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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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더 이상 생산수단을 갖지않는 것으로 변한만큼, 4차산업혁명(제2기계시대)의 우리의 살길은 케케묵은 노동윤리가 아닌 ‘탈노동적 분배제도 구축’에서 찾자는 철학자의 목소리가 반갑다. 다만 저자 말대로 이 ‘포스트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런 정책들이 받아들여질지 모르겠고,각자도생이 (나조차도)내면화된데다 언택트까지 하는 중인 알고리즘의 노예 확증편향적 개인들에게… 과연 남겨진자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이 있을랑가 모르겠고,(당장 떠오르는 청년 ㅋㅋㅋ 정치인 이준석을 보라) 그리하여 슬프게도 혐오와 능력주의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 차라리 블록체인을 통한 디지털 자산의 재편이 그나마 현실적인 밀레니얼들의 희망인건가.. 싶다가도, 막상 코인열풍보면 또 심장이 알싸하고요… 무튼 읽긴 읽었으니 제가 내리는 결론은요… 책에서도 스리슬쩍 다루기는 하지만 언택트 이후로 더 심각해질(!) 플랫폼경제와 플랫폼노동의 이면에 대해 지금의 메타버스나 비트코인보다 훨씬 더 많이 이야기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물론 난 요즘 코인 책 겁나 보고 있지만 ㅋㅋ)이 든다. 플랫폼 노동의 생태계에 대한 전체 사회의 신랄한 각성 필요.. 새로운가난이 온다?? 비정규직 보다 더한 플랫폼 노동이 온다…아니 왔다.. 배민을 타고, 코로나와 함께.. 하아.. 그것이 남겨진 자들을 위한 연대이면서도 나 자신의 생존과 가장 직결되어있는 문제라서 솔직히 너무 속상하고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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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마루 2021-06-24 1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3개를 주셨네요. 저는 5개를 준 책입니다. 저자가 맘에 들더라고요. 정서적으로요. ㅋ
글을 친절히 잘 쓰긴 하지만, 잘 읽히는 내용은 아니었어요. 알아두면 좋겠으나 흥미롭지는 않은...
기본소득에 대한 말이 많은데, 적어도 이 정도는 읽어보고 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지 예측하면서 논쟁하면 좋겠어요.
얼마 전 유시민씨와 함께 토론하는 방송에 나왔는데, 직접 보고 들으니 더 괜찮더라고요. 기대되는 저자입니다.

공쟝쟝 2021-06-24 14:04   좋아요 0 | URL
저두 정서적으로 맘에 들었어요. 탈노동 기본소득 주장하는 것도 넘 좋은데, ‘연대‘의 의미로 호소되는 것이 좀 구태의연하게 느껴지긴 했어요.. 너무 좋은 아이디어인 만큼 더 똑똑하고 실효성 있게 개인의 이득을 자극하며~ 신나게 이야기해 줄 사람 필요해요~ 책은 너무 착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 구어체여서 더 그랬나...?? 당근 원래라면 별 다섯개 줬을 좋은 책이었어요 ㅎㅎㅎ 다만 요즘 제가 별의 인플레이션을 조정 중이라ㅎㅎ (별 세개 면 추천하는 책....이랍니다 ㅋㅋㅋ)
 
과잉존재
김곡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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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관계에서 책 이야기란 어쩐지 내가 아는 척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차라리 가까운 이들과는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나누는 편이다. 각자의 이야기가 나눠지면서 서로를 한번 더 알아가는 기분이 좋다. 그래도 나는 영화보다는 읽는 것이 더 좋아 늘 책 이야기가 목말랐다. 책으로 소통하고 싶고, 연결되고 싶고, 같은 책을 읽은 감상들을 나누면서 대화하고 싶어서 #북스타그램 이란 걸 했다. (동시에 #북플 도 했지요~)


인스타의 특성상 긴 문장을 쓸 수가 없(ㅠㅠ 100자평도 1000자가 되어가는 나라는 인간) 었기에 북플(알라딘 서재)보다 힘들었다. 그래도 나름 재밌게 했던 것 같다. 나야 좋지만, 이 책을 누가 읽어? 팔려? 그러나 세상에는 정말로 <캘리번과 마녀>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이 존재했고, 나는 기뻤다. 사람들의 근사한 책장을 구경하는 것은 나에게도 내 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꾸게 했고, 잘 정리된 책상 위에 쌓인 책탑과 필사 노트들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내가 좋아해서 올린 책 리뷰에 작가님들이 눌러주는 ‘좋아요’는 놀라웠고, 영업하지 않았는데(!) 영업당해 읽었다는 감응의 글은 신기했다. 좋아하는 북스타그래머들이 읽는 책들을 그냥 따라 산 적도 많다.

하지만 인스타를 어슬렁어슬렁하다가 결국 서재에 정착했는 데, 내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좋아요’가 50개 그 언저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알라딘 서재는 좋아요가 50을 넘기는 법이 없다. 완벽한 곳이다.) 그런데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내 간절한 욕구를 넘어서버린 북스타그램의 피로감. 그것의 정체는 뭐였을까. 책에서 힌트를 찾았다.

“(73)하지만 너무 많은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너무 많은 ‘좋아요’는 좋음이 아니다. 외려 과잉 공급되는 친구들과 ‘좋아요’는 우정과 좋음의 가치를 폭락시켜 “자기 자신의 가치 절하(devaluation of the self)”를 초래한다. SNS 조울증이란 이런 거짓 자기의 인플레이션에 의한 진짜 자기의 파산에 다름 아니다.”
“(74) 그러니 SNS의 우울증의 원인이 남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 있다는 견해는 사실이 아니다. 반대로 SNS의 우울증의 근본 원인은 SNS 조울 회로가 사용자의 영혼에 박아 넣는 이러한 “참자기와 거짓 자기 사이의 분열”로서의 자기 양극화, 그 절대적인 자기 박탈감에 있다.”


‘좋아요’ 인플레이션. 좋음의 가치 폭락. 무한히 공급되는 친구. 쉬운 언팔로우. 저자는 최악의 경우 SNS가 “자아의 원심분리기”가 된다고 표현했는 데, 탁월하다.

