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차 병원에 들렀다. 다시 말해 그동안 나름 열심히 관리해온 몸뚱아리 검사를 받기 위해.  

여전히 그 병원은 문전성시.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예약환자의 명예를 부여받은 나조차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대부분 처음 오시는 분들이고 그분들의 코스는 진료-검사-수술날짜예약 수순을 밟고 있었다. 불과 한 달 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지루하게 기다리다 꾀꼬리 같은 간호사 언니가 내 이름을 호명하신다.

‘겨울잠 안자고 병원 오신 곰님’

오른손 번쩍 들고 진찰실로 들어간다. 의사 쌤과 간단한 인사 후 그동안 내준 숙제검사를 받았다. 결론은 참 잘했어요. 도장 쾅쾅쾅. 그리하여 겸사겸사 오늘을 기념하여 안식일을 가졌다.

마침 마님은 레슨 때문에 저 멀리 경기도로 날아가서 늦게 돌아오신다고 하니 기회는 이때다 싶어 그동안 넘흐넘흐 먹고 싶었지만 엄격한 통제와 감시 때문에 섭취하지 못했던 동네 부근 죽이는 칼국수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조그마한 가게에 의자 없이 그냥 엉덩이 지지며 먹는 식당이었고 맛은 꽤 유명한지라 늦게 가면 자리가 없어 기다리기 일쑤였던 집. 퇴근 후 직원들 끌고 후다다닥 달려갔기에 몇 개 남지 않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앉자마자 주문은 간결하게 시켰다. 해물 칼국수 2개에다 보쌈, 그리고 맥주와 소주 한 병이요!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주문을 받아 적으시더니만 바로 찬과 함께 보리밥 한주먹을 내오신다. 이 집은 칼국수를 시키면 그 전에 보리밥을 먼저 준다. 이걸 고추장과 참기름을 적당히 치고 비벼먹으면 제법 맛깔 난다. 칼국수 두 개만 시켰기에 달랑 두 공기만 주셨지만, 한 그릇 더 주세요. 라고 요구하니 바로 주신다. 그렇게 비비며 공복감을 달래고 있자니 기다렸던 칼국수와 보쌈이 나온다.  



 요거이...보쌈이고~~~ 

 요거이...해물 칼국수~~~~

일단 칼국수 전문점이기에 보쌈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맛은 있다. 더불어 이 집은 모든 김치를 직접 담근다. 보쌈김치도 당근 손토메틱....가게 앞엔 언제나 산더미처럼 배추와 무가 쌓여있으니까. 그렇게 나를 비롯한 직원 2명은 칼국수와 보쌈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음 그런데....확실히 양이 줄었다. 더불어 먹는 속도도 줄었다. 들어가는 알코올이라고는 맥주 딱 한잔인데도 금방 배가 차오른다. 그래도 칼국수 안에 들어간 해물만큼은 (바지락, 새우, 미더덕, 굴, 홍합)은 남기지 않고 건져 먹는다. 이렇게 저렇게 저녁을 해결하고 조금 거리감이 있는 조그마한 카페로 향했다.

우리 동네의 요즘 특징은 원룸에 사는 나 홀로 직딩들의 거주가 늘어나서 그런지 소규모 카페가 제법 많이 생겼다. 나름 맛있는 커피를 제법 싼 가격에 제공해주고 동네 사람들 상대로 장사하다 보니 꽤 친절하기도 하다.  



오늘은 카페 제목처럼 달랑 테이플 10개만 있는 곳으로 가 핸드드립 커피를 시켜먹는 만용을 부려봤다. 젊은 청년 두 명중 하나가 다가와 주문을 받으며 핸드드립에 쓰일 원두에 대한 맛과 특징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이렇게 저렇게 주문을 하고 각기 다른 제법 예쁘장한 커피 잔에 서로 다른 향과 맛을 보여주는 커피 3 잔이 따라진다.  

  

직원들과 나름 심각하고 진지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자리에서 뜰 때 아까 그 청년이 다시 다가와 커피 맛이 어떠셨냐고 물어 본다. 좀 진하다. 란 느낌을 사무실 여직원이 말하니. 다음에 오실 땐 조금 더 희석해서 드리겠다고 정중하게 얘기한다. 그리고 카페를 나와 밖에서 가게를 다시 보니 이런 글이 쓰여 있더라는...

‘10 table 커피는 유기농 공정무역 커피로 최고의 원두만을 사용합니다.’

집에서 약간 거리감이 있지만 운동핑계로 마님과 함께 가끔 커피나 홀짝거리러 종종 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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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2-1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해지셨군요? 그래서 이런 염장 페이퍼를 올리시는군요....
얼마 전까지 식욕도 없다 하시더니. 아아, 너무 다행이세요~

메피님, 즐거운 주말 맛난거 왕창 드시고, 다시 살 포동하게 오르시기 바랍니다. 아하하.

