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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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철학, 이름도 부르기 어려운 철학자들이 지금 삶의 고민을 상담해준다면? 그런 상상이 현실로 다가온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다양한 고민들을 철학자가 1:1로 상담실에서 문제 해결을 해준다.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저자 덕에 일상의 고민을 즐겁게 해결해보는 기회가 됐다. 



안 풀리는 일이 있다면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용기를 가지라는 푸코의 말을 갖고 와 고민을 같이 해준다. 기존의 답을 갖고 고민하다 보면 타협하고 주변 상황에 매몰되기 쉽기 때문이다. 



"현재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상식 혹은 사회 분위기나 주위의 시선이 무엇을 기반으로 작동하는지 역사적으로 통찰하고 의심하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과 인간미를 발휘하려면 기존 상식의 틀을 벗어던질 용기가 필요하다고 푸코는 말합니다."-169쪽



아리스토텔레스나 니체가 내 앞에 있다면 제대로 말이나 할까 싶지만 인생 여행객들의 대표 고민들을 하나씩 쥐고서 가야 할 길을 안내해준다. 우리가 빈번하게 하는 고민 25개를 들고 어떤 답을 찾아주었는지 들여다보는 일은 즐겁다. 각자의 방식과 이론으로 답을 제시한다. 맞거나 틀긴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상황을 연결하는 저자의 능력이 돋보인다. 저자는 게이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광고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일, 자존감, 관계, 연예와 결혼, 인생, 죽음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들이다. 그러니 고민이 없지 않을 수 없다. 선택의 순간 판단을 분명하게 하는 것은 삶의 원칙이다. 원칙이 없는 삶은 중구난방일 수밖에 없다. 그런 과정에서 누구를 마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답을 제시해주는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잘 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그만큼 생긴다.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불안감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독특하다.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돌려놓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인생을 경영하려는 사람은 머릿속을 가득 메운 불안감을 일종의 기본 상태로 겸허히 받아들이면 됩니다. 인간이 품고 있는 걱정과 불안은 오히려 내일을 살아가는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157쪽



많은 답이 제시되고 있지만 결국은 지금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다음 길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뭐라도 하고 움직이는 사람에게 길은 항상 열린다. 정해진 궤도가 없다고 해서 두려움으로 지낼 것이 아니라 궤도가 보이도록 뛰는 사람에게는 길이 만들어진다.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끊임없이 인과에 휩쓸리고 이성에도 한계가 있는 우리 인간이 이 세계의 진실한 모습(물자체)을 알아차리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 세계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는 선한 의지를 자각하고 구현하는 일만큼은 가능합니다. 진실로 가는 단 하나의 통로(선의지)는 우리가 양심의 목소리를 듣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연결된다고 칸트는 말합니다."-232쪽



한 걸음 뛰고 다시 멈추고 가는 길을 조정하는 삶을 살자. 원스텝 백 스텝 그리고 포즈. 



고민은 언제나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부족한 데서 온다. 욕망을 줄이면 사실 답이 보인다. 선택지가 많으면 답을 고르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걸 줄이는 게 철학이 주는 기회다. 대니얼 카너먼의 상담은 그 고민의 답을 제시한다. 빠르게 판단하지 말고 시간을 갖고 들여다보길 권한다. 심사숙고 후 내리는 진중한 사고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간략하지만 긴밀하다. 현대인의 인생 고민과 철학자의 삶을 연결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들여다보는 기준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고민할 때 25명의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마주해보자. 



