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이 되는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 소모적인 인간관계에서 해방되는 21일 프로젝트
마리옹 블리크 지음, 조민영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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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 유튜브 영상을 봤다. 지나영 교수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영상이었다. 내용인즉, 체력 배터리가 10%밖에 남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내가 그런 상황과 마주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간 살아온 삶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면서 산 것이 너무 후회스러울 것 같다.


좀 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도 있을 것 같다. 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는 있는가. 일에 대해서 그렇다면 사람에 대해서는 어떤가. 만나고 싶지 않은, 혹은 대화하고 싶지 않은, 그러나 말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가.


만나면 그냥 편안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불편한 사람도 있다. 정작 나는 어떤가. 상대가 생각할 때 나는 편안한 사람인가. 그렇게 상대나 나나,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한다면 안 만나면 되지 않나. 관계를 끊는다면 어떤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마리옹 블리크의 <나는 독이 되는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는 관계를 끝내는 기술에 관한 책이다. 상대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쉬운 것은 나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그렇다면 우선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이 책은 자신이 어떤 유형의 성격 혹은 성품을 갖고 있는가를 따져본다. 사람 사이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구라도 처음 보는 사람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있다. 이 둘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상대의 유형을 파악함으로 해서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상대가 하는 행동에서 마음이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자신의 행동 유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 대응을 하면 된다.


이 책은 나에게 부모의 자녀 양육 태도가 인생 태도를 결정한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사람들 속에서 유난히 밝고 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왜 그런 건지 생각해 봤는가. 부모의 삶이 자녀의 성격을 결정한다. 불안한 증세를 보이는 아이가 있다면 그것이 아이의 잘못 만이 아니다. 그런 습성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저자는 그 지점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준다. 안정형, 혼돈형, 회피형의 특성을 나열하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이렇게 하루하루 한 유형씩을 살펴보고 대응전략을 짠다. 21일간의 마음 여행이다. 갈등이 일어나는 원인을 사람의 유형에서 찾는다. 다른 성향의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갈등을 해결하고 안정적인 대화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맞지 않는다면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 선 긋기로 정리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임어당은 이렇게 말했다. 삶의 지혜라는 것은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는 데 있다고 했다. 버리는 데 있다고 했다. 없어도 되는 것들을 꾸역꾸역 챙겨, 쓸데없이 끌어안고 살고 있지 않나. 사람 관계는 어떤가. 그도 다르지 않다. 유형에 따라 감정을 통제하고 몸에 독이 되는 것들을 줄여나간다면 좀 더 건강한 내 몸과 정신을 만들 수 있다. 독성을 빼내면 몸에 활기가 돈다.


인간관계에 자신이 없다면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을 돌아보자. 부모와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았는지를 말이다. 어떻게 길러졌는지 질문해보자. 이 책은 3부로 구성됐으며 모두 21일 차에 걸쳐 인간 유형을 기반으로 독성을 빼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방법, 문제 발생 조건과 전략적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인간 유형에 대한 분류와 일자별 진단할 수 있는 질문은 복잡한 관계를 단순하게 펼쳐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좋은 감정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다른 사람과 자신의 감정을 섞지 말라고 조언한다. 둘째는 상대의 감정에 나의 좋지 않은 감정을 던지지 말라는 것이다. 불똥이 엉뚱한 사람한테 튈 때가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흥분하지 않으며, 현재 일어나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마지막으로 권한다.


편안한 호흡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상대의 기분까지 나쁘게 할 일이 있나.


"자기도 모르게 신체적, 감정적 느낌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면 자신에게 집중하라. 심호흡하라. 몸의 긴장을 풀어라(때로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기 자신과 땅의 기운을 느껴라. 당신이 피하려고 하는 이 감정의 파도를 당신 안에서 순환시켜라.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라."-260쪽 중에서


이 책은 각자의 감정을 하루하루 점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일 별로 테스트할 수 있는 지면도 들어 있다. 선을 긋고 유연한 태도를 살자. 공격적 성격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사회와 조직 생활을 위한 조언이기도 하지만 특히 가정 내 가족 간 관계 형성이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관계를 끝내는 게 능사는 아니다. 좋지 않은 것들을 끝내지만, 좋은 것들을 더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상대는 적이 아니라, 아군으로 받아들일 것을 조언한다. 싫은 것들에 대해 싫다고 분명히 말하는 것은 나쁜 게 아니라 좀 더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관계를 위한 '출발 지침서'를 통해 피곤한 관계를 유쾌하게 만들어보자. 그게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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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하브루타 - 창의력부터 사고력까지 아이의 공부머리가 바뀌는
김정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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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크라테스가 위대한 것이다. 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질문을 받는 것이다.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마음이 생겨난다. 부모와 아이가 대화로 풀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문제 해결력이 커지기 시작한다. "


세미나나 회의가 끝날 무렵에 주최자 혹은 강연자가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질문이 있는지를 묻는다. 누군가 질문을 해주면 좋겠지만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는 그 시간이 참 어색하다. 재차 질문을 요청하지만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는다. 


