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력>을 먼저 읽고 싶었는데, 알라딘에서 책이 올 생각을 안 하는 관계로(힘주어서 째려보며) <청춘을 읽는다>를 먼저 읽게 되었다.  

강상중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면, 부모는 경상도 사람, 아버지는 마산, 어머니는 진해 출신이다. 그들이 1931년 일본으로 건너와 일본 규슈 구마모토 현에 정착 (책 속에서 구마모토 현의 '토착성과 중앙에 대한 반골, 강고한 보수성' 같은 모순된 현민기질이 경상도와 닮아 있어서 더 잘 정착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 학생운동인가의 문제로 도쿄대에 시험이 없어서 와세다 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서독 유학 후 국제기독교대학을 거쳐 현재 도쿄대 대학원 정보학환 교수로 재직중이다. 책 속에도 나오는데, 1972년 처음 서울 방문 후 느낀바가 있어 나가노 데쓰오라는 일본 이름을 버리고, 한국 이름 '강상중'을 쓰게 된다. 1988년 한국국적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성향과 논리적이고 날카로운 언어 구사'로 많은 지지자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고민력>이라는 책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상중에 대해 알게 되었고, <청춘을 읽는다>를 서점에서 보게 되어 구매. 독서하게 되었다.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이 책은 가장 믿음직한 두 출판사 중 하나인 '돌베개'에서 만든 책이다. (나머지 하나는 열화당) 이 출판사에서 만든 책들은 가격이 비싸도 언제나 수긍할 수 있는 그런 책들을 만든다.  

 전 일본 마이크로소프트가 생긴 이래 가장 젊은 사장이었고, 독서에 대한 다소 과격한 칼럼으로 매니아들을 확보하고 있는 나루케 마코토는 그의 베스트셀러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에서 '책은 종합예술'이고, '좋은 표지는 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편집자와 디자이너의 마음'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표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책의 전체적인 만듦새에 해당하는 것이리라. '책을 커버로 판단하지 마라' 라는 말이 있고, '책표지 껍질론'을 펼치는 ^^; 강유원도 있지만, 나쁜 커버와 허술한 만듦새의 좋은 책이 있을 수 있겠지만, 좋은 커버와 정성들인 만듦새의 나쁜 책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돌베개'와 '열화당'과 같은 출판사는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무튼,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돌베개에서 만든 <청춘을 읽는다>는 표지도 인테리어도 흠잡을 곳 없다.
내부 페이지의 하단 1/4 가량이 비어 있다. 한 페이지에 16줄 밖에 안되는셈이다.(보통 21- 길게는 37,8줄까지 간다.)
편집을 헐렁하게 해서 16줄이 아니라 하단 1/4을 비워 놓은 파격적인 인테리어다. 인용부분은 표지와 어울리는 풀색이고, 각각의 책소개에 나오는 내지 역시 풀색이다.  

하단 인테리어가 일견 종이가 아깝다거나, 페이지수 늘리려고 꼼수 썼다거나. 라는 이야기가 나올법도 한데,
일단 돌베개에 대한 나의 믿음은 잠시 접어둔다 하더라도 전혀 그렇지가 않다. 
나로서는 하단을 비워둔 것이 책을 읽을 때 어떤 효과를 주는지는 모르겠고, (손으로 잡고 볼 때 글씨를 안 가리는 정도? 책을 읽으면서 메모? 같은 단순한 이유는 아닐테고 ^^;) 
 강상중의 글이 녹록치가 않아 (녹록치 않지만, 그렇다고 어렵게 쓴 글은 아니다.) 읽고 나서 남는 책은 페이지 수나 글자 수와는 상관없다는 것 외에도 디자인적으로 위화감이 들지 않고, 더 신경쓴 느낌이니 (역시 평판은 중요하다.) 좋기만 하다.   

강상중이 청춘에 읽은 책, 강상중의 청춘을 읽는 책은 다음 다섯권이다.
<산시로>와 <악의 꽃> 정도를 빼고는 내가 평소 읽는 책들이나 관심가는 저자가 전혀 아닐 뿐더러, 그에 대한 지식도 없는 상태였으나, 잘 읽힌다. 죄다 보관함에 담아두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에서는 시골에서 도쿄로 나간 산시로와 구마모토에서 도쿄로 나간 자신의 처지를 대입하고 비교한다. 꽤나 동질감을 느꼈던지 산시로 이야기는 후에 다른 책들을 이야기할 때도 종종 나온다.  
각각의 책과 강상중의 '청춘' , 그리고 지금의 강상중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이야기,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일본의 정치적 상황등이 책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다.
책은 공부로 읽는 것보다 '생활'로 '삶'으로 읽는 것이 당연히 더 잘 와닿는 법이다.