"바로 그런 시기에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라는 데카르트의 말을 떠올려보세요. 너무 거대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 인생 목표를 십 년 단위, 일 년 단위, 월 단위, 하루 단위(일과)로 나누어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드는 것입니다."-56쪽



우리 시대 필요한 능력은 포용능력이다. 스물다섯 철학자들의 고민 해결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다. 이 책에서 우리가 쏟아내고 얻는 답은 나에 대한 이해다. 어떠한 삶도 받아들이고 끌어안는다면 답이 있다는 것이다. 인생 단계에서 마주하는 고민이 무엇인가? 카테고리를 찾아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시간이니 좀 더 더디더라도 잘 준비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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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지몬 - 히든 챔피언의 길
헤르만 지몬 지음, 김하락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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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0개국에서 번역 출간 된 <히든 챔피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헤르만 지몬, 그의 인생 자서전이 나왔다. 언제나 이론과 실무를 따로보지 않고 그 실무 세계를 들여다 본 헤르만 지몬은 히든 챔피언이라는 키워드로 세계 경영 마인드를 새롭게 정의했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가격은 그의 길동무다. 파트너 구축에 대한 생각도 인상적이다.

히든 챔피언 발굴은 내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었나? 내가 이 주제에 달려들어 점점 깊이 파고든 것은 계획적인 것이었다기보다는 우연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점점 더 매혹되었다. 이전부터, 특히 슬로스 그라호트 시절부터 나는 대기업 세계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히든 챔피언을 만남으로써 나는 전략과 기업 경영의 완전히 다른 모습에 눈뜨게 되었다.-278쪽

1996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사에서 첫 출간된 <히든 챔피언>은 대기업 위주의 경영구조가 아니라 강소기업들로 이루어진 경제구조가 성장을 이루는 든든한 버팀목임을 깨닫게 한 책이다.

인생 70년을 돌아본 그의 책, <헤르만 지몬>. 다른 제목을 달 이유가 없다. 그의 이름이 곧 책 제목이 되고 경영 키워드다. 모두 14장으로 구성 된 이 책은 전반부가 고향에서 출발하여 학문의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았다.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이 박사학위를 밟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연도 실려있다. 후반부는 그가 쌓아온 이론을 토대로 히든 챔피언과 가격정하기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대목은 한국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일본과 중국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중국이 어느나라보다 히든 챔피언에 대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어 독일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담았다. 우리나라에 대한 인연을 소개하면서 현재 대한민국 경제구조의 문제가 재벌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재계 인사를 만나고 강연을 한 바 있다.

나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적절한 사람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사회적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부모의 입김을 포함한 이런 가치 체계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듸 설립자 또는 젊은 나이에 이미 갑부가 된 사람 같은 역할 모델이 필요하다. 성공한 기업가는 고용된 관리자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할 모델을 이용하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도 이런 역할 모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고 이들의 성공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성공 사례 몇 개가 널려 알려지면 기적 같은 작용을 할 것이다. 이 점에서는 정부와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은 수시로 젊은 기업가들을 만나 이들의 진취적 기상이 자신한테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 이런 강력한 신호를 보내주는 진취적인 사람이 있는가?-199쪽

<헤르만 지몬>은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그가 지금까지 해 온 일과 업적이 간결하면서도 집중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책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그가 말하고자 한 이야기가 무엇이며 해 온 일들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격결정력이라는 주제를 더 다루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은 가격결정력을 그다지 행사하지 못한다.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는 ‘글로벌 가격결정 연구’의 일환으로 50개국의 경영자 2,713명에게 질문을 했다. 이 중 33%만이 자기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높다고 했다. 반대로 67%는 자기 기업이 적절한 연수익 달성에 필요한 가격을 시장에서 실현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가 직접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이 하위 경영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보다 가격경쟁력이 35%더 높다. 특별한 가격결정 요인이 있는 경우는 가격결정력이 24% 높다. 경영 능력이 가격 책정에 반영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뛰어난 경영 능력은 가격 결정력을 낳는다. 가격결정력이 더 큰 회사는 그만큼 더 가격 인상 실현에 성공한다. 또한 더 높은 가격을 잘 고수하여 궁극적으로 상당히 높은 이익을 달성한다.-266쪽

기업경영 환경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기업의 요인을 통해 우리 삶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리더의 경영 능력이다. 우리 삶의 경영자는 결국 우리 자신이다. 바른 평가기준이 삶의 변화를 이루게 한다. 다른 하나는 능력에 관한 헤르만 지몬의 생각이다. 많은 능력이 필요하지만 꼭 필요한 능력이 있다. 기업 리더로서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어떤 능력이 있는가.

