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로스 맥도널드 - 움직이는 표적

로스 맥도널드의 루 아처가 나오는 첫번째 시리즈. 불안하고 위태위태하고, 저승에서 온 사자 같은 몰골의 루 아처의 내면이 드러난 책이다.

본질적으로 악하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점점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상황에 노출되고, 압박을 받고 그런 경우에, 범죄를 저지르느냐, 정의를 행사하느냐는 정말 아슬아슬하다는 것. 보통의 대부분은 선 안에 있겠지만, 잘못 삐끗 선 을 밟는 것은 순간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는 볼 수 있다.

2, 수 그라프튼 - 여형사 K

A is for Alibi , 알파벳 시리즈, 킨제이 밀혼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고독하고, 남,녀 차이( 혹은 차별에 대해) 실감하고 있고, 자신의 자유를 속박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까칠한 성격의 탐정이다. 씨니컬한 유머로 세상에 대항할줄도 모르고 술과 커피로 하루하루를 견뎌나갈줄도 모르는 어찌 보면 불쌍한 성격의 탐정이다.

 

 

3. 웬디 수녀의 나를 사로잡은 그림들

옆집 할머니같이 소박하게 옛날 얘기 해주듯이 미술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감상을 풀어놓을 줄 알았다. 아니였다. 비전문가가 전문가의 말을 쓰며 알지 못하는 바나 확실치 않은 바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임을 내세우는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 다소 깝깝한 책이었다.

 

 

4. 교양인의 책읽기- 헤럴드 블룸

일흔이 넘어서 가볍게 쓴 (?) 이 책은 엄밀히 말해서 그의 전공인 비평서는 아니다. 그렇다고 그의 다른 책인 미국에 영향을 미친 최고의 시 모음 과 같은 해설을 곁들인 모음집도 아니다. 저자의 오랜 기간동안의 책읽기의 경험이 에센스로 녹아 나오는 이 책은 독자를 가르치려하지 않고 편안하게 고전에 대해 이야기 함으로써 나같은 게으른 독자로 하여금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5. 수 그라프튼 - 두 얼굴의 여자

두권 읽고 패턴을 말하기는 뭐하지만, 시작은 항상 ' 내 이름은 킨제이 밀혼, 32살 로스엔젤레스에서 면허를 받은 사립탐정...' 으로 시작한다. 끝의 몇장은 그 동안의 지리한 사건 수사가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범인과의 한판승.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킨제이가 사건을 회고하며 허무한 논조로 그게 삶이야, 고독한 건 계속되라는식의 독백을 하면서 맺는다. 

 

 

6. 신영복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한 줄 한 줄 음미하고 또 되새기며 읽다보니, 이 책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다른 책의 배이다. 이 글이 저자의 끓는 마음과 무기징역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에 비해 단정하고 절제되어 있으며 담담해 보이기까지 하는 것은 저자가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사랑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7. 패트리샤 콘웰 - 검시관( 법의관)

다른 여타 미스테리들 중에서도 이 시리즈가 돋보이는 것은 주인공이 여자이고 검시관이라는 특이한 직업때문만은 아니다. 사건 발생과 해결 과정을 보고 있자면 CSI를 보는 것과 같지만, 범인들과 뿐만 아니라 남자들의 세계에서의 주인공의 내부의 적 또한 만만치가 않다. 그녀는 우리처럼 완벽하지 않아서 직업에선 성공했을지 모르나 가정생활은 완전히 실패했고, 여자라는 핸디캡 아닌 핸디캡마저 가지고 있어서 같이 일하는 남자들의 따돌림과 무시를 당한다. 게다가 그녀의 일은... 제정신을 유지하며 일하는데만도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할만큼 스트레스가 큰 일이다. 단지 스트레스가 큰 뿐만 아니라 영혼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라 하겠다. 그런 상황에서 키 스카페타의 고민과 용감한 대처는 미스테리 소설이라는 화려하고 긴박한 줄거리와 플롯에 비해 잘 드러나지 않는 reading point 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왜이리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먼건지. 거리가 멀기에 소설인건지. 현실을 반영하기에 소설인건지.  

8. 스티븐 킹 - 유혹하는 글쓰기

읽기 전에는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던 웃기는 문체는 확 깨는듯 시원시원한듯 좋았다 싫었다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스티븐 킹의 소설은 그나마 가장 최근에 읽었던 '그린 마일' 이다. 오늘 스티븐 킹의 책 리스트를 정리하다가 기억해 낸 ' 고양이 윈스턴 처칠' . 고등학교 때 동네 책방에서 빌려다 읽었던 엄청 무서웠던 책이었다. 그래. 스티븐 킹은 누가 뭐래도 ' king of horror ' 그렇다고 해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인 그가 평소 생각이나 글쓰기에 대한 생각도 으스스( 어떻게?) 할꺼란 생각은 어디서 나왔는지.