물어볼 것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부끄러움이 먼저 앞선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못해서 괜히 핀잔받을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하지도 못하면서 정작 질문을 한 사람을 향해 속으로 저런 것을 질문을 하나 싶을 때가 있다. 기자 회견장에 있는 기자들은 좀 다를까. 보도자료가 다 배포된다고 하지만 정작 물어봤으면 하는 것을 묻지 못한다. 왜 그런 걸까.


질문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은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아닐까. 인터넷 검색으로 답을 얻는 시대에서 어떻게 보면 질문이 줄어드는 게 당연할 수도 있지만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얻는 삶의 지혜 외 비교할 수 있을까. 


질문은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이다. 


<창의력부터 사고력까지 아이의 공부머리가 바뀌는 K-하브루타>는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지혜라고 전한다. 저자는 자녀 교육을 위해 '지혜 톡톡'이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앱을 만들었다. 사진을 선택하고 주어진 질문에 대해서 사회 현상에 대해서 자녀들이 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저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대화가 열리고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15개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얻을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때다. 언제까지 우리는 객관식 답을 쓰는 일에만 집중할까. 오직 점수를 위한 경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려면 대화와 토론문화가 형성이 되어야 한다. 독단적인 결정으로 만들어지는 사회가 아니라 대화와 토론이 만들어가는 사회를 기대하려면 교육부터 변해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자녀와 부모 간 대화를 해야 한다. 


점점 사라지는 대화, 살려야 한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해야 한다.


"거의 모든 수업이 대화와 토론으로 이루어지는 유럽 국가에서는 수업이 곧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과정이 된다. 교사가 문제를 제시하면 학생들은 친구들과 대화하며 여러 답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가장 좋은 답을 제시한다. 이런 교육을 10년 이상 받으면 문제 해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 그러나 한국의 학교는 이런 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할 수밖에 없다."


체계적인 부모교육을 위해 K-하브루타를 구상했다는 저자는 비판적인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기를 바란다. 나의 생각에만 갇혀 사는 시대에 자녀들이 좀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로운 부모가 되는 일이 급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각각의 챕터를 통해 인성발달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며, 자녀와 나눈 대화법을 공개한다. 간단 명료한 내용이어서 쉽게 읽힌다. 다만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저자의 주장에서 크게 색다름을 느끼지는 못했다. K-하브루타라는 거창한 제목과 달리 스마트폰 앱 소개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어른들이 좀 더 분발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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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마포구 사람인데요?
다니엘 브라이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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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온 새로운 물결은 '온라인'이다. 원격 수업과 재택근무가 대세인 가운데 유튜브는 오늘날과 같은 시대를 예견했는지 모르겠다. 유튜브는 오랜 시간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동영상에 물들였다. 스마트폰 혁명으로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이 쏟아졌다. 다국적 기업의 경쟁 속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유튜브 동영상에 물들었다. 생활과 동영상은 별개가 아니다. 한 몸처럼 움직인다. 


국경을 넘는 유튜브 플랫폼은 사람들을 말 그대로 빨아들였다. 유튜브는 매일 평범한 시민들을 스타로 만든다.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밀집된 공간에서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알고리즘 논쟁이 끊임없지만 유튜버를 꿈꾸고 있는 이나 유튜버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며 삶의 즐거움을 느낀다. 돈을 벌기 위해서 유튜버를 한다면 오래가지 못한다. 


모든 일은 즐겁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다. 즐거움을 통해 삶의 활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 더 행복하지 않을까.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 삶 속에 있을 때 의미가 있다. 조금 더 옆을 바라보고 산다면 어떨까. 


앞으로 나가는 데 몰두하기보다는 옆으로 가며 사람들을 돌아보는 '대한 외국인'이 있다. 다니엘 브라이트는 구독자 27만 명을 거느린 유튜버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영상 속으로 몰리게 했는가. 다니엘 브라이트는 유튜브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혹은 놓치고 사는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도록 한다. 무시하거나 혹은 가볍게 넘긴 것들을 보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 새로운 것들을 찾도록 욕망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이전의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통해 사람의 정을 느끼게 한다. 


