가 변했어. 


언젠가는 생물학 책들도 읽게 될 수 있겠지.. 


 다 못 이읽고 보내며.. 식물의 죽살이.. 







이전에는 못 읽었던 뇌과학 책도 너무 재미있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뇌과학 책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 









박연준의 책들은 다 예쁘다. 이 책도 예쁘다. 안에 일러스트도, 상큼한 라임 표지도. 










" 그 시절 나는 밤낮으로 시쓰기에 매진했으니, 개인적으로 닥친 백스무 가지의 불행들은 견딜 만했다. 시에 대한 내 정염( 진정, 정염이었다) 에 소소한 불행들은 불타 사라졌다. 불행의 재를 찍어 시를 쓰던 시간들은 즐거웠다." 


" 당신, 이게 최선이야? " 슬쩍 물으니 영문을 모르는 당신, 아니, 누군가에게 자상해지는 일, 이게 최선이냐고 다시 묻는다. "이게 최선이야. 정말." 텔레비전에 시선을 고정한 채 천천히 답하는 당신, 뒷모습. 그것도 위에 앉아서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별안간 짠진다. 그렇구나. 지금으로선 이게 당신의 최선이구나. 그 생각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내겐 부족하지만 그에겐 최선인 상태가 있을 텐데, 몰랐다. 기준이 늘 나였기 때문이다. - 229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거대 기업에는 확고한 시스템과 주먹구구가 동시에 존재한다. 테라노스는 거대 기업이 아니지만, 그렇게 될거라 믿었던 많은 사람들 덕분에 기업가치 10조원에 실리콘 밸리의 유니콘이 될 수 있었다. 그 믿음을 견인한 것은 제2의 스티브 잡스, 제2의 빌 게이츠로 불리던 20대의 카리스마 CEO 엘리자베스 홈즈였다. 시스템은 없었고, 주먹구구만 있었다.

 

어떻게 이런 사기극이 가능한가 생각해보면, 이름 빌려주며 주식 받고, 명예 어쩌구 자리 차지하는 유명인들. 공익에 기여하고 싶다는 기업가 정신이 기반한 나라에서 그 비전을 팔아 먹음. 맘 먹고 속이고자 하는 이에게 속아넘어감.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음.  

 

정말 이상한 회사였다. 기밀 유지를 무기로 텅 빈 집에 인류의 미래가 있는 것처럼 속여서 인재들을 끌어들이는데, 그 인재들은 당연히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챈다. 이슈를 제기하고, 짤린다. 이것의 무한 반복. 절대 충성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다고 느끼면 즉각적으로 공격 한다.

 

동서양 막론하고, 사람 건강 관련된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 했는데, 생명을 상대로 하는 일에 대한 윤리가 없고, 그럴듯한 비전만을 가지고 있다. 보이는 것 외에 대부분의 모든 것이 사기인 모럴 헤저드 상태로 십여년을 끌어가며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고, 미디어의 총아가 되었다.

 

피 한 방울로 집에서 편하게 수백가지 질병을 알아낼 수 있다.  이 비전을 대차게 팔아먹었다. 테라노스를 돕고, 테라노스에 투자한 유명인들 중에는 이 비전을 보고, 끝까지 테라노스를 지지한 자들이 있다.

 

엘리자베스 홈즈의 첫인상은 활발하고, 밝은 성격의 젊은 여성,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적이고 이상적인 기업가의 자질을 가진 카리스마 있는 리더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녀를 만나면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과 열정과 목소리에 놀라고 빠져들었다고 한다. 

 

저음의 목소리에 놀랐다고 하길래, 목소리가 어떻길래 싶었는데, 엄청 저음이다. 그녀는 평소 목소리를 숨기고, 저음의 목소리를 꾸며 냈다. 잡스를 선망하여 검은 폴라티와 검은 바지를 입었다. 애플 광고사를 찾아갔고, 잡스 전기를 보고, 매 주 수요일 그들과 미팅했다는 것을 따라했다. 매 주 수요일 광고회사와 미팅함. 스티브 잡스처럼.

