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대예측 - 모두를 위해 일하는 세계 경제 시스템
클라우스 슈밥.피터 반햄 지음, 김미정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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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Stakeholder Capitalism]이듯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관한 책으로 정확하게는 그 필요성과 전망이랄까 향후의 가능성이 어떠한가를 말해주고 있다. 책 전반에서 다각도로 여러 차례 현재까지의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를 서술한다. 다만 그 관점이 자본주의가 발전하며 불평등이 해소되는 것 같았으나 어느 순간 부는 다시 정점에 축적되었고 불평등은 격화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피케티적인 시각이지만 피케티가 그의 저서 [자본주의와 이데올로기]에서 말했던, 사회가 ‘3원 사회에서 노예제사회를 거쳐 식민사회를 지나 소유자사회에 이르렀다는 지적에서 클라우스 슈밥은 더 나아가, 앞으로의 사회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사회로 도약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거듭 자본주의의 발전상을 담고 있지만 자본가의 자원 확보와 자원 창출(파괴적 혁신)이 개인의 부와 국가의 부에 주역을 담당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중산층을 확장하며 사회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주어 왔으나 다시 불평등은 심화되어 부는 정점으로만 향하고 있다는 지적을 한다. 무엇보다 본서가 설득력 있었던 것은 GDP의 향상이 웰빙 즉 삶의 질과는 상관없더라는 주장 때문이 아니다.

 

쿠즈네츠의 저주라는 GDP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쿠즈네츠의 예견과는 다르게 지속 가능한 발전에는 한계가 있었으며 초기의 불평등은 발전 이후 완만하게 보완된다는 쿠즈네츠의 예견과도 다르게 불평등과 부의 편중은 더욱 급속하다는 지적도 있다. 카발의 사제집단인 다보스 포럼의 수장답게 불평등에 대한 쿠즈네츠의 관점의 영향으로 환경에까지 낙관적이던 것과 다르게 쿠즈네츠의 저주는 환경에까지 이르렀다는 전개도 인상적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붕괴, 불평등, 더해져 가는 기후위기. 3가지의 문제를 저자는 쿠즈네츠의 3가지 저주라고 말하고 있다.

 

이 논리가 이어지며 다각도에서 자본주의의 역사를 조망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본주의의 역사는 문제를 내포하며 문제를 양산한 발전사가 되었고 그에 대한 시대적 해답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것이 본서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 흔히 ESG로 일컬어지는 이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체계화되어 있으며 어떻게 작용하는 것인지에 대한 상세한 대답으로는 다소 부족하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이르게 된 당위성과 그 필요성을 이해하기에는 적절한 책이 아닌가 싶다.

 

실무에서 ESG가 어떻게 적용되고 그 적용이 필요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 선택할 책은 아니고 인문학적 접근을 하는 책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소소한 사견인데 현재의 역사가 미국 또는 민주주의 단극 체제에서 힘의 균형이 분산되는 다극 체제로 전환하는 과도기라 지적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질서]라는 책의 논리를 이 저작과 연계해 보자면 과거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거쳐 이제는 주주자본주의나 국가자본주의로 인류사적으로 실험을 마친 세계 경영 엘리트층이 이제는 그 과도기를 지나 자본주의의 새로운 체제를 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패권이 다극화되며 사회적 역할, 환경, 지배구조의 다양한 지점에서 참여하여 완성한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은 무언가 민주적인 경영환경이 자리잡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사회주의적이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민주주의던 사회주의던 대중에게 유익을 준다면 무슨 문제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민주적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전체주의적인 세계상을 만들어 개인을 옭죄게 될 때의 폐해를 생각한다면 문제는 다를 수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경영의 체제로서는 사뭇 이상적이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것이 이 책에서 그리듯 모든 것이 미화된 마스터피스라기 보다는 그저 원피스로 보인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인간이 필요 없는 시대를 향하고 있는 시절에 등장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과연 인류를 위해서일까?

