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보
심포 유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민서각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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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 스트로보가 터지면서, 이야기는 50살 사진작가 기타카와가 50살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들을 돌이켜준다.

꼭 오늘처럼,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 비가 쏟아지는 어느 날, 교통체증 속에서, 기타카와는 8kg는 족히 나갈, 카메라가방 들고 달리기 시작한다. '결코 늦을 수 없는' 그 약속을 위해.

50살, 영정
42살, 암실
37살, 스트로보
31살, 한순간
22살, 졸업사진

각장은 기타카와라는 그런대로 잘나가는 사진가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단편연작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각각의 장은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 다만, '기타카와'라는 인간의 인생의 책을 거꾸로 읽는 독특한 느낌을 더해야한다.

20여년전에 한번 모델이 된 적이 있다면서, 영정사진을 찍어달라고 온 여자(영정)
사진을 배우기 위해 자신을 이용한 미모의 사진가의 실종, 죽음(암실)
예전에 잠깐 밑에 있었던 지금은 한물간 사진가의 과거와 자신의 현재와의 오버랩(스트로보)
기타카와라는 사진가를 만들어준 '성인식' 사진의 그녀( 한순간)
함께 사진하는 동기 이야기( 졸업사진)

영정과 암실이 재미있었고, 스트로보, 한순간은 작위적인 느낌. 그리고 졸업사진.은 이 책과 겉도는 스토리가 아니었나 싶다. 심포 유이치에 기대가 많았고, 특히 이 책으로 그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는데,
뭐랄까, 감상적이고, 너무 친절하게 설명되는 감정들은 나와는 맞지 않는듯하다. '사진'과 '사진가' 가 소재이고, 주인공일때 생각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들, 뻔한 감상들이 식상했다.
이 작가는 당분간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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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6-07-17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렇군요. 약간 호기심이 갈라하다가 저도 일단 보류할래용. 하이드님 리뷰 반가와요. ^^
 
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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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야베 미유키는 작품을 많이 쓰는 작가이고, 우리나라에 번역된 그녀의 책도 벌써 네권이다.

어떤 책을 내건 '미야베 미유키'라는 이름만으로 안심이 되고, 책을 사게 되는 작가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읽은 그녀의 책들이 120%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인기있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소재로 했다는 'ICO' 의 경우, 그 두꺼운 양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전개에 갸우뚱해야했으며, 이번에 읽은 책 '용은 잠들다' 의 경우에도 소재나 결말부에 기립박수를 칠 정도는 아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사람을 관찰하는 방식은 언제나 놀랍고, 그녀의 글은 사람을 빨아들인다.

미야베 미유키의 초능력 소년 이야기. '용은 잠들다'
이야기는 태풍속을 운전하고 가던 잡지사 기자와 소년 '신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은 9월 23일 밤 10시 반쯤이었다. 그는 사쿠라 공업단지 부근 갓길에 자전거를 눕혀놓은 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신지를 태워주던중 열린 맨홀뚜껑 아래로 아이가 빠지게 되는 사고를 만나게 된다.
이야기는 악의가 없는 무지한 행동의 범인을 찾는 과정. 그리고, 잡지사 기자인 쇼고가 받는 백지 편지와 협박범을 찾는 이야기. 그리고 신지와 나오야라는 아이들이 정말 싸이킥인지 아닌지 밝혀내는 과정.등이 얽히고, 얽혀서 하나의 근사한 이야기를 만든다.

주연인 쇼고와 신지 외에도 쇼고의 동료인 이코마.나 신지와 같은 싸이킥인 나오야, 사건에 얽히게 되며 만나는 나나에. 등의 주조연들의 캐릭터들도 분명하다. 제목의 '용'은 잠재능력.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각자 몸 안에 용을 한 마리씩 키우고 있다. 어마어마한 힘을 숨긴, 불가사의한 모습의 잠자는 용을. 그리고 한 번 그 용이 깨어나면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하는 일밖에 없다. 부디, 부디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되길. 무서운 재앙이 내리는 일이 없기를-. 내 안에 있는 용이 부디 나를 지켜주기를-. '

사람의 기억을 스캔하는 능력을 가진 '신지' 가 올바른 길을 갈 수 있게 '신지'의 용이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와 같은 소재를 이렇게 설득력있고, 평범하게 쓰는 것도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의 재주일 것이다. 다만, 내가 접한 네권의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 중 내게는 현실적인 사회파소설들 ( 인생을 훔친 여자, 이유) 등이 더 와닿았다는.