<"저 마포구 사람인데요?">는 그가 한국과 영국을 오고 가며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에서 그는 영상을 통해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나눈다. 음식은 소통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혹은 오래된 사람이라도 음식 앞에서는 마음을 놓게 한다. 단앨조엘 채널은 그냥 영상을 찍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을 알고 싶고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을 갖고 접근한다. 음식 한 그릇을 놓고 삶의 이야기를 짚어본다.


폐휴지를 줍는 할머니와 한 끼 점심을 나누며 서른 살의 청년이 여든 할머니의 이야기를 묻는다. 조심스럽게 한 마디 한 마디 이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평범하게 하루를 사는 분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기다려 듣는 모습도 좋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조용히 인생을 묻는다. 나는 낯선 사람에게, 이웃에게 그렇게 밥 한 끼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사는가 돌아보게 한다. 


"나는 이런 한국을, 이런 한국의 맛을 너무너무 사랑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따뜻하고 매력적인 한국 할머니와 대화하며, 이렇게 맛있는 차돌박이 된장국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41쪽


이 책은 4개의 섹션으로 이뤄졌다. 음식과 사람,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다니엘은 다양한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한 사람 한 사람은 역사 교과서다. 이 책을 보면서 단앤조엘 영상을 돌아봤다. 댓글은 칭찬 일색이다. 외국인의 '예의 바름'에 대한 이야기다. 


마포구 주민으로서 동네 이웃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한국을 알아갔다. 다니엘은 이번 책을 통해 그가 영상을 그냥 찍는데 목적을 두지 않고 '진짜 알고 싶은 한국'이라는 느낌을 전한다. 우리가 어떻게 보면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들을 다시 보도록 한다. 


"형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형의 사진이 아름답고 감동을 주는 이유가 형의 겸손한 마음이 잘 담겨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형 말대로 어떤 일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자기 혼자서는 모든 걸 다 이루어낼 수 없다. 반드시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람은 절대 혼자 행복할 수 없다."-154쪽


사연 없이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니엘은 그렇게 사람들을 영상 앞에 불러 모아 질문을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 다니엘에게는 배우고 싶은 태도가 먼저다. 이 책은 단지 사람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싶은 혹은 만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기획을 하고 촬영해야 하는지 기본적인 가이드를 시나브로 전한다. 보는 것은 쉽지만 단 몇 분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게 됐다. 그냥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들려주는데 그 이야기가 정말 그 사람만의 에피소드나 스토리라면 듣는 사람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그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나에게는 이런 과정이 소설책을 읽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엘이 사람이라는 존재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나에게도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인간의 상상력을 활발하게 작동시키는 소설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의미 있는 활동이다."-212쪽


다니엘은 <"저 마포구 사람인데요?">를 통해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삶의 무대, 용강동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누구와 따뜻한 된장국 한 그릇 나눌까. 코로나19로 멀어진 사람들의 간격을 조금 더 붙잡아 주는 책이다. 


나는 오늘 얼마나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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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한빛비즈 교양툰 8
압듈라 지음, 신동선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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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어깨가 아파서 옆으로 눕기가 어려워졌다. 반대로 누우면 좀 낫다가도 다시 방향을 틀어면 아프다. 안 그랬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병원을 가봤지만 속 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다. 운동을 해보라고 하고, 더 아프면 오란다.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한다. 정 통증이 오고 아프면 그때 보자고 한다. 애매하게 아픈 것은 뭐 방법이 없다.

어깨, 뭐가 문제가 생긴 걸까. 안을 들여다볼 수도 없고.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보여줘도 도통 모르겠다.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을 통해 답답함의 실마를 해결했다. 우리는 우리 몸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지만 알지 못한다. 아니 어떻게 보면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멀쩡할 때는 쳐다도 안보다가 아프거나 다치면 그제서야 관심을 갖는다.

어깨가 하는 일이 장난이 아니다. 6가지의 동작을 해야 하며 어깨관절은 여기데 더해 9가지 동작을 더해야 한다. 모두 15가지의 움직임을 수행해야 하는 기관이다. 어깨 근육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몸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어깨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다 보면 허리가 아플 때가 있다. 한쪽에 살짝 내려간듯한 통증을 준다. 가볍게 하고 다니거나 가방을 갖고 다니지 말아야 하는데 한 번 나갈 때마다 그렇게 하지를 못하 낮. 어디 피난 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편의상 어깨로 나눴지만 사실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부위만 신경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전체 밸런스!”

