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콜롬비아 몬테 블랑코 퍼플 카투라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일! 병원 다녀온 후 바로 마셔볼랍니다. 지금까지의 커피중 가장 기대됨. 향에 약해 그런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드 클로버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다인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이 살해 당한 거실에서 태연히 라면을 먹던 소녀'의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기리노 나쓰오 작가가 '이렇게 전개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꺼림칙하고도, 겁 없는 여자들의 윤회'라고 언급하는 소설이라니. 사실 꺼림칙하고 괴이한 소설은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에 더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하는 궁금증이 커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보자면 소설의 뒷부분을 읽을수록 자꾸만 기리노 나쓰오의 말이 되살아난다. 이렇게 전개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월간지 기자로 정년퇴직한 가쓰키는 도쿄에서 7명의 사람이 사망한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평범하지 않은 사망사건이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밝혀진 내용에 의하면 범인은 마루에다라는 30대 남자인 것으로 확인이 되어 피해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분위기였는데 뜻밖에도 사망한 사람들이 생전 본인의 재력과 지위를 이용하여 죗값을 치르지 않았다는 갑질의 행적이 밝혀지면서 분위기는 반전이 되었고 사건은 금세 연예인들의 가십거리에 묻혀 사람들에게 잊혀져버리고 있었다. 

가쓰키는 비소에 의한 살인사건,이라는 것에서 12년 전 홋카이도의 작은 마을 하이토에서 비소로 인한 가족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그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장녀 미쓰바가 의심을 받았지만 그녀가 범인이라는 확증이 없어 풀려나고 끝내 범인은 잡지 못했다. 그 사건과 똑같은 비소를 사용한 살인사건이라 당시 사건의 범인 역시 마루에다가 아닌가 의심했지만 당시 마루에다에게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어 또다시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사실 당시 취재를 위해 하이토 마을로 갔었던 가쓰키는 우연히 사건현장이었던 집을 방문했다가 가족이 살해당했던 그 집 식탁에서 태연히 라면을 먹고 있던 장녀 미쓰바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기이한 모습이 마음에 남아 잊히지 않고 있었다.


두 사건의 접점은 무엇일까, 12년전 비소 사망의 범인은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소설의 화자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하이토 마을에 들어가 살게 된 지히로가 된다. 미쓰바의 유일한 친구이지만 지히로 역시 미쓰바가 유일한 친구였고, 지히로를 통해 미쓰바의 성격과 거친 행동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 과거와 현재, 1인칭 화자의 시점이 각각 다른 인물로 바뀌어가면서 묶여있는 매듭을 하나씩 풀어가는데......


하나의 매듭을 풀며 이야기가 이렇게 전개되는 거였어? 라고 짐작을 하며 소설의 결말에 이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가 다시 한번 이야기가 꼬이기 시작하고 조금 더 진행이 되기 시작하면 알 것 같은 결말에도 확신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시작하면서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범인 찾기의 미스터리가 아니라 살인사건이 왜 일어났는가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을 하게 되는데 마지막에 밝혀지는 범인이 드러나는 그 과정에서 더욱 강렬한 사회파장르소설의 진가를 느끼게 된다.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특히 아이와 엄마의 애착관계, 어린시절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영향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사소해보이지만 그것이 반복되면서 전혀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정말 끝에 이르기까지 긴장을 늦출수가 없다. 

이해가 될 것 같으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그럴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삶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모습, 도저히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면사람들은 동기에 주목하잖아. 왜 죽였나. 왜 죽었나, 하고 말이야. 동기를알 수 없는 살인은 무서우니까 그런 거겠지. 하지만 내 생각에 ‘왜 죽었는가는 사실 알기 어렵지 않나 싶어. 어쩌면 당사자조차도 그 순간의 감정이나 생각을 오롯이 설명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시간과 마찬가지로 감정이나 생각도 순식간에 흘러가 버리니까 정확하게 재현하기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사실은 알기 어렵다.
가쓰키도 같은 생각이었다.
타인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 따위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해했다.
고 받아들일 뿐이다. "열받아서 죽였다."라고 범인들이 공통적으로 진술하듯 살인의 동기 대부분은 분노다. 어머니를 죽인 아들. 아파트 이웃 주민을 죽인 남자. 상사를 죽인 회사원. 남편을 죽인 아내. 쌓이고 쌓인 분노가 있다.
면, 충동적인 분노도 있다. 분노는 범인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주는 단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동기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시어머니가 불처럼 매섭게 그녀의 뺨을 후려치지 않았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화로의 불꽃이 자신의 손을 삼켜 버릴 때까지 가만 놔뒀을 것이다. 당사자조차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순간 욱해서‘, ‘제정신이 아니었어서‘ 같은 모호한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그건 일상에서도 비슷하기는 해요."
도쿠마루가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저도 남편한테 갑자기 화가 나서 부엌칼을 던진 적이 있거든요. 아, 남편이 아니라 벽에 던진 거기는 한데요. 제대로 꽂혔어요. 그때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남편 때문에 제가 점점 못난인간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이 사람만 없으면 평화롭게 살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시간이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여전히 울컥하기는 하는데 그렇게까지화를 낼 만한 일은 또 아니더라고요. 부엌칼을 던졌을 때는 뭐였더라. 그러니까, 아, 비가 오는데 빨래를 안 걷어서였다. 아닌데, 그때는 남편 빨래를 다 갖다 버렸었어요. 그럼 아이 옷을 갈아입히지 않았을 때였다. 뭐, 아무튼 그런 발작 같은 분노는 정확하게 설명할 방법이 없어요. 내가 아닌 것같기도 하고, 무언가에 홀린 것 같기도 하고요.  - P3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실감 있는 사건일수록 함부로 말하기 어렵긴 하죠. 게다가 요즘 같은 시대에는 언제 나한테 그런 일이 닥칠지 알 수 없잖아요. 불안하기도하고 기분만 나빠지니까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진 거죠. 그에비하면 연예인 스캔들은 마음껏 욕해도 되고 정의의 철권을 휘두르면서스트레스 해소도 할 수 있으니 솔직히 다들 혹할 만해요." - P7


"저도 결국은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잘만 먹고사는 이 사회의 부조리함에화가 나는 걸지도 모르죠. 사토만 봐도 그렇잖아요. 일도 안 하는데 비싼 맨션에서 유유자적하면서 살잖아요. 무슨 짓을 저지르든 권력이 지켜주고요.
이렇게 불공평해도 되는 거예요? 세상을 상대로는 아무리 화내봤자 소용없지만, 분노의 화살이 실존하는 누군가를 향하면 그나마 화내는 맛이라도 있으니 이러는 거겠죠." - P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끔 까만 머리카락에 눈빛이 똘망똘망한 딸들이 작은
‘마녀처럼 보일 때가 있었다. 여자들이 힘과 욕구와 사회적권력을 가진 남자들을 겁내는 건 그럴 만하지만, 사실 눈치와 직관이 발달한 여자들이 훨씬 깊이 있고 두려운 존재였다. 여자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측하고, 밤에 꿈으로 꾸고, 속마음을 읽었다.  - P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