 

9. 메리 히긴스 클라크 - 천재 정신과 의사이 살인광고

원제인 loves music, loves to dance 가 어째 '정신과 의사가 범인이요!' 로 바뀌어 버린 걸까?

출판사 사람들이 좀 돈거 아닌가 싶다. 헌책방에서 안 사고 요새 산 책이기만 했으면 당장 항의메일이라도 뛰울텐데.

10. 미셸 투르니에 -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미셸 투르니에가 '방드르디' 에서 독자가 다시 읽기를 원했던 것은 서구 문명을 상징하는 '로빈슨 크루소' 가 노예로 삼았던 흑인 ' 프라이데이'와 지배하고자 했던 섬과 섬의 동물들을 대신해 역시 서구문명에서 온 ' 로빈슨 크루소' 이고, 섬과 섬의 동물들을 지배하기 원하는 로빈슨 이지만, 자연, 현재 속의  '방드르디' 를 만나 그와 함께하고 그의 생활을 배운다는 것이다.

 

 

 

11. 잭 히긴스 -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

이 책은 픽션이지만, 소설 속의 라들중위의 말처럼 전쟁 중에 '인생', '사랑'과 '우정'과 '희망' 따위는 알지못했던 전쟁 기계들에 의해 수많은 훌륭한 사내들이 무의미하게 죽었다. 는 것은 가슴 아픈 논픽션이다.


 

 

 

12. 진중권 - 미학 오디세이 1

굳이 '미학' 이 아니더라도 예술사의 어느 한 부분( 굳이 말하자면 미학적 부분) 에 대한 입문서로는 훌륭하다. 저자가 말하듯이 이 오래된 책의 구성이 더 나아지기 힘들정도로 훌륭하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그럼으로써 다 아는 얘기라 하더라도 머리속에 잡다하게 들어 있던 것을 정리해 주기에 좋은 책이다.

 

 

 

13. 로스 맥도널드 - 소름

더이상 딸래미 희생자는 이제 그마안- 이었으면. 앞으로 읽을 '지하인간'도 역시나 실종이 주제이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콩가루 가정에서 정신이 산산조각난 그로테스크한 희생자로서의 딸은 이제 그만나와줬으면 싶다. 희생자이면서 가해자인 '딸' , 여자. 물론 비열한 남자들도 등장한다. '딸'은 항상 주인공은 아니며, 비중 있는 조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작품 모두 나는 같은 말을 주워섬기고 있다.

이것은 로스 맥도널드의 콤플렉스인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의 콤플렉스인 것인가.

어느 평론가는 루 아처를 비낭만 시대의 낭만적인 탐정 필립 말로우에 비교하며 꿈을 잃어버린 비극적인 현대사회의 짐을 혼자 짊어진 촉매라고 했다. 로스 맥도널드의 책을 읽고 있으면, ( 다른 하드 보일드도 그렇지만, 유독) 온 세상이 불행하다. 심지어 소설 속의 등장인물조차 모조리 다 불행하다. 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살아간다기 보다 살아지거나 살아내는 사람들. 어쩌면 비낭만적인 현대 사회의 개미같은 존재인 '나'의 모습도 그와 같을지도.

14. 보르헤스 - 불한당들의 세계사

민음사에서 나온 보르헤스 전집 5권을 샀다. 1권 '불한당들의 세계사'를 읽었다. 이 단편집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두가지. 보르헤스의 글은 ' 다시 쓰기' 이다. 원문을 명시하고, 짧은 단편으로 다.시. 썼. 다. 요약도 아닌 것이 발췌도 아닌 것이, 말그대로 장편을 단편으로 새로운 말을 써서 재창조해냈다. 그리고 나머지 한가지는 보르헤스의 '세계주의'이다. 책을 읽으면서 '세계주의'란 말을 떠올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작가 '세계주의'로 유명하구나.

 

 

15.아이작 아시모프 - 흑거미 클럽

각 단편의 말미에는 작가가 직접 그 단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친근한 어조로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더욱 작가에( 등장인물에가 아니고 ) 감정이입이 된다.