그냥 다 이어져 있는 듯해도 뼈와 뼈가 긴밀히 연결되어 나의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고마운 뼈. 참 가볍게 생각하고 살아왔다. 몸의 균형을 이루는 중요한 뼈인데도 말이다.

척추에 대한 장면도 인상적이다. 통증의 원인이 다양한데도 그냥 허리 아프다, 척추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넘긴다.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한데도 말이다. 장기들이 허리 통증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엉덩이 근육의 통증을 허리 통증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배의 근육도 중요하다는 내용은 새롭다. 책 속에 들어 있는 ‘쉬면서 보는 해부학 칼럼’에서 허리 통증의 복병으로 배의 근육을 지적한다.

안 쓰는 근육 없이 몸을 잘 굴려야 하는데 앉아 있는 노동의 시간은 몸의 균형을 파괴하는 주범이다. 각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함으로 해서 다른 근육의 노동 강도가 세지기 때문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러한 근육과 균형과 뼈의 역할을 이름과 그 역할을 설명해 준다. 누구나 의사가 될 수는 없지만 기본만 알아도 몸의 탄력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체육을 전공한 저자의 지식과 그가 가진 재능이 잘 어우러진 책이다. 무겁지 않지만 결코 가겹지도 않다. 뼈를 시작으로 신경과 호흡계 등 우리 몸 구석구석을 탐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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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앤 넘버스 - 숫자에 가치를 더하는 이야기의 힘
애스워드 다모다란 지음, 조성숙 옮김, 강병욱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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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이성을 결합한 스토리텔링은 돈을 몰고 온다. 숫자에 약한 나는 좀 부담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충분히 공감하는 이야기이다. 1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기업 재무와 주식 가치 평가를 가르치는 저자 애스워드 다모다란이 기업 가치 평가를 통해 투자를 하는 투자자 관점에서 쓴 책이다.


저자는 기업가치를 올려주고 내리는 다양한 내외부 요소들을 놓고 그것을 기업이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서 기업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갖고 증명해 나간다. 좋은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것들이 기업의 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한다. 


"비즈니스에 대한 내러티브는 투자자마다 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한다. 기업이 나이가 들고 역사가 생기게 되면 가치 평가에서 숫자가 차지하는 역할이 더 커진다. 그리고 투자자들과 시간 흐름에 따른 내러티브의 차이도 좁혀진다. 나는 스토리와 숫자라는 틀을 이용해서 스타트업에서 기업 청산까지의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내러티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관찰한다."-24쪽


애플, 알리바바, 고프로 등 IT기업들에 대한 분석은 흥미롭다. 스토리가 주는 힘도 크지만 더 큰 것은 숫자다. 그러나 숫자로만 이뤄진 보고서는 지루하고 분석도 어렵다. 스토리와 숫자가 어우러진 데이터는 어떤가. 두 개가 조화를 이룰 때 기업의 가치는 다르게 전달된다. 각각의 요소에서 위험요소를 빼고 좋은 점만 연결 지어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내러티브 & 넘버스>가 전하는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스토리텔링 부족과 넘버크런칭 부족의 차이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것은 주제가 정성 요소로 넘어갈 때이다. 스토리텔러들은 기업 문화, 경영진과 직원의 자질 그리고 사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소프트 요인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이 가치평가 모델의 뚜렷한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넘버크런치는 정성 요소를 부각시키는 것은 피상적 사고를 나타내고, 입소문을 이용해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적신호라고 생각한다. 내 위치는 그 중간이다. 양쪽의 말에 모두 일리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212쪽


누군가에 의해 임의로 만들어진 데이터가 아니나 직접 통제 관리 가능한 스토리가 성공의 발판으로 가는 길이다. 이 책 말미에 나오는 4가지 요인만이라도 잘 기억해둔다면 스토리 구조를 만드는 데 바탕이 되어 줄 것이다. 저자는 성공한 기업들과 리더들에게도 나타나는 공통점을 통해 공통적으로 나타난 점을 바탕으로 얻은 교훈을 다음 4가지로 만들었다.


스토리를 통제하라

스토리의 일관성을 유지하라

스토리에 맞게 행동하라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결과를 달성하라


분명한 것은 이제 무엇을 하든 이야기와 숫자를 따로 놓고 보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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