Mephistopheles 2011-02-12 23:04   좋아요 0 | URL
그흐흐..마녀 고양이님...제 페이퍼는 태그까지 유심하게 살펴보셔야 합니다.

비연 2011-02-12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잘 했어요~ 도장 쾅쾅쾅 이라니 넘 다행이에요^^

Mephistopheles 2011-02-12 23:04   좋아요 0 | URL
하지만 시작인걸요..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니....

세실 2011-02-12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보쌈에 칼국수까지 염장이군요. 아 배고파.....저녁을 조금 먹었더니 참기 힘드네요.
저도 오늘 맛있는 커피집 가서 4잔 마시고 왔습니다. 잔이 작아 그다지 양은 많지 않아요. 원두향 맡으니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 거의 2주에 한번은 가는 단골집이 되었답니다.

Mephistopheles 2011-02-12 23:05   좋아요 0 | URL
커피가 몸에 나쁘다란 인식이 지배적이긴 한데 이집에서 설명을 들으니 첨가하는 가미료만 배재한다면 원두커피도 충분히 건강식이 될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암튼 삶에 향기를 주는 음료로써는 이만한 건 없죠. 가끔 본의아니게 된장스러운 허영과 사치의 이미지로도 비춰지긴 하지만요.

L.SHIN 2011-02-13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나보고 회 사달라고 하더니만, 알아서 저렇게 꼬기를 잡수시네요.
그러다 또 탈 나면 어쩌려구요? ㅡ.,ㅡ
그런데, 저 커피숍이 어디랍니까? 왠지 느낌이 좋은데 말입니다.^^

Mephistopheles 2011-02-14 12:54   좋아요 0 | URL
사실 시켜놓긴 했지만...거의 먹질 않았다는...^^
커피숍은 지구저편 어딘가에 조그마하게 위치한 어디쯤 그곳...ㅋㅋㅋㅋ

moonnight 2011-02-13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 맛있겠다. -_-;;;
근데, 칼국수가 세숫대야에 나오네요. ^^;
건강해지셔서 다행이에요. 저는 지난주에 한 검진 결과가 내일 나오는데, 무척 긴장하고 있어요. ㅠ_ㅠ;

Mephistopheles 2011-02-14 12:54   좋아요 0 | URL
세수대야는 아니고요 그냥 일반 냉면사발보다 조금 더 큰 정도..암튼 국물 맛도 끝내줍니다..^^
 


모든 사단은 수술을 받은 직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해야 할까. 남들은 수술 받고 하루 입원하고 깨끗하게 털고 일어난다는 수술이 뭔가 잘못 돼 버렸는지 퇴원한지 이틀이 지나도 출혈이 멈추지가 않아 버렸다.

결국 부랴부랴 다시 병원에 달려가 진단을 받아보니 덜컥 다시 재입원하라고 한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의료사고..??) 일단 다시 병원 침대에 또아리를 틀고 누워있으니 간호사 한 분이 나타나 냅다 오른쪽 팔에 링거를 꼽고 뭔가 다른 주사액을 하나 첨부하신다. 뭡니까? 라고 질문 던지니 심드렁하게 지혈제와 진통제란다. 그렇게 두 번째 입원 첫째 날이 무사히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다음날 아침 목구멍이 꽉 막혀 있더라는.. 그러니까 편도선이 심하게 부어버린 것. 회진 도는 의사는 살짝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월래...뭐가 어찌 되는 것이여..?) 그러더니 하루 더 입원하란다. 결국 난 이틀 동안 주기적으로 링거와 항생제와 지혈제, 진통제, 해열제를 잔뜩 섞어 몸 안으로 흡수시키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는.....다음날 다시 회진을 돌던 의사는 내 상태를 보더니만 아무래도 재수술을 하셔야만 할 것 같습니다. (어럽쇼..이 양반이..) 요따구 말씀을 친절하게 해주신다. 척추마취의 기억이 갓뎀이었기에 짜증 이빠이 상태로 돌입한다. 그러자 다른 대안을 말씀하는 의사 쌤.....

‘국부 마취도 있어요.’

아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차라리 척추마취를 할걸... 주사바늘로 사정없이 마취제를 투입하고 (물론 난 고래고래 곰처럼 울부짖었고) 지혈이 되지 않던 상처부위를 레이저를 지지는 재수술을 받아버리게 되버렸다. 남의 고기 굽는 냄새는 구수하기라도 하지 내 고기 굽는 냄새는 참 별로였다.

그렇게 재수술 받고 입원하면서 하룻밤을 달의 앞면과 뒷면마냥 부들부들 떨다가 땀을 바가지로 쏟아내는 반복적인 기현상이 신체에 강림하더니만 조금씩 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흘 입원하고 홀가분하게 병원에서 퇴원하는 순서를 거치게 되었다.

