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쟝이 된지도 422일이 지났다. 사업 초반의 어찌할 바 모름 상태(일 없이 불안해서 술만 먹다 상담 시작ㅋㅋㅋ), 작년 말 올해 초의 미친 바쁨 (과로 -만족스러운 수입ㅋㅋㅋ 그리고 탕진 잼ㅋㅋㅋ), 코로나 후유증 중에 유튜브 한다, 책 읽겠다, 글 열심히 쓰고 싶다, 운동하겠다, 페미니즘 공부하겠다!!! 막 무리해서 공장 돌리다 (한계를 모르는 자본가의 마인드) 처참한 골병… 와병… 불가피한 와식 생활ㅋㅋㅋ

아무래도 내 뇌란 대체로 과몰입 밖에 없는 그런 뇌가 아닌가 (라고 하기엔 그렇게 성능이 좋지는 않다. 효율이 안나와…) 그리고 그런 과로하는 뇌에 적절한 알코올이 이완제로 작용해 온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짙어지는 가운데… 술을 다시 마시기 시작하자… 조금 차분해졌다… 요즘 삼합 너무 땡기는 데 막걸리…응?

이게 아니라, 사업을 하면서도 성실한 노동자나 다름없이 몸을 갈아 일하면서, 서비스와 품질 개선에의 욕망은 오간데 없이 온 사회의 인플레 (책값 실화? 그런데 나의 견적서는 왜 흔쾌히 올려 쳐서 작성되지 못하는가) 걱정 반. 아니 (실물) 화폐도 사라진대고, 아무래도 임금 노동이 사라질 것 같은 데(물론 노동은 있다!!! 있다!!! 있다고!!!! 값을 후려쳐서 문제지…) 코로나가 지나간 자리에 기본 소득 논의는 오간 데 없고 왜 모든 인간들이 투자자 주체가 되어있는 것이며… 것도 아니면 몸값 높이려고 당선, 합격, 계급 상승을 위해 공부에 매진… 중인 세상을 걱정 하나도 안 했고요.

그냥 오래 오래 한땀 한땀 노동 해야 하는데 내 몸이 아프고 보니… 천하의 과몰입러인 와따시의 성정으로 일케 살다간 1개월 일하고 1개월 허리 부러진 삶을 살다 좋아하는 책 한 권 못읽고 죽을 수 있겠구나. 나는 어서 정신차려. 삶에서 반노동 탈노동의 가치를 먼저 실현해야 해! 잠을 자면서 돈을 버는 방법을 생각해내!!! 이러면서 기업가 마인드 세팅하려고 ㅋㅋㅋ (갑자기 분위기 슘페텈ㅋㅋㅋㅋ) 유명 자기 계발서를 중심으로 이것 저것 뇌에 집어넣고 있는데 아 나는 역시 타고나기를 빨갱이인가… 저 들으 세계관에 동의가 안돼…

이번 생은 망했습니다.

오늘의 만 보 끝.

이러면 재미 없잖아요?

암튼 엠제이 드마코(부의 추월차선 저자)는 왤 케 글을 잘쓰는 가. 이 사람은 억만장자인 주제에 워렌 버핏도 까고 잡스도 까고 모기지도 까고 주주 자본주의도 까고 마르크스주의자도 까고 뭐여 다까. 🤷🏻‍♀️ 학자금 대출 받아 대학다니는 애들도, 월급 쟁이 노동자도 까고, 자기 계발 없이 투덜대는 빨대 꽂은 젊은이도 까고 뭐여 다까. 지가 억만장자라고 막 현대 미국 사회의 모순을 아주 촥촥 잡아내 ㅋㅋㅋ 그러면서 방법을??? 안알려줌..ㅋㅋㅋ 책 읽어서 부자 될 거면 다 부자 됐을거랰ㅋㅋㅋ 이 미친놈잌ㅋㅋㅋㅋㅋ 딱 내 스타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너도 깐다. 왜냐 넌 그래봤자 대가리 처 맞아 자수성가하기 전까지는 니 엄마에 빨대 꽂고 무위 도식한 한량이었으니까. 음? 음😔

그러니까 미국 적인 정말인지 미국 적인. 미국에는 정말 노동이란 가치가 없나 보다. 집안에 하나씩 한량 아들들이 있나보다. 생존의 문제는 어떻게든 가족에게 빨대 꽂은 채로 해결이 되니까 대가리를 오함마로 뽀각뽀각 깨줘서,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을 시켜줘야 할 그런 빈대들 천지인가 보다. 온 사회의 부가 넘쳐 나서 빈둥대며 큰 거 한방 노리는 인간들만 드글대나봐. (이 책은 그런 이들을 꾸짖는 자기계발서다. 그래서 열심히 사는 나는 1도 타격감이 없어… 하지만 분명 타격받고 정신차릴 사람들이 있을 듯ㅋㅋㅋ 집에서 엉덩이 긁지 말고 나가서 돈 좀 벌어! 혹독한 사회 맛을 좀 봐!! 대략 이런 메시지 ㅋㅋ) 그런데 한국도 별반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뭐 또 옆으로 새는 데… 엠제이 드마코 책 읽으면 미국에서 백만장자는 되기 쉽겠는 데, (과연?) 한국에서는 정말 어려울 거 같은 게…

여기는 정말 너무 좁은 공간에 수 많은 인간이 버글 대면서 너무 자본의 회전이 빠른 거 같다는 점? 엠제이… 한국에 한번 와 보실래요? 당신 썩 안 먹힐 거 같은데… 아, 당신이 먹힌 걸 읽었다는 것을 팔면서 부자가 되고 성공을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그들이 얼마나 갈지는 나도 몰라요… 백만장자까지는 좀 안될 거 같고 강남에 집 두세 채 사는 정도의 부? ㅋㅋㅋㅋ 암튼 그들이 쭉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당신처럼. 당신은 자유를 누리면서 일케 미국인 뚝배기 깨는 글을 쓰는 데, 한국엔 당신처럼 *글을 잘 쓰는* 성공한 자는 아직 없어!!!! 나타나라!! 시간의 자유를 획득한 글을 잘 쓰는 부자여!!!!

아아, 하여튼 남한이란 너무 모두가 추월의 추월을 하면 안되는 각박한 세상인 것이다. 또 이런 글을 쓰면서 인류애 없는 것을 티내면 인문주의자가 많은 알라딘 서재 안에서 미움 받을 수 있으므로… 그래도 인간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서 423일째의 기업가 적 마인드 셋팅을 책이 아닌 경험에 근거 하여 잡아보자면. (가장 먼저는 오래 오래 굴려야하는 공장인 내 몸을 가장 소중하게 하자… 🌝)

*무리시키는 거래처는 한번에 큇큇!! 일 처리 똑바로 안하는 거래처는 아무리 당장 아쉬워도 내쪽에서 짜른다! 😤 기회는 언제나 온다. 일이란 오고 간다. 담 달 걱정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괜히 찜찜하면 백퍼 사고난다.*

나를 똥 취급하면 나도 너를 똥 취급한다. 아, 난 정말 호인인 척 하면서 사람 좋은 척 하면서 대충대충 잘 될거라 부비적대는 (중년의) 한국 남자들이 너무 싫다. 너무 싫다. 왜 이 빡센 자본주의 사회에 그들이 아직도 살아남아서 일처리를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탈락 탈락 탈락 시켜! 도태 도태 자연 도태 되란 말이다. 뭐 땜시 저들이 나보다 부자란 말인가. 남자라서!? 내가 너무 도덕적이라서?? ㅋㅋㅋㅋ 내 탓은 하지 말자 ㅋㅋㅋ 워워 ㅋㅋㅋ 나는 짱 이다. 나는 아직 살아남아있다!!! (한국 자영업 창업 후 5년 생존율 26.9%) 아무튼 십중팔구 남자인 그들의 무신경한 대충 정신에는 누군가가 계속 뒤치 닥거리를 해줬다는 인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나는 이제 그게 보여버린다. 🤮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그렇다고 일 똑바로 하는 놈이 성매수를 안하는 놈일지는 모르겠지만… ㅠㅠ 아, 뭐든 쓰면 다 한남욕이다. 나 진짜 중증 인가바 🥲 역시, 글 그만 써야해.

암튼 열심히 걸어서 서브웨이 샌드위치 먹으러 왔디롱!! 누구 페이퍼에서 맛나게 먹는 법 알려줬는 데 못찾아서 그냥 아보카도만 넣음 ㅠㅠ 사진 독서괭보다 잘 찍을 자신 있었는 데 별반 달라 보이진 않고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도 오! 윌리엄! 이 왔어요. 사실 이거 자랑 할라고 쓴 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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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2022-10-21 2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냥이님의 눈빛이 모든 걸 말해 줍니다. ˝ 오, 공쟝쟝! 혼자 먹고 온 거양?˝

건강 챙겨 뭐든 뜨뜻하고 든든하게 많이 드세요. 체력이 곧 금력입니다.

공쟝쟝 2022-10-22 00:46   좋아요 0 | URL
체력이 금력이다!!! 💪💪💪 빨리 운동하고 싶어요 😫😫😫 (코로나 회복 안되고 달리다 허리 나간 사람… 과욕쟝쟝 ㅠㅠ)

독서괭 2022-10-21 2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먼저 봤는데, 유튜버의 사진은 역시 다른걸요!! 오윌리엄이 홉스 덕에 더 예뻐 보이네요?ㅎㅎㅎ

공쟝쟝 2022-10-22 00:45   좋아요 1 | URL
ㅋㅋㅋ 괭님 사진 진짜 큰 웃음 줬는데 ㅋㅋㅋㅋ 제 사진이 별반 다를 바 없ㅋㅋㅋㅋ 서브웨이샌드위치는 례쁘게 찍기 어려운 걸루 🥲

바람돌이 2022-10-21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홉스 영롱!! 저 도도한 자태는 집사의 사진을 위해 내 잠시 내 몸을 빌려주마 이런 마인드 빵빵인데요. ^^
쟝쟝님 뭘해도 건강이 최고! 특히 허리에는 걷기가 최고랍니다. 일단 아플 때는 빨리 병원가시고, 좀 낫다 싶으면 일주일에 3-4일이라도 1시간정도씩 걸어주셔요. 공쟝쟝님 아프면 우리 홉스가 슬퍼해요.

공쟝쟝 2022-10-22 00:49   좋아요 0 | URL
2초만에 건진 사진예요 ㅋㅋㅋ 한번만 이렇게 잇어죠!!! 하다가 찍어낸 😻요즘 매일 한두시간씩 걷고 있어요!! (너무 좋아요) 허리에는 걷기가 최고다 허리에는 걷기가 최고다!!! 제가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게 좋고 억지로라도 걷게 되니 또 좋고 🥲

잠자냥 2022-10-22 0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정합니다. 괭님 사진보다는 8배는 맛나 보여…. ㅋㅋㅋㅋ 홉스 살 빠짐?!

공쟝쟝 2022-10-22 01:25   좋아요 1 | URL
홉스 엄마가 돈벌어서 바리깡 새거 사서 털깎았어요~ 겨울맞이(?)ㅋㅋㅋ 여름내내 긴털 달고 다니다가 ㅋㅋㅋ 엄마가 미안하다 ㅋㅋㅋ

잠자냥 2022-10-22 01:29   좋아요 1 | URL
아하…. 울 집 애들은 털깎기는커녕 목욕 안한 지 8……년된 애도 있음 ㅋㅋㅋㅋㅋ 걍~ 강하게 키워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0-22 01:31   좋아요 1 | URL
으앜ㅋㅋㅋㅋㅋ 홉스도 목욕 싫어하는데 안씻기기엔 얜 너무 게을러서 그루밍도 잘 안해…🤣🤣🤣 육남매 강하게 크는 구나 ㅋㅋㅋㅋ

잠자냥 2022-10-22 01:34   좋아요 1 | URL
그래도 둘째는 작년에 했어… 엯시 착해 내사랑~~~ ㅋㅋㅋ

공쟝쟝 2022-10-22 01:3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검은 코딱지 둘째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착하면 안된다니깐욬ㅋㅋㅋㅋ 봐봐 착하니까 목욕당하고 ㅋㅋㅋㅋ 나도 봐봐 착해가지고 인생 생고생하다 죽겟어서 이제 좀 지옥에서 온 페미니스트가 되고 나 건들지마 썅 하니까 살기가 편해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0-22 02:43   좋아요 1 | URL
8배 받고 2배 추가요 ㅋㅋㅋ

persona 2022-10-22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니 부의 추월차선 읽어봐야겠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문득 아침부터 감자전 파전에 막걸리가 땡겨요 ㅋㅋ

