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탕 선녀님 그림책이 참 좋아 7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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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목욕탕을 가본 것은 어딘가를 다녀 온 후였던 것 같다. 엄마가 씻고 들어오라는 말에 그렇게 했다. 서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몸만 씻고 나온 그런 목욕탕. 어려서는 아버지가 끌어다 앉혀놓고 이태리타올로 피가 나오도록 벌겋게 밀어주었다. 되갚는다고 '빡-빡-' 해도 그냥 간지럼 태우는 것 말고는 그래도 묵묵히 그 등을 내게 돌려 보여주었다. 아들이어서 그랬을까.

 

목욕탕을 가서도 누구는 몸을 씻고만 나오지만 누구는 그 속에서 사람이야기를 찾아 풀어놓았다. 백희나 작가의 장수탕 선녀님은 바로 그 이야기이다. 아이와 엄마의 관계라고만 해석할 수 없지만 성격이 서로 다른, 닮지 않은 캐릭터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되었다.

 

무엇보다 작가의 어린시절 추억이 이렇게 뽀글거리는 목욕탕 거품처럼 살아 있어 좋다.

 

늘 같은 이야기, 비슷한 결론이 아니라 그냥 있는대로 그 과정 속의 즐거움으로만 봐도 좋은 책이다. 다음 작품 역시 기대한다. 하여튼 생각이 같아서는 될 일이 없다. 그렇다고 나만 옳다고 밀고 가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뭔가가 되어야만 한다는 교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엄마랑 목욕탕 가고 싶다. 그 때 그 때 처럼, 내 등을 밀어주시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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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다는 것 - 교실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든 교사들에게
윌리엄 에어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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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갖고 있는 재능이 다름에도 같은 교실 안에서 같은 방향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시험을 본다. 성적으로 대학을 간다. 그렇게 나와 회사를 취직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 입학사정관제도로 여러 형태의 전형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또다른 사교육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시대가 변화지만 변화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 아닐까 싶다. 

 

갖고 있는 생각들을 잘 발전시켜 각자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함에도 규정으로 묶어 버린다.

 

이 책을 읽으며 교사의 생각과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가르치는 것은 배우는 것이다.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기회를 던져주는 것이다. 교실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도구들을 갖출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길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가 학교교육이라고 부르는 것은 의미 있는 의사 결정을 봉쇄하고 기회를 차단하곤 한다. 많은 부분이 권위주의 체제의 특징인 복종과 순응을 기본으로 삼는다. 인기 없는 것은 배제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것은 기피하며 불쾌한 것은 은폐한다.“

 

우리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여긴다. 그래서 선생님들의 역할을 더 많이  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행정처리에 치우쳐 지내야 할 시간들이 더 많아지기 보다 아이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생각을 꺼내 줄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져야 할 일이다. 아이들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기록하여 먼훗날 시간이 지나도 아이들의 행동을 기억해 주는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까.

 

이 땅에 교육자로 살아가는 선생님들의 노력에 감사함을 보내며 더 없는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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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아저씨 손 아저씨 우리 그림책 1
권정생 지음, 김용철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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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자기 불편한 것만 생각하다보면 이룰 수 있는게 없다. 내가 불편하면 남도 그렇다. 내가 편하면 남도 편하다. 거기에 무슨 이유가 있을까. 마음 먹기에 달린 일이라 생각한다. 신체적인 처지가 다르지만 그것을 불평하고 불만으로 보내지 않고 서로 도울 수 있는 길을 생각한다면 다른 길이 열린다.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처지를 놓고 한탄하는 세월을 보내지 않고 남을 위해 쓸 수 있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과 같은 생각들이 모일 수 있다. 그렇게 사람이 만나서 돕고 살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 삶의 이치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치를 깨닫게 한다. 길 아저씨는 아무 곳도 제 생각대로 갈 수 없었지만 이웃에 다른 처지의 사람, 손 아저씨는 몸을 움직 일 수 있지만 앞을 볼 수 없기게 그러한 자신의 불편함을 커버 해 줄 수 있는. 약점을 덮어주고 강점을 내세워 줄 수 있는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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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등에 집 지어도 되니? 비룡소 창작그림책 44
장선환 글.그림 / 비룡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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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귀엽게 묘사된 익룡 부부가 새끼를 낳기 위해 집을 찾아다닌다. 어디에 집을 짓고 새끼를 낳을 수 있을는지. 무섭고 큰 공룡들이 오고가는 곳에서 이 부부 익룡은 이 공룡 저 공룡을 찾아다니며 집을 지어도 되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서식처(?)를 찾는데 성공한다. 각각의 공룡의 생김새와 특징을 살펴볼 수 있고, 자연스러운 색감을 통해 친근하게 공룡세계로 가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여전히 공룡 이름 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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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제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223
바버라 헤이젠 글, 토미 웅거러 그림, 이현정 옮김 / 비룡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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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웅거러의 그림이다. 더욱이 이 글의 바탕은 괴테의 시를 원소스로 하여 만들어진 책이라고 한다. 책 뒤에는 그 문구가 들어있다.

 

어느날 마법사가 집을 비운 사이, 마법사의 제자 훔볼트가 일을 저질른다. 빗자루 마법을 선보이는데, 어떻게 외운 주문으로 자신의 일을 대신하게는 했지만 멈출 수 없는 상황, 결국 마법사가 돌아와서 이 상황을 마무리하는 내용이다.

 

지루한 일상과 반복적인 일들 속에서 자신도 충분히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마법을 부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들어가는 문은 열어도 나오는 문을 찾을 수 없었던 꼴이다. 상황의 전개, 극적인 상황 발생과 문제의 시작과 진행, 그리고 문제의 해결과 결말로 이어지는 그러한 높낮이를 통해서 글과 그림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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