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 100년사 - 렌즈에 비친
리쯔윈.천후이펀.청핑 지음, 김은희 옮김 / 어문학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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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말부터 21세기 중국 여성의 내면과 표면을 담은 의상,헤어 스타일,치장등을 통하여 그녀들의 내면에 깔린 모든 정서가 그대로 표출되기도 하며 때로는 사회적 변혁과 의식 구조의 변화에 따라 옷과 헤어 스타일,치장등도 자연스레 변천을 거듭해 왔음을 느끼게 된다.거대한 중국은 20세기부터 21세기초에 이르기까지 사회적으로 많은 변혁과 변화,외세의 침략,공산당 창립,대약진 운동,문화 대혁명,자본주의로 이어지면서 중국 여성들의 복식과 치장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바뀌게 되는데 주로 사회 지도층에 있는 여성들의 복식과 치장이 가장 눈에 띄게 된다.

 철혈여장부로 알려진 서태후의 단아하면서도 앙다무진 용모부터 쑨원의 부인 쑹칭링,쩌우언라이의 부인 떵잉차오,청년 여배우 짱즈이까지의 복식은 시대를 반영하기도 하며 중국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1844년 영국 선교회에 의해 학교가 세워지고 사진술이 도입되면서 으스름하게 안개에 끼인 중국의 모습은 카메라 렌즈에 여성들의 용모와 치장등이 반영되면서 영구적으로 보존,보관이 가능하게 되었으면 기록물로서 중국 여성의 복식 문화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연구하는데에도 귀중한 자료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쑨원의 신해 혁명의 제창(삼민주의)으로 중국은 오랫동안 여성들의 사회 진출권을 방해했던 전족이 해체되고 1919년 5.4운동과 더불어 중국 여성들의 사회와 국가로의 의식이 꿈틀대면서 내면화된 모든 것들이 밖으로 분출이 되는 것으로 보여진다.서태후의 왕후와 같은 자태,쑹칭링의 레닌복,일반 여성들의 치빠오(청기녀들에 의해 입혀져 옴),자유 연애에 따른 스커트 차림의 등장,항일 여전사들의 중산복,문화 대혁명시의 홍위병들의 생경한 군복 차림,1990년대의 복고풍이 나돌면서 중국식 치파오,겹저고리,긴 치마,서구식 망토,오픈 스웨터,오버코트등도 시대와 개성을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헤어 스타일 또한 앞머리를 감춘 모습부터 띄우는 스타일,트레머리 스타일,앞머리를 내는 스타일등 도시 여성들의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엿볼 수가 있다.

 여성들의 내면엔 가꾸고 보여주며 우아한 자태 속에 자신만의 형상을 그려내 가려는 의식이 담겨져 있는데,청말의 전족문화가 신해 혁명에 의해 해체되면서 개방과 자유 연애,혁명 투사등으로 이어지는 중국 사회의 변천 속에서 중국 여성들이 보여 주는 자태와 의상,헤어스타일,내면의 미적 감각등이 고스란히 이 도서 안에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어느 나라든 옷이 날개이고 내면과 외면을 함께 갖춘 미녀라면 어떤 남자라도 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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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구디의 역사인류학 강의 - 요리, 사랑, 문자로 플어낸 동서양 문명의 발달사
잭 구디 지음, 김지혜 옮김 / 산책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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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이래 인간은 수많은 문명 발전을 꾀하면서 삶의 개선과 풍요로움을 안겨 주기도 하는 반면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는 개인과 집단,부족,사회,국가의 이해 관계에 따라 손을 맞잡기도 하고 때로는 적이 되어 등을 돌리면서 이합집산의 역사를 엮어 왔다.그러는 가운데 인간이 가장 본능적 허기,추위,의사 소통의 기본으로 삼는 음식 만들기,유전자 생식으로 인한 번식 본능,문자 창조에 의한 의사 소통,영구 기록등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발전과 퇴보,수난과 회생의 점철을 밟아왔음을 직.간접적으로 체득하고 역사인류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관점등을 저자 잭 구디는 유럽,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문화와 문명을 중심으로 들려주고 있는데,음식,사랑,문자라는 3대 요소를 주로 서양의 관점으로만 해석되어 있고 자민족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편협된 우월주의 사상이 짙다는 인상마저 든다.물론 동양의 중국,인도의 문화는 맛배기 정도로의 체면을 살려주었지만 읽는 내내 동서양의 균형잡힌 인류문화의 지난 모습을 사료연구와 발견으로 입증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한다.