"모든 것은 보스에게 달려 있다는 말을 우리는 종종 듣는다. 이 말은 엄격한 위계 구조를 가진 기업에 실제로 적용될 것이다. 그러나 지적 자본 기업에는 그다지 적용되지 않는다. 지적 자본 기업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성공은 보스에게 달려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파트너에게 달려 있다. 파트너가 작은 기업처럼 행동하는 그룹을 이끈다. 그러므로 파트너가 진짜 기업가라고 해야 한다."-316쪽.

성공하고 싶다면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게 우선이다.

책 속에서 건질 수 있는 인생 경영 문장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연결 능력이다. 관련이 없는 것들을 연결지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이 더 없이 필요한 때다.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연결시키지 못할 뿐이다.

내가 이런 강렬한 인상을 받으면서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게서만 볼 수 있었던 능력이 하나 더 있다. 다름 아닌 연관시키는 능력이다. 보르헤스는 모든 것을 읽었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연관시키고 결합시킬 줄 알았다. 그는 시간과 공간에 다리를 놓고, 보통 사람이 파악하지 못하는 관계와 유사성을 꿰뚫어본다. 이것은 피터 드러커에게도 적용된다. 드러커는 사상의 과거, 현재, 미래 사이의 유사성과 공통성을 보고 정신의 활을 팽팽히 한다. 드러커와 보르헤스 같은 사람은 분명히 백과사전 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충분하지 않다. 더 중요한 능력은 연관 짓는 능력이다. 아서 쾨슬러는 이 능력을 창의성의 원칙으로 간주한다.-341쪽

<헤르만 지몬>은 자신의 삶과 자기 인생의 파트너들이 이룩한 이야기들을 잘 엮어서 만든 책이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읽기 좋다.

<헤르만 지몬>인생 경영을 어떻게 할 지 염려되는 분들에게도 권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힘이 부족할 때 갖춰야 할 능력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고 혼자서 하려고 애를 쓸 때,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게 더 우선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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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와인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5
브누아 시마 지음,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이정은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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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와인 한 잔으로 그 수고로움을 달콤하게 만들면 어떨까. 



그리고 좀 더 와인의 의미와 그 유래를 알고 와인을 접한다면 맛이 좀 더 깊게 넓게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거기에 딱 맞는 책이 한 권 나왔다. 



한빛비즈가 시리즈로 내고 있는 만화로 배우는 역사 책, 와인 편이다. <만화로 배우는 와인의 역사>는 성경 속 와인의 유래를 소개하고, 종교인들이 직접 재배하며 시험을 했던 기록을 바탕으로 와인이 퍼져나가게 된 길을 소개한다. 이렇게 다양한 역사적 포인트에서 와인의 역사를 짚어본다. 내용 중에서는 와인의 좀 더 획기적인 유통이 가능했던 유리병의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와인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따야 할지 난감했다. 맥주 병따개처럼 뭐가 있을 것 같은데 알 수가 없었다. 코르크 마개가 있는데 그걸 어떻게 빼냈는지. 한 직원이 할아버지 장례식에 다녀올 수 있게 배려해줘서 고맙다며 와인을 선물을 했다. 따로 사서 줄 만큼 그렇게 고마웠던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그렇게 와인을 처음 선물 받았다. 문제는 그걸 마시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먹는다고 두다 보니 장식품이 되었다. 결국 마개는 제대로 따지도 못하고 오랜 시간 끝에 선물을 주신 분의 뜻과 다르게 그렇게 구경만 했던 와인을 사명을 다했다. 같은 이름의 와인이라도 년 수에 따라서 다른 가격이 난다는 것도 그때 좀 알았다. 가격도 검색해보고. 그다음에는 다른 직장에서 마주했던 와인이다.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리플릿에 들어가는 와인 경품을 직접 실물로 마주했다. 다른 것보다 와인의 라벨지에 그려진 일러스트와 그 독특한 표기가 마음에 들었다. 요것만 따로 모아두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입기 고급이 아니다 보니 와인을 찾아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좋은 날에 와인 한 잔은 참 기분을 따뜻하게 만든다. 