공쟝쟝 2022-10-22 09:38   좋아요 1 | URL
놀라실거에요 자청이를 비롯해 사람들이 다 이 책 베껴서 쓰고 말한 듯ㅋㅋㅋㅋㅋ 그들 세계관의 탑 인 거 같은데 ㅋㅋㅋ 이런 말 하면 그렇지만 이 사람이 훨씬 나아요…. 일단은 글을 잘 쓰고 !!! 적어도 빌어먹을(?) 진화 심리학 이야기는 거의 안하고 안주하지 말고 세상에 도움되는 가치를 만들어 팔라는 기업가 정신 이야기함ㅋ

단발머리 2022-10-22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님 이제 자기 계발서 그만 읽어야겠다. 이러다가는 이 쪽에서도 판매왕되겠으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재미있죠? 한 삼일 가더라고요, 나는. 결심, 각오, 실천
도도하다, 홉스 ㅋㅋㅋㅋ 우리 만났을 때 꽃다발 속에 고개 쳐박다가 밑으로 떨어져서 우당탕 그러더니ㅋㅋㅋㅋ 사진 속에서는 왜케 우아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0-22 15:03   좋아요 0 | URL
삼일이나 가다니… 저는 읽는 동안에만 지구뿌숨 ㅋㅋㅋ 자기계발 뽕이 차올라 ㅋㅋㅋㅋ 책 덮으면 사라진다요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0-22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저 책은 성공한 남자 이야기지만, 자기 계발서 축에는 못끼는 거???ㅋㅋㅋ
아...제대로 된 자기 계발서는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인가? 빨리 성공하고 싶다!!!!!^^
서브웨이 사진 찍기!!!
맛난 메뉴일 수록 진짜 사진 찍기 힘든 거!!!ㅜㅜ
근데 사진은 성공한 거 같은데요?
아!!! 여기서 성공을 하는구나?ㅋㅋ
홉스 눈!!!!!!!!! ㅋㅋㅋㅋㅋ
심란하구나!! 홉스!!!! ㅋㅋㅋ
책의 촉감은 네게 그닥???!!!
그렇단 말이지??ㅋㅋㅋ

공쟝쟝 2022-10-23 12:27   좋아요 1 | URL
아니요 자기계발로 치면 아주 훌륭한 뚝배기 깨주는 자계서입니다. 그러나 이미 뚝배기가 깨져있는 저에겐 ㅋㅋㅋ 잔소리 ㅋㅋㅋ 기대하지 않았던 미국식 자본주의 비판이 나와서 좀 웃길 뿐... ㅋㅋㅋ 다 읽고 다른 거 하나 더 읽어보고 비교 평 남길게요 ㅋㅋㅋ 책나무님 성공합시다. 부자됩시다 ㅋㅋㅋ

얄라알라 2022-10-23 16: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울 동네 서브웨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데
요새 알라딘에는 서브웨이 가 자주 올라와서,
진지한 말씀에 뜬금 없는 댓글이지만
서브웨이 가고 싶어지잖아요 ㅎ
 
사랑의 사회학이 나에게 알려준 것들 __ 에바 일루즈

“(165)서래 : 나는 왜 그런 남자들하고 결혼할까요?
… 해준 씨 같은 *바람직한* 남자들은 나랑 결혼해 주지 않으니까.”



나는 이 장면에서 붕괴- 되었던 것 같다.
<헤어질 결심>은 분명 헤테로 여성들의 환장하겠는 어떤 지점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걸 뭐라고 딱 잡아챌 수는 없지만… 뭐랄까 이 영화를 본 후 난 어떤 세계와 ‘헤어질 결심’을 했다가 그것이 너무 섣부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정말로 정말로 포기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들어서 울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내 몸의 반응이라서…. 인정하기 싫었지만, 내가 그런 것들을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던 것이다. 영화보고 국밥 먹으면서 우는 것으로 떠나 보내지면 좋으련만, 계속 마음이 아팠고, 나는 무언가를 더 읽을 필요를, 그것을 더 써나갈 필요를 느꼈다.

페미니즘 책을 읽다보면 낭만적 이성애(로맨스)가 가부장제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인건 알게 된다. 동시에(내가 잘 만든 로맨스 영화를 보면서 좀처럼 비웃지 못하고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얼마나 열렬히 사랑하고 사랑받는 데에 진심인지도 알게 된다. 먹고사니즘이 팍팍해질 수록 어쩌면 더 사랑(이라는 환상)에 진심이 되겠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다수가 원할 수록 그 값이 올라간다. 사랑의 가격도 올랐다. 부동산, 적당한 능력과 자존감, 경제 · 문화 · 외모적 자본… 그것들은 제도가 안내하는 사랑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것을 갖춘 사람들에겐 사랑이 좀 더 수월하겠지. 다행스럽게도 난 그 수월함을 배 아파하던 시기는 지나갔다. 

*바람직한.* 그것을 못 갖춘 사람들에게 사랑은 신포도다. 대다수의 한국 청년들에게는 신포도다. 제도가 유포한 사랑이 더는 가능해지지 않은 자리에 ‘혐오’(여혐남혐)만 남아있다고 떠들 수는 있겠으나… 그것은 절반의 절반도 안되는 진술이다. 제도에 이르는 길이 혹독해졌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제도 자체를 사유하게 한다. 사유하기 시작하자 난 사랑이 어려웠다.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다. 쉬워보였다는 것이 환상이었다. 그것이 제일 어려운 것이라고 알려주었다면 이렇게까지 괴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에게 온갖 여혐을 버무려 머리어깨무릎발무릎발눈코입귀모공에게까지 처발랐던 2000년대를 끝으로 사라진 마지막 구원 담론 이성애 로맨스의 횡포는… 말 그대로 횡포라서… 그것이 휩쓸고 지나간 내게 남혐 이상의 것을 남겼다. (남혐은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은 문맥에 맞게 부연하지 않는닼ㅋㅋ)

나에겐 내가 믿었던 사랑이 사랑이 아니었다고도 할수는 없지만 사랑이었다고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보였다. 제도가 안내하는 사랑으로 진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신포도) + 제도가 안내하는 것이기에 사랑(그것은 진짜 사랑인가?)이기 쉽지 않다는 것 + 제도(이성애-가부장제) 자체에 치명적인 헛점(대체로 여성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다는 것 + 그러나(어쩌면 이것이 포인트인데) 사랑이 끝나기 전까지는 제도도 헛점도 나의 지난한 노동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내가 이해하려는 노동을 멈추자 관계는 끝났다). 나를 다 내어주고라도 유지하고 싶은 관계와 정서적 신체적 친밀함이 있었다는 것.



그리하여 나는 사랑이라고 말할 수도 없지만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는 그것들을 끊어 보기로 했었다. (헤어질 결심?)
가벼운 연애… (사랑 말고) 정도는 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그런데. 영화.
를 보고난 후.
마음이 너무 아팠기 때문에…
난 여전히. 어떤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관계를 원하고 갈망한다는 것을 알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지. 사랑하고 싶네. 사랑받고 싶네. 포기했다고 생각했는 데, 포기 못했네. 그런데 그거 원하면 내 팔자 내가 다시 꼬는 건데… 너는 그러고 싶니? 아니. 그러고 싶지 않은데? 아니. 그러고 싶은데? 아니? 아니, 아니! 하지만… 완전히 아니다!라고 할 수 없는 애매한 나 자신…을… 결국 인정…

하고 난 뒤에는 뭐가 남나. 그냥 그런 내가 남는다. 그런 것을 겪는 내가 남는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걸 겪은 나를 수습하는 내가 남는 것인 데… 그건 약간의 비참함이 따라온다.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무튼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 이렇게 살지만, 이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 사람에게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게 아는 것은 그렇게 몸으로 아는 것이다. 아, 그렇구나, 글로 잘 배웠습니다~ 오, 간단하네, 명쾌하네~! 그런 방식으로 알아지는 게 아니다. 나는 그렇다. 나는 그렇다. 나는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유일한 위안이라면 위안? 


“(x)<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 이 책에서 일루즈는 현대사회에서 지극히 ‘탈계급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로맨스라는 현상에 사회학의 전통적이고 날카로운 개념인 ‘계급’을 다시 들이대고, 사랑의 기쁨과 고통의 매커니즘을 ‘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에서 찾는다. 일루즈가 볼 때 낭만적 사랑은 이 자본주의 문화의 모순들을 결합하고 응축하고 있는 장場이다.
(xii) 하지만 심리학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사회학이 사랑의 고통과 같은 ‘심적 고통’을 소홀히 다루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루즈는 후기 근대성의 조건하에서 감정적 고통에 대한 면밀한 사회학적 분석은 사회학의 기본적이고 아주 적절한 사명으로 여전히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현대의 심적 고통은 자아의 취약함을 반영하는 것이며, 그러한 취약성 또하나 감정적인 것인 동시에 ‘제도적인’ 것이기도 하기 떄문이다. 일루즈는 그중에서도 *특히 로맨스의 고통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고려되는 다른 고통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그냥 지나가는 김에 언급하는 정도로 다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

이런 글씨들을 읽어 내서 내가 느끼는 것들을 속속들이 구조적/사회학적으로 분석한다고 한들, 내 몸의 감정, 감각, 느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소설과 영화는 나를 좀 더 심각하게 만들고… 내 몸에 반응을 일으켜 나 자신이 좀 더 취약해지는 것 처럼 만든다… 그렇다고 굳건해지기 위해 심리학에 기댄다 한들 (일루즈의 지적답게) “(xv)정신분석학, 임상심리학, 치료요법은 사랑과 그것의 실패를 개인의 심리발달 역사에 의해 설명되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그리하여 사랑과 에로틱한 것의 영역을 개인의 사적 책임에 귀속시키고, 개인을 낭만적 비참의 불가피한 담지자로 만들었다. 그 결과 이러한 관점에서는 사랑의 고통은 자기 자신, 자신의 사적 역사, 그리고 자신을 틀짓는 능력과만 관련되는 문제가 된다.” 결론적으로는 공허할 뿐 이다. 그러니 글씨는 글씨다. 나는 글씨로 삶을 좀 똑똑하게 살아볼까 싶지만 언제나 가장 멍청한 방법이지 않나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내가 도모한 방법 중 이게 그나마 가장 나았다. (기록이 남으니까...)

인간을 만나기 싫어 내가 도피한 방편이기도 한 책은 이렇게 생겨먹은 나 자신(그것에 대한 인정을 대체 어디까지?)이 살아있으므로 계속해서 나를 침범하는 이 구조(그것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어떤 긍정적 정서를 제공하지만 본질적인 무력감은 완화되지 않는다. 되려 더 강화되기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는다. 아니다. 당장 알려주지 않는 것일 게다. 그러니까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삶을 살아야 한다. 돌이켜보면 부단한 반복 끝에 내가 나를 토닥이는 기술은 확실히 늘었다. (그 기술에서 담배와 술의 함량을 덜어내고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장한 일이다.)

그러나 천천히 차근차근 괜찮아지다가도 어느 날은 그런 노력들이 모두가 부질없게 느껴지는 날이 온다. 회복 탄력성, 회복 탄력성, 나는 그런 말들을 생각한다. 그래, 어떻게든 회복은 되겠지. 그런데 회복 중일 때…의 기분은. 그 무망함은. … 더 적기 싫다. 어쨌든. 책 답답해서 덮어 놓고 오랜만에 연애에 (또ㅋㅋ) 실패한 메일바디 친구랑 술마셨다.

- 그래서 네가 원하는 관계가 구체적으로 뭔데.
- 안정적인 친밀함. 합리적인 토론을 통한 문제의 해결 방안 모색.
- 미안한 데, 여자는 그거 안돼. 그 합리적 주체 자체가 분열되어 있다니까. <제2의 성>이 그 내용에 대한 1000페이지 각주야. 페미니즘 읽는다고 해결될까? 아니, 더 복잡해져. 내가 어느정도 수준까지는 자명하다고 여겼던 시선 자체를 흔들어야해. 그런데 매번 계속 흔들면서 어떻게 살아. 그러니 쉬었다가 조금 파먹고 또 쉬었다가 조금 파먹고. 나같은 *훌륭한* 인간도 그런데, 그런 훈련이 안된 여성이 그게 잘도 되겠다. 그냥 *친밀함* 하나만 해. 안정? 안돼. 합리? 안돼. 토론ㅋㅋㅋ?ㅋㅋㅋㅋ 그것에 임하는 주체가 분열되어 있다니까? 해결? 풉. 넌 니가 추구하는 연애와 헤어질 결심이나해.


