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토템 1
장룽 지음, 송하진 옮김 / 김영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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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대서사적 성격의 소설을 접했다. 유목민과 초원을 바탕으로 늑대라는 동물을 신성시하는 유목민들의 특별한 관념을 가감없이 그려내고 있어 인상 깊기만 했다. 마치 늦가을을 지나 초겨울 무렵, 드넓은 초원에 늑대떼들이 먹이감을 향해 질주(疾走)하는 모습이 뇌리에 역력하게 스치고 지나간다. 한반도야 어디 사막이 있고 초원다운 초원이 있을까. 그런데 중국 내몽골 지역은 고비사막과 가없는 초원이 펼쳐지는 가운데, 인간과 자연, 늑대가 앙상블을 이루면서 공존해 가는 모습은 자연 생태학적으로도 의미와 가치가 있는 보고(寶庫)가 아닐런지.

 

 토템이라는 주술적, 종교적 성격을 띤 정신적 문화가 어느 나라든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동.식물을 상징으로 특정집단이나 인간에게 종교적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그래서 토템은 하나의 집단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 대단한 위력과 마법과도 같은 커다란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현세에서 내세에 이르기까지 집단과 인간에 미치는 영향력은 심대하기만 하다. 초원이 삶의 터전인 몽고지역은 탄생부터 죽음 그리고 사후에 이르기까지 늑대라는 동물이 상징하는 주술적 성격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 같다. 몇 년 전 김형수 작가의 『조드 1,2』를 통해 몽고 지역의 유목민과 초원 그리고 늑대의 속성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게 되었는데 이번 작품은 올론 초원에서 펼쳐지는 늑대의 특성과 기질, 인간 사후  늑대에게 자신의 주검을 희사하는 부분까지 몽고 초원의 유목민은 늑대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인연을 갖고 있다.

 

 장융(姜戎) 작가는 11년간의 초원 체험 위에 20여 년간의 연구와 구상 그리고 6년간의 집필을 통해 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장장 50만자(중국어)에 달한다는 점도 잊지 못할 정도다. 문화대혁명 당시 작가는 하방(下方)운동에 의해 내몽고 지역으로 강제 노동을 겪어야 했다. 당시 작가는 지식청년으로서 내몽고 지역에 들어가 직접 늑대의 기질과 습성 등을 면밀히 관찰하는 등 늑대와의 동고동락하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몽고초원의 늑대가 유목민들의 정령과도 같은 이미지이고 상징물이 되어 버렸다. 오랜 세월 몽고 지역을 다스려 왔던 다양한 부족들과 칭기즈칸과 같은 무장들이 늑대와의 공생공존의 룰을 형성시켜 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 글은 천전이라는 주인공이 지식청년으로서 올론초원에 터전을 마련하고 늑대를 기르고 훈련시키며 인간과의 관계 등을 조밀하게 그리고 있다. 장융 작가는 유목민과 늑대 토템을 그리면서 중화민족의 정신 문제를 그려 내고 있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불요불굴의 중화민족 정신'이라는 원류와 본질을 염황 선조의 유목 정신과 초원 정신에서 찾으려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작가는 중국 고대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늑대토템과 유목 정신을 세세하고도 설득력 있게 들려주고 있다. 늑대와 같은 강인함과 인내심이 강할 때는 중국이 강국의 면모를 보여 주었고, 그러하지 못할 때는 내우외환에 시달려야 했던 것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비단 늑대토템을 떠나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어느 정도 간파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강인하고 진취적인 속성을 지닌 늑대토템은 중국 유가 사상을 앞지르고 있다. 특히 늑대는 모질고 잔인하고 물고 늘어지는 습성이 있다. 초원의 모든 동물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쓸이 한다. 일종의 초원의 청소꾼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유목민족은 유구한 세월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늑대에 대해 경원시 내지 신성시하는 관념이 깊게 배여 있다. 자신은 죽어서 자신의 육신의 주검을 아낌없이 늑대에게 바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하늘과 인간, 하늘과 동물, 인간과 초원 모두가 하나라고 믿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중화민족의 요체는 무엇이고 어디를 향해 가는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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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의 과학 - 원자 무기에서 달 탐험까지, 미국은 왜 과학기술에 열광했는가?
오드라 J. 울프 지음, 김명진.이종민 옮김 / 궁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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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사회와 지구 문명을 위해서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가 빈번합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은 냉전시대의 과학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이 도서는 방향타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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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의 독서생활 - 고전부터 과학, 역사, 철학, 잡서까지 현대 중국을 건설한 위대한 독서의 비밀
꿍위즈 외 지음, 조경희 옮김 / 글항아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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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지도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해 마오쩌둥은 꾸준한 독서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반면교사로 삼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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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부탁해 - 온전한 자존감과 감정을 위한 일상의 심리학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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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심리 문제를 다룬 도서들을 꽤 많이 접하고 있는 편이다. 직업의 다양성과 개개인의 의식의 복잡다단해지면서 개인 및 사회의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콕 집어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의 삶이 온전해져가고 사회 현상이 보다 정상적인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 문제시 되는 낮은 자존감과 상처난 감정과 같은 조각들을 치료받고 치유를 해 나가야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가 찾아 오고 삶의 상처도 서서이 아물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한 면에서 낮은 자존감과 불행하다고 느껴지는 감정들을 반대의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개인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비해 나가야 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는 지난 날 금전 문제로 몸과 마음이 깊게 상했던 적이 있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을 내려 놓았다고 생각이 들만한데 아직도 마음 한 켠에는 화(禍)가 도사리고 있다. 타인을 과신했던 자신에 대한 화가 될 수도 있고 받지 못하는 인간에 대한 분노의 불씨가 마음 바닥에 온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직장 문제도 안정적이지 못해 설상가상의 시간을 꽤 오래 보냈다. 내가 가장으로 경제적 부양과 가족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마저 잃은 해상에 좌초된 선박과 같은 모양이었다. 그러니 내 마음과 의식 속의 자존감과 감정들은 온전할리 만무다. 가족도 나를 불신하고 친인척, 친구, 지인들과의 관계의 망(網)도 성글었다. 지난 날 몸과 마음 모두를 잃었지만 지금은 회복탄력이 좋아지고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과의 관계의 망도 촘촘해지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나를 온전하게 지켜가고 삶다운 삶을 누릴 것인가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된 것이다.