각각의 책이야기에 대해서도 풀어보고 싶지만, 저자의 짤막한 압축된 글에 나의 두서 없는 긴 생각들이라  책 이야기는 앞으로 독서할 사람들에게 맡기도록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읽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로 페이퍼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보통 5-6권 정도의 책을 한꺼번에 읽는데, 어쩌다보니 강상중의 책과 미시마 유키오의 책을 비슷하게 시작하게 되었다. 강상중의 책은 5장으로 되어 있고, 미시마 유키오의 책은 4장으로 되어 있다. 책을 한꺼번에 읽는 것은 챕터로 나누기도 하고, 한번에 이만큼 읽고, 덮은 다음, 그 다음에 읽을 때는 다른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섞는데, 이 두 권의 책은 한장씩 한장씩 번갈아 가며 읽어냈다.  

강상중의 책에 미시마 유키오 이야기가 스쳐 지나가기도 하고, 강상중이 이야기하는 어린시절에서 청춘을 거치는 이야기 속의 시대와 장소에 미시마 유키오가 있었기도 하고, 미시마 유키오의 <가면의 고백>은 '고백문학의 정수'라고 까지 불리우는 아마도 미시마 유키오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던가.  

그런 이유로, 머릿속에는 강상중, 산시로, 미시마 유키오가 한 인물처럼 범벅이 되어 버렸다. 초반에 그렇게 범벅이 되는걸 느낄수 있었지만, 중간에 놓아버리고 싶지 않아서, 부러, 고의로 가능한 겹쳐서 읽어버린 면도 없지 않다.  

둘의 문체나 뭐 이런게 비슷한건 전혀 아닌데, 어떤 분위기.(아마 시대의 분위기일 것이다.) 가 두 책 모두에 흐르고 있어서, 그 느낌에 약간 중독된다고나 할까.  

둘 다 꽤 얇은 책인데, 읽자 마자 한번 더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들이었다. (내게는 거의 없는 일이다. 보통 책을 읽으면, 게임 클리어하듯, 바로바로 치워 버리고, 다음 책을 꺼내는데, 읽자마자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이라니.)   

리뷰 쓰기 전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페이퍼에 풀어버린게 아닌가 싶긴 하지만, 리뷰에 쓰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미리 해두고 싶었다.  
 

아, 잡담 하나 더 추가  

 오늘 서점 갔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청춘의 독서의 색깔은 풀색이던가?  

하는 잡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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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1-10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청춘을 읽는다 다 읽고 나니 뒤에 반가운 이름이 ^^

세실 2010-01-1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춘을 읽는다...읽고 싶어집니다.
님글은 참 맛깔스러워요~~
요즘 시간은 없는데 읽고 싶은 책은 많아지니 5권을 동시에 읽고 있습니다. 열권은 좀 무리일듯^*^
 

아, 또 눈이다. 무인양품 갈 일이 생겨서, 가는 김에 교보에 바쿠만 3권을 바로드림으로 넣고, 길을 나섰는데, 또 눈이다.
모자를 쓰고, 그 위로 귀마개를 하고, 목도리를 더 단단히 둘둘 매고, 다시 쌓이기 시작하는 눈 위를 사부작사부작  

오늘따라 뭔가 힘든 컨디션으로 무인양품에서 청소도구를 사고 'ㅅ' (내가 아끼는(없으면, 청소 안 한다고 뻐팅기는) 무인양품 청소도구. 강기사가 탐을 내길래, 오늘 사다주기로 했다.) 교보에 가서 책 찾고, 책 구경   

확실히 인터넷에서 체크하는 신간과 직접 실물을 보고 체크하는 신간은 또 틀리다.  

...그리고, 또 내가  체크하려는 신간은 아직 알라딘에 절대 안 떴을 뿐이고 -_-; 

일단 작가정신에서 나오는 프랑스의 아셰트 클래식 을 먼저 이야기해보자.  

 

 

 

 

 

 

<해저 2만리>가 작년에 나왔을 때, 뭐, 이런 멋진 책이 다 있나! 했는데, 이 책이 시리즈로
올 1월에 두 권 더 나왔다. <엉클톰스캐빈>과 <파리의 노트르담>이다.
<해저 2만리>나 <엉클톰스캐빈>은 문학전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레파토리고 (쥘 베른 컬렉션이 있긴 하지만)
<파리의 노트르담>은 두 개 정도의 살 만한 판본이 있으나, 이 책을 본다면, 고민없이 이 책을 살 듯하다.

