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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혁명
임현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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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문제를 다룬 이야기는 현실 경제와 맞물려 제법 흥미를 자아내게 한다.경제 선진국들이 휘청거리면서 재기의 기운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선보이는 경제 소설은 경제문제 관계자든 그렇지 않든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어느덧 2015년도 저물어가고 병신년(丙申年) 새해도 역시 경제전망이 밝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 암울하기만 하다.내수 진작,고용 창출,소비자 물가 잡기를 비롯하여 전반적인 경제흐름이 좋아질 기미가 없어 사는 재미마저 없다.그래도 살아가야 하니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계에 충실할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
현 관세청 소속 공무원인 임현진 작가는 경제,금융 관련 지식과 화폐제도에 관한 상상력을 이용하여 경제소설의 첫 장을 멋지게 펼쳤다는 생각이 든다.2015년 9월 월드자산운용 회의실에서 G2국가 및 브릭스 국가의 경제 상황에 대한 얘기가 거시적인 관점에서 주고 받는가 싶더니,이야기의 핵심은 2022년 일본 재정위기로 한국 경제가 다시 휘청거리면서 그 대안으로 실물화폐시스템을 들고 이야기를 전개해 가고 있다.고공행진을 펼치던 중국 경제성장률도 주춤거리는 반면 미국 경제는 다소 호전의 기미를 보인다.신흥 경제개발도상국인 브릭스 국가들은 원자재수요의 감소로 인해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 근자의 화제거리다.
임현진 작가는 미국의 기축통화시스템이 바뀌어야 현재와 같은 경제 난국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예견하면서 '실물화폐시스템'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선보이고 있다.실물화폐시스템은 물물교환에 기반한 것으로 상품이 스스로 화폐의 기능(교환의 매개,가치척도,가치저장)을 수행하는 경우를 일컫는다.즉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실물화폐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다.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경제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를 하면서 유로,엔화가 시장에 방출되고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반면 신용화폐는 시장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보여진다.
일본 국채 금리가 뚝 떨어지면서 세계금융시장이 휘청거리게 된다.이와 반대로 미 달러 가치는 반등하고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은 달러와 미 국채를 실물 자산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중동 산유국들은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달러 자산에 투자할 여력마저 많지 않은 상황이다.이렇게 달러,유로 등 주요 통화에 대한 시장의 불신 심화와 일본중앙은행마저 화폐를 발행해 국채를 매입하고,미국과 유로존까지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면서 화폐를 기피하는 양상에 이르렀던 것이다.즉 화폐를 대체할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국제 금 시세,유가,원자재 값이 급등하기 시작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주인공 지혁이 테미스(Themis)사에 재직하고 테미스 시스템으로 금전의 수입과 지출을 관리한다.모든 결제를 테미스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또한 테미스 시스템을 통해 실물화폐를 투자수단으로 삼는 이용자가 늘고, 자금 유입,실물자산 매입 등에 대해 비상대책을 세우기도 한다.외화불법유출혐의,조세포탈 등으로 세무조사, 검찰수사를 받기도 한다.금융거래에서 흔히 발생하는 환치기,이면계약,불법 자금세탁 문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상무부 고위직 관료와 지혁이 특별한 인연으로 연결되기도 한다.중국측이 제시한 것은 테미스사의 지분 50%를 인수하겠다는 내용이다.그외 금융-무역 네트워크인 Megan David의 얘기도 실물화폐시스템과 관련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 시대의 종언을 예고한 이 글은 부채에 기반한 화폐체계는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시나리오나마)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세계 시장의 기축이 화폐일진대 부실한 금융경영을 탈피하여 실물화폐시스템이 향후 세상의 온.오프라인 실물화폐결제시스템을 떠맡아 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다.현재와 같이 얼어붙언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대안이 무엇인지 대책을 세우고 향후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