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읽긴요, 놀러 나가세요 ^^ 꽃샘추위는 물러가고, 따뜻하고 해 쨍쨍한 주말 된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빠질 수 없는 신간마실!  

신간은 아니지만, 반값 소식 먼저 전해드릴께요. (사실 약간 속이 쓰리지만, 진짜 오래오래 고민하다 제값 주고 산 1人인지라 'ㅅ'  그나저나 3월부터 반값 도서 없어진다고 기사 봤는데 어찌된걸까요? 막 3월 말 이러나?)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 입니다.

알라딘에서 한정 수량으로 진행된다고 해요.  

680페이지의 큰 판형 양장.
소개되는 책은 우리나라에 없는 책들도 많지만, 그것도 그 나름대로 재미나답니다. 총 390여권의 책이 이 책에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요네하라 마리와 맞을듯 안맞을듯 좋을듯 안 좋을듯 미묘한지라 요즘은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잘 안 사는 편이긴 하지만요, 이 책은 추천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7권씩 20년간 책을 읽은 것으로 알려진 '다독가' 요네하라 마리의 모든 면을 파악하기에는 미미한 양이지만, 책을 사랑하고, 책을 통해 말하려는 '애독가' 적 기질이 글 곳곳에 박혀 있다.

라고 하지요.  조만간 마리 여사의 새로운 책도 나올꺼라고 하니, 혹시, 행여, 만약, 이 책을 아직 안 산 요네하라 마리 팬분들이 있다면, 이번 기회 놓치지 말자구요.  

 버나드 콘웰 아서왕 연대기 2편
<에너미 오브 갓> 도 나왔습니다.  

뭔가 박력 있는 빨간 표지!  

' 이 책이 정말 재미있는데, 뭐라고 할 수가 없네, 진짜 재미있는데' 라고 하던 랜덤하우스 소설팀 편집팀장님. 이라고 적었으나, 정말 저렇게 말했는지는 확실치 않고, 여튼, 진짜 재미난데, 왜 사람들이 몰라줄까. 아쉬움 x 100 인 책...이라고 역시 저 혼자 추측 'ㅅ'  

무튼, <윈터킹>부터 읽으려고 계속, 쭉, 보관함에 들어 있던 책인데, 벌써 2부가 나왔으니 얼른 <윈터 킹>부터 사 봐야 겠습니다.  

 

<윈터 킹> : 모든 아서 이야기의 원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15세기 토머스 맬러리의 <아서의 죽음>에는 원탁과 성배, 마법사, 야수, 마술검 등 수많은 신화적 요소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버나드 콘웰은 기존 토머스 맬러리의 작품을 원전으로 차용하는 대신, 치밀한 고증과 함께 자신만의 역사관을 더하여 이제껏 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아서 왕 이야기를 선보인다.

<에너미 오브 갓> : '아서 왕 연대기' 제1부 <윈터 킹>에서 아서는 서자라는 이유로 아버지 유서 대왕에게 홀대를 받고 변방으로 쫓겨났지만 특유의 리더십과 역량으로 최고의 군인으로 인정받고 차기 왕으로 낙점된 아기 모드레드의 수호자로서 그를 지켜나간다. 2부 <에너미 오브 갓>은 브리튼 내부의 평화를 이룬 아서가 호시탐탐 브리튼을 노리는 색슨족과의 일전을 꿈꾸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아발론 연대기.에 요즘 영드 '멀린'을 보기도 했고, 새삼 새로운 아서왕 이야기에 끌리는 분이시라면. 
 

 


엔드루 테일러 <아메리칸 보이>

이 책도 원서로 나왔을 때부터 찜해두었던 책인데, 소개 되었네요.  

미국이 자랑하는 천재적 시인이자 비평가, 낭만주의 문학으로 유명하면서도 범죄소설과 추리소설, 고딕소설의 선구자이기도 한 에드거 앨런 포. 1819년 런던에서 일어난 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인간의 탐욕과 물질만능주의의 허상을 그리고 있는 앤드루 테일러의 <아메리칸 보이>는 작품의 중심에 '소년' 에드거 앨런 포를 등장시킨다.

베일에 싸인 에드거 앨런 포의 일생 중에서도 가장 알려진 바가 없는 포의 영국 체류 시절에 초점을 맞춘 이 소설은 작가가 수집한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각종 범죄가 판치던 19세기 초 런던 뒷골목을 배경으로, 물질주의에 물들어 도덕을 버리고 욕망에 허덕이던 영국 상류층의 이면을 고발한다.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엘리스 피터스 히스토리컬 대거 상 수상작. 
 