 

 심리학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이론과 학설들을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이번에 접한 도서는 자신의 자존감과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 나갈 것인가를 화제로 삼고 있어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가 있어 다행이었다. 또한 박진영 저자의 심리 에세이처럼 다가와서 글 전체가 흡인력이 크고 공감도가 높았다. 게다가 소제목들이 주는 이미지가 내 자신을 지칭하는 것 같기도 하고 모두를 향해 격려의 마사지를 꾹꾹 눌러주고 있는 것 같았다.  낮은 자존감과 부정적인 감정의 늪에서 오래도록 허우적거리지 않고 밝고 희망이 넘치는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격려의 글들이 많았다. 왜 자존감이 낮았고, 왜 감정이 축 쳐져 있었는지를 스스로의 내면과 주저없이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하면서 활로를 모색해 나가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젖은 빨래처럼 내 감정도 쨍쨍한 햇볕 아래 말릴 수 있으면 좋겠다.  -p12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고 높여 나가는 자존감과 마음의 기제라고 할 수 있는 감정들은 개인의 성격과 가치관보다는 주로 외부의 환경에서 기인하는 것이 크다고 본다. 삶의 길이는 짧고도 길다고 할 수 있겠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니까 말이다. 삶 속에는 늘 희노애락애오욕이 밀물처럼 밀려 왔다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 이것은 개인의 성격과 가치관,환경 등으로 인해 길어질 수도 있고 짧아질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삶의 가치관, 자존감을 망가뜨리는 요소들을 물리치고 질적으로 행복하고 의미 있는 자존감을 지켜 내기 위해서는 일상의 시간들이 행복해지도록 스스로 힘써야 한다. 즉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행동기제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성취 동기적인 행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창해서 실천하기 힘든 것들은 없다. 여유와 관용의 마음이 소중할 뿐이다.

 

 

 너그러워지기 위해 네프 교수가 제안한 세 가지 요소는 마음의 거울로 삼으련다. 첫째는 자신에 대한 친절로써 자신을 향해서도 이해심과 인내심을 가질 것이고, 둘째는 보편적 인간성에 대한 깨달음이다. 누구나 인생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그리고 마지막 셋째는 마음챙김이다.  그대로를 느끼되 감정의 균형을 잡으라는 것이다.

 

 최근 한국인의 삶이 팍팍해질대로 팍팍해졌다. 생계형 직장인, 근로자가 절대 다수다. 일에 쫓기고 얽매여 몸과 마음이 소진될대로 소진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릴랙스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취미 활동, 인간관계, 휴식 등을 적절하게 취하면서 지친 삶과 쳐진 자존감, 그리고 상처난 감정 등을 치유해 나가려는 의지와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나 자신을 제대로 다스로고 성찰한 연후에 타인을 제대로 바라보고 관계 맺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마련이다. 세상은 다양한 인간군과 일자리라는 외부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나'다운 '나'를 제대로 살아보기 위해서는 마음적으로 계획과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살기 위해 타인을 죽여야 하고, 타인의 기분과 내면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주의.주장만 늘어 놓는 방식의 인간관계는 서로를 낮은 자존감과 오도 가도 못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멈춰서고 말 것이다. 이제는 나와 너를 위한 자존감과 감정의 기제를 지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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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김민철.김승은 외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생각정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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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 한과 피눈물의 군함도에선 조선 청년들이 겪어야 했던 생지옥의 광경이 되살아 날 것 같네요. 이러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음미하는 시간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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