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르지오 바자리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전'   보시는 분은 제보바랍니다.
  탐구당에서 나온 전3권

 

정녕 2208페이지 원서를 사야만한단 말인가?!

오늘은 초기기독교 미술에서 비잔틴, 고딕을 거쳐 르네상스까지 훑었다.
두시간 반정도에 하기는 정말 빠듯한 분량이지 않을 수 없다.

첫 시간이 오랜만의 강의라 어수선했다면, 두번째 시간은 그 어수선함에 익숙해져서인지
편안했다. ( 심지어 앞에는 졸았다. -_-;;  . 게다가 맨 앞에 앉았다. 첫째줄엔 나 혼자.. 어쩌면 앉는 자리가 아니였는지도 모른다.)

끝나기 5분전에 밀려드는 케이스로, 교보방앗간은 못 갔다. ( 다행이다.)
어제 새벽에 핸드폰에 받은 '루미큐브'를 정신 빼놓고 하면서 걷고 있는데,
실론티님을 봤다. ^^; ;아, 창피해라;;  이렇게도 보는구나. 헤헤

아무튼, 저 위의 저 책의 일화들을 이야기해주는데, 정말 겁나게 재미있었다.
문장을 끝내지 않아도, 어수선해도, 끝도없이 삼천포로 빠져도, 속사포같이 다다다다 말해도
재.밌.을.수.있구나.

두번째 시간에 강하게 느낀 것은 그녀의 '자신감' 이다.
글로 옮기면 오해의 여지가 있을것 같아서 옮기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자신감 있는 사람 만나본적 없어서
낯설고, 놀랍다.

르네상스 시대 얘기하면서 얼핏얼핏 내비치는 한국문단 이야기.
'목숨걸고 내는거야' ( 최영미 특유의 어수선과장법이긴 하지만 와닿는다) 하며 12월에 나올 '돼지들에게'란 시집이 나온단다. 그 '돼지들' 이 누구일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자신없고 재미없다고 생각한 분야는 '건축'이었는데,
최영미가 가장 자신있어하고 재미있어하는 분야가 '건축'이다.
건축관련 슬라이드보면서 건축가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가장 흥미로운 분야인듯 느껴진다.

첫시간에 이야기 했던건데, 사람따라 맞는 시대가 있는데, 자신은 헬레니즘인것 같다고.
오늘 기독교, 비잔틴, 르네상스까지 슬슬 보면서 '나는 어떤 시대상과 같을까?' 궁금해졌다.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리고 궁금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두시간 반의 시간이 너무 짧고, 10주의 커리큘럼도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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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10-1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꿀꿀~ (oo)

마냐 2005-10-13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관심을 갖지 않던 분야임에도 불구, 하이드님 글을 읽으면 놓치고 있는게 너무나 아까운 강의임다.

hnine 2005-10-13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에 새 시집이 나온다구요. 이런 반가울 수가. 사실 시집이 나온지 꽤 되었잖아요 에세이나 소설 나오는 동안. 기대됩니다. 그런데 저는 '돼지들'이 누구를 말하는지 감이 안 오네요^ ^
건축 분야는, 제 경우엔 한국의 사찰들 몇군데 돌아다니며 한국 건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네요. 그러다가 건축이 전공이 남편을 만나 아는 체 하느라고 좀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했더랬지요.

하이드 2005-10-13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국 사찰건축 공부해보고 싶어요.
'돼지들'은 아마 한국문단의 세력을 말하나봅니다. 아마 굉장히 예민한 부분 건드리려나봐요. 시집 잘 안 읽는데, 한번 읽어보려구요 ^^
마냐님. 아, 한국 계셨으면 가까운 곳에서 하니 함께 들어도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시간은 화살처럼 < ㅑ ㅇ ~ 내년의 강의를 기대해봅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강의 너무 재밌습니다. 우어어어어 제가 100분의 1이라도 옮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나중에 저 책 도착하면, 더 연구해서 재밌는 글들 올려보려구요. ^^


ceylontea 2005-10-1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페이퍼를 보고.. 아.. 일민미술관 오시는구나.. 하는데.. 정말 그 시간에 그렇게 마주칠 줄은 저도 몰랐어요...
혹.. 예전에 얼굴 몰랐을 때도 지나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
그래도.. 일하는 곳 근처에서.. 업무와 상관없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상큼함~~! 전 좋았는데요.. 후후

로쟈 2006-01-2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자리의 책 다이제스트본은 아직도 시중에 있던데요. 완역본은 상당히 부담스런 분량이긴 합니다...

