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이해력과 책의 난해도가 빚어내는 상호조합이 독서의 속도이다. 그러니 이상적인 독서의 속도란 일반화할 수 없다. 그래서 '책은 어떤 속도로 읽는 게 좋으냐?'란 질문은 좀 우문이 아닐까? 그런데도 야마무라 오사무가 <천천히 읽기를 권함>을 쓴 까닭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다치바나 다카시의 속독론과 다독론에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어서다.

본문에 인용된 바에 따르면, 다치바나 다카시는 국내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내가 읽은 재미있는 책, 엉터리 책, 그리고 나의 대량 독서술, 경이의 독서술>에서 "이런 방법이라면 한 쪽을 읽는 데 1초, 좀 늦더라도 2,3초면 읽을 수 있다. 300쪽 책이라면 300초에서 900초, 그러니까 5분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자신의 속독술을 의기양양 피력해 놓은 모양이다. 여태껏 나는 독서와 교양에 대한 다치바나 다카시의 계발적인 의견에 귀기울여 왔지만, 이건 뭐, '병신 인증'도 아니고 ... 앞서 읽은 셔먼 영이 강조했듯이, 300쪽짜리 책을 10여 분 만에 읽을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허세 속에는, 사고의 숙성을 본질로 하는 '책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 장정일 <빌린 책 산 책 버린책> 中 -  

 
   

 

내 눈을 믿을 수가 없네. 삐거덕 삐거덕 읽다가 '병신 인증'에서 딱 멈춰 버렸다.
화장실에서 읽으려고 가지고 들어갔다가 그냥 볼일도 안 보고 나와버렸다.  

내 똥 책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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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10-1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뭐 병신인증도 아니고 ...........라니, 아이구

Kitty 2010-10-17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였구나...ㅠㅠ
작가도 작가이고 여과없이 내보낸 편집자(출판사?)도 대단한 듯...장정일의 개성이라고 생각했는지도..;;;;;;;;;

하이드 2010-10-1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이거지만, 이전까지의 독서일기와 다른 서평이에요.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서평.. 그러다 가끔 이런게 튀어나와 주시고 ..

여기까지 보려고 덮으려다, 궁금해서 뒤에 뒤적이고 있어요. 생각해보니 '구월의 이틀'도 읽었고 (이건 그냥저냥 괜찮았고) '공부'는 좀 많이 별로였는데, (기획 자체부터 NG) 이 책도 좋아질 것 같지 않으네요. (이미 싫어하고 있다;)

하이드 2010-10-17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병신인증도 병신인증이지만, 이 글의 내용이 더 문제다. 우문에 자신이 알아서 답하고, 뒤에 사족으로, 부스러기로 달아 놓기를 '사실, 인용한 말이 문학작품에 해당되는 말은 아니지만 .. '이라고 빠져나갈 뒷구멍 만들어 놓고, 차라리 그냥 계속 허세 떤다고 까시지..

난 다치바나 다카시의 빠도 아니고 까도 아니지만, 장정일이 그가 '책문화'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없다.고 '허세 떨' 입장은 아닌 것 같다.

속독하건, 지독하건, 정독하건, 통독하건, 다독하건, 그냥 책이나 좀 읽으라고들 해. 강요하지 말고, 넘의 책읽는 방법 까지 말고

기억의집 2010-10-1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정일은 제가 좋아하는 시인이고 소설가여서 그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닌데(아니, 어쩌면 그래서 편드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하이드님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은 늘 하곤 해요. 과연 다치바나나 요하네스 마리가 자신은 책을 많이 읽고 빨리(이 부사에 볼드색) 읽은 것을 자랑하는데 그게 과연 자랑거리가 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저는 다독,속독책이 따로 있고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장정일이 말하는 책이 어떤 책인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어느 정도 장정일의 다치바나의 책 읽기 비아냥에 동조해요. 900초에 책 한권을 읽을 수 있을까요? 아무리 그가 평생 책만을 읽고 사는 사람일지라도. 불가능하다고 봐요. 차라리 마리처럼 2,3시간에 책한권 뚝딱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면 이해가 가지만, 10분만에 책 한권을 뚝딱 처리한다고 자랑하는 것은

하이드 2010-10-18 12:21   좋아요 0 | URL
책의 종류에 따라 틀리겠지요. 그것이 '자랑' 이라고 느끼는 것이 열폭으로 보이는걸요.
그리고, 위의 글은 저 짧은 문단 안에 일관성을 찾아볼 수도 없구요.

장정일이 '인용'을 '인용' 해 놓은 것은 '... 읽는다' 이고, 의기양양, 허세 이런건 장정일의 생각이지요. '허풍', '자랑'은 기억의 집님이 제가 '인용' 을 '인용'한 것을 '인용' 한 것을 보고, 원전의 다치바나 다카시에 대해 느끼는 바구요. 아.. 그 간극은 좀 멀게 느껴져요.

그리고, 책은 많이 읽으면 빨리 읽게 됩니다. 처음 보는 이야기가 나오는 과학책을 처음 읽는다면, 그 속도는 더디지만,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을 수십권 읽는다면, 그 속도는 처음 읽는 것에 비해, 책 한 권 읽는 사람에 비해 빨라지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요. 다치바나 다카시가 책을 많이 읽는 다는 것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테구요.