 

입국자 제한, 사회적 모임 제한 등의 방역 조치 행정명령을 겪어본 시대에 이때 등장한 15분 도시제 등은 수긍할 법하면서도 다분히 전체주의 사회상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위기 상황의 방역을 위해 각국이 WHO에 방역 권한을 넘긴다는 논의나 탄소 발자국 추적 등의 논의는 개인의 자유가 사라져가는 통제사회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일깨운다. 개인의 자유가 사라지고 각국이 [1984]에나 등장하던 진실부를 설치하고 행동경제학자들을 동원한 부서를 설치하는 시대, 각국의 경찰국가화, 전체주의사회화가 가속되는 이 시대에 등장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면 그것이 과연 사회주의와 전체주의적인 시대로의 진입을 이야기하는 또 다른 논의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다소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THRIVE]라는 딥스테이트의 사회 장악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에서 한 여성 출연자는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거대한 나무의 무성한 잎사귀를 다 갉아 먹은 벌레가 나비로 변모하는 진화를 이루는 것과 이 시대가 다르지 않다고 말이다. 그녀의 발언은 착취당하고 가능성을 차단(인류적 차원의 발전을 이룰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수탈당하고 차단되었는지도 그 다큐는 고발하고 있었다)당한 대다수 인류는 거대한 나무의 잎사귀이고 그 희생의 결과로 딥스테이트는 새시대를 열 에너지를 충전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그러한 새시대를 대다수 인류가 향유할 수 있을까?

 

인류는 어쩌면 착취만 당한 것이 아니라 한 세기에 이르는 거대한 실험에 실험체가 되었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실험체가 된 데 대한 보상이나 그 실험으로 인한 보람은 대다수 인류와는 관련 없는 것일 거다. 다음 실험은 인간의 의식을 장악하고 인간을 생산해내는 시대로의 이행일 테니, 인간의 존엄성이나 천부인권 같은 건 논할 수 없는 시대로 진입하게 되는 것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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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전쟁과 신세계질서
이해영 지음 / 사계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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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저자의 주장하는 바는 명백하고 결론도 명확하지만 그를 통한 사유의 전개는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하리라 생각된다. 까닭에 이 책을 읽고 든 나의 견해를 당연한 결론이라고 주장할 수만은 없으리라 판단되기에 그건 짧게 주저리고 본서에 대한 감상 포인트 몇 가지만을 남기려 한다.

 

