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평을 그만두기로 했다 - 내 삶이 즐거워지는 21일 프로젝트
크리스틴 르위키 지음, 조민영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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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하는 팀원보다 못하겠다, 안 된다고 이유를 다는 팀원과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불평을 듣다 보면 일 자체를 하기가 싫다. 그래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일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부족한 자원도 문제지만 늘 그러한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보다는 못하는 이유를 대는 것이 더 많다. 일은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파트너들과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유쾌한 일은, 서로에게 유익하지만 불쾌한 일은 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시간을 보냈는지 아까울 따름이다. 같은 시간이라도 어떤 태도로 보내는가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다르다.

우리는 불행하려고 살지 않는다. 행복하기 위해 산다.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다면 상대의 행복을 바라야 한다. 상대가 잘 되는 게 내가 잘 되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다 보면 불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족한 것에 대해서 채우려고 하기보다는 비우는 마음이 더 크다면 불평할 게 없다.

작가 김훈은 인생에 대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썼다. 그의 작품을 보다 보면 인생사라는 것이 정말이지 한순간은 될까 싶다. 그렇게 짧은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갖고 사는가. 매일 먹을 것, 입을 것을 걱정하고 남보다 빨리 가기 위해 다툰다.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구하는 일은 어땠는가. 배급제하는 것이냐며 불편함을 드러내놓기도 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기계처럼 움직일 수는 없는 일이다.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내 것보다는 상대의 것도 생각하는 마음이 문제를 가라앉힌다.

불평은 나의 이익에 매몰될 때 일어난다.

우리는 온종일 똑같은 문제로 투덜거리는 버릇이 있다. 누구나 오랫동안 반복해온 불평이 있고, 이런 불평은 아주 사소한 일로도 튀어나온다. 나는 이것을 '반사적 불평'이라고 부른다. 반사적 불평은 심각한 일이 아니어도 저절로 나온다. 조금이라도 의지가 약해지면 이때다 하고 중얼거리게 된다. 또한 주목이나 동정을 받고 싶을 때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44쪽, <나는 불평을 그만두기로 했다> 중

기업 코칭 전문가이며 자기계발 분야를 연구하는 크리스틴 르위키는 불평 그만두기 프로젝트를 공개적으로 시작했다. 소중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불평, 자신에게나 상대에게 유익한 일이 아니다. 그는 불평을 멈추기로 했다.

불행의 버튼과 행복의 버튼 중 매일 아침에 우리는 어떤 버튼을 누르고 있는가. 잠시 멈춰 생각해보자. 어떤 버튼으로 먼저 하루를 시작했는지. 10분이면 된다. 아니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다. 눈을 뜨자마자, 불평을 시작하면 그날은 불평으로 끝난다. 행복한 말, 행복한 행동으로 시작한다면 그다음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습관이 무섭다. 어떤 습관을 들일 것인가.

"불평 없이 자기 삶을 사는 것은 곧 '삶의 건강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상에서 요구되는 규칙이다. 우리는 매 순간 우리의 목표와 가치를 되짚어보아야 한다.-310쪽, <나는 불평을 그만두기로 했다> 중에서

워킹맘으로서 저자는 어느 날 불평을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세웠다. 그 결심은 그녀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되는 대로 말을 내뱉거나 상황을 과장하는 것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정당하고 강력한 전략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사실은 모든 힘을 잃은 것이다. 반대로 우리의 행위와 불완전함을 받아들일 때 진정한 힘을 얻는다. 이것이야말로 온전한 힘이다.-53쪽.

우리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려면 좋은 교육을 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 안의 습관을 바꾸는 것 만한 게 없다. 그중 하나가 불평 습관이다. 잠시 편할 수 있지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습관이다. 나쁜 말은 결코 우리 자신에게 그래도 돌아오고 상대에게도 상처를 줄 뿐이다.

