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불편한 진실 - 7가지 테마로 본 인류 사회의 기만과 위선
태지향 지음 / 구텐베르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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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7가지 테마로 본

인류 사회의 기만과 위선

우리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이

정말 옳은 것일까?

질문하고

의심하고,

그리고 저항하라

학문, 예술, 정치, 종교, 문화에 숨은 권력의 가식적인 얼굴을 폭로한다!

옳고 그름, 맞고 틀림, 미와 추,

신성함과 불결함, 고결함과 천박함...

인류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이분법적 사고

그런데 꼭 그렇게 봐야 하는 걸까?

7가지 테마를 넘나들며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이어지는

거침없는 폭로와 비판, 그리고 따끔한 일침

진실의 가면을 쓴 권력의 민낯을 직시하며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로 가기 위한

토대를 다진다

...............................................

위와 같은 책 표지 뒤의 카피들과

다름없는 책 소개에 끌려 서평단 응모를 하게 된 책이다.

본서에 대해서는 책을 읽으며 호응과 의문이 동시에 일기도 했다.

술자리에서 오갈 법한 문제의식들이 조금 체계적으로

저술 형태가 된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저작이었다.

문제의식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근본적으로 근원적 문제 제기가 아니라

갸우뚱한 의문과 함께

나름 사회에 순응하는 논리를 펼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쓴맛의 피폐한 철학인 니체철학을 필터로

세계를 조망하고 있었고 나로서는

쓰디 쓴 잔이라는 데에 기존의 세계관과 큰 다름을 느끼지 못했다.

권력 의지를 당연시함은 그렇다 해도 그렇다고

폭력의 정당성을 부르짖고 귀족을 동경하고

추앙하는 바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니체의 피폐함은 귀족을 동경하되

귀족이 대중에게 필요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데에서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귀족의 존재 자체를 찬양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니체 철학을 지지한다.

평등을 이야기하다가 귀족을 동경하고

정의에 대한 의문이 폭력과 권력의 당위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갸우뚱을 너머 팔짱을 끼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진보가 보수가 된다고 해도

진정한 진보를 향하는 길에서는

다시 진보가 되리라는 말을 언급하는데

정작 저자의 저작을 읽으며 저자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건

진보적이지도 않고 보수적이지도 않다는 것이었다.

그저 많은 사유일 뿐 무르익지 않은 시선일 뿐이라 보였다.

저자는 권력이 차이를 낳는 것이지

자본은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는 데서도

무언가 유체이탈 화법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자본은 결국 권력의 이야기일진데

분리할 수 없는 것을 나누어

이건 그르지만 저건 옳다?

유체이탈 화법도 아니라 일자의 가면을

쓰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회 비판적이라기에

충분도 아니라 넘치게 사회화가 충만한 관점이라

여실히 다가왔고 공감할 부분이 크지 않은데 반하여

공감이 되기에는 이상한 시각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유들도 더러다.

다양한 분야를 화두 삼아

나름의 사유를 펼쳐간 걸

내보이고 싶었던 것 같기는 한데

좀 더 채 치고 익어가는 시간이 필요했더라면 어떨까 싶다.

#이토록불편한진실 #태지향 #구텐베르크 #나름의사유 #세상을해석하려는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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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멍청해지기 전에 - 150년 동안 인류 지성사를 이끈 68가지 지혜
필립 길버트 해머튼 지음, 박정민 옮김 / 필로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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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의 비밀 독서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출간 전 50인의 비밀독서단에 응모한 이유는 도발적인 제목 때문이 아니라 ‘인류 지성사를 바꾼 100권 중 하나’이고 ‘하버드, 예일 대학교 추천 도서’이고 ‘아인슈타인과 처칠이 극찬한 지적 생활 가이드’라는 소개 그리고 우리 시대의 ‘숱한 정보로 멍해지는 뇌를 150년 전에 예측한 문화 평론가의 저서’라는 책 소개 때문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의 이 책에 대한 소개들을 보며 넘쳐나는 데이터들과 주의력을 빼앗는 스마트폰 알림으로 인해 기억력은 희미해지고 독서 능률도 떨어질 때 기억력과 사고력과 판단력을 되찾고 싶다면 선택해야 할 책이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받아들고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본서에 대한 나의 판단을 재고하게 되었다. 이 책은 영문 제목처럼 ‘지적인 삶’은 어떠한 것이며 지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깊으면서도 폭넓게 담론하는 책으로 삶에 대한 시선과 사유가 남다른 잠언서 성격의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분에게]라는 편역자분의 책 소개에서부터 그런 감상이 시작되는데 그의 소개를 남기자면 이렇다.