(893) 여자는 애인의 눈을 통해서 보려고 한다. 그가 읽는 책을 읽고, 그가 좋아하는 그림과 음악을 좋아하며, 그와 함께 보는 경치와 그에게서 오는 사상에만 관심을 둔다. 그의 우정과 적의, 그의 의견을 자기 것으로 한다. 그녀는 자신에게 질문할 때도 그의 대답을 들으려고 노력한다. 그녀는 자기 폐에 그가 이미 들이마신 공기를 담고자 원한다. 그녀에게 그의 손을 통해 받지 않은 과일과 꽃은 향기도 맛도 없다. 그녀의 장소 감각까지도 전복된다. 세계의 중심은 이제 그녀가 서 있는 곳이 아니라 애인이 있는 곳이다. 모든 길이 그의 집에서 출발해 그곳에 이른다. 그녀는 그의 말을 사용하고 그의 동작을 다시 하며, 그의 편집증과 버릇까지도 닮는다. “나는 히스클리프이다”라고 『폭풍의 언덕』의 캐서린은 말하고 있다. 그것은 사랑에 빠진모든 여자의 외침이다. 그녀는 애인의 또 하나의 화신이고, 그의 반영이며, 그의분신이다. 즉, 그녀는 그다. 자기 자신의 세계를 우연성 속에서 붕괴하게 내버려둔다. 그녀는 그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사랑에 빠진 여자의 최고의 행복은 사랑하는 남자에게 그 자신의 일부분으로인정받는 것이다. 그가 “우리”라고 말할 때 그녀는 그와 결합해 일심동체가 되며, 그의 위엄을 공유하고 그와 함께 세계의 나머지 부분에 군림한다. (...)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우연성, 즉 상대의 부족함, 한계 그리고 그의 근원적 무상성을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구원임을 자처하지 않고, 상호 인간적 관계를 희망할 것이다.

과거의 나를 돌이켜보면 나는 내게 주어진 성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사랑(로맨스)을 해왔다. 그렇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로가 주어진 젠더롤에 충실했을 때 사랑에 가까운 상태라고 느꼈었다. 꼭 사랑 뿐만이 아니다. 대다수의 남사친과의 관계도 그랬다. 장난을 치고 놀려도 그들의 에고를 다치게 하는 일은 눈치껏 피했다. 내가 그들이 기대하는 어떤 역할(우쭈쭈, 부둥부둥, 그래도 넌 다르지!라는 말을 듣고 싶어 했었다)을 멈추자, 그토록 많던 남자 사람 친구들과는 대부분 멀어지게 되었다.

특히 너 좀 변했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는 데, 그래도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대상에게 “왜 이렇게 이기적여졌냐”는 소릴 들었을 때는… 정말인지 참을 수가 없어서… 아주 표독하게 영원히 아디오스 할 대사들을 씹어 뿌려주고… 그래도 우리 우정이… 이렇게…?!! 그게 아쉬워서 다음 날 미안하다고 싹싹 빌었다. 하지만…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을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대상에서 들었다는 사실은 그보다는 나에게 입힌 내상이 더 컸던 것 같다. 고심 끝에 그 친구의 연락처를 아주 지워버리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었다.

어쩌면 당연하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옹호받고 싶을 것이고 칭찬받고 싶을 것이고 인정받고 싶을 것이며 관계에서 조금도 다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해주었기에 그들은 나를 좋아했던 것이다. 내가 그것을 그들에게 하지 않자 그들은 나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나를 칭찬했던가? 인정했던가? 조금도 다치지 않게 했던가? … 그들이 원하는 것이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있을 때에만 그렇게 했었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 그건 무슨 관계 였을까. 그들은 사회 생활 하느라 손상된 에고가 좀 올라갔을 테지만… 정작 나는 그 관계에서 어떤 충족감을 느꼈나. 난 그들을 보살피고 돌보면서 기뻤구나. 그들이 자존감을 찾는 것이 좋았어. 그런데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왜 나를 돌보지는 못했던 걸까? 그러한 것들을 톺았었다.

…인정을 원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원하니까. 다만 나는 관계 유지를 위해 자아를 조절하는 것을 멈추었을 뿐이다. 내가 그렇게 지내기 시작했을 때, 여자 친구 목록에는 주목할만 한 변화는 없었다. (비슷한 수준의 정서적 노동을 했던 몇몇의 여자 선배들과는 의식적으로 이별했다.) 하지만 남사친 목록은… 결론만 말하면 나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자신들의 자아를 조절하는 노동을 하는 남사친은 고작 두 명이었다. 허탈할 정도로 적은 숫자였지만 있는 게 다행였다. (아니었으면 완전한 남성 혐오자가 되었을 것이다.) 나는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만 자아를 조절하는 그남들의 특성을 ‘한남성’이라고 작은 따옴표 쳐 묶어 두었다. 

“(128) ‘사랑’이 있고 ‘사랑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 사이에는 연옥도 없다. 천국과 불지옥뿐이다. 좋은 관계도 지속되려면 상호 노력이 필수다. 그런데 다른 인간사보다 인간 ‘관계’는 사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의지를 지니고 만들어가려는 실천 없이도 저절로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괴로운 술자리, 형식적인 문자조차도 인간관계를 잇는 장치다. 사랑은 말할 것도 없이 인생에서 가장 복잡하고 치열한 일이다. 그런데 이를 선언하거나 주장만 해놓고 상대방도 그럴 것이라고생각하기 쉽다. *혹은 절대로 ‘안 이루어진다’고 좌절하는 경우도 모두 혼자만의 생각이다.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므로’ 자신이 피해자라고 단정하기 쉽다*.”

벌써 작년의 일이다. 샘, 저는 저를 사랑하는 것이 왜 그렇게까지 힘들었을까요…? 그말을 꾸역꾸역 하면서 다시 찾은 상담실에서 엄청나게 울었다.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나를 떠나 보내는 것은 아주아주 많은 애도를 필요로 하는 거라 울고 울고 또 울어도 가끔 또 울게 된다. 슬픔은 울어야 빠져나간다. … 그렇게 나를 겪는다.

(낭만적 이성애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서…)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하자, 사랑 받을 수 없게 된 것은 역설적이다.
지금 이 세계는 나를 제대로 사랑하려면 사랑 받는 것을 포기하라고 알려준다.
그것은 어렵고, 외롭고, 또 견딜만 하다가도 어느 날은 한 없이 쓸쓸해 지는 그런 일이다.
글로 이렇게 쓰지만… 글씨로 이렇게 쓰는 것으로…

표현될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지. 50살의 나여. 너는 이토록 쓸쓸했도다. 가을 바람 쌀쌀. 너는 쓸쓸.
지금이 니 인생에서 제일 젊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 아쉽네. 하지만 니가 더 젊을 때 한 그것은 함량 미달의 사랑였단다. 길게 보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 게 맞았어.

나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조차 아직 가닿지 못했다.
나는 내가 나를 미워하는 짓들 만을 가까스로 멈추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그러나 나는 사랑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인간의 믿음은 이상한 것이라서 믿는 사람에게는 그것을 보여준다고 한다.
내가 믿는 사랑은 내가 발명해야하는 종류의 것이다.


정희진의 사랑에 관한 문장을 읽는다.

“(125) 사랑은 상대(대상)와의 관계가 아니다. 자기 내부에서 일어나는 ‘나의’ 사건이다. 흔히 말하는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행위. 자기 자신과의 관계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결혼, 이성애주의, 로맨스 문화, 헌신, 희생 따위를 포함하는 제도와 문화적 각본(cultural script, 이데올로기)이 있다. *인간은 사람이든 절대자든 물화된 대상이든 무언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존재다*. 인간의 조건은 사회적 삶과 생명체로서 유한성 두 가지 인데, 생명체로서 생로병사의 고통을 견디기 위해 우리는 사는 의미를 찾아야 하고 사랑은 가장 절실한 방도다. 사랑이 없다면 삶도 없다. 사랑 자체가 소중해서가 아니라 사는 의미와 관련되기 떄문이다. 특정한 개인/파트너와의 애정을 추구하는 이들이나 사회적 권력, 돈, 명예를 성취하려는 노력 역시 모두 사랑받기 위한 몸부림이다.”

나 하나 사랑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가는 것 만으로도 괜찮은 인생일지도 모르겠어,라고 생각한다. 
이래저래 아픈 나를 겪는 것은 나를 내 삶을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나는 아프기 싫긴 하지만 아픔으로써만 나를 인식한다. 어떤 의미에서 아프지 않다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나는 내 삶을 사랑하고 있다.

내 사랑을 발명하는 일은 현재 진행형이다.
삶을 끝내지 않고서는 완료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그래도 *나는 소중하므로* 가장 좋은 사랑을 발명 할 것이다.
아, 물론 그건 다만 내게 좋은 것 일 따름이다. ㅋㅋㅋ 

서재 산책하다 좋은 글을 발견해서 트랙백 *사랑의 사회학이 내게 알려준 것들* (https://blog.aladin.co.kr/731250183/13954024) 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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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9-26 04: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

공쟝쟝 2022-09-26 10:34   좋아요 1 | URL
🤣 크

잘잘라 2022-09-26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위안이라면 위안?
1.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오늘 글 제 마음과 싱크로율 97%)
2. 누구는 오십 몇 년 살아도 이렇게 글로 쓰지 못한 것을 쟝님은 이십 몇 년이나 앞서서 이루어내셨다는 점!
3. 그 점에 대해 진심 감사드리는 한 사람이 여기 있다는 점!!

쟝님 고맙습니다. 오늘 정말 너무나도 고단하고 힘든 하루였는데 이 글 읽고 한 숨 잤어요. 물 마시고 한 숨 더 자야겠어요.

공쟝쟝 2022-09-26 10:35   좋아요 0 | URL
푹 주무소서 🙏

설프로 2022-09-26 0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팬이 되었습니다.

공쟝쟝 2022-09-26 10:35   좋아요 3 | URL
그럼 저는 스타가 되는 걸로…

거리의화가 2022-09-26 0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프지 않다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쟝님은 스스로의 내면과 본인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고민을 아주 깊게 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것만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이에요.

공쟝쟝 2022-09-26 10:37   좋아요 2 | URL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 😉 그거시 나의 삶!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2-09-26 1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 틀림없이 밤에 썼구먼 하고 보니 역시....
밤에 이런 글 쓰기 있긔없긔? ㅋㅋㅋ
쟝쟝의 샤량의 뱔명 응원하다요~

공쟝쟝 2022-09-26 11:06   좋아요 2 | URL
네 ㅋㅋㅋ 단발머리님한테 댓글 달다보니 내가 왜이다지도 사랑에 진심인가… 쓰다보니 심각해져 밤이 깊었더라…. !!

독서괭 2022-09-26 14: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서재에서 댓글에 쟝님도 오늘 사랑사랑 했다는 말 보고 얼른 왔어요 ㅎㅎ 헤어질 결심이 쟝쟝님 마음을 참 많이도 흔들어놨군요 ㅠㅠ 이성애자에게 페미니즘이란 참, 때로는 몰랐으면 좋았겠다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나를 사랑해가는 과정을 꾸준히 노력으로 해나가고 있는 쟝쟝님 응원해요!

공쟝쟝 2022-09-26 23:58   좋아요 1 | URL
네, 이제서야 저는 저를 좀 사랑하는 방법을 좀 알 것 같은 데...^^;;; 지난 사랑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조금은 더 발전된 지금의 제 모습으로 사랑을 준비하려하니... 사랑을 막아나서는.... 구조가 보여..... .... 안보이면 그냥 긍갑다하는 데, 보이니까 더 어려워져서.... 문제네요.. 거참....

시에나 2022-09-26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이 글 뭐죠. 제 글에 트랙백이 걸려서 와봤더니....!! 공쟝쟝님을 잘 모르지만 뭔가 러브레터를 받는 것만 같습니다.^^

이미 ‘낭만적 연애‘와는 한참이나 멀어진 입장이지만 여전히 사랑에 진심인 1인으로서(이성애만이 아닌..) 너무나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주마등처럼 저의 20대가 스쳐지나가네요. 성역할 각본을 따르지 않으면 이성애는 끝나는 거 맞습니다. 반대로 이성애를 잘 하고 싶으면 성역할 충실하면 되구요. 저도 그걸 몸으로 겪어봤구요.성역할 없이 이성애 유지될까? 실험해보기도 했는데 저의 몸으로는 불가능.픕. 저는 페미니즘 공부하면서 비로소 저의 좌충우돌 엉망진창 연애사와 ‘남자들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어쩌면 그것은 내가 나로 살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걸 말이죠.

공쟝쟝 2022-09-27 00:13   좋아요 1 | URL
아, 계속해서 좋은 글들이 올라오더라고요. 주말에 쫌 오래 매실님 서재에 머물러있었어요. 인용된 책들도 제가 좋아하는 책이 너무 많고...^^;;;;; 매실님 어디있다 이제 나타나셔서 제게 보이시는 거죠? ㅋㅋㅋㅋ 공부 뽐뿌 엄청 오졌답니다 ㅋㅋ

전 좀 어느 순간부터 히키코모리가 되어가지고ㅋㅋㅋ 계속 너무 혼자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 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 되게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는 걸 좀 느껴요. 요즘엔 얼마 없는(딱 제 나이가 한참 결혼과 육아에 친구들이 만나기 힘들어지는 나이 입니다) 친구도 좀 만나려고 하고 가족들도 자주 보려고 하고 하는 데,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싶고 그렇거든요... 그런데 그걸 너무 조마조마해 하게 되었더라고요;; 막 어째야할지 모르겠어요 ㅜㅜ

저 역시 꼭 연애 아니더라도... 우정도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제 우정을 잘 만들어가기 위해서라도 사랑에 대한 공부가 너무 필요하단 생각예요. 내가 나로 살기 위한... 댓글 감사합니다!

