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 일에서든, 사랑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1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두행숙 옮김 / 걷는나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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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많은 고민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유독 나 자신에 대한 비하와 부정적인 생각이 심했던 나는 - 사실 그러한 사실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었는데 성인이 되어 여러 기회를 통해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친구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서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고쳐나가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나 자신의 내면은 여전히 타인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를 받고 움츠러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나는 잘 극복해나가고 있어,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이 책을 집어들게 되면 움츠러들고 외면당하고 있는 나를 인정해버리는 것만 같아서 회피하고 모른척하고 싶었다. 하지만 정말 내 깊은 곳에서 그런 나 자신을 극복하고 싶다는 열망이 더 강해서였는지 이 책을 읽고 진정으로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나 자신이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번째 과정 '상처받았음을 시인하라'는 단계의 첫발을 내딛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깨달음은 이제 조금씩 나 자신의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더 노력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했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상처에 어떻게 반응하는 유형인지 간단히 알아보는 심리테스트가 있는데, 나는 나 자신을 상당히 공격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던것과는 달리 지극히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유형으로 나왔다. 쉽게 자책하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며 열등감을 느끼고, 오히려 자기 자신을 향해서 공격성을 보인다. 상처를 받으면 즉각적인 반응으로 나 자신이 움츠러들고 숨어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리 놀랍지는 않지만 아마도 나를 알고 있는 주위 사람들은 내가 화났을 때 욱하는 분노의 모습을 보면서 공격적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내가 표출하는 분노와 내가 받는 상처는 분명 다른 것이다. 그리고 그 분노와 상처의 이면에는 수많은 상황과 이유가 담겨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어린 시절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을 보내야했고, 부모님의 인정도 쉽게 받지 못했고 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때문에 나를 칭찬하는 이야기에도 기뻐하기는커녕 나를 비웃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던 나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나자신이 받는 마음의 상처가 조금은 더 빨리 극복이 되리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그랬는가에 대한 부분만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나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면서 맨 처음 상처입은 곳에서 진정한 화해가 없다면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때때로,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미처 제어할 새도 없이 튀어나오는 이유는 상처를 일으키는 행위가 우리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상처 입은 곳'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바로 그 지점에서 상처를 받았고 앞으로도 계속 받을 것이다.

상처 입은 곳은 과거에 받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굳어 버린 자리다. 그래서 언제든 조금이라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 즉시 암세포처럼 온 몸으로 퍼져 옛 기억을 들추고 두 배 세 배 아픈 고통을 준다. 다시 말해서 상처를 일으키는 행위에 대한 반응은 지금까지 겪어 온 모든 상처에 대한 반응인 것이다. 자동적으로 분노 역시 지금까지 우리에게 상처를 준 모든 사람에 대한 총체적인 분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마치 지금 눈앞에 있는 상대가 상처 준 사람들의 대표라도 되는 것처럼 싸우는 것이다."(82)

 

사실 어제도 누군가와 모임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시간이 되어 찾아갔더니 말없이 먼저 떠나버린것을 알고 왠지 무시당한듯한 느낌에 기분이 안좋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난 후 그 조언대로 잠시 숨을 고르고 안정적인 마음이 된 다음 - 평소같으면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냥 넘겨버렸을테지만 -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해 왜 말없이 약속을 어겼냐는 이야기를 꺼냈더니 그 친구와의 사이에 의사전달을 한 제3자의 소통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만약 내가 평소처럼 그냥 넘겼다면 상대방은 아무것도 몰랐을 것이고, 나는 무시당하고 있다는 열등감과 마음의 상처를 안고 주말을 지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고보면 어쩌면 우리는 상처받을 이유가 없는 것들에 상당부분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더 이 책이 반가워지고 있다. 이미 한 번 읽었지만 자주 이 책을 들여다보면서 나 자신의 상처를 들쑤시는 바보같은 짓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분노는 쉽게 낙담하지 않는 투지로, 자책은 긍정적인 자기 반성으로 활용해야 한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날 때나 열등감에 마음이 움츠러들 때 나 자신을 제어하는 안전핀으로 이 책을 활용하며, 스스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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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고양이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정지현 옮김 / 낭기열라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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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빌제