 

결말을 알고 보는 실화 바탕의 논픽션임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믿을 수 없는 에너지의 대사기꾼 엘리자베스 홈즈와 그녀의 연인인 이쪽은 누가봐도 정말 이상한 서니라는 인도계 남자가 나온다. 영화화된다고 하는데,  실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픽션이라고 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테라노스의 사기를 밝히려던 똑똑한 인물들이 모두 짤리고, 고소로 협박당하다가 결국 월스트리트의 존 캐리루에게 내부고발이 전달되는데, 정말 짜릿하다. 역시 실화 기반인 영화 스팟라이트 생각이 많이 났다.

 

십여년간 이어진 동시대의 대사기꾼 이야기로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물 예찬
예른 비움달 지음, 정훈직.서효령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식물. 예찬.

 

나는 늘 식물과 함께 살았다. 아버지는 삼십년을 넘게 봐도 풀잎파리 같기만 한 난을 애지중지 키웠었고, 우리 집에서 식물은 서열 1위였다. 여름에는 선풍기, 겨울에는 난로를 독점했지. 본업이 있음에도, 가족과 함께한 시간보다 식물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다. 가족 중에 아무도 난을 좋아하지는 않았고, 지금도 그렇지만.

 

스무살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이 유일하게 식물이 없었던 시기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꽃을 하게 되면서 다시 식물과 함께 하는, 이번에는 밥벌이로 함께 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역시 식물을 준밥벌이로 하는 것은 맞는데, 처음으로 내가 좋아서 식물들을 집에 들여놓게 되었다. 돈 벌기 위한 것이 아닌, 내가 좋아서. 예전에 셀링포인트였던, 실내에서 잘 살고 쑥쑥 자라고 비싸지 않은 초록 식물들이다.

 

키우기 좋고, 예뻐서 잘 팔리는 것이었던 식물들을 집에 들여놓고, 식물 물주기가 일상이 되었다.

 

집안 곳곳 초록 식물들이 있고, 이미 고양이는 있는 내게, 이 집은 완벽하다.

 

저자는 식물과 빛을 들이는 것은 자연을 들이는 것, 자연스러운 것, 현대인이 잃고 있던 것이라고 말한다.

북유럽에서는 햇빛이 모자라는지, 식물과 함께 자연의 빛(식물등)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고, 북유럽에서도 식물 맨날 죽이는지, 가장 키우기 쉬운 식물 (표지 사진의) '스킨답서스'를 정답으로 내밀고, 3주에 한 번씩 물만 한 번 줘봐바.를 말하고 있다.

 

식물 키우는 것이 정말 좋거든요. 정말 좋아요!

 

식물 생활이 좋은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바인데, 나사의 공기정화 프로젝트 연구자들, 생물학자들과의 연구와 교류로  그 연구들을 함께 했던 저자이다.

 

 

" 30년도 더 전에 내가 직업을 바꾼 이유는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숲속 통나무집에서 살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그전까지 살던 대로 계속 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때까지 해왔던 방식과는 다른 식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것과 사명과 직업을 일치시킨 좋은 예이다. 식물벽을 전파하는 저자의 일은 분명 '공익'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식물이 실제로 신체 건강에 좋은 것, 그리고 정신 건강에 좋은 것.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은 함께 가는 것이고, 식물은 그 두가지 모두에 기여한다.

 

"생물학에서는 가장 강력한 힘이 늘 가장 큰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살아있는 생물학적 체계를 바꿀 경우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결코 예측할 수 없다. 생물학적 체계는 복잡하다. 아주 작은 변화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드시 직접적으로는 아니어도 진행 중인 과정을 통해서라도 말이다.

산림욕을 연구한 일본학자들도 이와 비슷한 점을 발견했다. 산림욕 사진만으로도 실험 대상 집단의 혈압이 낮아졌던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아주 좋아했던 이야기.

 

숲속 공기 식물 벽의 효과는 "아주 작은 뭔가가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진다" 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아주 작은 뭔가가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지고, 그건 집에 화분 하나 들이는 것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아주 작은 뭔가를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지게 만드는 과정. 식물 예찬뿐 아니라 다른 모든 일에도 적용되는 일이 아닌지.

 

또 좋아했던 이야기.

 

"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일에서 '건강한 성장'은 크기가 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균형잡힌 발달과 무성함이다. 이는 식물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균형잡힌 발달과 무성함.

 

중요.

 

 

마지막으로 실내에서 잘 크고, 예쁘고, 무성하고, 저렴한,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질 수 있는 식물들을 추천해본다. 북유럽에서도 한국에서도 '스킨답서스'는 잘 자라지만, 꽃가게 5년 경험으로 잘, 많이 팔았던, 강한 식물들이다.