“(76) SNS 조울 회로는 자아를 전능감과 무능감, 과열과 급냉, 과잉과 과소라는 두 극단 사이에서 정말이지 빙빙 돌리고 돌리고 또 돌려서, 과잉된 흥분과 과잉된 무기력 외에 다른 어떤 현실감각도 찾을 수 없게 만들고, 심지어 그 둘을 판별 불가능하게 만든다. 진짜 세계는 휘발된다.”


책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내 소박한 욕구는 인스타그램 속 무한히 공급되는 친구들(?) 사이에서 매번 갈팡질팡했다. 책이 아니라 온라인 인맥을 만들고, ‘좋아요’를 받기 위해 접근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고, 꼬박꼬박 답 좋아요를 누르지 않은 죄로 언팔이 된 적도 ㅜㅜ 있었고, 질 좋은 리뷰로 얼떨결에 북플루언서(?)가 된 후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는 친구들도 종종 보였다. 가장 슬픈 건 그래도, 어쨌든, 팔아야 하는 마케터들의 타임라인이었는 데… 좋아하는 것이 업이 된 이들의 ‘과로’를 보는 일…. 고생들이 많으세요….

무튼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나는 전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았다. 내 취미가 독서여서 참 다행이고(‘일’이 독서가 아니길 얼마나 다행인가), 내가 북플루언서가 아니기를 참 다행이다(좋아하는 것이 어느덧 ‘일’이 돼버리는 걸 보는 괴로움)!라는 생각은 많이 했는 데, 그것이 애정 하던 인친들의 ‘자기 박탈감’(자신이 누구인지를 잃어버리는)’을 은연중에 느꼈기 때문이었나 보다.

SNS에는 ‘적당히’가 없는 데… 나 역시 ‘적당히’를 모르는 중독에 취약한 인간이기 땜시… 무튼 남들 책 구경에 푹 빠져있었던 ‘북스타그램’을 딱 끊었는데 그 이유는 (본론) 혹시라도 북플루언서가 돼버릴까 봐…!!!!!?????🤭 으하하하?????? 셀럽은 괴로워 보이더라고요. 전 셀럽이 되고 싶지 않았어... (이상 SNS 시대가 낳은 과잉 주체의 북스타그램 끊은 이야기).

그리고 초보 책벌레에서 이제 어엿한 독서 중독자(ㅋㅋㅋ 아니 또 중독이래ㅋㅋ)로 발돋움하고 보니 역시 책은 구경보다 읽는 게 좋고, 누군가의 인생 책, 추천 책 보다 내가 읽고 있는 책에서 만나는 책이 더 좋다. 책 속에서 책이 나오는, 책들 안의 하이퍼링크 연결고리 꿀잼. 아는 사람은 다 알지요?


***

사실 이 책에 대해서는 백자평에서 하고 싶은 말 다했는 데, 특별히 5장이 읽기에 훌륭하다고 느낀 이유를 좀 더 부연하고 싶다. 한국의 묻지마 범죄, 충동범죄에 대한 분석인 데- 지난 시기의 ‘연쇄살인’과는 다른 양상과 패러다임이라는 지적이다. 경계를 지워버린 과잉 주체에게는 ‘사회’역시 없으므로 그는 ‘반사회’적일 수 없고, 그러므로 그들의 충동에 ‘사회 불만’을 가져다 대지 말라는 주장이었다. 한참 n번방 사건으로 시끄러울 때, 조주빈 등에게 ‘범죄자에게 서사 부여하지 말라’는 담론이 일었는 데, 그것과 맥이 닿아있어서 솔깃했다.

“(98) 충동범죄는 사이코패스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사이코패스가 반사회적인 성향을 갖는 것은 그의 자아가 적어도 초자아에 저항하여 이겼기 때문이다. 반면 과잉자아는 초자아와 싸우지 않는다. 그를 흡수하고 먹어버린다.”
“(105)지난 세기의 범죄가 너무 많은 통제와 억압 때문에 일어났다면, 이번 세기의 범죄는 너무 많은 가능성과 자유 때문에 일어난다. … 충동범죄의 동기를 ‘불우한 과거’나 ‘사회 불만’에서 찾는 견해는 두 패러다임을 혼동하는 것이다. 그건 지난 세기에나 통용되는 구닥다리 프로파일이다. ‘피해의식’을 말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전 패러다임과 혼동된다. 많은 ADHD 아동이 행동이 제한되면 흥분하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충동 범죄자가 폭발할 때 느끼는 감정이 이와 같다.”
“(108) 디지털 성범죄 역시 충동범죄다. n번방 사건에서 가해자들의 목적이 돈이나 성이었다고 볼 수 없다. 지겨워지면 파일을 지워버리거나 남에게 넘겨버리는 식의 통제 욕망도 부차적 차원에 남아있다. 거기에는 아무나 걸리면 ‘노예’로 만들어 영혼을 지워버리고, 몇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그 비명과 피눈물만큼이나 팽창해가며 스스로 전능하다고 여기는 망상적 과잉 자아의 망상적 과잉 발육 이외엔 다른 목적이 없다. ’n번방’의 관리자 문형욱의 ID는 ‘갓갓’이었다 ‘갓’이 두 번이나 있다. n번방 사건은 집단 묻지마 성착취다.
“(109) 만약 미디어가 범죄에 뭔가를 기여한다면, 그것은 폭력적인 내용이 아니라 하이퍼 한 형식의 교육을 통해서다. 즉 하이퍼미디어와 하이퍼링크를 통해 학습되고 모방되는 것은 하이퍼 한 인격 자체, 하이퍼 할 수 있다는 전능감 자체다. … 과잉 충동의 인간은 이미 걸어 다니는 하이퍼링크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막히면 폭발한다.”
“(110) 같은 이유로 소거 충동은 파일을 마우스 버튼 하나로 쉽게 지우고, SNS 친구를 언팔 버튼 하나로 쉽게 차단하는 클릭의 형식이 충분히 학습되고 교육되지 않으면 출현할 수 없는 충동 유형이다. 우리는 인간 공격성의 뿌리가 유아기의 전능 환상, 눈 한 번 깜박이는 것만으로도 세계를 절멸시킬 수 있다고 상상하는 그 “마술적 파괴성”에 있다는 대상관계이론의 견해를 지지한다. 오늘날 그 눈 깜빡임이 클릭이라는 날개를 달았을 뿐. ‘파괴충동’이나 ‘죽음충동’이란 말은 너무 추상적이다. 정확히 말해, 소거충동은 Shift + Delete충동이다. 친구삭제 충동이고 리셋충동이다.”


