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애호가를 위한 잔혹한 책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4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동물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면,
집에 키우고 있는 사랑하는 털달린 동물이 있다면,

읽지 마시길.

그렇지 않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이것이 반전이건, 아니면, 충격요법이건, 아니면, 그와 같은 반전, 충격요법을 위한 주제의 강조이건.
이런 단편들을 쓸 수 있다는 사실로 이 작가가 싫어진다.

귀엽고, 생기있고, 발랄한 고양이가 나온다.
그 고양이에게 애정을 느끼는 늙고 거대한 말이 나온다.

그리고, 반쯤 삐져나온 고양이 내장. 인간의 장화뒷굽에 밟히는 새끼고양이의 머리.( 엔진말)
인간의 추악함이야, 새로운 사실도 아니고,
동물을 학대하는 것도,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말 못하는 동물의 이야기를 동물의 입장이랍시고 써제끼는것도,
그 동물이 인간에게 복수해서 인간을 시체로 만드는 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진심으로 기분 나쁘고, 불쾌하다.
토사물을 주어 먹는듯한 기분이다. 그런 기분으로 책을 읽어냈다.

20세기의 애드거 앨런 포? 모더니스트?
이 책에 대한 나의 혐오가 심해서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의 미덕을 도대체 찾을 수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전집이고, 표지가 예쁘다( 제인폰다와 샴고양이) 는것 말고는

묘사의 치밀함, 서스펜스, 새롭고 특이한 소재, 반전, 꽉 짜인 플롯, 줄거리에 감탄.
나의 역겨움을 뒤로 한다고 하더라도, 단편 소설의 어떤 미덕도 이 단편집에서는 찾을 수 없다.

누가 좀 알려주길 바란다. 이 책을 정말 힘겹게 읽어냈으니, 그거라도 위안 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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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록 2005-12-2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이처럼 강렬한 혐오?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는 꽤 하는 작가인 건 분명해 보이네요.(그러기도 쉽지 않다고 생각해서요) 원래 하이스미스의 상상력은.못됬다?는 평이 대부분인걸요. 제가 보기엔, 책이 나쁜게 아니라 읽으신 분과 취향이 안 맞아서라고 보여집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어도 취향이 안맞는 건 어쩔수 없지요. 전 나름대로 통쾌하기도 했는걸요.^^ 하이스미스 책을 보면서 일반적인 통념을 적용하시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요....한번 생각해 보세요. 진심으로 불쾌한 감정을 솟아오르게 하다니..저는 이런 점이 맘에 들어요. 그건 정말 아무 작가나 하는게 아니지 않나요?

하이드 2005-12-2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의합니다. 제 개인적 취향과 안 맞아서 그래요. 음. 그런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게 강점인걸까요? 저는 좀 피해야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동물학대가 아니라, 여성학대거나, 인간학대거나, 은행원학대거나 그랬으면, 글의 재미를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요. 이 책 읽고 정나미가 뚝 떨어져서 다른 책 더 읽을 수 있을래나 모르겠어요.

아말록 2005-12-26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요, 저는 사람에게 무언가 강렬한 감정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게 있다면, 그걸 가능케 하는 뭔가가, 그 반응을 일으키는 핵?을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뚜렷하게 생각하지는 않아도, 은연중에 생각하는 금기라거나, 컴플렉스라거나. 그런 대상은 쉽게 만나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걸 만나면, 왜 내가 그런 반응을 하는지 캐보게 되요. 그러다 몰랐던 걸 알게되는 수확?도 있고.

하이드 2005-12-27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마, 저도 이 책을 접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혐오'는 제가 책을 읽으면서 그닥 강렬하게 느끼고 싶어하는 감정은 아니에요. 평소 동물학대 영화나 책이나 보는거 안 좋아하는데, 왜 그런 반응을 하는지는 함 생각해보죠 ^^
 
밤 그리고 두려움 2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코넬 울리치 지음, 프랜시스 네빈스 편집, 하현길 옮김 / 시공사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First you dreamed, then you died 처음에는 꿈을 꾸었고, 그리고 죽었다.