에드거 엘런 포의 영국 체류 시절 이야기. 19세기 런던에 대한 묘사가 뛰어난 미스터리라고 합니다.
이런거 좀 좋아해요. 19세기!!! 런던!!!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미국 작가 앤드류 포터의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에 대한 열 가지 이야기. 앤드류 포터는 처녀작인 이 작품을 통해 2008년 플래너리 오코너 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8년 각종 매체에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화제를 모으며 무명의 작가에서 2008년 가장 주목받는 신예로 뛰어올랐다.

누구에게든 하나쯤 있기 마련인 '지워지지 않는 어떤 순간'을 회상하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그 기억에 아파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들을 편안한 언어로 그려냈다. 작가는 우리 주위에 흔히 있을 법한 친근한 인물들을 통해 상처나 아픔으로 남은 기억이라고 해도 그 역시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소중한 과거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당신의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은 무엇인가요 

 

세계문학 전집 중에 두 권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작가 미하일 불가코프의 데뷔작 <젊은 의사의 수기 / 모르핀>  

이 나왔구요,  

 

 

 

 


 왕정치 <따니아오 호수 이야기>가 대산세계문학총서로 나왔습니다. 저 시리즈 표지 같은 표지는 좀 불안하네요. 대산 표지 지금까지 멋졌는데 ..  

중국 신시기 소설 문학의 방향을 제시한 면에서 '중국 현대 문학의 진정한 개척자'라 불리는 왕정치의 단편집이다. 중국 평론가와 문학사가들이 '서정적 인도주의자', '중국 최후의 사대부', '마지막 경파 작가' 등으로 수식하면서 그 문학사적 지위를 부여한 왕정치 문학의 정수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대산에서 이런 중국권 고전들 소개해주는 것 좀 좋습니다.  

 

 

그리고, 그림책들이 풍성하게 나왔어요. 그림도 예쁘고, 재미날 것 같은 신간들 모아 보았습니다.

  

 

 

 

 

 

 

  

 박지영 <비에이로부터>  

홋카이도 관련 여행서들이 요즘들어 많이 소개 되었는데요, '비에이'가 제목에 들어가니, 궁금해지네요. 홋카이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동네 중 하나였거든요. 아름다운 눈 벌판 -  

비에이의 느낌은 딱 옆의 표지 같은 느낌입니다. 여백이 풍성한 아기자기한 사람 사는 집  

저자 박지영 1인출판사 수프에서 나온 책.
저자이자 수프 출판사 대표일 박지영은 종이책 감성에 어울리는 책을 내고 싶다. 고 그러네요.  

 

 

 영화로도 크게 인기를 끌었던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저자인 모리스 샌닥이 직접 데이브 에거스를 지정하여 소설로 만들어주기를 바랬다고 하네요.  

그림책이 영화로? 까지는 기대되었지만, 그림책이 소설로? 글쎄 - 하는 마음이 먼저 들긴 하지만, 이 이야기라면, 소설로도, 이야기로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마르틴 주터 <욕망을 요리하는 셰프>  

스리랑카의 내전으로 인해서 스위스로 망명한 천부적 재능을 가진 타밀계 요리사 마라반의 삶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밑바닥 주방보조로 자신의 재능을 썩히며 어렵게 살아가던 마라반은 이모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아유르베다식 요리 비술(?術)과 과학적 방법을 도입한 최신의 분자요리 기법을 바탕으로 성욕을 자극하는 요리를 만들게 된다. 그의 “욕망을 자극하는 레시피”는 회색지대 인사들의 관심을 끌고, 그는 스리랑카, 스위스, 미국, 타이완까지 얽혀드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휘말린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 최고의 인기작가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마르틴 주터는 이국적인 향기로 가득 찬 에로틱한 요리의 세계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반전의 묘미로 장식된 이야기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음식소설 상주는 것도 있던데, .. 문득 생각났어요.
여튼, 잘 써진 음식 소설만큼 먹음직스러운 건 없지요.  

이국적이며 에로틱한 소설의 대가. 라고 하는군요.  그렇다해도 표지의 입술은 너무 노골적이지만.  

 이제 겨우(?) 3번째인데, 안 나오면 아쉬워진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입니다.

꼭 하나 집에 쟁여둘만한 책이죠.

가격도 만만한데, 책도 알차요!  