이름없는괴물 2006-11-23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구입이 가능합니다. 저도 며칠 전에 주문해서 받았습니다. 도판이 흐릿하고, 조잡한 방식으로 붙어 있는 점, 글씨체가 자잘한 점이 걸리긴 합니다만 멋진 장정이 마음에 드네요.(아직 읽어보진 못해서 자세한 내용까지는)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51460

가시장미님의 '리뷰를 왜 쓰는가?' 페이퍼에 이어
마태우스님의 '서재질 활성화 모임' 에 이어

언젠가 한번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가 아는 어떤분들은 알라딘에는 잘 쓰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 못 쓰겠다거나 잘 써야지 노력한다거나 하시는 분들 계시고, 리뷰 쓰기 뭐하다며 페이퍼에 올리시는 분들도 계시다. 리뷰 한 번 쓸때 관련 책을 다 찾아보며 열심히 쓰는 분들도 계시고, 리뷰인지 페이퍼인지 쓰시는 분도 계시며 나처럼 슬렁슬렁 쓰는 분도 계실 것이다.

나의 리뷰 슬렁슬렁 쓰기에 대해 이야기해본다면
나의 리뷰 카테고리는 국가별로 나누어져 있다. 어느날 perky님의 서재를 알게 되고 좋아보여 카피한 것이다. 거기에 가끔 필받아서 쓰는 음반리뷰 같지 않은 음반리뷰(그러고보니 이거야말로 리뷰인지 페이퍼인지) '노래는 추억을 싣고' 가 있고, 영 맘에 안 들거나 수정중인 리뷰는 '비공개 리뷰' 란이 따로 있다.
그리고 알다시피, 책 이야기, 미술 이야기, 그리고 미스테리/SF/판타지 카테고리가 있다.

내 리뷰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미스테리/SF/판타지 인데
추리리뷰가 쓰기가 만만치가 않고, 특히나 시리즈물은 내게는 더 만만치가 않다. 예를들면 모스 경감 시리즈의 리뷰를 쓸때 '모스 경감은 유머러스하고, 여자 밝히고, 쫌팽이고, 직관력이 뛰어나고, 알코홀릭이며 고전음악을 좋아하고 ... '  그리고 '루이스는 모스 경감에게 충성하며, 때론 너무 성실하고 등등' 그런 '루이스와 모스는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등등의 이야기는 시리즈의 두번째만 가도 잘 안 하게 된다. 그냥 다 아는 이야기인셈치고 내용 얘기나 끄적이고 리뷰를 등록해버리는거다. 스카페타 시리즈의 경우에는 그래도 사람관계나 시간 흐르는게 주인공과 주변인물을 통해 많이 드러나는 편이라 그런 이야기들을 쓰곤한다.

가장 많이 쓰는 리뷰종류가 이렇게 '슬렁슬렁' 쓰는 것이다보니 전체적으로 슬렁슬렁한게 아닐까.

리뷰를 쓰는 이유는 개인적이기도 하고,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에 올리는 독서노트, 독서일기, 독서기록이고,
의식하고 쓰는 리뷰는 정말 재미있고 좋은 책은 ' 읽어라, 읽어라, 읽어주세요. 읽어봐요. 진짜 좋은데' 란 마음에 쓰는 책추천리뷰(감각의 박물학이나 존 버거, 보통의 몇몇 책들  그리고 최근의 앰아이블루 같은 책들)이고, 정말 깨는 책은(고품격 유머) '절대 읽지 마세요' 리뷰이기도 하다.

아가서 크리스티의 마플 시리즈 중에 ' 책을 빌려주기로 마음 먹은 사람의 책을 읽지 않기는 힘들다' 라고 하는데, 좀 다른 맥락이긴 하지만, 알라딘에서 ' 이 책 재밌어 재밌어 재밌어 하는데 안 사긴 정말 힘들다.'