코넬 울리치가 쓰려고 했던 단편제목들 중 하나인데, 프랜시스 네빈스는 그의 서문에서 ( 책 2권 맨 뒤에 있다. 왠만한 단편들보다 김. 스릴은 없지만. ) '그의 황량한 세계를 짤막한 단 한 문장으로 잘 표현하고 있었다.' 라고 말한다.

분명, 코넬 울리치가 좋지만, 사실, 그의 작품엔 우연성도 너무 많고, 허점도 분명 많다.
작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사건과 과정과 결말이 이루어지니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걸 느끼기는 힘들다. 독자를 순식간에 감정이입 시켜, 순식간에 작품의 줄거리 속으로 몰아가는 스릴과 서스펜스있는 작가의 글쓰기 때문이다.

순박하고, 선한 사람들이 탐정으로 등장하고, 정직한 경찰, 나쁜 경찰이 나온다.
1권인 단편집이 두권으로 나왔고, 굳이 두 권의 차이를 구분하자면,
1권에 비해 2권이 좀 더 마니아적이지 않을까 싶다. 더 재미없다는 얘길수도 있고, 더 독하게 사람을 끌어당긴다는 얘길 수도 있다.

'색다른 사건' 은 The case of the Killer-Diller -A Swing-Murder Mystery
그닥 색다르지는 않으나, 살인의 동기가 되는 소재가 굉장히 특이하다.

'유리 눈알을 추적하다' 의 탐정은 소년이다. 강등직전의 형사의 아들인 아빠를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말썽꾸러기 소년. 서스펜스, 감동, 최고로 멋진 탐정, 프랭키! 

'죽음을 부르는 무대'  역시 괴이한 살인수법에 정도를 벗어나는 수사. 화려한 반스트립쇼걸들이 나오는 배경이 영화화되면 재미있을것 같다.

'하나를 위한 세건' 코넬 울리치스러운 정말 멋진 작품이다. 사람의 심리에 뛰어난 산전수전 다 겪은 부러질 지언정 구부러지지는 않는 강직한 형사 로저스. 처음 시작부터 마지막 결말까지, 그야말로 감탄, 감탄, 또 감탄.

'죽음의 장미' 
형사나부랭이와 사귀는 부자집 영양 지니가 강등되기 직전인 남자친구를 위해 사건을 해결하기로 마음 먹는다.

'뉴욕 블루스'
그러니깐. 뉴욕 블루스. 그러니깐 코넬 울리치를 왜 '어둠 속의 시인' 이라고 하는지 이 작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그녀의 두 눈은 겁이 가득 찬 두 개의 웅덩이였다. 그녀는 내가 보지 못한 무엇인가를 본 것이다. 그 웅덩이 안에서는 두려움이 타오르고 있었다.'  '항상 전기가 누전되고 있는 것처럼 빠지직거리는 소리와 불꽃이 밤새 밤하늘로 울려 퍼진다. 살아가기에 적당한 곳도 아니고, 아마도 죽기에도 적당한 곳이 못 될 것이다.'  '두려움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불안을 낳고, 그렇게 태어난 불안은 노여움을 낳았다. 전화가 울려도 응답하지 않았고, 초인종 소리에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노여움은 갑작스런 불행을 낳았다.이제 더 이상 길은 두 개가 아니다. 단 하나, 나의 길만이 남아 있다. 언덕을 달려 내려가서 지면으로, 언덕을 달려 내려가서 파멸에 이르는 그 길만이 남아 있다.'

마지막 단편 '뉴욕 블루스'를 독하게 다 읽어내고 난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다시 세부관계를 다시 따져보기 위해 책장을 들치지는 않았다. 그걸로 족하다.
어느 밤. 문득 나는 또 이 책을 뒤적거릴 것이고, 그 때 또 나는 '밤과 공포' 에 빠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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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2-1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받았어요. ^^ 근데 아까워서 못 읽겠어요. ㅋㅋㅋ
서울 나갈 일 있을 때 들고 나갈까 봐요.