목이 여전히 부어 이비인후과를 방문했더니만, 의사 샘은 아주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신다.
몸이 갑작스런 쇼크로 인해 아마도 급성 편도선염이 발생한 듯 하다고, (알고 보면 난 예민한 곰) 급성 편도선염은 지금이야 아무렇지 않지만 옛날엔 요단강 건너갈 정도로 위험한 병이라고 겁을 주신다. 더불어 전염성까지 있으니 마스크 착용 항시 하시라는 훈계도 건네주신다.

그렇게 난 1월 중순부터 말까지 홀라당 발라당 의료관련 부대낌으로 아주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 결론은....

역시 건강이 최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참에 살까지 빠지고 있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얼굴이 반쪽이 돼 버렸다는 목격담이 속출하고 있다. 더불어 난 병원에서 퇴원이후 그렇게 좋아하는 라면은 꿈도 못 꾸고 있다. 쌀밥도 바이바이 (현미밥 웰컴) 육식도 지방은 바이바이 (단백질은 웰컴)... 왠지 피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지고 전체적으로 확실히 상태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 이참에 진정한 미중년으로 다시 태어나보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겠다. 그런 선전도 있잖은가. 누구는 아저씨랑 살고 누구는 미중년이랑 살고 어쩌고 저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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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2011-02-10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웃으면안되는데. 안되는데..;;
우리언니도 신나게 퇴원하다가 지하철에서 사단이 나서
다시 병원갔었죠;;
그.. 그게 사람따라 쉽잖은가보다. 그때 생각했어요.

일주일인가 그보다 더됬나..
암튼 그만큼 입원하는 동안은 형부가 이불도 잘 개는 착한어른이 되어줬어요.
ㅎㅎㅎ 부인이 없으니 기죽어보이더군요;

Mephistopheles 2011-02-10 13:39   좋아요 0 | URL
원래 진정한 유부남들은 부인이 없을때 빛을 바래야 되는 법이랍죠. 부인이 곁에 없을 때 빛이나는 유부남은 수상한 법이에요..ㅋㅋ

다락방 2011-02-10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렇게 힘들게 고생하신 글을 읽고 제가 드는 생각이라곤

나도 '피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지고 전채적으로 확실히 상태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이대로 살면 안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네, 건강이 최고에요 메피스토님.

음, 피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지고.........음..........

Mephistopheles 2011-02-10 13:40   좋아요 0 | URL
일단..다락방님 페이퍼에 종종 등장하는 고기에 소주...라는 단락이 빠지게 되면 피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지실껩니다. (진짜루)

마녀고양이 2011-02-10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진짜 고생하셨군요... 재수술이라니.

편도선이란게, 스트레스 받거나 갑자기 힘들면 붓나봐여.
제 며칠동안 골골대는 목감기도 바로 그거군요.

그나저나 살이 빠지셨다니 그걸로 위안은 되지만, 제살 타는 냄새라니,,, 으으으으.

Mephistopheles 2011-02-10 13:41   좋아요 0 | URL
편도선이 몸에서 일종의 알람 역활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몸에 무리가 오고 뭔가 사단이 나기 전에 편도선이 먼저 부어버린다는 것이죠. 근데 좀 심한 사람은 수술하는 것이 차라리 편하다는 말도 있고..수술은 사춘기 전에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고요..^^

이매지 2011-02-10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연초부터 고생하시는군요 ㅠㅠㅠ
저도 피부과에서 제 살 타는 냄새를 맡았는데 참 별로였어요 ㅋㅋ
건강이 최고! 메피님 미중년도 좋지만 어여 건강 되찾으세요!


Mephistopheles 2011-02-10 13:4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소나 돼지, 닭살은 탈때 참 구수한데 사람 살은 그닥 냄새가 구수하지 않을 뿐더러 참 안좋은 후각적 기억만 남더군요..ㅋㅋ

진주 2011-02-1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미의 세계로 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ㅎㅎ현미에 잡곡들 섞어서 현미오곡밥이 우리집 주식이예여.현미 먹기가 처음엔 힘들지만 요령이 있어요.

1)현미+찰현미를 같이 써야합니다.그래야 찰지면서 맛이 좋거든요. 2)현미를 8시간 이상 푹 불려서 밥을 지으면 부드러운 밥이 됩니다^^ 3)전기압력솥이면 현미밥 취사 누르면 땡, 가스압력솥이면 백미보다 조금 더 불을 때고 약한 불에서도 조금 더. 4)검은콩과 지정같은 잡곡도 섞으면 밥맛과 영양이 좋아요. 5)처음 현미식을 시작할 때 백미에 불린 현미를 조금씩만 섞다가 점차 늘려주세요

근데....음...과연 메피님이 현미를 드실지 의심이 밀려온다는...ㅋㅋ
드시기만 하면 대박인데~

Mephistopheles 2011-02-10 13:43   좋아요 0 | URL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흰 쌀밥을 먹고 싶어도 마님이 이제 더 이상 쌀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더불어 각종 잡곡까지 덤으로 어쩌다 빵을 먹을 땐 무조건 꺼끌꺼끌한 호밀빵....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시리얼은 단맛 항개도 안나는 잡곡 시리얼.....입니다...아주 그냥 죽여줘요...입니다.