<모비딕>을 꽤 오래 사고 싶었는데, 이 시리즈로 근간으로 나와있다. 두근두근  

가격이 만만치 않은 3-4만원대 책이라 왜? 싶었는데, 실물을 보면 납득이 가는 가격.
일단 판형이 큼직한 판형이다. 큼직한 판형이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컬러 삽화'!  

 1870년 초판이 발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일러스트판에 수록된 에두아르 리우(Edouard Riou, 1833~1900, 19세기의 명삽화가 귀스타브 도레의 제자)와 알퐁스 드 누빌(Alphonse de Neuville, 1835~85, 낭만주의 회화의 거장 들라크루아의 제자)의 삽화와 더불어 아셰트 출판사가 이번 판을 위해 특별 제작한 삽화가 함께 실려 있다. 새로 수록된 삽화는 노틸러스호의 구조, 해저 탐사에 쓰이는 각종 용구, 작품 속에서 묘사되는 갖가지 해양 동물의 모습 등을 사실감 있게 보여주어 보다 박진감 있게 작품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문 내용과 함께 알아둘 만한 사실적 자료들을 도해로 설명하여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한층 수월하다.

오리지널에 수록된 삽화와 특별 제작 삽화가 실려 있는데, 퀄러티가 장난 아니심.
물론 플로베르가 삽화 오 노! 라고 하기도 했고,나도 국내번역본에 어설프게 들어가는 삽화에는 경기를 하지만,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오리지널 찰스디킨스 삽화' 라거나, '오리지널 앨리스 삽화' 등에 로망을 가지지 않는 사람 있을까? 격 떨어지지 않고,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하기 보다는 상상력의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는 삽화들이다.  

고전이라 일컫는 책들에 나온 당대의 삽화가 좋은 이유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당대의 문화사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위의 책 중 <파리의 노트르담> 같은 경우는 15세기 복식사 등의 자료까지 실려 있다고 하니, 단순히 내용 옆의 삽화가 아닌, 독서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는 삽화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예를 들면 고등어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고 칠 때, 책에 '고등어'가 나오는데, 그걸 내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하늘을 나는 가오리' 같은 걸로 상상하고 있으면 좀 곤란하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해저 2만리>의 각종 해양생물이라던가, 등등 난 정말 잘 모르는 바다에서 쓰이는 잠수함이나 뭐 그 안에 들어있는 각종 기계/기구 들이라던가 하는 그림이 있다면, 그것 역시 흥미진진한 또 다른 독서가 아닌가 싶다.   

실물의 컬러 삽화 퀄러티가 높은것은 물론이고, 위화감 없이 책에 배치되어 있는 점도 고맙다. <아발론 연대기>에 대한 모 출판사의 애정이 지나쳐 박스식으로 빼서 사진과 그림과 글로 교과서식으로 설명해 놓아, 책읽을 맛을 뚝 떨어지게 했던 걸 떠올리면, 위화감 없는 삽화와 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소설책 한 권에 4만원이라닛! 이라는 생각보다 이런 시리즈라면,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 혹은 선물하기에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가격이 내려간 <해저 2만리>나 얼마전에 봐서 아직 눈에 삼삼한 <엉클 톰스 캐빈> 아니, 사실 <파리의 노트르담>이 타이틀로는 가장 땡긴다. 15세기 프랑스 그림 ㅎㅇㅎㅇ  

   고경원의 <길고양이에 탐닉하다>는 거의 관심가지 않았지만, 이번에 나온 일본 고양이 여행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는 많고 많은(?) 고양이 여행 책 중에서도 걸출하다. 그것도 한국 저자가!  

표지도, 안의 내용도, 맘에 쏙 든다. 
난 얼른 이 책 구매하고, 고양이보러 일본 가야 합니다 - 흑  

 

 

 

 

 마츠모토 타이요의 <죽도 사무라이>
 뭐랄까, 난 딱히 만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고, 좋아하는 만화들이나 그럭저럭 보는 편이긴 해서, 만화 매니아도 아니고, 뭣도 아니지만, 마츠모토 타이요에 대해서는 뭐랄까, 경이감 같은걸 가지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응? 읽는다. 

에도시대 배경에 지금까지 못 보던 작화체라 기대 만빵.   
1권 나왔을 때는 몰랐고, 얼마전에 2권이 나왔다.  

 

 


 

 

 

 

 

 

 

 

또 하나의 욕심 나는 시리즈 ( 그러니깐, 진심으로 욕심나는 시리즈!)   

웅진에서 나온 '문학의 광장' 시리즈다. 처음 인터넷에서 신간으로 보고, 이 가격 뭡니까.했었는데, 실물보니 고개 끄덕끄덕 납득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시리즈.