제가 책 한 권을 30분 안에 읽는다. 라고 말할 때 그 책은 '제'가 '30분 안에' 읽을 만한 책인거고, 뭐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10분만에 읽었어. 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에 대해 타인이 왈가왈부, 병신짓하고 있네. 이야기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호호 2010-10-18 12:5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하이드님, 지금 기억님에게 다신 덧글은 기억님의 얘기에 중언부언하는 것으로밖에 안보여요. 인용하신 글은 그러니가 사람에 따라, 경험에 따라 읽는 속도라던가, 이해도는 다 다를 터인데 그것을 가지고 다카시는 책을 빨리 읽는 것이 아주 대단한 것인 것처럼 아주 중요한 것인냐 더불어 그것을 이용해 비법처럼 책을 내고 자랑질하는 것에 대한 장정일선생 나름대로 농담이라고 봐요 저는. 그것은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속도라던가,자기 계발서에 대한 맹목을 지적하고 싶어했던 것이고요.

그것을 짚어내지 못하고(사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죠.이것도 하이드님의 책을 읽는 방법이나 역량의 개인차로 생각하면) 혹은 앞뒤 문맥과는 상관없이 마치 장정일 선생이 병신 인증이라는 저속(한가요? 전 모르겠어요 킬킬거리만 하거든요)한 표현을 했다는 듯이 거기다 이 글이 또 서재 메인에 실렸으니 드리는 말씀이에요
덧글 자세히 읽어보세요. 지금 하이드님은 책 읽는 것은 개인차란 장정일 선생의 말을 맞다고 화내고 있어요 오히려 장정일 선생에게 :)

하이드 2010-10-18 14:07   좋아요 0 | URL
호호님의 댓글에 동의하지 않구요.

이 글은 서재 메인에 오르지 않았구요.(아무나 자기글에 로그아웃 하고 추천 하나 띡 누르면 오르는new는 메인으로 취급하지 않아도 되지요? )

'병신 인증' 이 저속하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병신 인증'에 대해서는 이걸 모르는 사람한테는 설명 안하겠어요. 아는 사람만 알아 들으면 되요.

호호 2010-10-18 14:1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에이, 내가 알라디언 선택보고 여기와서 병신인증 봤는데요 뭐. 그저게 밤에.
그래서 알라디언 선택 쉽구나 했는데요? 그리고 알아듣는 사람만 알아듣는 말을 왜 여기서 마치 대중적인거마냥 왜 흥분해요. 빵보고 왜 수박이라고해라고 흥분해요?

하이드 2010-10-18 23:00   좋아요 0 | URL
내가 쓰는 모든 글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못해요. 설명한다고 그 어감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로그인으로 쓰는 글에 일일히 시간들여 설명할만큼 친절한 사람도 아니고요. 이건 진심인데, 알아서 좋은 것도 아니에요. ^^

무튼, 아는 만큼 읽는거죠.

님의 빵 수박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도통 알 수 없는 것처럼

기억의집 2010-10-1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10분만에 가구 하나 제작할 수 있어,라는 허풍하고 똑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호호 2010-10-1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것이야말로 넘의 책 읽는 방법 까는 글인데요?

하이드 2010-10-1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글에서 빵 터지는 부분은 '이건 뭐 병신 인증도 아니고...' 에요. ㅎ 어디에선가 관용구로 쓰이고 있는 문구죠.
그에 대한 댓글의 정석은 ' 너도 병신, 나도 병신, 위 아더 병신' 이랍니다.

아, 이런거 모르고 싶다.

하이드 2010-10-18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덧붙이면, 전 다치바나 다카시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으며, 그의 책 중 '청춘 표류'인가는 싫어했고요.

장정일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공부'는 별로였고, '독서일기'는 학생때 재미나게 읽었지요.

이건 사족이지만, 얘기 나온김에, 요네하라 마리는 제 취향상 좋아해야 할 것 같은데, 정이 안 가요. ^^

기억의집 2010-10-18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덧글에 기분 상한 것은 아닌지요? 하이드님이랑 친분이 있었다면 농을 좀 섞었을 것인데. 허풍선이 남작 뺨치네 혹 기인열전을 읽는 기분이야, 이런 식으로요. 그렇담 서로간 농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을 것을 말이에요^^

하이드님 말씀이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어요.저도 타인의 독서방법에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라, 주의니깐요.

그럼에도 장정일의 저 병신인증에 혹한 것은, 다치바나가 소설류를 읽지 않고 인문과학서적을 주로 읽는데 900초면 책 한권을 다 읽을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할 따름이었어요. 저야 다치바나 정도의 머리를 가지고 있지도 독서소화 능력도 없지만 과학관련 책을 섭렵하고 있는 입장에서 책 한권에 900초라는 초 단위의 독서 능력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이드 2010-10-18 23:01   좋아요 0 | URL
기분 상한거 아니에요. ^^ 충분히 기억의 집님처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음.. 장정일의 이번 책에는 거의 매챕터 작가에게 반문을 격하게 하며 읽고 있는지라, 고운 말이 안 나오고 있는 건 맞구요)

