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의 팬이라면, 이 작은 책.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나는 보통의 전기 시리즈(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이것이 사랑일까) 가 좋아. 라거나, 나는 '여행의 기술' 과 같은 책이 좋아. 그것도 아니면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과 같은 일상의 철학이야기가 좋아. 라고 할 수 있겠다. 혹은... 보통이면 무조건 좋아.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처럼 말이다. 
당신이 보통의 무엇을 좋아하던지 간에, 이 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뭐, 앞으로 더 나올 가망성은 없어보이지만;;) 이 시리즈를 잠깐 소개한다면, 펭귄 출판사가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한 선집이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44414펭귄의 이 시리즈는 꽤나 작고 귀엽다! 보통이 70번째라서, 뭔가 의미가 있는지는 절대 모르겠지만, 왜냐, 앞의 69권의 작가들이 쟁쟁하다 못해, 문학사의 한 페이지들을 차지하고 계시는 분들이니 말이다.

원작의 제목은 on seeing and noticing 이다. 이 책의 번역 제목인 '동물원에 가기'는 여기 등장한 단편중 하나의 제목이다. 원작의 제목은 좀 더 맛깔스러운데, 
On the Pleasures of Sadness
On Going to the Airport
On Authenticity
On Work and Happiness
On Going to the Zoo
...

그래서, 제목이 On seeing and Noticing 이다.
보통의 책이 처음.이 아니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 어디서 봤는데, 어디서 봤는데, ' 끊임없이 데자부.를 느낄께다. 맹세코, 처음엔 찾아보는 시도를 했음을 밝힌다. 맨 처음 리뷰 들어가면서, 어떤 스타일의 보통을 좋아하더라도, 이 책은 무조건 좋아할 것이다. 라고 했던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아홉편의 단편( 한장밖에 안 되는 짧은 메모(on single men독신남)도 있긴 하지만서도) 이 어디선가 보통이 썼던 얘기들이기 때문다. 아마, 당신이 이미 읽고, 밑줄 빡빡 쳐 놓았던 얘기들일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간혹자주 보는 인기작가의 글을 짜집기한 책.이라고 미리 오해는 하지 말기를. 절대절대 아니다. 왜? 라고 묻는다면, '펭귄70주년 기념선집' 이다. 라고 한마디로 답해주겠다. 모르긴 몰라도, 보통의  그 어떤 히트친 장편보다, 펭귄70주년의 70명의 작가 안에 선배 대작가들과 함께 들어간 것이 그에겐 영광일 것이다.

첫 단편 On the Pleasures of Sadness 슬픔이 주는 기쁨( 원서의 제목이 너무 달콤하지 않은가!) 는 호퍼의 이야기로 들어간다. Edward Hopper belongs to the category of artists whose work is sad but does not make us sad - the painterly counterpart to Bach or Leonard Cohen.
들어가는 제목, 슬픈데 기쁜거.에서 덜 반했다면, 첫 문장에서 쓰러지지 않을 도리 없다.( 내가 호퍼 팬이라 좀 오버하는걸 용서하시길) 이후에 나오는 얘기들은, 호퍼로 들어가는 첫문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외로움, 이다. 호퍼의 작품들을 들어가면서, 외로움의 미학을 펼쳐낸다. ' 오스카 와일드가 언젠가 말했다. 휘슬러가 그것을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 안개란 없었다. 고. 물론, 안개가 있었다. 많이. 하지만, 휘슬러가 우리의 시선을 잡아끄는 무언가를 그리기 전에는 그걸 인식하기가 약간 어려웠을 뿐이다. 와일드가 휘슬러에 대해 말했듯이, 우리는 아마도 호퍼에 대해 말할 수 있을것이다. : 호퍼가 그것을 그리기 시작하기 전에, 세상에는 훨씬 적은 주유소, 리틀 셰프(런던의 체인 레스토랑 이름. 본문에 등장한다) , 공항, 기차, 모텔이 있었을 것이다'