 

 

 

 

 

 

 

일단 <르네상스 문화의 세 얼굴>과 <유럽 근대 문학의 태동>이 격하게 땡긴다.  
저자의 면면을 보니, 일본에서 나온 기획을 가져온듯한데, 기획에 대한 책소개가 없다. -_-;

위에 소개했던 아셰트 시리즈는 프랑스 아셰트 출판그룹에서 출판하는 일러스트레이티드 버전(홈페이지에서는 못 찾았지만) 고전을 소개하는 것이고.  

무튼, 다시 문학의 광장으로 돌아와서,  

세계문학해설서 ‘문학의 광장’은 4년 동안 700여명의 문학전문가가 집필한 대규모 문학 해설 프로젝트다. 무라카미 하루키, 시오노 나나미, 시미즈 요시노리 등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및 저술가들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저마다의 시각으로 거장들의 문학 세계를 들여다본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마부터 아랍·아프리카까지, 세상의 모든 문학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문학의 광장’은 국내 독자들에게 다소 낯선 작품 세계와 거장들의 고전 작품까지 빠짐없이 모두 다루고 있다. 특히 문학 자체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작품과 작가를 둘러싼 사회, 문화, 생활, 역사, 예술의 측면까지도 풍부한 이미지를 통해 입체적으로 점검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섬세하게 선별된 4,000여컷의 이미지는 영상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쉽고 친숙하게 문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며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문예사조사’와 함께 반드시 읽어야 할 ‘문학 교양서’ 

  
라고 한다. 일단 판형도 크고, 도판도 시원시원하고, (...그림이 글보다 더 많다.^^ ) 욕심 나는 책이다.

그러고보면, 언제부턴가, 아니, 작년 후반기부터 책의 가격대가 하염없이 높아지는 것 같다. 그러니깐, 책값이 높아진다는게 아니라, 그만한 퀄러티의 책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는 점. 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지갑에게는 가혹한 현상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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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1-10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해저2만리] 계속 침만 발라놓고 있었는데, [톰아저씨의 오두막(!!)]과 [파리의 노트르담]까지! 게다가 삽화까지!! 완전 탐나네요. 탐난다.. ㅠㅠ


하이드 2010-01-10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저2만리>는 참고로 북리펀드 도서. 그러나, 이 책은 그냥 소장하고 싶을 뿐이고- ㅎ

Kitty 2010-01-10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파리의 노트르담은 좋아보여서 정보 봤다가 너무 비싸서; 보관함에 있는데 두 권이 더 있다고요? ㄷㄷㄷ
문학의 광장 시리즈는 이거 뭥미? ㄷㄷㄷㄷ 파닥파닥파닥
미친듯이 쓸어담고 있습니다 일요일 새벽부터 이게 무슨 패닉이람;;
저는 성서 문학~ 빼고 세 권 다 침 줄줄줄 (경건한 인간이 아닌 듯 ㅠ)
이 시리즈 더 있나 아마존 재팬에 당장 구경가야겠네요 휘리릭

2010-01-10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0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0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0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1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1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0-01-10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해저2만리>읽고 이제 <엉클톰스 캐빈>대기 중 입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는데 나 같이 나이든 성인이 읽어도 손색이 없고,
아마도 오히려 애들이 이 묵직한 책을 읽을까? 의문스럽기도 하더군요.
아무리 삽화가 좋아도 말이죠. 그래도 이런 책은 정말 소장가치가 읽고 좋은 책 같습니다.
저 문학의 광장 시리즈 땡기긴 하군요.^^

하이드 2010-01-10 20:18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이 책 왜 '청소년' 들을 위한 책으로 나온걸까요? 해설에는 원전완역으로 나오고, 해저 2만리 같은 경우에는 쥘베른 컬렉션의 그것과 앞부분 읽어보니 다른 점도 없던데 말입니다.

dreamout 2010-01-1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비딕이 나온다니! 반가운 소식을 접하네요.
작년부터 몹시 땡겼는데, 국내엔 제대로된 번역본이 없어 아쉬웠는데 말이죠.

카스피 2010-01-11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정신에서 나오는 프랑스의 아셰트 클래식은 멋진 삽화가 들어있는 책이네요.저도 한권사고 싶긴한데 가격이 제겐 넘사벽이군요 ㅜ.ㅜ
 

 <안나 카레니나> 를 꽤 오래 사고 싶었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새로 나오는 판본이 없어서
범우의 <안나 카레니나> 상, 하.를 사자마자! 민음사에서 <안나 카레니나>1,2,3 이 나왔다.  