 

 

 

 

 조너선 스위프트 <책들의 전쟁>  

세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들의 전쟁' ' 겸손한 제안' '통이야기'  

≪통 이야기≫는 1697년 탈고되어 1704년에 출판되었다. 또 같은 해 ≪책들의 전쟁≫도 출판되었다.《통 이야기 A Tale of Tub》는 기독교 종파 간의 대립과 갈등을 풍자한 책으로 당시 영국 사회에 대단한 반향을 불러왔다. 종교와 교리라는 이름으로 진리를 왜곡하는 종교계를 향한 그의 지적은 지금도 유효하다. 《책들의 전쟁 The Battle of the Books》은 정치 ·종교계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지식인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이다. <겸손한 제안>은 저자가 글의 서두에 '아일랜드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아이들이 부모나 나라의 짐이 되는 것을 예방하고 이 아이들이 국민들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도록 만들기 위한 제안'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식민지 아일랜드의 가난과 기아상황을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쓰여졌다.  

 

 마크 로그  피터 콘라디 <킹스 스피치>  

톰 후퍼 감독, 콜린 퍼스, 제프리 러쉬 주연의 영화 [킹스 스피치] 원작소설. 말더듬이 왕 조지 6세와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의 실화를 소설화했다. 미국인 이혼녀 심프슨 부인과의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형, 에드워드 8세를 대신해 1936년 영국의 왕이 된 조지 6세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도 런던을 떠나지 않고 시민들과 생사를 함께 한 훌륭한 왕이었다.

그는 아내 엘리자베스와 더불어 왕족답지 않게 소탈한 품행으로 즉위 전부터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어려서부터 앓던 심한 말더듬증과 병약한 심신 때문에 왕으로서의 자질을 의심 받았다. 그런 그가 영국 근대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대에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호주 출신의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의 역할이 컸다.

1926년 로그의 진료실에서 처음 만난 왕과 식민지 출신의 평민은 개인적으로 시대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하며 신분을 뛰어넘는 우정을 나누었다. 라이오넬 로그의 일기장, 그가 조지 6세와 주고받았던 편지 등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매우 사실적으로 담아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보다 원작 소설을 먼저 보는게 좋겠지요 ? 

 니시카와 오사무 <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  

이 부러운 저자 같으니라구 ㅡㅜ
목차만 봐도 말이지요.  

제1장 유럽 편-스콜! 슬론체! 상테!

스카치를 마시며 송어 낚기-스코틀랜드*스카치(Scotch)
퍼브에 죽치다-영국*맥주(Bitter)
쓸쓸한 우유빛깔, 리카르-프랑스*리카르(Ricard)
오늘 저녁 키스는 사양-스웨덴*아콰비트(Aquavit)
그리스 감색 바다, 문어와 우조-그리스*우조(Ouzo)
타파스는 셰리와 함께-스페인*셰리(sherry)
정어리 1다스는 13마리-포르투갈*와인
가슴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노래 ‘파두’를 들으며-포르투갈*포르토(Porto) 와인
피에타처럼 투명한 그라파에 곤드레만드레-이탈리아*그라파(grappa)
가죽부대를 들고 한손으로 들이켜다-이탈리아*와인
베니스는 비-이탈리아*드라이 마티니(Dry Martini)
민들레 술-이탈리아*민들레 술
혀와 몸이 기억하도록 마시고 또 마신다-이탈리아*와인 
 
2장 아시아편에는 한국의 막걸리와 소주가 각각 소개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리스편에서 특히 마음이 동하네요. 아.. 우조.. 문어샐러드.. 
 

 더 플라워 3월호 나왔어요. 
 주말 전에 도착하면 좋겠는데! 

 어제 화이트데이 기념 (?) 하트 장미 토피어리를 만들었습니다. 
 문마에는 장인의 솜씨로, 보통 생각하는 토피어리와는 다른 특별한 디자인을 제안하였고, 

 우리는 감탄하며, 열심히 만들었으나

 어려운거 하나도 안 들어가는데, 너무 느려요. 느긋하게 만들지 마세요.