2022-09-29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2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9-26 1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자신들의 자아를 조절하는 노동을 하는 남사친은 고작 두 명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고작 2명 아니에요. 선방하신 거예요.
저도 20대와 30대에 그토록 많은 남사친이 있었지만 지금 저에게 남은 남사친은 2명이네요. 떨어져나간 그 무수한 인간들 하나도 안 아까워요. ㅎㅎ
사랑이 너무 많은 공쟝쟝님
아직 우리는 세상과 시간을 다 살지 않았으므로 나의 사랑에 부합하는 그 누군가가 아직 있다고 믿고 살아요. 그것도 나쁘지 않아요. ^^

공쟝쟝 2022-09-27 00:22   좋아요 0 | URL
저도 하나도 안아깝습니다. 되려 그것들이랑 노느라 쓴 나의 젊음과 귀한 공감 능력이 아깝죠 ㅋㅋㅋ~
네, 저는 제가 이렇게 혼란하고 곤란한 저를 다스리며(?) 가끔 나 좀 너무한거 아닌가? 싶어할 정도로 심각하게ㅋㅋㅋ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저 같은 사람이 또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동족을 찾는 중 입니다ㅋㅋ 동족을 찾는다고 그와 무사히 사랑에 안착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요ㅋㅋㅋ 근데 뭐 동족따위 없어도 상관 없습니다.

미래의 이것을 읽을 나는 지금의 이런 고민을 하는 현재의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요. ㅋㅋㅋㅋ
그.. 기형도 시 생각났어요 갑자기.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ㅋㅋㅋㅋ 이런 시 처럼은 안될라고요 ㅋㅋㅋㅋ 그렇죠?
 
단상들

To. 똑똑이 난티나무님을 비롯해 열심히 *공부*하는 저의 도반님덜께 모처럼 제 필사노트에 남아 낡아가던 문장들을 공유해봅니다. 


(99) 예나 지금이나, *‘똑똑한 여성’은 ‘특이한 여성’을 의미*한다. 남성사회는 여성이 언어를 갖는 것, 똑똑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여성들도 원치 않는다. 프란츠 파농이 온몸을 떨면서 간파했듯이, 흑인은 백인의 타자이며 동시에 흑인의 타자이다. 여성의 타자 역시 여성이 아니라면, 이미 가부장제 사회가 아닐 것이다. ...

(101) 그러나 반대로 억압받는 자의 시각에서 기존 사회를 보면, 이들의 타자성은 새로운 사회에 대한 상상력과 지성을 가능하게 하는 자원이 된다(이것이 바로 모든 탈식민주의 사유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주류의 언어를 규범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익힐 수록 이들은 더욱 열등해지지만, *이들이 자신의 경험과 노동에 근거하여 자기 언어를 갖기 시작하면 말할 수 없이 ‘똑똑해진다’.* 저항할 수록 권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102) 여성에게 (기존) 언어가 없다는 사실은, 이처럼 인식론적 *특권*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기 경험과 지배 언어 사이의 갈등과 분열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새로운 언어를 생산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모든 인식, 특히 새로운 언어는 현실에 의문을 품을 때에만 생성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100)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이다. 혹은 지금은 아무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훗날 독자가 될 수도 있는 누군가에게 하는 행위이다. 너무 민감하고 개인적이고 흐릿해서 평소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말하는 것조차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가끔은 큰 소리로 말해 보려 노력해 보기도 하지만, *입안에서만 우물거리던 그것을, 다른 이의 귀에 닿지 못했던 그 말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적어서 보여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글쓰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침묵으로 말을 걸고, 그 이야기는 고독한 독서를 통해 목소리를 되찾고 울려 퍼진다. 그건 글쓰기를 통해 공유되는 고독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눈앞의 인간관계보다는 깊은 어딘가에서 홀로지내는 것 아닐까?* 그것이 둘 만으로 구성된 관계일지라도. 말이 전하기에 실패한 것을 글이, 아주 길고 섬세하게 전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나는 침묵에서 시작했다. 읽을 때만큼 조용하게 글을 썼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내가 쓴 것을 조금씩 읽었다. 몇몇 독자들이 나의 세상으로 들어오거나, 나를 그들의 세상으로 끌어들였다. 


- 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186) 이런 점에서 공부는 곧 태도다. 배움의 태도란 결국 자기 자신과 대상을 대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세상을 대하고 집중하고 그 집중을 지속시키는 나의 태도를 알아가는 것이 바로 자신에 관한 앎이다.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은 곧 자기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알아간다는 말이 된다. 

(216) 이 시대에 성장의 기쁨을 느끼는 것은 괴로움을 감수할 때만 가능하다. 자칫하면 고립되고 외로워질 수 있다. 

(217) 나의 기량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이 성장이라면, 성장이 있는 삶은 기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공부는 이렇게, 성장을 통해 기쁘게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공부의 목적은 재미가 아니라 기쁨이다.*

- 엄기호 <공부 공부>


(138) 인생 공부를 포함해 공부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일상, 읽기, 여행, 경험과 그 해석, 인간관계, 쓰기……. 그중에서도 나는 ‘쓰기’가 공부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 쓰기가 최고의 공부이자 지식 생산 방법인 이유는 쓰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 글을 쓰다가 막히거나 진도가 안 나가는 상황이 있는데, 이는 거기서 멈추고 다시 질문해야 한다는 좋은 신호다. 이럴 때는 글쓰기를 정지하고 모든 것을 재점검해야 한다. 쓰다가 길을 잃은 느낌이 드는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 정희진,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물론 다 넘 좋은 책들이기 때문에 다들 읽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뭐, 이런 책들, 다 읽지 않나요? ㅋㅋㅋㅋ 


난티님의 격렬한 질문에서 나와 비슷한 똑똑함을 알아본다 ㅋㅋㅋ 임신중지 페이퍼에서 똑똑이 비타님과 똑똑한 수하님이 모성이 특권이 될 수는 없는 건가? 고민하셨는 데, 가부장제에서 모성이 특권이 될일은 절대 없지만... 모성의 위치에서 겪는 분열하는 삶에 대한 인식을 새로운 언어로 쓰는 것은 *인식론적 특권*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러니 언냐들, 쓰시기를. 이미 쓰고 있지만, 써요, 써!! 그리고 분열 없으면 좋은 글 안나옴 ㅋㅋㅋ 


솔닛, 읽고 쓰는 사람은 고독과 친해져야 하나보다. 그런데 고독도 연대의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나니 그것이 독서라고. 아 역시 솔닛 넘 좋아. 너무 좋아. 


*공부의 목적은 기쁨이다* 라는 말이 되게.. 되게 좋게 들린다. 하하하하하!!!

엄기호는 이 책에서 성장의 핵심은 *연속성* 이라고 말한다. 문학이 삶에서 중요한 이유는 서사에 관한 감각을 키우기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배우는 이의 삶 수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것을 공부의 시작점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 그게 공부 잘하는 방법이구나. 그나 저나 오랜만에 떠들러 본 이 책들에 자기 배려 푸코가 또 등장하네, 그땐 몰랐는 데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는 데..? 역시 참 지성인은 또 푸코를 읽어야 하는가… (그만해ㅋㅋ)


그런데.. 희진 샘 신간은 방금 막 추가해 보았는 데... 글... 쓰다가 길은 언제나 잃는데…….. 글쓰기를 정지하고 모든 것을 재점검할 요량은 없으니 난 그냥 쓴다. 막쓴다. 잘쓰고 싶어서 안쓰는 것 보다는 일단 막쓰는 게 좋지 않을까? 미래의 나여, 보고 있나? 부끄럽지? 근데 미래의 나는 이걸 보면서 나의 성장을 알아봐서 좀 기쁘지 않을까? 암튼! 미래의 나는 그 때 쯤엔 좀 잘쓰기 위해 막쓰기를 고치는 훈련을 하고 있길 바란다! 난 이제 놀아야지 ㅋㅋㅋ 암튼 읽기 쓰기 공부 엑기스만 뽑아서 모아 봄. 연휴가 가고 있어서 초조하다!!! 다음에 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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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식론적 특권, 과정의 사유, 구원이 아닌 공부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9-12 13:35 
    0.“기혼 여성이 페미니스트일때 내적 갈등이 더 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힘든 점이고요..비혼 비출산이 현실적으로 가장 개인에게 깔끔한 선택이지만 출산이라는게 여성의 의무만이 아니라 하나의 권리이자 특권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면 특권이 될 수 있을까요? 그게 하나의 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수하님이 말씀하셨고.“버릴 수 없고, 버리고 싶지 않은 내 삶의 조각들을 다 부정하는 게, 부정하라고 말하는 게 페미니즘은 아니라
 
 
난티나무 2022-09-11 06: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었음에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역시 한번만 읽으면 안 되는 게 책!!! 다시 읽어야지!!! 그때와 지금 다가오는 문장들이 또 다르겠죠?
아 솔닛… 저 네 권 읽었는데 <멀고도 가까운> 안 읽었어요. 이거도 읽어야 겠다…
정희진샘 새 책은 이제 막 읽기 시작했는데 앞도 좋고 뒤도 좋네요!!!!! 맞는 말이다 정말 맞는 말이여!!!!!!!
이렇게 끝, 하면 엄기호 책 섭섭할까 봐 한번 언급하고 ㅋㅋㅋ
특이한! 인식론적 특권! 아아 뭔가 뭉실둥실 떠오른…다아…

기쁨, 똑똑함, 도반, 공부, 특이한, 상상력, 지성, 인식론적 특권, 분열, 새로운 언어, 글쓰기 ✍️!!!!!!!!!!!

공쟝쟝 2022-09-11 10:40   좋아요 1 | URL
ㅋㅋㅋ 역시 동족이야 ㅋㅋㅋㅋㅌ ☺️ ㅋㅋㅋㅋ 단어 키워드 매우 적절 😍

책읽는나무 2022-09-11 06: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베카 솔닛 저 책 읽으면서 넘 좋아서 아마도 처음으로 책에 밑줄 긋고 라벨도 붙였던 책으로 기억함에도 불구하고, 책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잠깐 소름 돋았네요???ㅜㅜ

‘똑똑한 여성‘은 ‘특이한 여성‘.....🤔
음...의미심장한 언어라고 생각되어지긴 한데...특이함이 정말??? 그런가요??ㅋㅋ
저는 <임신중지>를 완독 당시엔 그래~ 그렇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계속 깊어지고, 뭔가 찝찝하고 해결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책이 <임신중지> 책이 아닌가? 싶어요. 아마도 모성을 건드리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쟝님글을 읽다가 모성이 특권이 될 수는 없는 것인가? 란 문장이 눈에 확 들어 오네요. 모성이 특권이 되다!!!
특권이 된다면? 또 결과는 많이 달라질 것인가? 생각해보게 되는...
특권, 특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공쟝쟝 2022-09-11 10:44   좋아요 3 | URL
하하! 그런 사회는 아마 가부장제가 뒤집어진 사회일 텐데 가능하지도 않지만 원하지도 않으시겠죠? ㅋㅋㅋ
현실에서 인식론적 특권은 누려볼 수 있으니, 가진 자리에서 자신의 글을 쓰시는 것을 지지하고 독려합니다💕
특권이 된 결과를 써보는 것도 훌륭한 문학작품이 될 수 있겠네요!
책나무님 저도 임신중지 읽고 한뼘 성장한 기분입니다!!! 생각이 참 깊어져 벌임 ㅋㅋㅋ

얄라알라 2022-09-11 13:32   좋아요 2 | URL
ㅎㅎ책읽는 나무님,
다들 9월 도서 읽으시는데
전 지금도 <임신중지> 3장 정리 중입니다.