그리고 좀 있으니 문학동네에서 또 <안나 카레니나>가 세권으로 나왔다.

몰랐는데, 작가정신에서 톨스토이전집을 내고 있다. 이미 3권까지 나왔고, <소년시절>,<부활>,<러시아독본>
<안나 카레니나>는 왜인지 나왔다가 리콜이 된듯하다. 오늘내일하고 있는 모양이니 (작년 10월부터 -_-;;)
그리고, 톨스토이 전집 완간을 2010년으로 잡고 있다고 하니, 작가정신의 <안나 카레니나>도 기대된다.
나는 전집덕후, 그리고, 일단 3권이 아니라 2권 분권이라 더 끌림.    

번역에 대해서는 나온지 오래된 범우( 그나마 지금까지 오랫동안 안나 카레니나 '성인용' 읽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던) 는 그렇다치고, 민음이나 문학동네, 작가정신, 그리고 후에 다른 문학전집에서 더 나온다고 하더라도, 다들 '번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텐데, 비전공자에 그닥 국어실력도 좋지 않은 내가 어디의 '번역'이 더 낫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으므로,

이 페이퍼에서는 책 만듦새와
디자인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분권은 적을 수록 좋다. 그런면에서 범우사와 작가정신의 <안나 카레니나>좋다.
3권의 분권은 대부분 부담스럽다고 느낄 정도의 분권이지 않나?

민음 세계문학전집의 책들은 페이지수가 많으면 읽기 불편하다. 길쭉한 모냥의 가로가 좁고, 새로가 긴 판형이기 때문이다. 책종이도 좀 두꺼운 편이라 더욱 그렇다.
문학동네의 책은 페이지수가 적어도, 넓직한 판형이라 페이지수가 많아도 읽기에 수월하고 (그러니깐, 책만 제대로 만든다면) 편집이 열모출판사처럼 빡빡한 것도 아니데, 한페이지에 글씨가 많이 들어가있다. 종이질도 약간 매끈하면서 적당한 두께의 (대신에 책이 무겁다.) 좋은 종이질이다. 막 몇g의 무슨무슨지. 이런것까지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나는 비루한 일개독자;;

만약,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후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3권 정도일듯하고, 이곳은 종이질이 그닥 좋지 못하니, (그러니깐, 나는 오래두면 색 바랜다거나 습기 잘 먹는다거나 하는 책은 전집 종이질로 별로다.) 그렇게 땡기지 않을듯하다.
을유나 열린책들에서 양장으로 나온다면, 나의 첫번째 초이스이긴 한데, 특히 을유. 이렇게 많은 버전이 나왔는데, 기다릴 필요는 없을듯.    

디자인으로는 개인적으로 문학동네의 디자인이 가장 맘에 든다. 문학동네는 분권일 경우에도 다른 디자인을 선택한 점이 신선한듯하다.  민음은 언제나 그렇듯이 대체로 무난 +@
작가정신의 다른 전집 디자인은 맘에 드는데, <안나 카레니나>는 민음의 그림과 겹쳐서 식상해 보인다.
그렇더라도, 작가정신에는 전집의 메리트가 있다. (나는야 전집덕후~ ) 
 

개인적으로 한 판본을 선택한다면, 그러니깐 집에 있는 범우꺼 빼고,
작가정신의 <안나 카레니나>에 한표. 리콜되었다가 다시 나오는 거니, 더더 신경써서 나왔기를.
인터넷 서점 이미지에 띠지는 빼는 것이 좋겠다. 전집 앞의 3권 디자인이 꽤 맘에 든다.

   

 

 

 

   

 

 

 

 

  

 

 

 

------------------------------- 작가정신 톨스토이 전집 라인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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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0-01-0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정신 버전은 아마 오역 문제때문에 리콜 들어갔을 꺼예요~
리뷰에 올라온 거 보니까 후덜덜하더라구요;;;

하이드 2010-01-09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오역이랑 편집에러랑 뭐 그런거 때문에 리콜했더라구요.

리콜까지 할 정도면, 엄청났나봐요 ㄷㄷ

stella.K 2010-01-0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문학동네게 맘에 들긴합니다.
이렇게 되면 범우사가 제일 쳐지는 것 같은데 분발해야할 것 같아요.