누구도 원치 않지

요리사가 집어다가

아궁이에 처넣지

 

일제 빌제는 가짓과의 독초라고 한다. 그리고 일제는 11월의 고양이에 나오는 소녀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름때문에 그렇게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제는 그 말에 상처를 받는다. '누구도 원치 않지'

아, 나는 그 순간부터 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버리고 말았다. 어느 누구도 나의 이름을 갖고 놀리거나 비웃지 않았다. 하지만 왜 나는 '누구도 원치 않지'라는 말에 이렇게 깊이 공감해버리고 있을까.

 

11월은 왠지모를 쓸쓸함을 전해준다. 10월이 가을의 풍성함을 느끼고, 12월은 한해의 마지막이지만 성탄의 즐거움이 있는데 11월은 가을이 지나 나무도 헐벗고 추운 겨울이 다가온다는 느낌때문인지 더욱더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뿐이다. 그래서 괜히 그 어감만으로도 11월의 고양이는 왠지 슬퍼보인다.

물론 11월의 고양이는 그런 감성적인 느낌뿐만이 아니라 살아남기도 어렵고 키우기도 까다로워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어서 더 슬프다. 그처럼 일제도 외롭다. 아버지는 새 부인과 결혼을 하며 집을 나가버리고 생활이 어려운 엄마는 자신의 불행을 탓하며 일제에게 사랑을 주지 않고, 두 오빠는 모든 심부름과 집안일을 일제에게 떠넘기며 구박할 뿐이다. 할머니는 일제가 아닌 언니 마르가를 택하여 함께 살면서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놀림을 받으며 선생님에게는 말썽꾸러기 낙제아로 찍혔버렸다. 그런 일제에게 '누구도 원치 않지'라는 친구들의 노래는 일제를 더욱더 슬프게 만드는 무기가 되고만다.

 

나는 그럴수록 더욱더 나 자신만의 공간에서 움츠러들며 나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숨어 지내고만 있었을것이다. 실제로 나 자신은 그랬고, 그것을 극복하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다. 현실의 시간이 그랬던 것처럼 일제의 시간에도 기적이 생겨나지는 않는다. 지극히 현실적인 묘사때문이었을까. 일제의 따돌림의 상처가 꼭 나의 것만 같았던 것은.

하지만.

 

쓰레기 더미에서 11월의 고양이를 발견하고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일제의 모습은 눈물겹도록 안쓰럽고 사랑스럽다. 여러 시도를 해 보는 일제의 모습뿐 아니라 그녀의 그런 모습에 반응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사랑스럽게 변해가고 있는 듯 하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11월의 고양이가 너무나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존재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처럼,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제의 존재가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일까?

별다를 것 없이 잔잔히 흘러가는 평범한 일상, 삶에 찌들어있지만 그것 자체가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인 것이고, 그러한 일상이 언제나 불행인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11월의 고양이를 통해 볼 수 있게 될까?

기적이 일어나는 11월이 아니라 11월의 그 모습 그대로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모두를 보게 되는 일제의 이야기인지, 당신에게도 그러한지 궁금해진다.

누구도 원치 않는, 그런 존재는 없다는 것을 믿게 되는 12월을 맞이하게 될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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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나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바스티앙 비베스 지음, 임순정 옮김 / 미메시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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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 갔다가 내년 부제품을 준비하는 신학생을 만났다. 내가 그 신학생을 처음 본 것이 초등학교 1학년때였으니 벌써 20여년이 지났구나. 어렸을때부터 본 녀석은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어린애처럼 보이기 마련인지 정장 양복을 갖춰입고 성당에 나타난 신학생은 왠지 다른 사람의 옷을 입은 듯 어색해보였는데 주위의 다른 사람들은 그저 멋있다는 칭찬만 할 뿐이었다. 선배의 조카로 알고 지내다가 성당 주일학교에서 선생님이 되어 만나고 이제는 머잖아 신부님으로 만나게 되겠지. 오늘 인사하면서 농담처럼, 부제품을 받고 나면 막말도 쉽게 못하니 못본척 피해다녀야겠다고 하며 웃었지만 어렵게 대해야 하는 사이가 아니니 그런 말도 할 수 있는것이었겠지?

