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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 디거 ㅣ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평점 :
한적한 공원, 각성제를 팔고 사던 중, 판매자와 구매자 간에 다툼이 일고, 판매자인 스물 일곱살 노자키 고헤이가 구매자인 마흔 일곱살 막일꾼 곤도 다케시를 칼로 찔러 죽이게 된다. 현장에 있던 열한명의 목격자의 증언에 의해 노자키는 체포되지만, 재판의 심리중 곤도의 시체가 사라진다. 사건은 감찰과로 넘어가 겐자키와 부하들에 의해 조사되나, 미결로 남는다.
거울 속에서 웬 악당 한 놈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뒤로 빗어 넘긴 새카만 머리, 좁은 이마, 그리고 평행으로 나란히 그려진 가느다란 눈썹과 눈꺼풀.
길거리의 건달, 사기꾼인 야가미는 그 동안의 잘못을 속죄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 골수 기증을 하기로 결심한다. 이런저런 자잘한 죄로 경찰에 쫓기고 있는 그는 호스트인 시마나카와 방을 바꿔 지내고 있다. 시마나카를 찾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그는 알몸에 기괴한 자세로 욕실에서 죽어 있는 시마나카를 발견하고, 곧바로 그 방을 찾은 정체모를 네명의 남자에게 쫓기게 된다.
한 편 도쿄의 다른 쪽에서는 시마나카 외에 똑같은 기괴한 자세로 죽어 있는 다가미 노부코를 발견한 경찰의 조사가 시작된다. 하룻밤 안에 벌어지는 연쇄살인의 줄기를 쫓아가는 경찰들. 노련한 고참 수사대원인 후루데라와 감찰과의 겐자키는 수사 과정에서 희생자들이 모두 도너기증자임을 알게 되고, 기괴한 살인 방식이 중세 암흑기에 마녀사낭을 하던 이단고문관들을 죽이던 그레이브 디거( 무덤에서 살아돌아온 사람) 의 방식을 따라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다시 야가미, 사건의 중요참고인 혹은 범인으로 경찰에게 쫓기고, 동시에 정체모를 집단의 남자들에게 쫓긴다. 오랜동안 야가미를 알아온 후루데라에 의하면, 도주 올림픽을 하면 금메달도 딸만한 야가미는 도쿄를 가로질러 병원에 입원하기 위한 그만의 싸움을 시작한다. 동시에 범인도 찾고, 사건도 해결하는 야가미.
연쇄 살인범인 그레이브 디거와 먹이를 쫓는 그레이브 디거.경찰과 정체불명의 집단, 그리고 그레이브 디거에 의해 쫓기는 거리의 악당 야가미, 그들을 쫓아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과 경찰의 내부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단독으로 움직이는 겐자키와 후루데라.
다카노 가즈아키는 단 하룻밤동안 일어나는 긴박한 쫓고 쫓김에 검찰, 정치 비리에 대한 문제제기를 버무려 꽤 읽을만한 한 편의 책을 써냈다. 다만, 열심히 뛰고, 헤엄치고, 기고, 나는 야가미를 제외하고는 현실에서 살짝 동떨어진 캐릭터들과 사건들, 그리고 스토리와 겉도는 느낌을 피할 수 없는 문제제기는 그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와 약간의 망설임을 동시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