하이드 2005-12-16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다 읽은 난 어쩌라고!

Apple 2005-12-16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보고!!!싶어요!!!!ㅠ ㅠ

mong 2005-12-17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궁금해지기 시작 ㅎㅎ

하이드 2005-12-17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 님, 코넬 울리치 아직 안 읽으셨으면,장편도 같이 권해드리고 싶어요. '환상의 여인' 이랑 '상복의 랑데부' 요.
 
다음 생에
마르크 레비 지음, 조용희 옮김 / 북하우스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조나단.
너는 여전히 이 이름으로 불리는지? 오늘에서야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마르크 레비의 '다음생에' 는 피터라는 노인의 편지글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크리스티 경매의 유명 경매사였던 피터의 젊은시절, 그 옆에 있던 반쪽과도 같은 저명한 미술감정사 조나단, 그리고, 그와 결혼하게 될 화가 안나, 마지막으로 조나단을 사로잡은 19세기 러시아의 화가 블라디미르 라드스킨의 밝혀지지 않은 마지막 유작을 찾기 위해 런던으로 가서 만나는 겔러리스트 클라라의 이야기이다.

예전 책들에 비해 뭐가 뭔지 모르겠는 시간을 조금 더 가지고 나서는 여느때와 같이 작품에 혹- 빠져든다. 그리고, 쉼없이 마지막의 에필로그까지 읽어내고 나서, 다시 맨 앞 '조나단. 너는 여전히 이 이름으로 불리는지?...' 로 돌아가 피터의 편지를 읽으며, 그제야 눈물이 찔끔난다.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를 너는 믿을 수 없겠지만' 혹은 '천국 같은'  혹은 'if only it were true' 
에서, 그리고 '너 어디 있니' 에서 작가가 말하는 것은 '믿음' 이다. '사랑'을 넘어서는 믿음. 친구, 가족, 연인,
전편들에 비해 분량은 짧고, 반면에 이야기하려는 내용은 많아서, 감동이, 여운이 덜할지도 모르겠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다정한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하는 반복되는 이야기는 '믿음' 이고, 이 책에서 이야기해주는 '사랑'을 하고, '믿음'을 주는 방법은 ' 그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사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 이다.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내어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그 사람을 알게 되고, 이미 사랑에 빠져 있게 된다. 그런 이야기들.

분명한 것은 전편들에 비해 미스테리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는거.
미스테리, 복수, 미술, 화가, 전생, 사랑, 등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하려다보니, 좀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마르크 레비의 책을 폈다는건 감동에 빠질 준비가 되었다는것이니, 잠시 이성과 현실적인 계산과 논리는 옆에다 치워두고, 책을 읽으면 되는거다.

*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상한 일을 맡아본 형사 필게즈가 피터의 친구로 등장. 그 이상한 일은?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를 너는 믿을 수 없겠지만' 에서의 그 일.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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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5-12-15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제가 맘에 들어하는 단어가 하나 가득 들어있는 리뷰에, 책이군요. ㅋㄷㅋㄷ 조만간 구입할 지도. 아~ 이국적인 것이 좋아요. 항상. 질리지도 않아요

Kitty 2005-12-15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마르크 레비의 새 책이군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___^

비로그인 2005-12-15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묘하게 마음에 드는 표지입니다. 얼른 지금 읽고있는 책들을 다 일고, 읽어봐야겠어요.
 
나니아 연대기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반지의 제왕' 톨킨의 단짝친구였던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지만 그 중 가장 큰 두 가지는 기독교 알레고리와 책을 읽는 순서일 것이다.


첫째로, 기독교 알레고리. 기꺼이 기독교 알레고리로 책을 해석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아무 배경지식 없이 소년 소녀들의 모험기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아무 배경 지식이 없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나 같은 사람은 어릴때 접한 것이 아니라, 자랄만큼 자라서 본 것인지라, '반지의 제왕' 에 비해 동화책이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 책에서 기독교 알레고리를 안 찾는게 더 어렵다.