마노아 2011-02-10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초부터 고생길이 너무 훤했군요. 무사히 귀가하신 것을 축하해요. 어여 깨끗이 나으셔요.
그리고 날렵해진 곰이 된 마당에 인증샷 없습니까? 현빈은 턱으로 과일 찍어도 될만큼 살이 빠졌다고 하던데 우리의 미중년도 무언가 도전을 해보심이...^^;;;;

다락방 2011-02-10 12:22   좋아요 0 | URL
앗. 우리 빈이가 그렇대요?
음...저도 턱으로 과일 찍고 싶어요!

Mephistopheles 2011-02-10 13:45   좋아요 0 | URL
고생은 고생인데...뿌린대로 거둔 것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되는지라...ㅋㅋ 인증샷이야..음...조금 더 관리를 한 다음에 고려를 해보도록 해보죠..근데 도전을 할려면 누군가 라이벌이 있어야 하는데....옛날엔 바람구두님이라도 있으셨는데..이젠 누굴 잡고 시합을 펼쳐볼까나요..(전 턱으로 과일 찍으면 뭉개집니다.)

Mephistopheles 2011-02-10 13:49   좋아요 0 | URL
스크린에선 원빈이...드라마에선 현빈이..아주 빈이 신드롬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지금까지 곰빈이 남긴 댓글입니다.-

레와 2011-02-1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제 말이 그말입니다. 인증샷 없으니 무효!ㅎㅎ
올해 우리모두 건강 관리 잘해요!


문득, 재수술을 할 경우 비용은 환자부담이겠죠?! 궁금해서요.

Mephistopheles 2011-02-10 13:46   좋아요 0 | URL
재수술 비용과 입원비는 병원측에서 지불이 되버렸고요. 전 그냥 밥값만 내고 왔어요. 이 부분이 의료사고가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것이랍죠...인증샷은 아직까지 제가 신기주의를 고집하기 때문에..ㅋㅋㅋ

moonnight 2011-02-1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고생많으셨어요. 정말 건강이 최고입니다. 이 기회에 좀 더 옥체를 돌보아 달라는 몸의 항의? 저도 예전에 수술 받은 적 있는데 수술 부위의 출혈이 멈추지 않아서 입원기간이 점점 늘어났던 적 있어요. 그래도 살은 안 빠지던데 -_-;;;;;; 고생하신 메피님께 위로를 보내며 일면 알흠다운 미중년으로 거듭나신다니 부럽기도 한 이 마음. ;;;

건강하세요. ^^

Mephistopheles 2011-02-10 13:46   좋아요 0 | URL
그니까...이참에 마님이 칼을 뽑아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식단을 풀밭으로 바꿔버렸다죠.. 어쩌다 고기 소량 섭취라도 하면 끌고 나가 운동장 뛰게 만들고 그럽니다..ㅋㅋ

BRINY 2011-02-1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 많으셨네요. 역시 라면과 고기를 먹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라면서 요즘 저녁마다 육식을 하네요 ㅠ.ㅠ)

Mephistopheles 2011-02-10 13:48   좋아요 0 | URL
고기를 아주 안먹는건 아닌데..암튼 건강하려면 화이트 미트를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닭고기겠죠.. 닭고기의 지방은 대부분 껍질 밑에 있기 때문에 닭껍질만 제거하면 꼭 닭가슴살이 아니더라도 닭고기 자체로 단백질 섭취가 풍부해진다고 하더라고요..^^

paviana 2011-02-10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치질수술 하신거죠? 아니시면 말고요 =3=3=3

Mephistopheles 2011-02-10 16:52   좋아요 0 | URL
땡! 파비님 탈락! =3=3=3

울보 2011-02-10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우리 제부도 편도염때문에 항상고생인데,,
몸조리 잘하세요,

Mephistopheles 2011-02-11 22:07   좋아요 0 | URL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그때 당시 생각하면..아직도 식겁한다는...^^

건우와 연우 2011-02-11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한 미중년의 모습을 올려주시어요~
건강 조심하시구요^^

Mephistopheles 2011-02-11 22:08   좋아요 0 | URL
배에 왕자가 새겨진다면 언젠가는....ㅋㅋㅋ 아무래도 이제 연식이 연식이다 보니 모든 것이 슬슬 정점에서 내리막길로 가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그래프의 경사도는 자기하기 나름이겠죠..^^

L.SHIN 2011-02-10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고생이 심하셨겠군요. 재수술이라니!
편도선..저와 친한 어떤 사람도 예전에 심한 스트레스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부어서 병원에 업혀 실려갔더랍니다. 일단 살고 봐야하기에 양쪽 편도를 다 적출해냈다고
하더군요. 메피님 말대로 그것은 몸의 대문이자 적신호 알람이기에 적출하고 난 후에는
특히 몸관리가 더 힘들죠. 메피님은 그만한게 천만다행입니다.