소주와 맥주 두 종류의 주류문화에 치즈와 곁들인 와인 한 잔이 젊은 세대에도 인기다. 을지로의 한 인쇄골목에는 와인을 전문으로 하는 바가 있다. 이곳에는 젊은 연인들이나 직장 동료들 간에 와인 한 잔으로 회식과 만남을 갖는다. 주문을 해야 할 상황에서 무슨 와인인지, 어떤 종류인지 어디에서 언제 생산된 것인지 알고 마신다면 어떨까. 뭐, 그런 것까지 알 필요가 있나 싶지만 대화 중에 혹은 주문 중에 배운 지식을 꺼내놓는다면 보는 눈이 다르지 않을까. 



모두 11장으로 구성된 와인의 역사는 와인의 기원에서부터 와인의 시장이 현재 어떻게 형성되어 있으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진다. 긴 유통과정에서도 품질을 유지하도록 용기에 송진을 바르고 좋은 품종을 얻기 위한 다양한 시도, 그 지역 특산품임을 나타내는 네이밍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와인의 세계로 유혹한다.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에서부터 값으로 매기기 어려운 최고급 와인의 이야기까지 흥미롭다. 좀 더 특별한 와인을 만들기 위한 생산자들의 노력이 와인의 품질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어떤 와인이 또 세상 사람들의 입맛을 달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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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링 업 - 나는 매일 내 실패를 허락한다
레슬리 오덤 주니어 지음, 최다인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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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준비는 의욕을 보여주는 증거다. 


자신에게 중요한 기회가 오면 


충실한 준비가 자기 대신 말하게 해야 한다."-170쪽. 



이 문장이 콕 내게 와 박혔다. 얼마 전 어떤 일을 새로 시작했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조금씩 나아지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인상적인 결과물을 내주지 못했다. 상대 반응이 별로다. 조금 더 걸려서 나아지고는 있지만 처음 인상은 그대로 갈 것이다. 믿음으로 일을 맡겼다면 거기에 상응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은 프로의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내 입으로 말하기 전에 내가 해 온 것들이 내가 한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게 하며 그것이 나라는 것임을 알게 한다면 바랄 것이 없다. 



오늘 마음을 찌르며 내게 다가온 위 문장을 남긴 배우, 레슬리 오덤 주니어(Leslie Odom Jr)의 <페일링 업>. 인생 성장과정을 담은 뮤지컬 <해밀턴>에서 에런 버 역을 맡으며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1981년 생의 레슬리 오덤 주니어. 2000년 17세의 나이에 <렌트>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레슬리 오덤 주니어가 쓴 이 책은 매일 자신의 실패를 허락한다는 뮤지컬 배우, 무명에서 유명 배우의 길에 들어선 뮤지컬 배우의 인생 분투기다. 명목상의 배우 역할에서 벗어나기 위한 레슬리 오덤 주니어의 인생 자서전이다. 소품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 역할이지만 그에게는 꿈이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다. 스스로를 쓸모없는 존재로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힘차게 땅을 박찼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면 


툭툭 털고 일어나서 다음에는 


더 현명하게 실패하겠노라 다짐하면 된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가는 길의 일부는 


성대한 실패로 닦이는 법이다. 


계속 나아가라."-119쪽.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밀 때가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좋은 쪽으로 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은 마음에 다가온다.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쪽으로만 쓰고 만다. 몸 안의 좋지 않은 에너지도 에너지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인생길이 달라진다. 두려움에 물러서지 말고 실패할 것에 대해 마음 걱정하지 말고 오직 그 건너편을 생각하라. 그럴 때 자유가 몸 안으로 밀려오기 때문이다. 우리 삶에 우리가 꼭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좀 더 고민하게 해 준다. 