위에 쓰긴 했는데, 다치바나 다카시 ( 책에는 왜인지 '과학전문 저술작가' 라고 나와 있어서, 이것도 저는 꿍시렁 거리며 읽었어요) 가 원숭이에 대한 책을 쓰겠다. 하면, 원숭이에 대한 책을 100권 정도 읽는다고 해요. 원숭이에 대한 책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어요, 같은 내용과 연구가 계속 인용되겠지요. 그러다보니, 뇌라는게 그만큼 빨리 인지할테고, 경제경영책을 종종 읽는 제 경우도 그래요. 같은 내용과 연구가 계속 인용되요. 그러다보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니깐 읽는게 아니라 보는 것만으로도 내용을 알고 책장을 넘기게 되구요. 저같은 사람도 그런 경우에 눈에 힘 빡 주고 책의 가운데를 훑고 넘기는데, 다치바나 다카시는 비교도 안되겠지요.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는데, 다치바나 다카시는 워낙 문학을 읽지 않는다고 하니깐, 그가 읽는 책들의 경우 위의 시간으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속독법이라는게 일반인이 생각하는 독서법이 아니라 정말 책 한 페이지를 한 눈에 보는 거라고 알고 있어요. 클린턴이 신문 한페이지를 한눈에 본다는 기사를 읽은 적 있어요. 속독법에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각선으로 보면서 눈에 담는다고 했던걸로 기억. 그런식이겠죠. 남들이 보면 넘기는건데, 본인은 읽고 있는 거.

우리가 보기에는 황당하지만, 그사람 한테는 그게 정상일 수 있는데, 본인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 할 수 없고, 하지도 않는다고) 위와 같이 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0-10-1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착각한 것일까요? 900초에 혹은 한시간 안에 도킨스나 그 밖의 다른 인문과학 책을 말 그대도 read할 수 있을까, 싶어요. 거의 skip의 경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덧글 단 것인데...기분 상하지 않았음 좋겠어요.

장정일에 대해서는 저는 할 말이 많은데. 사실 장정일이 가방끈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문단에서 박대를 당했지요. 그가 젊었을 때 가진 시적 감수성과 작가적 이야기성을 인정했더라면 장정일은 소설로 사고 한번 쳤을 것입니다.라고 생각하는 작가입니다. 어느 순간 소설도 시들하고 공부를 들고 몇 년만에 책을 내더니...너무 진지해졌어요. 지식만 들어있는 느낌이에요. 구월의 이틀이 그랬어요. 최신작 읽으면서 아, 그는 이제 이야기대신 지식만이 들어있구나, 생각했지요. 소설가나 시인은 꾸준히 외도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야한다는 것을 장정일작가 보면 알아요.






기억의집 2010-10-18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처럼 문단에서 흔들어도 자신의 길을 가야하는 작가였는데.

저는 다치바나의 독서 이력은 경외에 가깝지만 그의 필력이나 내용은 지식정보에 그치지 않나 싶어요. 이 사람은 글의 창조성이 없어요. 지식 전달자 같아요.

요하네스 마리는 전 진짜 별로에요. 제가 책을 반품한 적이 지금까지 딱 한번 있거든요. 그게 바로 마리의 대단한 책이었어요. 그렇게 후진 책 처음이었어요.^^
덧글이 너무 길죠. 죄송~~~

하이드 2010-10-18 22:47   좋아요 0 | URL
모든 책이 '소설' 일 필요는 없지 않나요? ^^
그 소설조차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 없다고 하고.

소설 외의 책은 얼마나 많이 알고, 어떻게 잘 짜집기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가.의 문제
이 관련해서 강준만의 좋은 글이 있었는데..

다치바나의 일등주의를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그의 완벽주의는 좋아요.
책 많이 읽는 사람은 대충 좋아하고 보는데, 그런 기준에서 다치바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어요. ^^
 

이 책을 뒤집으면, 뒤표지에 나와 있다.  

'당신은 애서광인가?  

책 내용을 적은 건지는 지금 읽는 중이라 모르겠는데,
아래와 같은 문항들이 나와 있다.  

셀프 답변  :

 

 

 

ㅁ 책을 빌리고 돌려주지 않은 적이 있다 .
 -> 책 빌리지 않는다. 구매하거나 서점에서 읽는다.

ㅁ 책을 한 번이라도 훔쳐본 적이 있다.
-> 훔쳐 보고 싶은 적도 없고, 훔쳐본 적도 없다. 그냥 다 산다. 내가 훔쳐보고 싶은 건 커피빈 재떨이랑 스타벅스 벤티 머그  

ㅁ 서점 주인에게 외상을 달라고 떼 써 본 적이 있다.
-> 없다. 그냥 산다. 마일리지를 따져서 사긴 하지만, 외상 달라거나 책으로 흥정해 본 적 없다.  

ㅁ 다 읽지 못할 것을 예감하면서도 사는 책이 많다.
-> 없다. 언젠가는 읽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책을 산다. 사고로 죽으면 안 된다. 늙어 죽어야해.  

여기까지 다 no 다. 난 애서광이 아닌가? 질문이 '나 같은 부류(?)의 독자를 애서광 아니게 만들어 놓았다거나.  

ㅁ 매일 서점을 들러야 직성이 풀린다. (인터넷 서점 포함)
-> 매일? 매시간이라고 해도 .. 그렇게 과언은 아닌데... 음.. 그런데... 

ㅁ 단골 헌책방이 있다.  
-> 없다. 있다면 알라딘 중고샵 정도? 요즘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ㅁ 초판본을 보면 마음이 설렌다. 
-> 안 설렌다. 파본을 보면 마음이 설렌다. 환불받을 생각에 돈 굳었다 싶어서  

ㅁ 자신의 책에 소유주를 밝히는 나만의 표식을 한다.
-> 네버네버. 책 팔 때 값 떨어진다. 플러스, 책에 흔적 남기는 거 극도로 싫어한다.  