쟝님, 페이퍼 제목 보자마가 격렬하게 클릭하고 싶었어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9-12 07:58   좋아요 2 | URL
열심히 그리고 의미있게 임신 중지 읽고 계시는 얄라님 파이팅!!!
얄라님 덕분에 계속 또 생각하게 되어 좋아요^^

공쟝쟝 2022-09-12 14:29   좋아요 1 | URL
헤헤, 어렵쥬? 얄라님 어려워요 ㅜㅜ 맞아요 ㅜㅜ 페미니즘.... 근데 진짜 너무 어렵지만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부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내 언어로 꼭 다시 써봐야하는 것 같아요. 제 경우는 도저히 못읽겠는 책들은 아직 내것이 아니다 하면서 퇴각 쉽게 하는 데, 같이 읽는 책은 그래도 꾸역꾸역 읽게 되더라고요ㅜㅜ 한달에 한권이 좀 많기는 하지만 그렇게 해놔야 또 다음 권까지 늘어지지 않고. 암튼 지각생이지만 저는 지각하는 모범생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읽는 얄라님의 마음에 청심환 하나 놓아드리고...ㅋㅋㅋ 리뷰 기다릴게요!

건수하 2022-09-11 14: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가부장제 해체를 목표로 합니다 ㅋㅋ

아는 사람에게 할 수 없는 말을 서재에선 할 수 있죠. 그게 글쓰기의 묘미… 솔닛 전에 읽을 때는 힘들었는데 (위의 인용구만 보면) 다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똑똑한 공쟝쟝님도 저에게 기쁨이심을 수줍게 고백합니다. 함께 읽고 나누는 다른 분들도 모두.

공쟝쟝 2022-09-12 14:31   좋아요 1 | URL
똑똑이 수하님께 수줍게 고백 받으니까 심장이 막 나대요 ㅋㅋㅋㅋㅋ 아 어떡해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정작 다른 솔닛들은 잘 못읽어 봤어요. 오로지 멀고도 가까운만 백번 파도 백번다 좋아요 ㅋㅋㅋㅋ

등롱 2022-09-11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리베카 솔닛을 제외하고는 전부 담아둔 책들인데… 리베카 솔닛의 글쓰기에 대한 글도 너무 좋네요, 얼른 담으러 가야겠어요. 정희진 책들은 책장에 아직 꽂혀만 있고 읽지를 않았네요 어이구…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라니! 이 통찰력! 너무 좋네요.
글쓰기는 침묵하며 혼자 하는 행위지만 서로의 세상으로 끌어들인다니 … 절묘해요 ㅠㅠ

공쟝쟝 2022-09-12 14:32   좋아요 0 | URL
ㅜㅜ 어휴 등롱님~ 우리 같이 바쁜 사람들(?)은 어려운 책들보다는 틈틈이 에세이가 딱입니다 ㅋㅋ 그런 의미에서 한페이지 밑줄 백개 나오는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 추천한 내가 또 자랑스럽네 ㅋㅋㅋㅋ ㅋㅋㅋ

바람돌이 2022-09-12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처음에는 심사숙고해서 쓰야지하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시작하는데 그걸 계속 쓰려면 머릿속에 뭔가 밑천이 더 있어야해요. 근데 내 머릿속에는 없어. 그러니까 할 수 없이 아무말이나 막 쓰다가 그냥 어정쩡하게 글이 끝나요.
근데 여기에는 내가 글을 막 써도 내 머릿속에 들어온것처럼 내 말을 알아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나보다 더 내 머릿속을 더 잘 안달까? ㅎㅎ 그러니까 또 신나서 막 대충 쓰도 돼. 다 알라주잖아 이런면서 또 막써요. ㅎㅎ
생각을 나누고 글을 쓰서 공유한다는 것의 즐거움이 글을 쓰는 괴로움보다 커다는 것을 요즘 막막 느끼고 있어요. ^^

공쟝쟝 2022-09-12 19:39   좋아요 0 | URL
우리의
바람
돌이
님과 함께 읽고 쓰게 된 것이 매우 기쁘고 즐거울 따름입니다!! ^^ 여기서 읽고 쓰는 여성들이 공명할 수 있는 건 우리의 머릿속이 아니라 우리의 몸이 겪은 상황과 경험들에 공통점이 많은 것이겠죠. >_<
그런 의미에서 ˝잘 쓰지 않을 거면 쓰지 말라˝라는 종류의 언설도 언어를 독점한 가부장제 남성들의 주문이 아닐까요? 지들도 음청 못쓰던 시간이 있었을 꺼고, 그 시간들은 온통 여성들의 노동에 기대면서 살았을 겁니다 ㅋㅋㅋㅋ 저는 가끔 고흐편지 생각하는데요, 그 사람도 자기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못그리는 것 같아서 괴로워해요. 언제나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인 글은 내 머릿속에 있고, 나의 글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죠 ㅋㅋ (위로인가? 위로다!!)
그러므로 아무말이 아닙니다. 그 시점의 바람돌이님한테 필요한 말 일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계속 아무말 대잔치 합시다. ㅋㅋ
 

“이 사람, 독서가인건 알았지만 음악에도 조예 깊을 줄은… 역시 영화 감독은 천재들이나 하는 건 가봐. 재수없어.”
은 박찬욱 책을 읽다가 말고 나의 투덜댐이다.




코로나19와 헤어진 기념으로 동생네 집 놀러갔더니, <헤어질 결심> 각본집 예약 구매에 딸려온 엽서 들을 자랑하던 동생 버섯(<출발 비디오 여행>과 <방구석 1열>의 간극이 바로 한국의 영화/예능의 연출력 성취임을 꿰뚫어 보는 자매들과 영화 만큼은 취향이 비슷하다)이 <박찬욱의 몽타주>를 읽어보라고 손에 쥐어주었다. 2천년대의 박찬욱과 복수 시리즈에 대한 인터뷰를 읽으면서 노트북으로 열심히 박찬욱 영화 돌려보던 이야기를 했다. 동생이 말했다. “아, 언니는 박찬욱 좋아했구나. 나 무서워서 박찬욱은 못봤는 데, 책 읽고 나니까 몇 작품은 찾아서 봐야겠다 싶더라고.” 내가 뭘 이해해서 봤겠냐. 그냥 신하균 팬이어서 봤던 거지. 근데 그 신하균을 <박쥐>에서 그렇게 쓸 줄야. <올드보이>만큼 <박쥐>를 좋아할 수도 있었지만 내게서 신하균을 심하게 뺏어갔으므로 <아가씨>가 개봉할 때 까지 꽤… 오랫동안 박찬욱을 미워했다는 그런 이야길 했다.

‘박찬욱vs봉준호’라는 은근한 라이벌 구도에서 자매들은 흔쾌히 봉준호에 손을 들었고 나 역시 그랬다. <괴물> 괴물 때문였다. 정확히는 괴물, 괴물 부터 였다. 그리고 괴물, 괴물까지였나? (괴물 이후로는… 사실 잘 모르겠어…) 무튼 20대의 난 <공동경비구역 JSA>와 <올드보이>를 너무 좋아해서 꾸준히 박찬욱 파였다. 하지만 <괴물>이 인생 영화가 되어버렸기 땜에 결국 봉준호로 돌아섰고, <아가씨>와 <기생충> 사이에서 좀 흔들렸다가, 마침내 <헤,결>을 보았고, bye 봉준호여… 저는 이제 확고한 “박찬욱”입니다.

근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원래부터 박찬욱이었던 것 같아. 이거 어쩐지 사회학과(봉준호)와 철학과(박찬욱)의 싸움 같지 않냐? 아… 결국 돌아 돌아 나는 철학과를 선택할 운명이었던 겐가(예, 제가 찾아보기 어렵다는… 부전공을 철학으로 한 경영학과 생입니다. 어쩌면 이 정체성야 말로 나의 형용모순을 설명해주는 가장 적절한 메타포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둘러 본 버섯의 책장은 각종 사회학 서적들이 난립 되어 있었다. 세상엔 문제가 참 많아, 그렇지? 나는 갑자기 아침에 발로 쓰윽 밀어놓고 나온 알라딘 택배 봉지가 떠올랐다. 집에 택배 뜯으러 가야겠어. 언니, 갑자기? 내 (페미니즘) 철학책들이 그리워졌어.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 휴먼>이 봉지 안에서 숨죽여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김은주, 페미니즘 철학 입문, 철학… 난 왜 철학이 좋은 걸까.


봉준호와 박찬욱 - 사회학과 철학. 여기에 동생과 나의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번뜩 했다. 몇 년 전 언젠가 버섯의 책장을 보면서 ‘너는 아직 세상이 궁금한가 보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아직*이라는 단어가 목에 콱 걸렸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종으로 횡으로 전시하고 있는 동생의 책장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같다. 그때 나는 심리학에 심취(?)해 있었고, 인간과 사회에 환멸을 느끼는 중이었다. 나 자신도 이렇게 모르는 데, 세상을 어떻게 알아. 사회학책들을 해결을 기다리는 문제들로 느꼈던가. 어쨌든 버섯은 열렬히 그런 책(?)들을 사 모으고 읽고 있었다. 나는 ‘아직’ 궁금한 대상으로 세상을 대하는 동생이 신기했다. 그는 최근 흥미를 느끼게 된 한국의 SF 소설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거기에도 어떤 사회학(?)의 격자가 느껴져서 난 좀 버섯이 기특했다. 


너는 ‘여전히’, ‘세상’이 궁금하구나?

동생은 내가 추천했던 소설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했는데… 대답을 궁리하면서 작년부터 내가 왜 철학 책 모으기에 (읽지는 않는다ㅋㅋ 모은다ㅋㅋ) 진심이 되었는 지 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이브하게 표현하면, 나는 나 자신과 세상을 포함해서 그 것들을 하나로 좀 꿰는 원리를 발견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처럼, 흩어지고 무너지고 깨어져 나가기만 하는 것들(황망하신 중에 죄송합니다만 혹시 패턴 아십니까?ㅋㅋㅋ)안에서 그래도 붙잡아 볼 수 있는 원리나 의미를 다시 복구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요 몇년 간 나는. 일과, 관계와, 사랑을 —어쩌면 인생관 비슷한 것을— 몽땅 다 잃은 상태였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건 불안하고 싶지 않다는 말들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글들에서도 좀 느껴진다. 단일한? 단일한. 원리? 원리. 다시 복구되고 싶은 욕심.

그렇지만 — 붕괴, 이전으로 돌아갈 순 없다. 나는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허기가 져 국밥을 먹다가 엉엉 울었었다. 이제는 그냥 관리하면서 살아가야 해. 깨어진 그것들을 한쪽에 비질해서 치워두고 안 밟게 조심 조심. 가끔 발바닥에 조각들이 밟히면 아플 때도 있겠지만, 그러면 또 한번 더 청소기 돌리는 거 밖에. 그래도 그렇게 살면 돼. 그러면 된다.

상처 없는 삶으로의 복구는 불가능 하지만, 그래도 남은 삶 이나마 잘 건져 올리기 위한. 뒤통수 맞지 않는 인생을 위한 방법, 같은 거, 어떤 변하지 않는 원칙(돈? 부동산? 건강?…)을 찾고 싶었다. 그러니까 단일한, 단일한 원리. 철학.

아무튼 나는 가방을 싸서 나가려다 말고 엊그제 두 번 읽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이야기를 떠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둘 다 문과이지만 문학 앞에서는 어쩐지 겸연쩍어지는 사회학, 철학 대충… 산문(?)파 인 것 이고 (심지어 내 유튜브 알고리즘은 무한한 자기 계발 루트를 반복하고 있다.) 이건 다시 돌아돌아 박찬욱의 재섭씀으로 통하는 원리(?)일지도 모르는 데, 그가 사랑하는 문학, 음악, 사진을 비롯한 미적인 안목, 즉 영화 감독에게 필요한 자질(🤔) 같은 거엔 천재성 + 분명 계급이 껴있다. 계급이라고 까지 말하면 박찬욱이 섭섭할 일이니, 대충 여유로움이라고 말해두자. 난 그게 느껴지면 괜히 심통나더라.

내가 재밌고, 내가 매료되고, 내가 궁금하고, 내가 심통나는 그 부분 어딘가에… 아름다운 것을 즐길 줄 아는 감각에 대한 열등감이 있다고 동생에게 만큼은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편이다. 그건 얼마 전에 읽은 나폴리 시리즈 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 빈민가 출신 레누가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들과도 비슷하게 연결되어 있고, 책으로 말하는 것이 편하니까… 책으로 좀 더 이야기하자면. <그림과 그림자>




나의 자매들은 오래 전 부터 김혜리 기자님이 하는 팟캐스트 <필름클럽> 애청자로 동생들 권유로 나도 듣곤한다. 사실 나는 책이건 영화 건 스포일러 당하는 것을 좀 별나게 싫어하는 편이라 본 영화, 본 책을 중심으로 골라 듣는 데, 김혜리 기자님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기자님의 책을 사서 본 영화를 중심으로 골라 읽기 시작했고… 그 영화 목록을 지도 삼아 영화를 볼 때도 있다. 한참 기자님께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을 느끼던 어느 날 우연히... 그림 산문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렇게… 저는 <그림과 그림자>를 읽게 되고 마는 데. …그게 벌써 5~6년 전 쯤이다… 아, 나는 아름다운 그이의 영화 평론이, 미술관과 전시회를 배회(?)하던 젊은 시절 + 어린 시절의 그림(미술)을 공부하던 경험과 맞닿아 있다는 걸 새삼 책에서 알아차리고 크게(!) 상심해버린 것이다.