하하… 너무 다 가져왔나요? 그치만 너무 맞는 말이라서… (긁적긁적)

***

저자는 오늘 날의 과잉에 저항하는 윤리로 ‘타자’와 ‘경계’등을 언급하며 밀당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는 데, 매우 동의하고... 나 역시 과잉 사회가 낳은 과잉 존재이자 과몰입의 화신(!)이며 35년 산 프로중독러(최근에 친구가 붙여준 별명)로서…;; 과잉에 저항하는 나만의 방법을 적어보고자 한다. 그건 디즈니 영화 ‘소울’이다. (응?) 내 손에 떨어지는 단풍나무 씨앗, 길거리의 피자 냄새, 하늘 올려다보기, 바람 느끼기. 나는 일상에서의 감각의 순간들을 그보다 더 아름답게 포착한 영화를 아직까지는 못 본 것 같다.

머릿속의 나는 하이퍼링크 되어 온 세계를 뛰어다니는 전능감과 온 세계가 적으로 돌려지는 것 같은 고립감 사이를 줄 타며 조울증 적 자아를 느낄지라도. 현실의 관계는 가상의 관계보다 더 어렵고 지리멸렬하고 상처뿐일 지라도.

내 몸은 ‘지금’ 여기에 있고 그것은 명확히 ‘경계’ 지어져 있으며 그 경계로 인해 ‘느껴’ 지고 어떤 감각을 선사해준다. 당연히 고통도 준다. 나는 몸이라는 물리적인 실체를 가지고 있고 한계가 있는 존재다. (비록 이 몸을 깎고 자르고 포장해 전시하는 게 이 미친 현대사회지만 ㅜㅜ) 본질적으로 내 몸은 ‘과잉’할 수 없으므로- 너무 많은 것들이 몰아쳐 정신을 차리기 힘들 때. 숨쉬기. 허리 펴기. 햇빛이나 바람 혹은 기온 느끼기. 그렇게 현실 ‘감각’ 회복하기.

현대의 기술들이란 대부분 ‘몸’이 가진 한계나 물리적(시/공간)인 한계들을 넘어서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자본이 지시하는 바라고 하더라도) 그러니 점점 그렇게 될테고 그걸 막을 수도 없다는 생각. 다만 자명한 것은 그 한계의 실체인 몸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 아닐까. 어떤 기술도, 어떤 자아도, 지금 여기 살아서 대사(!) 중인 내 몸을 대신할 수 없다. 타인을 만나는 훈련과 동시에 내 몸을 실감하는 훈련도 함께하기. 이미 ‘하이퍼링크’ 되어버린 세상을 뒤로 돌릴 수는 없으므로..


‘과잉(hyper)’보다 이 시대를 잘 요약하는 말은 없다. 너무 많은 정보, 너무 많은 상품, 너무 많은 관계 속에서 과잉행동하고 과잉경쟁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오늘날 과잉은 단지 사물의 수량을 따지는 술어가 아니다. 과잉은 이제 삶의 방식, 존재방식 자체다.
과잉의 폐해는 대상이 너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외려 대상이 너무 없어진다는 데서 온다. 너무 많은 대상들이 주어지지만, 바로 그 때문에 진짜 대상은 판별할 수 없다. 오늘날 ADHA, 공황장애, 묻지마 범죄가 동시에 유행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모두 대상의 쓰나미 속에서 정작 진짜 대상은 잃어버리는 과잉장애들이다. 너무 많은 대상은 대상이 아니다. 너무 많은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너무 많은 링크는 링크가 아니다. 패닉은 여기서 온다. - P5

오늘날 ADHD, 우울증, 일중독 같은상이한 증상들이 동시에 대중화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아무리 달라 보여도 그들 모두는 하나의 동근원적인 질환, 즉 감각 및 행동의 경계가 와해되는 데서 오는 과잉조절장애다. 그 본질은 자아와 타자 사이에 확연한 경계선을 긋지 못하는 "결단력의 부재(indecisiveness)"에 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것과 달리, 우울증은 너무 많거나 적은 관계 때문에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관계의 끝을 지정할 수없어서 생긴다. ADHD는 집중력의 결핍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집중할 대상의 끝을 정할수 없어서 생긴다. 과로사도 ADHD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 과로사는 단지 과도한 노동 때문에 초래되 초래되는 것이 아니다. *과로사는 노동의 끝을 지정할 수 없어서 초래*된다. - P15

과잉주체는 주체가 아니다. 주체는 지난 세기 경계의 패러다임을 살아가던 근대적 인간이다. 그가 경계를 통해 누리던 행동과 생각의 조절방식 자체가 과잉주체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니, 과잉주체는 주체처럼 행동하고 반응하지 않는다.
*그는 과잉행동하고 과민반응한다. 과잉주체는 사유하지 않는다. 그는 과몰입한다. 과잉주체는 상상하지않는다. 그는 과대망상한다. 과잉주체는 말하지 않는다. 그는 과장한다. 과잉주체는 관계 맺지 않는다. 그는 하이퍼링크한다. 과잉주체는 욕망하지 않는다. 그는 과흥분한다.* 과잉주체는 일하지 않는다. 그는 과로한다. 과잉주체는 숨 쉬지 않는다. 그는 과호흡한다. 과잉주체는 죽지 않는다. 그는 과로사한다…. - P19

지난 세기의 대미를 장식했던 ‘중2병’과 이번 세기 대유행 중인 ‘관심병’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미학적으로 중2병의 허세는 대상을 잃은 자아의 애도인동시에 그럼에도 건재한 자아의 찬미다. 중2병은 멜랑콜리 병이다. 이는 경계의 패러다임에 속한다…. 중2는 애도한다. 애도는 상실을 인정하고 기억함이다. 그로써 *나의 경계를 지킴*이다. "난 지금 미쳐가고 있다. 이 헤드폰에 내 모든 몸과 영혼을 맡겼다. 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마약이니까. 이게 바로 지금의 나다." 중2는 제정신은 상실했어도 ‘나라’라는 국경을 가지고 ‘지금의 나’ 도 가진다.
- P65

