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 어둠의 날 기묘한 이야기
애덤 크리스토퍼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옆의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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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어둠의 날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의 공식 소설버전이다. 넷플릭스의 이야기를 본적은 없지만 '기묘하 이야기'라는 것에 관심이 발동한다. 부제 '어둠의 날'은 부정적인 의미의 어둠을 떠올렸는데 실제 1977년 7월 14일 뉴욕의 대정전 사태가 배경이 된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기묘한 이야기는 80년대 인디애나주 호킨스 마을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건들을 다룬 드라마,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소설버전은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쓴 글이 아니라 드라만와 이어지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호킨스마을의 경찰서장 짐 호퍼가 한때 마을을 떠나 뉴욕에서 강력팀 형사로 재직하고 있는 시절 겪은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했던 경험을 양녀 엘에게 이야기해주는 형식을 띄고 있다. 염력을 가진 소녀 엘과의 기이한 체험 이야기가 나오려나 했는데 예상치 않은 강력범죄 사건의 시작이었는데 그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어린 딸에게 크리스마스 전날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연쇄살인의 이야기라니, 뭔가 어울리지 않지만 왠지 경찰서장과 염력소녀와의 대화에서는 그리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84년의 크리스마스 시점에서 나누는 이야기에서는 어른으로서 또 아빠로서 어린아이에게 들려줘도 될 이야기인지 고민하는 부분도 나오는데, 나는 드라마에서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대본을 쓰고 연출을 한다면 정말 훌륭한 드라마이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어린 딸을 안심시키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호퍼는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 무사하며 또한 그의 동료인 파트너 델가도 역시 잘 지내고 있다는 결말의 스포일러가 있다는 것은 살짝 김새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지만.


강한 호기심을 가진 어린 엘의 물음에 대해 답을 찾다보면 어느새 77년의 뉴욕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문제들을 떠올리게 된다. 

제이콥 휠러 살인사건의 현장에서 발견된 카드 한 장으로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연쇄살인 사건으로 전환되는데 재정난으로 인한 인원감축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정의감에 불타는 뉴욕의 형사들은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통보를 받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이 경찰서내 제이콥 휠러 사건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갖고 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 제이콥 휠러가 갱단에 잠입한 국가기밀 특수요원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신변보호를 요청하며 경찰서로 찾아 온 소년 리로이를 통해 뉴욕의 갱단 내 수상한 움직임이 있음을 감지하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


리로이와 마사의 등장이 좀 작위적인 느낌이기도 하지만 나른한 오후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부담없는 소설로는 딱 어울린다. 84년의 이야기라면 그리 나쁘지 않은데 21세기에 읽는 범죄 이야기로는 좀 옛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에 대한 정의와 필요는 21세기에도 여전할테니. 

˝그래, 내 직업은 위험할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건 그게 위험한 일이기 때문만은 아니야. 나는 사람들을 돕고, 보호하고 싶어서 경찰이 됐어.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도 있거든. 좋은 사람들은 진심으로 원하면 좋은 일을 할수가 있어. 그러다 약간 위험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말이야. 내가 경찰이 되고 싶었던 건 그래서였어. 위험을 다룰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살고 싶어서.˝(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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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 직업은 위험할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건 그게 위험한 일이기 때문만은 아니야. 나는 사람들을 돕고, 보호하고 싶어서 경찰이 됐어.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도 있거든. 좋은 사람들은 진심으로 원하면 좋은 일을 할수가 있어. 그러다 약간 위험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말이야. 내가 경찰이 되고 싶었던 건 그래서였어. 위험을 다룰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살고 싶어서.˝

"그래, 내 직업은 위험할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건 그게 위험한 일이기 때문만은 아니야. 나는 사람들을 돕고, 보호하고 싶어서 경찰이 됐어.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도 있거든. 좋은 사람들은 진심으로 원하면 좋은 일을 할수가 있어. 그러다 약간 위험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말이야. 내가 경찰이 되고 싶었던 건 그래서였어. 위험을 다룰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살고 싶어서."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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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듯 리뷰아닌 리뷰같은 리뷰. 뭐래;;


역사물,이라는 것도 모르고 그저 요네자와 호노부의 신간. 그리고 서점대상,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등등등드응. 뭔가 대단한 타이틀을 마구 달고 있는데 그것이 또 요네자와 호노부의 글이니 읽지 않을 수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사실 그래서 읽을까말까 고민인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 어떠냐는 물음은 다른 곳에서도 많이 들었고.