ㅁ 내용은 별로지만 책자체가 아름다우면 마음이 동한다.
-> 내용은 내용이고 아름다운 책은 아름다운 책이지. 둘 다 좋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책들이 더 많다. ... 아, 둘 다 별로인 책은 많다. 어쨌든 문항의 '... 지만' , '...면' 은 내게는 성립하지 않는 공식  

ㅁ 도서관을 좋아하지만, 직접 소유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 이 문항 역시 내게 '...지만' , '..을 더' 는 성립하지 않는다. 도서관을 좋아하고, 책은 직접 소유해야한다.

ㅁ 새책방보다 헌책방에 더 관심이 많다.
-> 외국 나가면 헌책방에 더 관심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헌책방에 관심 없다.  

ㅁ 정가보다 더 비싸게 주고 산 책이 있다.
-> 아마도  

ㅁ 쌀이 떨어져도 사야할 책은 꼭 산다.
-> 쌀이 .. 중요해? 굶어 죽을래, 책 살래? 의 질문이라면, 굶어죽기는 싫소. 라고 답하겠지만.. 고기 먹을래, 책 살래 하면 좀 고민할지도 모르겠지만..

ㅁ 어떤 책을 사달라고 책주인에게 떼를 쓴 적이 있다.
-> 늘 떼(?)를 쓴다. 는 말은 좀 그렇고.. 달라고 할 때 있다.  

ㅁ 다른 데서는 모르겠는데, 유독 서점에서 예쁜 여자를 보면 심장이 멎는다.(여자든 남자든 '멋진 남자'로 대체하고 싶은 사람은 그리 하시오)  
-> 대체 안 하고, 예쁜 여자를 보면 심장이 멎을...리는 없지만, 보기 좋다고 생각한다. 예쁜데 책도 읽네, 좋아좋아. 물론 들고 있는 책에 따라 평가는 극과 극이다.  

서점에서 보는 예쁜 남자는 .. 그냥 그 남자가 서점에 있는 거면 심장이 멎기 직전까지 갈 수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책 많이 읽는 남자 별로다. 그냥 내가 이야기하는 책 정도만 알고 있는 정도면 된다. 그리고, 책만 많이 읽는 남자는 더 별로다. 책만 많이 읽는 여자는 괜찮다. 좋다. 혹시 오해할까 덧붙이면 내 얘기 아니고, 난 책만 많이 읽는 여자도 아니고.  

답변이 까칠하게 느껴진다면, 책이 우라지게 재미 없어서일지도 ..  

++++++++++++ 

덧붙임  

책 안의 <애서광> 꼭지에 나온 글이다.  

 이 책을 몇 번인가 읽었는데, '애서광'이 플로베르의 작품이라고 철떡같이 믿고 있었다. 아 놔, 편집자 고소하고 싶네. 단편 3개가 나와 있는데, 책 표지에는 구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라고 쓰여 있고, 안에는 '옥타브 유잔느'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이 있고, 이 '애서광'은 어느 일본인이 쓴 한 편의 독립적 에세이라고 한다. 그 어느 일본인 이름은 절대 안 나와 있음.   

< 수정 >
'애서광'은 플로베르의 작품이 맞구요, 장정일이 이 꼭지에서 흥분하는 건 1. 플로베르의 작품과 옥타브의 작품과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이 있는데 왜 책표지에 '플로베르 지음' 이라고 써 놓았는가! 와 2. 작품 들어가기 전에 있는 "애서광 이야기"의 작가인 구스타브 플로베르는 1821년 12월 12일에 잔다르크가 분살당한 곳으로 유명한 프랑스 노르망디 루앙에서 한 외과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동안 예술을 위해 독신으로 생활하다 1880년 뇌졸증으로 사망했다" 고 시작하는 난데없는 글이 사전해설이 아니고  (제가 헷갈렸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

'이 글은 플로베르의 작품에 대한 개별적 해설이 아니라, 비블리오마니아에 관해 어느 일본인이 쓴 한 편의 독립적인 에세이다. 엉뚱한 편집도 편집이지만, 저자의 이름을 누락한 이유는 헤아릴 길이 없다.'  

고 나와 있으니, 앞의 그 작품해설인지 에세이인지 하는 것의 저자 이름이 누락되어 독자들 헷갈리게 한 죄 때문이네요.  

전문 번역 댓글 달아주시며 지적해주신 .님 감사합니다. ^^ 문득 오랜만에 애서광 궁금해진 찰나였는데, 덕분에 잘 읽고, 페이퍼 내용도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엄한 사람 고소할 뻔 했네요. 아, 이 즐거운 오독!  

무튼, 문항이 몇가지 더 있어 하는김에 싹 추가한다.  

 

ㅁ 여행을 가면 반드시 그곳에서 가장 큰 서점을 둘러본다.
-> 큰 서점 아니라, 작은 서점도 꼭 둘러봄, 찾아서 둘러봄.  

ㅁ 여행을 가면 현지 사람에게 헌책방이 어디 있는지 반드시 물어본다.
-> 인터넷 세상~  우리나라 사람들만 책을 읽지 않는게 아닐텐데~  

ㅁ 새로운 판본이 나오면 반드시 집의 것과 비교해 본다.
-> 새로운 판본이 좋아 보이면, 또 산다.