On Going to the Airport 에서는 공항에 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첫 에세이, 에드워드 호퍼, 슬픔의 기쁨에 너무 톤이 맞춰져 버려서, 두번째 작품을 읽으면서도 그 달콤한 외로움을 떨치기 힘들었다. 이 이야기는 아마도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서 본 듯한 이야기이다. 슬프고, 지겨울때 공항보다 나은 장소를 찾기 힘들다. 로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문장 중간중간에 이국적인 장소들이 튀어나온다. 벵갈, 아프간, 캐스피언해, 또 한참 읽다보면, 캐나다, 파키스탄, 코리아  (;; 무작위.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쥐리히, 파리, 아테네...
그 장소들의 이름은 공항에서 출발, 도착, 연착, 등이 쉴새없이 바뀌는 보드판을 연상시킨다. 우리는 보통과 함께 공항에 가서, ( 꼭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할 필요는 없다) 챠르륵, 챠르륵 넘어가는 이국의 장소들을 보며, 보통의 공항에서 느끼는 소회.를 가만히 들어주면 된다.



 

세번째 에세이 'On Authenticity' 진정성
우리의 클로에.가 나온다. 1번부터 26번까지, 알랭 드 보통은 연애의 모범생처럼, 책을 읽는 연애열등생인 나에게 번호를 착착 매겨, 반하기 시작하는 것에서 그녀의 키스를 얻기까지. 를 특유의 유머를( 한쪽 입꼬리 씩 올라가게 하는) 구사하며, 120% 공감을 이끌어내는 예들을 척척 들이대며, 이래도 안 재밌을래? 하기 시작한다.

 이 단락부터는 드디어, 호퍼의 외로움과 싸함을 떨쳐버리고, 여유있게 알랭 드 보통이라는 걸출한 선장을 지닌 이야기의 배에 느긋하게 몸을 맡길 수 있다.


낄낄대고 웃다 보면, On Work and Happiness가 나온다. 결론이 대략 참담한 것이,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이라기 보다는 얄밉기 그지없었던 '불안'을 떠올리게 하는 단편이다.

번역서의 제목으로 따오기도 한 On Going to the Zoo는 짧지만, 지극히 알랭 드 보통 스러운 글인데, 세상 천지에, 동물원 브로셔를 독자로 하여금 이렇게 진지하고, 재미있는 소설 읽듯이 읽어내게 할 작가는 흔치 않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낙타 브로셔. ) 물론 동물원 브로셔.는 부분이다. 이 짧은 에세이에 보통은 알다시피, 철학, 생태학, 역사, 문학 등을 다 끄집어내니깐.

On Single men . 독신남. 한장짜리 짧은 메모는 그냥 스윽 읽고 넘어가기.

On the Charm of boring Place 따분한 장소의 매력. 은 그의 출신지이기도 한 쮜리히에 대한 이야기이고, On Writing ( and Trouts) 글쓰기(와 송어) 는 보통의 '글쓰기' 이야기이라기 보다는 다른 이들의( 버지니아 울프, 괴테, 프루스트) 글쓰기와 독자로서( 보통 자신을 포함한) 받아들이는 이야기.이다. (근데, 송어는 왜???)

이 책을 읽으면서, 선택할 것은 단 하나. 전작들을 뒤적여, 어디서 나왔는지를 일일이 찾아볼 것인가, 아니면, 그냥 즐기며 읽을 것인가. 물론 이것은 하나도 안 중요하다. 그 선택을 마쳤으면, 심호흡 하고, 정신없이 쏟아지는 말의 향연에 빠져보시길.

워낙 다작이고, 여러 스타일인지라, 그 동안 보통의 책 중 '이거!' 하고 내밀만한 책이 없었는데, 아직 보통의 책을 단 한권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책을 내밀겠다. 이미 보통의 팬이라면, 역시 이 책을 내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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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1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전문가 리뷰같네요

blowup 2006-08-17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심자와 마니아를 다 놓치지 않겠다는 집요한 쇼호스트로군요.
하이드 님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글을 쓰면 정말, 총기와 열기가 뿜어져 나와요.^^
혹시 송어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미국의 송어낚시>랑 관련이 있는 걸까요?

