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카님~
얼마나 고민고민했는지 이렇게 꼴찌에 올릴까요. (ㅎㅎㅎ 그래도 참가에 의의가 있잖아요. 그냥 예쁘게 봐주세요~ )저희 집에는 재미있는 일이..글쎄요..별로 없는 듯해서 어렸을 때의 추억을 더듬어 봤답니다. 안 믿으실지 몰라도 전 어렸을 때 굉장히 상상력이 풍부하고 로맨틱한 무언가를 굉장히 좋아했었어요.
저 어렸을 때 사진이에요. 히히 ^^ 어쨌든 어렸을 때, 그러니까 대여섯 살 때 저는 안네의 일기를 읽고 너무 좋았어요. 저도 '키티'같은 친구를 만들어야겠다 하고 결심했죠. 고모가 설날에 선물 주신 예쁜 '파자마 시스터즈' 일기장 있죠? 거기에다가 '잔다라, 랄라, 비제'라는 삼총사의 이름을 지었죠. 이건 '안네의 일기'랑 같이 읽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제제의 누나들 이름을 다 딴 거였어요. 다섯 살 때 썼던 종합장 같은 일기장에는 제제의 착한 누나 '글로리아'의 이름을 붙였어요. 글로리아는 정말 좋은 친구였죠. 저는 이 '잔다라 랄라 비제'들에게 너희들과는 '글로리아' 같은 친근함이 붙질 않는다며 한탄하곤 했어요.
이제 저의 그 아주 '코믹한' 일기장 몇 편을 공개할게요. 다섯살인지 여섯살인지 헷갈리는데 아무래도 여섯 살에 가까운 것 같아요.
자~이게 이 날 일기의 끝입니다. 일기장에게 '미뤄써서 미안해'라고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라니요! 저는 이 부분만 보면 "무슨 애가 이러냐!!" 하고 배꼽을 잡고 웃어요. 해독불가한 글씨를 번역해 보면요.
「4월 26일 수요일
안뇽~오랜 친구여. 나한테 또 삐졌구나? 미안해 자 이제 화풀어 내가 노래 불러줄게 작별이란 노래야
오랬동안 사귀였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말인가? 가~야만하~는가?
어딜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정
다 시 만 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자 이게 끝이야」
푸푸푸푸풉ㅡ!! 자기 딴에는 제법 진지하네요. ㅎㅎㅎ
근데 바로 다음장을 넘기는 순간, 다시 박장대소의 순간이 펼쳐집니다!!
두 페이지에 걸치는 사과문과 서론. 근데 민망하지도 않나 봐요. 바로 전 페이지에 썼었던 노래를 재탕삼탕 다시 써먹다니 말이죠. ㅎㅎ 다시 번역하자면요,
「4월 29일 목요일
안녕! 잔다라! 랄라 그리고 비제 왜? ... 아하! 또삐졌구나! 미안해 아휴~ 벌써 몇번이나 신새도 만이 졌내.
잘못도 많고 그래도 친구가 좋다는게 뭐니? 딱한번만 용서해줘 응? 자 내가 노래불러줄께 26일에 들려줬덨 그 노래야 자시작이다!
오랬동안 사귀였던 정든 내친구여~작별이란 왠말인가? 가~야 만해는가? 어~딜간들 잊으리오두 터운
우리 정~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끝! 자 인제 화풀렸지?」
얘, 너 엄마가 누구시니? 흠..첨삭지도도 안 해주시는 모양이구나! ㅡㅡ (저는 굉장히 자유롭게 자랐답니다. 지금도 free free 럴럴하게 보내죠. 크크크.) 어쨌든 정말..정말...정말...뭐라고 해야 할지. 전 웃음만 터져나오더라고요.
제법 길게 썼죠? 줄줄 늘이면서 말예요. 그래도 전 제법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죠. 그런데 다음 페이지에서 대략 난감 ;
앗, 너무 길어졌어요. 어쨌든 신나게 저의 희한한 어렸을 적 정신세계를 경험하시며 많이 웃으셨길 빌어요.
그래도 다음에 저 보시면 이상한 눈으로 보시면 안되구요..ㅎㅎㅎ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비스 컷으로 일기 한 장 더 올려요. (사실은 재잘대고 싶은 수다의 본능에)이건 제가 일곱 살때예요. 킥킥.
저 어렸을 때~ㅎㅎ 제 어렸을 때를 공개하며!! 치카님이 많이 웃으셨기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