 

“이 책이 말하는 지적 생활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거나 지식을 축적하는 데 있지 않다. 마치 한 그루의 나무가 씨앗에서 시작해 깊은 뿌리를 내리고 무성한 가지를 뻗어가듯, 우리의 지적 성장 역시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 해머튼은 지성이 단순한 암기나 형식적 학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깊어지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그는 인간의 사고가 문법학자들이 정한 딱딱한 규칙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와 경험을 통해 유기적으로 발현된다고 보았다.”

 

“지적 생활이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모든 순간에서 배움을 발견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즐기며, 끊임없이 더 높은 관점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의 습관이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스승이 될 수 있다. 지성이란 결국 일상 속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찾고,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지속적인 태도인 것이다.”

 

본서의 소개로 편역자의 이 글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지적 성장과 지성에 대한 저자의 관점과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글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구어체로 번역되어있다. 그래서 작가로부터 조언을 받는 기분이기도 하고 때로는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기도 하다. 삶에서 지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들, 그리고 지적인 삶을 위한 양식과 태도들 왜 학습과 독서가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 깊게 관통하기도 하고 세부적으로도 상세히 담론하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지적인 삶이란게 특정한 인물이나 특출난 인물들에게서만 나타나거나 필요한 것이 아니란 말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여러 계층과 처지의 사람들을 지켜본 결과 ‘진정한 열망만 있다면, 누구나 지혜로운 사고방식을 익힐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네.”

 

저자는 지적 생활에 대해 확고하게 정의하고 있기도 하다.

 

“지적 생활이란 ‘완수해야 할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라는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네.”

 

지적 생활에 있어 물리적 변화처럼 상태의 변화를 가져오고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들이 담긴 책이 본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큰 줄기라면 지적인 삶을 위한 태도와 지적인 생활을 위한 건강 관리, 감정 관리, 시간 관리, 부부와 친구와 지인을 비롯한 인간 관계, 도덕성, 생계 문제, 삶과 학문(학습)에서의 조화 문제, 작업에서의 태도, 독서와 학습에서 실용성 등 10개의 장으로 저자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가지들이랄 수 있을 68개의 작은 장들은 저자로부터 받는 관심과 애정이 깃든 68개의 편지라고 볼 수도 있을 내용이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우리의 마음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네. 지식을 얼마나 배워야 하는가는 실로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지. 우리의 존재가 많이 아는 것과 적게 아는 것의 균형으로 결정되기도 하니 말일세. 하지만 단순히 많이 아는 것이 최선은 아니네. 지식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기억하게 ‘너무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몸에 해롭다’는 것, 그리고 ‘모든 지적 활동은 결국 [육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 말일세. 누구든 자기 몸을 무시한 채 ‘육체를 초월한 영적 존재’인 양 구는 것은 위험 하다네.”

 

철학처럼 다가오는 그의 말도 있지만 150년 전에 살아가셨던 분의 현실적인 조언들은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나름의 정의들은 아무리 오랜 세월로도 바뀌지 않는 것이구나 생각되는 것들도 있었다. 

 

“젊은이는 오래 사는 것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더군. 하지만 지적 생활을 영위하는 이들에게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한 기회라네. ...중략... 훌륭한 사상가나 예술가들이 오래 살며 지식을 깊이 쌓고, 사고를 확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것만큼 경이로운 축복도 없다네.”

 

여기서는 도가의 장생구시 長生久視 관점이 떠올랐다. 오래 살며 보고 느끼고 배우며 성장하는 자체를 목표로 삼은 도교적 관점이 서양의 지성에게서도 엿보이니, 지역의 차이도 뛰어넘고 통시적으로도 아울러지는 대답이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사람들은 흔히 ‘미루는 습관은 시간을 훔치는 도둑’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일을 미루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아껴주는 경우도 있다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땐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말이 있네. 이는 초인적 속도의 나폴레옹이나 한 유명 화가가 남긴 교훈이기도 하지. 성급한 행동이 오히려 시간을 낭비하게 할 수 있으니, 적절한 멈춤이 필요하네. 방향을 잘 가늠하며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결과적으로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라네.”

 

미루는 습관과 멈춤에 대한 작가의 말은 이 시대까지 강조되는 통론과도 완연한 차이가 있다. 깨어있는 이들은 기존에 주어지는 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숙고를 거친 후 수용할만한 것을 수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예이기도 했다.