하이드 2006-08-17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생각 퍼뜩했는데요, 본문에는( 세장밖에 안됨;;)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없더라구요. -_-a 집요한.. 쇼호스트인가요? ^^ 좋아라. 애거서 크리스티던가, 책빌려주고 싶어하는 사람을 막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물론 저는 책 빌려주는 인간이 아니니, 지름성리뷰를 쓸뿐입니다.
하늘바람님/ 과찬이십니다.^^;

2006-08-17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6-08-17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막혀있어요. 흑. 심심한데;; 집에가서 봐야겠어요.

하루(春) 2006-08-1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이드님의 알랭 드 보통 리뷰를 보고 나면 영어로 된 책이 사고 싶어집니다. 이 책도 역시 원서가 갖고 싶군요. 대단한 지름리뷰예요.

마늘빵 2006-08-17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리뷰를 언제 썼대요. 이제 봤어요. 이거 원제가 다른거군요. 원제대로 내줬음 좋겠는데... -_-

마늘빵 2006-08-17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여기 영국 폴더에 있는 책들은 다 제 취향이랑 일치하는 것 같아요. 존 버거랑 줄리언 반즈도 빨리 보고픈데 넘 볼게 많다. -_ㅜ

하이드 2006-08-17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존 버거는... 뭐랄까, 한 수 위.라고 할까나요. ^^ 책도 많이 번역되어 나와있구요. 번역들도 다 좋아요.
하루님, ^^ 아무래도, 원서로 읽는맛, 잘된 번역으로 읽는 맛이 각각 있어요. 정영목씨 번역 좋아해요.

안나채 2006-08-18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에 펭귄시리즈 전집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나요? 구할 수 있으면 가격은 얼마이고 구입처좀 알려주세요. 아님 아마존에서 구입해야하나요? 아마존에서는 전집형태로 안보이고 단권으로만 보이던데.. ㅠㅠ 저한테 멜이나 쪽지로 좀 알려주세요. 부탁드려용~

하이드 2006-08-18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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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사는 것 가능합니다.

musico 2006-08-18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ww.penguin.co.uk에서 £50에 세일하고 있습니다.

moonnight 2006-08-1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신간코너에 나와야 할 리뷰입네다!!! 하이드님 리뷰 읽고 나면 안 살 수가 없겠어요. 근데 왜 품절인겨 흑흑. -_ㅠ 멋진 리뷰 잘 읽었어요. 추천! ^^

하이드 2006-08-18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에서 책이나 보내줬음 좋겠다~ 으음~
달밤님/ ^^ 이 책이 최고에요. 최고!

하이드 2006-08-1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시리즈가, 제가 이번에 보내드릴 그 시리즈에요. ^^

Lauren 2006-08-25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anada에 살고 있는 처자인데, 영국 Penguin 출판사에다가 주문했답니다.. ㅎㅎ
얼렁 왔음 좋겠네요!!! 하이드님, musico님 정보 감사합니다!!

안나채 2006-08-25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감사합니다.^^

사마천 2007-06-03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고 풍부한 리뷰입니다. 요즘 보통에 대한 리뷰를 써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건축에 관한 한편은 띄웠지만 거의 다 제가 하고 싶던 이야기들이라 사실 보통 글에 대한 분석은 별로 없었거든요...
 