그리고, 몸이 가벼워지시고 미중년의 삶을 선택했다니, 언제 한 번 제 눈으로 직접
확인을..ㅡ_ㅡ 훗
그리고 저는 친절하게도 형님 앞에서 맛있는 꼬기와 술을 대신 마셔드릴게요.

Mephistopheles 2011-02-11 22:10   좋아요 0 | URL
그분은 상태가 꽤 심각하셨나 봅니다. 편도 부었을 때 왠만하면 적출 수술을 않한다고 하던데..하더라도 다 가라앉고 한다던데... 음...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으시다면야 일단 제가 먹어도 무리가 없는 회!를 쏘신다면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꼬기를 못먹는 건 아닙니다. 먹더라도 살꼬기만 먹으면 아무 상관없어요..고로 제 앞에서 꼬기를 드실려면 제가 살을 다 발라먹고 엘신님은 지방과 기름만 드셔야 할꼬야요..오호호호

산사춘 2011-02-11 0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아우, 말만 들어도 느무 무섭습니다. 토닥토닥~
'건강이 최고!' 모임 만들어야겠시유.
그리고............. 우리는 편도친구~ (전 수술은 안했지만요.)
그래도............. 미중년까지 '더' 되시면 어쩌시려구... 넘 완벽해지실라구요.

Mephistopheles 2011-02-11 22:12   좋아요 0 | URL
그래도 해산물이나 견과류는 많이 섭취하라고 하더군요..언제 오징어 물회와 오징어 구이에 간단하게 맥주라도 한잔..?? ㅋㅋ
그리고 음..지금 산사춘님의 댓글은 저를 "현빈"화 시키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십니다.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면 전 돌에 맞아 죽을지도 모릅니다..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2-1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대박나시려나봐요. 정초에 이리 액땜하신 걸 보면..
건강이 최고죠..
일주일째 야근과 야참과 회식을 돌고있다는게 문제인데..

Mephistopheles 2011-02-11 22:13   좋아요 0 | URL
제가 이번에 가장 절실하게 느낀 것 하나....
그것은 바로바로...

"한 방에 훅~~! 간다.." 였다지요. 휘모리님은 아직 젊으시니까 그래도 괜찮으실 꺼에요...^^

따라쟁이 2011-02-1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몸도 가벼워지고 피도 맑아지고 했었는데.. 곧 몸도 다시 무거워지고 피도 다시 탁했졌어요. 그나저나 고생하셨네요.. 재수술까지.. 재수술비를 병원에서 냈다면.. 이건 뭔가 있는거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Mephistopheles 2011-02-11 22:14   좋아요 0 | URL
모든 것이 호전된 상태에서 발전보다는 유지가 더 어렵다고 하잖아요. 저 역시 유지시키키고 발전시키려고 아무래도 지속적으로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냄새가 나죠..입원해 있는 동안 맞은 주사나 링거, 그리고 수술까지 하면 꽤 견적이 쎄게 나왔을 텐데 말입니다...

반딧불,, 2011-02-11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의 헬리코박터의 변명이 생각나는 페이퍼군요.흐흠.
그니까 이제 진정한 미중년으로 거듭나셨다는 염장페이퍼!!!
(어서 나으세요)

Mephistopheles 2011-02-11 22:15   좋아요 0 | URL
진정한 미중년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근력운동이 추가되어야 하는데..근력운동은 전혀 안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죠...ㅋㅋ
 

지금은 그만 뒀지만 같은 회사에 다녔던 B라는 직원이 있었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고 심성은 착한데 약간의 허영과 ‘척’이 조금은 문제였던 직원이었다. 이런 B가 나와 같이 근무하고 있을 때 연애를 하게 되었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지라 단순 연애가 아닌 결혼까지 생각하고 만나는 것 같았다. B는 나에게 가끔 이런 부탁을 하곤 했다.

'어느 분위기 좋은 카페 없나요? 혹은 어디 음식 맛있게 잘하는 집 없나요? '

그래도 결혼을 하기 위해 연애를 한다고 하는데 소소하게 도움이나 주겠다고 내 나름대로 알고 있는 정보력을 통해 이곳저곳을 알려주게 되었다. B는 애인과 함께 내가 알려 준 곳에서 근사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을까 결혼날짜를 잡고 B는 애인을 사무실 사람들에게 인사를 시켜주게 되었다. 가볍게 밥 한 끼 먹고 커피 한잔 하는 시간에 B의 애인한테서 이런 말이 나왔다.