 

문득 그 신학생 또래의 아이들이 생각났다. 주일학교 담당교사를 발표하는 시간에 내 이름이 호명되자 머리가 커진 녀석들은 '에이~'하면서 노골적으로 실망스러운 소리를 내뱉었지만 생각해보면 그랬던 녀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면 반갑게 다가와 인사를 하곤한다. 원리원칙을 따지고 열정은 있지만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과 융통성을 찾기 힘들던 교리교사 시절,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과 대립하듯 날 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때가 내 모든 정성을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쏟아넣던 때였음을 나는 이제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깨달음이 있기 전에 어쩌면 그때의 아이들이 더 먼저 깨닫고 내게 다가와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선생님이 아니라 언니, 누나라고 크게 부르는 녀석들을 보면 더 그런 확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고맙다.

 

폴리나,는 내게 자꾸만 보진스키 선생님의 마음을 생각하게 한다. 폴리나의 이야기는 그녀의 성장과정에서 겪게 되는 혼란과 고통, 상처와 아픔, 노력과 새로운 도약의 삶의 여정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지만 그 지난한 세월속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 보이는 아니, 오히려 그녀를 더 힘들게 하고 있는 듯 보이는 보진스키 선생님의 모습은 한참이나 세월이 흐른 후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커다란 감동으로 느껴졌고, 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선생님이 어떤 분인가,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너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폴리나의 이야기는 여섯살에 유명한 보진스키 발레 아카데미에 입단테스트를 하러 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날 폴리나는 보진스키 선생님으로부터 뻣뻣하다는 말을 듣는다. '6살 때 유연하지 않은 사람이 16살이 되어서 유연해질 수는 없는 법이지. 유연성과 우아함은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라는 말은 폴리나의 발레 인생에 대해 의심하게 하지만, 특별 케이스로 그녀는 보진스키 선생님에게 발레를 배우게 된다.

"춤은 예술이다.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지. 댄서는 타고나는 거다. 그리고 피나는 연습이 필요하지. ...우아하고 유연해 보이지 않으면 관중들에겐 네가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만 보일거야"

보진스키 선생님의 이야기 속에서 폴리나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지만 자신을 후회하게 만들지 말라는 엄격함은 폴리나가 그를 이해하기 힘들게 하고 춤에 대한 이해도 어렵게 할 뿐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자신의 춤에 대한 이해를 하기 전에 보진스키 선생님을 떠나 다른 선생님에게 배우기 시작하면서 폴리나는 혼란을 겪고 그 과정을 잘 이겨내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과 실연은 그녀의 삶에 또 다른 전환점을 갖게 한다. 그리고 몇년의 시간이 흐른 후 놀라운 성장을 한 그녀는 비로소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는데...

 

간결한 선과 인물의 묘사에서 예전과 똑같은 모습의 보진스키 선생님이 폴리나의 마음을 듣고난 후 묘사되는 백발과 주름진 얼굴은 그 기나긴 세월을 보여주고 있을뿐만 아니라 내면으로는 여전히 어린 폴리나를 제자로 생각하며 지켜보는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내가 너와의 관계에서 모든 걸 망친 건 아닐지도 모른다고 위로한단다..."

어떻게 보면 그저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는 폴리나의 이야기는 격한 반전이 없지만, 그 짧고 무덤덤히 그려지는 컷은 무심히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섬세하게 감정 표현을 전달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컷 사이에, 조금은 생략되어있는 듯한 표현 사이에 전해지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속에서 더 커다란 감동이 전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 폴리나를 읽으면서는 그렇게 폴리나와 보진스키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로 바라보고 있지만, 두번 세번 읽어보게 될때는 또 다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다시 한번 슬쩍 훑어보면서는 폴리나의 삶의 여정을 생각해보고 있으니까 말이다.