 라고 포풍 지적 'ㅅ'  

무튼, 화분 정리 다 되는대로 오늘 오후 즈음엔 (좋네요, 금요일 오후!) 하트하트 장미 토피어리 보여드릴께요. ^^  

나탈리 포트만의 <블랙 스완>을 그제 보고, 오늘은 나탈리 포트만 더 보고 싶어 <친구와 연인사이> 조금 있다 조조로 보러 가요. 할인권 주신 보슬비님 감사해요 ^^  

요네하라 마리로 시작해서 더 플라워.로 마무리하는 신간마실 페이퍼. 어쩐지 맘에 드네요.  즐거운 드디어 마침내 봄이 왔다 주말!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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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호 2011-03-04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위프트의 책들의 전쟁이 기대됩니다.
[걸리버 여행기]의 조나단 스위프트 맞죠?
아니면 정말 창피할 노릇인데..ㅎㅎ..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비연 2011-03-04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킹스스피치는 책으로 먼저 읽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항상 좋은 책들 소개 감사해요~^^*

계란말이 2011-03-0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윈터킹은 "이 책이 정말 재미있는데, 뭐라고 할 수가 없네, 진짜 재미있는데" 이거 100만 번 공감합니다. 에너미 오브 세일즈포인트를 보니 시리즈가 계속 나올 수 있을까 매우 걱정되네요; 참 좋은 책인데요.

HAE 2011-03-04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책이랑, 아발론 연대기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고 있었는데 ..
늘 하이드님께 용기를 얻어(? ^^;) 또 지릅니당. ㅎㅎ
 
이즈의 무희.천 마리 학.호수 을유세계문학전집 39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신인섭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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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와 모딜리아니 표지라 ...  

설국, 손바닥 소설 이후 읽게 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중단편집이다.
초기 대표작인 '이즈의 무희'를 비롯해서, 각각 의미 있는 중편 모음집이라 하겠다.

이번에 느낀건데,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야기는 굉장히 감각적이다. '호수' 같은 작품을 읽다보면, 주인공 긴페이의 환각은 저자의 '공감각' 능력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즈의 무희' 를 읽다보면, 작품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 신호랄까, 소리와 촉감 등이 강하게 느껴진다. 특별히 정독하는 스타일 아닌데도 이 책을 읽다보면 오감이 예민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버린다.  

'이즈의 무희' 는 성장소설, 여행소설, 신분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 청춘의 로맨스 ..
이즈에서 온 무희를 따라 다니다 헤어지는 스무살, 학생의 이야기이다.  

무희에 마음이 설레어 그들이 올법한 숙소에 묶게 되는 '나'는 쏟아지는 비에 '가무단'이 오지 않겠지. 생각하면서도 기대를 접지 못한다.  

둥둥 두둥둥, 거센 빗소리를 뚫고 멀리에서 북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나는 부서뜨릴 기세로 덧문을 열고 몸을 내밀었다. 북소리가 가까워져 오는 듯했다. 비바람이 내 머리를 때렸다. 나는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서 북소리가 어디를 어떻게 걸어서 이쪽으로 오는지를 알려고 했다. 좀 지나자 샤미센 소리가 들렸다. 여자의 긴 외침 소리가 들렸다.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비로소 가무단 일행이 여인숙가 마주한 음식점의 술자리에 불려 간 것을 알았다. (...) 나는 신경을 곤두세우며 문을 열어 둔 채 계속해서 그대로 앉아 있었다. 북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환희 밝아졌다.  

이 장면 뒤로 계속해서 묘사되는 '나'의 어지러운 마음과 계속해서 들려오는 소리와 침묵의 이야기는 굉장히 매혹적이다.
이런식의 묘사들.  

세 작품 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가와바타 야스나리 특유의 '일본의 미의식' 을 보여주는 감각적인 묘사들을 읽을 수 있으나, '이즈의 무희' 가 가장 맘에 울리는 작품이었다.  

'천 마리 학'의 천 마리 학은 중매녀가 들고 있던 '천 마리 학 무늬의 보자기' 에서 온 '천 마리 학'이다. 중매녀와는 별개로 바람기 많았던 아버지의 옛 연인인 다도 선생, 죽기전까지 아버지의 연인이었던 여자, 그녀의 딸, 그리고 '나' 가 얽힌 한 남자와 죽은 남자(아버지), 그리고 세 여자, 혹은 네 여자의 이야기. 다도 이야기, 다기 이야기, 그와 어울리는 일본적인 풍경 이야기들을 배경으로 얽히고 얽힌 남녀의 정사가 이야기되고 있다.  