모방범 3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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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원고지 6천매가 넘는 분량, 잡지에 5년간 연재되었던!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의 마지막 장을 이제 막 덮었다.  띠지의 일본 아마존 서평 발췌에 나온 것처럼 '책의 제목이기도 한 '모방범'의 의미가 밝혀지는 마지막 50여페이지의 전율!' 은 그야말로 기대이상이다.  한가지 사건.을 이렇게나 긴 호흡으로 쓰면서 꽉 짜인 플롯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때 1600여페이지의 소설의 모든 이야기들과 인물들이 독자에게 한꺼번에 덮치듯이 몰려오게 한다. 이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의 시각적 장점과(미야베 미유키의 글을 읽으면, 그 디테일에 그 장소와 사건이 눈앞에 펼쳐지는듯 하다.그것은 배경이나 사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 속에도 해당하는 말이다.등장인물의 마음 속에 들어가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장치에 노련한 작가이다. )  '글' 이 가질 수 있는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의 장점을 동시에 지닌 희귀한 책이다.

1부에서는 여자들만을 죽이는 연쇄살인범과 그 범인이야기. 2부에서는 범인의 입장에서 1부의 이야기 반복. 그리고 3부는 그 이후의 이야기이다. 가장 기대되고, 궁금했던 3부가 가장 긴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이, 작가가 신경써서 묘사하고 있는 인물은 피해자.의 유족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주요인물로 나오는 신이치가 연쇄살인과는 관계 없지만, 여동생과 부모님이 강도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유족이고, 작품 초반에 살해되는 마리코의 할아버지인 요시이(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현명하고 지적인 존재로 나온다)또한 하나밖에 없는 손녀딸이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하고, 그로 인해 딸이 사고를 당하고, 정신적으로 외부와 담을 쌓게 되고, 본인의 평생을 바쳐온 두부가게의 문을 닫는 피해자의 유족이다. 그들의 마음이 다치고, 그리고 여전히 상처는 가지고 있지만,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 과정.이 씨줄과 날줄처럼 사건의 전개와 긴밀하게 관련을 가진다. 유족들에게 매스컴과 주위 사람들의 눈.은 유족들을 천천히 죽이는 '시스템'에 지나지 않는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본인이 죽도록 노력하거나, 성심껏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수밖에 없다.

범인과 희생자를 제한 사건 주변부의 인물들, 즉 경찰, 언론, 피해자의 유족, 가해자의 가족, 들의 이야기가 쉴새없이 펼쳐져 1600여페이지의 긴 분량이 무색할 정도로 단숨에 읽힌다.

역시 미야베 미유키.란 말은 이제 그녀에게 식상하다.
아주 오래간만에 호흡이 긴 미스테리 소설을 즐길 수 있어서, 덥지만 즐거운 여름이었다.

'근거라 ……시게코, 인간이란 그렇게 독창적인 동물이 아냐. 모두 뭔가를 흉내내면서 살고 있다고."
참으로 극단적인 인간관이자 인생관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장은 반박할 수 없었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반론 대신 이렇게 물었다.
"당신도 누군가의 흉내를 내면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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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8-15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왜 모방범이래요.. 이유가 궁금합니당.

이매지 2006-08-15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읽으셨네요^^ 전 18일이나 되야지 읽을 것 같아요. 엉엉엉 ㅠ_ㅠ

마냐 2006-08-15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높은 독자에게 온갖 감탄사를 다 끌어내다니.....음음. 시간도 없는데 봐야한다는 거군요. 쯔릅.

moonnight 2006-08-15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게 두꺼운 책을(전 엄두가 안 나요오오. -_-;;;;) 이렇게 순식간에 읽으시고 일필휘지의 리뷰까지. 작가도 대단하지만요. ^^; 읽긴 읽어야겠는데. 전전긍긍;;

에이프릴 2006-08-1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리뷰읽고 완젼 뽐뿌질 당해서 스물넷에서 질렀어요 ^^a
샤바케와함께 ~

사라뽀 2006-08-16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의 결말은 시시했는데, 소설은 어떨지...