그거 아냐? 절대 따라 갈 수 없는 것 같은 문화적 박탈감…? 응? 알쥐, 알쥐. 난 고흐를 좋아하지만, 고흐를 좋아하는 게 챙피 할 때가 있어. 고흐는 다 알잖아. 그리고 그림이 뭘 말하는 건지도 딱 알 것 같잖아? 응, 그렇지. 그래서 사실 좋은 건데….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걸 나도 좋아하는 게 싫은 게 아니야. 나의 뭉툭하고 대중적인 미적 감각(?)이 예술을 향유 해 본 경험이 없다는 데에서 나온 어떤 없음의 발로인 건데… 이제는 내가 나이도 먹고 돈도 버니까 대충 좋은 게 뭔지 알 수가 있어졌어, 취향이라는 게 생겨간단 말야? 그런데… 누구는 그걸 아직 말랑말랑한 어릴 때 이미 다 보고, 들어 본 거야. 응. 그래서 괜히 위축될 때가 있어. 나는 다 커서 알게 되니까, 거기에 언어(글씨, 말)가 생겨야만 아 그래서 이게 좋은 거구나 알겠는 데, (계속 평론집 같은 걸 찾아 읽게 됨) 누군가는 그냥 말이 필요없이 크으-하는 어떤 안목이 이미 내재되어 있는 거지. 거기엔. 어린 시절 말이 아직 안 발달 되었을 때 느낀 것들이 있는 걸까나? 난 내 출신 성분(?)이 쪽팔린 적은 없는 데, 내가 아름다운 것을 잘 느낄 줄 모를 때. 아예 그 부분이 발달이 안되었구나를 알겠을 때, 난 그때, 그렇게 배알이 꼬인다? 그건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 부럽다에는 어느 정도 내가 따라가고 싶다 이런 게 있는 데, 부러움까지도 이미 원천 봉쇄된 느낌…?!?

어쨌든 이에 관한 깊은 빡침(?)의 사연들은 나보다는 동생이 더 많다. 난 현실에서 타고난 듯한 고급진 취향을 지닌 또래 인간을 직접 만나본 적(?)은 뭐 없지만, 동생은 종종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고 이젠 득도한 상태다. 야, 니들이 C.J감성을 알아? 우리들이 왜 봉준호(<괴물>, <기생충>)를 좋아하겠냐? 지금은 <헤어질 결심>을 좋아하는 나지만 인생 가장 많이 운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랑 <신과 함께>인 이 몸이시다~!!! 우는 내가 수치스럽기도 전에 이미 울고 있다!!! 울다가 현타오는 그 맘을 니들이 알아? 😔….

아무튼 그래서 박찬욱이 책에서 음악 이야기하는 데, 오후 내내 동생 차에서 조PD의 <친구여>를 듣고, 휘성 1집을 따라 부르다가… 왔기로 설라무네 글씨로된 예술 영화랑 음악, 클래식 이야기 읽다보니 맘이 뚱해졌다. 그래도 맘이 뚱해졌다는 거지 박찬욱 감독님, 김혜리 기자님 좋아합니다. 그 미감이 부럽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그런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어 내시는 거겠죠? 흑, 저는 이번 생에서는 안되는 거…ㅠㅠ

다시 돌아와서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말이다. 나는 이 물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도 좀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리고 박찬욱-김혜리-사회학-철학-이야기를 하다가 천상 문과인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인 이과 중에서도 *물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좀 더 추측하면서 더 떠들었다. 물론 그 사람들은 천재니까, 이렇게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거기서 사유는 멈추지.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길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ㅋㅋㅋㅋ 걔들은 왜 천재인데 나는 왜 천재가 아닌가에 대해서. 이해해보자.



- 그러니까 그 사람들(물리학자)은 숫자가, 어떤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의 단일한(ㅋㅋㅋ) 원리가, 아름다운 거잖아 그렇지?
- 그게 어떻게 아름다울 수가 있냐고.
- 난 이 책 보니까 좀 알 것 같아졌다? 이 책에서 슈바르트실츠가 블랙홀을 자기가 계산해 낸 다음에 멘탈이 붕괴 되거든? 근데 나도 초딩 때, 블랙홀을 처음 알았을 때 비슷하게 멘탈이 붕괴(?) 됐던 거 같거든. 그게 기억났어. 시공간이 오그라든대 잖아. 블랙홀이 뭔가 무서우면서도 아득하면서 아름답게 느껴지는 거야. 걔가 안내하는 개념이 너무 이상하잖아. 근데 그걸 상상하면 두렵지만 신기하고 오묘하고. 그런 감각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도 있는 거잖아. 사실은 그게 찐의 아름다움인 거 쥐.

우리는 시골 본가에 있는 나에게 블랙홀을 알려준 웅진에서 나온 어린이 과학 백과(?) 전집 이야기를 했다. 동생도 물리학까지는 모르지만 천문학에 관해서라면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것 같다고 했다. 그 책에서 혜성, 혜성을 알았을 때 너무 좋았다고 했다.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혜성 편만 닳아지도록 봤다고. 언니, 우주가 아름답다는 것은 밤하늘을 아는 인간이라면 직관적으로 모두 알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그 시점에서 나는 뜬금없이 동생에게 네덜란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 암스테르담에서 와인 마시면서 스테이크를 써는 데(ㅋㅋㅋㅋㅋ), 옆에는 운하가 흐르고, 대학교가 있고, 노을은 퍼지고, 내 맘은 평안하기 이를 데 없고,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좋은 데… 그런데 우리 옆 테이블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면서 저녁 식사를 하는 그림 같은 백인 가족이 있는 거야. 저 가족은 분명히 천체 물리학이나 양자 역학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이런 이상한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를 친구랑 했다고. (벵하민 라바투트 네덜란드 로테르담 출신 임ㅋㅋ) 이렇게 아름다운 환경에서 산다면… 세계가 아름답다는 것을 정확하게 느낀 사람이, 그렇게 해도 되는 조건이고, 재능과 두뇌까지 있다면, 아름다움의 원리를 찾고 싶어서 물리학 공부가 하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다고.

동생과 나눈 긴 수다의 결론은 그거였다.
요는 잘사는 거다.
마음이 넉넉하고 여유로워야 아름다움이 뭔지도 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게 아름다우니까 거기에 계속 머무르고 싶은 거잖아. 그 아름다움의 원리를 연구하면서 더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거고. 그걸 반복하면서 더 행복해지는 거고. 근데… 그건 아름다움에 조금이라도 머무를 수 있는 사람, 머물러 본 사람들에 해당하는 이야기고. 사는 게 복잡스럽고 인생에 태클이 많으면, 아름다운 거를 더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저 인간은 왜 저렇게 생겨 먹었나, 이 사회는 왜 저런 것들을(?) 양산하나, 인간,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 인간은 대체 왜 사나, 왜 사나… 그런데 또 나는 왜 사는가, 왜, 왜, 왜 세상은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가!!!!!!!!!! 왜!!!!! 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계급과 구조에 더 천착하게 되는 것 같아.

- 혹시, 너 주변에 이과 친구 있냐? 물리학 연구하는 사람 본 적 있어?
- 당연히!!!! 없지.
- 아, 우리의 가설이 맞아 떨어지려면 물리학 연구자가 있어야 하는데…
- 웅. 없어. 그러니까 우리 책장이 이 모냥인 건. 인생에 태클이 많아서였다는 거?
- 아마도?! 근데 내가 이번에 독후감 대회 참여(?)하면서 느낀  건데… 한국 사람들 생각보다 양자역학에 진심이더라고 ㅋㅋㅋㅋ 나도 김상욱 아저씨 에세이 읽고 막 그랬거덩. 아마도 알쓸신잡이 큰 이유겠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좀 느낀 게. 우리 나라도 인제 좀 살 만해졌다는 증거 아닐까? ㅋㅋㅋㅋ
- 오. 그,럴,지도.
- 그래서 소설도 SF가 많이 나오나?
- 아, 그건 현생이 혐생이라…



(사진은 단발님 요청에 의한 네덜란드 사진. 암스사진은 없고 벵하민 라바투트씨가 태어난 로테르담 임ㅋㅋㅋ 저런 거 보고 살면 그런 거(?) 쓸 수 있나봐요... 자연, 인간 조화롭게 살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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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21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봉준호와 박찬욱
가릴수 없어요. 둘다 너무 좋아. ㅎㅎ
저는 그냥 둘다 사랑할래요. 요즘은 남편도 여럿 가진다는데 영화감독 둘 사랑하는것쯤이야..... ㅎㅎ
주변에 물리학 전공자 있어도 별 소용이 없어요. 뭐 물어볼수는 있는데 대답해주는걸 알아들을수가 없어요. ㅋㅋㅋㅋ
그런 주제에 저는 SF는 또 좋아요. 이러니 인간은 모순된 존재. 지금 읽고싶은거 하고 싶은거 그게 나이니라 하면서 살면 안될까요?

공쟝쟝 2022-08-21 15:13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바람둥이!! ㅋㅋㅋㅋ 남편을 누가 여럿가져요? 왜 때문에 그런 고행을 자처하는가요? ㅋㅋㅋㅋ
읽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걷고 싶은 거 다 하세요 😆 제가 허합니다!! ㅋㅋㅋ

바람돌이 2022-08-21 22:16   좋아요 1 | URL
요즘 폴리아모리라는거 있지 않나요? 한국에서는 중혼이 안되니까 연인관계라고 하긴 하던데.... 전 처음 들었을 때 이 세상에 진짜 부지런한 사람이 많구나 했거든요. 단발머리님 말처럼 하나도 귀찮아 죽겠구만 하면서 말이죠. ㅎㅎ

단발머리 2022-08-21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 항상 박찬욱 보다 봉준호였고요. <친절한 금자씨>랑 <괴물>밖에 안 봤지만요. 근데 이번에 박찬욱으로 막 전진전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어질 결심 천세만세 만만세!!!

˝누군가는 그냥 말이 필요없이 크으-하는 어떤 안목이 내재˝되어 있다는 게 난 별로 부럽지는 않은데 왜냐하면 지금 그 좋은 거를 갖다줘도 나는 ‘크흐‘ 하지 않거든요. 그 좋은 것을 어렸을 때 경험해보지 않아서, 그런 안목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좋은 것을 일찍 가진다는 게 반드시 좋은 건 아니라는, 어쩌면 그 좋은 것에 대한 결핍과 아쉬움과 실망이 우리를 다른 곳으로 데려갈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나는 해봅니다. 어쩌면 모르죠. 부러우면 지는거야! 하면서 아닌 척 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ㅎㅎ

인간적으로 암스테르담 사진 하나는 넣어줘야 하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 하나... 라고 썼다가 지우고 남편.... 이라고 쓰는 사람이 있다고 그러대요. 참 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구냐?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1 18:15   좋아요 2 | URL
1.
맞아요, 제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건 확실히 인간의 이해관계를 걷어낸 것처럼 보이게 착각(?)하게 되는 물리학의 세계가 아니라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어지는 인간의 무의식(?) 같은 거 거든요. 살 수록 점점 그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아요. 나는 글씨(책)로 보면서도 결국 글씨로는 결코 표현이 안되는 지점 에서 뭔가 아름다움(?)을 감각하는 데요 (그건 사회화 과정에서의 상처와 되게 연결되어있고요) ... 저는 그걸 확 잡아채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날 암스에서 술마시면서 이야기했던 게, 다락방님은 자기에게는 그 느낌을 표현하기 위한 ‘이야기‘가 꼭 필요해서 글을 길게 쓰신다고 했거든요? 긴 긴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2.
어떤 영화는, 어떤 음악은, 어떤 미술작품은 그걸 ‘말의 세계‘가 아닌 걸로 표현을 하고 우리는 딱 느끼잖아요? 저한테 그런 능력은 물리학을 공부하는 능력 만큼이나 막대하게 내가 갖추기는 힘든(?) 자질이라고 생각이되고... 그런데 사람들이 만든 그런 것들을 보면 너무 좋긴 하거든요.... 하지만 그건 영화 한정이고... (저번에 단발님이 이야기 해주셨던거 같은데 ㅋㅋㅋ 갸 누구냐..학자..이름이..... 부르디외?...) 근데 미술이나 클래식은 정말 모르겟어.

3.
아 참, 동생이 들려준 재밌는 이야기 중에.. 오디오북 ai가 대신 읽어줄 수 있긴 한 데, 사람들은 성우가 읽는 걸 더 선호하고, 노래.. 노래는 ai가 배워도 부르기가 되게 힘든 영역이라는 거예요.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게 엄청어렵대요. (재밌죠?) 감정. 저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인간의 감정이 궁금해요.