ㅁ 책에 낚서를 하지 못한다(예를 들면 친구의 전화번호도 적지 못한다).
-> 네  

ㅁ 용도가 따로 있는 돈을 책 사는 데 쓴 적이 있다.
-> 책 사는데 쓰면 책 사는 용도지 머  

ㅁ 서평을 꼼꼼히 훑어보며, 매주 구입 목록을 쓴다.
-> 신간 목록을 하루에 두번씩 보며 구입 목록을 보관함에 담는다.  

ㅁ 좋은 책을 사면, 저절로 술 생각이 난다.
-> ??  

ㅁ 우울할 때 책을 쓰다듬거나 책등의 제목만 읽어도 즐거워진다.
-> ... 글쎄 -_-;  

ㅁ 책을 절대 빌려 읽지 못한다. (도서관 제외)
-> 거의 그렇다.  

ㅁ 아주 정기적으로 꿈 속에서 책을 찾아다닌다.
-> 책을 찾아다니는 건 아니고 .. 정기적으로 읽고 있는 책이 꿈에 나오기는 하지요.  

ㅁ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어져도, 그날 들고 있던 책은 고스란히 껴안고 온다.
-> 네  

ㅁ 생수 2리터짜리 한 병도 무겁지만, 책은 아무리 많아도 무겁지 않다.
-> 네! 네! 네!  

ㅁ 전철이든 어디서든 다른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은 반드시 제목을 봐야 한다.
-> 네. ...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ㅁ 잡지의 기획물들을 찢거나 편집해서 나만의 책을 만든다.
-> 아니요.

ㅁ 책에는 내용과 다른 추억의 가치가 따로 있다고 인정하는 편이다.
->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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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호 2010-10-17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지 못할 것을 예감하면서도 사는 책이 많다.....공감이 갑니다.

하이드 2010-10-17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전 아무리 많이 사도, 언젠가는 읽겠지. 하고 사요. ^^ 뭐 엎어치나 매치나이지만, 이렇게 생각할래요.
ㅡㅜ

카스피 2010-10-18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한번 체크해 볼까봐요^^
 

네가 무엇을 먹는지 알려주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고 말했던 건 사바랭..
네가 무엇을 읽는지 알려주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고 말했던 건 그냥 지나가는 행인 1 하이드  

간혹 타인의 서재(블로그)를 방문하면, 서재 위의 책장에 눈이 간다. 이전에는 마이리스트였는데, 확실히 책장에 넣어 놓은 책들이 더 서재 분위기 나고,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책들을 보고, '음, 이 책들은 나랑 겹치는 군.' 내지는 '아, 이런 책들을 좋아하는 군.' 생각하며, 속으로 빠르게 어떤 종류의 판단이 이루어진다.  

잠깐 딴 얘기.
아침에 오상진의 굿모닝 FM을 듣는데, 매일 퀴즈를 한다. 두 사람이 대결해서 두문제를 먼저 맞추면 이기는 거.
며칠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등을 쓴 독일의 작가 .. 어쩌구 하는 문제가 나왔는데, 둘 다 전혀 몰라서 듣는 나는 좀 당황했다. 남자는 .. 카프카? 이랬고, 여자도 몰라서, 보기 내준거 다 듣고 때려 맞추더라. 한숨이 절로 ..  어떻게 괴테를 모르지? 어떻게 괴테를 모르지? 며칠째 계속 생각나고 있어.  

다시 책장으로 돌아가서, 읽는 책을 보고, 어떤 사람인가 내나름 짐작하게 된다는 거.   

그런 의미에서 내 책장을 보았다. 위의 책장, 아래 책장이 있고, 위 책장은 관심 신간, 아래 책장은 '으으.. 이 책 찐짜 쫗아' 하는 책들인데, 아래 책장은 누가 들어와도 보나 모르겠다만. 내가 내 서재에서 내 책장 눈여겨 안 보고, 책장에 책 쌓아 놓는 것에 만족한 채, 남의 서재 가면 그 책장 눈여겨 보니, 남들도 내 서재 오면, 내 책장 눈여겨 보나 모르겠다. (이건 뭐, 클릭하고, 광고하고, 이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98%의 진심으로 책장에 쌓아 놓는 책으로 보는 취향 이야기다. )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 배경음악 : 나~ 이런 사람이야~ )

 

 

 



 

 

 

 

그러고보니 요사 책이 3권이나 .. 시류에 따른 독서를 한다는 뜻이지
<로우보이>와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 같은 책들을 보니 최신간을 빨리 캐치하고
<리틀 슬립>?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나?
<감정 교육>과 <남아 있는 나날> 같은 고전도 있어. 아, 이런 책 읽는 사람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아.
<안녕, 드뷔시>와 <명탐정은 밀항중> 같은 일본 미스터리도 눈에 띄고
<도룡뇽과의 전쟁>? 뭘 좀 아는 군
<파리의 장소들>이란 책이 있는 걸 보니 여행 관련 책도 좋아하나봐.
<울프홀>이라.. 역사소설 좋아하나? 부커상 빠일수도..
<도덕, 정치를 말한다>? 조지 레이코프를 읽다니, 수준 있군.  

라고 위의 책들을 본다면, 나는 생각할꺼다.  

두번째 이야기는 추천마법사 이야기 ( 첫번째 이야기는 그러니깐 서재의 책장 이야기였구)  
난 딱히 추천마법사의 도움을 받고 있지는 않다. 신간 위주인데, 신간이야 내가 나오는 족족 죄다 체크하고, 내가 좋아하는 책을 고르는데, 그 중에서 시스템 따위가 고른 것에 비할바 아니니깐.