본서의 결론은 책 띠지에서 이미 언급하듯 미국 주도의 리버럴 단극 체제가 종식되고 양극 내지는 다극 체제로 이행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가 어떻든 남아있는 말로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지정학적인 향방과 지경학적인 관점들도 주목되는 저작이다. 전쟁의 정당성을 미국과 서방측에 있다고만 볼 수 없는 여러 이유들을 제기하고 있기도 한데 [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라는 저작을 통해 이미 윤곽은 알게 된 러시아가 전쟁을 개전한 원인들을 본서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구체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입장에 더욱 타당성이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를 통해 러시아가 기만당하고 고립되고 위기감을 가진 과정을 윤곽만 알게 되었다면 본서는 그 과정과 원인과 미국의 추구를 명백하고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서방측이 나토를 동진시키지 않겠다는 협정을 러시아를 한시적으로 자제하도록 하기 위한 기만책 정도로 정의되도록 만든데 대해서는 분명 책임의 소지를 서방측 내부에서 찾아야 할 일이다. 러시아에서 독립한 발트 국가들의 유럽 연합 가입이 이어지고 러시아 외곽지대 거의 전체가 미국의 우방국들에게 안배된 미사일들로 집중 배치된 가운데 그 중립 또는 완화지대가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취할 액션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말이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병합한 2014년의 상황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고 그 이후 민스크 협정을 통해 시간을 번 우크라이나가 20222월까지 시간을 벌면서 유럽의 축이 되는 국가들 보다 더 육군의 병력과 무기를 상당 규모 비축한 이후 민스크 협정을 통해 이미 자립을 인정받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가 전쟁을 개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거의 한 주 동안을 집중포격한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내의 러시아 민족은 1700만 명에 이른다(이들은 거의 다 우크라이나의 동부와 동남부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인과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인으로 언어 사용에 따른 분류를 하기도 한다. 4300만 명의 우크라이나 구성원 중 1700만 명이 러시아인이고 나머지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인과 그렇지 않은 우크라이나인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기자 출신 유투버와 시사전문 유투버가 다룬 우크라이나 문제, 그리고 매스미디어의 기사와 다큐 등을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한 가정 내에서도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구성원과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구성원으로 나뉘는 독특한 양상을 전해 들을 수 있다. 러시아 민족이 아닌 우크라이나인들도 러시아를 지지하거나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지하거나로 나뉘는 것이다. 우리가 뉴스를 통해 보듯 미친 푸틴의 오산이 만든 전쟁은 아니라는 것을 본서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민족 자결주의로 1920년 이후 많은 국가들이 독립하게 되었으며 이는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사람들이 국제적 승인을 받으며 독립할 근거가 되기도 한다. 젤렌스키가 돈바스지역을 근 한 주 동안 포격한 자체가 국제법 위반 사항이며 젤렌스키가 돈바스 지역을 공격하는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을 내정간섭만으로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젤렌스키가 자립한 돈바스 지역을 공격하는 뒷배에 미국과 서방측의 지원이 있었다는 것은 억측만이 아닐 것이다. 2014년 이후 2022년 러시아의 개전을 젤렌스키가 유도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강국들과 비교해 월등한 육군 병력과 화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충분한 병력과 화력이 확보되자 젤렌스키는 민스크 협정을 위반하며 돈바스 지역에 집중 포격을 했다. 국제법을 위반한 이 공격이 거의 한 주 내내 이어지자 러시아가 개전한 것이다. 미국과 서방측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런 화력을 우크라이나는 갖출 수 없었을 것이다. 본서의 내용을 벗어나 보자면 누구나 검색만 하면 기사를 확인할 수 있듯 이번 전쟁 중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권을 지원하는 동안 젤렌스키의 재산은 한화로 1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장관들의 재산도 대부분 5000억 원에서 8000억 원씩 증가했다. 전쟁이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도 모호해지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본서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황도 전문가들의 자료를 근거로 들고 있다. 뉴스만으로 우리는 러시아라는 대국이 우크라이나 같은 소국을 상대로 고전하는 듯이 기사를 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관점으로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하려한 것이 아니라 푸틴의 주장처럼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 등의 우크라이나 동부와 동남부 지역만을 확고히 독립시키려 작전 중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벨라루스의 참전 등의 가짜뉴스와 우크라이나 수도로 진격할 것처럼 전략을 짜 우크라이나 군대가 수도를 지키기에 전념하도록 함으로써 돈바스 지역까지 이르는 수송로를 차단해 동부와 동남부로의 접근을 차단하고 동부와 동남부 지역을 확고히한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서방의 지원이 거세지는 최근까지도 푸틴은 전쟁이라는 용어 사용을 기피했었다. 그러다 근래에서야 공식석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군사작전이라고 하지 않고 전쟁이라고 칭하고 있다. 애초에 대대적인 전력을 동원할 전쟁이라 여기지 않으며 소소히 돈바스와 크림 반도만을 수호하려던 계획에서 전쟁이 지지부진하게 연장되자 국소적인 군사작전을 국가 차원의 전쟁으로 재정의하게 되었다는 것이 러시아측 입장이 아닌가 싶다. 미국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없었다면, 민스크 협정이 지켜지고 국제법상의 민족 자결주의가 지켜졌다면, 러시아가 개전할 여지는 적었으리라는 판단도 들게 만드는 전개이기도 하고 생각해 봐도 돈바스 지역을 한 주 동안이나 우크라이나 부대가 집중 포격하지 않았다면 러시아로서는 전쟁의 명분은 없었을 것이다. 대전략적 차원에서 우크라이나가 유럽 회원국이 되는 것은 분명 러시아가 막으려 했겠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쟁의 개전 명분과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입장과 정의를 재정립하도록 유도한 것은 우크라이나와 미국과 서방측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전쟁을 유도한 것일까? 언젠가 일어날 전쟁이긴 하더라도 왜 이 시점에 전쟁을 유도한 것일까? 저자는 전쟁의 결과로 단극화에서 다극화 체제로의 이양을 든다. 그 과정에 미국 달러의 헤게모니도 끝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주장의 근거로는 러시아와 중국이 이미 미국 채권을 매도하고 달러 보유분을 처분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미국 채권과 달러를 처분하고 금을 대량 매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쯤에서 작년 뉴스가 떠오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선진국 대다수가 금을 대량 매입하고 있다는 기사 말이다. 달러 헤게모니의 끝을 이미 예견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드는 경계이기도 하다. 어쩌면 패권의 다극화는 이미 예측되고 준비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래 내용은 제 개인 소견입니다)