하이드 2006-08-16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략, 재미있는 일본 소설들 영화화/드라마화 많이 되는데, 드라마는 수작이 그래도 꽤 되지만, 영화는 얘기들어본 바로는 다 별로인것 같아요. 결말이 틀린 것도 있고말이지요, ^^

2006-08-22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 샤바케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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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치도 이치타로의 등에 손을 대며 재촉했다. 그제야 다시 성문을 걷기 시작한 이치타로였으나, 곧 발을 멈추고 돌아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 방울 아가씨, 오늘은 네 덕분에 살았다."

이렇게 운치있고, 기묘하며, 재미있는 소설을 왜 이제야!
누가 읽지 말라고 잡으끈 사람도 없는데, 그 동안 미뤄뒀던 샤바케.를 이제야 읽고, 가슴을 친다.

 이 책은 뭐하나 버릴 것 없이 맘에 꼭 든다.
몸이 약해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기고, 조금만 심하게 움직이면, 까무륵 기절하는 우리의 도련님. 어릴적부터 요괴를 본다. 요괴와 이야기하고, 도련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모시는 두 요괴가 있다.  사스케와 니키치. 도련님은 커다란 상단의 외동아들인데, 사스케와 니키치는 인간의 모습으로 '행수'로 일하면서, 도련님을 돌본다.

온 가족의 과잉보호(?)를 받는 도련님.은 몸이 약하지만, 머리가 좋고, 심성도 곱다.
도련님과 도련님을 보호하는 힘센 요괴가 나오는 가벼운 에피소드들의 연결일꺼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힘센 요괴.가 막상 중요한 순간에 약해빠진 도련님의 도움을 받지를 않나, 성숙한 도련님의 가끔씩 튀어나오는 죽음과 관련된 우울한 상념들은 의외였지만, 이야기를 더욱 더 몽롱하게 만들어준다.

보름달밤, 에도 시대 골목을 타박타박 거닐고 있으면, 딸랑딸랑 방울 아가씨( 방울이 변해서 된 요괴)도 나오고, 집에서는 단 것을 좋아하는 야나리(집요괴) 들이 수시로 달라붙어, 애정과 사탕!을 갈구한다.
도련님의 일이라면, 금새 고양이처럼 눈이 찢어지며 요괴의 본성을 드러내는 두 고수(?) 요괴들도 있다.

평범한 직인들이 뭐에라도 씌인듯, '명약'을 구하며, 약재상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약재상만을 노리는 범인이 등장하자,  도련님은 도련님을 보호하려는 부모님과 요괴들의 성화에 별채에 발이 묶이게 된다.

도련님의 죽마고우인 과자점 에이키치이야기와 어떤 사정으로 도련님을 보호하게 된 요괴들의 이야기들을 더 볼 수 있도록 시리즈가 좀더 나와주면 좋겠다. 

귀엽고, 분위기있고, 몽롱한, 맘에 꼭 드는 '에도시대 약재상 연속 살인사건' 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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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6-08-15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하이드님...제목이 넘 섹시하고 도발적인거 아님까. 엄청난 뽐뿌신공을 키우셨군요. 그나저나, 이제야...밑의 리스트를 주욱 봤는데....여기다 달 질문은 아니지만, 모방범은 1, 2, 3을 다 읽어야 하는 건가요? 흠흠.

하이드 2006-08-15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결되는 한 작품이니 다 읽어야지요. ^^ 엄청 길어요. 1600페이지;;
 
칠드런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6
이사카 코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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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인 척하는 장편소설입니다. 띠지 어딘가에 단편집이라고 씌어 있어도 믿지 말아주세요"

라고 원서의 표지에는 나와 있다고 한다.
요즘, 이사카 코타로. 가 난리다. 고수들의 평도 좋고, 번역도 겁나게 빨리 되어 나온다.
'중력 삐에로'에 관심 있었는데, 마침 '칠드런'을 끼워주는 행사기간이라 냉큼 주문했다.( 하드커버가 딸려왔다!)