 주지하다시피 서양은 청동기 시대 도시혁명과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자본주의 맛을 일찍이 맛보게 되면서 물질과 개인주의가 앞서나갔고 지주 교육과 인쇄술의 발달로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영향을 주었으며 그들의 제국주의의 팽창 역시 문화 및 문명의 우월의식에서 비롯되었으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양권 및 아프리카,아메리카로 팽창하는데 힘들이지 않고 각개전투식으로 속속 발을 뻗쳐 나갈 수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국가들은 유럽이 산업화 및 자본주의가 도입되던 시절 부모를 모시고 농경을 일구며 살던 가부장제의 틀 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국가 체제는 왕조를 중심으로 봉건적인 관료제에 찌들어 있어 경제적,문화적 발전이 그들보다 오랫동안 지체되고 체제를 고수하다 보니 신구파간의 갈등,반목,대립이 상당기간 존속되었던 것도 역사를 통하여 알 수가 있다.

 특히 서양은 종교개혁과 더불어 프로테스탄트의 다양성에 근대화 과정의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서양이 우월하다는 생각이 강화되었고 그때부터 서양은 집단을 중시하는 대가족보다는 핵가족화가 주흐름이었고 개인주의를 보편적인 사회 구조로 인식되었음도 간파할 수가 있다.이에 일본의 경우는 19세기 중반 미국과 맺은 미일화친조약에 의거하여 일찍이 서양과 문호를 개방하는 개국의 장을 열어 나갔던 것이며,일본은 사이고다카모리가 제창한 정한론을 명분으로 한국을 침략하고 병탄하려는 기도를 오래전부터 획책했던 것인데 구한말의 한국 사정은 신구세력의 갈등과 서양 세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일본의 침략 구실을 주고 말았던 것이다.역사를 통하여 문화와 문명의 발전과 국가의 힘을 착실하게 기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사랑이라는 것에 관해서 유럽에선 남편과 아내,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 애정 어린 근대 가족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여기며 이는 최초의 산업국가인 잉글랜드가 ’근대화’과정을 선도했다고 여기며 정신세계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 다수가 특정한 일단의 감정들이 근대 유럽의 특징이라고 여기며 로맨틱한 사랑과 ’섹슈얼리터의 출현’을 전통 사회가 아닌 근대 사회에 귀속시키고 있다.한국,중국은 보수주의적이고 이념적인 체제로 인하여 로맨틱하고 개방적인 남녀사이의 사랑은 아직도 서구에 비하면 사회적인 의식,분위기와 맞물려 보수적인 면이 강하다고 느껴지며 이는 개인차가 깊게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음식은 13세기 유럽에서 ’궁정식’ 음식 이데올로기가 탄생하고 르네상스 시기엔 전쟁이 줄어들면서 귀족들이 호사스러운 연회를 베풀면서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 손님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에게도 음식을 돌리며 전시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한다.’잉글랜드식 스프’나 ’카탈루냐식 블랑망제’와 같은 국적을 대표하는 요리가 발견되고 동양권에선 인도의 카레와 필라프,중국의 찹수이(야채탕)와 챠오멘(볶은 밀국수)가 서양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한다.진귀한 음식이면서도 싼 가격에 부담없이 카레와 찹수이등이 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류는 벌거벗은 원시시대로부터 농경,부족사회를 거치며 영주가 봉토를 관리하는 봉건사회,산업화가 시작되면 근대 자본주의의 물결을 타고 문자와 문명이 급속도로 발달되고,이에 서양은 개인의 복리 및 경제수준을 제고하며 그들의 힘의 논리를 내세워 제국주의의 발판을 마련하고 힘없는 나라를 침략하고 식민국에 씻지 못할 멍에를 안겨 주었음을 알고 있다.탈산업화를 앞세워 점점 약육강식의 국가간 이해관계가 팽배해져 가고 있으며 인간은 동물과 구별되고 우월한 문화의식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학대하고 말살하려는 동물의 이름이 지니는 가치와 모든 동물들을 억압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관습들' 사이에서 보다 나은 인류의 행복은 무엇이고 인류 역사를 발전시키는 참다운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해 나가야 할지를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다.벽안의 저자가 서양의 관점에서 쓴 역사인류학은 촘촘하게 연구하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기에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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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프레임 - 몸으로 생각하라
로렌스 D. 로젠블룸 지음, 김은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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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의 개별적 특성과 상호 작용 더불어 다중감각 기능까지 갖고 있다는 자체가 놀랍고 깨닫지 못한 감각을 더욱 깨닫고 보다 나은 사생활 및 사회생활을 통하여 자신을 가일층 계발하며 감추어진 능력을 끄집어 내는데에 감각의 활용은 커다란 의미와 함께 경이로움마저 든다.