정말이지 별 도움 안 된다. 하지만, 나처럼 강박적이다 싶을 정도로 확인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도움 되겠지. 인정.  

근데, 오늘 추천마법사에 뜬 이 책을 보고 좀 웃었다.  

정란희의 <바다에 가고 싶어요>  

한창훈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가 있었고, 나는 한창훈이란 이름은 처음 들어보지만,
생계형 어부 작가라고 하고, 인천 앞바다에서 낚시 하고, 밥 먹고 (고기 잡아서 먹나요!? 흥분흥분), 이야기 나누고 돌아오는 그런 독특한 작가와의 만남이다.  

바람 쐬고 싶은 마음이 쌓일대로 쌓여서 이 이벤트 꼭 당첨되어 바다 가고 싶었다.
바다 낚시에 어부 작가님과의 대화에 배밥(배에서 먹는 밥)이라니!  

댓글도 여기저기 남기고 ^^; 고객센터에 발표가 늦어 문의하면서, 담당부서 전달할때 나 좀 꼭 뽑아 달라고 함께 전달해달라고도 하고, 답변 받으면서 당첨 사실을 확인하고 냅다 책도 주문하고  

 조금 아까 다른 책들과 함께 도착!
 제목도 참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지금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배의 노래는 ( 사골국물에 라면 끓여 먹은 것이 오늘 먹은 게 다)
 좋은 배경 음악이고

 요즘의 팍팍하고, 육체보다 더 허기진 정신에 진짜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주는 이벤트다.
 다음주 토요일인가로 시간은 아직 남았지만, 달력에 적어 놓는 것만으로도 양식이 된다.  

 여튼 요즘 그렇게 바다바다 생각하고 있는데,

 추천 도서에 <바다가 가고 싶어요> 라니 ㅋㅋㅋ 

 아니, 페이퍼도 모니터하나? 싶었지만, '이전에 구입한 신간 시리즈' 에 있는거 보니, 이전에 샀던 그림책과 같은 시리즈 중 하나인가보다. 

난 이메일 일부랑 이름 일부만 보고 모르겠던데, 같이 가시는 네분은 누쿠신가요?
문학동네에서 전화 받아서, 문학동네 분도 계실테고, 알라딘에서도 가시는 분들 계신가?  

이 기세로 문학동네 장바구니 이벤트도 올해는 한 번 돼봤으면 좋겠다! 
 
벌써 금요일 

주말에는 열심히 책을 읽고, 집을 치워야지. 라는 늘 같은 계획.  

++++++++++++++++++++++++ 

세번째 이야기 추가   

반딧불이님 서재에서 '역사로 경제 용어 이해하기' 리뷰를 읽다가 튤립 피버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고 ...
튤립 철도 다가오는데 보관함에 묵혀두었던 <튤립, 그 아름다운 투기의 역사>나 사볼까 싶어
'튤립' 으로 검색하니 으잌, 품절이네 

다른 튤립책들을 보다가 <튤립 피버>라는 책이 있길래 이건 머지? 들어갔다가
반가운 이름과 멋진 리뷰를 본다.  

snowdrop 의 '고통 없이는 열정도 없는 걸까?'  

내가 생각한 튤립 피버에 대한 책은 아닌듯 하지만 ( 이건 연애소설인듯, 나는 미시사를 원하고)
스노드롭이 리뷰 말미에 튤립 이야기를 적어 두었다. 

   
  그러나 아무리 열정이 고통을 수반한다고 해도 노인 코르넬리스가 '이 꽃들(튤립)이 아름다움의 무상함을 상기시켜주지 않소? 이렇게 아름다운 것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말이오' 라고 감히 가르치려 들 때, 우리 젊은 사람은 얀이 말했듯이 '그래서 그 아름다움을 손에 넣을 수 있을 때 즐겨야 하는 거겠지요.'라고 되받아 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말이다.
 
   

 보고 싶네. 너 어디서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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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10-16 1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서재를 들락거리다보면, 내가 참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펑펑 낭비하며 사는구나. -_- 생각하게 돼요.
도대체 언제 이 많은 책들을 읽으며 그 여러가지 일들을 하며 말로님 시중도 들고 하시는지...
제가 막 부끄럽습네다 ㅠ_ㅠ;

오늘 햇살이 참 밝네요. 많은 걸 느끼며 열심히 살고 싶어요!!!


라고 외치며 컬러타일 따그닥 -_-;;;;;;;;;;;;;;

참, 오른손 아프신 건 좀 괜찮아요? ^^;;;;;;;

하이드 2010-10-16 18:25   좋아요 1 | URL
말로님 시중들고 남는 시간에 책도 읽구요... 컬러 타일도 .. 응? 그래요 ^^
전 오늘 엄청 춥다고 껴 입고 나갔는데, 하루종일 날씨가 무척 좋아서, 가지고 나간 가죽쟈켓을 계속 들고 다녔다는;

쌀쌀한 가을 날씨가 좋아요 ^^
오른손은 ... 아파요 ㅡㅜ 컬러타일을 끊어야 해요 흑

Kitty 2010-10-16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소설 잘 안읽지만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는 좀 심하게 땡기네요.
어부 작가님과 대화하고 밥먹는 이벤트라니 저런 훈늉한! 게다가 인천??? 으아...완전 부러워요. 후기 부탁!!