반면 초고속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서 자라난 관종은 정반대의 패러다임이다. 중2가 멜랑콜리 환자라면, 관종은 조증 환자다. 그는 허세를 어그로로 대체하며, ‘좋아요‘와 조회 수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과잉한다. 관종은 멜랑콜리하려야 할 수가 없다. 만인이 그의 잠재적 친구이자 팔로워다. 관종은 추방 되려야 될 수가 없다. 무한정한 네트워크가 이미 그의 국가다. 중2처럼 마약도 따로 필요 없다. 좋아요가 이미 관종에겐 마약이다. - P65

클라인의 유작은 *<외로움에 관해서>*였다. 이 짧은 논문에서 그는 인간에게서 외로움은 결코 제거되지 않으며, 대상세계 속에서 외로움은 필요하다고까지 말한다. 왜냐하면 외로움이란 자아와 대상이 서로에게 타자로서 분리되는 고통, 그로써 자아도 대상도 "결코 완전할 수 없음을 깨우치"는 고통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완전하지 않은 대상만신뢰의 대상이 된다. 완전한 것은 믿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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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6-12 17: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인스타 비공개 해놔서 에잉 나 훔쳐보지 말라고 그러나 ㅋㅋㅋ했다니께요…이런 심리적 조정 과정이 있었구만요

공쟝쟝 2021-06-12 18:18   좋아요 4 | URL
아닠ㅋㅋㅋ 그럴리가 ㅋㅋㅋㅋ 여보세요, 이 과잉존재여ㅋㅋㅋ

새파랑 2021-06-12 18: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인스타가 궁금하네요. 도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ㅋ 북스타그램(?)은 책사진을 예쁘게 올리는게 목적인거 같아서 저는 잘 안맞더라구요..... 그래도 가끔 눈팅만 하는건 재미있더라구요^^

공쟝쟝 2021-06-12 19:42   좋아요 3 | URL
좋아요 50이 되지않는 사진 드럽게 못찍고 글만많은 북스타그램이요 ㅋㅋㅋ (사실 절대 북플루언서될 수 없었어.. 신포도랄까..?) 지금은 안해요 ㅋㅋ

붕붕툐툐 2021-06-13 0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왠지 인기가 너무 많아진 북스타그램을 자랑하는 거 같기도 하네요? ㅎㅎㅎ
전 쟝쟝님의 긴 글이 좋습니다. 아 물론 짧은 글도 좋구요~🙆

공쟝쟝 2021-06-13 08:56   좋아요 3 | URL
인기가 많아질 까봐 걱정이 되었다는 자의식에 대한 자랑 ㅋㅋㅋㅋㅋ 🙆🏻‍♀️

바람돌이 2021-06-13 04: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이 어떤 마음인지 알거 같아요. ㅎㅎ
저는 딱 여기가 제 능력에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의 공간이에요. 여기서 더 뭔가를 해야 한다면 아예 책읽을 시간이 없어질까 두려워서 다른거 안함요. ㅎㅎ

공쟝쟝 2021-06-13 09:04   좋아요 1 | URL
맞아요~~~진짜 그래요~~~ 이것도 겨우하는 ㅋㅋㅋㅋㅋ) 왜 하루는 24시간이고 우리의 체력은 한계가 있을까요… ㅠㅠ

그레이스 2021-06-13 0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것 같아서....
사실 저를 돌아보고 긴장중입니다.^^

공쟝쟝 2021-06-13 09:05   좋아요 1 | URL
저두 책읽으면서 걱정하다가 … 우리야 그래도 인터넷 습득한 세대지만, 인터넷이후의 세대들의 자아감각이란 정말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돌아보게 된다능…

다락방 2021-06-13 08: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8 쪽 인용 때문에 이 책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공쟝쟝 2021-06-13 09:08   좋아요 1 | URL
책의 5장 부분입니다!! 저는 이 장이 가장 신선(?)했습니다. 하이퍼링크의 사회에서 포르노란 절대 성해방이 될 수 없다는 생각 한번 더 했어요.

꼬마요정 2021-06-13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고 싶어요!! 영업 잘 하십니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에서 ‘모자람보다 못하다’로 바꿔야 하는 걸까요?

공쟝쟝 2021-06-13 20:02   좋아요 2 | URL
영업하지 않았는데 영업당하시다니… 호호호(??)

독서괭 2021-06-15 1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 조금 읽고 나서 PC로 정독해보려고 일단 좋아요만 눌러놨다가 이제야 정독했네요. 저도 좋아하는 작가 좀 훔쳐보려고 얼마전에 인스타를 깔고 북스타그램을 깔짝깔짝 해보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역시 북플이 제일 적절하고 좋은 것 같아요. 장문의 양질의 리뷰(공쟝쟝님의 이 글 같은!)는 인스타에서는 불가능하죠. / 그러고 보니 N번방 추적기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사놓고 안 읽고 있었는데 생각났어요^^;;

공쟝쟝 2021-06-15 17:04   좋아요 2 | URL
평소 눈여겨보던 작가들의 생활을 스리슬쩍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인스타그램을 끊을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죠!! 하지만 읽기와 소통과 때때로 쓰기까지 독려되는 이곳 북플의 무한 매력에 저도 사로잡힌 것 같습니다. 좋아요가 너무 많아질까봐 걱정 안해도 되고요 ^^?? N번방 추적기! 저두 읽어야 할텐데요..^^;;;; 아, 이럴 땐 정말 몸이 여러개 였으면!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 인생의 판을 바꾸는 무의식의 힘
정도언 지음 / 지와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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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프로이트의 의자’를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했기에, 오랜만의 신간 소식에 허겁지겁 읽었다. 의자보다 못하네? 밀어뒀다가 어제 오늘 천천히 재독하는 데, ‘대한민국 최초 국제정신분석학자’ 내공 짬바가 갑자기 확 끼쳐왔다.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아주 어렵게 읽을 수도 있는 훌륭한 책이다. 지난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서술적 진실로 다시 풀어 낼 수”는 있다. ‘인생의 판을 바꾼다’라는 부제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내가 나와 관계 맺는 방식이야 말로 무의식이 가장 강하게 미치는 영역이기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행위야말로 인생의 판을 바꾸는 확실한 방법이지싶다. 진짜로 한 몫 단단히 잡아서 인생의 판을 바꾸실 분들 말고, 상담이나 정신분석이 궁금한 독자나 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각별히 좋은 독서 경험을 줄 수 있을 듯하다. 그런 요구가 없는 독자에게는 건강한 자기계발서로도 읽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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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6-10 18: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짜로 한 몫 단단히 잡아서 인생의 판 바꾸고 싶은 사람이 읽을 책은요?!? 🙄🙄🙄알려줘봐봐봐봐요!!!