"나 자신에 대해 불평할 때 우리는 자신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파괴한다. 스스로를 압박하고 비꼬아 말하기도 한다. 남들이 기대하는 만큼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125쪽

앞에 놓인 불평 덩어리를 감사의 덩어리로 바꾸는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 그 마음을 바꾸는 것에 따라 인생의 기회가 더 생긴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 사례와 함께 다양한 사람들의 불평에 관한 혹은 행복에 관한 이야기들을 가져다 불평의 불필요성을 강조한다. 나를 피해자로 볼 것도 아니고 상대를 가해자로 만들 것이 아니다. 오직 불평은 내 안에 들어 있는 것일 따름이다.

불평을 그만두는 것은, 오를 수 없는 산을 올려다보며 좌절하지 않는 것이다. 걱정을 과장하면서, 불평으로 그 걱정을 더 키우지 않는 것이다. 삶에는 멋진 일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만끽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자신에게서 벗어나 우리의 삶, 다른 사람, 우리가 필요한 사람들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운명을 탓하는 소리를 멈추고, 우리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에 집중하는 것이다. 남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아니면 그들이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는지 알아내려 애쓰지 않는 것이다. 대신 타인과 그들의 행복에 대해, 우리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한번 해보라, 삶이 훨씬 아름답고 훨씬 건강해질 것이다. -166쪽, <나는 불평을 그만두기로 했다> 중에서

불평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한다. 주지도 말고 받지도 않는 길은 무엇일까. 불평을 그만두는 일이다. 불평을 감사로 바꾸는 일이다. 저자는 21일간의 도전이 주는 삶의 기쁨을 책을 통해 보여준다. 책 속에는 우리의 마음 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챌린지' 노트가 들어 있다. 책 중간중간에 현재 마음의 상태를 진단해 볼 수 있다.

"불평을 그만두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더 많이 집중할 수 있다. 원하지 않는 것보다 원하는 것에 더 많이 집중할 수 있다. 그러면 하루하루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눈에 들어오고, 귀하게 여기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234쪽

불평하는 마음을 버리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행복이 찾아와 앉을 수 있을 것이다. 가까이 있어도 멀리 두고 다닌 행복을 찾는 길은 간단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상대를 가해자라고 생각하는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슨 일이 생기면 일단 '가해자'부터 찾으려 한다. 그를 얼마나 끔찍이 생각하는지 온갖 공을 들여 찾아 헤매고 지목하는 데 시간을 쏟아붓는다! 다른 범인이 있어야 나한테 잘못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152쪽

마음을 돌려 다른 곳을 보면 내가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다. 할 수 없는 일들에 마음을 두고 불평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일들에서 행복한 마음을 발견하자.

불평을 그만두고 행복을 찾아가는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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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로드 - 사라진 소녀들
스티나 약손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음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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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

3년 전 버스정류장에서 사라진 딸을 찾아 나선 아버지의 여정 속 가족과 이웃들을 둘러싼 의문스러운 일들이 이야기를 이끈다. 하나하나 작은 이야기들이 모아져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풀어진다. 소설이 주는 맛은 이런 곳에 있다. 추측할 듯, 답이 보일 듯하면서도 전혀 엉뚱한 곳에서 일이 생겼다. 긴장감이 마지막까지도 따라온다.

아내와 헤어진 렐레는 리나를 찾아 매일 실버 로드를 달린다. 사라진 딸이 곁에서 자신을 찾아달라는 듯 말을 걸어온다. 그렇게 이야기가 얽혀 공간을 오고 가며 사람들의 속성을 파헤친다. 작가는 주인공 렐레가 있는 가족과 학교, 이웃 등 다양한 집단과 구성원들 속으로 우리를 부른다.

딸을 잃어지만 딸을 하나 새로 얻으며 렐레에게는 또 다른 삶의 여정을 시작한다.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할 때 그에게는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진다.

<실버 로드-사라진 소녀들>는 작가의 스토리는 탄탄하다. 짧은 문장은 속도감을 불러오고 간결한 글은 인상적이다. 스웨덴 출생의 작가가 고향을 무대로 그린 소설이라서 그런지 사실적이다.

살아가면서 기대하지 않은, 바라지 않은 일들과 마주한다.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쓴다.