하이드 2010-01-09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로 나올 작가정신 ^^ 오역문제가 잘 해결된다는 전제하에요. 전집까지 만드는 통에, 어째;;
범우사가 더 분발할 여지가 있을랑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수고했어! 이런 느낌. ㅎ

... 2010-01-09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범우, 문학동네판을 가지고 있는 1인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도 모든 판들이 조금씩은 다 맘에 걸리더라구요. 작가정신것은 제가 문제되는 부분을 정리해 둔 블로거의 글을 읽어봤는데요, 좀 심하던데... 아마도 다시 정리되서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문학전집에서의 종이질과 무게와의 상관관계는 정말 ;; 펭귄의 무게에 문학동네의 종이질은 어떻게 안될까요?

하이드 2010-01-0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클래식 코리아는 정말 있는거 다 정리하고 싶어요. 무슨 제습제같다는 -_-;; 극악의 종이질,

작가정신의 안나 카레리나 리뷰 봤어요. ㄷㄷㄷ 근데, 저도 그 정도로 정리해 놓은 민음사꺼 하나 있는데, 그 책은 리콜했단 소문 못 들었거든요. 작가정신은 전집으로 내면서, 가장 인기 많은 작품을 그렇게 성의없이 내 놓았다면, 역시, 다른 사려던 이 전의 전집도 좀 걸리긴 하네요.

펭귄에서 Pevear, Richard 이 사람 번역으로 나온 톨스토이 책이 당시에 상당히 이슈가 되서 (이전의 번역과 꽤 많이 달랐다죠. 드디어 제대로 된 톨스토이의 책을! 뭐 이런 분위기였던걸로 기억) 제 서재 어딘가에 당시 뉴요커 기사도 퍼 왔었는데, 영어번역본과 같이 보면 어떨까 싶어요.

blanca 2010-01-0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 안나카레니나가 지금 오고 있습니다. 저는 순전히 표지가 예뻐서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안나카레니나의 번역은 다 논란이 있더라구요. 아직 평가받지 않은 그 모호성에 기대어 선택했어요. 열심히 읽어 볼께요^^ 안그래도 문학동네 안나 카레니나 서평단을 모집하고 있더라구요. 아마 대규모의 서평이 곧 뜨지 않을까 싶어요~

발빠른비숍 2010-01-1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민음사판에 한표! 옛날에 문고판으로 안나 카레니나를 한번 읽고 영화도 보고 그랬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며 아니 이런 작품이었나! 계속 놀라가며 읽었어요. 제가 나이를 먹은 탓인지 몰라도, 일단 흡인력과 가독성이 엄청 높더군요. 상당히 공들인 번역 같아서(문장 하나하나 맺음새랄까 ..) 독자로서 배려받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굉장히 편안하게 읽었어요. 첫 권 우선 사서 읽다가 그냥 바로 나머지 두권 주문했습니다. 톨스토이 하면 예전엔 좀 지루해하며 힘들어가며 지지부진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거든요.그동안 톨스토이보다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더 좋아했었는데, 이번에 완전 반했습니다. 전 문학동네에서 새로 또 안나카레니나가 나온지 몰랐는데, 문학동네 역자는 제가 갖고 있던 옛날 문고판 역자랑 똑같은 것 같네요. 일단 그래서 다행 ^^;;(이왕 돈 들일 거 새번역으로 읽는 게 낫죠.)
 

 <라블레의 아이들>을 읽은건 작년이지만, 그 후유증(?)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음식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깊은 이야기들이 많았고, 저자의 문학취향, 특히 일본 작가들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읽는 것이 재미났다.  그 에피소드들에서는 이 책을 읽고, 헌책방까지 뒤져가면서 샀던 책들을 읽고 나서 풀어보기로 하고,  

오늘, 하루 종일 쫄쫄 굶으며 소와나무 요거트 먹고, 커피 마시고, 맥주 마신건 어제고, 어제 먹다 남은 포테토칩 부스러기를 마저 먹고, 그러다 갑자기 생각난 '양파밥' 며칠전 새벽 홈플 가서 '우스터 소스'도 사왔겠다.  

밥..도 있겠다, 양파도 있겠다, 양파밥 레시피 적어 두었던 걸 찾아서, 양파밥을 만들어 먹었다.  

<양파밥>
1) 양파를 얇게 다지고
2)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재빨리 볶는다
3) 같 지은 밥을 가볍게 섞어준다.
4) 접시에 담고 가다랑어포를 뿌린다.
5) 우스터 소스를 뿌린다.
양파밥 완성  

물론, 저대로 되지는 않았다. 가다랑어포가 없다고, 양파밥이 아니라고 한다면, 제목이 양파밥인데, 양파 있으니깐, 양파밥이라고 말하겠어요.  