 

조언 같기도 대화 같기도 한 저자의 이야기들은 많은 부분 반론이 일기보다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잠언집 같다는 감상이 가장 컸다. 실용적이기도 하고 통론적일 때도 있지만 어르신들의 말씀이 꼰대 같을 때가 있고 깊은 지혜가 느껴질 때가 각각 다르듯이 본서의 내용은 지혜가 느껴지고 지성의 길을 걸은 옛사람의 연륜이 묻어나기도 한다. 류시화 시인이 엮은 잠언집들에 갚은 감상이 들었다는 분들이라면 본서도 분명 깊은 여운과 교훈을 느낄 거라 장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본서는 매 장의 마무리마다 [현대인을 위한 지적 생활 가이드]라는 아마도 출판사에서 저자의 말씀과 같은 맥락의 현대적 부연 설명과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 부분도 상당히 설득력 있게 와닿는다. 잠언으로서 감상만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 효과를 남기는 조언이 될 수 있도록 완성도가 갖춰진 책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열띤 학구열의 시대인 이 시대에 학습과 교양을 위해 어떠한 조언을 주며 마음의 안정까지 가져오면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제시가 있는 책이기도 한 이 책은 이 시절에 읽어봄직한 책이지 않나 싶다.



#어제보다멍청해지기전에 #필립길버트해머튼 #필로틱 #50인의비밀독서단 #에세이추천 #자기계발서추천 #디지털디톡스 #인문학책추천 #40대책추천 @book_ta_ku @philotic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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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다는 건 무슨 뜻일까? - 뇌과학자가 알려주는 AI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모나이 히로무 지음, 안선주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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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머리가 좋다는 것의 정의, 머리가 좋은 사람들의 특성 그리고 머리가 좋아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줄 것 같은 책이다. 저자는 지능과 지성의 차이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지능은 답이 있는 문제를 잘 추론하여 답을 찾아내는 것이고 지성은 답이 없는 것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과 결론에 이르는 문제해결 능력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본서를 읽으며 지능에서 AI와 경쟁하겠다며 인공지능과 경쟁할 생각을 하지 말고 인간 지성을 완성해 나아가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저자는 [머리가 좋다는 건 무엇일까?]라는 본서의 제목에서 연상되는 정의를 마지막쯤에 내리기도 하는데 노자의 정의에서 이런 정의에 다가서기도 한다. ‘지인자지 知人者智 자지자명 自知者明이 그것인데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기를 아는 사람은 총명하다라는 말이다. 결국 머리가 좋다는 것은 남을 알고 자기를 아는 것 또는 자기를 알고 남을 아는 것을 이야기하는 말이 아닌가 한다. 그러고 보면 본서가 이야기하는 뇌과학이라는 것 자체가 자기와 남, 딱 인간을 이해하는 길 가운데 가장 설득력 있는 접근 중 하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자는 일본에서 대중적으로 유명한 뇌과학자로 일본 학술진흥회 특별 연구원과 이화학연구소 뇌과학종합연구센터 연구원을 거친 인물로서 1984년생이라는 연구학자로서는 비교적 젊은 나이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일본 대중에게 뇌과학 대중서들을 전파하고 있는 유명 뇌과학자이기도 하다.

 

본서를 읽으며 뇌과학자인데도 불구하고 몸이 먼저이고 뇌는 다음이 아닐까? 장이 우선이고 뇌는 그저 제2의 장이 아닐까?’라는 뇌과학자로서는 의외의 질문들을 던지기에 이 사람 참 독특한 학자구나 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대부분 서양의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지성과 이성에는 뇌만 있으면 된다는 식의 결론을 가져오는 저작들이 흔한데 인간이라는 과제에서 답을 뇌가 아닌 장에서 찾고 몸이 주체라는 답에 이르는 뇌과학자는 이 사람이 처음이었다. 초반에 이런 의문을 제기하기에 이 뇌과학자가 서술하는 머리가 좋다는 개념의 정의는 무언가 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저자는 인간은 상향식 입력과 하향식 출력을 거치는 세 가지 필터가 있다며 지각하는 작용을 하는 제 1필터, 기억과 감정을 근거로 판단하는 제 2 필터, 행동하게 하는 제 3필터를 각각 논한다. 그래서 감각을 인지하는 기능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며 기억과 감정이 같을 수 없기에 행동 역시 다른 것이 당연하다고, 모든 인간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과거 뇌에서 청각과 시각과 피부 감각, 후각을 전달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전달되고 수신되는 주파수 영역대가 사람마다 다 차이가 제법 크다는 연구 결과를 본 기억이 났다. 사람마다 색깔과 소리의 높낮이와 피부 감각, 후각이라는 것을 지각하는 것이 각 사람마다 다 차이가 나고 심지어 그 차이가 클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내가 파랑으로 인식하는 것을 누군가는 내가 인식할 때는 보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다. 이건 우주 다른 행성의 대기를 상상한 상상도의 색채를 보며 내가 신기함을 느꼈던 색감대로 현재 세계의 대기를 보는 눈을 가진 이가 있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다른 사람이 뭘 보고 뭘 듣고 뭘 느끼는지 우리 각자에게 미지라는 말이 된다.