"차로 돌아온 렐레는 운전대에 머리를 대고 눈물도 흘리지 않은 채 소리 없이 울었다. 부끄러웠다. 부끄러운 이유는 절망 속에서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일어난 실종 사건으로 모든 것이 바뀌리라는 희망."-168쪽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은 여지없이 드러난다.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소중함 만큼 타인의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런 마음을 갖고 대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 불행은 그렇게 같은 높이로 보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낮게 보는 데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 자식들을 위한 거지. 당신도 내 말에 동의할 거요. 레나르트, 내가 이 땅을 산 이유는 가능한 한 사회의 손아귀에서 멀리 떨어져서 내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장소를 창조하고 싶었기 때문이오."-371쪽

아픔은 다르지 않다. 자신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타인의 슬픔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악하다. 83년 생의 작가는 비르게르와 아니타, 렐레와 아네테 그리고 토로비요른과 실리에 세 가족을 통해 진짜 자식을 위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환상과 현실을 오고 가며 딸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렐레와 실버 로드를 따라가보자. 다만 모든 이야기의 결말이 마지막 부분에 몰려 이따 보니 일이 급하게 끝난 듯한 느낌이다.

아니타는 왜 남편을 향해 총을 들었을까. 그녀가 잘못되어진 것들을 다시 되돌려놓지 않았다면 해결되지 못했을 일들, 그녀는 왜 마음을 돌린 것일까. 궁금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그런 믿음의 결과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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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설계자들 - 세상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종족
클라이브 톰슨 지음, 김의석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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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에 일할 때가 생각났다. 그때 좀 더 힘을 냈으면 아마 지금 나는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쉬움이 크다. 먼저 시작했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결국 주저앉았다. 왜 그랬을까. 가장 큰 요인은 프로그래밍이다. 어떻게 설계를 해야 할지 몰랐다. 돈도 있고 시스템도 충분했지만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제대로 계획하지 못했다. 디테일한 구조 설계가 되지 않으니 하드웨어 장비 구입으로 대신하려고 했다. 돈은 들어가지만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밤새 일해도 신나는 것은 생각한 대로 그 결과가 나와줄 때다. 힘이 드는 것은 아무리 해도 답이 보이지 않을 때다.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자와 만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혹할만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 그게 기획자가 하는 일이다. 어떤 아이템으로 가입을 유도하고 머물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일단 온 다음에는 여러 요소들을 배치해서 머물게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이용자가 한 일을 모니터링하는 게 프로그래머의 일이다. 액션과 반응을 체크하고 구조를 좀 더 정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획을 하면서 옆에서 바로 수정, 적용시켜줬던 프로그래머가 생각이 난다. 집에 들어가는 일도 없이 거의 밤을 새우면서도 요구하는 것들을 바로 반영해 줬다. 말로 하면 도깨비방망이처럼 서비스에 반영이 되어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자의 반응을 얻었다. 프로그래머가 신기했다. 어떻게 이런 것을 다 알고 하는 걸까. 기계언어와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아야 기계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게 아닌다.

<은밀한 설계자들>은 프로그래밍에 대한 책이다. 프로그래머들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 놓고 있는지 깨우쳐 준다.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해서 알파고까지 다양한 플랫폼이 소설처럼 눈길을 빨아들인다. 책이 두꺼워 언제나 다 읽지 싶었다. 저자의 방대한 취재와 글쓰기 덕분에 이런 책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한 줄의 언어로 세상을 바꾸는 기반을 만드는 사람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프로그래머는 오늘날 지구상에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 인류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진 세상에 살고 있는 만큼, 프로그래머는 세상을 만든 건축가라 할 수 있다."-25쪽

이 책은 모두 11장으로 이뤄졌으며 해커에 대한 이야기, 교육에 대한 이야기 등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프로그래머들의 특성에 대한 언급은 눈길을 끈다.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다.