‘B씨는 아는 게 참 많아요. 서울 여기저기 곳곳에 분위기 좋은 카페나 음식 맛있게 하는 집을 얼마나 잘 아는지 몰라요.’

곧이어 B의 대꾸가 튀어 나온다.

‘이왕이면 같은 값에 분위기 좋고 이왕 사먹는 음식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음식을 선택하는 게 최선이지.’

조금 어이가 없다고나 할까. 사실 B가 떠들은 대꾸는 내가 이런 저런 곳을 찾아다니는 이유를 얼마 전 B가 묻는 대꾸에 답변한 내용과 토시하나 안 틀렸으니까. 더불어 B의 애인은 아마도 B의 그 대단한 능력이 온전히 B 자신의 것이라는 굳게 믿는 모양이었나 보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B는 나에게 다가와 이런 말을 했다.

‘저기.....상견례 날짜 잡았는데 어디 분위기 좋은 곳 없나요?’

나의 간결하고 짧게 대꾸해줬다.

‘늬가 알아봐 임마. 가격대 성능비 좋은 곳으로..’

연애하느라 결혼 준비하느라 콩깍지가 두껍게 눈두덩을 누르고 있더라도 그 얌체 짓이 좀 도가 지나친 것 같았다.  

 

마님이 얼마 전 드디어 핸드폰을 교체했다. 워낙에 노후되고 여기저기 잔고장이 잔뜩 나버린지라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아이폰 4로 교체하게 되었다. 보름이나 한 달이 걸릴 거 란 예상을 깨고 동네 대리점에서 단 이틀 만에 나오는 기현상을 목격했다. 아이폰을 받아 온 후 이것저것 어플을 깔다 그 유명하다는 카카오 톡을 설치하니 마님이 등록한 전화번호에 무수히 많은 인물들이 걸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저렇게 떠듬거리며 채팅까지 성공하신 마님은 후배의 묘한 언급에 나에게 질문을 날리신다.

‘아이폰이 후졌어?..왜 아이폰 샀냐고 그러네..? G뭐시기가 최고라는데..?’

확인해준 문구를 보니 몇몇 후배들이 S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어느 후배는 G뭐시기2가 나오는데 왜 아이폰으로 샀느냐는 문구가 눈에 띈다. 좀 더 노골적으로 한국 사람이 한국제품 써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한다. 난 조금의 시간을 들여 마님께 조근조근 설명해줬다.

‘마산 아구집이라는 간판의 상호가 마주보고 있는데. A라는 집은 오랜 전통과 변하지 않는 맛을 자랑하는데 오래된 가게다 보니 인테리어가 노후되었고 B라는 집은 A의 맛을 따라하는 집인데 인테리어는 참 근사하고 화사해. 그런데 메뉴를 매일 바꿔. 같은 가격이면 어느 집에서 아귀찜을 먹을까?'

마님의 답변은 당연히 A.

요즘 신문들을 보면 스마트 폰에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곤 한다. 특정기업의 특정 상품은 대단히 추켜세우며 상대적으로 경쟁회사 제품은 이런저런 흠집을 잡고 단점에 대해 꽤 많은 지면을 차지한다. (모 기업 홍보실에서 기자 상대로 보도문건을 발송했던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던지라 무슨 내막인지 대충 감이 잡힌다.) 그런데 이런 내용의 기사들이 알게 모르게 소비자 입장에선 심리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아마도 누군가는 그걸 노리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앞서 말했던 직원 B와 S사의 스마트폰은 그 맥락이 비슷해 보인다. 누가 봐도 A사를 지나치게 카피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면서 오히려 카피의 대상인 원조 제품보다 자사의 제품이 더 뛰어나다는 듯 한 광고와 신문기사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곤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지만 그 창조의 원조까지 무시해버리는 듯 한 얌체 짓은 월드베스트라고 칭하는 모 기업이 취하는 모션치곤 참으로 졸렬하고 민망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더불어 자국민을 대상으로 실험쥐 같은 기기 출시는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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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기울이면 2011-01-29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구집 비유 괜찮다는 생각이 드네요. (B씨처럼 어디가서 써먹어야지^^)

Mephistopheles 2011-01-31 09:41   좋아요 0 | URL
음..이거참 로얄티를 받던게 해야겠군요..ㅋㅋ

다락방 2011-01-3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금요일에 스맛폰으로 갈아탔는데 그때 아이폰 사러 온 사람이 있었거든요. 저는 좀 더 기현상을 목격했습니다. 아이폰 며칠 기다려야 되요? 라고 손님이 묻자 직원이 이렇게 답했거든요.

지금 드릴게요.

네, 저는 제 눈으로 목격했어요. 바로 그 자리에서 건네지는 아이폰을 말입니다. 하핫. 아, 물론 저는 아이폰을 사진 않았습니다만. 훗

Mephistopheles 2011-01-31 09:41   좋아요 0 | URL
아마 마님이 핸드폰 개통할때 대리점에서 아이폰 4를 박스채로 진열하는 걸 보니 물량이 많이 풀린 것 같더군요. 그런데 다락방님은 무슨 기종으로..??