 

저자는 단극화의 장점으로 전쟁이 없고 현재의 국경선이 유지되는 것과 안정적인 경제를 예로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극화가 되면 전쟁 발발의 위험성, 타국가 침략의 경우가 증가할 것이라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처럼 정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세계상은 무너지는 것이다. 어찌보면 2027년 경의 중국과의 전쟁을 예측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그 전에 중국을 지원할 가능성이 다분한 러시아의 전력에 손실을 주어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우선적으로 확보하거나 전쟁 자체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 러시아의 개전을 미국과 서방측이 유도한 것은 아니었을까 짐작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되는 건 이 다극화 이후의 세계상이다. 다극화가 되어 불안정한 세계상이 된다면 일부 군사강국 이외의 국가들은 위기감을 느낄 것이며 그 불안은 안전을 확보하고자 하는 바람을 갖게 할 것이고 그것은 결국 안전을 보장할 국제기구의 권한 강화나 새로운 체제의 강력한 국제기구의 설립을 불러올 것이다.(그리고 달러 헤게모니의 붕괴와 각국의 CBDC 발행은 그레이트 리셋의 정점을 가져올 것이다) 이 과정이 진행된다면 결국 세계 단일 정부의 수립은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 이 과정이 최종 목표인 지배계층이 있다면 그들을 딥스테이트라 부르던 카발이라고 부르던 그들은 너무도 효과적인 대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블로프의 개가 음식 없이 종소리만으로도 침을 흘리듯 이제는 음모론이다라고 소리치는 바람잡이가 없이도 의심해 볼만한 사안들에 대해서도 자기 스스로 "음모론이다"라며 비하하고 폄훼하게 되었다. 하긴 이제는 의심해 본다고 해서 대세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세계는 강력한 국제기구의 통제 아래 놓일 것이며 각국은 자발적으로 대중심리 통제와 제도적 제재로 대중을 통제하는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해 봤는데 벗어날 길은 없어 보인다. 몰라도 당하고 알아도 당할 수밖에 없는 경로 안에 역사는 들어섰다. 세계는 그들 뜻대로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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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주는 최소한의 방어 심리학
커커 지음, 채경훈 옮김 / 카시오페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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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에서 이르는 방어기제에 대해 본서에서 이르듯 부정적인 편견은 없었다. 다만 방어기제란 자기의 심적 안정과 심리적 정상화를 위해 자연적으로 발현되는 것으로만 생각해서 저자처럼 그걸 자신에게 유익하게 의도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하지 못했었다. 돌아보면 사고가 다소 경직되어 있었던 거라 생각한다. 자연적으로 발현되는 것이더라도 어떠한 작용이 나에게 유익을 미치는지 자각하고 인식하며 때로는 의도적으로 활용한다면 더더욱 자기에게 유익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니까 말이다.

 

사실 정신분석학 저작 몇 권은 읽었지만 대체로 중딩 때 읽은 터라 대부분 내용이 기억도 나지 않는데다가, 방어기제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 윤곽만 알고 있는 터라 독서 전에 방어기제에 대해 검색해보기도 했다. 검색한 내용보다 본서의 분류는 세부적이다. 정신분석학에서 대분류한 것을 세밀히 재분류한 대목들도 소소히 있다고 생각된다. 저서 자체가 방어기제를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활용하려는 의도로 집필된 책이니 일상에서 실용적인 대목을 재분류한 경우도 있으리라 판단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각 4~6단락으로 총 20항목으로 방어기제를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방어기제의 큰 분류에 속하는 작은 분류는 이어서 설명된 단락도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재미를 주는 대목은 심리학 대중서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익숙한 예시들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실험이나 연구 예시가 제시되지는 않지만 적절한 정도의 예시들은 익숙한 것 사이 새로운 실험이나 연구 이야기가 등장할 때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몇몇 역사적 인물의 사례가 후반에 등장하는데 이 책의 서술이 딱딱하지 않고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지속하려는 대중교양서라는 걸 보여주는 예들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사람에게 작용하고 때론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는 방어기제들은 아래와 같다.