"프로그래머들은 그들만의 사고방식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주 문제에 부딪히곤 한다. 나와 이야기했던 몇몇 프로그래머들은 정답을 말하기 어려운 감정적인 문제에 대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을 취하려다,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했다."-170쪽

초반부에 저자가 언급한 넷스케이프에 대한 것도 공감한다. 웹브라우저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 넷스케이프는 없다. 왜 그랬을까. 왜 거기까지 밖에 가지 못한 걸까.

이 책의 미덕은 깊이다. 세밀한 이야기들이 좋다. 한계는 실리콘 밸리 중심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좀 더 다양한 국가의 특이한 개발자들을 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음번에는 그런 내용으로 다뤘으면 한다. 할 수 있다면. 이 책은 물론 개발자들이 읽으면 좋겠지만 개발자들의 세상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는 게 더 좋다. 진로를 고민하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에서 프로그래머로서 살고 싶은 꿈을 키우는 청년들이 보면 어떨까. 개발하느라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 독특한 종족이니까.

이제 우리나라도 소프트웨어 교육을 본격화하려고 한다. 학교 과목에도 넣고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도 이미 시키고 있는 부모들도 있다. 꼭 뭔가를 개발하기 위해서 배우는 게 아니라 결국 생각의 흐름을 구조화하는 것이 아닌가. 프로그래밍은 다른 일에도 삶에도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세상을 바꾸는 종족에 대한 탐구 보고서다. 갇혀 있는 생각에서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는다. 어떤 사고를 해야 할까. 그들만의 사고방식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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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티드 - 당신이 누른 ‘좋아요’는 어떻게 당신을 조종하는가
브리태니 카이저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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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로 나온 프로그램을 봤다. 2019년에 나온 거대한 해킹이라는 다큐멘터리다. 브래태니 카이저가 나온다. 그리고 그녀가 일했던 곳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벌인 법정 진실 다툼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찍었을까 싶었다.

내부고발자로 자신의 한 일과 회사가 한 일을 세상에 공개한 저자는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그 후 이야기도 궁금하다. 이 책 타겟티드는 바로 그때 다룬 영화의 텍스트 버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페이스북을 계속하는 게 맞을지.

매일매일 쓰는 SNS는 우리의 행동과 성격을 그대로 파악한다. 거기까지는 뭐 괜찮다. 그런데 이게 특정 목적으로 다른 곳과 공유를 한다면 사정이 다르다. 그것도 이용자의 뚜렷하고 명확한 동의 없이 이뤄진 것이라면 어떨까.

"데이터베이스에서 끌어낸 진정한 가치가 바로 이런 광고와 메시지에 있었고, 이를 통해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미세한 타겟 광고가 가능해졌다. 즉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데이터 과학자들은 유권자를 비슷한 사람들끼리 세밀하고 분류했고, 그 개별 집단에 맞춰 수많은 다양한 광고를 만들었다. 기본 콘셉트가 동일한 수백 또는 수천 개 버전의 광고들이 개개인에게 전송되어 그들의 생각을 바꾸어놓았다."-251쪽

이 책은 진정한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데이터 싸움을 위해 불법적인 행위도 감수하는 무서운 세력에 대한 고발이다. SNS에 글을 쓰면 쓸수록 개인의 성향은 더욱 정밀해진다. 무엇을 보고 무엇에 반응했는가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고 메시지를 뿌려준다.

내 정보는 내가 지켜야 한다. 무료로 쓰면서 가져간다는 개인 정보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나의 앱을 깔면 가져가는 정보들이 많다. 보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식별 정보를 가린다고 하지만 가리는지 안 가리는지 알 턱이 없다. 그렇다면 기업을 믿는 수밖에 없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 않는가.

트럼프, 나이지리아, 브렉시트 등 전 세계 고객들을 두고 움직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어떻게 일을 했는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현장에서 데이터를 갖고 딜을 벌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더 나아가지 않고 멈출 수 있는 데는 저자의 용기 덕분이다.

저자는 데이터의 주인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깨닫도록 '당신의 데이터를 소유하라'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데이터의 보호와 유출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세상에 알린 그녀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좀 더 귀 기울여 볼 일이다.