'호수'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불쾌한건 확실하다. 여자를 뒤쫓아가는 주인공 긴페이 모모야. 말도 정말 밉살맞게 한다. 작품 속의 누군가의 대사가 이렇게 밉살맞고, 비호감으로 여겨진건 정말 오래간만일정도로 순수하게 밉고 싫다. 그가 겪는 환상, 그의 못생긴 원숭이 발, 이렇게 저렇게 연결되는 남자, 여자  

다시 읽으면 좀 다른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다자이 오사무나 종종 읽었지, 일본 소설이라곤 일본 미스터리나 하루키나 주구장창 읽던 중에 오래간만에 잡은 고전이다.
좋았다. 읽기를 잘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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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1-03-03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참 궁금했는데 하이드님 리뷰를 읽으니 또 주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즈의 무희>는 예전 우리 어머니 연배들이 돌려 읽고 그랬다는 얘기를 읽은 기억이 나서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만 했던것도 같고 읽었던 것도 같고 가물가물하네요. 다시 한번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져요.

하이드 2011-03-07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즈의 무희>는 의외로 읽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더라구요.
여튼, 이런 책은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지요 ^^
 

 

아마존에서 온 메일, 3월의 에디터스 픽.을 둘러보다 'Korean' 이란 말이 눈에 띄어서
클릭해 들어가서 보니 ...  

 알라딘에는 일단 아직 이미지 안 떠 주시고,  

Ben Ryder Howe, 돈 못 버는 paris review의 시니어 에디터다. (링크는 즐찾해 놓은 블로그)
아내인 Gab 은 교포 2세, 나이 서른즈음이고, 돈 잘 버는 변호사다. 어머니인 Kay는 저자의 말을 빌리면 '마이크 타이슨의 한국 할머니 버전' ㅎ   

제목처럼 그들이 '델리'를 사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그 안에 얽힌 이민가족, 한국인 문화, 델리, 위험한 뉴욕 뭐 이런 이야기들이 유머러스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전 회사에서 필리로 파견 근무 갔을 때, 회사 앞의 그 델리와 스팀 테이블을 떠올리며,
그보다 더 이전에 서부의 삼촌댁과 엄마 친구분댁에 머무르며 어학연수를 핑계 삼아 띵가띵가 놀던 때를 떠올리며
책의 앞 15페이지 정도를 읽었다.  

그냥 웃고만 읽어지지 않는 이야기... 지만, 웃기긴 하다.   

보스톤 출신의 편집장, WASP인 저자와 교포 2세의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Gab, 그리고 혼자 자식 셋을 키우고, 대학까지 다 보내고, 영어 한마디 모른채 미국으로 이민왔던 Gab의 엄마이자 저자의 장모인 Kay 

천상 미국인인 저자가 집세를 세이브하기 위해 장모네 지하에서 살게 되며, 그네들의 '한국'문화를 접하게 되었을 때의 컬쳐 쇼크라던가 그에게 마이크 타이슨의 한국인 할머니 버전, 혹은 이세계에서 온 드래곤, 몬스터, 등등으로 비추이는 (이건, 미국인의 오만이라던가 그렇게 기분 나쁘게 읽히는게 아니라, 왠지 공감의 웃음 짓게 되는 그런 장면들이다.) 억척 장모와 함께 살게 되고, '델리'를 사서 운영하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은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다.  

이야기 중에 '그리스인들과 이탈리아인들을 델리계에서 몰아내고, 중국인들을 세탁업에서 몰아낸 바로 그 한국인들' 이라는 문장에서 고생과 억척스러움으로 지금의 자리를 만든 삼촌네라던가, 엄마 친구분이라던가. 혹은 뉴욕 어느 델리에서 마주친 그 한국인 오너분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 번역되서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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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3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문MD 바갈라딘 2011-03-04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이번에 <작가가 작가에게>라는 첫 책을 낸 정은문고에서 8월에 출간할 예정입니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 (양장)
프리츠 오르트만 지음, 안병률 옮김, 최규석 그림 / 북인더갭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게도 좋고,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좋습니다.
책선물이란 어렵습니다만, 가끔, 이렇게 이 책이라면. 싶은 책이 있습니다. 프리츠 오르트만의 <곰스크로 가는 기차> 가 바로 그렇습니다.  

저자는 독일인인데, 해설을 보면, 독일에서도 그렇게 유명한 작가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독어 교재로 쓰였다가 한 독문과 학생이 번역한 번역본이 돌아다니다 이렇게 마침내 <곰스크로 가는 기차> 라는 제목을 달고 저자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소개될 수 있었습니다.  

작품의 번역본이 돌아다닐 때, 이 작품은 어느 PD 의 눈에 띄어 단편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보지 못했지만( 채정안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가 지닌 강력한 보편성 덕분에 이 작품은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이야기가 되었지요.  