아마도 아이작 아시모프가 아니었다면, 이런류의 별 긴장감 없는 트릭과 같은 단편들은 내 흥미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생생한 인물들, 그 인물들의 대사들 모두 마음에 쏙 들었다.

 

 

16. 숀탠 - 빨간 나무

빨간 단발의 어린아이. 하루종일 세상을 헤매는 어린아이. 배경과 같은 주위 사람들을 가진 조그마한 빨간 단발의 아이가 주인공인 이 책의 마지막은 밤이 되어 방으로 돌아온 아이가 이제까지 시커먼 단풍잎들만 가득했던 세상에서 그제야 자신의 방에서 새빨간 단풍잎나무를 찾아내고 미소를 짓는 것에서 끝난다.

근데 난 왜 모든 것이 다시 되풀이될 것 같은 우울한 생각이 들까. 밤에 자기 전에 빨간희망나무를 발견하는 것으로, 그것으로 족한가? 정말?

17.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꿈을 빌려드립니다

현실인듯, 픽션인듯, 상상인듯, 환상인듯,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거친 번역에도 불구하고 중남미 작가들의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마력이 있다. 거칠지만 강렬한 그런 마력.

 

 

 

18. 레이몬드 챈들러 - 호수의 여인

말로는 부인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부인이 머물렀다던 호수 옆 산장으로 간다. 마침 부인과 같은 날짜에 사라진 산지기의 아내가 있고, 부인과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던 바람둥이가 있다. 그리고 바람둥이 맞은 편에 사는 의사에 비리 경찰들까지. 상관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잘 얽히고 얽혀서 사건의 해결로 치닫는다. 사실 개인적으로 꽉 짜여진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인물의 심리 묘사가 잘 된 소설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챈들러는 대단하기는 하지만, 나의 베스트는 아니다.

 

19. 이승하 - 빠져들다

책을 선물 받았다. 짙은 보라빛 표지의 '깊...이 빠져들다' 좀 유치한 제목의 책. 좀 간지러운 이야기들. 이 책이 어떤 책인고하니, 우리나라와 동 서양의 역사속의 혹은 현존하는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네다섯장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그들의 사랑에 대해서만 촛점을 맞추어 쓴 낭만적인 이야기들이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이태영' 씨의 순정만화 같은 컬러삽화가 있다.

 

 

20. 숀탠 - 잃어버린 것

숀탠의 글과 그림은 슬프다. '희망이 있을꺼야' 라고 믿는 '빨간 나무'의 단발머리 아이도 그렇고, '잃어버린 것'이 점점 더 늘어나는 세상에 '잃어버린 것'을 점점 더 못 보는 '우리'도 슬프다. 점점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있는 '우리'도 슬프고, '잃어버리고 있는 것' 을 깨닫지 못하는 '우리'도 슬프다.  

 

 

21. 이윤기 - 잎만 아름다워도 꽃대접을 받는다

나누어서 쓴 글 여기저기에 몰이해와 무리짓기에 대한 불만이 드러나 있는걸 보면. 언젠가는 작가도 '나비 넥타이'를 거리낌 없이 하고 외출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 외에는 바른 언어 쓰기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다. 맛갈쓰런 글 재주를 가지고 있는 작가는 분명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처음 보는, 그러나 내용은 와닿는, 아마도 고민이 많았을듯한 단어들을 많이 쓰고 있다. '돌림쟁이' 나 '개인거리' , '앉음새' 등등. 써클을 밀어낸 '동아리' 의 승리에 대해서 그리고 '도우미'란 아름다운 우리말에 대해서 순수하게 감탄하기도 한다.

22.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 기린의 눈물

2편, 기린의 눈물의 미덕을 찾자면, 또 다른 아프리카. 우리의 넘버원 엔지니어 마테코니씨의 우상이자, 기원이자, 희망이자, 연인이자, 어머니인 음마 라모츠웨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마테코니씨는 그야말로 라모츠웨를 존경하고, 그와 같은 아내를 얻게되는 자신의 운에 감사한다. 역시 미덕이다.

 

 

23. 콜린 덱스터 -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시므농의 메글레 경감에 이어 또 한 번 너무나 맘에 드는 경감을 만났다. 모스 경감! 빨간 하드커버의 얇은책( 200쪽이 조금 넘는) 책을 집었을때는 내심 하드커버 싫어! 페이지도 얇으면서! 소리질렀는데, 책을 읽고나니, 이 빨간 하드커버 , Morse Inspector , 라고 써 있는 시리즈를 쫘악 모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뭐 하나 버릴 것이 없이 딱 내 취향이다. 술을 좋아하고, 예쁜 여자에 눈이 돌아가고, 성격 급하고, 부하직원에게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은 모스경감. 그가 위장병으로 쓰러져서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가는 것이 그와 나의 첫만남이었다.