아, 그리고 난 계속 슬렁슬렁 리뷰 쓸꺼다.  '이주의 마이리뷰' 당선된 리뷰의 철자가 틀려있을때는 좀 민망하긴 했지만, 워낙 난 나의 독서일기를 읽고 또 읽으므로, 보다가 틀린거 보이면 그때그때 수정할꺼고,
문맥에 두서가 없다거나 앞뒤가 안맞는다 하는건 ( 확실히 나는 문장을 맺다 마는 경우가 많다. -_-a) 그냥 내버려둘랜다. 읽기에 거슬리더라도 나의 생각이 그렇게 흘러갔더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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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10-12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슬렁 슬렁파인데...
그래도 하이드님의 리뷰는 재밌어요. ^^

물만두 2005-10-1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처럼 막가파도 있는데요^^;;;

비로그인 2005-10-1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종종 그러시죠. 열광하기를 잘한다고. 반하기도 잘하고. 그렇게 감정적(?)이고 발랄한게 님 리뷰의 매력이죠. 말 그대로 '끄는 힘'이기도 하고요. 알라딘 최고의 지름신이 되신 거, 당연하다니까요^^

chika 2005-10-12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슬렁슬렁도 못해 쓰다가 귀찮으면 에이~ 하며 등록하기 클릭하고 룰루랄라~ 하는데요.. ;;;;
글고 정말 슬렁슬렁이라고 하지만 하이드님 리뷰는 재밌어요! 책을 꼭 사게 만드는 게 좀 힘들지만! ^^

아영엄마 2005-10-1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바로 황새 따라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진 뱁새처럼 글 잘 쓰는 분들 따라가려다 글빨 딸려서 우왕좌왕만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출판사나 인터넷서점 입장에서야 독자들이 흡입하여 책을 사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리뷰어가 제일 좋은 리뷰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이드님은 다양한 분야의 좋은 책 읽고 리뷰도 재미나게 쓰시니 많은 팬을 거느리고 계시잖아요. 좋겠당~

비로그인 2005-10-1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저의 페이퍼가 이렇게 언급이 되니 상당히 창피하네요. -_-;;;; 제가 그 페이퍼를 쓴 이유는 수업과 관련된 책은 좀 더 성의껏 충분히 생각해보고. 글을 써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거든요. 워낙 요즘 동화책을 많이 보는데. 동화라는 것이 짧고 읽기는 쉬운데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다보면 절대 쉬운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너무 원론적이고 이야기를 반복하는 내용의 리뷰를 의무적으로 쓰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글을 쓰고나 서 수업을 하다보면 정리된 제 생각에 너무 많이 의존하게 되어서 수업 전에 리뷰를 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모든 리뷰를 쓸 때 그런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절대 아니랍니다. ^-^

그리고 제가 워낙 맞춤법을 많이 틀린다는 지적을 받아서 요즘 그런 부분을 특히 각성하여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아이들 글쓰기 할 때 많은 부분을 지적해주는데 제가 글을 쓸 때 맞춤법도 지키지 않는다면 상당히 모순된 인간이라고 생각되어서요. 개인적인 반성과 다짐을 담은 글이었다는 것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알고계시겠지만... 으흐흐흐


하치 2005-10-1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페이퍼쓰듯이 설렁 설렁 써요. 글솜씨가 없어서기도 하고, 리뷰가 스포일러가 될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사실 좋은 책은 줄거리나 결론을 알아도 재미가 반감되지 않지만요.^^;

하이드 2005-10-1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고보면, 좋아하는책 리뷰는 읽기 전에는 책 제목만 보고, 왠지 책 안 읽을것 같은 리뷰 ( 예 : 딸기님) 는 열심히 보는 것 같아요 ㅎㅎ
가시장미/ 응 나두 맨날 지적 받음 -_-a 뛰어쓰기, 맞춤법,

페일레스 2005-10-12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 띄어쓰기요! 흐흐. 그래도 하이드님 리뷰는 계속 잼나게 읽게 되어요. ^_^

마냐 2005-10-13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신뢰할 수 없는' 머릿속 메모리 보완용으로 리뷰를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가끔 출판사측에서 좋아라 하는 스탈의 리뷰가 아닌가 경계중임다..ㅋㅋㅋ

하이드 2005-10-13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측에서 좋아라 하는;;;
그..그렇죠? 가끔은. 흐흐
 

THE PREFACE

THE artist is the creator of beautiful things.
            To reveal art and conceal the artist is art's aim.
The critic is he who can translate into another manner or a new material
his impression of beautiful things.
             The highest as the lowest from of criticism is a mode of
             autobiography.
Those who find ugly meanings in beautiful things are corrupt without
being charming. This is a fault.
                          Those who find beautiful meanings in beautiful things are
                          the cultivated. For these there is hope.
    They are the elect to whom beautiful things mean only Beauty.
              There is no such thing as a moral or an immoral book.
              Books are well written, or badly written. That is all.
The nineteenth century dislike of Realism is the rage of Caliban seeing
his own face in a glass.
                        The nineteenth century dislike of Romanticism is the rage
                        of Calian not seeing his own face in a glass.
       The moral life of man forms part of the sbject-matter of the artist.
       but the morality of art consists in the perfect use of an imperfect
       medium.