뭐, 이야기가 단순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한 남자가 곰스크로 가는게 꿈이어서,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탔는데, 중간에 내렸다가, 마을에 안주하여 결국 곰스크로 가지 못했다. 라는 이야기. 곰스크로 가지 못한 이유는 아내와 아이였다. 곰스크로 가지 못해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 것이 그의 선택이고, 운명이다. 뭐 이런 이야기?  

이 단순한 이야기는 술안주거리로 딱입니다. 누구에게나 곰스크가 있고, 지금은 없더라도, 한 번쯤 있었고, 곰스크로 가지 못하게 만드는 아내와 아이가 있을테니깐요.  혹은 곰스크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곰스크가 아니었거나, 막상 곰스크는 그렇게 좋지 못하여 고생 직싸게 하면서 그 때 거기서 멈췄어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저는 아직 곰스크를 꿈꾸는 중이라, 기차에서 내리고 싶지 않은 입장입니다만. 이 전과 이 후와 그리고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다가 이 이야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여기 소개된 단편들이 모두 '곰스크..'처럼 강력한 우화적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뭔가 인생의 교훈이랄까. 그런걸 이솝우화식이 아닌, 일상우화.. 라고 할까요? 여튼, 이 책은 읽는 독자에 따라 그 주제가 각각인 그런 책입니다. 아마 '곰스크'를 읽고 해석하는 것도 각각일테고, 그 외의 다른 단편들에 대한 해석도 다들 각각이지 싶습니다.  

이 작품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곰스크..' 외에 '럼주차' 라는 마지막 단편이었습니다.  

프리슬란트 사람들은 차를 즐겨 마시며 럼주도 또한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차에 럼주를 곁들인 럼주차다. 키가 큰 보이 에센 역시 럼주차를 제일 좋아한다. 그도 프리슬란트 사람이니까....  

로 시작하는 단편이에요.  

저자가 프리슬란트 사람이었다고 해요. 이 곳엔 외지 사람들은 모르는 밀물과 썰물과 풀덤불과 모랫톱이 있습니다.
썰물 때는 풀덤불을 따라가야 안전하고, 풀덤불 길을 따라 건너편으로 가려면 절대로 제시간에 도착해야 합니다. 밀물이 격렬하게 단숨에 들어오므로 제시간에 출발해야 하지만, 외지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프리슬란트 사람들은 '너무 늦은 때'가 언제인지를 압니다. 출발해야 할 때와 출발하면 안 되는 너무 늦은 때를 압니다. 보이 에센도 압니다. 왜냐하면 그도 프리슬란트 사람이니까요.  

보이에게는 럼주가 있습니다. 건너편의 동생집에 차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아내에게 듣습니다.
럼주차가 마시고 싶습니다. 프리슬란트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럼주차. 조금 늦은 것 같습니다. 아직 너무 늦지는 않았습니다. 출발합니다.  

동생네 집에서 차를 얻어 옵니다. 조금 많이 늦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집에 가서 럼주차를 얼른 마시고 싶습니다.
자전거를 빌려 서두릅니다. 자전거 바퀴에 펑크가 납니다.
이제 .. 너무 늦은 것 같습니다.  

바다 한 가운데서 격렬하게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 한 가운데에 서서 담배를 피웁니다.
달과 이야기를 하며, 럼주차를 생각합니다.  

여기가 끝은 아니구요, 끝 역시 여러가지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만, 일단 이런 이야기라는 정도만.  

재미나요. 두 번 읽으면, 두 번 다 다른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세 번 읽으면 세 번. 아침에 읽을 때랑 저녁에 읽을 때 또 다른 느낌이구요.  

그러니, 선물하기 좋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하게 요약 가능할 정도로 짤막짤막한 이야기에 가독성은 좋습니다.
가독성은 좋은데, 마음이 읽는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는 장담 못합니다. 사람에 따라 앞서 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마음의 스위치 오프하고 살아가는 '일상' 이라면, 잠시 멈춰서서 일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희망이라던가 꿈이라던가 그런 공상이라던가 계획이라던가. 할 수 있을꺼에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지켜보고, 미래를 바라보는
그런 독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곰스크로 가는 기차에 관한 페이퍼 '꿈을 잃은 당신, 그리고 꿈을 좇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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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1-03-02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

blanca 2011-03-02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 책 어제 중고로 좋은 가격으로 나왔길래 몇 번이나 망설이다 지금 있는 책 읽고 사야지, 생각했어요. 마음에 불을 당겨주시는군요.