다락방 2011-02-01 13:06   좋아요 0 | URL
후후후훗
저는 자유로운 영혼이잖습니까. 갤럭시도 아이폰도 아닌 리액션폰..( '')

무해한모리군 2011-01-3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 참 사소한 것까지 치장하고 살려면 피곤하겠어요 --

일단 저는 핸폰 바꿀때 매피님께 물어보고 사야겠어요 ㅎㅎㅎ

Mephistopheles 2011-01-31 15:33   좋아요 0 | URL
음..그게 B의 그 이후의 결혼생활을 들어보니 그것 뿐만이 아닌 여러가지로 피곤하게 사는 것 같더군요. 어찌겠습니까. 자기 인생인걸 자기가 알아서 해결해 나가겠죠..^^

음..전 일단 핸드폰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개인적인 사항 때문에 S사의 제품은 불매하고 있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1-3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우리는 정말 신기술 좋아해요. 이러 혹하고 저리 혹하고,
진정 자기만의 것들이 몇가지나 있을른지............ ㅋㅋ

그런데 한번 시간 왕창(!) 나시는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다면 말이죠,
메피님의 맛집 정보 좀 정리해서 나누어주시는, 진짜 좋은 일 한번 해주세요, 네?

Mephistopheles 2011-01-31 15:35   좋아요 0 | URL
전 이집트 사태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이집트 민주 시위에 이집트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인터넷을 끊어버렸다고 하더군요.)

아마 우리나라..공황상태 올 것 같아요. 인터넷 끊으면 금단증상으로 거리 뛰쳐 나올 사람들도 제법 많을 것 같고...ㅋㅋ

음 맛집 정보는 워낙 오래된 것이라 갱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요즘 제가 식이요법 중이라 그림의 떡인지라 별 관심이 없다고나 할까요 오호호호..
 


나는 작년에 그렇게 화재를 끌었던 슈스케(슈퍼스타 K)라는 케이블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단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그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소위 스타라는 사람들의 이름은 익히 들어 왔다.

환풍기 수리공이었던 이 대회의 우승자 허 각. 모든 면에서 우월했으나 마지막 뒤집혀진 존 박. 재기발랄해 보이는 강 승윤. 그리고 독특한 음색을 보유하고 있는 장 재인. 이 정도는 기억하고 있다. 대회는 보지 않았으나 그들의 목소리는 이내 라디오를 타고 흘러 나왔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이렇게 비디오가 아닌 오디오를 통해 접하게 된 인물들 중 주말 저녁 그리 길지 않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비로소 비디오로 만나게 되었다.

주인공은 장 재인.

다큐멘터리 제작자는 장 재인이라는 인물과 세 번을 만나면서 그녀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첫 번째 만남에서 그 녀는 우리가 길에서 흔히 보이는 젊은 사람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커다란 기타가방을 등에 배낭처럼 메고 숄더백을 어깨에 걸치고 은행출금기 앞에서 통장을 바라보는 뒷모습. 곧이어 제작진과의 조우.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장 재인이라는 인물에 대해 피드백적인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목표로 삼고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한 방향에 쏟으면서 일어나는 부작용에 대해. 그것이 급우들과의 거리감과 왕따, 괴롭힘을 넘어서 자퇴에 까지 이르게 된 과거 이야기. 그리고 서울 홍대 앞 클럽을 전전하며 인디 뮤지션으로써 차츰차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지금의 그녀를 있게 만들어 준 오디션 프로그램 이야기.

약간은 어눌한 듯, 엉뚱한 듯, 제작진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녀의 소박함에 언제부터인가 흠뻑 빠지게 돼 버린다. 곧이어 유명작곡가가 대표로 있는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하며 행복해하는 그녀의 모습은 반짝반짝 빛나 보이기까지 한다.  

제작진의 부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추운 날씨 얼은 손을 녹여가며 홍대 길거리에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그녀 주변엔 차가운 입김을 뿜어내며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알아보며 그녀의 노래를 감상하는 모습. 그리고 다시 돌아온 소극장 작은 무대에서 밀착된 관객 앞에서 많이 틀렸음을 시인하며 그렇게 빤히 자기를 쳐다봐 주지 말라며 얼굴을 붉게 물들이는 그녀.   



우리들은 그녀를 신데렐라. 라는 동화 속 인물과 비유하곤 하지만 난 그 비유가 적절치 않아 보인다. 그녀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어느 누구보다 준비와 연습을 쌓아왔고 자기에게 찾아 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그녀가 어찌 신데렐라와 동격으로 취급 받을 수 있을까.  



이 다큐멘터리에서 장 재인이라는 자막 옆에는 가수라는 명찰보다 더더욱 근사한 이름을 선사해준다.