  No artist desires to prove anything. Even things that are true can be
  proved.
            No artist has ethical sympathies. An ethical sympathy in an
            artist is an unpardonable mannerism of style.

                      No     artist     is    ever     morbid.    The    artist   can    express
                      everythings.
        Thought and language are to the artist instruments of an art.
             Vice and virture are to the artist materials for an art.
From the point of view of form, the type of all the arts is the art of the
musician. From the point of view of feeling ,the actor's craft is the
type. 
                   All art is at once surface and symbol.
       Those who go beneath the surfce do so at their peril.
                         Those who read he symbol do so at their peril.
It is the spectator, and not life, that art realy mirrors.
   Diversity of opinion about a work of art shows that the work is new,
   complex, and vital.
       When critics diagree the artist is in accod with himself.
We can forgive a man for making a useful thing as long as he does not
admire it. The only excuse for making a useless thing is that one admires
it intensely.
                 All art is quite useless.

                                                                                                                                                     OSCAR WI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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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0-1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이 주신 오스카 와일드 책 생각나요. 쬐끄맣고 이쁘고 귀여운 책. ^^

mannerist 2005-10-1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럭- 이 명문을 이제 읽었단 말이오!! ^_^o-


하이드 2005-10-1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 무슨 말인가 한참 생각했잖어. 톨킨 전기를 어제 읽었단 말인가. 도리안 그레이 서문을 어제 읽었단 말인가.
큭. 도리안 그레이 서문은 방금 읽고 필받아서 적은 것임.
그러고 보니 그 문장이 낯익다 했다.

하이드 2005-10-1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판다님. 네. 생각나요. 예전에 필라델피아 갔다가 사온 쪼끄만 오스카와일드 명언집. ^^

하이드 2005-10-1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시 보니 어제가 아니라 이제구나. -_-;; 나 왜이러지.

하이드 2005-10-11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639305

아, 아깝다. 끝자리 맞았으면 대박인데.


mannerist 2005-10-11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그걸 바이마르 괴테네 집앞에 드러누워 소리내 읽다가, 다시 파리 와서 오스카 와일드 무덤 앞에서 죽치고 앉아 또 읽었다우. 어찌 잊을까. =)

2005-10-11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0-12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0-12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10-15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단순히 좋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제 말솜씨에 한탄하며.
 

오늘 자리가 자리였지만,
광화문에서의 모임이기에 꿋꿋이 교보에 가서 책을 구경했다.

구경만 하고자 했으나, 내 눈길을 확 잡은 책이 있었으니..

 

 

 

 

 

범우사에서 나온 안톤 체호프 선집 다섯권이다.
책의 때깔이 그닥 훌륭한 것은 아니나 두 장에 걸쳐 체호프의 18세 부터 19세, 23세, 27세, 30세, 33세, 38세, 40세, 42세, 43세의 사진이 나와 있다. 체호프가 아니라도 한 인간의 18세부터 43세의 사진을 본다는건 참 재미있는 일이로구나.

" 안톤 체호프 선집을 내면서" 란 서문의 몇줄을 옮겨 보면
총 5권으로 구성된 [안톤 체호프 선집]은 일반 독자들에게 체호프를 제대로 알리자는 의도에서 기회되었다. 체호프 연구자들 다수가 '체호프 예술세계의 현대성'을 심도 있게 조망하는 작업을 하기에 앞서 꼭 완수해야 할 과제로 [안톤 체호프 선집] 발간을 꼽았던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되었다. (중략)... 우리나라에서 체호프 작품의 번역, 소개는 주로 초기 단편소설들 일부와 후기 단편과 중편소설들 일부 그리고 4대 희곡에 한정된 채, 중복해서 번역 소개됙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세계 전체를 조망하면서 개별 작품을 온젆 이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작고 간편화된 출판물(신문 등) ' 에 발표된 체호프의 초기 단편소설들과 '두꺼운 문학잡지' 에 발표된 체호프의 후기 단편과 중편소설들 그리고 다른 희곡들을 두루 아우르는 번역, 소개가 절실히 요구된다. 그래서 1권은 거의 전체가 이전에 번역되지 않은 초기 작품들을 중심으로 번역했다. 그리고 나머지 2-5권에는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원문에 충실하게 다시 번역함과 아울러 번역되지 않은 작품들도 추가했다.


