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 최진영

일화의 라이벌은 이 세상 전부였다. 일화는 그것에 포함되어 포위된 채 싸워야 했다. 38

월화의 라이벌은 자기자신이었다. 연애와 사랑에서 월화는 이기는 방법을 몰랐다. 39

***** 라이벌,에 대한 이야기로 읽은것이 아니라 내가 극복해야 하는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나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가진 세상과 맞서야하고, 세상에 대한 편견을 가진 나 자신을 극복해야하는.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

이 책에서 나는 타고난 걱정꾼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쳐보려고 한다. 걱정하는 습관은 후천적으로 학습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생에 걸쳐 익힌 행동 양식을 학습을 통해 지울 수 있다.


가장 비참한 건 앞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미 불행해져 있는 마음이다. 세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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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일상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발견한 사는 게 재밌어지는 가장 신박한 방법
박치욱 지음 / 웨일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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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 제목이 모든 것을 다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곤 한다. 조금 과장된 표현을 해 보자면 이 책 역시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라는 명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탐험가 개미의 정신으로 관심있는 모든 것을 공부하며 즐기는 삶을 보여주고 있다. '공부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고 하면 맞는 말이 되는 것일까?


저자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음식, 언어, 자연 등 7가지의 영역으로 나누어 앎을 즐기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본인이 잘 알거나 직접 실험하여 결과물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정리하여 알려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가만히 살펴보면 역시 저자가 과학자가 맞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학자로서 온갖 경우의 수를 놓고 같은 실험을 반복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고 하는데 김치를 만드는 것을 계량화했다고 하니 좀 놀랍기는 하지만 그대로 따라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건 단순히 요리할 때 정확한 계량을 하지 않는 나의 습관일뿐이다. 하지만 무 김치는 한번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마침 겨울 무가 맛있는 시기인데다 무 말랭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까.


전문 분야가 아닌 경우 "내 글이 당신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당신이 맞다. 그저 내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고 내 생각과 느낌이 그렇다는 것 뿐"(143)이라며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수치화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경우에 단 한가지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 분야를 언급하고 있기는 한데,본인은 즐겁겠지만 나 역시 내 관심사가 아닌 것은 큰 관심없이 지나치게 되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저자가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때 전문분야인 효소에 대해 강의를 할 때보다 잘 모르는 분야인 스테로이드 강의를 학생들이 더 좋아하는 것을 보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강의를 하는 것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것과 마찬가지로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시시하게 느껴지고 새로운 것을 알고 배우는 것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이 책에서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여러 주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미드 하우스에서 하우스 박사가 면접을 볼 때 자신의 생각과 같은 답을 하는 사람을 계속 탈락시켰다고 하는데 단순히 그 사실만 놓고 본다면 왠지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내 생각과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을 굳이 다른 사람을 통해 들을 필요는 없을 것이고 내게는 새로운 시각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이 더 흥미로울 것 같다는 뜻이다. 

뭐 어쨌거나 '삶이 괴로을 땐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억지로 할 필요도 없고, 무리해서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새로 알아가는 게 즐거운 분야가 있다면, 더 알아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분야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며' 그렇게 된다면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더 아름다워지고, 더 알차게 느껴질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다해도 최소한 나 자신의 놀이가 될 수 있으니(282)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역시 공부의 즐거움은 삶의 괴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 맞구나, 라는 가벼운 결론을 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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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이나 시간을 들였는데 대부분 잊어서 섭섭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다들 그동안 본 소설이나 영화 내용을 대부분잊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잊어서 섭섭하다고, 괜히 봤다고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볼 때는 재미있고 보고 나서는 조금이라도 남은 게 있을 테니 시간 낭비가 아니다. 내게는 이탈리아어도 마찬가지이다. 모르던 언어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는 게 재미있었고, 이제는 어디서든 그 언어가 보이면 반갑게알아볼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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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미술관 산책 - 예술의 천국을 함께 거닐다
한광우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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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이탈리아의 미술관을 다니며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에 대한 해설뿐 아니라 작품이 탄생하게 된 문화 역사적인 이야기도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유럽의 미술관들, 심지어 정말 생소한 러시아의 미술관 기행과 관련한 책도 읽어봤었는데 이탈리아 미술관에 대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인 듯 하다. 물론 책 속에 등장하는 예술작품들은 대부분 익숙하지만 말이다.


이탈리아 여행을 할 때 우피치 미술관을 들어가보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남아있어서 그런지 가장 먼저 목차에서 우피치를 찾았고, 여행갔었던 때 우피치 대신 선택했던 산마르코 미술관이 있는지 찾아봤다. 왜 이 책에 산마르코 미술관은 없는지 의아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곳이 원래 수도원이라 아무리 유명한 안젤리코의 성모영보 원본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그림들 모두가 수도자들의 명상을 위한 성경구절의 비유를 그린 종교화였으니 특별히 언급이 될리 없을 것 같다. 