 

저자는 이렇게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자기 정동에 대한 해상도가 높아야 감수성과 반응 표출력의 다양성을 인정하게 된다고 이러한 판단 이후에 의사결정의 판단이 있어야 리더로서 자격을 갖추게 된다고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타인과 자신의 차이를 아는 대에서 리더로서의 자격이 생긴다는 말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리더라는 것은 아마도 머리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니 저자가 이미 정의한 대로 남과 자신을 알고 남의 경험을 대리 체험하며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저자의 정의들을 고려하면 본서는 머리가 좋다는 것에 대한 정의와 함께 리더의 자격을 논하는 책이 될 수도 있다.

 

저자가 말한 머리가 좋다는 것의 정의와 기능을 분류하지 않고 나열하면 처음은 이렇다. 신체의 활동 범위와 동작을 뇌가 인식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못하던 동작, 색다른 동작을 제대로 시행하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뇌는 보상을 얻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뇌는 예측을 하는 장기로서 이 세계에 대해 경험을 통해 예측하는 뇌내 모델을 수정하니까 능동적 경험으로 거듭 실패하며 예측 모델을 갱신해야 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옹알이를 할 때 아무 소리나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거듭되는 시행착오에서 제대로 된 답을 찾아내는 학습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자잘한 실패가 성공으로 이끈다는 식의 말을 저자는 하고 있다. 그리고 뇌의 역할에서 사회적 상호작용도 중요한데 공부만 하게 하는 학부모로 인해 이런 기능과 작용을 뒤로 미루도록 강요되는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적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한다. 공부만 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아이에게 학습과정인 실패와 경험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시행착오를 할 수 없도록 만들어 반쪽짜리도 못 되는 인간을 만드는 길이 된다. 또 경험하지 못한 것에는 경험맹 상태가 되고 한 가지 경험만을 지속해도 그것밖에 인식 못 하는 경험맹 상태를 유도하니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또 뇌는 예술을 감상하거나 선 수행을 하거나 마음챙김 명상을 할 때 감각을 차단하고 자기 내부 모델과 내수용감각을 관측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때 감각차단의 과정이 외부 세계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해 자기 마음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와 뇌 속의 지혜 주머니 기억을 관측하고 때에 따라 다시 만드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예술 감상이나 명상이 기존의 정보를 관측하거나 재구조화해서 새로운 해결책이나 관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독서나 예술 감상은 타인의 삶을 대리 체험하며 정동의 변화를 가져오고 감정 표현 능력이 탁월해져 타인과 자신을 이해하는 길을 확장해준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 이러한 과정은 리더로서의 자격을 확장하는 길이기도 하다. 또 뇌내 별아교 세포는 에너지를 전달할 뿐 아니라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뇌의 물이 지나가는 길이 되어 뇌를 청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뇌의 기능이 원활하려면 노폐물 제거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런 기능이 떨어질 때 알츠하이머 등이 유발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작용은 뇌가 쉴 때 특히 깊은 잠을 잘 때 활성화된다고 한다. 아마도 깊은 명상 상태에서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느닺없이 일어나는 상황, 의외의 위기 상황 한국어 패치로는 난감한 상황에서 별아교 세포도 작용하고 뇌가 일관된 노선에서 벗어나며 자극받을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고 한다.

 

요가나 기체조 또는 무용 그리고 선이나 명상, 예술 감상과 독서, 모험과 역경, 일탈, 친구와의 시간 등으로 나열할 수 있겠는데 이것이 똑똑한 사람과 리더를 만드는 당연한 길이라는 말이다.