 

억압, 금욕/평가절하, 격리/회피, 공상, 내사, 동일시/동조, 신체화, 퇴행, 이상화, 부정/왜곡, 전치, 투사, 은폐(합리화), 해리, 반동형성, 의식화와 취소, 보상, 승화, 이타, 자조

 

대부분이 대중에게 익숙하거나 추정 가능하겠지만 내사와 같은 경우는 저로서는 생소한 방어기제였다. 높게 평가하는 외부대상이나 인물의 특징을 자신의 행동과 신념에 끌어들이는 것을 말하는데 이 방어기제의 부정적인 쓰임은 자존감이 낮고 자신만의 의견, 의지, 신념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견해만을 흡수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동일시와 같은 방어기제로 파생되는데 사실 불교의 염불이나 밀교의 만다라관법 등 관법 중심의 수행에서는 내사와 동일시는 긍정적 작용을 하는 사항이다. NLP에서도 타자의 긍정적인 부분을 흡수하기 위해 같은 개통의 수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전치역시 일상에서 흔히 보이는 인간의 특성이다. 저자가 예를 든 서양의 kick the cat이라는 예처럼 자신이 분노를 표현해도 무리없는 대상에게 분노를 표하는 양상이 파급되어 어떤 나비 효과를 일으킬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생각된다.

 

신체화는 저자의 설명과는 다르게 어떤 보상을 요구하는 무의식적인 의도가 없이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보인다. 사랑하는 자녀나 연인이나 배우자나 형제자매나 부모님을 잃고 눈이 멀쩡한데도 불구하고 전혀 앞을 볼 수 없게 된다거나 귀를 들을 수 없게 되는 사례가 과거에는 종종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나타나는 현상 그대로 더이상 무엇도 보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은 심리가 신체로 드러난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언급한 모든 방어기제에 대해 리뷰에서 짧은 해설을 더하기 보다 익숙치 않은 대목 몇몇만 남겨보았다.

 

방어기제들 중 어느 하나 인간의 삶에서 드러나지 않는 비일상적인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경우는 보이지 않았고 대개 누구라도 일상에서 자신을 통해 타인을 통해 숱하게 경험해 봤을 사안들이 나열되고 있다. 이건 자각하지 못하고 일어나는 것으로 받아들이느냐 자각하며 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다. 어차피 우리에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면 알고 있는 것이 나을 것이고 알고서 활용하는 편이 유익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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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 최고의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가장 과학적인 우울증 해결‘책’ 지금당장 1
앨릭스 코브 외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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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겪는 마음의 병인 우울증에 대한 실상과 치유법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겨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증상을 겪지 않는 사람에게라도 상식의 지평을 열기위해서도 주위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도 절실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라도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것이 깊은 우울이기에 알아둘 필요가 절실하지 않을까도 했고 말입니다. 본서를 통해 우울에 대한 상식과 그 완화와 치유의 기법을 앎으로서 자신과 타인을 지키는 한 가지 방법을 더 굳건히 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다만 일독을 마치며 든 가장 우선적인 이 책에 대한 판단의 재고는 이 책은 실용적 기법은 나열되어 있으나 우울증의 기전에 대한 이론과 연구는 기술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밀리언셀러인 [우울할 땐 뇌과학]을 저술한 이입니다. 저 또한 해당 도서를 우울할 때 질러서 아직껏 소장만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우울이 깊어진 순간에는 벗어나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벗어나고자 하는 의욕을 지속하거나 크게 불러일으키지는 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우울은 그저 우울이라고만 정의하기에는 실존적 괴로움이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웬만한 우울증 관련 도서로는 답이 나올 수 없습니다. 괴로움의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과 해결이 우선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야 우울은 완화되거나 치유될 수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본서가 유효할 수 있는 이들이라면 우울 이상의 근원적 괴로움의 원인을 갖지 않거나 그러한 원인이 해결되고 나서도 트라우마처럼 우울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개의 원인 모를 우울이나 해결된 원인이 있는 후속적인 트라우마 같은 우울은 본서의 방법들이 유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자는 이 책의 방법들에 정신건강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우울감을 줄이는 가장 손쉬우면서도 효과적인 훈련과 기법, 실천 방안이 담겨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우울에서 이젠 벗어나 있는 저에게는 이 책의 방법들을 두루 보며 대개 너무도 단순하면서도 익숙하거나 이색적인 다양한 기법들이 아울러 느껴졌습니다.