 눈,코,입,귀,손발로 이어지는 5가지의 감각은 일상에서 늘 감지하고 대처하며 상호 연관작용을 통하여 보다 나은 문명을 개발하여 인류의 발전을 꾀하여 온 것을 알게 된다. 놀라운 점은 정상적인 사람보다는 시각,청각등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탁월한 영감 및 사물에 대한 반향력,공간을 십분 활용하여 장애를 극복하여 세인들의 주목과 감탄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페로몬 효과,신경 가소성등을 통하여 인간의 모방 심리,환상등을 알 수가 있고,과거의 일을 통한 청각,시각,촉각,후각,미각등을 유추해 나가는 다중 감각등은 뇌에 저장된 필름이 무의식적으로 되살아 나면서 잔영,잔상등이 함께 어우러져 인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감각 능력은 더욱 확대되어 감을 느끼게 한다.주목되는 점은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이 삶의 희망,의지를 불사르고 하면 된다는 것과 생존법마저 가르쳐 줌에 놀라울 뿐이다.

 천부적인 음파 탐지 능력을 갖춘 산악자전거 탐험대,보통 사람보다 몇 배 이상 먼 곳의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와인의 맛에서 빈티지를 알아맞히는 와인감정가,낚싯줄을 타고 전해지는 느낌으로 물고기의종류,성별,나이까지 알아내는 노련한 어부들은 분명 보통 사람은 아니다.보통 사람들 또한 그들의 탁월한 감각 능력을 부러워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숨겨져 있는 5감을 끄집어 내려고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항간에서는 여성들이 눈치 십 단이니 몇 단이니 한다.남성은 큰 줄기를 가려서 틀을 잡는 대신 여성은 작고 섬세하게 관찰하고 느끼면서 자연스레 몸에 5감이 발달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어찌되었든 무심코 사람과 사물,관심사를 바쁘고 귀찮아서 지나칠 일은 아닌거 같다.늘 관심과 애착,목표 의식,생존의 기쁨을 갈구하면서 5감을 충분히 개발하고 아울러 다중 감각까지 갖추어 나간다면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저자는 수많은 장애인,임상 실험을 통하여 인간의 몸과 마음에 숨겨져 있는 놀라운 감각을 전해 주고 있으며 인간 심리적인 면까지 시사하고 있어 시간이 나면 반복하여 읽어 보고 싶은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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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사생활 - 우리 집 개는 무슨 생각을 할까?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구세희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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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는 가축화된 동물이다’라는 말이 이 도서를 읽으면서 느끼는 가장 큰 중점 내용이다. 수많은 동물들 중에서도 사람과 가장 친밀하고 일상을 함께 하는 분신같기도 하고 집을 지켜 주는 수호신같기도 한 존재이기도 하다.다만 개를 좋아하고 안하고는 별개의 차원이지만 개가 인간과 가깝게 생활한다는 점에서는 틀림없는 사실이다.저자 호로비츠는 자신이 기르는 펌프와 17년간 함께 생활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개의 모든 것을 발견하고 실험하여 사람이 모르는 개의 내면과 감정,의사 소통법,희노애락까지도 투시경으로 밝혀낸 산물이라고 할 수가 있다.