24. 앨런 폴섬 - 추방

이 이야기의 전제가 되는 사건은 영화나 소설에서 많이 다뤄졌던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에 관한 것이다. 마지막 황제 니콜라스 2세 일가족이 혁명세력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시신11구가 불태워지나 시체를 발굴해보니, 발견된 것은 오직 9구. 막내딸 아나스타샤와 혈우병을 앓던 황태자 알렉세이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로마노프 왕조에서 가장 황제에 가까운 친족의 혈통으로 황제를 세우려고 하나 사라진 황제 직계중 '아나스타샤' 가 나타나 황녀가 된다는 이야기가 영화 '아나스타샤' 이 책은 혈우병을 앓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살아났을 확률이 적은 ' 알렉세이' 에 관한 이야기이다.

25. 다니엘 페낙 - 소설처럼

다니엘 페낙처럼 맛깔스럽게 글을 쓰는 작가가 또 있을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약 1%쯤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는 나머지 99%의 우리의 무의식을 떠도는 수많은 생각거리들을 정확하게 글로서 풀어낸다. 매 페이지마다 무릎을 딱치며, '그러니깐 , 내말이 그말이었어' 하면서 작가의 그 대단한 능력에 샘이나 죽겠다. 그러니깐, '아이에게 즐겁게 책 읽는 방법을 가르쳐라' 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왜 코끝이 찡해지는거냔말이다. 그는 무디고 무뎌진 감정 사이의 미처 덜 굳어진 부분을 무식하게 푹푹 쑤셔대는 재주가 있다. 나는 애초에 그런 재주는 없으므로, 이 책이 이렇고 저래서 좋다는 것을 말하기도 힘들고, 이 책의 정말 멋진 어느 한 부분을 떼어다 보여주며 '정말 좋지 않아? 좋지! 좋지!' 할 자신도 없다. 만약 그래야 한다면 나는 이 책의 첫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오늘 밤새고 타이핑을 해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6. 토니켄릭 - 스카이잭

이 책은 두가지 이야기라 해도 좋을 정도이다. 사건을 해결하는 중심 인물인 윌리엄 베레커라는 신출내기 변호사와 그의 전처이자 비서 애니 베레커의 투닥투닥 이야기와 비행기를 납치하는 인물들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 홈즈와 왓슨의 이야기는 추리 소설에 종종 등장하는 것인데, 굳이굳이 두가지 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뭐랄까, 둘의 농담 따먹기 이야기가 꽤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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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책들이 너무 많은 지난달이었다. 일단 오랫동안 끌던 헤럴드 블룸의 '교양인의 책읽기'를 드디어 다 읽었고, 로스 맥도널드의 작품을 11월에 이어 12월에 두권이나 읽었고 그 중 첫작품인 '움직이는 표적'은 나의 베스트가 되었다. 수 그라프튼의 킨제이 밀혼 시리즈를 처음 만나 두 권 읽었고 페트리샤 콘웰의 '검시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의 첫 작품을 드디어 읽고 감동받았다. 이것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폴더로 들어갔다. 꼭꼭 씹어 읽고 싶은 책 신영복의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란 책을 알게 된 것은 올해의 가장 큰 소득이라 해도 좋겠다. 미셸 투르니에의 '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꽤나 지루하게 읽었는데, 딸기님은 너무 좋아서 리뷰도 못쓰고 아껴두고 있다고 하니, 다시 읽어볼까 심각하게 고민이 된다. 한해에 이런 책 한권만 읽어도 그 해는 아깝지 않다는 말이 절대 과하지 않은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를 읽었다. 전쟁소설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고, 지금 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전쟁의 가슴 아픔에 대해 돌아보게 해 주는 책이었다. 중남미 작가들의 책을 읽었다. 보르헤스 전집 1 ' 불한당들의 세계사' 와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꿈을 빌려드립니다' 두 작품 다 워낙 뛰어나고 유명한 작품선집이지만, 역시나 굉장히 충격적이고 날로 다가와서 앞으로의 독서계획에 중남미 작가들의 책이 좀 더 많이 포함되게 했다. 숀탠을 만난 것도 역시나 큰 수확. 이 책은 읽는 그림책. 시간들여 그림을 읽어야 하는 책이다. 작가의 우울함이 전염되는 것을 주의해야 함. 그리고 콜린 덱스터의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 우와 - 또하나 맘에 드는 시리즈를 만났다!! 모스경감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경감님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앨런 폴섬의 '추방' 나는 이벤트로 '모레' 도 받는 주제에 페이퍼에, 그리고 상업적 리뷰들로 의심되는 것들에 불을 뿜고, 900페이지를 단숨에 읽고 리뷰를 써버렸다. 음. 이 책은 앞으로도 이런 기억으로만 남을 것 같다. 이윤기의 문화 비평. 많은 부분 자극 받고 계획 세워버리고, 공감하며 읽었다. 마지막으로 다니엘 페낙의 '소설처럼' 책을 읽고 말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걸 보고 살짝 고민했다. 난 맨날 리뷰 써야 직성 풀리고 책얘기 마구 해야 속이 시원하니깐. 근데, 이 페이퍼를 쓰면서 생각했는데, 읽은 책도 자꾸 얘기하고 자꾸 기억하고, 무엇이 좋았는지, 무엇이 싫었는지 떠들면서 그 책이 내 책이 되어가는 것 같다. 찜찜했는데, 답을 얻어서 다행.