왠지 모르게 뒷부분으로 가면서 봇물터지듯 터져드는 감동이 폴리나를 다시 보게 한다. '나는 춤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는데'라고 말하는 이에게도 추천을 해 주고 싶은 댄서 폴리나의 이야기는 바스티앙 비베스의 작품은 처음 접해보지만 앞으로 또 그의 작품을 찾아보고 싶어지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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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조건 - 제니퍼소프트, SAS,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리더들
박상욱 외 지음, SBS 스페셜 제작팀 엮음 / 북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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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좀 흥분됐다.

사실 처음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난 이런 책에는 좀 관심이 없는데,라는 마음과 더불어 내가 리더가 될 일은 없는데, 라는 마음이었다가 굳이 리더가 아니더라도 그 품성이나 자격조건들에 대해 알아서 나쁠것은 없다는 지극히 가벼운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보기로 했었는데 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새로운 세계,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보게 된 흥분으로 금세 책을 다 읽어버렸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일주일이란 시간이 지나니 조금은 그 마음이 가라앉았지만, 요즘 티비프로그램 중 하나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이 보장되는 꿈의 기업 입사프로젝트인 스카우트에서 장학금과 함께 사원증을 받는 학생들의 기쁨의 눈물을 보는 감동 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던 그 느낌은 아직도 내 안에 남아있다.

우리처럼 말로만 '가족같은 사원' '한식구'인 것이 아니라 이 책에 소개된 기업은 말 그대로 하나의 가족공동체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리더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얼마 전, 우연히 티비에서 부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쓴 소년이 대통령이 직접 쓴 답장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가장 가난한 나라지만 모든 국민이 행복해하는 나라, 왕,이지만 평민 아내를 맞아 소박한 결혼식을 올린 진정한 지도자... 이미 다른 매체를 통해 알고 있었던 이야기이지만 과연 한 나라의 국왕이 지속적으로 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은 마음으로 지켜봤었다. 그런데 리더의 조건을 읽고 나니,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들이 존재하고 있음에 괜한 감동을 받는다.

능력있고 카리스마 넘치고 통솔력과 결단력도 있어야 하고....리더라고 했을 때 내 머리속에 떠오른 이미지는 단순한 그런 것이었는데 진정한 리더란 자신이 이끄는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하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질 수 있는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의 철학은 곧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리더의 조건에 소개되고 있는 리더들의 철학은 회사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기업의 목적은 최대 이윤을 내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정리해고, 연봉삭감, 직원 복지예산 삭감 등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여겨왔던 틀에 박힌 생각을 뒤집어놓는다. 진정 직원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직원의 복지에 더 관심을 기울일 때 회사의 이윤이 더 극대화된다는 것은 이 책에 소개된 기업들의 예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진정으로 모두를 위한 일을 하기 시작할 때 리더의 철학은 빛을 발하고, 그 결과는 모두의 박수를 받게 된다는 것을 이론이 아닌 실제 통계자료와 설문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에게도 통용되는 문제이다.

사실 책을 읽는 동안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과 흥분을 감출수가 없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이런 대기업과는 비교할 수 없어,라는 자포자기의 심정도 있었지만 문제는 그 규모가 아니라 리더의 철학에 따라 모두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복지실현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회사의 규모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부탄 대통령에게 모두가 감동하지만, 우리의 정치인이 그럴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나 또한 정치인에 대한 글을 읽는 내내 한숨만 내쉬었다.

직원의 가능성을 믿으면 회사도 성장하고, 구성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리더가 꿈의 공동체를 이뤄낸다는 것에 감동받으며 희망을 갖게 되는 것과는 또 다르게 소통하는 리더가 마음을 얻고, 리더가 버려야 하는 특권이 무엇인지, 정치인에 대한 신뢰는 그들이 얼마나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는지에 달려있으며 그것은 곧 부정부패없는 깨끗한 사회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물론 그들과 너무도 다른 우리의 현실이 떠오르면서 마음은 더 답답해졌지만.