공쟝쟝 2021-06-10 18:14   좋아요 2 | URL
넥스트..머니…? ㅋㅋㅋ

단발머리 2021-06-10 18:35   좋아요 2 | URL
진짜요?!?! 😲😲😲😲😲

공쟝쟝 2021-06-10 18:53   좋아요 1 | URL
지금 장에서의 코인은이야 말로 폭망하거나 또 혹시 폭등..? 판바꾸기가 좋겠죠…??😅😅😅

난티나무 2021-06-10 18: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출 예약 완료!!!

공쟝쟝 2021-06-10 18:53   좋아요 1 | URL
프로이트의 의자도 추천해용

난티나무 2021-06-10 18:59   좋아요 2 | URL
빌리는 중!!! ㅎㅎㅎ 감솨해요 ~^^

han22598 2021-06-12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이트‘,,‘내가 나와 관계 맺는 방식‘...‘무의식‘ 이런 부담스러운 용어들로 겁이 좀 나지만, 공쟝쟝님이 추천해주시기에. 일단 ‘프로이트 의자‘ 먼저 장바구니에 넣어두겠습니다. ^^

공쟝쟝 2021-06-12 01:41   좋아요 0 | URL
겁이라니요~ 겁내지마용~~제 생각엔 가장 쉽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은 정신분석학 입문서가 정도언선생님의 저서들일거라 생각하옵니다^^

별빛마루 2021-06-19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공 짬바라는 말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글 재미있으면서도 쏙쏙 박히게 잘 쓰시네요 ^^

공쟝쟝 2021-06-20 11:52   좋아요 0 | URL
저도 동생이 쓰는 표현이라 알게된 용어 ㅋㅋㅋ 짬바… 짬에서 오는 바이브라니요 ㅎㅎㅎㅎ
 


나 막 푸코 좋아했던 마음 다 회수 못하고 있었는 데 해명글 나와서... 
다.. 다행이야... (아닌가...? 부..불행인가?.. 이렇게 안 읽는게 마음 편할 수 있을 핑계를 하나 잃었!!)
무튼 언젠가 읽긴읽으려고 했으나, 덜 걸끄럽게 읽겠군... 후아....

푸코여.. 많이 실망분노했거든... 그치만 고대 그리스 철학에 너무 진심인 점과 읽지도 않은 
<언어의 7번째 기능>책의 소개글 보고 그럴 수도 있다고 단정지었어ㅋㅋㅋ

-> 쥘리아 크리스테바가 롤랑 바르트를 죽였다?!
원문보기: https://m.hani.co.kr/arti/culture/book/834297.html#csidx3d56dda3d354483b6e4c75023fc6f61

당신이 어나더레벨 천재인데 성격도 이상해보여서 오해했네...? 왜 천재는 이상하다는 편견이 있는 걸까?? 
암툰 미안해써.. 푸코여... 그래도 미워도 읽긴읽을 생각이었는데.... 나 맘편히 열심히(언젠가) 읽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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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5-11 09: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도 푸코 읽을 생각은 없지만서도, 그럴줄 알았어~~ 라고 생각한 사람이라 푸코 쏘리. 이제 쟝쟝님은 맘편히 열심히 푸코 읽으시기를!! 🤗

공쟝쟝 2021-05-11 09:44   좋아요 5 | URL
푸코 미안.... ㅋㅋㅋㅋ (공개사과중)

수이 2021-05-11 1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푸코 나도 읽지는 않을 거 같지만 앞으로 ㅋㅋㅋ 그래도 푸코 잠깐 거짓말을 믿고 판단해서 미안해.

공쟝쟝 2021-05-11 12:39   좋아요 1 | URL
함께 사과하는 우리들 ㅋㅋㅋ
 
[eBook] 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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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인과관계로 세상을 보려고 하는 타입인 나는 근래들어 의미와 개연성 찾기를 의식적으로 그만두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사실 정말로(우주의 생겨먹음조차 그러하다던데)도 세상이 인과관계로 돌아가지 않을 뿐더러, 인간사에 이유를 따져물어 서사를 만들어주는 노동 자체에 동력이 딸리기도 했고(인류애 바닥이랄까, 굳이 인간들을 이해하고 싶은 동기가 생기지 않았다), 모든 것에서 유의미한 의미를 찾아내려는 주변의 의미종자들에게 질려버렸기 때문인게 좀 컸다. 


이 사태의 본질을 파악해야해! 모든 걸 의미화하는 그들은 음모론에 취약했고, 뭔가 중간이 삭제된 것 같은 그 음모론에 나는 도저히 동의가 안됐고, 하지만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의 인식론이 대체로 그렇듯 반박하려면 더 설득력있는 음모론을 가져와야 했고…. 논쟁하기 싫어서 아, 그렇군요?하다보면 나는 자꾸 뭘 제대로 모르는 애가 되어 들어줘야 했고… 때론 그게 빡쳐서 한번 붙자니 음모론(정치적 신념도 그렇지만, 신점ㆍ사주ㆍMBTI도 같은 맥락인 듯)에 설득 당하고 싶을 만큼 삶이 퍽퍽하기도 했을테지, 싶어 좀 짠했고- 뭐 이거저 다 떼고보면 나의 그 짠해함을 이용하기 위해 어째 이야기가 더욱더 극적이고 구슬퍼(?)지는… 인간사를 서사로 구축해 고통을 합리화하는… 속내들이 더는 보기 싫어졌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으으~ 듣기 싫어. 이유는 없어. 그냥 세상은 이유없이 원래 똥같은 거야!!! 