하이드 2010-10-16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하죠?! 훌륭하죠?! 바다에서 막 뭐 낚아서 먹나요? 꺄~ 꺄~

저도 런던탑 동물원 거북이 땡겼는데, 원제랑은 좀 다르네요. 책에 거북이가 나오나? 여튼, 엄청 끌리는 표지와 제목이에요.

Kitty 2010-10-17 0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ttp://www.amazon.co.uk/Balthazar-Jones-Tower-London-Zoo/dp/0007345232/ref=sr_1_1?ie=UTF8&qid=1287248155&sr=8-1
http://www.amazon.com/Tower-Zoo-Tortoise-Novel/dp/0385533284/ref=ntt_at_ep_dpt_1

심심해서 찾아봤더니 영국판이랑 미국판이랑 제목이 다르네용.
번역서 표지는 영국판을 쓰고 제목은 미국판을 썼나봐요(The Tower, The Zoo, and The Tortoise)
아오 나 이 책 넘 읽고싶어졌어요 어쩌죠!! ㅋㅋ

하이드 2010-10-17 0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네요. 오오 재미있겠다! ^^

마립간 2010-10-21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이 (마립간의 책을 통해) 평가하는 마립간은 뭐로 생각하실까?
 
우리 삼촌 앤디 워홀의 고양이들
제임스 워홀라 글. 그림. 한정신 옮김 / 바다어린이 / 2010년 2월
절판


표지에 막막 고양이들이 잔뜩! 근데 저 가운데 고양이 하얀 가발 쓴듯한 낯익은 고양이는?

내지조차 맘에 쏙 드는 이 책은 고.양.이.책

나는 앤디 워홀도 좋고, 고양이도 좋고, 앤디 워홀의 고양이도 좋은데
이 책 앤디 워홀의 작품들이 널려 있고, 완전 - 고양이판이다.

이 뒷모습은 앤디 워홀이겠지요?

이 책을 만든 제임스 워홀라는 앤디 워홀의 조카입니다. 오호 -
어릴적 삼촌 앤디 워홀네 놀러가서 고양이랑 놀던 기억을 떠올리며 만든 그림책이라고 해요.
우와 -

들어가는 페이지들이 하나같이 예사롭지가 않지요?

예술을 보여주는 그림책들은 찾아보면 꽤 많습니다. 현대 미술을 보여주는 책으로는
막스 뒤코스의 작품 정도만 생각나는데, 여기, 팝아트의 황제 앤디 워홀과 그가 키우던 고양이를 통해 팝아트를 보여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전설적인 영화배우 글로리아에게서 헤스터를 데려옵니다. 그림을 보니 저의 로망냥이 러블이네요! 러블리한 러시안 블루입니다.

앤디 삼촌네 집은 폭이 좁고 높고, 오래된 가구도 많고, 앤디 워홀의 작품들로 복작복작해서 놀기에 안성맞춤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고양이 헤스터도 좋아했어요.
헤스터가 가만히 있을 때는 부바 하머니의 구관조 에코를 바라볼 때 뿐이었다고 해요.

고양이는 한 번 숨으면 찾을 수가 없어요. 그건 내가 장담해요.

근데, 이 집... 견적을 보니 고양이가 납셔주시기 전에는 '위드아웃 트레이서' 팀이 와도 못 찾아요. 고양이의 천국이군요!

작은 헤스터가 자라고 자라고 자라고 자라서 커다란 고양이가 되었어요.

아 .. 나는 커다란 고양이를 좋아해요. 커다란 고양이를 안는 느낌은 너무 귀여운 새끼고양이가 결코 줄 수 없는 푸근함이지요.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새끼 고양이때는 이뻤는데, 크니깐 고양이야. 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진심으로 슬퍼져요.

무튼, 헤스터가 어른 고양이가 되고, 앤디 삼촌과 부바 할머니는 헤스터를 위해 샘을 데려오기로 합니다. 보아하니, 샘은 ... 샴고양이에요. 수다쟁이 샴!

앤디 삼촌이 작업할때면 샘과 헤스터가 곁에 있는 걸 좋아했지요.

고양이는 물감 냄새 질색하지 싶지만, 그래도 뭐하나 궁금한 호기심이 더 강했을꺼에요.
분명 붓을 따라 얼굴이 왔다갔다 했겠지요. 헤헤

잠자리에 때면 샘과 헤스터는 삼촌이 가발을 넣어 두는 서랍 속을 가장 좋아했어요.

아, 앤디 워홀 가발이었구나. 라고 그림책을 보며 새삼 깨닫게 되는 사실들도 있어요.
이 그림 속에 샘과 헤스터 자는 자세가 아주 고양이스러워요. 굿이에요.

고양이 식구들이 늘어났어요

아이들과 새끼 고양이들이 곤히 잠든 편안한 한 때에요.

헤스터가 또 한 번 새끼를 낳고, 주변에는 샘을 닮은 고양이들이 바글바글해졌어요.

작업도 망치고

밤마실로 이웃의 원성도 높아졌지요.

할머니와 구관조 에코는 고양이들이 한꺼번에 쳐다보는 것이 부담스워지기 시작했구요.

그 때, 앤디 삼촌이 좋은 생각을 해냈지요.

삼촌과 할머니는 샘과 헤스터를 그림으로 아주 멋지게 그리고 색칠합니다.
며칠동안의 작업 끝에 그림들을 출판사로 보내고, 책으로 나오게 됩니다.