매 챕터마다 인생 교훈이 들어 있다. 오랜 기간이 아니라고 무시할 게 아니다. 짧은 순간의 경험일지라도 배우고 받아들일 게 있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레슬리 오덤 주니어는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 과정에서 인생 멘토를 만날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한 일이다. 물러서려고 할 때 머뭇거릴 때 앞으로 나오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매 순간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행복이고 행운이다. 그러한 과정은 성장의 기회이며 발판이기 때문이다. 



멘토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자. 왜 인생 멘토가 중요하고 우리 삶에 필요한지 깨닫게 될 것이다. 



"멘토와는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멘토와 얼굴을 맞대고 보내는 시간은 정신적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신에게 기꺼이 마음을 열어주는 사람을 찾아라.


 최고의 멘토는 자기 삶의 지나간 페이지를 펼쳐 자신의 실수에서 당연히 


무언가를 배우게 해주는 사람이다. 


물론 그들의 성공에서도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내 경험에 따르면 그들의 실패야말로 당신이 갈림길에 섰을 때 


헛고생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143쪽



으스대며 잘난 척 살 필요도 있지만 노력 없이 그렇게 사는 것은 득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통해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성공한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라.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길이다.



인생의 선택지가 있을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결과는 엄청나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 무엇을 근거로 결정을 내릴 것인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실패해도 좋다. 창조적 자유의 시간이 우리 삶에 놓이게 하라고 말한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는 것도 매일의 삶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일이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말은 쉽게 하지만 정작 실패를 하면 두려울 수밖에 없다.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하는 절망감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하라는 것은, 그것이 바로 성공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기 때문이다. 생각의 차이다. 기다리며 때를 볼 게 아니다. 기회가 있으면 잡는 게 먼저다. 



빛나는 미래를 만나고 싶다면, 실패를 허락하라.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중심으로 자신이 이룩해 놓은 것들이 실패 속에서 피어난 꽃임을 증명한다. 짧은 메시지이지만 인상적인 키워드들이 마음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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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밖에서 놀게 하라 -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 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
김경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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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 분야에 오랫동안 명성을 유지해 온 저자가 창의력을 키우는 이론의 고안해내고 그 방법을 책으로 펴냈다. 2010년 미국 사회에 창의력을 증진시켜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미국 정부는 물론 다양한 기관에서 저자의 자문을 요청했다. 이 책은 저자가 30여 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좀 더 아이들이 창의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창의력을 키우는 요소로 햇살, 바람, 토양, 공간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한다. 결국 창의력이라는 것은 자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임을 암시한다. 억압하지 않고 의무감을 주지 않으면서 키우는 것이 창의인재를 키우는 길임을 스스로 느끼도록 한다.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때 어느 곳에서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당돌한 질문'을 하도록 유도라하고 하는 대목은 좀 뜻밖이다. 그러나 이내 무슨 의미인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어떤 것에도 묶이지 말라는 것이다. 생각이 갇히면 나갈 길이 없다.

"창의력이란 기존의 지식이나 기술을 활용해서

가치 있고 색다른 것을 만드는 힘이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앞에서 말한 대로 자연 한경을 바탕으로 한 창의인재 육성 방법을 제시하고 2부에서는 틀 안과 밖에서 어떻게 창의력이 나오고 사라지는지를 깨닫게 한다. 무엇보다 창의인재를 키우는 일은 거기에 걸맞은 토양을 만들어주는 거다. 그것이 되지 않으면 그 위에 무엇을 심어도 제대로 자라날 수 없다. 그러한 토양이 마련되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러주어야 한다.

어떻게 키울 것인가. 다행인 것은 창의력이 타고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공지능 시대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살아가도록 자녀를 육성하는 일은 부모의 일이다. 저자는 자녀들에게 창의력이라는 생존 무기를 쥐여주라고 말한다.