이미 3권의 체호프 단편선, 희곡선이 있어서 2-5권에는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체호프 타계 100주년에 나온 개를 .. 과 벚꽃 동산도 수작이지만,
체호프의 팬이라면, 이번에 나온 다섯권의 선집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수키 김의 '통역사'

 CIGARETTE AT 9 A.M. is a sure sign of desperation. Doesn't happen to her often, except on mornings like this, November, rain, overcrowded McDonald's in the South Bronx off the 6 train. ike a block party, this place, with those dopey eight- year- olds who should be in school, and their single mothers sick of shouting, and the bored men at each table still not at work.

 오전 9시의 담배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11월, 비, 6호선 지하철 사우스브롱크스 역 앞의 붐비는 맥도널드, 이런 아침이 아니라면 그녀에게 흔치 않은 일이다. 골목 파티 같은 이 곳, 학교를 빼먹은 멍한 여덟 살배기들, 고함 지르기에 지친 미혼모들, 테이블마다 따분한 실직자들.

나는 첫문장의 힘을 믿는다.

" 서울에서 태어나 열세살때 부모를 따라 미국 이민길에 올라 컬럼비아 대학에 바너드 칼리지를 졸업하고 런던 대학에서 동양학을 공부했으며 첫 작품인 '통역사' interpreter 는 2004년 헤밍웨이 문학상 후보에 올랐음 구스타프 마이어 우수도서상을 수상. 반즈 앤 노블에서 선정한 '올해의 작가 10인' 에 포함되었다."
라는 프로필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 오전 9시의 담배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로 시작하는 그녀의 소설은 그 표지만큼이나 나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훑어본 책의 내용은 수지 박 이라는 29살의 통역사가 부모님 살해에 관련된 미스테리를 추적해나가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구세대와 신세대. 뉴욕에 사는 1.5세대의 갈등, 과거와 현재의 갈등을 시.적.인 문체로 그려나갔다고 한다.

기대되는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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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5-10-11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통역사라는 책 맘에 들었어요~~~^^ 언제 읽을 진 모르지만요.

하이드 2005-10-11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호프는 일단 1권만 샀고, 통역사는 교보에서 샀는데, 기대됩니다.

로렌초의시종 2005-10-11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저는 오전 9시의 담배는 절망감의 표현이다.라는 문장도 좋지만 왠지 기시감이 들기도해서(이를테면 냉정과 열정사이 로소 같은), 골목 파티 같은 이 곳, 학교를 빼먹은 멍한 여덟 살배기들, 고함 지르기에 지친 미혼모들, 테이블마다 따분한 실직자들.이 더 눈에 들어와요.ㅋㅋㅋ 아마 특히 눈에 들어오는 건 학교 빼먹은 여덟살짜리들일거에요. 항상 그러고 싶었는데 그런 적이 거의 없어서.

하이드 2005-10-11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제가 담배에 대한 동경같은게 있나보죠? ^^ 첫페이지의 문장이 아름답습니다. 이 뒤로는 Morning is full .. 하면서 이어지는데, 역시 아름답구요. 에쿠니 가오리는 한 번 읽고 금새 까먹기 때문에 ^^;; 다행. 이라고 해야하나.

poptrash 2005-10-11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첫 문장이네요. 어쩐지 로망. 체호프 선집이 드디어 나왔네요. 이 출판사 저 출판사에서 조금씩 조금씩 묶어 나오는 것을 보고 그냥 선집류가 나와줬으면 생각했는데.

하이드 2005-10-11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녜요 아녜요 ^^; 두권 샀어요. 체호프 1권하구 통역사

hnine 2005-10-1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키 킴의 통역사, 저도 눈여겨 보아둔 책인데, 이 창래의 "Native speaker"를 연상시켯지만 그보다는 훨씬 페이지가 빨리 넘어갈 듯하네요.

하이드 2005-10-11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저도 이창래 소설 생각했었더랬어요. 전 결국 이창래 소설 못 읽고 말았지만, 수키 김의 이 책은 왠지 관심가네요. ^^

페일레스 2005-10-1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으 둘 다 느무느무 보고 싶었어용. 저야 뭐 하이드님처럼 영어 소설을 휙휙, 읽어내릴 수는 없겠지만요 -ㅅ-

하이드 2005-10-11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휙휙 못 읽습니다.-_-a
암튼 이 책은 번역본 샀는데, 원본도 읽어보고 싶어요. ^^
간만에 책 사고 두근거리네요. 헤헤

2005-10-11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5-10-1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역사' 눈에 많이 띄어서 궁금하긴 했는데, 소설인 건 이제야 알았네요.

cyanstar 2005-10-13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역사>를 번역한 이은선입니다. 간만에 책 사고 두근거리셨다니 제가 쓴 책은 아니지만 굉장히 기분이 좋네요. :) 원서도 꼭 읽어 보세요. 쉬운 문장들로 인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근사한 작품이거든요.