1) 양파를 얇게 다지고
-> 양파 반개를 얇게 썰고 (이거, 아키노유키 기본안주에 나오는 것처럼 얇게 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칼로 써는거 말고, 양파를 얇게 써는 방법이 있나요? 칼로 그렇게 얇게 썰어야 한다면, 나는 일찌감치 GG )
2)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재빨리 볶는다
-> '재빨리' 어쩌라고. 얼마나 볶으라고. 재빨리 양파를 휘저으라는건가? 어쨌든, 나의 양파는 아마 1)의 의도처럼 얇지 않았으므로, 투명해질때까지 재빨리 오래 볶았다.
3) 같 지은 밥을 가볍게 섞어준다.
-> 밥한지 한 3일 된거 같은데, 그 안에 엄마가 가래떡을 넣어 놓아서 밥솥 뚜껑 열었다가 깜놀. 왠 아.. 큰 가래떡이 뭐같지? 흰똥? 지렁이 백배 뿔린거? 무튼, 아주 안 좋은 느낌으로 가래떡이 밥위에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밥을 섞으라는걸 나는 후라이팬에 넣고 섞어 볶았는데, 그냥 밥 위에 얹는게 맞았던 것 같다. 무튼, 그 볶은 양파와 밥을 접시에 담고
3-1) 왕란 후라이 반숙해서, 밥 위에 얹어서 살살 젓가락으로 섞고
4) 우스터 소스를 뿌린다.
5) 그 위에 미리 다져놓은 (사실은 가위로 그냥 잘게 오려 놓은) 신김치를 얹는다.
6) 하이드표 양파밥 완성 

물론 양파밥의 묘미는 양파와 갓 지은 밥과 우스터소스와 꼬물대는 가츠오부시의 심플함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양파밥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고추장, 케챱외에 밥에 뿌려 먹기에 괜찮은 소스가 하나 더 생겼다는데 의의를 둠.  
나중에 가다랑어포도 사서 제대로 해봐야겠다.  무언가 더 넣고 싶은 욕구를 참기는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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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블레의 아이들中 양파밥 실연 & 감자스프 레시피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1-10 19:01 
     우선, 이 책의 제목이 '라블레'의 아이들인 이유는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 속에는 먹을 것들이 풍성하다. 16세기의 프랑스에서 살며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이라는 기괴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거인에 관한 이야기를 쓴 이 문학자는 작품 속에 음식 이야기를 즐겨 등장시킨다. 등장인물들은 예외없이 대식가로, 그들은 종종 향연을 벌이는데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소시지며 내장 요리들을 앞에 놓
 
 
2010-01-09 0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0-01-09 03:56   좋아요 0 | URL
채칼로 .. 해봐야겠어요!
저는 집에서 칼질하는 99%가 양파 써는거에요. ^^; 아, 이 극단적인 식습관
쓰고 나서 설마.. 싶어서 돌이켜봐도, 음. 정말 그렇네요. 그니깐, 가위로 잘리는건 가위로 자른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요. ^^

그러고보니, 저 양파밥, 좀 심야식당스러운 메뉴네요.

위의 책에서 아마도 중요할, 어떤 문인이(문인이던 정치가던 화가던, 무튼 어떤 역사에 남을 인물이) 어떤 사연으로 양파밥을 좋아했는지는 전혀 기억 안 나고, 양파밥 레시피만 남아버렸어요;;

Kitty 2010-01-09 0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먹는거라꼬예? 당장 보관함으로;; 안그래도 배고파 죽겠는데 허걱 ㅠ
<라블레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을 보고서 음식 칼럼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네요;;

하이드 2010-01-0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좀 재미있어요. 작가가 까칠해서 좀 재수없군, 시작했는데, 읽을 수록 뭔가 깊은 맛이 나고, 다 읽고 나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뭐 그런 매력을 지니고 있더군요. 여기 나온 음식들 다 재현하는데, 양파밥 같은 소박한건 거의 없고, 무슨무슨 궁중요리, 로마시대 연회요리 막이런거 재현해서 먹고 그래요. 사진도 다 있고, 제법 괜찮고, 막 먹고 싶고 ..응? ㅎ 그런 책입니다요.

무해한모리군 2010-01-0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솔깃솔깃

하이드 2010-01-09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가다랑어말린거도 사왔어요. 이따가 제대로 양파밥 해볼라구요. ㅎ

건강사랑 2010-03-13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글 자료 감사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소원성취 하셔서 행복 하세요
내 병은 내가 고친다
 
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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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샛노랗고, 의자 세개 표지에 있는 책을 살까 말까 꽤 오래 고민했었다. 한국작가의 소설이나 에세이는 잘 안 읽는 탓이다. 서점에서 넘겨본 앞의 몇 장은 꽤 끌렸고, 서점에서 읽어내기에는 주위가 부산스럽다고 생각되어, 결국 구매하게 되었다.