"마음이 아파서 견디기 힘들 거야." 이코마가 말을 이었다. "나는 철저한 무신론자야. 하지만 이 세상이 돌아가고 잇는 것은 뭔가가 아주 잘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느낄 때가 있어. 그래서 이 이야기만은 할 수 있어. 무거운 짐은 그걸 짊어질 어깨를 선택해서 얹어지는 거야. 그리고 지금 자네 어깨에는 이나무라 신지라는 애의 장래가 얹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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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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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사형수인 윤수의 블루노트와 유정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자신이 비참할리 없다고 믿었던 한 비참한 이야기, 바로 저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라며 이야기를 꺼내는 윤수의 모습은 어둡고 비참한 가정에서 자랐고, 사랑을 만날때까지, 좋은거라고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채, 그저 계속 어둠의 정석코스대로만 흘러흘러 인생의 스물일곱해째, 사형수로 구치소에 머물게 된다.

그의 모습을 보는 나는 유정과 마찬가지로, 내가 위선을 떨건, 위악을 떨건,
슬픈 이야기들로, 내 눈에서 눈물을 뽑아낼 지언정,
처음부터 끝까지 사형을 반대하고 있는 작가의 어조에 이런저런 딴지가 걸어진다.

그건, 그가 죄를 지었건 안 지었건간에,
그럼, 그 윤수를 대신 죽게한 그 나쁜 놈이 죽었어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건
결국, 이 책이 '사형'에 대해 내 마음을 크게 움직이지는 못한게다.

사형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끼워 넣었고,
완벽한 어머니상으로 등장하는 모니카 이모도 있다.
'사형 반대' 에 대한 논거는 대단히 빈약해서, 차라리 거부감이 들 정도지만,
그건 아마 '멜로'의 탈을 쓰고 있기에, 더 색안경을 쓰고 보려는 것도 있을께다.

다만, 예전에나 지금에나 공지영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의 독자층의 마음 가는 곳을 잘 짚어서 공감하고, 혹 빠지게 한다는거다.

유정의 마음 가는 곳은 처음부터 끝까지 설득력 있었다.
나도 '내가 모르는 것' 에 대해 위악을 떨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긴 하지만,
모르는건, 모르는거다. 어쩔 수 없다.

읽는내내 어쩔수없이 윤수와 유정의 모습에 강동원과 이나영의 모습이 대비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래, 최고로 극악한 사형수도 직접보면 그저 인간일 뿐이다. 라는 말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왜, 히틀러도 같은 감방에 들어앉아 있으면, 그저 인간일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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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 동서 미스터리 북스 52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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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her tomb by the sounding sea!
맞선에서 한번 본 우하라의 부인 데이꼬는 신혼여행을 다녀오자 마자 실종된 남편을 찾아 남편이 근무하던 북녘의 바다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게 된다. 황량한 그곳의 어느 바다 앞에서 그녀는 학생 시절 읽었던 외국 시의 한 구절을 떠올린다.
in her tomb by the sounding sea

바다 옆의 무덤, 바다 안의 무덤,

''점과 선'' 그리고 ''제로의 초점'' 의 두편의 중편으로 이루어진 사회파 추리소설의 효시자인 마츠모토 세이초의 소설집이다.

''점과 선''에서는 심증가는 범인의 확실한 알리바이를 깨 나가는 젊은 형사가 나온다. 일본의 복잡한 기차시간표를 이용한 알리바이는 지극히 일본다운 소재다 싶었다. 기차이야기는 두번째 작품인 ''제로의 초점''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그 현란한 기차시간표 알리바이 깨기. 책에 도표가 나오기도 하지만, 숫자의 향연에 그야말로 머리 쥐어 뜯으면서 스토리를 따라가야 했다. 고독한 주인공의 면모는 제법 하드보일드 소설 같기도 하다.