 어릴땐 늘 멍멍이 한 마리를 집에서 길렀던 적이 있다.친척 집에서 한 마리 얻어 온 누렁이가 어른이 되고 새끼가 새끼를 낳아 몇 대째 까지 함께 생활했던 기억이 난다.식구들이 외출 나갔다 들어 오면 반가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반가워 하고 낯선 사람,적이 나타나면 동네가 떠내려 가도록 짖어 대던 개만의 본성을 잊을 수가 없다.개는 귀,꼬리,몸,털,코등 온몸으로 자신의 감정을 발산한다.인간이 배가 고프면 본능적으로 허기를 채우듯이 개 또한 음식 냄새만 맡아도 코를 벌름거리고 혹간 먹을 음식이라도 눈 앞에 갖다 놓으면 자신이 낳은 새끼마저도 천적으로 알고 으르렁거리며 독식하려는 생존 본능도 갖고 있음을 기억하고 있다.

 이 글을 보면 개의 종류의 참으로 많고 개가 하는 역할도 많다.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범인의 흔적과 자취를 밝혀 내는 개의 영민함과 충성심은 단순히 먹고 자며 집은 지킨다는 개에 대한 선입견은 떨쳐 버려도 될거 같다.TV등 매체를 통하여 본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과 발이 되어 뒤를 따라오는 사람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친절하고도 묵묵히 안내를 잘 해 준다.또한 인간의 행동 하나 하나를 밝혀 내는 탁월한 탐지 능력을 구비하고 있어 거짓말을 일삼는 거짓말쟁이는 탐지견 앞에서는 자수하는 것이 좋을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는 주지하다시피 후각이 발달된 동물중의 하나이다.네 다리를 땅에 대고 앉아 있으면 땅에서 피어 오르는 온갖 냄새가 개 코에 다가 오고 그러한 생활을 몇 년동안 하다 보니 자연스레 후각이 발달되지 않았나 싶다.눈동자 또한 귀쪽으로 몰려 있어 사방을 보는 시계가 인간보다 더 발달되지 않았을까 싶고 저자가 밝혔듯이 개가 헐떡거리는 증상은 자신의 기쁨을 발산하는 증거라고 하니 새삼 놀랍기만 하다.개는 개만의 언어와 감정이 있고 개만의 발달된 본능이 있기에 하나의 생명으로 생각하고 함께 지내는 동안 개를 편안하게 대하고 사람에게 즐거움을 안겨 주며 고마운 존재로 생각하려면 개의 움직임,피부의 출렁거림,행동 하나 하나를 자세하게 관찰하고 인지하는 시간을 지금보다 더 많이 갖어야 할 것이다.