서점에서 읽어 본 몇 장에 책을 사야겠다 싶었던건, '영원한 사랑'을 믿지 않는 저자의 담담한 전제가 와닿았기 때문. 어느 유명했던 CF에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잘생긴 남자 배우는 외쳤지만, 나는 속으로 '사랑이 어떻게 영원하니?' 라고 중얼거렸다. 가장 황홀한 순간에도 동시에 끝을 보고 있는 나의 연애따위 잘 될리없었다. '사랑이 영원하다' 라고 생각하는, 혹은 사랑이 영원한척 하는 '타인'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나는 항상 무언가 비정상이었고, 늘 미안한 감정을 가져야하는 쪽이었는데, 이런, 알고보면, 다들 알고 있는 사실, 진실이고, 그걸 입밖에 내지 않는 사회적 암묵, 연애의 성숙, 파트너에 대한 예의.가 필요한건데, 나의 미숙함과 쓸데없는 고집으로 그동안 게임의 룰을 지키지 않았었던거구나.  

무튼, 글로, 그것도 소설 속의 주인공을 통해서가 아니라, 저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그 이야기와 그 어조가 맘에 들었다.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이 저자는 원래 가수라고 한다. 인디밴드 중에서 제법 유명한 밴드의 보컬이라고. 인디건 아이돌이건, 가수라곤 그 옛날의 신승훈, 김건모밖에 모르는 나는 이치가 가수인건 잘 모르겠고.  

가족 이야기, 친구 이야기, 사랑 이야기, 헤어진 연인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조곤조곤 풀어나가는데, 마를 지언정, 넘치지 않는 고요한 호수를 연상시키는 그런 글들이다.  

앞서 한국작가의 글들을 읽지 않는다고 한건, 뭐랄까, 일상의 구질함은 일상으로 족하다.는 생각 때문일꺼다. 구질하건, 빤짝빤짝하건, 일상을 까발리거나, 꾸미거나 둘 다 싫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 저자는 이 정도면 꽤 솔직하다. 어떤 위화감 없이 글을 읽어냈던걸 보면...  

책은 두 사람이 쓴다. 작가와 독자.    

그런 의미에서, 이석원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을 꽤 훌륭하게 써낸(읽어낸) 셈이다.  

문장의 화려함이라던가, 현란한 글발이라던가, 생생한 감정선이라던가, 그런거 없고.
빨간색을 이야기할때도, 파란색이나 보라색을 이야기할때도, 무채색의 글을 쓴다.는 느낌이다.  

저자의 의도야 어떻든, 그 점이 나와 맞았다고 생각한다.  

약간 반할 것 같아서,  그의 노래도 들어보고, 옆동네 서점에 있는 인터뷰 동영상까지 보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잘생겼고, 머리가 짧고, 글에 쓴대로 눈이 예쁘고, ...... 여성적이다.  

희망이 없고, 사랑이 없다고 실컷 이야기했으면서, 사실은 자신처럼 희망을 갈구하고, 사랑을 찾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봐달라. 뭐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이런, 배신감. 결국 책은 나혼자 썼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그 책을 쓰고 있다. 저렇게 말하는 것이 더 염세적으로 보여. 이중부정은 긍정이고, 강한부정은 그 안 어디메에 '긍정'을 가지고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  

결론은,  
뭐, 결론 낼만한 이야기를 하지도 못했지만;
이런저런 토막글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라는 거.
유유히 흐르는 기억의 강을 휘익- 저어서 바닥에 있는 기억찌꺼기들을 떠오르게 만들어, 흘러가게 만드는 그런 글이었다는거. 
 

딱 하나, 식겁할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 잊으려고 노력했는데, 마지막에 생각나버렸다.
그거 빼고는 그럭저럭 좋았다.  

아, 이거 생각보다 좋잖아. 라고 생각할 즈음, 책이 팔렸다. (읽기도 전에 중고샵에 등록해 두는 나;)
다 읽고, 택배를 보내고, 다시 사기 위한 타이밍을 보고 있는데, 옆동네에서 특별제작 틴을 함께 주는 행사를 한다. 물론, 틴가격은 다 받더라. 표지의 의자 세개가 세로로 놓여 있는 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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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9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9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straea 2010-01-09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에게도 별5개 줄 수 있는 책이었어요
책을 읽고.. 새삼 음반을 다시 들었네요^^
조금 놀랐던건... 석원님이 소라님을 누나! 라고 부르는거..
전 왜 석원님도 꽤 연배 있으시다고 생각했던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