책에 언급된 핀란드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전임대통령에 대한 특별예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 임기를 마치면 일반 시민과 다름없는 평범한 생활을 하게 되는 그들과는 너무도 다른 우리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떠올리고 있으려니...

오래전에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갈 일이 있었는데, 착륙 후 아무런 안내도 없었는데 짐을 들고 내리려던 나를 승무원이 가로막았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얼핏 보니 우리 고향 출신 국회의원이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공무때문에 가는 것인지 개인적인 일로 가는 것인지, 아니 혹 공무로 출장을 갔다 오는 것이라 하더라도 시급을 따지는 일이 아닌 한 다른 사람의 길을 가로막고 국회의원에게 길을 터 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고, 자칭 리더라 하는 이들의 권력행사인 것이다.

 

리더의 조건은 새로운 세상이 비현실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비춰주고 있기도 하지만, 그들과는 너무도 다른 우리의 현실에 답답해지는 분노를 주기도 했다. 정말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철학도 없고 영혼도 없는 껍데기 리더들에게 이 책을 들이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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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 우리 내면에 숨은 무의식의 정체
김현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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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꿈을 꾸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엄청 긴 꿈을 꿨다. 그런데 문제는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꿈꾸었던 내용을 잊어버렸다는 것. 꿈에 대한 기억은 떠올리려고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내용이 기억나고, 의식적인 그런 노력이 없으면 당연히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책을 읽은지 며칠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할 수 있으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직은 역시 내게 있어서 꿈은 무의식의 발현일뿐인것인지 의식적으로 떠올리려는 시도를 해 봤지만 흐릿함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내가 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가끔 꾸는 꿈의 패턴에서 비슷한 현실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예를들어 가장 많이 기억하는 것은 물에 대한 것인데, 꿈속에서 빗물이든 수돗물이든 내가 직접적으로 물을 만지게 되면 여유자금이 생긴다는 것이다. 잊고 있었던 돈을 친구가 갚는다거나 정기예금이 만기되었거나 뜻밖의 보너스 같은 수입이 생기게 되었을 때 그런 꿈을 꾼적이 많은 것 같은데, 나의 이런 체험이 있는데다가 우리 사무실 화장실 벽에 붙어있는 글귀, 그러니까 누구나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는데 잠들기전에 고민거리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고 잠들면 그것이 꿈에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보면서 '꿈'이라는 것을 무시할수는 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은 우리의 내면에 숨은 무의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하나의 심리학적 이론서라기보다는 실제로 여러 사람들의 꿈 사례를 듣고 그 내용을 분석하면서 설명해주는 것으로 읽기에 부담이 없고 하나하나 개개인의 사연으로 엮인 꿈 이야기가 재미있기까지 하다.

각 주제와 내용별로 9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는데, 대부분 프로이드의 심리학에서 무의식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경우 주로 성적인 부분에 많이 치우쳐져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렇게 한쪽방향으로만 이야기를 하지 않고 일반적인 이야기와 꿈 사례를 들려준 사람의 주위 환경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고 있다. 그리고 꿈에 대한 해석과 더불어 건강하고 밝은 생각과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도 하고 있어서 더욱 기꺼운 마음으로 쓱쓱 읽어나가게 된다.

 

꿈이 어떻게 말을 건네는지, 서로 다른 사람들의 꿈 간에도 공통분모가 존재한다면 그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무의식은 잉여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내 꿈에서 나타나는 나의 무의식은 무엇인지... 내가 꿈꾼것과 비슷한 사례가 나오면 나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봐야겠다는 심정으로 책을 펼쳐들었지만, 내가 실제로 꿨던 꿈 이야기와 비슷한 내용은 별로 없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기억을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슬며시 실망스러워하기도 했지만 이제부터 다시 내가 꿈꾸는 무의식의 발현을 주의깊게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물론 좀 더 나은 나 자신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서라는 것임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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