 

본서는 머리가 좋다는 건 무슨 뜻일까?’라는 단순한 물음을 던지며 시작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간은 무엇에서 만족을 느끼며 살아가는가까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깊이가 있는 책이라는 감상을 갖게 했다. 일본 책답게 실용적인 면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해 경쾌한 서술로 간명하게 답을 향해나가지만 곱씹어보면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무겁지 않게 독서하고 싶지만 사유하며 깊이 들어서 보고도 싶다는 분들에게 권할 만하지 않나 싶다.


책추천해주는여자 미니미님을 통해 갈매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머리가좋다는건무슨뜻일까 #모나이히로무 #갈매나무출판사 #뇌과학 #책추천해주는여자 #책추천해주는여자_minimi @cheom1013 @galmaenamu.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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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아름다운 우리 그림 - 한국 전통회화 들여다보기
이소영 지음 / 미술문화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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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문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우리 그림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볼 기회가 되어줄 책이라 생각해 다가서게 되었다. 사실 서양미술은 여러 저작이나 영상 매체로 흔하게 접하지만 동양화 그것도 한국화는 유독 취미인 경우가 아니라면 일상에서 흔히 접하며 살지 못하는 것 같다. 저자분 말씀처럼 대부분에 한국인들은 수묵화보다는 수채화를 먼저 배우고 미술관을 찾는다고 해도 서양화를 친숙하게 여기지 않나 싶다. 대학에서 한국화 학과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하니 저자분 언급처럼 한강을 위시한 한국의 문학 그리고 K-, K-컬처, K-아트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과는 상반되게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이러한 때이기에 더욱 한국의 것들이 하나하나 되짚어지는 순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은 우리 그림을 자주 접하며 살아가지 않던 리뷰어 본인도 우리 그림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19세기 작자 미상의 [화초도]라는 지직화와, 같은 시대 박병근님의 [낙화화초도]라는 인두화 같은 실험성 높은 그림도 인상적이었으나 신사임당의 [초충도] 가운데 [오이와 개구리][양귀비와 도마뱀] 같은 조선시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자연의 장면을 소소하지만 섬세히 옮긴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18세기 심사정의 [토끼를 잡는 매]처럼 냉엄한 자연의 진리를 아슬아슬한 장면으로 한 폭에 담아낸 그림도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17세기 조속의 [달밤 고목 위의 새]는 자연의 한가로움과 은은한 여유가 느껴지는 듯했다. 부채 하나에 금강산의 산맥들을 담은 정선의 [정양사]는 장엄함이 아기자기한 종이 위에도 그려질 수 있다는 걸 느끼게도 해주었다. 18세기 이인상의 [구룡연]은 단순한 선과 그 아래에 여리고 짙음 몇 개만으로 자연을 옮길 수도 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감상이 담기게 해주었고 [병국도] 역시 그저 선만으로 숙연함을 느끼게 할 수 있음이 놀라웠다. 김홍도와 동갑이라는 화원 이인문의 [끝없이 펼쳐진 강과 산]는 서양화와는 다른, 단순함 가운데 은은한 매력으로 자연의 장엄과 기묘함을 그려내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기도 했다. 14세기 고려 작자미상의 [수월관음도]는 불화가 이토록 매력적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되는 그림이었다. 불화가 그려지는 과정도 일반 그림과 다르다 보니 그것이 그림이 오래 가도록 하기 위해서인지 보살과 부처님을 남다르게 표현해내기 위해서였는지 의문이 일면서도 불화에 대한 이끌림을 느끼게 되었다.

 

본서에는 김홍도나 신윤복의 민화부터 산수화, 일상의 책가도나 화성행궁도, 흔히 접하기 어려운 배다리를 주제로 한 그림, 근대 한국화가들의 초상화와 담채화 등마저도 수록한 다양한 주제로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돌아보는 책이다. 지직화, 인두화, 혁필화 외에도 지두화 같은 실험적인 그림들도 수록되어 있고 무엇보다 색달랐던 것은 유명 한국화가의 그림만이 아니라 작자 미상의 그림도 26점 이상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그림이 한국의 제일이니 보아라인 것이나 한국인이면 이 정도는 알아둬라 라는 충고 따위가 아니라 한국에는 이런 아름다움과 기발한 주제인식도 있었다는 토로 같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언젠가 이 책과 같이 유명 그림이 아닌 우리 그림 가운데서도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그림들까지 대상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등장한다면 우리가 우리의 아름다움을 얼마나 알고 있었나 하는 집단 자성에 이르게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박래현, 채용신, 이응노 같은 근대 화가들의 한국화도 그 각자에게 각각의 감상이 다채롭게 남기도 했지만 우리 그림의 특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실험적일 때도 나름의 색깔을 만들어가기도 하는 면이 옛 그림만이 아니라 근대와 근대 이후의 우리 그림에 대한 관심마저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다.