단편,, 아니 장편소설 어디엔가 등장하는 어떤 남자애처럼, 나도 식빵귀부터 먼저 냉큼 먹어치우는 성격이라, '칠드런'을 먼저 집었다. 띠지나 표지에 단편집.이라고 나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원서의 제목도 '칠드런' 인지는 모르겠지만, 내용과 어떤 상관일까. 싶다.

진나이. 라는 괴상한 주인공을 바라보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가 각각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한 인물을 여러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보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얼핏 떠오르는 책으로는 ' 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 이다. 그 소설에서도, 이 소설, 칠드런에서도 여러 사람의 시점에서 보는 주인공 '진나이' 혹은 '니시노 유키히코'는 도저히 '한사람'으로 존재하지 않을 법한 존재이다.

진나이. 의 주변인물들은 은행강도사건.을 통해 만난 이들이다.
진나이는 가정재판소 조사관.이다.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면 남을까, 아, 그리고 나세이의 맹인견, 베스. 도

이사카 코타로와의 첫만남은 밍숭맹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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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레스 2006-08-13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억관씨는 이것저것 번역하느라 바쁠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어디서 나나 몰라...

하이드 2006-08-14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분이 다 하시는걸까요? 설마? ^^

Apple 2006-08-1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사카 고타로는 취향에 안맞나봅니다. 중력삐에로를 봤는데 도저히 어디가 재밌는지 잘 모르겠다는...=_=;
 
지하인간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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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자를 버리고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는 스탠리 브로더스트,  그 옆의 금발머리 여자 수전, 이들과 함께 산장으로 간 아들 로니를 찾아달라는 진의 의뢰를 받은 루 아처. 산장 근처에 큰 불이 나고, 스탠리는 피살된채 땅 속에 묻혀 있다. 로니와 수전을 찾아 나서는 루 아처.

로스 맥도널드의 작품이 언제나 그렇듯이, 실종자, 희생자들이 전대와 후대, 과거와 현재에 걸쳐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이 작품에서는 아마 최고조에 달하지 않았나 싶다.

누가 누구랑 바람펴서 달아나고, 누가 누구랑 바람펴서 달아나고, 는 왠간히 집중하지 않으면,그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다. 로스 맥도널드의 책을 평할때 빠지지 않는 '미국 중산층 가정의 위기' 는 이 소설에서도 변함없다. 그의 작품에서는 왜 항상 '여자' , '딸'이 희생자여야 하는가? 라고 불만을 품었더랬는데, 이 작품에서는 약간은 다른 패턴이다. 하드보일드의 계보를 '대실 해미트 - 레이몬드 챈들러 - 로스 맥도널드' 라고 할때 로스 맥도널드의 다른 점은 등장인물들의 상처가 아닌가 싶다. 어린시절 부모가 이혼하고, 불구의 어머니를 모시고 친척집을 전전했던 기억을 지닌 로스 맥도널드의 작품들에는 항상 상처받고 불행한 어른들이 나오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 가 나온다. 불행한 그들을 바라보는 루 아처.또한 전혀 행복하지 않다.

이로서 로스 맥도널드의 작품 '움직이는 표적', '소름', '위철리 여자'  , '지하인간' 네 권을 읽었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로스 맥도널드의 이름으로 가장 처음 낸 '움직이는 표적'이었겠지만, '지하인간' 또한 그의 작품 중 가장 세련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실타래처럼 얽힌 등장인물들의 관계들과 사건의 해결이 절묘하다.

은유가 유난히 많은 이 작품.의 번역은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 중 가장 괴상망측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히. 아주 열심히 내용 따라가며 읽어야 했다. 그래서 별 하나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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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8-13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보다 더한 번역으로도 봤으니 이 정도는 괜찮다 생각하셔도 될 듯 싶네요^^

하이드 2006-08-13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 동서미스테리 번역이야, 유명한데, 평소에는 그냥 넘어가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그랬을수도 ^^; 예전에 해적판 번역..도 아닌 편역 생각하면, 말씀대로 이정도는 양호하다고 해야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