두번째로, 책의 순서.
일곱권의 출간순서인 '사자와 마녀와 옷장' → '캐스피언 왕자'→ '새벽 출정호의 항해'→ '은의자'→ '말과 소년'→ '마법사의 조카'→ '마지막 전투'
에 비해 실제 나니아 세계의 연대기적 순서에 의해 새로 나온 '나니아 연대기' 의 순서는 '마법사의 조카'→ '사자와 마녀와 옷장'→ '말과 소년'→ '캐스피언 왕자'→ '새벽 출정호의 항해'→ '은의자'→ '마지막 전투' 이다.

마지막 권인 '마지막 전투' 과 '새벽 출정호의 항해' 에서 '은의자'로 넘어가는 순서를 제외하고는 뒤섞인 순서이다. 이에 대해 1957년 루이스에게 편지를 썼던 미국의 어린남자아이는 '연대기순으로 읽는 것이 좋겠구나' 라는 답장을 받았으나, 루이스의 편지는 말미에 '어떤 순서로 읽어도 상관없다' 라는 결론이다.  

각각의 독립된 모험과 스토리이므로, 전편의 이야기들이 나올지언정, 맘 내키는대로 어떤 순서로 읽어도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나 개인적으로는, 재미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출간순서를 권한다. 반전이나,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들에 놀라는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연대기적인 순서로 읽는다면, 더 강력하게 기독교적 알레고리를 볼 수 있다고도 하는데, 앞서 첫번째에서 이야기했듯이 기독교적 알레고리를 찾건, 안찾건, 무시하건, 말건 독자의 몫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서인지, 착한이와 나쁜이의 구분이 분명하고,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에서 보았던 악한의 어두운 마음의 소용돌이 따위는 찾아 볼 수 없다.

새로 개봉하는 '사자와 마녀와 옷장' 에서 루시, 에드먼드, 수잔, 피터 네 남매는 시골의 늙은 교수 집으로 보내지고, 그 오래된 저택의 옷장에서 '나니아' 라는 세계로 가는 입구를 발견한다. 사실상 가장 먼저 쓰여진 책이고 타임지의 100대 영문학 소설에 들어가기도 한 '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독자들에게 '나니아' 란 세계를 소개하고 만나게 하는 첫 작품이다. 우리 주위의 평범한 소년소녀인 루시네 남매들은 그곳에서 백색마녀의 지배를 받고 있는 '나니아'를 구한다. 사자의 모습을 한 나니아 세계의 왕인 '아슬란'을 처음 만나 도움을 받는다.  

다음편인 '캐스피언 왕자' 에서
다시 현재의 세계로 돌아와 있던 그들 남매는 나니아 세계가 위험에 닥쳐 그들을 부르자, 다시 마법처럼 나니아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온갖 신기한 말하는 동물과 식물들의 세계였던 나니아는 인간들의 지배에 몸살을 앓고 있고, 진정한 나니아의 왕인 쫓기고 있는'캐스피언 왕자'를 왕으로 올리기 위한 모험이 계속된다.

'새벽출정호의 항해' 에서
수잔과 에드문드는 심술궂은 사촌 유스터스의 집에 방문해 있다가 바다 그림이 있는 액자 속으로 끌려들어가 전편의 캐스피언을 만나게 된다. 아버지대의 충신들을 찾으러 세상끝으로 항해를 하는 그들과 함께 버렁지는 모험. 계속 심술궂고 배배꼬인 유스터스는 그가 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나게 된다.

'은의자' 에서
이제, 처음 나니아 연대기에 나왔던 네 남매는 나오지 않는다.
유스터스와 그의 친구 질은 힘센 못된 친구들에게 쫓기다가 아슬란의 부름을 받아, 나니아 세계로 떨어지게 된다. 사라진 왕자를 찾아 거인나라로, 지하세계로 모험을 떠나게 된다. 1편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서처럼 마녀와 ( 이번엔 초록) 마녀와 싸우는 유스터스와 질 폴. 그리고 릴리언 왕자. 완전히 용감해진 유스터스와 처음 나니아의 세계에 떨어진 질의 활약상이 최고다.