그러면 바티칸 미술관은 오히려 더 종교적이지 않은가,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바티칸은 저자가 '모든 시대의 모든 미술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라고 말하고 있듯 종교인이 아니라해도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천지창조를 비롯해 라오콘도 있으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에 더해 반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 고흐의 피에타도 만날 수 있으니 꼭 시간을 내어 가봐야하는 곳이지 않을까.


이탈리아 미술관 산책은 지역으로 나눠 로마, 피렌체, 밀라노와 베네치아 지역의 미술관과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아주 유명한 작품들 외에는 - 그러니까 보티첼리의 라 프리마베라 혹은 베누스의 탄생이 우피치에 있다는 것 말고는 (사실 나는 그 작품을 실물로 보고 싶어 우피치 관람을 하고 싶었었다) 예술작품들이 어느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지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다보니 미술관마다 가서 실물을 찾아보고 싶은 작품들이 있어서 이탈리아 여행에 참고하기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구체적인 작품들에 대한 것은 다른 많은 미술 서적을 읽었어서 그런지 그리 크게 새로운 것은 없어서 미술서적을 재독하는 느낌으로 읽어가기는 했지만 꽤 많은 도판을 볼 수 있어서 좋기는 했다. 책의 판형이 큰 것에 비해 실려있는 도판의 크기가 좀 적은 것이 아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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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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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이라는 부제가 이 책의 내용에 대해 다 이야기해주고 있다. 저자 베리 로페즈는 오랜 현장 조사 결과를 써낸 책 '북극을 거닐다'로 전미도서상을 받은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는데 그의 글을 읽어본적도 없고 환경운동가로서의 명성도 들어본적이 없어서 특별히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 그런데 잘 알지도 못하는 저자의 글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책에 리베카 솔닛의 서문이 실려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문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그것하나만으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막상 책을 펼쳤을 때는 리베카 솔닛의 명성때문에 무작정 책을 선택했다는 것을 슬그머니 후회하게 되기도 했다. 


"그는 자연 세계에 대한 인식, 그리고 우리가 자연 세계와 맺는 관계에 대한 인식을 향해 다가선 한결같은 에세이스트였다. ...내게는 나의 길이 있지만, 그가 그 길을 찾도록 도와주었다. 우리가 글에서 기대하는 것이 늘 그런 역할이니, 어쩌면 나는 그가 그걸 해주었다는 말을 하려고 이 글을 쓰는가보다"(서문)


이렇게 인용하고나면 바로 베리 로페즈의 글을 읽으시라, 하는 말 외에 또 무슨 덧붙일 말이 있겠는가. 글을 읽다보면 있는 그대로의 사물, 자연, 사람의 모습을 가감없이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순리와 저자의 통찰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 살아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베리 로페즈 사후에 출간된 그의 에세이집이라고 하는데 첫장에는 가족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머니가 자신을 어떻게 키우셨는지, 어린 시절 아동성추행을 당한 끔찍한 기억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풀어놓으려고 하는 모습이 담겨있는 글을 읽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신앙생활을 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그물에 걸린 상어들을 풀어줄 때의 상황은 당연히 '기적'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모든 은총의 중재자이신 성모마리아'를 어찌 믿지 않을수가.


아니, 이렇게 말한다면 베리 로페즈의 글이 신앙체험수기가 되어버릴 수 있으니 그가 좀 더 자연을 관찰하고 그 세계안에서의 평온함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또 그 평온함을 깨뜨리는 인간세계의 참혹함을 두 세문장으로 간결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데 이건 그의 문장을 그대로 읽지 않는 한 보여주기 쉽지가 않다. 

베리 로페즈가 어린시절 어머니 차를 타고 산길을 지나 집으로 갈 때 늘 캄캄한 앞길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갔다고 한다. 자칫 낭만처럼 보였을 그 회상은 낭만이 아니라 자동차의 전조등을 고칠 돈이 없어서 그럴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읽고 있을 때 우연찮게도 어머니가 옛시절을 떠올리며 버스타고 산넘어 가야할때면 세시간 넘게 가야하고 눈이 많이 내리면 그나마도 버스가 다니지 않아 산너머에 있는 학교에 출근을 못했었다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계셨다. 귀로 듣는 옛이야기와 글로 읽는 옛이야기가 중첩이 되면서 시간의 흐름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에 더해 인간이 변화시킨 자연의 모습이 오로지 인간의 편의에 의해서만 변화되어왔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기도 했다. 


무엇을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받을때마다 떠올리는 이야기를 이어가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절망속에서 죽기보다 앞에 놓인 가능성을 위해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또 이 세계는 사랑의 실패로 만들어졌음을 전쟁의 참혹함, 자연재해, 현대사회의 부조리함을 들어 말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되묻는다. 우리 자신을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향해 어색하지않고 열렬하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이 가능한가? 라고.(255)

여기 살아있는 것들을 위하여, 고통 속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을 간결하게 말할수는 없지만 그 삶의 여정을 보여 준 이 책은 한마디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그저 꼭 읽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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