인간관계나 사회를 파악하는 데 있어 골싸매고 이유를 찾는 진지한 태도가 멋있어 보였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뭐랄까… 살수록.. 살아갈수록.. 그런 태도가 더 편협하고 본질적으로는 더 쉬운 방식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의심은 뇌과학(!)에 따르자면 나름 신빙성있는 의심이었다!!


“(74) 뇌에서 그 방 안의 수많은 대화를 걸러내고 당신의 안녕에 중요할 수 있는 대화를 알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뇌는 우리를 위해 이야기를 만든다. 우리를 둘러싼 혼란스러운 정보를 추려서 중요한 정보만 보여준다. 이처럼 서사를 이용해서 복잡한 내용을 단순하게 만드는 방법은 기억에도 적용된다. 인간의 기억은 ‘삽화적’(무질서한 과거를 인과관계가 있는 지극히 단순한 순서로 경험하는 경향)이고 ‘자전적’(이렇게 연결된 삽화에 사적이고 도덕적인 의미가 담기는 경향)이다.”
“(77) 인과관계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의 근간이며 뇌는 원인과 결과를 연결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자동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제 실험을 해보자. 바나나. 구토.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방금 전에 당신의 뇌에서 일어난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당신의 마음은 자동으로 시간의 순서를 전제하고 바나나와 구토라는 단어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상정하여 바나나가 구토를 일으키는 대략적인 시나리오를 만든다.””


서사중독. 그러니까..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우리 뇌는 인과관계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인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사실. 흐음. 그렇군. 🤔 인과관계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부지런한게 아니라 게으른거였어..!! 여튼 그 방식이 되려 뇌에게 쉽다는 걸 안 것은 최근의 일이고, 나 스스로는 그런식의 마음씀이 꽤나 기운이 필요한 노동이라고 생각했었다. 어쨌든 머리를 굴려서 이해할 근거들을 찾아내고 마는 것도 노동이라면 노동이잖아? 두뇌의 노동!? 🧠


“(91) 우리의 편향과 오류와 편견에 관한 불길한 사실이 있다. 바로 미스터 B에게 그의 망상이 보이듯이 우리에게도 우리의 편향과 오류와 편견이 진실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남들은 다 ‘편견’에 치우치고 우리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처럼 느낀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순진한 사실주의’라고 부른다.”


난 불가해를 불안해하는 사람으로서 매사에 납득이 될만한 이유를 찾아보는 건 굳어져버린 성격같은거라, 어떤 식으로든 그래서 그랬던 거군, 사건의 원인을 찾아내고 내 방식대로 구축해놓은 매끄러운 편견 속에서 살아가기를 적극적으로 택하며 지내왔다. (한마디로 음모론에 취약한 의미종자라는 소리다.) 그게 맘이 편했다.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주고 그래 그래서 그런걸 거야, 끄덕끄덕. 이 방식이 내 뇌피셜 이라는 것은 스스로도 잘 알았다. 


최근에는 그게 mbti였는데, 어떻게 인간이 16가지가 있어? 그러면서도 성격유형 다 외워서 그래 쟤는 F니까 그랬을 지도 몰라...어쩌겠어, 이해하자..ㅋㅋㅋㅋ 😔 이렇게 살아왔다. 가끔은 이런 내가 피곤하고 소심한 것 같아 쪽팔렸다. 그치만 이해가 안되면 생각이 자꾸 생각나는걸?? 😩 


그래도 요즘엔 내가 지금 과몰입모드구나, 가까스로 자각에 닿아 그럭저럭 빠져나온다. 너무 진지해질 때 마다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나여, 이 편견왕, 편협왕, 편파왕이여. 너 지금 그거 다 니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거고 너무 에너지쓰고 있고 여기서 더 진지하면 징그러워지니까 머리 굴리기 때려쳐!!!! 스탑스탑. 현타가 오면 아, 의미가 없어지고 의미가 없어지면 순간적으로 아주~ 홀가분해진다. 과몰입 해제 버튼이랄까. 암튼 요 버튼을 작동법을 발견하고서 매사에 시큰둥해지는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고 있을 때 쯤.


서울 온 좀비물 마니아 엄마가 이번엔 다른 것을 보아야 한다며 평소보다는 살짝 톤이 높아져 리모콘의 권리를 주장하셨다. “아니, 동네 사람들이 목욕탕에서 하도 재밌다고 난리난리가 났길래. 아빠있을 때 같이 보자고 틀었거든? 세상에 둘이서 시즌1을 밤을 새고 봤다야”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이야기다.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였으므로 나는 좀 피곤했다. 엄마가 틀어놓은 그 드라마는 등장인물 모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대동단결하여 시종일관 악을 질렀다. 아니, 무슨 드라마가 악을 지르지 않으면 대화를 못해? (나 자신은 시끄럽지만 시끄러운 환경은 싫어하는 편) 투덜대며 엄마 옆에 앉았다. 그리고………… 뭐여. 왜. 죽어? 죽여? 죽…네? 엉? 뭐…여…  뭐? 쟤랑 쟤랑 부부였는 데 쟤랑 쟤랑 또 약혼을 했다고?? 그럼 애들은…?? 어..? 헐, 아빠를 죽였어?? 공중파가 저런다고..? 그대로... 시간 순삭. 이게 한 화에서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아니, 대체 어쩌려고 작가는?? 



네. 단 1명의 인물에게도 이입이 안되는 오로지 욕망 밖에 없는 인간들의 난투와 치정이 폭발하는 펜트하우스에 저는 5분만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엄마… 왜… 밤을 새고 봤는 지 알 것 같아…” 


“(39) 뇌 스캔을 해보면 호기심이 생길 때 뇌의 보상 체계가 약간 자극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우리가 이야기에서 답을 궁금해하거나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마약이나 섹스나 초콜릿을 갈망하는 현상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분 좋게 불쾌한 상태, 그러니까 확실히 답을 알게 될 거라는 기분 좋은 약속이 되어 있고, 감질나게 불편한 가운데 초조하게 안절부절못하는 상태는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유혹과 같다.”