 

식물이 잘 자라는데 중요한 것은 물, 빛, 환기이다.

이 중에 당장 컨트롤할 수 있는건 '물' 정도일지도 모르겠다. 북유럽에서도 사람들이 물 많이 줘서 죽인대. 아..

식물이 잘 사는 곳이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믿지만, 그게 뭐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깐.

 

물만 잘 줘도 살 수 있는 식물들로 추천한다.

 

스킨답서스, 페페로미아, 필로덴드론, 제라늄, 틸란시아( 에어플랜트), 디시디아, 몬스테라, 콜레우스, 싱고니움, 테이블 야자 호야,돈나무 등등

 

사람과 장소와 식물의 상성이 있는 것 같다. 싱고니움류는 키우기 쉽고, 잘 자라는데, 우리 집에서는 쑥쑥 무성하게 자라지 않는다. 지금 집에서 가장 많이 죽인건.. 베고니아와 제라늄이다. 왜 죽었는지 몰라. 물 많이 줘서 물렀나? 내가 그렇게 부지런하지 않은데.

 

나는 거의 평생 식물과 살아왔다고 말했지만, 그린썸은 아니다. 근데, 많이 키워보면, 나랑 상성 맞는 식물들, 누구와도 대체로 맞는 순한 식물들이 많다. Try! Try!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제트50 2019-09-19 0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킨답서스. 잘 자라더군요.
수경재배 한다고 가지 꺾어 했는데 죽이고
넘 자란 거 같아 분갈이 한다고
뿌리 나누다가 죽이고...
이런 경험 쌓이면 언젠가는 잘 되겠죠 ^^
지금도 진행중인 식물 사랑~

하이드 2019-09-19 21:20   좋아요 1 | URL
그럼요. 잘 자랄 수 있도록 계속 정리도 해줘야 하구요!
 
미야옹철의 묘한 진료실 - 슬기로운 집사 생활을 위한 고양이 행동 안내서
김명철 지음 / 비타북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보 집사들이 보기 좋은 책. 분량은 적지만, 영역동물인 고양이를 알아가기 위한 사례들과 꼭 알아야할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저자가 문제 고양이 집사들을 컨설팅하는 프로그램을 했고, ‘세상에 나쁜 고양이는 없다‘ 인간이 문제를 만들거나, 방치한다.는 것을 좀 알라고 조곤조곤 좋은 말로 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이미 충분히 행복하지만 행복한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앨릭스 파머 지음, 구세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행복에는 헤도니아(hedonia) 적 행복과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적 행복이 있다.

쾌락적 행복인 헤도니아는 즐거움을 최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일시적이거나 피상적이고, 에우다이모니아적 행복은 자신의 행동이 개인적 목표와 가치관에 부합하고 사회적 공익에 이바지한다고 느끼는 심리적 행복감이다.

 

한 마리 제비나 화창한 하루가 봄을 가져오는 게 아닌 것처럼 단 하루나 짧은 기간의 즐거움이 사람에게 복을 내리거나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 아리스토 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발달심리학자 앨런 워터먼이 말하는 에우다이모니아적 행복이란 '인생에서 갈망하고 가질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으로 나아가는 상태' 이다. 행복은 성격을 바탕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타고나는 부분이 있음. 성격도 팔자라는 말, 타고난 성격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말에 살면서 계속 공감한다. 성격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의 대응들이 모여 형성되는 것이고, 순간의 선택과 대응들이 누군가의 운명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

 

심리학 교수이자 행복전문가인 소녀 류보머스키에 따르면, 행복의 50퍼센트는 유전적으로 타고나고 (성격!) 10퍼센트는 현재 상황과 직접적으로 관련. 나머지 40퍼센트는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그 퍼센테이지야 어쨌든, 타고난 거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관련 있지만, 꽤 많은 부분을 내가 바꿀 수 있다는 것.

 

이 책에서는 내가 바꿀 수 있는 '40퍼센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내 성격의 타고난 50프로 외에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잔뜩 나와 있고, 결론은 '사실 행복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은 아니고' '너무 행복하기만 해도 당연히 안 좋고' 라고 하는 것까지도 유용했다.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공간인 일터에서 행복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시작한다.