2005년 계획에는 ( 계획 광적으로 세우는 나의 계획이라기엔 엄청 광범위하지만 ) 도스또예프스키와 역사서 가 있다. 감사하게도 알라디너 여러분들께 유럽여행 가기 전에 읽을 책들도 잔뜩 추천 받아놓았다. 자연스레 그 책들도 나의 2005년 계획에 들어가버렸다.

1월에도 역시나 닥치는대로 읽겠지만, 2005년 계획을 좀 염두에 두고 책을 읽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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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1-03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 많이 읽으셨네요! 저 중에 몇 권은 보았고 한 두 권은 읽다가 덮어두고 있는 책들~(추로 추리소설..^^;)

하이드 2005-01-03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추리소설을 덮어두실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 덮어두고 있는 책들 백만권인데, 추리소설은 없네요. 한 번 잡으면 못 놓으니, 올해는 균형있는 독서가 목표에요.

마태우스 2005-01-03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겹치는 책이 몇권 있어서 반갑습니다. 그런데 정말 책 많이 읽으셨네요. 분발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전화하기 전에 와서 덜 미안했다.  사실은 무지 소심하다.   하지만, 은하수... 가 너무 보고 싶었다구 -_-a

 

 

 

 

벌거벗은 여자, 몸은 나보다 먼저 말한다, 감각의 박물학은 정말 나올때부터 사야지 사야지 하던 것인데, 올해가 가기 전에 주문해서 받았다.

 

 

 

 

미식 예찬은 오프라인에서 눈에 띄었는데, 완전 맘에 들었다.

 

 

 

 

이번 주문은 애초에 '강의'를 사기 위한 것이었다. 다..달력은? -_-;;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선물 하나 더!

그리고 '디카로 ~ 찍어주세요', '멋진 문구를 ~ 적어주세요' 당첨되신 분들입니다.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

1. 디카로 ~ 찍어주세요 (3명)

비일상과 비상식으로의 유혹: 아사다 지로의 [카지노]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86177

요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대략, 책 뒷부분의 혼자놀기가 대박이다.

어쩌나, 저거 너무 금방 끝내면 나 너무 혼자 논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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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12-30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식예찬과 감각의 박물학이 눈에 쏙 들어오네요. ^^


하이드 2004-12-30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미식예찬은 '곧'은 아니라도 '조만간'은 읽을것 같아요. ^^

에이프릴 2004-12-31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우캣도 샀다가 친구주고 또 다이어리 바꿨어요;; 이병을 어찌할까요 -_ㅜ

하이드 2004-12-31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무슨 다이어리 쓸껀데? 난 스노우캣과 마법스프와 몰스킨과 그 머지 어수선한거, 파스꾸알리나인가 뭔가 다 찍접거려놨다. 클랐다. 아, 스타벅스도, 아 회사 다이어리도, 정신병인게야 -_-;;;

에이프릴 2004-12-31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플라이프 던가? 암튼 그거 사서 썼는데 쫙- 안펴져서 왕불편;;; 저도 스노우캣에다가 잔뜩써놨는데 친구주면서 지우고써라 하고 휙 줬는걸요 크크크- 어찌어찌 다이모로 찍어서 제이름써놓은건 가리더라구요 ㅋㅋ

하이드 2005-01-03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어쩌지;; 파스꾸알리나가 젤루 부담된다. 그거 월별 계획표가 두 페이지씩 있잖아. 스노우캣은 깔끔하고 쓰기 편할 것 같어. 몰스킨은 열라 비싸게 주고 샀는데, 일간계획하고 연간 계획밖에 없어. 털썩.
 