‘싱어 송 라이터’

난 그 녀가 자신의 노래를 쓰고 만들고 불러주며 오래오래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혹은 자신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지금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고 말이다. 



뱀꼬리 : 나보다 훨씬 어린 그녀에게 너무나도 많은 걸 배운 다큐멘터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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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1-01-26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이 페이퍼 보며 다운 받고 있어요.
장재인양 좋아요. 스무살 밖에 안 된 그녀의 미래가 너무나 기대되요.

먼 길을 돌아가거나, 아니면, 아예 그 길에 발도 못 내밀거나 하는 사람이 태반인데,
그렇게 어릴 적부터 자신의 길을 알고 걸어가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걸까요?

뭔가 오오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어준 인터뷰에서 그녀를 '어글리 섹시'라고 표현했던데, 묘한 매력이지요? 아저씨들한테 어필하는 매력이라고 하던데, 메피님 어때요? ㅎㅎ

라로 2011-01-26 00:48   좋아요 0 | URL
저같은 아줌마에게도 어필하던데요???ㅎㅎㅎ


저도 금방 페이퍼 하나 썼는데,,,열정에 대한..아주 짧게,,쥐꼬리처럼..^^;;

Mephistopheles 2011-01-29 20:04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섹시까지는..모르겠지만 충분히 매력있고 아름다운 그녀더군요. 일단 씩씩하고 당당한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군요.

나비님...열정도 열정이지만 장재인양은 근성까지 있는 것 같더군요..^^

BRINY 2011-01-26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금주고 어딘지 수상한 연예기획사 들어가서 '저 연예인이에요~'하고 거들먹거리는 학생들에게 '저 정도는 되야지!'하고 말해주고 싶어졌어요.

Mephistopheles 2011-01-29 20:05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것이 연예인과 아티스트와의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1-26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 인생 너무 설렁설렁 사나봐요..
반성..

Mephistopheles 2011-01-29 20:05   좋아요 0 | URL
어..어..어..그럼 난 어떻게 살라고요 새색시 휘모리님...??
 

 

요즘 대세이며 진리가 아이유..라는 고등학생 가수라는데...(노래 참 잘 부르는 듯.) 

삼촌팬 중에 하나가 이렇게 팬심 가득 담아 영상 올렸는데 왠만한 가수보다 노래 잘 부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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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1-2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잘하는구만요!

Mephistopheles 2011-01-24 16:48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 정도면 아이유와 듀엣을 불러도...^^

무스탕 2011-01-2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만 들으면 고등학생이라고 안믿겠어요. 오와~ +0+

Mephistopheles 2011-01-24 16:48   좋아요 0 | URL
그니까...이 페이퍼의 노래는 아이유 팬인 30대 삼촌팬이 헌정하는 듯한 가사를 바꿔 부른 노래고...진짜 아이유는 노래 참 잘하죠..라디오에서 라이브도 종종 불렀는데..대단하더군요..^^

무스탕 2011-01-25 14:10   좋아요 0 | URL
아~~~ 아이유가 부른게 아니고 삼촌팬이 부른거라고요.. 이론.. ^^;
아이유의 노래를 몰라서 저 목소리가 아이유인줄 알았다는..
찾아서 들어봐야 겠네요. 근데 노래 정말 잘해요!

노이에자이트 2011-01-24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사를 재밌게 바꿨군요.부른 이의 목소리는 중성 같은 느낌...


Mephistopheles 2011-01-25 01:11   좋아요 0 | URL
그래도 분명 남자일껍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1-24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드림하이 챙겨보십니까? 제가 잘 아는 가수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Mephistopheles 2011-01-25 01:11   좋아요 0 | URL
음...드라마는 요즘 안보는 추세라요. 아이유양이 뚱녀로 나온다고는 하는데 챙겨보진 않습니다.(요즘 디스커버리 채널에 재미 들려서.ㅎㅎㅎ)

herenow 2011-01-24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3단 고음까지 다 하네요.
소름 쫘~~~~~~~~~~~악!

내가 왜 이러는지 무슨 짓을 하는지
나이 먹고 하는 게 이 오덕후질
상상도 못했던 짓
서른 먹고 할 줄은 나 몰랐던 짓 ♬

(남자가 부른 이 노래도 고등학생이 불렀다구요?)

Mephistopheles 2011-01-25 01:12   좋아요 0 | URL
가사를 써준 사람은 분명 30살일꺼고...가사 들고와 노래 부르라고 하곤
잠수 타버렸다는군요. 형이라고 하는 걸 보니 20대 중후반일꺼라 예상됩니다.

카스피 2011-01-25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정말 대단한 실력이네요^^

Mephistopheles 2011-01-29 20:06   좋아요 0 | URL
원래 한국사람이 재기에 능하다고 하더군요. 멍석 깔면 내빼는 경향이 다분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