암스테르담 사진............. 은 아니고 로테르담 사진 올려봄다....... 호호.... 제가 영상찍느라 사진이 거의 없어요 ㅜㅜㅜ... 아 유튜브 만드어야하는데.. 오늘 또 왜 여섯시인걸까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21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도 하늘은 파랗고 나무는 초록인데 ㅋㅋㅋㅋㅋㅋ 로테르담 참 근사하네요. 나도 이 생의 언젠가 저 하늘을 지고 앉아 커피 한 잔 하고 싶구나. 나랑 같이 갈 사람? 영어 잘 하고, 길 안내 잘 하고, 3만보 거뜬한 사람 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1 19:1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크 ㅡ 나 로테르담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저 또 갈거예여 ㅋㅋㅋㅋ 영어공부할거다!!! ㅋㅋㅋㅋ 채력도 키우고 ㅋ 돈도 벌어야함 ㅋㅋㅋㅋ 나 네덜란드 사랑에빠짐 ㅋㅋㅋㅋ

다락방 2022-08-22 09:55   좋아요 1 | URL
3만보 거뜬한 사람에만 제가 해당됩니다. 그러므로 영어 잘 하는 사람, 길 안내 잘 하는 사람을 한 명씩 더 구해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10:30   좋아요 0 | URL
저 길 잘 물어보는 사람은 아는 사람 있어요 ㅋㅋㅋㅋㅋ 길 안내는 잘 못하시지만 길 잘 물어보는 ㅋㅋㅋ (나 검색할 때 이미 물어보고 계신 분 ㅋㅋㅋㅋ)

수이 2022-08-21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공부 하겠다는 말이 저 기나긴 페이퍼보다 더 좋네 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1 20:3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할거야!! 일단 책을 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뭘 사지? 뭘 살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8-21 20:45   좋아요 2 | URL
저기 위에 ㄷㅂㅁㄹ님이 알려주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해서 입문했으니 잘 지도해주실 겁니다. 그대가 원하는 영어를 말해보아요. 그럼 알려주실 거니까. 영어공부 하면서 영어소설도 읽으시는 겁니까?

공쟝쟝 2022-08-21 20:55   좋아요 1 | URL
아.. 물어봐야겠어요. 면담 신청 해야지 ^^!! 영어 소설 읽을래요! 근데 일단 저 알파벳부터 떼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극적으로는 솔닛이나 디디온, 올리비아 랭의 산문을 읽어보고 싶어요 ㅋㅋㅋ

mini74 2022-08-21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우는 내가 수치스럽기전에 울고 있다에서 빵 터졌어요. 저는 엄마앖는 하늘 아래 ~ 아실려나요. 강수연님 나오는 영환데 울고 있는 내가 미운데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 ㅠㅠㅠ 전 이번생엔 천재는 그들에게 양보하겠습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2-08-21 21:18   좋아요 1 | URL
한국인의 가족 감송 팔이는 정말 내 몸에 너무 뿌리 깊게 새겨져있어….ㅋㅋㅋ 너무 진부하고 울어주기 싫은데, 눈물은 이미 흐르고요…? 진짜 저 <신과함께>요 ㅋㅋㅋㅋ 진짜 수치스러워하면서 통곡함ㅋㅋㅋ
엄마옶는 하늘아래는 너무 멀리 오셨어요 ㅋㅋㅋ 전 육남매요 ㅋㅋㅋ 똑.. 사새요…
전 다음생에는 물리천재나 영화천재보단 얼굴천재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21 23:30   좋아요 2 | URL
생각해 보니까 저도 신과 함께 영화 보다가 울었어요ㅋㅋㅋ
왠지 똑같은 장면에서 울었을 것 같음???

근데 엄마 없는 하늘 아래...ㅋㅋㅋ
그것도 생각해 보니 어릴 때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어떤 장면에서 울었는지는 기억 안나네요ㅋㅋㅋ

공쟝쟝 2022-08-22 11:02   좋아요 2 | URL
<엄마 없는 하늘..>은 제목도 몰랐던 그런 작품이네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22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엔 <친절한 금자씨> 때문에 박찬욱 감독 좋아하다가 <박쥐>를 보고 아...ㅜㅜ
영화가 넘 난해하고, 야하고...좀 취향이 아니다!! 그러다가 <아가씨>를 보고 다시 돌아섰는데 <헤결>에선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네요^^
봉준호 감독은 대체적으로 영화를 재밌게 보는 편이긴 했지만, 박찬욱 감독만큼 저릿저릿 하진 않고, 그냥 믿음직한 감독이군!! 하다가 전 <마더>랑 <옥자>랑 <설국열차>를 보구선 와....@.@
두 감독 다 사랑해줘야죠 뭐~♡.♡

문과생도들이 물리학자들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아름답게 여기는 것....이것이 융합인가? 싶군요ㅋㅋㅋㅋ
암스테르담 백인가족들이 나누는 대화는 아마도 ˝오늘 고기 좀 어때? 맛있니?˝ ˝엄마 아빠 오늘 돈 좀 썼다...맛있게 먹어!!˝
의외로 뭐 그런 대화 아녔을까? 생각하다가....와~~풍경 사진 보다가 입틀막!!!
가족들은 예술에 대해 논했을 듯요!!!ㅋㅋㅋ
빨리 동영상 보고 싶지만, 코로나 나은 지 얼마 안되었으니 천천히, 빨리, 하나씩 만들어 놓읍시다!!!!^^

공쟝쟝 2022-08-22 11:03   좋아요 2 | URL
창 밖으로 저 풍경 보면서 저녁식사 하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 지에 대해서 이야기 할 거 같죠˝? ㅋㅋㅋ

잠자냥 2022-08-22 1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J감성에서 빵 터집니다. ㅋㅋㅋ
아니 정말 <태극히 휘날리며> 보면서 울었어요?..... *말잇못*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17:46   좋아요 0 | URL
음청울었어요. 왜냐믄 나는 아직 청소년이었기 때문이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으 가슴안에 애국심과 인류애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형제 애까지 있던 시절이었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삶은 잔인해서 마침내 우리를 붕괴 시키고, 

앎은 자명해서 단일한 설명을 미결의 불확정성 원리로 만들어 버리는,

곤란한 21세기.



“(217) 보어는 이것이 진정으로 새로운 물리학의 주춧돌이라고 생각했다. 철학적으로 말하자면 *이것은 결정론의 종말*이라고 하이젠 베르크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뉴턴의 물리학이 약속한 시계장치 우주를 믿는 모든 사람의 희망을 갈기갈기 찢었다. 결정론자들은 만일 물질을 지배하는 법칙을 밝혀낼 수만 있다면 가장 태곳적 과거로 돌아가 가장 머나먼 미래를 예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어난 모든 일이 이전 상태의 직접적 결과라면 현재를 들여다보고 방정식을 풀기만 해도 우주에 대해 신과 같은 지식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이 희망은 하이젠베르크의 발견으로 산산조각 났다.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미래도 아니요 과거도 아니요, 현재 자체다. 한낱 입자 한 개의 상태조차 완벽히 파악할 수 없으니 말이다. 기본 입자를 아무리 꼼꼼히 조사하더라도, 모호하고 미확정적이고 불확실한 것은 언제나 남기 마련이다.”


“(225) 이 한계들은 결코 이론상의 한계가 아니다. 모형의 결함이나 실험의 한계, 기술적 제약이 아니다. 과학이 연구할 수 있는 범위 바깥의 ‘현실 세계’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하이젠베르크가 설명했다. “우리 시대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객관적이고 초연한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 벌어지는 게임 행위자로서의 우리가 자연과 맺는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과학은 이제 실재를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대면할 수 없습니다. 세계를 분석하고 설명하고 분류하는 방법은 스스로의 한계*를 맞닥뜨렸습니다. 이것은 개입이 탐구 대상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에서 비롯합니다. 과학이 세상에 비추는 빛은 우리가 바라보는 실재의 모습을 바꿀 뿐 아니라 그 기본적 구성 요소의 행동까지도 바꿉니다.” 과학적 방법과 과학의 대상은 더는 분리될 수 없다.”  



2.


현대 물리학만 불안정한 것이 아니지. 투자 없이 노동 소득 만으로는 살 수 없(을 것 같은)는 우리의 삶도 불안정하긴 마찬가지지. 생각해봤는 데, 코인이랑 주식 같은 거 말야. 인간은 이제 일기 예보로 날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서 자연 재해가 없어지니까 스스로 자연 재해 같은 걸 만들어 낸거 아닐까. 삶에는 일정 정도의 충격과 유실이 필요한 거지. 지랄 총량의 법칙이랑 비슷한 재난 총량의 법칙이랄까. 자신들이 자초한 재난. 



“(400) 하지만 쉽게 꺾이지않는 물가 상승세를 보면서 2022년 4월 23일 지금은 2022년 내에 3.0%를 넘는 수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미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던 70년대의 연준이 지금의 연준에게는 중요한 반면교사가 되었겠죠. 물론 공급망 이슈 등의 변수는 존재하겠지만, 그리고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70년대와는 다른 흐름이 나타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40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인 만큼 한동안 고물가 환경을 고민해보지 않았던 투자자들에게는 투자의 난이도를 크게높이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겠습니다. 변해버린 연준은 그동안 저성장·저물가 국면에서 항상 시장을 구해주었던 든든한 해결사가 사라졌음을 의미합니다. 이 역시 투자 난이도를 높이는 부담스러운 요인이고요.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가 워낙 빠르게 나타나기에이럴 때일수록 특정 자산으로의 집중보다는 *다양한 분산투자 전략*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3.


샘, 두 눈을 뜨고 세상을 살기 시작하니까. 너무 너무 불안해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어떤 것도 통제할 수 없다는 게. 그런데 기대거나 의존할 수 없다는 것도. 내가 믿을 건 나 자신일 뿐인 데, 나 자체도 너무나 자명하지가 않아. 저만 이렇게 유별나서 저 자신이 문제가 되는 걸까요? 모르겠는데? 하나도? 그렇다고 예전처럼 도피하고 싶지는 않아요. 가끔 궁금해요. 사람들 다 이러고 사는 건지. 나만 조금이라도 덜 아파보려고 꼿발 딛고 사는 거야? 그게 너무 피곤해서 죽겠는거고?


그래서 뭐가 신념이 되었는지 아세요? “(250) 전에도 틀렸고, 앞으로도 틀리리라는 것” 어쩔 수 없어요. 내 오류성에 대해서 틀렸네 또 틀렸어 하면서 아 맞다 틀리는 게 상수지? 나 자신이 별로 안 소중해져야 돼요. 쪽팔리는 거에 쪽팔려하지 않아야하고, 펑펑 잘 울고, 눈물 닦고, 잘 일어서야 하고. 친구가 저한테 씩씩하대요. 근데 안 아픈 건 아닌데. 안 쪽팔린 것도 아니고요. 틀리는 거에, 아픈 거에, 쪽팔린 거에, 불안한 거에 익숙해진 것일 뿐인데. 



“(286) 헤더는 하고많은 사람 중에 코페르니쿠스를 예로 들었다. 그 시대 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면서 움직이고 있는 게 별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그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에 관해 생각하고, 별들이 매일 밤 그들 머리 위에서 빙빙 돌고 있는 천구의 천장이라는 생각을 사람들이 서서히 놓아버릴 수 있도록 수고스럽게 복잡한 사고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이다. *왜냐하면 별들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게 되니까*”라고 헤더는 말했다. “그런데 물고기를 포기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물고기의 반대편에 다른 뭔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물고기를 놓아주는 일은 그 결과로 또 다른 어떤 실존적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는 사람에 따라 다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들의 경우에 꼭 그랬던 것처럼.” 


“(263) 내가 물고기를 포기했을 때 나는, 마침내, 내가 줄곧 찾고 있었던 것을 얻었다. 하나의 주문과 하나의 속임수, 바로 희망에 대한 처방이다. 나는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약속을 얻었다. 내가 그 좋은 것들을 누릴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얻으려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다. 파괴와 상실과 마찬가지로 좋은 것들 역시 혼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죽음의 이면인 삶. 부패의 이면인 성장.

그 좋은 것들, 그 선물들,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황량함을 노려보게 해주고, 그것을 더 명료히 보게 해준 요령을 절대 놓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매 순간, 인정하는 것*이다. 산사태처럼 닥쳐오는 혼돈 속에서 모든 대상을 호기심과 의심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 틀리고, 다 포기하고, 하나도 모르겠는 채로, 아프면 앓으면서 그렇게 사나봐요.

생각해보니까 또 그런데 아프다고 죽는 건 아니니깐요. 그래도 기왕이면 안 아프고 싶은 데. 아픈 거에 무뎌지는 것도 싫고.