 아파트 문화,사생활을 중시하는 요즘 애완견,애완묘니 하여 집 안에서 애지중지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애완견을 통하여 정서를 편안하게 하고 친구가 되어 주며 삶이 보다 풍요로워졌으면 하는 바램을  갖어 본다.말못하는 짐승이라고 하지만 개는 가축화된 동물로서 사람에게 많은 헌신과 순종을 해 왔음을 알고 있지만 개에 대한 이러한 연구물을 통하여서라도 보다 더 개의 특징과 행동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어 보길 바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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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삶을 만나다
강신주 지음 / 이학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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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하면 누가 밥을 먹여 준다니? 밥그릇과 전혀 상관없는 학문을 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고리타분하고 이해하기 힘든 것을 왜 하냐고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주위의 반응과 시선은 그리 따스하지 않다.아마도 신자본주의에 따른 좋은 대학,인기학과,좋은 자리 차지하는 것이 더 시급하고 현실적이기 때문일 것이다.나 또한 어쩌다 철학 관련 도서를 읽다 보면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수많은 철학 현인들의 이론과 담론등이 이해력이 떨어지기도 하겠지만 당장 눈앞의 이해관계와 관련이 없어서인지 생각과 지혜가 짧아서인지 ’강 건너 불구경식’의 학문쯤으로 지내왔던 것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철학에 대한 오류일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친근하고 익숙한 것에만 관성적으로 반응하고 나르시즘에 빠지며 익숙하지 않은 낯선 환경에 사물,사람에 대해서는 호기심보다는 두려움과 도피 의식이 앞서지 않은가 생각한다.강신주저자는 우리가 먹고 자고 활동하는 모든 소소한 일부터 대사에 이르기까지 맹목적인 삶은 없다고 한다.현재 일어나고 앞으로 일어나리라 예상되는 온갖 천태만상을 무의미하게 대처하고 살아간다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삶이 한갖 본능에만 작용하는 동식물과 별반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살아 있는 가운데 조금 더 풍성하고 의미있으며 가치를 추구해 나가는 삶을 영위한다면 ’낯선 모든 만남’을 통하여 보다 성찰하고 지혜를 가꾸어 가는 이성적이며 온전한 인간됨이 돋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며 딱딱한 철학이라는 명제가 조금은 내 곁에서 숨을 쉬고 다독이며 나와 친해지는 순간이 지금부터가 아닌가 자문자답해 본다.

 #철학적 사유의 비밀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로 시작되는 서양의 철학에서 보여지듯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지만 항상 생각하면서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하이데거는 생각지도 않았던 사건과 조우했을때 우리의 뇌는 생각 모드로 전환을 하게 ? 문제해결을 위한 생각과 사유의 시작을 한다고 한다.또한 새로운 개념 즉 예기치 않았던 마주침과 비자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을 통하여 생각이 작동한다고 보여진다.예를 들어 평상시에 볼 수 없었던 아내의 홍조,흥얼거림,치장,타인의 죽음등에서 ’왜 그럴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탐색,추리,알리바이등을 조사해 보는 낯선(사건,마주침,기호) 시간 속으로 빠져 들게 되고 감정도 요동을 치게 될 것이다.에피쿠로스의 지적에 의하면 나와 제3자의 죽음보다는 너,당신을 통한 예견되었든 예견되지 않았든 죽음은 충격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 넣고 나의 죽음은 죽을 것이라는 예상이 고통스럽다는 헛된 생각이 앞서고 모든 사람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고,죽음이 오면 이미 생물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 덧붙인다면 노자의 필연성의 법칙과 장자의 우연성의 법칙일 것이다.두 남녀의 만남은 전생이나 운명과 같은 필연적인 것으로 귀속시키지만 장자는 만날 수도 있고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왕 만나 눈이 마추치고 필이 왔기에 사랑을 나누고 그들의 의지에 따라 혼인의 예를 갖추어 생의 동반자로 이어갈 수가 있다는 점이다.

 
 #친숙한 것들을 낯설게 만들기

 사랑,가족,국가,자본주의의 프레임을 보면 우선 가족이라는 최소 단위체에서 사랑은 어떠한 것인지를 헤겔은 잘 말해주고 있다.사랑은 일반적으로 나와 타자 사이에 통일이 이루어져 있다는 의식과 내가 자신을 타자 안에서 발견하고 이 타자 안에서 인정을 얻는다는 것이며 타자도 내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인정을 얻는다는 데 있다.도대체 ’사랑’이나 ’가족’은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을까?를 묻고 숙고하는 시간을 갖었을때 비로소 사랑과 가족을 낯선 것으로 삼을 수가 있다고 본다. 가족이라는 공간은 모순과 대립을 화해시키고 솔직하고도 친숙하고도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알려진 인질과 인질범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인질은 인질범을 잡으려는 경찰보다는 인질범에게 잘 보여 인질범으로부터 빠져 나오기 위해 방어기제를 편다는 것이다.즉 인질과 인질범들 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파괴함으로써 오히려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또한 국가는 위기에 처하면 전쟁을 통하여 위기를 무마하려고 했음을 알 수가 있다.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를 외치던 인사들을 무차별 억압과 탄압을 했던 기억보다는 보릿고개를 없애주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케 했던 분으로 이성적이고 냉정한 역사 평가보다는 아려한 향수,기억으로 그를 미화하기에 여념이 없는 것도 어찌보면 스톡홀름 증후군과 가깝다고 판단이 든다.