하이드 2011-03-03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좋습니다. 제가 막 열광하는 그런 책은 아니지만, 저한테도, 그리고 책 스타일이 각각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와닿는 이야기일꺼라고 생각해요. ^^

2011-03-03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sha 2011-04-26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끌리네요.

이쁜나무 2011-04-2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운좋게 채정안씨가 나왔던 그 단편 드라마를 몇년전에 TV에서 봤는데요.
정말 묘한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도 혹시 누군가의 꿈의 길목을 막았었거나 아니면 막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했던 드라마였는데, 책으로 나왔군요.

럼주차도 상당히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아요.
 

 

 

 

 

 

 

난 펭귄 책을 좋아한다. (아직까지는 원서에 한함. 펭귄클래식코리아와 절대 구별해주세요. 펭귄클래식코리아는 아주 싫어합니다.북노마드의 펭귄북디자인 번역본도 싫어합니다.) 

펭귄 바이 디자인.도 좋았고,
펭귄 70주년 박스세트도 좋았다.  

펭귄75는 약간 심드렁했는데, 뒤늦게 주문하고 엄청엄청 즐겁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을 그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저 펭귄 75주년 기념책에 북디자인 같은 책이려니. 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이건 볼거리만큼, 혹은 볼거리보다 읽을거리가 많은 책이다.)  

PENGUIN 75 designers | authors| commentary
그리고 눈여겨 봐야할 (the good, the bad...)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읽은' 것은 엘리자베스 길버트 꼭지다.  

 알다시피 난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EPL 현상에 빠진, 현상에 일조한 1人 이다.  

그런고로, 책 둘러보다 제일 먼저 눈에 띈 이 꼭지를 읽게 되었는데..  

이전에 했던 이 책 표지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

디자이너는 Helen Yentus로 이 디자이너 좀 좋아한다.  

펭귄 75에는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작품이 두 개 있는데,
이 책하고 우리나라에는 번역되지 않은 Stern Men  

둘 다 멋진 표지  

여튼, 펭귄 75에는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하지만, 일단 엘리자베스 길버트로 시작해본다.  

 

펭귄 75에는 책표지와 이 책의 편집자이자 펭귄의 EVP 이자 크리에이브 디렉터인 폴 버클리Paul Buckley 코멘트,
때때로 책의 아트 디렉터 코멘트, 저자 코멘트, 디자이너 코멘트 등이 나오면서 뒷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이 책의 뒷이야기는 착하지만 위의 부제에 나온 the bad...  이야기처럼 나쁜 이야기도 ^^; (그래서 더 재미있는 이 사악한 심리) 도 있다.  야한 이야기들도 한 세 개쯤 있다. (엄청 야한 이야기도 한개쯤! 오! 사드!)  

일단 이 책,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eat, pray, love 에 대한 PB(Paul Buckley)의 코멘트  

Often the visually simplest of things are the most difficult. Helen's styling of those three little words was nothing short of heroic. Suffice it to say, a ton of work went into the cover.  

맞다. 단순한게 가장 어렵다.
이 책은 이 책 자체로 '현상'이었지만, 이 표지가 없었더라면 '현상'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진심이다.
허접한 책이 '현상'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대단한 책이 구린 표지로 '현상'이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책, 하면 이 표지. 로 오래오래 기억남는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응?) '현상'은 그야말로 기억될만 한 일이다.

그런 놀라운 일이 이 책에서 일어났다.  

Helen Yentus 의 코멘트에는 이 책이 일으킨 '현상' 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도 이 책이 이렇게 성공할지 알지 못했다. 저자도 (이건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committed' 결혼해도 좋아에도 잘 나와 있는 이야기) 출판사도 표지 디자이너도!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좋은 작가이고, 이 책이 잠재력이 있다는 것은 이야기되고 있었지만, 저기요, 누가 정말 이 책이 이렇게 초초대박 날 줄 알았겠냐구요?!  

처음 이 책의 디자인을 의뢰받았을 때는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아이디어가 없었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 정말 많은 것들을 느꼈다고 한다.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  

북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보면, 정말 1분만에, 순식간에, 직관적으로 최고의 표지를 뽑아내는 경우들도 있지만,
책을 읽고, 리서치.라는 것을 하게 된다. 
 

Helen Yentus 는 이 책에 유난히 리서치를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갔던 장소들에 대해 잔뜩 조사해 두어도 이거다. 하는게 없었나보다. 그러다 나온 것이 스파게티, 염주, 꽃잎으로 쓴 제목이었는데,  

아이디어가 나오고도 이 커버는 자신이 했던 작품 중 가장 어려웠던 작품이라고 한다.  