하이드 2005-10-13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그래도 어제 주문했어요 ^^
아마존의 '룩인사이드'로 본 처음 페이지들이 맘에 들더라구요. 이렇게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크리스티나 페리 로시 지음, 정승희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난 단편집을 좋아한다.
중남미 소설을 좋아한다.

크리스티나 페리 로시라는 작가의 프로필도 맘에 든다. ' 여성, 동성애자, 좌파'인 그녀는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을 통해 제도와 문명이라는 틀 속에서 살아가는 회의하고 주저하는 일상의 순간, 현대적 삶의 편린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무려 서른개의 단편이 있으니 책도 실하다.
제목들도 너무 멋지다. '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 '장거리 주자 멈추어서다', '언어의 심연' , '도마뱀의 크리스마스' , '침대에서 내려오기 위한 지침들' , '빛이 물고기에게 미치는 영향', '돼지에게 국화 먹이기' ...

단편들의 내용들은 '어디선가 읽은' 이라기 보다 ' 신선한 날것의 새로운' 느낌이다.
동시에 ' 지루해서 죽을 것 같은' 과 ' 잔인해서 눈쌀 찌푸리게 하는 ' 이기도 하다.

이 모든걸 다 함께 지닌 단편집이라니.
읽어볼 시도 해볼만하다.

표제작이기도 한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은 어느 정크야드에 세워진 '쓸모없는 노력' 의 기록을 모아 놓은 박물관과 그 박물관을 매일같이 방문해서 기록을 열람하는 '나'의 이야기이다.
' 가계도를 복원하고, 금을 찾아 광산을 파헤치거나, 책을 쓰는 것 같은 쓸모없는 노력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복권에 당첨되는 희망을 품기도 했다.'
책에서 이야기되는 '쓸모없는' 은 머릿속에서 계속 퍼져나가서, 이 세상의 모든 행동과 꿈들이 '쓸모없는 짓'으로 분류되어 박물관 어딘가 처박혀 있을 것 같은 염세적인 마음마저 들게 한다.

그 외에도 '모나리자' 에서는 뒤샹의 '모나리자' ( 콧수염 그려진) 을 보고 스토리를 새롭게 만들어 내고 '타잔의 외침' 에서는 은퇴한 배우 자니 와이즈물러( 초대 타잔역) 에 대해 희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등 현재를 관찰해 이야기를 지어내거나, '시간이 약이다' , '창과 벽 사이' ( 스페인 숙어로 곤란에 빠졌다는 뜻) , ' 고집스런 양 한마리' 에서는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의 꼬.투.리.를 잡아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망명작가인 그녀의 경험은 '조각상들과 이방인들의 조건'  ' 도시' 와 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으며,
그런 경험에서 나왔을법한 사회와의 화해. 충돌에 관한 이야기들도 ' 침대에서 내려오기 위한 지침' , ' 느슨한 줄에서 살기' 등에서 볼 수 있다.

줄거리만으로는 종합선물세트같은 단편집이 아닐 수 없다.


여기 모인 단편들을 난 '미완성' 혹은 '메모'라 부르고 싶긴 하다. 단순히 길이가 짧아서, 스토리가 완결되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평생 단편만을 썼던 보르헤스의 그 단편들에 집약된 완벽하고 완전하며 완결된 느낌을 받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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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2005-11-03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미스하이드님.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역자입니다. 뻬리 로시의 작품듦은 치밀한듯 한데 또 미완의, 열려진 구조를 갖고 있는 것같아요. 저한테는 한 가지 해석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모호함이 뻬리 로시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저도 독자로서 시작한 번역이니 만큼 작품에 대한 독자들 반응이나 느낌이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글 남겨주셔서 반가워서 댓글 달아봅니다:)

하이드 2005-11-03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닉네임이 멋지시네요. ^^ 좋아하는 곡인데.
내용도 알차고, 새로운 스타일이라 맘에 든 책이었습니다.
처음 읽을때는 미완의 느낌이 그리 편하지 않았는데, 다양한 해석과 결말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렇게 본다면, 또 매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