그리고 피같은 주말 동안 차마 시즌1을 다 찾아 볼 수는 없었으므로, 유튜브를 통해 몰아보기로 펜트하우스를 습득하였고… 뭐여!(흥분하면 사투리) 뭔디 이러케 재밌는거여!!!!!!!!😱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하며!!! 저게 말이돼?!!!!! 그치만 말이 안돼서 더 재밌잖아!!이러면서 언제나처럼 엄마의 추천작을 한껏 즐겨버렸던 것이지요. 


내 황금같은 주말에 왜 주단테 따위를 검색하고 있는 거냐?라고 물으면서도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던 것입니다. 아니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전 몰두할 것이 필요했나봅니다. 워쩔껏이여. 이 몸 안에 흐르는 한국인의 피. 온갖 것에 스토리를 입혀줘야 속 시원한 나는야 인생극장으로 삶을 익혀온 의지의 한국인. 그렇다! 막장에 과몰입해서 먹고사니즘의 시름을 잊는 내가 바로 과로사회로 유명한 K-노동자다!!!!!!!! 막장이여 오라!! 몰아쳐라!!!!! ㅎ ㅏ ㅎ ㅏ ㅎ ㅏ


예, 사건의 전말은 그러합니다. 물론 회사를 그만두고 세상의 모든 시름이 잊혀지자 펜트하우스라는 드라마의 존재는 이내 잊혀졌고… 시즌2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지만요... 하지만 그 주말의 나는 천서진과 주단테의 몰락을 비는 데, 한사코, 꾸준히, 열정적으로 진심이었다…? 


“(197) 윌리엄 플레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악당을 미워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미워해봐야 의미가 없다. 우리는 악당의 정체가 그의 세계에서 드러나기를 바란다.”

(215) 모든 주인공은 반영웅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 등장할 때는 대부분 결함이 있고 불완전한 인물이지만 변화를 견디는 순간 비로소 진정한 영웅이 된다. 주인공을 지지하는 이유를 한 가지만 꼽기는 어렵다. 공감을 얻는 비밀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다. 핵심은 신경망에 있다. 이야기는 뇌의 여러 진화 체계에 작용하는데, 유능한 작가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이런 신경망을 모두 발화시킨다. 여기에서는 도덕적 격분으로 떨리는 음을 조금 내고, 저기에서는 지위 게임의 팡파르를 울리고, 부족을 식별하는 방울소리와 우르릉거리며 위협적인 적대자의 소리를 내고, 위트의 나팔을 불고, 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뱃고동 소리를 울리고, 부당한 골칫거리를 크레센도로 올리고, 씨실과 날실의 허밍을 하면서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극적 질문을 던지고 또 던진다. 한마디로 독자의 뇌를 사로잡고 조작할 수 있는 악기를 총동원하는 것이다.”


킹순옥(펜트하우스 작가님 별칭이래요)언니. 그대 진정 유능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여!!


사실 저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해 읽기 시작했는 데 말이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왜 읽었냐면… 펜트하우스에 몰입해 주말을 다 써버린 저자신을 해명해보고자 읽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게 재밌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또 습관적으로 이유 찾고 있음ㅋㅋㅋㅋㅋ) 그리고 알게 되었지요! 책에 따르면 우리 킹순옥 갓순옥 작가님이 ‘도덕적 분노’와 ‘지위 게임’을 이용하는데 천재라는 사실을!!!! 아아 순옥 작가님, 그대 훌륭한 뇌 조련자.


“(185) 가장 성공적인 이야기에서는 초반에 도덕적 분노를 자극한다.”

“(190) 참가자들에게 다른 사람의 부와 인기와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능력에 관해 읽게 하고 뇌를 스캔하자 통증을 지각하는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누군가가 불행에 처한 이야기를 읽히자 뇌의 보상중추가 활성화됐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누군가의 불행으로 보상중추를 활성화 시켜버리는 인간 뇌의 생겨먹음…!! 

어쩔꺼냐고!! ㅋㅋㅋㅋ 재밌는 예시는 또 있습니다.

 

“(119) 신경과학자 새러 김블 교수는 뇌 스캐너로 참가자들의 뇌를 관찰하면서 그들의 확고한 정치 신념이 틀렸다고 입증해주는 증거를 접할 때 뇌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아보았다.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숲속을 거닐다 곰을 만날 때 일어날 법한 반응과 상당히 유사했다.”

이런거 너무 재밌지 않나요? 정치적 신념이 부딪힐 때 뇌는 곰을 만난 것 같다니ㅋㅋㅋㅋ… 어쩐지 싸우고 싶더라.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의 뇌는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곰을 만나는 가…. 정치적 신념을 갖는 일이란 얼마나 위험천만하고 고난스러운 일이란 말인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지우길 얼마나 다행인가. 위험했어. 정말인지, 현대인은 너무도 위험한 삶을 살아가고 있어...😫 


“(128) 심리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한다. 도덕적 우월성은 사실 ‘유난히 강력하고 보편적인 긍정적 착각의 한 형태’다. ‘긍정적이고 도덕적인 자아상’을 보존하면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혜택이 주어질 뿐 아니라 신체 건강도 좋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살인자와 가정폭력범조차 스스로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믿고 피해자들이 먼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을 도발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도 우리는 건강하게 살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자. 저 악마같은 주단테도 사는 데ㅋㅋㅋ 하면서 펜트하우스를 보자. 나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하자.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자. 그게 좋은 것 같아. 뇌한테도 편한 것 같고.