(방방 뛰며) 나 이 책 있어요! 나 이 책 있어요! 앤디 워홀의 고양이 책!
사실, 앤디 워홀의 고양이 달력도 있고, 앤디 워홀의 고양이 엽서랑 자석도 있;;

앤디 워홀의 책은 <샘이라는 이름의 25마리 고양이와 푸른 고양이 한 마리>
할머니의 책은 <성스러운 고양이들> 이었습니다.

그러니깐, 이 집안은 다들 태어날 떄 손에 붓을 들고 태어나나보군요.
앤디도 할머니도 이 그림책을 그린 제임스도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사람들이 찾아와 고양이 샘을 분양받아 갑니다.

원래의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삼촌과 할머니는 아주아주 흡족해했습니다.

폭이 좁고 넓은 앤디 삼촌네 집은 샘과 헤스터 둘에게 딱 알맞은 크기였던거죠.
그리고 앤디 삼촌하고, 부바 할머니하고, 구관조 에코하고..


표지나 이미지를 보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생생한 그림이라 좋았던 책입니다.
(사실, 안에 그림에 비해 표지가 좀 ...)

앤디 워홀을 이보다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수 있을까요?
예술과 접목시킨 그림책들은 일단 좋아하고 보는데,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과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유명한 작품 그림들은 보너스로 보여주며, 참 할 이야기가 많은 그림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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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10-16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서재에 들어올 때마다 사고 싶은 책이 늘어서 큰 일이에요. (결국은 사게 된다는 ... ;;)
 
소녀
미나토 가나에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이 상당히 별로였어서 ( 그 소설이 받았던 호평을 생각하면 더 더 별로) 두번째로 소개된 <소녀> 또한 별로 기대하지 않다 뒤늦게 읽었다.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 류의 우정과 그 외 온다 리쿠식 미소녀( 이 책의 소녀들이 미소녀란 이야기는 없지만) 우정을 떠올리게 하더니, 오츠 이치의 단편 같은 엽기와 반전이 있다. 그 중간에도 어디서 본듯한 그런 느낌이 많이 든다. 그닥 길지도 않은데, 여튼 이런저런 짬뽕이라 하더라도, 재미나고 독특하다. 

유키와 아쓰코 두 친구는 어떤 일을 계기로 사이가 틀어지게 된다.
반사신경이 뛰어나 검도에서 최고였던 아쓰코가 발목을 접지르게 되며 시합을 못하고, 명문고 입학을 포기하고, 그 와중에 학교 게시판에 쓰인 악플을 보고, 소심해 하던 중, 유키가 쓴 단편 소설이 선생님의 이름으로 발표되었고, 그 단편 소설이 아쓰코를 소재로 쓰인 것이란 것을 알게 된 아쓰코가 소설은 구하지 못한채 둘의 사이가 어색해져 버린 것. 

책 카피에 나와 있는 '죽음'을 보고 싶어하는 두 소녀. 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음침함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색한 상태에서 여름방학이 되고,
둘은 각각 '죽음'을 궁금해하지만, 이 또한 어른이 되고, 세상을 알게 되는 것이라 둘은 각각 생각해서 궁금해 하는 것이지, 죽인다거나, 죽고 싶다거나 하는 어두운 감정과는 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한 명은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원에 가고, 다른 한명은 죽음을 앞둔 아동들을 상대로 한 자원봉사 단체에 들어간다.  

둘 다 자신이 하지 않을법한 일들을 하면서, 성장해 나가고,  

서로에 대한 오해가 쌓여 연락이 끊긴 그녀들의 이야기가 요양원과 아동병원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점점 연결되어 만남으로 치닫는다.  

과하게 얽히고 얽혀 '말도 안돼' 싶은 결말이지만, 이 정도로 얽힌 장치는 그 나름으로 즐길 수 있지 않나 싶다.  

여튼, 나는 어설픈건 싫어도, 괴상한건 좋다. 두 소녀가 달리는 부분이나 서로의 진심을 깨닫게 되는 부분은 심지어 꽤 감동적이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나서 입에서 썩소가 가시지 않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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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10-1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썩소 ^^;
하이드님이 읽으셨단 게 '왠지' 신기하게 느껴진다능 ;;;;;;;

하이드 2010-10-15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그렇죠? 저두요. 북리펀드 도서길래 부담없이 사서 읽어 보았죠. 길지도 않아서 읽는데 한시간이나 걸렸으려나?
의외로 귀엽게 엽기적이라 재미있었어요. 봐바요. 별도 네개나 줬잖아요. ㅎㅎ

grish 2010-10-1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고백 읽고 입에서 썩소가 오래 안가셨어요.근데 "소녀"가 하이드별점 4개라니 읽어보고 싶긴 하지만 또 썩소를 맛봐야하나요 ㅋㅋ

하이드 2010-10-16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은 헛점이 많은 소설이죠. '소녀'는 그것조차 대놓고인지라 잘 만든 B급 영화 같은 느낌이에요. 온갖 것들의 짬뽕인데, 뭐랄까, 전 좋더라구요. ^^ 금새 읽으니, 별로라도 시간이 아깝지는 않을꺼에요. 북리펀드 도서니, 반값을 돌려 받을 수도 있어요.

기대치가 워낙 낮았어서 괜찮았던 것도 분명 있겠지요. '고백'은 사람들이 워낙 좋다고 해서 기대치가 높았었어 더 끕끕했던 면도 있겠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