'말과 소년' 에서는 자신을 팔아버리려는 가짜 아빠 에게서 도망치는 소년 샤스타가 주인공이다. 우연히 만난 나니아에서 납치된 말하는 말 브레와 계약결혼을 피해 도망치는 아라비스와 역시 납치된 말하는 말 휜과 함께 하는 모험 이야기. 이야기의 시대는 맨 첫편 '사자와 마녀와 옷장' 에서 나니아로 떨어져 나니아를 통치하고 있는 피터제왕과 그 동생인 왕과 왕비들이 나니아를 평화롭게 다스리는 시대로 돌아간다.

합본판인 [나니아 연대기]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마법사의 조카' 는 출간 순서대로 읽으면 여섯번째 책이다. 그 동안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서 루시네들이 장롱을 통해 백색마녀가 통치하는 나니아로 갔던 일. 그 후로 아이들이 나니아와 우리 세계를 오고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마지막 전투' 에서의 의외의 결말은 독서하실 분들을 위해 남겨둔다.  

어른이 되어 어린이책을 읽는데는 감수해야할 위험이 있다. 책 속의 세계가 신기하지도, 책 속에서 하는 말에 혹할만큼 순진하지도 않을뿐더러, 교훈적인 '-해라'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다' 는 류의 이야기에는 쓴웃음이 지어지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 나니아 연대기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글자가 많고 두껍기 때문만은 아니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름다운 나니아와 나니아의 국민들을 만날때, 두꺼운 책을 손에 쥐나게 들고 읽으면서도 순수한 웃음짓게 만들고, 어린아이들의, 동물들의 입을 빌려 나오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새로이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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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12-13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슬란이 만사해결....그것만 빼면 만족스러웠는데.

하이드 2005-12-1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어쩌겠어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근데, 책 읽는 동안, 나름 웃기고, 즐거웠어용~

Kitty 2005-12-14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니아는 정말 보고싶어요. 영화가 먼저냐 책이 먼저냐! 그것이 문제입니다..;

BRINY 2005-12-14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자와 마녀와 옷장 애니메이션으로 나니아 입문했고, 가장 먼저 손에 넣은 단행본도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어서, 나니아 이야기 시작은 '절대'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라고 외치는 바입니다^^

하이드 2005-12-1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kitty님, 당근 책이 먼저여야죠!!
Briny 님, 저두요저두요!

어릿광대 2005-12-23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두꺼운 걸 벌써 다 읽으셨다니...난 언제 읽나 싶은데ㅜㅜ
 
밤 그리고 두려움 1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코넬 울리치 지음, 프랜시스 네빈스 편집, 하현길 옮김 / 시공사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코넬 울리치의 단편집이 나온 그날 아침. 나는 이 책을 당장 주문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 밤 그리고 두려움은 'Night and Fear' 2004년 코넬 울리치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랜시스 내빈에 의해 편집되었고 모두 열네편의 단편을 포함하고 있다. 그 대부분이 국내에서 처음 접하는 작품들이라 반갑기 그지없다.

1권에 나온 여덟편의 단편 중 '윌리엄 브라운 형사' Detective William Brown' 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읽는 단편들이었다. 추리소설만큼 단편의 묘미를 잘 살리는 장르가 있을까. 스텐리 엘린, GK 체스터튼, 그리고 엘러리 퀸, 코난 도일, 아가사 크리스티등 우리는 걸출한 추리 단편들에 열광한다.

코넬 울리치는 '20세기의 포' 혹은 '그림자의 시인' 으로 격찬된 바 있다.
The night was young, and so was he. But the night was sweet, and he was sour.
밤은 젊고 그도 젊었다.그러나 밤의 공기가 감미로운 데도 그의 기분은 씁쓸했다
'환상의 여인' 의 첫문장이다. 바로 그 첫순간부터, 순식간에 감정이입 시키는 문장이다.