붕어빵 틀에 갇힌 인간이 아니라 자유로운 상상을 기반으로 어떠한 것으로든 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 창의영재교육이다.

"부모가 아이의 질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때

아이의 흥미는 더 커진다."

아이들이 갖는 호기심은 질문으로 나온다. 질문이 많은 아이를 귀찮다고 여기지 말고 그 질문에 답을 찾고 공감하는 시간을 얼마나 갖느냐에 따라 창의력 발산 정도가 달라진다. 그 중요한 시기를 감지하는 부모는 지혜롭다. 창의력을 갖춘 자녀를 키우려면 자연과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라고 말하는 부분은 충분히 공감한다. 마음은 원하지만 실제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를 창의적인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때때로

아이에게 결핍을 안겨줄 필요가 있다. 아이는 결핍을 견디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결핍이 충족되었을 때 행복을 느낀다.

자녀는 부모의 꿈에 의해서 살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독립적인 존재로 스스로 삶을 개척해야 할 의무가 있다.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도록 자양분을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모든 것을 다 갖춰주고 싶은 것이 부모이지만 스스로 채워가는 노력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결핍은 그래서 중요하다. 부족한 것으로 인해 무너지지 않고 부족함으로 인해 감사를 느낄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것이 부모다.

자녀가 창의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결국 부모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그런 자유로운 상상을 하지 못하면서 자녀에게 그러한 특별한 일상을 기대할 수 없다. '하지 말라'라고 말하는 것보다는'하고 싶은 것을 하라'라고 말하는 부모가 남다른 자녀를 키운다.

그런 면에서 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감정 조절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안 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좋은 에너지를 만든다. 공감과 배려하는 마음은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그렇게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인간이 창의력 향상을 위한 길이다.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자기 주도적 태도를 가진 아이는 부모와의 건강한 분리를 통해

자신만의 느낌과 생각을 가진다."

아이의 단점만 바라보면 장점을 놓친다. 좋은 장점을 더 키워 전문가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 나쁜 점이라고 지적만 할 게 아니라 그 나쁜 점이 좋은 점으로 바뀔 수 있게 대화하는 게 부모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 당연한 것은 없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열어놓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아이들에게 던져주자. 그러면 그들만의 세상에서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

남과 다른 인재는 남과 다른 시각에서 시작한다. 무엇을 아이들에게 보여줄까를 고민하라. 스스로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줘라. 다양한 인재상이 있다.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에 따라서 저자는 다양한 처방을 내렸다. 아이의 성격과 특성이 파악되었다면 그에 따른 답을 한 번 더 꼼꼼하게 챙겨보자. 아이들이 질문에 물러서지 않도록 해주자. 자기주장을 하고 자기 질문을 할 수 있게 해줘라.

"아이에게 어른과 논쟁하는 법을 가르쳐 주자.

아이가 어른에게 일방적인 꾸중을 들으면 자기방어적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회피하게 된다.

저자는 다양한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대화와 토론은 창의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다. 모두 똑같은 사람이 되라고 하는 부모는 어리석은 부모다. 지혜로운 부모로서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조금만 더 눈을 크게 뜨고 보자. 틀 안에서 놀지 않고 틀 밖에서 놀 때 기회가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들은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학원에 가서 배우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부모가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아이는 남과 다르게 성장할 수 있다. 자연의 햇살과 토양, 바람을 만나게 하자. 그 속에서 상상력이 자란다. 혹 부족한 것이 있다면 이 책을 어느때라도 펴서 읽어보자. 어디를 펼쳐도 좋다.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 그 답을 알면 생각도 행동도 달라질 수 있다. 남과 다른 독특함을 이상하게 여기는 부모가 되지 말고 남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점을 살리는 데 노력하자. 창의력을 키우는 일이다.

"오히려 엉뚱해도 긍정적이고 유머스러워하고 독립적이고

당돌한 태도를 가진 아이의 창의력이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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