나 역시 구입은 망설였을텐데 요즘 도서관 이용이 어디까지 이용자 편의를 생각해주냐면.

공공도서관 대출증이 있으면 '희망도서 바로드림 서비스'를 이용해 가까운 곳에 연계된 서점이 있으면 바로 책을 받을 수 있다. 

나의 경우 공공도서관 대출증을 사용한지 너무 오래서 친구 대출증으로 친구가 사무실 바로 옆 서점에 신청을 하고 마침 신간이라 점심시간에 바로 책을 받아왔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이용자가 많지 않은 한 한달에 두권은 신간을 받을 수 있을 듯. 아아, 이거 너무 좋은 거 아닌가. 다음번 대출책은 위로의 미술관? 아무튼.


책을 받고 펼치는 순간에야 이게 역사물인 것을 알았고 주요등장인물 아라키 무라시게는 검색으로 실존인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물론 일본의 역사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해도 책을 읽는 재미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실제 역사적 사실을 알면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가적 상상력과 무라시게와 대조되게 나오는 오다 노부나가의 잔혹함이 강조될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래서 나는 인에서 시작해 과정을 흥미롭게 읽었다면 반드시 '과'의 글에 빠져들어갈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찾아보니 흑뢰성은 '진지한 역사소설을 쓰고 싶었다기보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드러내기에 가장 좋은 시공간을 택'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는 하는데 역사적 사실도 무시할수는 없는 것이고 그 인물들에 대한 평가 역시 주관적일수만은 없기에 이야기의 줄거리를 그저 가볍게 넘길수는 없을 것 같다. 단순한 미스터리를 원한다면 이 책은 별 다섯개는 안되겠지만 그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잘 쓰여진 글이기에 나는 별 다섯개를 주고 싶다. 

그리고 정확한 기억이 아니지만 가볍게 스치듯 읽었던 책들에서 언급된 내용이 이 책의 구성요소로 등장하고 있는 역사적 기록이 떠오르기도 해서 후반으로 가면서 비로소 흑뢰성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검색을 하고 찾아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과'를 강조할수밖에 없는 것은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삶과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되고 사색하게 만드는 것, 신벌,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만민의 벌이 가장 두려운 것이라 말하는 이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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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8 1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본 사무라이들의 시대에 신하와 만민의 벌을 얘기하는 것이 독특하네요. 일본의 정치와 신분구조는 주군과 신하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알았는데 말이죠. 어쨌든 치카님 덕분에 저 이책 읽으려고 지금 바로 줄세워놨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끝나면 읽으려고요. 오랫만에 일본 추리소설 읽으려고 하니 왠지 설레는 기분이랄까요? ㅎㅎ

chika 2022-09-28 13:48   좋아요 0 | URL
ㅎ 업무시간에 딴짓하다가 급마무리했는데요.
실제 무라게시는 오다에 반기를 들었다 항복하고 천수를 누렸다네요. 명 다기가 나오는데 그 일화도 역사기록에 있는것으로 알고있는데 읽은책들이 뒤엉켜 확신은 못하겠어요.
암튼 즐독하시길 ^^

거리의화가 2022-09-28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저도 도서관 대출 신청했어요. 지금 다른분이 읽고 계셔서 예약대기 걸어놨네요!
역사적 인물이나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 아무래도 이입이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chika 2022-09-28 13:49   좋아요 0 | URL
오홍! 그러시다면 이 책 재밌게 읽으실듯. 전 운이 좋아 바로 받아 읽었어요 ㅎㅎ
 