 

 

 

 



샐린저의 대표작 <아홉 가지 이야기>가 국내 최초로 출간된다. 샐린저 문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단편소설들이 담긴 책이다.

샐린저는 1940년부터 1965년까지 중단편소설을 35편 썼는데,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와 <프래니와 주이>에 실린 중편 네 편과 샐린저가 직접 작품을 고르고 제목을 붙인 <아홉 가지 이야기>만 책으로 출간하였다. 나머지 스물두 편은 잡지에 발표된 이후 아직 한 번도 책으로 묶여 나오지 않은 것.

수많은 '바나나피시 중독자'(일본 만화 '바나나피시'의 제목이 되기도 한)를 양산한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등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단편들은 샐린저 문학의 지형과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에 등장한 '글래스 일가'가 이 책에서도 여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은 형제 중 맏형 시모어 글래스의 자살을 스케치한 작품으로, 샐린저의 작품세계 전반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Jerome David Salinger) - 1919년 1월 1일 뉴욕에서, 유대교도인 아버지와 기독교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32년 성적 불량으로 중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밸리 포즈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프린스턴 대학,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수학했으나 곧 중퇴했다. 1942년 군 생활을 시작하면서 창작에 전념하여 여러 작품을 발표했다.

특히 1951년에 발표한 자전적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전후 미국 문학의 걸작으로 격찬을 받았고, 오늘날까지 세계 각국의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아홉 개의 단편들>, <프래니와 주이>, <목수여, 지붕의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등이 있다.

최승자 - 시인이며 번역가. 1952년 충청남도 연기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독문과를 졸업하였다. 시집으로 <이 시대의 사랑>(문학과지성사)과 <즐거운 일기>(문학과지성사) 등이 있고 옮긴책으로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까치글방),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청하) 등이 있다.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등 샐린저의 단편소설들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모두 그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 커트 보네거트 (소설가)

<아홉 가지 이야기>는 겉으로 보면 익살맞고, 내면을 들여다보면 슬프다. 그것은 이 책이 순수 그 자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유도라 웰티 (소설가)

샐린저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유머와 깊이, 진정성이 담긴 작품집. 샐린저가 왜 사랑받는 작가인지를 알려주는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 아마존닷컴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코네티컷의 비칠비칠 아저씨
에스키모와의 전쟁 직전
웃는 남자
작은 보트에서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
예쁜 입과 초록빛 나의 눈동자
드 도미에 스미스의 청색 시대
테디

 

아 - 이 책 너무 좋다.   표지는 '목수들..' 에 이어 여전히 촌스럽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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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g Out, Wild Bells

Alfred, Lord Tennyson ( 1809-1892)

Ring out, wild bells, to the wild sky,

The flying cloud, the frosty light;

The year is dying in the night;

Ring out, wild bells, and let him die.

Ring out the old, ring in the new...

Ring out the false, ring in the true.

Ring out the feud of rich and poor,

Ring in redress to all mankind...

Ring out a slowly dying cause,

And ancient forms of party strife...

Ring out the want, the care, the sin,

The faithless coldness of the times...

Ring in the love of truth and right,

Ring in the common love of good.

 

우렁찬 종소리여 울려 퍼져라 - 앨프레드 로드 테니슨

울려 퍼져라 우렁찬 종소리, 거친 창공에,

저 흐르는 구름, 차가운 빛에 울려 퍼져라,

이 해는 오늘밤 사라져 간다.

울려 퍼져라 우렁찬 종소리, 이 해를 보내라

낡은 것 울려 보내고 새로운 것을 울려 맞아라...

거짓을 울려 보내고 진실을 울려 맞아라...

부자와 빈자의 반목을 울려 보내고

만민을 위한 구제책을 울려 맞아라...

울려 보내라 서서히 죽어 가는 명분을

그리고 케케묵은 당파 싸움을...

울려 보내라 결핍과 근심과 죄악을

시대의 불신과 냉혹함을...

울려 맞아라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을

울려 맞아라 다같이 선을 사랑하는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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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재앙이었다. 아마존은 대단해. 책선전 다치우고, 메인페이지에 떡 하니 도네이션 할 사람 하라고 하잖아?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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