“(147) 인간 조건에 관한 무섭고도 흥미로운 진실은 누구도 극적 질문의 답을 모른다는 점이다. 질문 자체가 우리 자신에게 속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왜 그렇게 느끼는지 알 수 없다. 왜 우울한지 가설을 세우면서, 도덕적 신념을 정당화하면서, 음악이 감동을 주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만든다. 우리의 자아 감각은 신뢰할 수 없는 화자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전히 통제한다고 믿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우리가 누구인지 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그래서 인생이 그렇게 골치 아픈 싸움이 될 수 있고 우리가 수수께끼 같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으로 스스로를 실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으면서 스스로도 충격받는다. 스스로를 질책하면서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라고 자문하고 체념하면서 언젠가는 나도 깨달을 날이 오기는 올지 의아해한다.이야기에서 극적 질문이 그렇게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주인공이 답을 모르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그리고 주인공은 답을 모르는 법이지. ㅎㅎㅎㅎㅎ


무튼 이 책 재미졌다. 사실 한동안 내 관심은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까?였고 늘 그렇듯 소설을 읽는 게 아니라 소설 읽는 법(ㅋㅋㅋ)을 찾아 읽게 되었는 데, 소설가들이 쓴 책과 평론가들이 쓴 책들 보다는 훨씬 내 타입이었다. 


아, 나 이런 책 좋아하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사실들에 재밌는 예시 왕창 넣어서 이유 만들어 주는 책들. 특히 내 뇌가 그런 거였어? 내 호르몬이 그런거였어? 아 도파민 때문이었어?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 근거 만들어 줘버리면… 좀 나 자신한테 상냥해 질 수 있잖아? 좋다, 좋다!


개인적으로는 뇌과학ㆍ심리학 실험에 관한 예시들이 즐거웠지만, 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독자들이라면 책에 나오는 소설들의 플롯 분석이 재밌을 것 같고, 영감을 찾는 창작자들이 읽으면 좋을 꽤 쏠쏠한 팁들도 담겨있다. 다만, 백자평에도 썼지만 이 책은 자꾸 침팬지를 가져온다. (윌스토씨 당신, 그게 바로 쉽게 생각하는 거라고.) 대부분의 진화심리학이 그렇듯 자연스럽게 의뭉스러운 성차별 요소는 들어있다. 그런 부분을 너그러이 용서할 수는 없어서 별을 빼긴 했지만- 3월에 읽은 비문학 중 제일 재밌어서 추천하고 싶었음. 라고 3월에 쓰다 말았던 글을… 4월 10일에 올립니다. 전 제 게으름에 관대하니까요 ㅋㅋㅋㅋ


그런데 펜트하우스2는 어떻게 끝났대요? ㅋㅋ 검색좀 해봐야겠다~! 뿅!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두려움에 대한 치료법이 바로 이야기다. 뇌는 희망에 찬 목표로 삶을 가득 채우고 그 목표를 성취하게 만들어서 우리가 삶의 냉혹한 진실에 직면하지 않게 해준다. 이야기는 우리의 존재에 의미가 있다는 착각을 일으켜서 삶의 혹독한 진실을 외면하게도 해준다. - P13

결국 뇌의 궁극적인 사명은 상대를 통제하는 일이다. 뇌는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환경과 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지각하고 그 사람들을 통제해야 한다. 세계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 P31

영화 〈블레이드러너〉의 가장 유명한 장면이 그렇다. 복제인간 로이 배티가 죽기 직전에 릭 데커드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 인간들이 믿지 못할 것들을 봤어. 오리온자리의 어깨 위에서 포화를 내뿜는 공격함들, 탄호이저 게이트 근처의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C-광선을 봤지."
C-광선! 탄호이저 게이트! 이름만 언급해도 그 경이로움이 실재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낯선 것들은 무서운 공포소설의 괴물들처럼 우리의 뇌가 끊임없이 모형을 생성해서 만들어진 상상의 결과일 때 작가의 상상보다 더 실제처럼 느껴진다. - P54

좋은 이야기는 인간 조건을 탐구한다. 극의 표면에서 벌어지는 사건보다 인물에 더 집중한다. 낯선 마음으로 떠나게 되는 흥미진진한 여행이다.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우리가 그 인물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극적인 싸움을 제공하는 이유는 그가 성공하고 매력적인 미소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가진 결함 때문이다. - P84

우리만 깨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만 갈등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만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만 음침한 생각과 씁쓸한 회한과 때때로 증오에 찬 자아에 사로잡히는 것도 아니며 우리만 두려운 것 또한 아니다. 이야기의 마법은 현실의 사랑이 범접하지 못할 방식으로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준다. 이야기는 어두운 두개골 속에서 우리가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선물한다. - P266

당신은 이미 이 질문의 답을 알 수도 있다. 모른다면 이제는 알아야 할 때다. 근원적인 상처의 계기가 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인물이 갖게 된 신념은 이제껏 어떤 식으로든 그를 보호를 해왔을 것이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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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4-10 1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너무...졸렸어요 ㅋㅋㅋ

공쟝쟝 2021-04-10 17:0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알아요 ㅋㅋㅋ 리뷰봤어 ㅋㅋㅋ

새파랑 2021-04-10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펜트하우스가 재미있는 원인을 책에서 찾아내시다니^^
‘도덕적 분노‘와 ‘지위 게임‘이 드라마의 인기 이유라는데 납득이 갑니다. 전 이 드라마를 본적은 없지만ㅎㅎ 그리고 세상에는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없는게 더 많은거 같아요. 공쟝쟝님 말대로 세상은 원래 똥같은 것~! ㅋ

공쟝쟝 2021-04-10 17:05   좋아요 2 | URL
유명한 알라디너 한분이 말씀 하셨습니다. 오늘은 오늘의 똥(글)을 싸자...ㅋㅋㅋ

미미 2021-04-10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어봐야겠네요!! 펜트하우스 후반 부 띄엄띄엄 봤는데 법정씬에서 너무 웃었어요. 엄기준의 악역은 충격 그 자체ㅋㅋ

공쟝쟝 2021-04-10 17:08   좋아요 2 | URL
반님은 졸렸대요 😔 엄기준이야 말로 악역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ㅋㅋㅋ 나 착한역은 본적 없는 것 같지 왜?

syo 2021-04-10 17: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과가 게으른 거였어?? 이래놓고 이 글 속에서 쟝님 대체 몇 개의 인과를 발견하고 안심하시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4-10 17:46   좋아요 0 | URL
게으른 거였어? 어쩐지! 😒 그럼 어쩔 수 없네... 게으르자! ㅋㅋㅋ 를 썼사옵나이다:

2021-04-12 0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3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3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