하지만 애초에 무라시게는 세상 사람들이 노부나가의 전쟁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자기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노부나가가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인 게 이 모든 끔찍한 결과의 원인이냐고 묻는다면, 노부나가가 죽이고 또 죽이기 때문에 오다의 영토에는 일단 전쟁이 적다고 말할 수도 있다. 즉 이 난세에서는 악인이 말도 못 하게 복잡하게 얽혀 있어, 근심 많은 세상의 곳곳에서 악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제 자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조차 세상의 이치에 반해 악한 원인을 만들어 내는 잘못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역시 내 잘못이다………. 간베에는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아마도 많은 무사들, 많은 백성들, 많은 승려들, 많은 사람들이 마찬가지로 죄를 짊어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견디지 못해 사람들은 염불을 외우고, 공양을 하고, 남만종으로 개종하며, 많은 무사들이 그러하듯 결국 약자가 나쁘다고 단순하게 치부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것이다. 그래도 어쩔수 없지 않은가. 악한 원인이 악한 결과를 낳고, 악한 결과가 악한 원인을 낳게 하는 이 세상의 섭리에 사람이 저항할 수단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도 책략을 짜내 죽이고 또 죽이게 될까?
518



훗날의 구로다 간베에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이렇게 남겼다.
‘신벌보다 주군의 벌을 두려워하라.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백성의 벌을 두려워하라.‘
‘신하와 백성의 마음이 떠나면 반드시 나라를 잃는 법, 기도하고 사죄해도 그 벌은 피할 수 없으리라.‘
그렇기에 신벌,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만민의 벌이 가장 두려우니라.‘
쇼마루는 자라서 구로다 지쿠젠노카미 나가마사가 되어 하카타 일대를 다스리며 지명을 후쿠오카로 바꾸었다.
간베에가 남긴 교훈은 후세까지 전해졌고, 세상을 다스리는 기본이 되어 후쿠오카에 큰 번영을 가져왔다고 한다.

훗날의 구로다 간베에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이렇게 남겼다.
‘신벌보다 주군의 벌을 두려워하라.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백성의 벌을 두려워하라.‘
‘신하와 백성의 마음이 떠나면 반드시 나라를 잃는 법, 기도하고 사죄해도 그 벌은 피할 수 없으리라.‘
그렇기에 신벌,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만민의 벌이 가장 두려우니라.‘
쇼마루는 자라서 구로다 지쿠젠노카미 나가마사가 되어 하카타 일대를 다스리며 지명을 후쿠오카로 바꾸었다.
간베에가 남긴 교훈은 후세까지 전해졌고, 세상을 다스리는 기본이 되어 후쿠오카에 큰 번영을 가져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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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7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떤가요? 저는 지금 약간 읽을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

chika 2022-09-27 12:12   좋아요 1 | URL
일본 역사를 알면 좀 더 흥미로웠을 것 같아요. 요네자와 호노부 책은 가볍게 즐길수있는 사회파소설이라 생각하면 될듯. 전 재미있었어요. 오다 노부가나와 대조되는 아라키 무라시게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작가적 상상력과 역사적 사실을 잘 섞어 쓴 작품이예요. 전 좋았어요. 인과에 대한 과. ㅎ

바람돌이 2022-09-27 12: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읽어봐야겠네요. ㅎㅎ
 

아무리 불신자라 해도, 그리고 신자를 모두 바보로 여긴다 해도 드 프라츠 신부는 싱직이라는 신분에 대해 매우 지고한 관념을 갖고 있었기에, 종교적 열정이 부족한듯한 사제를 보았을 때 충격을 받기도 했다. 126

그는 왜 이런 삶을 택한 걸까-이게 그가 꿈꾸던 삶일까? 그가 원한건 오로지 소년들만을 돌보며 그들 가운데서 사는 삶이었고, 그러한 삶을 그에게 허용해주기로는 바로 이 사제복이 최선이었다. 그에게 교육자이자 사제로서의 소명은 있었지만, 신앙의 소명은 없었다.
그가 진로를 정했던 1896년경에는, 사회를 앞에 둔 채 ‘젊은이들‘에게 자신을 오롯이 바치기란 오늘날보다 힘든 일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의지하기 위해 언제나 매우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필코 붙어 있어야 하는 두 권력 집단이 있다. 즉 정부와 교회다. 그는 교회가 아니라 다른 쪽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싶었다. 그런데당시 교회와 국가는 더이상 분리되지 않고 그럴듯한 명목하에 결합되어 있었다.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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