 

우울할 때 그 정서에 매몰되어 현실에 안정을 찾지 못하거나 몰입하지 못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 현재에 안주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들, 현재를 자각하게 해주는 방식들은 이미 우울 모드를 접해본 분들이 자체적으로 해보신 방법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과거의 잘못이나 아픔에 빠져들며 우울을 불러올 때 과거와 현재, 미래로 넘나드는 우울한 시점을 점차 현재에 근접하기까지 지켜보는 방식도 상식적이면서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제게는 너무도 익숙한 자비명상의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짧은 어구의 반복은 아마도 이 책의 다양한 양식들을 함께하며 더한다면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본서는 제목처럼 우울에서 벗어나기 위해 46가지 실제 적용 가능한 기법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실제 경험을 해보지 않고는 그 실제 진가를 알기는 어렵겠지만 단순하고 실천하기 쉬운 기법들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제안하는 46가지 방법들이 효과적인 이유는 그 단순함이나 익숙함 또는 이색적임에 있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이 모든 방법들이 인지행동치료나 수용전념치료, 신경과학을 근거한 과학적인 기법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때론 자신의 정신적 괴로움의 원인과 기반이 되는 이론들을 알아가는 것도 위안과 함께 치유될 수 있으리라는 안정감을 줄 것입니다. 본서는 기법들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저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우울할 땐 뇌과학]을 읽어보시는 것도 여러모로 달라질 수 있는 또는 우울해지기 전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방법 중 하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울과 다양한 생각들이 솟아나오고 정신이 하나에 안주하지 못하는 산란 되는 상태 그리고 심각한 경우 통증까지도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겪어봐서 알지만 그런 경우에는 각각에만 따로 해결하려는 관점에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전문의와의 상담과 다양한 매체를 통한 나으려는 노력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그 과정 어디쯤에서는 나아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우울이나 가까운 이의 우울에 대해 이해하고 지지하고 도움을 줄 양식을 알아가는 작은 한 걸음으로 우울과 관련한 다양한 책들이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본서도 그런 의미에서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저자의 말처럼 우울한 사람이라도 이 책을 책장이나 탁자 위에 놓아두고 아무 때고 뒤적이며 한가지씩 실천해 보는 정도의 노력은 우울한 순간에라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사소한 노력이 이어지며 우울로 부터 벗어나는 날이 어느새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날을 위한 한 걸음을 아직도 미루고 있으시다면 작은 한 걸음을 이 책과 함께 조금 내딛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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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파국으로 치닫는 금융위기 - 경제병리학으로 진단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전망
최용식 지음 / 새빛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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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는 읽었지만 뇌가 읽지 못한 책이다. 책에서 쓰이는 어휘가 상당히 어렵다거나 논리와 주장이 복잡하다거나 한 책은 전혀 아니다. 어디까지나 독자인 저의 경제 상식이 문제였다고 생각된다. 간단한 경제 개념들로 상당히 중대하고 묵직한 주제를 가벼우면서도 깊게 잘 설명해주시고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기초상식 수준의 경제지식이 없어서 독해를 못한 경우이다. 지표와 지수에 대한 입문서와 경제 기사 관련 저작을 올 상반기에 읽고 하반기에 다시 읽어 보고 싶다.