그의 소설의 배경은 대도시, 악인은 완전한 악인이 아니며, 완전히 선한 사람도 없다.
순간의 선택의 기로에 서서 악인이 되기도 하고, 착한사람이 되기도 한다.

갈대와 같이 흔들리는 인간의 심리를 어두운 대도시의 흔들리는 불빛마냥 묘사하고 있으며,
째깍째깍 흐르는 멈추지않는 시간과 심리의 변화를 스릴있게 묘사하고 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놓을 수 없는' 이란 말을 가져다 붙이는 작가는 많지만, 그 중에서도 코넬 울리치의 글은 더 단단히, 꽉 마음을 쥐고 해피앤딩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과응보 혹은 카오스적인 허무한 결말까지 놔주지 않는다.

'담배'Cigarette' 에서는 에디라는 덜떨어져 보이는 순진한 남자가 나온다. 갱들의 심부름으로 함정에 빠진 에디가 '담배' 한개피를 위해 천국과 지옥을 오고간다.

'동시상영'doule Feature' 에서 약혼녀와 재미없는 동시상영을 보러 들어간 형사는 광고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동시상영' 을 보고 나오게 된다. 착실하고 용감한 형사의 이야기는 코넬 울리치의 단편집 속에서 조금씩 역할을 바꾸고, 조금씩 상황과 범인을 바꾸어 반복되는 이야기이다.

'횡재' The Heavy Sugar' 는 단순한 주제와 줄거리이지만, 코넬 울리치는 이와 같은 단순한 설정에 독자를 사로잡는 재주가 있음이 분명하다.

'용기의 대가' Blue is for Bravery' 는 이 단편집의 단편들 중 가장 재미있는 단편중에 속하는데, '상복의 랑데부'나 '환상의 여인' 등에서도 드러나는 코넬 울리치표 '로맨틱' 을 엿볼 수 있다. 내가 코넬 울리치의 책을 읽을때 기대하는 미덕은 아니지만, 역시나 재미있다.

'목숨을 걸어라' You bet your life'  줄거리도 결말도 조금 싱겁다.

'요시와라에서의 죽음 'Death in the Yoshiwara'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각 작품마다 뒤에 나온 짧은 설명에서 잘 표현하고 있다. '<요시와라에서의 죽음>(잡지 알고시 1938년 1월 29일 호에 게재)은 일본에서 발생한 사건을 다룬 울리치의 유일한 싸구려 소설이며'  뭐, 유일하다는데 주목하고, 그냥 잊자.

'엔디코트의 딸'Endicott's Girl'  '갈피를 못 잡고 동요하는'  존경받는 엔디코트 서장과 충직한 부하직원의 이야기. 재밌다.

'윌리엄 브라운 형사'Detective William Brown'
윌리엄 브라운은 겨우 열네 살 때 모든 분야에서 선두를 달렸다. 그는 재기가 있고 명석하며 생기가 넘쳤다. 그에 반해 조 그릴리는 성실하지만 항상 뒤처지는 그런 녀석이었다.

윌리엄 브라운과 조 그릴리의 이야기이다.
또 읽어도 여전히 가장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코넬 울리치의 소설들, 특히 단편들이 한정된 짧은 시간에서 이루어지면서 서스펜스를 이끌어낸다면,
이 작품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긴 호흡으로(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은) 사건의 죽이게 멋지는 결말까지를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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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ca 2005-12-13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요시와라에서의 죽음은 저도 읽고 깜짝 놀랐죠. 이런 작품을 아이리시가;; ㅎㅎ

oldhand 2005-12-13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주문했는데 아직도 상품 준비중이어요. 하이드 님 주문할 때 그냥 같이 할걸. T_T

하이드 2005-12-13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그러게, 쿠폰신은 야클님이 주문해야, 그 담날 뜬다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