 자본주의를 살펴 보면 상업자본과 산업자본으로 나뉘는데 상업 자본에서는 화폐의 우월성과 무한 가치를 꼽고 있으며 산업 자본은 국가,거대 기업이 노동력과 자본을 앞세워(혹은 매판자본) 인간을 단지 상품으로 취급하고 돈을 신격화하며 산업자본이 가속화 될수록 환경 오염과 생태 파괴로 얼룩져 가는 지구를 어떻게 되살릴지는 국가와 기업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결을 해나가야만 할 과제이기도 하다.또한 세계화의 가속화도 대세이고 막을 길이 없는 가운데 이제 자본주의는 세계를 군림하고 있으며 인간을 단지 상품으로 만들고,인간의 행복을 잠식해 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으며 우리의 행복을 지켜내지 못하면 나의 세대를 비롯하여 후대에까지 계속 불행한 삶을 되물림하지 않을까 하는 아이러니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삶을 위한 철학적 성찰

 작가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집착을 버리는 방법으로 8정도(八正道)를 제시하고 있다.바른 견해,바른 사유,올바른 말,올바른 행동,올바른 생활,올바른 노력,올바른 집중,올바른 참선이 바로 그것인데 마음의 상처는 대부분 어떠한 대상,사물에 대한 미련이나 집요한 집착에 의하여 생기는 증상이라고 생각한다.이루지 못할 사랑,소유하지 못할 물건등으로 마음 고생과 함께 우울증,자살,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고통뿐만이 아니고 주위에 끼치는 영향 또한 심대하다.이러한 고통은 누구나 한 번쯤 찾아 오기 마련인데 어떻게해서 최소화해 나가느냐에 따라 마음의 평정과 다음 단계에 이르는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고 관계도 훨씬 순조롭게 이어나가리라 생각한다.(고통 - 집착 - 소멸 - 방법)

 즐거운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주인이 되고 자유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저자는 땅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한 사람과 잃어버린 사람의 양심적인 보편적 원리에 의해 주운 지갑을 잃어버린 주인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는 양심의 목소리가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특히 방을 지저분하게 어지럽히는 아이에게 강압과 강요에 의한 방정리보다는 스스로 우러나오는 양심에 의해 자신의 방을 정리하고 자기 내면의 명령을 듣는 쪽이 삶의 즐거움이고 주체자가 되지 않을까 한다.물론 깨우치고 자발적으로 실천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그 자체만으로 주체가 되고 부지불식간에 자율적인 인간이 되며 유사한 경우에도 적용이 가능하리라 판단된다.

 타자와의 관계를 보면 나와 다른 삶의 규칙을 가진 존재인 타자가 나와 삶의 규칙이 완전히 동일하다면 그를 사랑하거나 미워할 수도 없을 것이다.사랑의 힘이란 바로 상호 ’차이’에서 비롯됨을 이해하게 된다.사람은 상대방의 외모를 한 번 보고 ’내 사람이다’라고 쉽게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만나서 부딪히고 지속적인 과정을 통하여 ’그 사람이나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타자의 삶의 규칙,타자성을 오롯이 알아가는 것만이 즐거운 주체로서 진정한 사랑,애정,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

 하루 24시간 가운데 무심코 관성적으로 말하고 행동하고 타인에게 전달하는 일련의 행위는 이성적인 생각과 감정을 갖은 인간에게는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해본다.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낯선 만남,기호,부딪힘 속에서 즐거운 주체를 발견하고 사유하는 과정 속에서 보다 성숙한 인격을 함양할 수가 있고 나와 타자,사회,국가,자본주의에 이르든 점층적인 단계에 이르러도 이성과 배려라는 균형잡힌 가운데 삶 가운데 만나는 철학은 소중한 삶으로 연결되고 후회없는 삶을 살겠다는 나와 너의 의지와 결단의 증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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