이 책은 캠페인을 하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다. 공익이든 사적인 목적이든 정의로운 캠페인을 하기 위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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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츠스케일링 - 단숨에 ,거침없이 시장을 제패한 거대 기업들의 비밀
리드 호프먼.크리스 예 지음, 이영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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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확 오지 않는 책. 그러나 그다음 장을 열면 바로 전격전에 돌입하게 되는 책이다.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한 기업들의 전격전을 통해 이룬 성과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모든 잠재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블리츠스케일링은 여전히 기업가나 모든 비즈니스 리더들에게는 강력한 도구다. 남들과 달리 당신이 가까이 블리츠스케일링의 위험을 받아들인다면, 그들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받게 되는 보상도 크다. 그 보상을 받아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때 블리츠스케일링은 합리적이며 심지어 최적의 전략이 된다."-56쪽

오늘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점적 지위에 오른 기업, 구글, 아마존, 애플을 보라. 그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가를. 단계적인 절차를 통해 비슷한 형태로 카테고리별 1등의 자리에 올랐다. 승자독식의 원칙에 의해 위험을 감수할 때 기회가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공격적인 경영이 기회를 열어준다.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최대한 다각적으로 활용하는 게 우선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이 처음부터 유명한 것은 아니었다. 단계별로 그들은 성장의 길을 걸어왔다. 누구보다 먼저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블리츠스케일링은 유망한 시장에서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시장의 조건이 어떻든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기업의 성장 속도를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 척도로 측정해야 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급속하게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연 100% 성장률을 보이는 회사도 시장을 읽을 수 있다."-195쪽

이 책은 그간 나온 경영 경제 서적의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는 범위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키워드로 새롭게 정의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부러운 일이지만 자본이 없이는 대열에 낄 수 없다. 속도만 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속도를 낼 수 있는 동력이 있어야 한다. 자본과 인력, 기술이다. 무엇을 갖고 있는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성공의 비결을 파헤쳤다. 오바마의 선거 전략에 숨어있는 것은 무엇인가. 네트워크의 효과였다. 선거를 치르려면 충분한 자금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를 모으기 위한 전략에서 오바마는 승리를 거두었다.

승리를 갈구한다면, 블리츠스케일링을 만나 볼 일이다.

이 책의 저자 리드 호프먼과 크리스 예는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이며 투자자로 활동하는 인물들이다. 하이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해 온 그들이 내놓은 책 속에는 성장 비법이 담겨 있다.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 규모에 두려워할 게 아니다. 먼저 깃발을 꼽는 게 중요하다.

이 책은 모두 6파트로 이뤄졌다. 공격적인 목차가 눈길을 잡는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첫 파트부터 강조한다. 서비스와 기술, 자본과 인력 등 집중적인 자원에 대한 분석과 비교를 통해 블리츠스케일링의 효과를 점검한다.

블리츠스케일링은 거대한 사업을 빠르게 구축하는 열쇠이다. 저자는 이 블리츠스케일링이 스타트업과 기존의 기업들 모두 기록적인 시간 안에 세게를 지배하는 일류기업을 키워주는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몇 십 년이 걸리던 사업 성과가 몇 년 안에 승부가 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그렇다. 앞으로는 더 짧아질 것이다.

블리츠스케일링을 통해 성장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어떤 속도로 밀고 오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구글 제국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무료와 프리미엄 정책으로 이용자 정보를 모으고 그것을 토대로 검색 서비스 시장을 장악했다. 브라우저는 또 어떤가. 유튜브까지. 생활 전반을 넘나들며 인간 세상의 데이터를 집결시키고 있는 구글은 무섭도록 질주하고 있다.

"작은 기업들이 블리츠스케일링을 하려는 까닭도 그들이 대기업과 비교해 가지는 주된 이점이 속도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새로운 기회를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스타트업들이 꾸물거리면서 대기업과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면 결국 그들은 대등한 경쟁의 장에서 싸우게 될 것이고, 이는 대기업이 가진 자원이 엄청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194쪽.

성장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모든 것을 걸고 빠르게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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