 

본서를 통해 우리 선조들의 관심사와 그 시대의 시각과 시대적 풍속, 그리고 선조들과 현대의 우리 사이 시대를 가로지는 흥취 등 다채로운 감상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우리 그림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림의 양식 역시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실험정신을 가지고 고민하며 그림이 그려져 왔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유명세가 없다고 작품성이 없거나 작가 정신이 없는 것이 아니란 것을 작자 미상의 그림들을 보며 느꼈다. 우리 그림이 주는 의미가 이만큼이기만 해도 우리에게 가까이 해야 할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리뷰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이 기회에 꼭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싶다. 한번 그림을 보게 된다면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될 거라 장담해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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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행복 -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배우는 행복에 관한 철학 수업
양현길 지음 / 유노책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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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인생수업] 이후 두 번째로 읽어보는 고대 그리스 철학책이다. 플라톤의 제자이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스승이기도 한 그의 철학에서 플라톤의 가르침이 전승된 부분과 함께 그의 독자성이자 이후 유학의 가르침과 맞닿은 대목도 눈에 들어왔다.

 

행복을 그 자체로 추구할 진정한 의미라 하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자족성과 진정한 인생의 목적으로 보는 목적성을 가진다고 보며, ‘주어진 이성을 최대한 활용해 인간답게 올바르게 사는 상태미덕이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추구하는 삶을 의미 있는 것으로 보았다. 물론 외적인 요소도 덕을 실천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보아 현실성이 결여된 행복 추구를 강요하는 가르침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어나는 사건에 의해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해 그들이 갖는 견해에 의해 괴로워한다는 에픽테토스의 말을 들며 행복과 괴로움 사이를 가를 기준은 스스로의 선택에 달린 것으로 보게 하고 있기도 하다.

 

본능적 즐거움과 자극을 의존하는 쾌락적인 삶과 명예와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는 정치적인 삶은 이 의존성들이 지속적이고 안정된 행복을 추구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관조적인 삶을 추구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이는 진리를 탐구하고 사물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는 삶을 말한다. 인간 고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활동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며 이러한 활동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관조적인 삶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그는 관조적인 삶이 인간을 가장 고귀한 상태로 이끈다고 보았다. 몰입은 이러한 상태로 이끄는 근간으로 관조적인 삶과 몰입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외부 요인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한다. 몰입은 관조적 삶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관조적인 삶은 몰입에 의해 더 깊이 실현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중용과 절제이다. 중용은 때에 맞춰 적합한 판단을 하는 것을 말하며 절제는 즐기되 적절함을 아는 데 있다. 느슨하기만 한 것이 중용이 아니고 억압하고 배척하는 것이 절제가 아니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며 갖추어야 할 것으로 또 다른 것은 실천적 지혜상대방의 입장과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을 이른다. ‘숙고할 때도 상대방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결정을 내릴 때 반드시 참된 이성과 올바른 욕구가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를 의지적 욕구라고 했다. 이는 이성이 올바른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욕구가 행동으로 옮겨지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반복을 통해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것으로 실천적 지혜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반복과 성찰을 통해서 내면에 자리 잡는 것이라 한다. 실천적 지혜란 다양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숙고하고, 판단하며,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의 반복에서 얻어지는 지혜를 말하는 것이다.

 

또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자기애라는 것은 지금의 나와 내가 꿈꾸는 최고의 나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는 것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알베르 카뮈는 인생은 내가 내린 선택들의 총합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무리 사악한 인간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그들로 인하여 파괴되고 오명을 덮어쓰는 상황이라고 해도 자기가 이루고 싶은 자신을 스스로 지키고 만들어가는 삶은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필귀정이란 말이 사실이라면 진실이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고, 세상이 그런 게 없는 지옥이라 지옥이란 실명 값을 하는 게 지구라고 해도, 나는 나를 지키며 온전한 내가 되기 위해 살아간다면 언제 어떻게 죽더라도 한과 한탄은 남더라도 나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의 일부 내용 중 내게 와닿는 대목만 남겼지만 전체적으로 두고두고 헤아려 볼 만한 내용들이 담긴 책이기도 했다. 자기성찰의 시간을 좋아하고 외향보다는 내향의 시간이 자주인 분들을 위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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