 

9장 중 3장까지는 저자분의 회고와 같은 장이고 4장부터 경제 진단의 원리와 실제 진단을 해주시고 있다. 주장의 근거를 이해시키기 위해 20세기부터 현재까지 과거의 지표들을 제시하시기도 하며 환율이나 국제수지 등의 기본적인 경제 상식만으로 설득력 있게 전개하시기도 한다. 경제병리학이라는 분야를 여신 분으로 신용창조와 상대되는 신용파괴라는 개념과 수요의 시간 이동이라는 새로운 개념들을 전개하시는데 문외한으로서도 상당히 수긍이 가는 주장이라고 본다. 하지만 경제 상식이 기초수준으로도 부족한 본인의 한계 때문에 소중한 시간을 내어 저술하신 저작의 거의 전부를 이해 못하고 말았다. 본서와는 하반기에 재회를 기대하며 잠시만 안녕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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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본서에서 다소간의 저자분의 생각에 공감할 수 없는 대목들이 있었다.


그 하나는 [화폐전쟁]을 비판하며 그들의 조모가 유태인이라 유태인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그르다거나 유태계 초극부층이 세계대공황을 불러왔다는 것에 대한 비난의 하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로스차일드 은행이라는 대목이다. 사실 유태인으로 분류할 때는 모계가 유태인이냐는 것으로 분류되며 부계가 유태인이 아니더라도 모계혈통만으로도 유태인이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리고 큰 목표를 위해 작은 하나를 포기하는 것은 병법의 상식이다. 로스차일드가 투자하는 대상은 은행업 뿐만이 아니며 대공황과 함께 그로 인해 대중이 피해를 보는 시기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이 시대의 코로나 시국의 자산 규모 확장한 사례로도 유추 가능하다. 코로나 시국 대중이 죽어갈 때 최상위 극부층들은 코로나시기 동안 새로이 창출된 부의 80%를 가져 갔다. 몇몇 검색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안이다.


또 하나는 4차 산업 혁명은 없다는 저자분의 단정이다. 이 주장을 위해 저자는 AI가 기대 외로 고성능을 보이지 않을 거라고 단정하고 있지만 이 책이 쓰여진 지난 해에는 예측하지 못했을 규모로 AI는 급진전했다. 이미 특이점에 이른 상태고 올해 안에 그 100~1000배 이상의 규모로 발전한 모델이 공개된다고 예정되어 있다. 인간의 수준을 벗어나는 정도가 특이점인데 그 이상의 발전이 올해 안에 공개되는 것이다. 저자분은 이 방면에서 다소 근시안적이셨다. 인공지능 외에도 양자컴퓨팅, 로봇 기술, 나노 기술, BCI 기술, 유전자 조작 등 다양한 방면에서 파괴적 혁신이 잇다르고 있음을 경제학자인 저자분은 모르고 계신듯 하다. 4차 산업 혁명의 미래는 곧 인류 지성들의 기대치를 넘어설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저자분이 4차 산업혁명과 경제적 혁신의 기류를 우습게 보시는 경향이 있으신데 그러한 자신의 주장을 펴기 위해 세계경제포럼의 주장까지 일부층의 주장일 뿐이며 다수의견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계신 것이다. 이미 기후위기설로 보았듯 주류는 자신들의 주장을 펴기 위해 반대여론을 일축하고 무력화하기가 성공적이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이 다수이지만 현재는 주류가 주장하는 기후위기설은 정설이 되어있으며 반대론자는 정신이상자로 몰리는 실정이다. 세계경제포럼 역시 정재계의 주류 여론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미 올해 열린 세계경제포럼에는 약1000개의 다국적 기업이 자금을 지원했으며 각국 정치인들, 미디어의 저명인사들, 유명인들까지 참가하고 있다. 올해에만 116명의 억만장자가 참석한 포럼이라는 말이다. 미국에서만 올해 33명의 억만장자가 참여했고 JP모건체이스, 블랙록, 아마존, 화이자, 모더나 등의 주요 기업관계자들과 게이츠 재단, 소로스 재단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주류이며 주류가 주장하면 절대다수의 의견이 아니더라도 주류의 의견이 되고만다. 그리고 곧이어 정설이 된다. 그들이 주장하는 세계경제 양상이 실제와 다르면 실제로 만들어버릴 능력이 있는 것이 세계경제포럼의 참가자들이다.


저자분의 견해에 대해 이런 몇몇 이견은 들었지만 이 책의 주제인 경제병리학과 금융위기에 대한 가설은 들어보고 싶은 이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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