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늙음이 무엇이기에 한때 히폴리투스와 오리게네스, 테르툴리아누스의 사상을 논하던 사제를 저렇게 존재의 찌꺼기같은 몰골로 만들어버리는가.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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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노인이 쓰러져 돌봄 문제가 발생하면 오로지 지원 방법이나 요양돌봄과 같은 의료, 간호, 복지 측면에서만 해결방법을 찾아왔다.
하지만 노인의 삶과 현실적인 생활 문제로 눈을 돌려, 아직 힘이 남아 있는 동안에 배우고 준비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밝혀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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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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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도대체 죄인을 왜 살리는 겨? 다 뒤지게 냅둬야지."


소설의 첫 문장부터 심상치가 않다. 정말 죄인은 다 뒤지게 냅둬야하는게 맞는 것 같지만 실상 내게 그리 묻는다면 선뜻 그런 답을 하기 힘들 것 같다. 

이 소설은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병삼과 병삼으로 인해 개과천선하여 목사가 된 바울과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주위의 성인 남자들이 땀냄새를 맡게 되면 이유없이 화를 내게 만들어버리는 보라, 아버지의 비리를 고발하고 그 뒤를 이어 대형교회의 담임목사가 된 재일, 네 사람을 중심으로 한 액션 활극,이라 말하고 싶지만 그보다는 부조리한 세상의 비리를 고발하는 풍자극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바울이 목회자로 있는 한마음 교회에서 운전기사를 하는 병삼은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교인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혼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경찰서에서 폭행논란이 생긴 싸움을 지켜보다가 한 여자의 뺨을 후려치고 만다. 그에게 뺨을 맞은 여자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기 시작한다. 그 여자의 사기 행각에 죄를 뒤집어쓸뻔한 사람은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인 재일이다. 뜻하지 않게 재일을 구해주게 된 병삼은 재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으며 재일교회로 이직할 것을 권유받는다. 그곳에서 또 다른 사건들이 시작되는데...


이미 짐작이 되는것처럼 사기꾼에 부량아처럼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정직한 생활을 하고 있고 모두를 속이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비리형 인간들이 있음을 여러 사건과 은유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결말이 빤히 보이는 듯 하지만 왠지모를 흡입력으로 자꾸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만들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현실은 바뀌지 않아, 라는 결말로 이어지는건가 싶다가 또 하나의 이야기가 이어질 때, 문득 '후려치는 안녕'이라는 책 제목이 떠올랐다. 처음 제목을 읽으면서 자꾸만 후려치는 인생,이 먼저 떠올라 적응이 안되었었는데 책을 다 읽고난 후 다시 생각해보니 이 결말이야말로 정말 '후려치는' 안녕인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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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매일 자신이 선택한 과제가 있고 정해진 대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유대관계 속에서 타인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삶의 의미를찾는 것이 기력을 북돋고 유지시켜주는 근본이 된다는 점을 알수 있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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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 영국의 책사랑은 어떻게 문화가 되었나
권신영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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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도서관이 미래로서 제시한 책, 갤러리, 정원, 그리고 인공지능. 이들은 어떤 화학 작용을 일으킬까. 아마도 책은 퇴물보다 보물이 될 것 같다."(324)


책장을 덮으면서 왠지 모르게 '책은 보물이야'라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버렸는데,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일까? 싶어진다. 코로나로 인해 북페스티벌이 취소되고 고서점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폐업위기에 놓인 서점을 살린 것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라는 이야기를 읽으며 정말 책이 보물이야, 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스티븐 호킹의 사망 후 그의 책들을 받아 판매를 하고 서점이 살아난 것인데 실상 책의 원소유주에게는 그 책이 보물은 아니지 않은가 라는 생각에 미치자 난감함이 느껴진다. 아니 애초에 '보물'이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가,를 생각해봐야할까?


이 책은 독자와 출판사와 서점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 생각했다. 책읽기를 즐겨하는 사람으로서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고 독자에게 읽히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닐까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책을 펵쳤는데,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인문학 책이다. 왜 굳이 영국의 이야기일까 라고 딴지를 걸어보고 싶어도 셰익스피어에서부터 시작하여 디킨스, 제인 오스틴, 브론테자매, 코난 도일, 애거사 크리스티, 톨킨, 키플링, 버지니아 울프, 조지 오웰 그리고 해리포터를 쓴 롤링에 이르기까지 - 사실 저자가 언급한 저자들을 나열했는데 그 누구 하나 빼놓을수가 없다. 내가 꼭 언급하고 싶었던 작가들이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고 무엇보다 여성작가들은 또 빼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영국의 문화, 특히 책에 대한 이야기지만 보편타당한 이야기들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이야기책이다. 


저작권의 역사, 전문 서평가인 조지 오웰의 서평에 대한 이야기, 글자를 알지 못하지만 책을 듣는 어린이들과 그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조금 큰 아이들의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다. 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그 시작이 아주 오래전에 티비 특집 프로그램에서 본 외국의 작은 도서관에서 시행하는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보고난 후였다. 영상매체가 아무리 발달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영국은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있고 모두가 그것을 좋아한다는 것이 좀 부럽기도 하다. 


여러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읽었지만 그중에서도 지금의 나를 생각해보게 하는 건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니?'였다. 책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저 막연한 이야기뿐이다.어린시절엔 오히려 더 쉽게 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싶어지는 것이다.

책 읽어주는 사람, 공공도서관의 순기능, 오랜 공간이 갖는 의미,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도서기증을 하고 개인서가를 기증하여 공공도서관으로 만드는 것 등의 문화는 "책과 정원은 영국스러운 아이템의 만남'(334)이라는 말과 찰떡같이 느껴지는데 이런 것이 꽤 매력적이고 조금은 부러운 마음도 생긴다. 

이렇게 책의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다시 글의 첫머리로 돌아가게 되는 느낌이다. "아마도 책은 퇴물보다는 보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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