4.


모든 것이 쪼개져 버렸기 때문에, 아무것도 알 수가 없는 상태로 모호해졌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불안하기 때문에… 전체를 파악하고 싶어서 철학 책과 사회학 책을 본다. 내가 어디에 있는 건지, 잘 가고 있는 건지 알고 싶어서. 조망하고 싶어서. 그런데 총체성과 전체론을 포기하라고 한다. 그런 시선으로는 똑바로 볼 수가 없대. 신체를 초월하는 시야 자체가 문제래. 그걸로 보는 것은 진짜를 볼 수 없게 한다는 것.  

 


“반면 스트래선은 로고스(음성이나 남근)를 탈구축한다 해도 *유럽 형이상학의 초월성(탈신체성)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위계적 질서를 해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략) 그러나 스트래선이 보기에는 로고스가 아니라 *신체를 초월해  전체를 내려다보는 시야 자체가 문제*다. 그래서 *스트래선은 신체의 부분적 감각을 계속 주입함으로써 전체론적 사고에 균열을 내고자 한다*. 세계에 대한 앎을 완결적으로 닫아 놓는 것이 아니라 닫힌 전체를 절개하여 앎을 무한히 생성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전체일 수 없으며 전체와 부분의 관계는 부분들 사이의 상호 관계로 대체된다.”


그래서 소설 읽는 데, 아인슈타인의 깊은 빡침에 동일시가 되었다.  

“(143) 그는 하이젠베르크가 요구하는 제약을 받아들이기가 꺼림칙했다. 더 멀리 보겠다고 둔 눈알을 후벼낸 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쩔 수 없는 게. 두 눈알을 후벼내더라도 보이기 시작한 것들에 대해서 보게 되면 보지 않던/못하던 세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게다가 불안에서 도피하기위한 ‘초월적 시야’보다 유한한 내 몸으로 보고 겪는 세상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압도적이란 말이지. 그러므로 나는 스트래선에 하이젠베르크에 한 표.



5.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아주 조그만 부분 뿐이고, 신 조차도 자신이 만든 우주를 통제하지 못하며,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의 의도를 이루지 못하고, 작고 작은 미시의 세계에서 마저도 대상을 인식하고자 하면 그 대상은 인식하는 순간 변해버려. 좌초된 총체성. “(69)총체성이 있을 때만 잘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페미니즘까지도 그것이 자칫 재생산-유기체적 전체론 혹은 총체성을 향한다면, 쓸모가 없어지는 거라고 해러웨이느님은 말씀하셨지.

 


“(79) 이런 기계/유기체 관계(이분법)는 진부하며 불필요하다. 기계는 우리에게 상상과 실천 모두에서 보철 장치, 친근한 구성요소, 다정한 나 자신들이 될 수 있다. *침투 불가능한 총체성, 완전한 여성 및 그 페미니즘적 변이(돌연변이?)를 내놓는 유기체적 전체론은 우리에게 쓸모가 없다*.”

“(85) 유기체와 유기체적인 것, 전체론적 정치는 부활의 은유에 의존하며 재생산을 위한 성이라는 자원을 반드시 소환하다. 나는 사이보그가 재생과 관계가 더 깊고, 출산과 재생산의 기반 대부분을 의심한다고 말하고 싶다. … *우리는 모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우리는 부활이 아닌 재생을 요구하며,* 우리를 재구성하는 가능성에는 젠더 없는 괴물 같은 세계를 바라는 유토피아적 꿈이 포함된다.  이 글에서 사이보그 이미지는 두 개의 핵심 주장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첫째, 보편적이고 총체화하는 이론을 고안하면, 아마도 언제나, 지금은 확실히, 현실 전반을 놓치는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6.


내가 알던 세계와 내가 사랑했던 세계가 발밑 부터 붕괴되는 느낌은 꼭 대단한 수학자나 물리학자가 아니더라도 겪는 것이며, 호되게 깨지고도 살기 위해 배우기로 결단한 사람들은 과거의 토대와 믿음들을 다 무너 뜨리면서도 무너지지 않을 무언가를 발견해야 하는 것일 텐데… 두 눈 똑 바로 뜨고도 부족하면 두 눈을 파내서라도 봐야하는 진실이라는 게 … 결정론 파기… 불확정성의 원리… 물고기는 없다… 전체론 붕괴… 총체성이 아닌 “상황적 지식”여야 한다는 건 … 때론 너무 버겁고… 그런 불안에 나를 다 내던져도 내가 녹아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터득해야한다는 것은 알지만, 잘 알지만.


혼술도 끊었더니 진짜로 공황 올 뻔 했다. 

도피 아니면 도취. 그거 말고 잘 사는 방법이 있긴 해?  

앎을 초과해서 알아버린 현생 인류에겐 역시 멸망 밖에 답이 없는 것인가 했다가. 

불안해서 죽을 것 같은 데, 불안해서 죽지 않았다. 다 알면 안 불안할 것 같았는 데, 다 알 수 없다는 것만을 알았고.

그러니까 불안한 채로 안죽고 잘 견디면서 살 수 밖에 없으므로 

총체성 포기 오케 전체론적 사고 포기 오케 결정론 포기 포기 포기 다 포기 오케오케! 

근데 생각해보면 포기할 게 없는 게, 원래 내 것도 아니었고 원래 추구한 적도 없었다? 

(제 3세계 / 노동계급 / 비혼 여성의 안도)ㅋㅋㅋㅋㅋㅋ 그러므로 붕괴될 게 없어 혼란할 게 없어ㅋㅋㅋㅋㅋ

내게 필요한 건 인내심. 조급하고 불안해질 때 마다 세상이라는 스위치를 꺼버리고 나 혼자가 되는 것. 

미래는 걱정하지 말자 지금 당장 행복하자
인생은 언제나 예측불허...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닦고 잠이나 자야지. 
 
근데 책사고 싶다. 책 사려면 돈 벌어야 한다. 돈 벌면 책 읽을 시간 없다. 아. 



질주하는 파도가 수평선에서 사라지는 광경을 보면 멘토인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의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보어는 바다의 미칠 것 같은 넓이를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은 채 응시할 수 있는 사람은 영원의 한 조각이 놓여있는 곳에 가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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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1 0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1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7-21 07: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내가 이런 거 엄청 좋아하잖아요. 불확정성의 원리 ㅋㅋㅋㅋ 뭔지 모르는데 넘나 좋아요. 지금 외출해야 해서 좋아요, 누르고요. 다시 돌아올게요.
부분과 전체, 마지막 책. 우리집에 있다요. 이 바쁜 와중에 깨알자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21 09:41   좋아요 3 | URL
내가 이러려고 회사다닐때 김상욱를 좀 읽어뒀나봐요 ㅋㅋㅋ 벵하민라바투트 보다 전 김상욱! 김상욱 보다는 단발머리!

다락방 2022-07-21 09:42   좋아요 5 | URL
아니, 이 분은 어려운 책 다 갖고 계시네..

공쟝쟝 2022-07-21 09:51   좋아요 3 | URL
다락방은 국립도서관 단발머리는 과학도서관 ㅋㅋㅋㅋㅋ 부분과 전체를 사두다니 ㅋㅋㅋㅋ 단발머리님 진짜 과학에 진심이었어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21 10:32   좋아요 3 | URL
잠자냥은 동네도서관........(문학만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21 10:36   좋아요 4 | URL
잠자냥은 심한 문학도서관 ㅋㅋ 살아잇는 민음사 문학동네 열린책들 창비 전집시리즈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21 10:40   좋아요 4 | URL
이사 후 책장 정리하면 한번 공개하겠삼=3
온라인... 동네 문학 도서관 투어? ㅋㅋㅋㅋ

공쟝쟝 2022-07-21 10:42   좋아요 3 | URL
엥간한 도서관보다 심각한 뉘집 의 문학코너 ㅋㅋㅋㅋ 온라인 집들이 책장구경 원해💕💕💕

다락방 2022-07-21 0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고기는 왜 백자평 안써줘요? 아직 다 안읽었어요?

공쟝쟝 2022-07-21 09:40   좋아요 2 | URL
쪼 밑에 한 보름전에 썼눈데 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1 09:42   좋아요 1 | URL
헐. 지금 봤네요. 좋아요도 안누른 걸 보니 못보고 지나간 것 같아요. 나는 쟝님이 이거 별 몇 개줬을까 궁금했거든요. 네 개였구먼 ㅎㅎ

공쟝쟝 2022-07-21 09:50   좋아요 1 | URL
아 그리고 안울었어요!! ㅋㅋㅋㅋ 다락방님이 어디서 울었는지 눈치 챘고ㅋㅋㅋ 최고의 현대판 성장소설!!입니다 ㅋㅋㅋ 아 소설 아닌가? ㅋㅋㅋ

다락방 2022-07-21 09:52   좋아요 3 | URL
응. 나는 두 여성의 그 인형 사연 있잖아요. 거기서 울었어요. 미치겠더라고요. 세상 사람들이 제정신 아니라고 손가락질하기 쉬운 부분에서, 그 사연을 아는 사람만큼은 안아줄 수 있다는게 막 어휴 미치겠더라고요. 인간은 궁극적으로 그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죠. 이놈의 인간들 진짜 ㅠㅠ

공쟝쟝 2022-07-21 10:00   좋아요 2 | URL
그 지점에서 <우리가..>보다는 <물고기..>가 훨씬 좋았고, 여자 소설가라서 이렇게 썼겠구나 싶었어요. 별 반개가 있었다면 물고기는 4.5!!!
다락빵님은 그 사람들의 사연을 이해하게 된 것이 눈물났군요…. 아이쿠 ㅠㅠㅠㅠ 따뜻한 사람.
저는 별을 포기하면 우주를 가지는 거랑, 질서를 포기하면서 혼란을 아름다워 하는 부분요ㅋㅋㅋㅋ 붕괴… 복구…이렇게 우리가 다르다 ㅋㅋㅋ

미미 2022-07-21 1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분과 전체 있어요🖐 있기만!ㅋㅋㅋㅋㅋ‘미결의 불확정성‘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저는 대체 왜이런건지....ㅠ.ㅠ
해러웨이는 읽었지만 역시 새롭네요. 뭐든 어떤 책이든 그렇지만 유난히 새로워보여서 신기해요!!

공쟝쟝 2022-07-21 10:28   좋아요 2 | URL
헤어질 결심 ㅠㅠㅠㅠㅠ ㅇ ㅏ 아프다 ㅠㅠㅠㅠ 똑바로 보려는 사람들은 이렇게 또 아프고오 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은 똑바로 보려던 사람을 못보게 만들고 ㅠㅠㅠㅠㅠㅠㅠ 해러웨이가 포기하는 지점이 포기가 아니라는 걸, 반증되지 않은 불확정성 원리 역시 과학을 다 내던지자는 것도 아니라는 걸 … 페미니즘이야 말로 그렇고요…. 붕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이 불안과 모순을 끌어안고 즐기며 살아야 하는 데… 내 대통령 굥이야….. (응?) ㅋㅋㅋㅋ

미미 2022-07-21 10:3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굥은 완전 펀치라인ㅋ

잠자냥 2022-07-21 10:41   좋아요 3 | URL
쟝쟝, 아 뭐야 이런 신성한 공간에 굥 따위................ 언급 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21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런 책이 있었군요. 소설이구나, 이 책은 ㅋㅋㅋㅋ 깜짝 놀랐습니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모두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는 게 불확정성의 원리라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측정하면서 변하다고요? 우리 사는 세계가 그렇다는 거죠? 누가 본다는 거 관찰한다는 거 그게 중요한거 같아요. 그... 그러니까, 관찰자의 시선? 아, 모르겠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매 순간, 인정하는 것. (263)

그래서, (갑자기 점프) 오래 고민과 관찰, 지난한 사고의 과정 후의 결론이라면 무신론 보다는 불가지론이 더 솔직한 인간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임요. 이 소설도 읽어야겠네요, 근데 어려워 보여서.... 🙄🙄🙄

공쟝쟝 2022-07-21 19:10   좋아요 1 | URL
네 모처럼 이과계의 지적인 소설을 봐버렸습니다. 불확정성의 원리를 참으로 소설로 아주 잘 설명해줘서 교양강좌 들은 기분이었답니다!! ㅋㅋㅋ 근데 아름다웠어요. 저는 이런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ㅋㅋㅋ 우하하하하

yamoo 2022-07-22 12:55   좋아요 1 | URL
네, 이 책 저도 아주 오래 전에 발견했었는데, 하이젠베르크 주저와 동명 타이틀로 소설입니다. 저는 읽지 았습니다만, 첨에 이 책을 봤을 땐, 참으로 신선한 느낌이었고 구매를 했는데, 책이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 도통몰룬다는 거에요..

2022-07-21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1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1 19: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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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1 19: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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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1 19: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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