''제로의 초점''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PD수첩류의 사회문제인데, ''사회파 소설''에 대한 관심으로 이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된 나에게는 그 결말의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로맨틱한면과 미스테리한 여자가 등장하는 부분은 코넬 울리치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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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홀릭 1 - 변호사 사만타, 가정부가 되다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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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만으로라면 얼마든지 별 다섯개 줄 수도 있을테지만,
무언가가 항상 극단적으로 모자란 여주인공에 딴지 안 걸래야 안 걸 수 없기에, 별 네개.

작가의 전작들 쇼퍼홀릭이라던가 can you keep a secret에서의 능력없는 여성은 가라.
사만사(samantha정도 되겠는데, 책에는 사만타라고 나와있다. 음... 어떻게 써야할까. 아무튼)
는 일류로펌의 일류변호사이다. 남동생 피터를 제외하고는 온 가족이 워커홀릭인 그녀는
시간을 6분단위로 쪼개쓰는 스트레스 무지막지한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
다만, 오븐 켜는 방법도 모르고, 단추 다는것도 모르며, 다림질,빨래, 다 모르고, 청소기봉투가 뭔지 전혀 아이디어 없는 살림젬병의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다.

그런 그녀가 일생일대의 기회 앞에서 일생일대의 실수. 그래, 이건 실수.라기엔 모자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실수를 보는 나는 엘리자베스타운의 앞부분을 떠올렸다. 실수가 아니라. 대재앙(fiasco)! '돌이킬 수 없을때 그게 실수인거야' 라는 직장동료 가이의 말도, 대재앙 앞에서는 소용없다.

무튼, 기막힌 상황앞에 얼이 빠지고, 넋이 빠져서,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어느 집 앞에 서있다가, 어느 순간 그 집의 가정부로 고용된다.

그리고 이제, '가정부'로서의 파란만장,스팩타클,스릴만점의 생활이 시작된다.

'도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매일 집 안 청소를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내가 해본 중에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다.결코. 메리 포핀스처럼 이 일에서 저 일로 우아하게 넘나들지도 못한다. 대가리 없는 닭처럼 이 일도 저 일도 끝내지 못하고 오락가락하기만 한다. '

대가리 없는 닭처럼,,, 대가리 없는 닭처럼,,, 프프프푸하하하
아니, 웃을 일이 아니고, 대가리 둘 달린 닭처럼 집안일 하는 나로서는 사만다를 비웃을 입장이 아니다.

어리버리한 브리짓이나 레베카처럼 뭐, 잘하는거 하나 찾을 수 없는 이들을 보며 재미있지만, 동시에 짜증을 느꼈다면,

그래도 사만다는 좀 더 내 취향이다.
이 책에서 예상가능한 재미는

1. 일적으로 능력있는 여자가 가정적으로는 젬병
2. 그러나 점점 배워서 잘하게 된다
3. 그러면서 그녀를 가정부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느날 짜잔 - 그녀의 일류 변호사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며 주변사람들을 기암하게 함.
4. 그녀와 로맨스를 피워나갈랑말랑 하는 정원사 나다니엘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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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2006-04-24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착했어요 ^^
언니 덕분에 2편까지 크크-
오늘 학원가기전에 커피숍에서 읽으려구요 ~

Mephistopheles 2006-04-24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여자도 노상 I'm fine...I'm fine.. 을 중얼거리진 않았나 모르겠군요..^^

moonnight 2006-04-25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으으으음~~~-_-;;; 전 쇼퍼홀릭이 좀 그랬었거든요. 뭐랄까. 재미는 있는데 몹시 불편한. 워커홀릭은 어떨지. 손가락이 꿈틀꿈틀(보관함으로 갈까말까;;)하네용. ^^;;;;

Kitty 2006-04-25 0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맨스가 많아야 되는데 ^^
요새 삶이 퍽퍽해서 달콤함이 필요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