 

누구나 자신에게 던져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

자신의 일이 자신의 핵심 가치관과 긴밀히 연결되거나, 심리학자들이 '자기일치적'이라 부르는 업무상 목표를 추구하는가.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일터에서 만족감을 얻고 업무를 잘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나의 화두는 '일' 이어서, 이 부분 건져 간다. '핵심 가치관'과 연결되거나 '자기 일치적' 일 것. 예를 들자면, 동물권자가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일하지 않는 것.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일터에서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것이 기본이다. 이 글을 보고 내가 평소에 정리하지 않고 있던 생각 하나를 버렸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 현실적으로 그게 되지 않는다면, 그냥 돈만 빠짝 벌어서 돈을 목표로 하면, 덜 불행하겠지. 여기서 더 나아가 빠짝 벌고, 합리적 지출 습관 만들고, 경제적 활주로 만들고, 조기 은퇴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것. 여기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돈'이 목표가 되면 안된다. 라는 것이 기본 명제여야 한다. 돈을 위해 하는 일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연봉은 대략 평균적으로 7,500만원 정도면 '행복감 정체기'에 들어선다고 한다. 연봉이 7억이라고 열배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것.

 

일터에서 다양하게 시도해볼만한 것들로는 일터를 개인적으로 꾸미기. 화분을 가져오면 좋다고 한다. 식물 최고. 통근 문제는 걸리는 시간보다 통근 방식이 더 행복도에 영향을 끼친다. 다음 순서대로 만족도가 높다. 걷기>기차>자전거>자가용>지하철>버스. 이 부분 읽으며, 과거 회사 다닐때 가장 싫었던 기억은 지옥철이었다. 통근 시간이 길어져도 기차를 타고 가며 책을 읽을 수 있다면, 그 시간에 책 읽으며 너무 좋을 것 같다. 지금의 통근 방식은 '걷기' 이다. 걷기가 만족감 최고인 이유는 여러개 생각나는데, 그만큼 통근시간이 짧게 걸림. 가까움. 몸을 움직임. 변수가 적음. 건강. 등등

 

그리고, 휴식을 자주 취할 것. '우리 두뇌는 제한된 양의 에너지만을 가지고 있어 수시로 재충전해줄 필요가 있다.'

17분 휴식하고, 52분 쉼없이 일하는 것이 가장 생산성 높았다고 하는 연구가 있고, 전세계를 강타! 나도 강타! 했던 포모도르 기법도 나온다. 업무 시간을 30분 단위로 잘라 25분동안 일하고 5분 동안 쉬는 것. 이건 사람마다 다르더라. 40분 일하고 20분 쉬기도 하고. 여튼 이것은 집중하는 시간보다 '휴식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휴식도 잘 해야 한다. '업무 부담을 중단할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낮잠, 휴식, 멍때리기, 명상, 독서, 수다 등.

 

업무에서의 휴식 뿐 아니라, 어떻게 쉬어야 제대로 충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 외에도 여가 생활을 잘 보내는 법, 우정과 사랑과 결혼, 집, 공간 등등에 관한 삶의 전반에 대해 싹 훑는데, 읽는 각자에게 와닿거나, 생각해볼만한 부분들을 건져볼 수 있다. 아, 내가 하는 이런이런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구나. 아, 이런것들을 더 하면 좋겠다. 감상과 행동을 더할 수 있다.

 

행복에 관한 연구들을 잔뜩 쌓아두고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이 거기에 그치지 않았던 것은 행복 추구의 뒷면을 마지막 장에 썼기 때문이다.

 

행복도가 가장 높은 곳의 자살율이 높다. 자신의 행복은 자살을 막아주지만, 타인의 행복은 나의 불행을 돋보이게 하기 때문에? 행복을 추구함으로써 행복해지지 않았을 때 더 불행해지기도 한다.

 

행복감도 그냥 행복해.로 그치지 않고, 긍정적 감정의 다양성 emodiversity 를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긍정적 감정만 있는 것의 해로움 또한 많아서 긍정적 감정대 부정적 감정의 이상적인 비율은 약 3대 1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 책의 전체적인 어조와 이야기는 행복하기 위해서! 이지만, 마지막 장이 부정적인 면 또한 짚어주면서, 그 비율을 맞춰준게 아닌가 싶다. 10장 중에 1장뿐이지만,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강하다"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행복 책에 이 정도가 딱 좋을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