스파게티와 염주 늘어놓는게 그렇게 힘들었나? 싶지만, 단순한 것일수록 창작하기는 가장 어렵고, 해 놓은 것을 보는 것은 아주 쉬운 법이니깐.  

스파게티와 염주 늘어 놓는 것의 어려움을 꿍시럭 거리더니, 그래도 love의 꽃잎만큼 힘들진 않았다며, 그건 완전 악몽이었어! 라고 ^^; 근데, 어쩌다보니, 사진을 완전히 다시 찍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꽃잎이 시들어 버리는 바람에, 그 악몽을 다시 반복해야했어!! 라고 절규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하다.  

그렇게 힘들게 만든 커버 작품의 책이 'eat pray love' 여서 자네 복 터졌네. 그려. 싶지만 말이다.  

여튼, 시간과 집착의 산물인 이 커버를 만들어내고 보니, 이 책의 커버는 바로 이거야. 싶었다고 이야기를 맺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내가 사..사.. 좋아해 마지 않는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코멘트는 왠지 약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  

사람들이 나에게 '왜 EPL 이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 나는 '그건 다 책표지 때문이에요!'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러니깐, 내가 그런 답변이 오만하고 건방지게 들린다고 생각되어 그와 같은 답변을 자제하게 될때까지 말이다. 물론 그 후에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 증거에 대해 약간 실없어 보이는 칭찬을 ^^; 블라블라 하다가)  

사람들은 이 책의 표지를 보기를 좋아하고, 나 또한 그렇다. 이 책의 표지로 다른 표지를 상상할 수 조차 없다. 라고 마무리

뭔가 그녀다운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이 꼭지를 읽을때 까지만 하더라도 그래 이런 책이지. 예상범위였는데,

첫페이지부터 읽기 시작하니, 나의 예상을 홀랑 깨는 즐거운 일이 벌어진다. 펭귄75 만세! 

 

이건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또 다른 책 'STERN MEN'  

* 요건 좀 다른 얘긴데, 지금 쓰는 덜덜거리는 캐논 400D와(렌즈는 f2.8 17- 55mm로 좋긴한데) 소니 G1 (630만화소의 골동품 'ㅅ'근데 이 골동품 액정이 93만화소야;) 에 이은 카메라를 보고 있다. lx3를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드디어마침내파이널리 lx4 패스하고 바로 lx5 가 나왔고(요즘같이 일년 안짝으로 계속 새기종이 나오는 시대에 한 4년은 걸린 것 같음 -_-+ ), 올림푸스 펜 PL1과 파나소닉 중에 고민하고 있었는데, GF1 도 사고팠는데, 이건 가격 때문에 일찌감치 아웃. 그러던 중에 m군이 한번 써 보라며, 펜을 덥썩 빌려주었다.

그래서 첫 사진들이 이 펭귄 75의 포토리뷰. 슬슬 꽃사진도 찍어봐야겠는데, 아직 처음이라 익숙해지는 중이지만,
꽤 만족스럽다. ... 이래서야 lx5랑 펜이랑 어떤거 살지 고민만 더해지잖아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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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1-03-0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엘리자베스 길버트 책이 펭귄인지는 또 몰랐네 (눈뜬 장님? ㅠㅠ)
하긴 저 표지가 미국 서점에서도 정말 눈에 확 띄었어요. 저도 표지보고 샀다는 (쿨럭;;;)
이 책 넘 잼있겠네요. 책 소개란하고 하이드님 찍은 사진하고 약간 색감이 다른데
실물은 책 소개보다 더 붉은 빛인가요? 그 색이 더 이뻐요!

하이드 2011-03-03 01:44   좋아요 0 | URL
이 책 완전 재밌어요!
리뷰건 페이퍼건 계속 쓰겠지만, 첫 페이지부터 막 작가가 표지 까는데 한참 웃었어요. ㅎㅎ

실물은 제가 찍은 사진(요건 효과 주고 찍은거라) 에서 색빼기 2 정도 한 색감? 알라딘 이미지에서 밝기 +2 정도 한 정도에요. ^^ 개나리 노랑에 약간 칙칙한 주황색

엘리자베스 길버트 책 표지보고 사고, 사서도 장식처럼 오래 진열해 두었다는 사람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바로 작가 코멘트에도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선 첫표지가 상당히 좌절스러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